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711화 (711/846)

711화

리메이크 전의 이랠리아.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챔피언이다.

'미니언을 타야 돼서.'

차후처럼 지랄발광을 할 수가 없다.

스킬 구조가 정직하기 짝이 없다.

촹!

촹!

하지만 차이라를 상대로는 달라진다.

미니언을 타며 하나 더.

'차이라의 꽃까지.'

Q 한 방에 제거가 된다.

차이라의 코앞까지 가서 평타를 한 대 톡 치고 빠져 나온다.

상대의 평타가 뒤쫓아온다.

미니언 어그로를 받은 덕분에 라인이 예뻐진다.

<이거 서폿 되는 건 맞아?>

"……."

원딜러가 싫어한다는 사소한 단점은 있다.

서포팅형 스킬이 없는 게 아닌지.

'서포터라는 명칭에서 오는 사소한 선입견이 있긴 하지.'

밴픽을 할 때.

워낙 구도가 불리해 보였다.

이렐 선픽을 상대가 뽀피로 받아친 것이다.

후회를 해봤자 엎질러진 물이다.

하지만 스왑이 되는 선수가 있다면 구도를 다시 뒤집을 수 있다.

「피어라!」

밴픽 짬처리통으로만 가져온 게 아니라는 사실.

서포터도 공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촹!

찰싹!

차이라가 일으킨 꽃.

사뿐히 즈려밟으며 평타를 한 대 때린다.

그러자 덩굴로 발을 묶으려고 한다.

촹!

뒤로 빠진다.

현란하긴 하지만 실속이 없어 보일 수 있다.

띠링!

결코 그렇지 않다.

서폿 아이템의 효과로 대포 미니언이 처형된다.

3레벨이 찍힌다.

즈려밟을 꽃도 눈앞에 두 송이가 추가돼있다.

[03:40] SKY 정환 (이랠리아)님이 BOX 프라이 (진)을 지목!

텅 빈 깡통이 된 차이라 대신 원딜부터 노린다.

배앵이라면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철컹!

균형의 일격이 떨어진다.

자신보다 높은 체력의 적에게 타겟팅 스턴을 거는 E스킬.

'처맞고 있었으니까.'

스턴일 수밖에 없다.

배앵의 애씨가 다발 사격을 날리며 호응한다.

―퍼스트 블러드!

적을 처치했습니다!

붙어버린 시점에서 100% 킬각이다.

Q로 한 번 더 붙자 진은 생명을 포기한다.

<오~ 뭔진 몰라도 쓸만한데?>

"그치?"

<킬을 내가 못 먹은 게 아쉽지만.>

"……."

공격형 서폿인 만큼 내가 먹어도 된다.

오히려 내가 먹는 편이 앞라인을 확실히 잡아줄 수 있다.

찰칵!

그러기 위한 아이템.

이랠 서폿은 아예 노근본의 픽은 아니다.

롱주의 서포터 투신이 꺼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어영부영 끝났지만.'

공격형 서포터는 피지컬이 매우 많이 필요하다.

적당한 수준으로는 아예 꺼내는 의미 자체가 없다.

촹!

촹!

라인에 복귀해 미니언을 탄다.

서폿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했기 때문에 미니언 처형이 보다 자유롭다.

철컹!

스턴.

상대는 받아치기 더 힘들어진다.

다시 한 번 진에게 스턴을 건다.

투캉!

그와 동시에 선입력해둔 살상연회가 나간다.

0.75초의 속박이 나에게 걸린다.

휘리릭!

투욱!

이어지는 연계.

덩굴에 이어 앨리스의 점멸 고치가 박힌다.

갱킹을 부른 모양이다.

'그래야 재밌지.'

공격형 서폿을 상대로 말려버렸다.

정글러를 불려야 할 만큼 압박감을 느낀 것이다.

적이 세 명이 모인 상황.

이랠리아의 패시브가 최대치로 활성화된다.

강인함이 40% 추가되며.

촹!

촹!

촹!

앨리스의 스턴이 1초가 안 되어 풀린다.

바로 주위에 널부러진 꽃들을 탄다.

촹!

촹!

미니언까지.

현란할 뿐만 아니라 체력이 회복되는 효과도 있다.

상대의 포커스도 흐려지게 만든다.

자연스럽게 도주각을 잡는다.

「눼에에엣!!」

하지만 누적된 데미지.

4타를 충전한 진이 점멸로 냅다 꽂는다.

촹!

찰싹!

그 직전에 체력을 회복한다.

진에게 칼날 질주를 박으며 맞딜을 시전한다.

'잃은 체력에 비례한 데미지니까.'

체력이 조금이라도 올라가면 딜량이 감소하게 된다.

벌어낸 실낱 같은 시간은 의미가 있다.

찰싹!

한 대 더 평타를 훑고 점멸로 빠져나간다.

진은 탄창이 충전형.

재장전을 하는 데 2.5초가 소요된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배앵의 애씨가 마무리를 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다.

* * *

진행되는 경기.

파프리카TV? 「LoL) 오정환. 날 응원하는 방송」_ ?139, 740명 시청토이치TV? 「2016 LCK Summer Split | BOX vs SKY · KTX vs CJE」_ ● 10.3만 내이버TV?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41일차 1경기 SKY T1 vs BOX Tigers」 현재 21, 357명 시청유튜브? 「SKY T1 vs BOX Tigers | H/L 07.07 | 2016 LCK 서머 스플릿」_ 5.9만명 시청 중

한국은 물론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CK의 가장 강력한 두 우승 후보이기도 하거니와.

촹!

촹!

독특한 픽.

조커 카드가 기용되는 일은 가끔씩 있다.

하지만 좋은 결과를 맞이하는 일은 그 가끔씩 중에서도 드문데.

<아니, 드리블이! 드리블이 지금! 바텀에 야생 치타 한 마리가 풀렸어요. 여기저기 물어뜯고 난리 났습니다!>

이랠리아 서포터라는 어처구니없는 픽을 가져갔다.

클끼리 해설이 흥분해서 고함을 지를 만도 하다.

휘리릭!

통!

쏟아지는 스킬.

미니언과 꽃들을 타며 피한다.

그리고 어느새 다시 방향을 바꿔서.

철컹!

체력이 깎였다.

균형의 일격이 스턴으로 들어간다.

그 직전에 살상연회를 캐스팅한 진의 반응 속도는 훌륭하다.

<진 전사~ 차이라 너무 무력합니다!>

<사람한테 치타가 들러붙었는데 뭐 어쩌겠습니까? 물어뜯겨야지.>

<아하핰!>

?괴물이 아니고 치타야?

?나라는 치타……

?해설 씹ㅋㅋㅋㅋㅋㅋㅋㅋ

?클끼리 새로운 드립 개발했네

하지만 결과를 바꿀 수는 없다.

이랠리아의 패시브.

적이 1명일 때 10%, 2명일 때 25%, 3명일 때 40%의 강인함이 증가한다.

―SKY 정환 (이랠리아)님이 BOX 프라이 (진)님을 처치했습니다!

순식간에 속박을 떨쳐내고 따라간다.

라인전 강하기로 LCK에서 첫 손에 꼽히는 프질라 듀오가 박살 나고 있다.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오정환 개미친놈ㅋㅋㅋㅋㅋㅋ

―야생 치타가 한 마리가 물어뜯고 있어요!

―진지하게 보다가 클끼리 때문에 빵 터졌네

―저 정도면 라인 달라고 시위하는 거 아니냐?

충격적인 광경.

커뮤니티에서도 난리가 난다.

그도 그럴 게 챔피언 선택부터 플레이까지 정상이 아니다.

―저 정도면 라인 달라고 시위하는 거 아니냐?

서폿 이랠로 라인전 박살 내고 있네

└ㄹㅇ

└저게 X발 기량 딸려서 도구로 전직한 거냐곸ㅋㅋㅋㅋㅋㅋ└상대 프질라인데

└전통 황족이 바텀에 내려오면 생기는 일 ㄷㄷ

한 가지 확실한 건 잘한다.

단순히 잘 풀린 게 아닌, 픽의 이유를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게 참 이렐 서폿이 나와서 당황스러웠는데…….>

<야생 동물이면 탑이나 정글에 살아야지! 바텀에 사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사실 이랠 서폿 자체는 투신 선수가 한 번 보여준 적이 있거든요?>

데이터에 기반한 해설을 하는 김서준.

작년 이맘때쯤 벌어진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그때도 SKY T1이었다.

롱주 게이밍의 투신이 당시 최강을 달리던 슼을 꺾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촹!

촹!

촹!

하지만 이런 날카로운 느낌은 아니었다.

색다르고 특이한 재미있는 시도 정도로 그쳤다.

<그때는 라인전 단계부터 박살 낸다는 느낌은 아니었죠.>

<맞습니다! 드래곤 싸움부터 풀리기 시작했는데…….>

후반에 갈수록 애매모호한 고기 방패가 됐다.

왜 하면 안 되는지만 증명한 어정쩡한 경기였다.

「한 놈도 살려두지 마!」

그에 반해 현재 경기.

이랠리아의 존재감은 해설자들도 입을 다물지 못할 지경이다.

촹!

촹!

그 숙련도 또한.

서폿 아이템의 미니언 처형 효과를 활용해 접근한다.

쫘악!

휘리릭!

차이라의 궁극기.

그리고 휘감는 덩굴이 선을 긋는다.

다이브각이라는 생각에 차선책을 둔 거지만.

촹!

촹!

촹!

미니언을 타고 뒤로 빠진다.

속도를 늦추지 않고 방향을 턴한다.

견제하기 위해 깔아 놓은 꽃이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차이라의 주력 스킬이 전부 사라졌다.

<아니, 차이라 궁극기 깔리자마자 U턴 해서 빠졌다 들어오는 솜씨가…….>

<폴짝! 폴짝! 몇 번을 이동하는지 모르겠어요. 빙판 위를 질주하는 김연아처럼 이랠리아의 독주가 돼버렸습니다!>

<김연아를 어떻게 이기겠습니까~? 김연아를!>

?김연아 ㅋㅋㅋㅋㅋㅋㅋ

?연아 누나까지 나와?

?진짜 개지린다

?이렐 서폿한 이유가 있었네

그 이유.

이미 감상하고 있다.

이랠 서폿을 꺼낸 이유가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도 보인다.

―SKY 정환님이 학살 중입니다!

더블 킬!

차이라의 카운터로 준비해왔다.

그렇게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스킬 구조를 정확히 카운터 치고 있다.

<이랠 서폿 같은 게 애매하게 크면 쇼파 가죽 뜯어먹는 고양이 느낌인데.>

<고양이. 아하핰!>

뜯어먹을 것이 많다.

본래라면 귀찮기 그지없어야 할 꽃들이 오히려 고마울 지경이다.

샤악!

이랠리아가 메인.

항상 빛나는 위치에 있던 배앵의 애씨는 들러리가 된 것처럼 보인다.

<약간 애씨가 서포터인 것 같죠?>

<동의합니다.>

<게임을 이기는데 서포터고, 원딜이고가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진짜

?그냥 이랠이 CS 먹어라

?진지하게 이랠이 트포 띄우는 게 이득임

?뱅맘들 풀X기 하겠누 ㅋㅋ

원딜러의 포텐셜이 나오기도 전에 바텀에 고속도로가 뚫렸다.

이랠 서폿의 진가가 발휘되고 있다.

한타 페이즈도 기대가 되지만.

―SKY 두크 (귤플랭크)님이 BOX 스매부 (뽀피)님을 처치했습니다!

라인전 단계에서 다 박살이 났다.

탑 라인 상성이 대충만 봐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뽀피는 억울합니다.>

<구리가스가 탑에서 살았는데 라인전 상성까지 불리하다 보니…….>

뽀피 대 귤플랭크.

극상성이라 코치진이 웬만하면 신경을 쓴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사태가 일어났다.

'아니…….'

BOX Tigers의 탑솔러.

스매부의 입장에서는 어처구니가 없다.

이랠을 보고 뽀피를 뽑은 건데 귤플랭크와 라인전을 서게 됐다.

―적이 화염의 드래곤을 처치했습니다!

이랠은 바텀에서 깽판을 치고 있다.

솔직하게 아군에 대한 원망이 안 들 수가 없다.

'…….'

고질라는 오히려 차분한 심정이다.

게임이 이쯤 와버리면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안다.

다음 세트를 어떻게 이길지.

경기 중에 스스로 피드백을 하는 것이 프로의 마인드다.

'딱히 실수는 없었어.'

밴픽도, 초반 라인전도 좋았다.

라인을 밀어 넣고 일방적으로 때릴 예정.

그런데 뜬금없는 킬각이 잡혔다.

원인은 한 가지밖에 없다.

촹!

촹!

카운터 픽으로 준비해왔다.

그렇게 간단히 단정 지을 부분이 아니다.

휘리릭!

촹!

움직임이 군더더기 없다.

자신이 덩쿨을 굴림과 동시에 빠져나간다.

어설픈 수준이었다면 어떻게든 했을 것이다.

도저히 인정하기는 싫지만.

'잘해.'

바로 전 경기에서 서포터 데뷔를 한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

아니, 그래서일지도 모른다.

수준급의 미드를 보는 듯한 폭발적인 피지컬이다.

한때 테이커의 라이벌로 불렸을 만도 하다.

『패배』

경기는 어떻게 뒤집을 수가 없었다.

SKY T1과 달리 BOX Tigers는 초반부터 굴리는 팀이다.

그런데 라인전부터 져버렸으니 사이즈도 안 나온다.

패배한 것은 결코 억울하지 않다.

"이랠 밴해야 하나?"

"이랠 서폿 때문에 밴하는 건 좀……."

"차이라만 안 하면 이길 수 있어요."

"자신 있겠어?"

"네."

하지만 자신도 일류 서포터.

게임을 한 번 졌다고 마음부터 꺾이진 않는다.

'피지컬적인 플레이라면 나도.'

SKY T1을 이기는 것이 목표였다.

때문에 SKY T1의 색깔을 닮고자 했다.

그러지 않아도 길이 있다는 사실.

방금 전 경기를 통해 깨달은 참이다.

결코 호락호락하게 지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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