708화
SKY T1.
〔SKY 마이너 갤러리〕
―늙다리 퇴물이 꼽사리 얹어보려는 심보가 뻔함 ㅉㅉ +13―오정환 칼찢죽 안 해도 되나요? [8] +2
―방송인 오정환은 좋아하는데…… [2] ?21
―뱅울팍 못 잃어 절대 지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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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실상부 한국 최고의 게임단이다.
하지만 롤판 팬들에게는 안 좋은 이미지로도 낙인찍혀 있다.
―오정환 칼찢죽 안 해도 되나요?
살인갈 마려운데……
└참아
└미드로만 왔어도 바로 살인갈 달리는 건데
└요즘 누구 안 담근 지 좀 됐지?
└슼마갤 너무 심심함!
악성 팬덤 때문이다.
SKY T1과 관련된 사건이 일어나면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마찰이 생긴 대상.
SNS 테러와 커뮤니티 악플 등으로 PTSD가 올 때까지 괴롭힌다.
―오정환 온다는 소식에 트위터 계정 20개 파놨는데
서포터라네
지도 양심은 있는지 테이커랑 주전 경쟁은 안 할 건가 봐└ㅋㅋㅋ웃기고 자빠졌네 그게 어케 돼?
└나도 30개 파놨는데 ㄲㅂ……
└너도 단톡방 멤버니?
└후, 일단은 참고 있긔
오정환도 그 대상이 될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게 눈엣가시.
테이커의 커리어에 유일한 오점을 남겼다.
다른 선수들은 다 되갚아줬다.
은퇴를 해버린 탓에 리벤지 매치 자체가 성사되지 못했다.
―뱅울팍 못 잃어 절대 지켜!!
프로도 은퇴했던 놈이 모야 진짜
우리 귀염둥이 울팍 보는 재미에 사는데 ㅠㅠ
└내 말이……
└지금 슼 바텀이 세체인데 왜 영입하는 건지 이해가 안 돼 ㅡㅡ└울팍이 사귀자면 사귈 거임?
글쓴이? 선 넘지 마세요
서포터로 온다는 소식에 조금은 가라앉았다.
그럼에도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오정환이 기용된다는 건 다른 한 명의 선수가 못 나온다의 동의어.
광적인 슼팬들은 그것이 싫다.
<으악 비상! 초비상!>
하지만 받아들여야 순간도 있다.
SKY T1 대 파프리카 프릭스의 경기.
<아니, SKY가 이렇게 지는 건 처음 아닙니까?>
<정말 무력하다! 무력하다는 말밖에 드릴 수가 없어요! 11 대 0!>
?와 갓키갓
?개ㅈ슼 멸망ㅋㅋㅋㅋㅋㅋㅋ
?ㅈ털리네 에휴
?느그혁 또 대주는ㅋㅋㅋ 느그혁 또 대주는ㅋㅋㅋ 느그혁 또 대주는ㅋㅋㅋ
세간의 예상을 뒤집고 파프리카 프릭스가 완승을 거둔다.
SKY T1의 팬들로서는 상심이 크다.
<테이커 선수 더 열심히 하셔야겠어요~>
그런데 도발까지 듣는다.
경기 후의 인터뷰.
POG를 받은 갓키가 테이커를 저격한 것이다.
―갓키갓 제대로 돌려주넼ㅋㅋㅋㅋㅋㅋㅋㅋ
----------------------------+
인터뷰어 : 갓키 선수가 "테이커 선수 빼고 다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인터뷰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테이커 : 어, 음…… 갓키 선수가 좀 더 분발하셔야 할 거 같아요. 더 잘하는 미드라이너 선수가 많아서
+----------------------------
기억하는 사람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거 때문임 ㅋㅋ
└아 ㄹㅇ?
└갑자기 왜 열심히 하라고 했나 했네 ㅋㅋ
└갓키는 기분 좋겠다. 테이커 빼고 다 이길 줄 알았는데 테이커도 이겨서 └갓키갓 호감임
스토리가 있다.
과거 트래쉬 토크에서 자존심을 긁었다.
경기를 승리한 후 멋지게 되돌려준 것이다.
〔슼갈 단톡방〕
「(테더열 인터뷰 기사. jpg)」
「언냐들 이거 봤어? 나 완전 개빡침 ㅡㅡ」
「222」
「333」
「여기 안 빡친 사람이 어딨어」
「죽일까?」
「죽여버리자!」
「살인갈 ON」
일반인이라면 그렇게 생각한다.
기껏해야 한 번 웃고 떠드는 소소한 화젯거리다.
하지만 SKY T1의 일부 악성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포모스?
「'갓키' 손형민 호흡 곤란으로 경기 중단」
데일리e스포츠? 「파프리카 프릭스 손형민 "걱정 끼쳐 죄송하다"」
악플과 비난을 쏟아붓는다.
선수가 정신적 타격을 입은 모습을 보고 나서야 만족을 느낀다.
「갓키 묻은 건 속시원하긴 한데 진짜 어쩌지?」
「뭐가?」
「묻었으면 된 거 아니야?」
「아니, 성적……」
「우승 못 하면 어떠케」
「누굴 묻어야 하지?」
하지만 선수를 묻었다고 팀의 경기력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SKY T1의 팬들도 인지하고 있다.
최근 경기력이 안 좋다.
메타가 변한 것도 불리한 쪽으로 작용한다.
바텀은 물론 탑까지.
―게임사가 슼 저격 패치 하나 봐
탱커 너프시켜서 탑 버티지도 못하게 해놓더니
포블 패치해서 라인스왑도 못하게 막네
와나 진짜
└헐 저격 패치하는 거였어? 나 방금 머리가 띵했어
└게임사 묻으면 되는 거임?
└어이가 없네 어이가
└파프리카한테 진 게 그거 때문이었어??
기존 SKY T1의 스타일에 불리한 패치가 이루어진다.
실제 성적까지 곤두박질치고 있다.
물론 여전히 상위권.
하지만 SKY T1의 목표는 높고, 팬들도 어중간한 성적으로 만족하지 못한다.
―꼬치도 뭔가 생각이 있으니까 영입했겠지
슼바텀 후반은 몰라도 라인전은 강하게 가지 않는 거 사실이고 탑도 칼챔 메타라 바텀에 갱 못 실어줌
바텀도 변화가 필요할 때임
꼬치 믿자 ㅇㅇ
└서로 경쟁심 자극하면서 성장하면 좋을 듯
└뱅울팍 못 잃어
글쓴이? 그럼 뭐 어쩌게. 그리고 전체 교체도 아니고 울팍만 교체임└울팍 정도는 잃어볼까?
무조건 우승이다.
현실적인 타협을 하기로 한다.
일단은 두고 보자.
코치진의 판단을 존중한다.
마치 그러한 여론이 조성되는 듯 보이지만.
「정말로 오정환 나오면 어떡할 거임?」
「지금 슼마갤 여론은 잠잠한 거 같은데」
「선발은 코치진 권한이긔」
「ㅇㅇ 꼬치 믿어」
「나오는 거 보고 못하면 묻어버리자!」
「그럴까?」
「우리 화목한 분위기 망쳐 놨는데 그 정도는 감수해야긔」
「슼 들어온 거 후회하게 만들어줄 거임 ㅋㅋ」
언제든 태세 전환할 준비를 하고 있다.
SKY T1의 악성 팬덤이 기다리던 날이 찾아온다.
* * *
정규 시즌 2라운드의 첫 경기.
<아~ GG!>
코치진 부스에서 지켜보고 있다.
진용준 캐스터의 종지부 소리가 들려온다.
상대는 파프리카 프릭스.
LCK 내 순위는 위협적이지 않지만, 1라운드에서 워낙 처참하게 깨졌다.
『패배』
또다시 깨지고 말았다.
1세트의 결과.
시종일관 두들겨 맞으며 한타에서도 역전하지 못했다.
'늘 이런 식이지.'
현재 SKY T1은 전체적으로 좋지 않다.
탑과 바텀은 메타 변화에 적응 못 했고, 정글러는 게임을 재밌게 하는 선수다.
"하아……."
우리 잼구나이트.
라인전부터 한타까지 푹 말아 먹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이 처량하다.
"울지 마 잼구야. 그럴 수도 있지."
"네……."
"그렇게 태어날 수도 있지."
"……."
테이커가 위로를 하고 있다.
역시 미드&정글 사이는 돈독해야 제맛이다.
'참 총체적 난국이지.'
롤이라는 게임이 메타빨을 크게 받는다.
아무리 억울해도 어쩔 수가 없다.
"아 진짜 바텀 좋았는데."
"맞아! 포블을 8분까지 지켰다고."
진짜 문제는 잘못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1세트 피드백이 진행되고 있다.
"상체에서 뭐 좀 해주지."
"해줘!"
"잼구가 게임을 재밌게 하는데 어떡해?"
"흐윽."
메타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다.
바텀 라인전을 밀리는 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아무래도 사람이라는 게.'
한 방식으로 성공해버리면 아집이 생긴다.
내가 지금까지 이렇게 해서 잘 나갔다!
바텀은 항상 버티기만 한다.
라인전 끝난 이후에 운영+한타력으로 캐리한다.
"채환아."
"네?"
"2세트는 정환이 출전시켜 보려고."
"아, 네……. 그러세요."
그 플레이 방식이 몸에 배어버린다.
메타가 변한 이후로도 바꾸지 못하고 결국은.
'해외 리그에 가서도 방출의 마법봉을 당하지.'
한때 세체원, 세체폿이라 불렸던 두 선수의 말년이 좋지 않았던 건 필연적인 부분이다.
어쩌면 좋은 자극이 될지도 모른다.
* * *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개ㅈ슼 또 개같이 멸망ㅋㅋㅋㅋㅋㅋ
―갓키갓ㅋㅋㅋㅋㅋㅋㅋㅋㅋ
―느그혁 또 돌발 행동으로 잘렸누?
―진짜 슼 나머지 팀원들은 너무 불쌍하다
SKY T1의 경기.
가장 인기 있는 팀이다 보니 롤판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진짜 슼 나머지 팀원들은 너무 불쌍하다
[1세트 페이커 죽은 장면. gif]
게임 지는 진짜 원인은 그 미드 스로잉인데
욕먹는 건 애꿎은 바텀이랑 정글임 ㅋㅋ
└그 미드 개못하는 건 그 팀 팬들만 모름ㅋㅋㅋㅋㅋㅋㅋ└배앵이 맨날 마지막까지 살아서 딜하면 뭐하냐 └잼구도 불쌍하지…… 미드한테 갱 가고 블루 줘도 리턴이 없음└아닌데? 테이커 욕하고 있는데?
패배의 원인 또한.
솔로랭크에서도 매판 있는 일이다.
게임을 지면 범인이 누구인지부터 색출한다.
롤갤에서는 테이커라고 보고 있다.
두드러진 실수가 없었던 다른 선수들과 달리 홀로 돌발적인 이니시를 열었다.
―테이커 돌발 행동은 대체 무슨 각을 보는 건지 궁금함
[1세트 드래곤 한타 장면. gif]
미드가 지 혼자 점멸 쓰고 들어가는 게 맞는 행동인가? ㄹㅇ 궁금└저걸 왜 들어가누?
└이름 가리고 골드 나이즈. jpg 이러면 믿을 듯 ㅋㅋㅋㅋㅋ└원딜 키우면서 게임 굳히면 되는데 캐리병 걸린 노인네가 벽에 똥칠해서 겜 버리네 테독 탈출은 지능순이다 X발└"고전파만 보는 킬각"
그 결과가 좋지 않았다.
커뮤니티 유저들에게 비아냥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게 정말 심각한 게 요즘 SKY 게임들이 다 그래요. 정규 시즌 2라운드에 들어와서까지 이런다는 건 팀이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한 번의 패배로 받아들일 게 아니라는 거군요~?>
<동의합니다.>
?난 누구 때문인지 아는데 ㅋㅋ
?그냥 미드 차이 났다고 하면 되는데 해설들 돌려 말하냐고 힘 빼네?'가장의 무게'
?말하는 순간 살인간들 몰려오자너~
SKY T1의 악성 팬덤이 저지르고 있는 악행.
그 부작용이기도 하다.
SKY T1이 못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깐다.
2세트의 결과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
<어? 어어? SKY T1에서 교체 출전이 있는데요?!>
<울팍 선수를 대신해 오정환 선수가 나왔습니다. 소문만 무성하던 그 로테이션을 드디어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예상치 못한 상황이 일어난다.
최근 이슈가 됐던 영입.
그런 만큼 다 알고는 있지만, 정말로 쓰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을 드리자면 오정환 선수는 과거 미드라이너로 LCK 우승 경력이 있고, 3년 만에 포지션 변경을 해서 SKY T1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전판에 바텀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한 걸까요? 게임에 들어가 봐야 알겠죠?>
?그냥 아는데?
?용준좌 눈치 보는 거 봐
?미드를 교체해야 하는데 교체할 사람이 없누 ㅠㅠ
?그냥 테이커가 서폿 가라 ㅋ
쓴다 하더라도 시간이 걸릴 줄 알았다.
아니, 아예 안 나올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의아한 점이 많지만 당장 중요한 건 경기.
자리 세팅이 끝난다.
2세트의 밴픽이 시작된다.
<어……, 이건 탑은 아닌 것 같죠?>
<아무래도 소규모 리워크를 통해 너프를 먹어서. 국내 경기도 해외 경기도 탑켄치는 서포터로만 기용되고 있습니다.>
첫 픽과 동시에 관중석 여기저기서 아쉬운 소리가 들린다.
해설진도 당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탑켄치를 왜 선픽?
?바텀 사리려고 하나 보네
?솔랭에서는 피지컬 타령하더니 대회 나오니 게이 되누? 이럴 거면 든든한 울팍 쓰지!
탑켄치는 수비적인 픽.
현재 LCK에서는 그렇게 해석하고 있다.
기존 SKY T1 서포터인 울팍도 자주 사용한다.
똑같은 픽을 할 거면 굳이 교체 출전할 이유가 있을까?
롤팬들의 비아냥과 팀팬들의 압박 속에서 2세트가 막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