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2화
<명탐정 매멘>
오정환의 복귀.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 서포터<<개꿀 빠는 포지션 맞으면 개추 ㅋㅋ [78] +511―? 1세트 오정환 이랠리아 요약……gif [325 ]+619―? 속보) 오정환 물로켓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53] +772―? 도구론을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도구가 된 남자…… [176] +420.
.
.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때 LCK 우승이라는 최고의 영광을 차지한 선수이기도 하거니와.
―도구론을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 도구가 된 남자……
[이랠리아 퍼블 캡처. gif]
하지만 도구는 또 싫었던 남자
└대 정 환
└이랠 서폿 ^^ㅣX련ㄴ아
└솔로랭크 터지는 건 확정이네
└이 새끼는 아무거나 잡고서 서포터라고 박박 우김ㅋㅋ
서포터.
사회적 편견이 있는 포지션이다.
상대적으로 피지컬이 덜 필요한 포지션 아니냐?
그러한 선입견을 박살 내는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챔피언폭도, 플레이 스타일도 기존의 서포터들과는 180도 다르다.
―1세트 오정환 이랠리아 요약……gif
[대충 메시 잘하는 짤. gif]
리오넬 정환
└오정환=메시 테이커=개ㅈ두
└맹구토 버기 입갤ㅋㅋㅋㅋㅋㅋㅋ
└오정환 박지성인 줄 알았는데 메시였누
└응 축구의 신은 호날두야 ㅋㅋㅋㅋㅋㅋㅋ 응 축구의 신은 호날두야 ㅋㅋㅋㅋㅋㅋㅋ 응 축구의 신은 호날두야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스타성.
이미 LoL이 아니더라도 유명하다.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이슈가 된다.
SKY T1에 합류한 오정환의 행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 잘하기까지 하니 이견의 여지가 없다.
―속보) 오정환 물로켓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달 착륙한 비행사 사진. jpg]
달 착륙 성공
└어디까지 가냐 ㅋㅋ
└저거 뭐누? 페트병이 왜 저깄누?
└물로켓이 아니라 액체수소 로켓이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화성 갈 끄니까~!
경기력이 불안불안했다.
초반을 밀리고, 후반에 만회하는 식의 운영.
그러한 기존 방식이 더 이상 안 먹히는 메타가 찾아왔다.
실제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팬들의 마음도 답답해지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색다른 돌파구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2016 LCK 서머 정규시즌 순위표」
1. BOX Tigers 8승 2패
2. SKY T1 7승 3패
2. KTX 롤스터 7승 3패
4. 삼선 갤럭시 6승 4패
5. 파프리카 프릭스 4승 5패
5. MVP 4승 5패
7. 짐에어 그린윙스 4승 6패
7. 롱주 게이밍 4승 6패
9. ESC 에버 2승 7패
9. BJ 엔투스 2승 7패
자칫 동부 리그에 갈 뻔했던 팀을 서부 리그 2위에 안착시켰다.
심지어 1위팀을 잡아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SKY 마이너 갤러리〕
―그놈의 오정환 ㅋㅋ 느그 갤로 가서 찾으라구요 +10―선수님과 직관 투샷♡ [20] +52―요즘 해설들이 자꾸 테이커폼 까는 게 오정환 때문임 [17] +84―뱅울팍 못 잃어 절대 지켜!! +5
.
.
.
그럼에도 달가워하지 않는 이들은 있었다.
* * *
팀 내의 주전 경쟁.
―슼갈부캐1님, 별풍선 500개 감사합니다
이제 주전으로 완전히 굳은 거 맞죠?
"1000개 감사합니다. 또 500개 감사합니다! 그건 선수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죠."
―아 눈치 챙기라고~
―TV에서보다 더 사리네……
―왜 못 말하는 거임?
―울환환으로 역전승 했는데 이게 이견이 왜 갈려 ㅋㅋ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만큼 잘하고 있다.
결과가 증명하고 있으니 말이다.
'최대한 반반만 갈 생각이었는데.'
물로켓 시즌.
서포터 선수들의 기량이 썩 높지 않다.
의도하지 않아도 박살을 내게 된다.
카운터까지 치다 보니 더더욱 그런 감이 있었다.
팀 내에서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슼갈부캐2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다음 상대 매라인데 개박살 가능?
"은근슬쩍 갈드컵 미끼 던져도 안 뭅니다."
하지만 다음 상대.
여러 의미로 만만할 수가 없다.
팀의 폼이나 선수의 라인전 능력 이전에.
'인지도가.'
SKY T1도 처음부터 인기가 많았던 팀은 아니다.
스타1 팬덤이라는 기반이 있어도, 롤판에서는 그냥 신생 팀 중 하나였다.
시즌2, 3을 호령했던 원조 스타팀이 있었다.
과거 클끼리와 앰빠따가 소속돼있던 얼밤과 불밤이 바로 그것이다.
―슼갈들 유도 심문 겁나 하넼ㅋㅋㅋㅋㅋㅋㅋ
―BJ 엔투스 요즘 ㅈ망했던데
―지금 매라는 충분히 개박살 가능하지 않음?
―강등당할 기세야
―정환이가 명품 도구 보여주자 ㄱㄱ
―도구대전 볼 만하겠누
― BJ 엔투스는 진짜 왜 망했지
―롤판 시작과 함께 한 명문팀인데 ㅠㅠ
현재는 하나로 합쳐져서 BJ 엔투스라 불린다.
그래도 작년까지는 올드팀다운 강력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었지만.
'이제는 강등따리지.'
9, 10위를 전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BJ 엔투스전은 승패를 떠나서 바텀 라인의 싸움에 초점이 맞춰졌다.
―허니버터칩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정환이는 BJ 엔투스 떡락 이유 뭐라고 봄?
"글쎄요. 명탐정 매멘만이 알겠죠."
―그 밈ㅋㅋ
―정환이 롤갤 보누
―살고 싶다고 말해!
―진짜 선수들은 알고 있을까?
매일라이프.
전설적인 프로게이머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다.
한때는 테이커보다 더 롤판에서 유명했을 정도다.
'누구긴 누구야. 매라 본인이지.'
서포터가 캐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 초반의 성공이 은퇴 막바지까지 발목을 잡은 안타까운 선수이기도 하다.
* * *
LCK에서 펼쳐지는 모든 경기가 '엄대엄'일 수는 없다.
현실적으로 승패가 정해진 경기도 존재한다.
와아아아아아~!!
상암 e―Sports 스타디움.
그럼에도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린다.
우승 후보팀 대 강등권팀의 경기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지경이다.
<지금 현장 팬분들의 열기가 엄청 뜨거워요!>
그 이유.
바로 스토리텔링 때문이다.
SKY T1과 BJ 엔투스는 롤판 팬덤의 양대산맥이라고 볼 수 있다.
〔구 얼밤 마이너 갤러리〕
―우리 어쩌다 이 지경된 거냐 ㅋㅋ
―인증) 현장 직관 중
―얼밤충석 좌측 7번 맞아?
―얼방춤 눈나들 예뿌다 ㅓㅜㅑ
.
.
.
최초로 갈드컵을 연 장본인들이기도 하다.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고, 여전히 강력한 팬덤을 유지 중이다.
―우리 어쩌다 이 지경된 거냐 ㅋㅋ
작년까지 개ㅈ슼은 우리 XX이었는데
└XX이 뭐야 말 조심해 ㅡㅡ
└미드 상륙작전 빼면 상성 관계 맞았지
└태엽 감아!
└진짜 믿고 싶지가 않다. 우리가 왜 져야 돼?
팬들은 희망하고 있다.
왕성했던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길.
그럴 계기가 있다면 바로 오늘의 경기일 것이다.
<정말 많은 것이 걸려있는 경기죠?>
<맞습니다. 현재 공동 9위를 하고 있는 BJ 엔투스가 반전을 노리기 위해서는 정말 큰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고! 연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SKY T1을 상대로 선전을 하는 것이 그 계기가 되길 기대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상대팀인 SKY T1.
이제는 명실상부 한국 최고, 그리고 세계 최고의 명문팀이다.
최근에 잠깐 부진하긴 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폼을 회복했다.
솔직하게 승산이 높지 않다.
―방금 김서준 말 고르는 거 웃기네
꺾는 것도 아니고 선전이 계기래
그걸 받아들이는 내가 싫다
└그게 현실이지
└서준좌 말이 맞아
└진짜 얼밤충 많이 죽었다~ 옛날이었으면 바로 악플 테러 갔는데 글쓴이― 요즘은 그것도 슼갈한테 밀려 ㅠㅠ
팬들도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도 정신 차리는 모습을 보여주길.
그리고 마지막 자존심만은 지킬 수 있길.
와아아아아~!
카메라가 선수 부스를 비춘다.
그와 동시에 관중석 이곳저곳에 응원과 함성이 터져 나온다.
<매일라이프 선수는 언제 봐도 진지한 얼굴이네요~>
<쟤는 원래 저래요.>
<하하핰!>
―클끼맄ㅋㅋㅋㅋㅋㅋㅋ
―얼 전 드
―속으로는 클끼리도 겁나 착잡할 듯
―매라신! 매라신! 매라신! 매라신! 매라신!
'서포터'라는 포지션의 인식을 변화시킨 입지전적인 선수다.
LCK 우승과 롤드컵 준우승이라는 차고 넘치는 커리어까지 보유했다.
하지만 부진.
세월을 이겨내는 것은 없다.
최근의 폼은 빈말로도 좋다고 쳐주기 힘들다.
<사실 저도 구 얼밤 소속으로서 많은 고민을 했거든요? 최고의 서포터라 불렸던 매일라이프가 최근 왜 그럴까? 메타가 몸에 맞지 않는 걸까? 최근에 와서 드는 생각이…….>
같은 팀 소속이었던 클끼리도 말이다.
매라와 BJ 엔투스라는 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고 할 수 있다.
―방금 클끼리 말 어이 없지 않냐?
지 얼전드인 거 누가 모름?
그래서 얼밤충들도 지 안 까주는데
뜬금없이 오정환 언급해서 갑분싸 만드네
└ㄹㅇ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앉았냐
└클끼리도 잘되길 바라니까 쓴소리 하는 거임
└환갈 새끼 얼갤까지 기어 들어오네. 니네 본진으로 꺼져!
그런 클끼리의 발언.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양팀의 팬들뿐만 아니라 시청자들, 롤 커뮤니티에서 반향이 일어난다.
<지금 BJ 엔투스 정글이 앰빠따고 사이가 컨디션을 회복한 상태면 모르는데. 현실은 다 신인이잖아요.>
<거의 소년가장 아닙니까~? 매일라이프!>
<그런 변명이 통할 때는 이제 지났어요. 매일라이프도 오정환 선수처럼 스스로의 캐리력을 증명할 시기가 왔습니다.>
―소신 발언 ㄷㄷ
―ㅈ 됐 다!
―매수 그리스도를 욕하네? 얼밤 까방권으로 방어 가능하냐?
―클끼리 이 새끼 요즘 얼밤충들 슼갈한테 밀리는 거 아니까 줄타기 하는 거임 ㅉㅉ
매일라이프는 전설적인 서포터 선수다.
하지만 과거의 위상이 언제까지 면죄부가 되어줄 수는 없다.
전성기 매라를 보는 듯한 캐리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오정환과의 서열 싸움을 승리하는 것만이.
"오늘 바텀 좀 피 튀길 것 같은데."
"바텀 최대한 많이 봐볼게~"
"애들아 밴픽 시작한다. 집중해!"
팀의 승리.
프로게이머로서의 영예.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최선이다.
매일라이프도 경기의 중요도를 의식하고 있다.
상대 선수 오정환에 대해서도 말이다.
'서포터의 캐리라.'
세상 그 누구보다 많이 들었을 것이다.
서포터로 캐리하는 선수라는 칭호.
아니, '서포터의 캐리'라는 말 자체가 자신에서부터 시작했다.
"차이라 하면……, 카운터 맞겠죠?"
"살아도 안 해. 코치님 전 바트 뽑을 각 볼게요."
"오, 바트 좋지!"
그런데 최근 오정환.
T1의 경기력을 끌어올린 핵심으로 평가받는다.
서포터임에도 특출난 캐리력을 보인다는 것이다.
'나도 캐리할 상황만 되면.'
신인 선수면 모를까.
자신과 같은 시절에 활동했던 선수다.
서포터로 포지션을 변경한 후 복귀했다.
추하게 백정으로 전직하고, 이제는 다른 팀으로 도망친 앰빠따처럼 말이다.
동시대를 살던 선수들에게 질 수는 없다.
"쟤네 쓰렉귀!"
"이러면 확실히 서포터겠네. 바트 할 거야?"
"뽑을 만해. 조합 좀 맞춰줘."
"네!"
"네, 형!"
광우스타의 쿵귀쾅 콤보는 자신도 보고 배웠다.
대회에서 꺼내서 한번 재미를 보았다.
하지만 승부는 승부.
LCK가 열리기도 전부터 서포터를 해온 자존심에 불이 붙었다.
'도구가 그렇게 만만한 줄 알아?'
변칙적인 플레이가 특기라고 들었다.
자신도 한때는 풀리츠크랭크로 협곡을 호령했다.
그런 조커픽도 아군이 잘해줄 때나 가능하다.
팀의 기량이 부족하면 플레이 방향이 제한된다.
「내 솜씨를 제대로 보여줄 시간이군.」
현재의 BJ 엔투스가 그런 상황.
아마 경기는 십중팔구 지겠지만, 서폿 차이만큼은 확실히 낼 것이다.
'이즈, 바트로 라인 밀면서 무한으로 로밍 가주지.'
서포터 대선배로서 가르쳐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