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9화
<롤드컵도 배째>
2016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와아아아아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움에서 치러진다.
수천 석의 수용 인원을 자랑하는 장소다.
중앙의 무대를 두고 관중석이 180도로 펼쳐져 있다.
무려 3층으로 나뉘어있다 보니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전 시즌 우승팀인 우리 한국의 SKY T1의 선수들부터 입장하고 있습니다.>
<그쵸! 우승팀인데 대우가 있어야죠~>
<게다가 SKY T1 같은 경우 전 세계적으로 봐도 말도 안 되는 커리어를 보유한 팀이고, 이번 롤드컵에서도 또다시 새로운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면 더 말이 안 될 것 같습니다.>
―오오
―상암이랑 비교도 안 되게 크네 ㅋㅋ
―그룹 스테이지가 저 정도라고?
―가슴이 웅장해진다
SKY T1의 선수들이 입장한다.
올해의 트로피가 배치될 장소로 말이다.
전 시즌 우승자가 들어서 올려놓는 것이다.
더 가슴이 웅장해지는 장면이 나온다.
테이커의 얼굴이 카메라에 잡히자 사회자가 못청껏 소리 친다.
Taker! Taker! Taker! Taker! Taker!
관중들이 열화와 같은 함성으로 호응한다.
LoL은 글로벌한 게임이고, 롤드컵은 전세계의 e스포츠팬들의 축제다.
한국에서 유명한 만큼 해외에서 유명한 건 당연한 일.
그중에서도 특별히 유별나다.
<저게 직역하면 불사대마왕이라는 뜻이거든요?>
<도저히 죽일 수가 없어서 붙여진 별명이라는데…….>
―오그라드네 ㅋㅋ
―의외로 외국인들 저 별명으로 많이 부름
―진짜 테이커는 언제까지 해먹냐
―막 20년도에도 하고 있는 거 아님?
엄청난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테이커는 명실상부 롤판에서 가장 큰 파급력을 가진 선수다.
현장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달아오른다.
나머지 15개 팀의 소개도 차례대로 이루어진다.
롤드컵의 막이 오른다.
* * *
롤드컵 일정이 진행되고 있다.
나도 팀의 일원인 만큼 미국에 왔다.
"봄이야."
"후우……."
"화가 잔뜩 났어?"
"저는 아샤랑 잔뜩 놀러 다닐 기대를 하고 왔던 거예요."
ㅋㅋ
우리 봄이도 말이다.
봄튜브 콘텐츠 겸해서 왔다.
Vlog도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힐링에는 봄이만 한 게 없지.'
데리고 놀면 정말 좋다.
최근 자아가 조금 강해져서 애를 먹고는 있기는 하다.
"아샤는 괜찮다는데?"
"네."
"아샤는 착해서 그래요. 여자들은 여자들만의 화제가 있는 거예요."
"그런 거야?"
"그런 거예요!"
미국에서 만날 여자도 말이다.
봄이와 원래부터 자주 놀러 다니니 알리바이는 확실하다.
'참 애석하네.'
확실히 나이가 들다 보면 독립성이 강해진다.
그 정도는 이해를 하지만.
"오빠 응원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후우……."
"봄이 삐뚤어졌어."
"아니에요. 제가 잘못한 게 아니에요!"
나름 대회다.
게임이라고 얕보는 시대는 지났다.
리그 규모를 따지면 야구·농구 등 전통 스포츠 이상이다.
그런 LoL 대회의 최대 국제전.
내가 지금 주전으로 나가지 않고 있다고는 해도 상당히 부담되는 자리다.
"저는 오빠 때문에 롤도 못 하는데 롤을 보고 있어야 되는 거예요!"
"그런 거야?"
"그런 거거든요!"
ㅋㅋ
그렇다.
나는 여전히 출전하지 않고 있다.
명분은 요양.
악플 때문에 심적으로 너무 힘들다.
진짜는 아직 무르익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냥 아주 숨이 넘어가서 뒤지기 직전까지는 만들어야.'
건져지고 나서 보따리 내놓으라는 소리를 안 한다.
현재 북미의 C9과 SKY T1이 경기 중이다.
―SKY 테이커 (산드라)님이 C9 옌슨 (가시오페아)님을 처치했습니다!
경기의 구도는 그냥 일방적이다.
정확히 말하면 미드만.
'미드가 라인 주도권 꽉 쥐고 솔킬까지 따주면.'
사실 프로 레벨에서는 터진 경기다.
그 스노우볼이 정글로 이어진다.
양옆 바위게를 다 먹었다.
시야 장악도 에쁘게 해놔서 적 정글이 갈 데가 없다.
쿵쾅!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텀 듀오는 밀리고 있다.
얼핏 CS를 맞춰가고 있는 것 같아도.
'이기지 못하는 게 사실 말이 안 되는 거야.'
상대는 그냥 파밍 하나하나가 눈치 보인다.
언제 어느 때 갱이 올지 모르고, 라인 밀리는 순간 4인 다이브다.
배수진을 끼고 게임을 하는 셈이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 반반이다.
절대 좋은 상황이 아니다.
"봄이야, 맛있어?"
"그럭저럭 먹을 만한 거예요."
"경기는 어때?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ㅋㅋ
결과적으로 게임은 이긴다.
미드가 저 지랄이 났는데 게임이 비벼지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해설진들도 말을 하고 있다.
시청률을 위해서라도 보통은 말을 하지 않지만, 롤드컵은 국뽕이 보다 우선시되는 대회다.
'북미 3시드잖아.'
메이저 지역 중에서 가장 약한 북미인데 3시드이기까지 하다.
한국팬들도 이런 승리로 기뻐하진 않을 것이다.
아니, 해외팀들한테 진다는 상상 자체를 하지 않는다.
현재 2016년은 해외팀들이 크게 선전을 못 하고 있던 시기.
〔그룹 스테이지 B조〕
1. SKY T1
2. C9
3. I May
4. Flash Wolves
하물며 SKY T1이 배정된 B조는 전부 듣보팀들만 속해있다.
그나마 위협이 되는 중국팀이나 유럽 상위 리그팀이 없다.
때문에 마음을 놓고 있다.
이대로 가도 되는 게 아닌지.
그렇게 방심을 하고 있을 때 맞는 한 방이 더 강렬한 법이다.
* * *
롤드컵이 진행되고 있다.
〔SKY 마이너 갤러리〕
―진짜 그 BJ는 방송은 하는 주제에
―오정환 걔는 아직도 자존심 싸움 하고 있음?
―슼 바텀이 확실히 약하긴 해
―울팍 잃어야 하나……
.
.
.
그룹 스테이지는 순풍 일로.
SKY T1뿐만 아니라 한국팀들이 전반적으로 그러하다.
―슼 바텀이 확실히 약하긴 해
평소에는 신경 잘 안 썼는데
C9 스니키 상대로 반반 가는 건 문제 있어 보이더라
└반반도 아니야. 딜교환 져서 울팍 궁 계속 빠짐
└RNG 만나면 버틸 수 있을까?
└ㄱㅈㄷ
└(슼 ㄱㅈㄷ콘. jpg)
하지만 적당히 좋은 성적이 목표가 아니다.
지난 시즌 우승팀의 위엄을 지키길 바란다.
그것이 위태위태해 보인다.
최근 사건으로 인해 바텀의 라인전 능력이 의식된다.
―솔직히 지금 슼 테이커 원맨팀이라고 봐야 함
[다이아3 인증 짤. jpg]
별 티어는 아니지만 일단 인증
미드 정글이 저렇게 박살이 났는데
탑, 바텀이 반반 가고 있는 건 절대 잘하는 게 아님
탑은 동선 할애 안 하니까 그렇다 쳐도
바텀은 정글이 항상 3렙갱 봐주잖아
└갱킹은 안 갔는데?
글쓴이― 시팅 해주는 것에 의미가 있어. 상대 바텀은 딜교환 적극적으로 못하니까 └헐 대박└픽도 맨날 카르마, 나미 같은 거 몰아주잖아 ㅋㅋ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지자 분석을 하는 사람들도 생긴다.
세세하게 따져보면 안 느껴질 수가 없다.
항상 강력한 SKY T1의 상체.
그런 비호를 받고도 바텀의 라인전 수행 능력은 반반이 고작이다.
―오정환 걔는 아직도 자존심 싸움 하고 있음?
그냥 슼 와서 연봉 빨아 먹으려고 저러는 거 아니야?
└그건 아닐걸…… 모르긴 몰라도 방송이 더 벌릴 텐데 └몰라. 뭐가 그렇게 힘든 거래?
└방송 키고는 잘만 떠들면서 엄살 쩔어 ㅋㅋㅋ
└슼붕이들아 이런 글 하나하나가 상처가 된다고 생각 안 해?
후반을 위함이다.
안정적인 운영이다.
평소였다면 속아 넘어갔을 것들.
KTX 롤스터전의 패배가 아른거리다 보니 신경 쓰인다.
안 그래도 민감한 와중에 사건이 터진다.
<어? 어어?>
<반대쪽에 카사 있거든요?>
<피 1/4!>
<살짝 무리한 것 같죠? 테이커 선수가.>
<쫓아가서 계속 때립니다! 퍼블~>
Flash Wolves.
대만·홍콩·마카오 지역의 리그인 LMS 소속 프로팀이다.
하지만 강팀이라고 보긴 힘들다.
지역의 맹주일 뿐, 이렇다 할 국제전 성적은 없는데.
―또 FW야?
―한국팀 킬러……
―쟤넨 진짜 개ㅈ슼만 만나면 패버리네 ㅋㅋ
―불안불안하다
―개ㅈ슼이 지는 거 왜 이렇게 좋지?
―그 미드 또 돌발 행동하눜ㅋㅋㅋㅋㅋㅋ
―느그혁 컷~
―이러다 진짜 질 듯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선취점을 내줬다.
심지어 미드가 다시 한번 파이며 2데스를 기록한다.
<강한 압박을 넣는 플레이는 자신이 넘어질 수 있는 위험도 있기 때문에 한 번 넘어진 모습입니다. 하지만 탑이 압박을 하고 있고, 바텀도 배앵이 무난하게 크고 있기 때문에…….>
김서준 해설이 최대한 긍정적인 측면을 말해준다.
초반에 좀 넘어지긴 했지만, 후반의 SKY T1을 믿어도 되지 않을지.
―FW 카사 (리심)님이 SKY 잼구 (울라프)님을 처치했습니다!
―FW 카사 (리심)님이 SKY 울팍 (가르마)님을 처치했습니다!
―FW 카사 (리심)님이 SKY 배앵 (치비르)님을 처치했습니다!
거기까지 가기도 전에 박살이 나고 있다.
팀 자원을 몰아 먹은 정글과 바텀이 데스를 하고 만다.
―빨강 팀이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설마 하던 사태가 일어난다.
정말로 SKY T1 해외의 듣보팀한테 패배하게 된 것이다.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 FW 전용 ㅈ집 개ㅈ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58] +582―? 그 미드 오늘 자 돌발 행동 총정리. gif [367] +815―? 모든 대만인들아…… 내게 힘을 조금씩만 나눠줘!!!. gif [276] +517―? ???: 이제야 내 빈 자리가 느껴지나? [293] +778
.
.
.
물론 팀 상성이라는 측면은 있다.
Flash Wolves는 유독 한국팀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인다.
―FW 전용 개ㅈ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사 사진. jpg]
맞다고 생각하면 개추
└락스도 개털렸는데?
└락스는 한 번 진 거고 개ㅈ슼은 MSI부터 오늘까지 3연패임└부 끄 럽 다!
└카사가 개ㅈ슼 구멍이 테이커인 걸 제대로 앎 ㅋ
그것을 감안해도 충격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프로게이머이자, 팀의 에이스인 테이커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 이제야 내 빈 자리가 느껴지나?
[테이커 vs 이지훈 비교 우위 수치. jpg]
[이지훈 사진. jpg]
그래……, 그거면 된 거야
└킹갓엠퍼러 황제훈 니뮤ㅠㅠㅠㅠㅠ
└지훈갓 평균 1데스였음?? 데스는 몰랐다;; 미친 1뎃;;
└저랬는데 2군 미드 소리 들으면서 느그ㅈ 똥 싸지른 거 다 치움ㅋㅋ 슼갈테독년들 느그ㅈ이랑 같이 뒤져라 └네 다음 밀하우스
그 이유.
과정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테이커를 까고 놀 수만 있다면 말이다.
―테독 못지않게 빠커도 극혐인 게
15스프링 때 이지훈한테 폼 존나 쳐발리니까
우승 트로피 옆에 이지훈 세워두고
"내가 더 열심히 해서 이기겠다, 내가 경기에 나오겠다" 호언장담 ㅋㅋ반면에 이지훈은 "호흡 잘 맞춰서 다음 시즌에도 잘해보겠다"
얘네 둘은 그릇부터가 다름
└테이커는 오만함이 문제임
└기량 왕창 떨어졌는데 아직도 전성기 시절인 줄 알고 무리하다 계속 죽음 ㅋㅋ└지가 폼 ㅈ박은 걸 인정하고 조금 사리면서 하면 전체적으로 아주 좋은 경기가 나올 텐데~└빼앗긴 미드에도 훈은 오는가!
워낙 인기가 있고 팬덤도 크다.
그만큼 안티들도 많아지는 법이다.
롤 커뮤니티에서는 테이커를 향한 조리돌림이 이어진다.
FW전은 그들에게 명분을 주기 충분했다.
〔슼갈 단톡방〕
「아니 진짜 오늘 잼구 뭐야!」
「죽여버릴까?」
「살인갈 ON??」
「롤드컵 끝날 때까지는 참아야지……」
「롤드컵 오또케 빠커 오또케 ㅠㅠ」
「잼구는 잼구라고 쳐도 바텀은 힘내줘야 하는 거 아니냐?」
「라인전이 너무 약해」
「뱅환 듀오였으면 초반부터 뿌쉈을 텐데」
「울팍 좀 잃어볼까?」
그런 꼬라지를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
악성 슼팬들은 점점 조급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