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714화 (714/846)

714화

BJ 엔투스의 패배.

〔구 얼밤 마이너 갤러리〕

―서폿 차이 존나 났다고 생각하면 개추 ㅋㅋ

―매라신은 얼밤 카르텔이 만든 일종의 환상임

―그저 풀츠 원툴ㅋㅋㅋㅋㅋ 그저 풀츠 원툴ㅋㅋㅋㅋㅋ 그저 풀츠 원툴ㅋㅋㅋㅋㅋ―속보) 오정환 인터뷰로 매라 저격. txt

그 여파는 작을 수가 없었다.

팀의 체급 차이는 차치하고 보더라도.

―서폿 차이 존나 났다고 생각하면 개추 ㅋㅋ

나부터 ㅋㅋ

└나부터 ㅇㅈㄹ 하고 있네

└환갈 새끼야 니네 갤로 끄지라고 ㅡㅡ

└이런 애들은 슼갈이냐 뭐냐?

└진짜 갤 더럽네

선수가 가진 위상이 대단하다.

매일라이프는 롤판 최초의 스타 프로게이머다.

그런 그가 최근 부진하다는 사실.

팬들도 따로 언급을 안 할 뿐 알고는 있다.

―매라신은 얼밤 카르텔이 만든 일종의 환상임

이 새끼 서폿 잘한다고 띄워주는데

마타, 울팍, 고질라 3대장한테 이기는 거 본 적이 없음시즌2 잘한 걸로 따지면 강찬밥도 세체미지 ㅉㅉ

└시즌2 잘했도르ㅋㅋㅋㅋㅋㅋㅋ

└그저 풀츠 원툴^^

└오정환은 서폿으로 캐리도 하던데~

└슼갈 좌표 찍힘?

아니, 암묵적으로 쉬쉬한다.

과거에 보여줬던 날카로운 모습은 시즌3 이후로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런데 새로운 서포터 스타.

오정환이 공격적인 플레이로 캐리하니 비교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속보) 오정환 인터뷰로 매라 저격. txt

----------------------------+

Q. 2대0으로 BJ 엔투스를 잡아냈다. 승리 소감은?

부담이 되는 경기였는데 승리할 수 있어 다행이다.

Q. 어떤 부분이 부담되었나.

팀의 기량은 SKY T1이 우위라고 생각한다. 변수가 나온다면 바텀밖에 없고, 나의 실수가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긴장했다.

Q. 매일라이프를 의식한 것인가?

그렇다.

Q. 매일라이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서폿계의 아버지다. 당시(시즌3)에는 서폿 유저가 아니라 별생각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많이 느끼고 있다.

+----------------------------

└갈드컵특) 선수들끼린 친함

└기자 매독교임? 존나 꼬치꼬치 물어보네 ㅋㅋ

└오정환 개념 보소. TV 아무나 타는 거 아니야……

└근데 왜 환갈들은 저 모양이냐고

그러한 논란.

일축시키려는 오정환의 대응에 BJ 엔투스의 팬들은 큰 위로를 받는다.

"오정환 그 새끼 안 묻어도 돼?"

"우리가 슼갈도 아니고 무슨……."

"하긴."

그럼에도 감정은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팬심이라는 것은 이성적인 관점의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이 빠는 스타의 경쟁자.

아니꼬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이 팬의 심리라는 것인데.

웅성웅성!

경기 패배 후, 돌아가려는 BJ 엔투스 팬들의 눈에 북적거리는 인파가 보인다.

아마 SKY T1의 팬미팅 줄일 것이다.

'우리도 이겼으면…….'

각 팀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경기를 승리했을 때 한다.

최근 연패를 박고 있는 BJ 엔투스에게는 요원한 일이다.

팬 입장에서는 바란다.

우리도 좀 이겼으면 좋겠는데?

그리고 이는 한눈을 파는 계기가 된다.

"정환 오빠 팬이에요!"

"예, 감사합니다. 근데 다음부터는 돌발 행동하시면 안 돼요?"

"네!"

""하하하하!""

굉장히 행복해 보인다.

한 여성팬이 오정환의 품에 잠깐 안기고 부끄러워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

팬 미팅에서는 당연히 하면 안 되는 행위.

갑분싸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의연하게 대처한다.

팬들도, 선수들도 굉장히 즐거워 보인다.

씁쓸한 마음을 뒤로하고 경기장 밖으로 나가려던 그때.

"어?"

"어??"

방금 전 해프닝을 일으킨 여성과 눈이 마주친다.

공교롭게도 안면이 있는 사람이었다.

'이 X발년이?'

BJ 엔투스의 오랜 팬이다.

직관을 자주 오는 사람들끼리는 얼굴을 외우게 되기 마련이다.

동질감.

근본부터 깨져 버린다.

확 째려보자 화들짝 놀라서 경기장 밖으로 나간다.

'뭐야, 진짜…….'

지수는 현자타임이 씨게 온다.

아무리 팀의 최근 성적이 안 좋아도 응원해야 하는 게 팬의 도리다.

그런데 바람을 피고 있다.

눈살이 찌푸려지는 건 당연하다.

그런 그녀의 마음이 이해가 되는 건 왜인지.

"선수님 이거 선물인데……."

"감사합니다. 출전도 얼마 안 했는데 뭐 이런 것까지 주고 있어."

"저! 로컬푸드랑 골목식당에서부터 좋아했어요!"

"뭐야? 고백이야?"

""꺄아~!""

최근 BJ 엔투스.

팀 부위기 자체가 침울하다.

기존 선수들도 많이 떠나서 팬질을 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에 반해 SKY T1.

기존 선수들은 물론, 이번 시즌에 새로 들어온 선수들도 캐릭터가 잡혔다.

오정환이라는 이름값 있는 선수까지 오게 되었다.

팬들 입장에서는 팬질 할 맛이 날 것이다.

꿀꺽!

바람이다.

타팀의 팬미팅에 참가하는 건.

하지만 그 대상이 오정환이라면.

'오정환 방송 보기도 했고, TV에서도 많이 봤으니까…….'

마음의 허들이 낮아진다.

SKY T1이 아닌 오정환 개인한테라면 호감을 품을 만하다.

적어도 그런 합리화는 가능하다.

지수는 팬미팅 참가 자격인 당일 경기 티켓을 들고 쫄래쫄래 달려간다.

* * *

프로게이머.

상당한 인기를 가지고 있는 직업이다.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이상으로.'

일례로 테이커.

생일 선물만 수천만 원을 받는다.

어지간한 인기 연예인 뺨을 치는 금액이다.

해외팬들의 조공, 후원사들의 협찬 기타 등등을 합치면 억 단위가 가볍게 된다.

직업 특성상 명품류가 거의 없음에도 말이다.

―정환님팬님, 별풍선 2000개 감사합니다!

선수님 경기 승리 축하드려요♡

"2천 개 선물 감사합니다. 2천 개로 애들이랑 맛있는 거 사먹을게요."

―오글오글

―선수님ㅋㅋㅋㅋㅋㅋㅋ

―착한 팬 같은데 ㅈㄹ하지 마라

―슼갈들도 정환이 좋아해?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지만, 롤판도 이제 그러한 시점이 됐다.

시장 전체의 파이가 커진 것이다.

프로팀들도 그 점을 알고 있다.

SNS와 팬미팅 등으로 팬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재밌었지.'

소속사가 없는 BJ의 특성상 의외로 해본 적이 없다.

사석에서 만나는 경우는 있어도, 공식석상에서는 그러하다.

하지만 비슷한 경험은 많다.

팬들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는 그 자리의 누구보다 프로일 것이다.

철썩~!

방송에서 또한.

어제 있었던 경기의 리플레이를 돌려본다.

최근 방송을 킬 때면 거의 반드시 하는 콘텐츠다.

―진짜 존나 공격적이네

―고버지 화들짝!

―오정환의 돌발 행동 ㄷㄷ

―울팍이면 그냥 포탑 끼고 사렸짘ㅋㅋㅋㅋㅋㅋ

―캬

―여기서부터 이어진 설계가 진짜……

―이걸 킬각을 보네

―랜턴 대기도 지렸다

애초에 방송을 할 시간 자체가 없다.

프론트와의 협의로 허락은 받았지만, 스케줄 자체가 빡빡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경기 승리 후의 감동.

팬들과 나누는 것은 의미가 있다.

고버지가 감동적인 죽음을 맞는다.

―매라신그랩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이즈 점멸 빼놓는 거 일부로 한 거임?

"바트가 자꾸 위쪽 무빙 치길래 딜교환 겸해서 패놨죠. 킬각 잡은 건 루시얀 센스고."

―오

―왜 고버지를 패……

―원딜을 압박해두면 바트가 로밍을 못 가는구나

―요즘 배앵 라인전 잘함!

프로게이머도 자기 PR의 시대다.

일반 유저들은 어째서 이런 판단을 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해설이나 분석가들도 잘 안 말해주고.'

기껏해야 쵸비 CS가 몇 개인지 체크해주는 정도다.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깨나 있어서 선수의 평가와 인지도가 올라간다.

「LoL) 오정환. BJ 엔투스전 복기 방송」_ ?91, 892명 시청

이렇듯 방송을 한다면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선수 생활을 하는 보람을 2배, 3배로 짜낼 생각이었는데.

* * *

응원하는 팀의 승리.

[SKY 마이너 갤러리]

―오정환 존나 꼴보기 싫다 ㅡㅡ

―테이커 캐리로 이겼는데 해설들 오정환만 언급하는 것 봐 ㅋㅋㅋ―진짜 인류애가 떨어진다 그냥 ―정보) 정말 서포터가 바뀌어서 이기는 걸까?

팬이라면 기뻐해야 함이 옳다.

하지만 세상에는 삐뚤어진 시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다.

―테이커 캐리로 이겼는데 해설들 오정환만 언급하는 것 봐 ㅋㅋㅋ솔킬은 테이커가 땄는데

랜턴 한 번 던져줬다고 고평가받는 그 BJ 대단하다

저러려고 SKY 왔겠지?

└아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랜턴 한 번 던져주고 이기는 팀이 우리 말고 더 있겠어?

└결국 POG까지 채가더라 참나

└울팍 못 잃어

SKY 마이너 갤러리는 SKY T1의 가장 적극적인 팬덤이다.

선수들에게 특별한 애착을 가질 정도로 말이다.

팬심이라는 것은 양날의 검이다.

일명 '시애미질'이라고 부르는 과도한 참견으로 번지기도 한다.

―정보) 정말 서포터가 바뀌어서 이기는 걸까?

요즘 유입충들 오정환 갖고 떠드는데

SKY T1은 원래부터 강팀이었음

그 BJ가 들어와서 강해진 게 아니라는 거임 ㅇㅋ?

[2015 스프링 정규 시즌 승패. jpg]

[2015 서머 정규 시즌 승패. jpg]

[2016 스프링 정규 시즌 승패. jpg]

이때도 다 승패 거쳐가면서 이겼는데 한두 경기 출전해놓고 잘하는 척 웃겨 └정리 잘 해놨네

└슼붕이면 다 알지 ㅋㅋㅋㅋㅋ

└해설도 그렇고 유입들도 그렇고 역겨움…… 울팍만 불쌍하지 뭐 └진짜 오정환 개얄미워!

현재 SKY T1의 성적.

과거의 위상을 되찾고 있다.

우승팀으로서의 위엄 있는 면모를 보인다.

그것이 누구의 덕인지.

물에 빠진 상태에서 건져지자 슬슬 정신이 돌아온다.

보따리도 찾고 싶어진다.

―뱅울팍 못 잃어 절대 지켜!!

뱅울팍 케미 보는 재미로 직관 가서 팬미팅 참석했는데 운 나빠서 최근에 몇 판 져서 못하고 요즘은 오정환인지 뭔지 나와서 뱅울팍을 못 봐 ㅡㅡ

└배앵 볼 수 있잖아. 좀만 참아

글쓴이― 뱅울팍을 못 보잖아 ㅡㅡ 볼 빨간 사춘기에서 안지윤 나가면 볼 거야?

└그건 그렇지 ㅋㅋ 나도 쓰니 맘 공감해

└정말 응원하는 팬들을 호구로 아는 거 같음

프로게이머를 선수가 아닌 엔터테이너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경기의 퀄리티를 떠나서 좋아하는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

머릿속으로만 해야 할 소망.

동조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여론이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SKY T1측에서도 알게 된다.

┌―――――――――――――――┐

│팬을 버린 구단에게 미래는 없다. │

└―――――――――――――――┘

┌――――――――┐

│검증 안된 선수를│

│낙하산 영입 하는│

│코치는 해명 해라│

└――――――――┘

SKY의 본사 주위에 트럭을 띄웠기 때문입니다.

주위 도로를 빙빙 돌면서 보라고 시위를 한다.

'…….'

출근길에 보고 온 김다균 코치.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독단적인 기용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최근에 솔로랭크에서 조금 날린다고?

만약 그렇다고 해도 시즌 중에 기용하는 건 너무 파격적인 처사였다.

"코치님!"

"어, 어……. 무슨 일이죠?"

"아실지 모르겠지만 일부 팬분들이 코치님의 해명을 요구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

오정환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고, 한때는 영입을 진지하게 고려했다.

'벌써 몇 년 전의 일이지만.'

자신을 충분히 증명했다.

게임에 대한 마인드도 좋다.

미드가 아닌 서포터라면 여전히 가치가 있지 않을지.

그냥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느낌이었다.

회사 측에서도 소속 스트리머를 구하는 추세라 그쪽으로 연결돼도 좋았다.

그런데 덥썩 물어버린 것이다.

배앵과의 호흡 연습과 스크림 성적도 괜찮아 기용할 근거는 충분했다.

"문제는 그런 게 아니겠지."

"그렇죠."

"선아 씨는 잘 아시나 봐요."

"아뇨, 뭐 그런 건 아니고~"

하지만 그 마갤에서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다.

눈앞의 프론트 직원도 그 일원.

선택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