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720화 (720/846)

720화

결정타.

<역시 SKY T1! 위기는 좀 있었지만 결국 조 1위로 올라왔어요.>

<맞습니다. FW를 상대로도 훌륭하게 돌려주었고, 앞으로의 본선 무대에서 잘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그룹 스테이지가 끝이 났다.

여러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그룹 스테이지 B조〕

1. SKY T1 5승 1패

2. C9 3승 3패

3. IM 2승 4패

4. FW 2승 4패

조 1위로 진출한 것이다.

한 번 패배를 겪었던 FW를 상대로도 보란 듯이 돌려주었다.

와아아아아아~~!!

하지만 본선 무대.

경기에 걸린 무게도, 의미도 다를 수밖에 없다.

시카고 시어터를 가득 채운 관중의 함성이 고막을 찌른다.

RNG! RNG! RNG! RNG! RNG!

유독 거슬리게 느껴질 만도 하다.

금일 8강 경기.

그 나라의 강호 RNG와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엄청난 수의 팬들이 찾아왔다.

분명 미국임에도 홈스테이지 느낌이 나고 있다.

<13년도부터 이기지 않았습니까~? 그것도 롤드컵 결승전에서!>

―아 그 결승

―그때도 우지 있었나?

―우지는 진짜 테이커만 없었어도ㅋㅋㅋㅋㅋ

―또 ㅈ털리게 생겼네^^

중국에서 가장 인기 높은 팀이다.

중국의 SKY T1이라는 표현을 써도 과장이 아니다.

그런 두 팀의 대결.

이목이 모여지는 것과 별개로 SKY T1 쪽에 무게추가 기운다.

〔SKY 마이너 갤러리〕

―이길 수 있겠지……?

―X발 존나 떨리네

―밖이라 못 보는데 테이커 표정 어떠냐?

―쟤네 라인전에 힘 꽉 주네

긴장이 풀렸다.

사람은 항상 좋은 쪽으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RNG 상대로는 항상 이겼잖아?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퍼스트 블러드!

게임 시작 5분.

패전보가 들려온다.

이야기가 많은 바텀은 아니고 탑이었다.

<어! 이거 살 수 있나요?>

<아…….>

<미니언이 많아서 방심했던 모양입니다. 이건 좀 아프네요.>

―솔킬ㅋㅋㅋㅋㅋㅋㅋㅋㅋ

―로퍼 살아있네

―역시 구삼선 왕조 ㄷㄷ

―두크 무너지면 개ㅈ슼 어쩌냐? ㅋㅋ

그래서 더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최소 반반.

항상 든든하게 버텨줬던 탑이 무너진 것이다.

―파랑 팀이 첫 번째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그리고 바텀은 상수.

하물며 상대가 라인전 강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우지와 마따다.

<빅토리가 바텀쪽 무빙을 계속 밟아주긴 했었는데.>

<랙사이가 이미 아래쪽 시야를 다 확보해놓은 상태라 큰 의미는 없었습니다.>

―아 ㅋㅋ

―그 바텀 또 처밀리죠?

―상대가 우지인데 10분이면 오래 버텼네

―야 테이커 "해줘"

CS 차이는 물론 포탑 퍼블까지 내준다.

게임의 구도가 지극히 불리하다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RNG! RNG! RNG! RNG! RNG!

그런데 유사 홈스테이지.

RNG를 응원하기 위해 찾아온 수많은 중국팬들의 함성이 들려온다.

한국팬들의 심정은 초조해진다.

이대로 가면 정말로 경기를 지는 게 아닌지.

『패배』

기적은 없었다.

라인전 승패가 그대로 게임의 승패로 연결된다.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방금 오정환이었으면 벌어졌을 상황. Fact

―테이커에게 일침 날리는 다크. txt

―애들아 2세트 오정환 출전한대!!

―니들이 선택한 울팍이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롤드컵이다.

한국 롤팬들은 전부 지켜보고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당연히 난리가 난다.

―방금 오정환이었으면 벌어졌을 상황. Fact

차이라 박는 순간

이렐 박히고

바텀 라인전 터졌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렐로 밴픽 심리전도 가능했을걸?

└애초에 쫄아서 못 뽑음ㅋㅋ

└쟤네가 ㅄ인 줄 아냐? 오정환 상대로 차이라를 뽑게 └응 슼갈의 80%는 울팍 지지해~

연례 행사다.

SKY T1의 성적이 저조할 때면 롤 커뮤니티에서는 조리돌림을 당한다.

심지어 롤드컵.

지는 순간 그대로 끝인 본선 무대.

1세트를 완패한 것은 내상이 작지 않다.

―테이커에게 일침 날리는 다크. txt

"시즌2, 3 시절엔 정글이 잘해야 미드가 편했는데 지금은 다르다. 미드가 잘해줘야 정글이 풀린다."

잼구 탓하는 테독을 방 빼래

└ㄹㅇ이지ㅋㅋ 핑 찍어줘도 파밍하다 죽더만

└나도 잼구 욕 처먹을 때마다 저 생각 들었음. 요즘 메타가 미드가 정글을 백업해줘야 하는데 이걸 못 해 주니까 잼구가 성장을 못 하는 거라고 생각했음└다크가 세체미는 쿠로라 함 쿠로>느그혁└역시 롤잘알 다크갓!

SKY T1의 일부 악성팬들이 저지른 업보가 한 번에 터질 수 있다.

그 기대감이 무르익는다.

악성팬들 입장에서는 쪼들린다.

자신들이 저지른 업보만큼 돌려받을 일만 남았다.

―애들아 2세트 오정환 출전한대!!

그런 건 없다 슼갈아

니들이 보낸 오정환ㅋㅋㅋㅋㅋㅋㅋ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안 돌아온단다 슼갈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만두콘. jpg)

└허겁지겁 들어온 슼붕이들 개추 ㅋㅋ

└???: 악플 때문에 힘들어서 못 나가겠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정말 그렇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

긴장이 턱 끝까지 차오른다.

일부들도 정신을 차린다.

〔SKY 마이너 갤러리〕

―아 오정환 안 보내냐고 진짜!!!

―코치진들 뭐해? 살인갈 맛 좀 볼래?

―[공식입장] 슼마갤은 다음 사실들을 분명히 하는 바입니다.

―뱅정환 못 잃어 ㅠㅠ

보따리고 나발이고 이겨야 한다.

지는 순간 SKY T1 8강 광탈이라는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실릴 것이다.

―[공식입장] 슼마갤은 다음 사실들을 분명히 하는 바입니다.

1. SKY 마이너 갤러리는 예전 스타크래프트 시절부터 SKY T1을 응원해온 "팬"들이 모인 커뮤니티입니다.

2. SKY 마이너 갤러리는 감독, 코치진이 강압적인 처사로 선수 기용이 결정되는 현 행태에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3. 2번 항목에서 기용에 근거가 있다면 분명한 해명을 요구합니다.

―SKY 갤러리 일동―

일단 이렇게 쓸 거고 트럭 시위에 들어갈 문구는 따로 아이디어 모집하겠음└울팍은 뭐 코치 X스 비디오라고 갖고 있어? 왜 저래└팬들을 이렇게 무시하고 잘되나 보자 ㅉㅉ└라인전 메타인데 끝까지 울팍 기용하는 수준……

└팩트) 오정환은 슼마갤 슼갈들 때문에 멘탈 갈려서 안 나오고 있는 거다 이 댓글은 게시물 작성자가 삭제하였습니다.

이미 놀림의 대상이 되고 있는 슼마갤.

얼마 전부터 여론이 180도 바뀌었다.

오정환 왜 안 씀?

원래부터 자신들이 그랬던 것처럼 생각하기로 한 것이다.

성명문까지 발표한다.

트럭 시위를 예고하며 대대적인 땡깡을 부리고 있다.

'아니, 미친년들인가…….'

SKY T1의 코치 김다균의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다.

니들이 원해서 한 거잖아!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그로 인해 파생된 결과에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어, 어쩌죠?"

"어쩌긴 뭘 어째요."

"울팍 선수도 많이 신경 쓰는 거 같던데……."

위에서도 쪼아댄다.

SKY의 프론트 직원 김선아가 또 자신한테 징징대고 있다.

'저번에는 울팍 쓰라며.'

그놈의 팬들.

당연히 감사한 존재들이다.

팬들이 있기에 자신들도 존재할 수 있다.

그놈의 일부에서 시애미질이 심해서 문제다.

프론트 직원까지 한통속이니 마음 편히 팀을 운영할 수 없다.

"정환아 오늘은 되니?"

"네, 슬슬 준비가 된 것 같아요."

"그, 그래 다행이네."

"요양을 잘 취했더니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

지금까지는 말이다.

* * *

RNG의 부스.

"애들아 진짜 잘했다! 탑, 바텀 다 이기고 미드가 버텨주면…… 이것만큼 좋은 그림이 없지."

1세트를 이기고 경기를 휴식 중이다.

팀의 코치인 형철과 상모는 선수들을 독려한다.

RNG는 팀을 대대적으로 갈아엎었다.

순혈주의를 포기하고 한국인들을 영입한 것이다.

"밴픽 그렇게만 해줘요."

"어, 어……."

"밴픽만 좋으면 무조건 이기지 진짜."

선수들은 물론 코치진까지 말이다.

하지만 결국 중국팀.

스타 선수인 우지까지 있다.

팀 내의 주도권은 중국인들이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중국은 특히 더 코치진의 입김이 약한데.

"밴픽 좀 느낌 있게 하는 게 뭐가 어려운지 모르겠어. 그치?"

"말 놓지 마 X발련아."

"……."

하지만 마따의 존재.

안하무인으로 유명한 우지도 찍소리를 못 한다.

'올해는 반드시 성적을 내야 하는데.'

마따는 2014 롤드컵 이후에 일어난 '엑소더스 사태'로 중국에 왔다.

당시에는 워낙 알려진 게 없었다.

어느 팀이 좋은지.

중국에서는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왔다가 1년을 공쳤다.

"코치님."

"어, 제형아."

"정글 보고 바텀 역갱 좀 봐달라고 하세요. 아니, X발 상대 정글 동선 맨날 똑같아. 역버프 후 바텀 시팅. 그거 때문에 초반에 패고 싶어도 팰 수가 없어."

코치들도 마찬가지.

이렇게 좋은 조건에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있으니 성적을 내고 싶다.

'니도 말 놓지 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상대 바텀과 실력 차이가 엄청나다.

상대는 미드, 정글이 바텀을 먹여 살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겼다.

상체가 좀 더 분전을 해주면 SKY T1을 꺾는 것은 결코 몽상이 아니다.

RNG! RNG! RNG! RNG! RNG!

응원의 함성도 받쳐준다.

거의 홈스테이지에 가까운 분위기로 선수들이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을 준다.

'응?'

두 번째 세트의 밴픽이 시작된다.

상대팀의 선수 한 명이 바뀌어있다.

"오정환? 그 오정환?"

"오정환이 누군데요?"

"아, 우지는 모르겠구나. LCK에서만 잠깐 활동했던 선수인데."

코치들도 다 선수 출신이다.

2013년 스프링 시즌의 기적에 대해서는 당연히 기억하고 있다.

'아니, 망신인가…….'

자신들이 얼마나 만만했으면?

프로들이 큰 자극을 받았던 사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은퇴를 했고, 더 볼 일은 없을 줄 알았다.

포지션 변경을 해 복귀한 모양이다.

"바텀 라인전 구도에 영향이 있을까?"

"우리가 무조건 이겨! 라고 해도 돼요 마따형?"

"어."

딱히 큰 상관은 없다.

벌써 3년 전의 일이고, 기껏해야 울팍의 서브 선수다.

'우리는 우지랑 마따인데.'

각 라인의 세체를 따진다면 커리어순으로 종결되지만, 원딜만큼은 우지가 항상 거론된다.

엄청난 라인전 능력과 한타 딜링을 자랑한다.

그리고 마따.

2014 롤드컵 우승의 주역이다.

서포터가 롤드컵 MVP를 받아버린 것이다.

「학살의 현장에서 난, 피어오른다. 붉은 여명에 피어나는…… 꽃처럼」

「가시덤불에 포근히 안겨봐」

블루팀의 2, 3픽.

바로 바텀 듀오를 완성시킨다.

현재 메타의 1티어라고 할 수 있는 조합이다.

'또 이즈, 가르마 가져가겠지.'

또 다른 1티어 조합이다.

자신들이 먼저 조합을 완성하자 상체부터 가져가려는 모습을 보인다.

"이렐?"

"이러면 저 견제챔 하기 좀 그런데요."

"쟤네 탑에 좀 힘을 실으려나 보다. 그럼 로퍼가 잠그는 픽 할까? 아니면 뭐 자신 있는 거 있어?"

"그냥 뽀피 할게요. 바텀 게임해요."

무난한 밴픽이다.

1세트에서 제임스한테 솔킬 따인 걸 의식해 이랠리아를 꺼낸 모양이지만, 자신들은 제임스 말고도 할 수 있는 픽이 많다.

'로퍼가 또 한 든든하지.'

2014 롤드컵의 우승자.

마따와 함께 RNG에 왔다.

정글, 미드가 상대적으로 밀려도 사이드에서 이겨주면 게임을 승리할 수 있는데.

"어, 캐낸? 캐낸 서폿인가?"

"그거 말고는 갈 데가 없는 거 같은데……."

"어?"

"어?"

밴픽 구도가 갑자기 이상해진다.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

경기에 워낙 집중하고 있던 탓에 맹점이었다.

마따는 들은 기억이 있다.

LCK에서 또 다른 미췬놈이 나왔다.

이랠 서폿으로 대회 경기를 캐리해버렸다.

자신이 그 당사자가 되기 직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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