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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로 산다는 것-727화 (727/846)

727화

세 번째 세트.

Taker! Taker! Taker! Taker! Taker!

현장이 떠나갈 듯 환호한다.

기대하던 플레이가 드디어 나왔기 때문이다.

<테이커!>

<테이커!!>

<그냥 테이커예요. 한타 끝났습니다. 이즈레알 완전 신나서 날뛰고 있고~>

―와

―그냥 테이컼ㅋㅋㅋㅋㅋㅋㅋ

―이거지

―3인궁인데 딜러가 2명임ㅋㅋㅋㅋㅋㅋ

테이커의 3인궁이 한타를 끝낸다.

아니, 게임을 끝냈다는 표현이 정확한 순간이다.

BOX Tigers가 가진 힘을 모두 소진했다.

영혼을 끌어모아 부딪힌 한타에서 대패한 것이다.

와아아아아아~~~!!!

피 말리는 게임이었다.

폭풍 전의 고요와 같은 경기는 결국 큰 바람을 일으키고 말았다.

<드래곤 앞에서의 한타 임팩트가 워낙 커서 POG는 테이커 선수가 받았는데, 이번 세트의 하이라이트를 뽑는다면 역시 바텀 다이브였죠.>

<동의합니다.>

단순히 이긴 것만이 아니다.

앞선 1, 2세트와는 흐름이 완전히 다르다.

정말 의미 있는 승리였다고 할 수 있다.

「화염 작렬 드릴 연사!」

하이라이트 장면이 송출된다.

바텀 다이브.

스맾의 람블이 텔레포트를 타고 와 포탑에 불을 지른다.

<가르마가 강강수월래 돌면서 다 피합니다. 다 피해요 그냥! 미쳤어요 진짜!>

―강강수월래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무빙 미쳤음

―애씨 궁 피한 게 ㄹㅇ 개지림

―이게 도구다 '희망편'

성공을 확신한 다이브다.

서포터 하나, 원딜 둘은 가볍게 녹아내려야 했다.

스킬을 피하며 적재적소에 탈진을 쓴다.

가르마 자신의 스킬 활용까지 완벽했다.

<뱅울팍도 사실은 억울해요. 툭하면 다이브 치고, 텔 타고! 바텀이 잔잔할 날이 없습니다. 하지만 호랑이가 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게 뭔지 보여줬어요.>

<맞습니다.>

<이런 슈퍼 플레이 때문에 킬이 안 나와서 그렇지. 경기 내용은 정말 팽팽했습니다. BOX Tiger도 정말 잘했고! SKY T1도 돌아온 느낌입니다.>

클끼리 해설이 열변을 토할 만도 하다.

화제를 낳을 수밖에 없는 두 강팀의 대결이 이렇게 끝나서야 섭할 노릇이다.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믿고 보는 테이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탈수기 운영 ㅈ되네

―이 게임을 끝내러 왔다……gif

―락슼전은 믿고 보는 드라마임

롤판 팬들도 난리가 난다.

학수고대하던 선수 교체가 이루어지고, 그 성과를 여실하게 보여주었다.

―이 게임을 끝내러 왔다……gif

[샹크스×오정환 합성짤. jpg]

└진짜 종결시켜 버리네

└그저 대 정 환

└서포터 하나 바꼈을 뿐인데 ㅋㅋ

└바텀만 버티면 질 수가 없다니까 ㅋㅋㅋㅋㅋㅋ

바텀이 밀리지 않았다.

상대가 대놓고 팠음에도 버텼다.

게임의 구도가 180도 달라진다.

본래의 경기력을 되찾았다.

"이거 쉽지 않아. 아직 스코어는 앞서고 있지만 절대 방심해서는 안 돼. 가능하면 다음 세트에 끝을 내야 돼."

일반 시청자들의 눈에도 그렇게 보인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더 절실할 수밖에 없다.

'…….'

코치진이 피드백을 하고 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고질라는 위기감을 느낀다.

각오를 했다.

준비도 했다.

차고 넘치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뚫지 못했다.

자신들의 무리수를 역으로 이용해 기회로 만들었다.

"바텀이 조급하게 했던 감이 있어."

"할 만한 각이었는데……."

"그냥 피넏까지 불러서 4인으로 해. 애매하게 가니까 상대가 대응을 해버리잖아?"

지금까지는 먹혔다.

아니, 과정에 불과했다.

울팍은 먼저 쓰러뜨리는 조연 같은 역할이었다.

'테이커로 향하는.'

오정환은 중간 보스는커녕 새로운 보스를 상대하는 느낌이다.

처음부터 다시 전략을 수립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 밴픽 구도가 정말 재밌는 게.>

<네!>

<양팀 다 차이라를 할 생각이 없어요. 현재 롤드컵에서 서포터 부동의 1위거든요?>

―카운터 당하니까

―아 그러네

―미포랑 이렐 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 다 너무 준비를 잘해옴 ㄷㄷ

지금까지는 대 테이커전의 준비 운동이었다.

때문에 바텀 라인전은 최대한 빨리 이기는 것만을 생각했다.

「누구도 날 막지 못해!」

방향성을 바꾼다.

라인전을 이기지는 못해도 한 방이 있고, 후반 한타가 든든한 광우스타를 선택한다.

<고질라 선수가 알리스타를 가져갔네요?>

<가르마로 심리전을 걸고 알리스타로 선회한 모습입니다. 이런 밴픽 패턴을 많은 팀들이 보여주긴 했지만, 현재 두 팀의 경기에서는 더 의미가 있는 게…….>

라인전 압살 조합만 나왔다.

뚫리냐, 뚫리지 않냐의 싸움.

그 숨 막히는 혈전에 종지부가 찍혀진 느낌이다.

광우스타는 라인전이 강하지 않다.

오히려 버티는 쪽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면에서는 유지되고 있다.

<수비적인 양상이 될 것 같다는 이야기죠?>

<그렇다고 또 방심을 하면 안 되는 게 광우스타잖아요. 갱호응과 다이브가 정말 무시무시합니다. 저는 락스의 기본적인 방향이 바뀐 건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오

―인정한 듯 ㅋㅋㅋ

―해석) 울팍은 ㅈ밥인데 오정환은 ㅈ밥이 아니다

―이걸 또 노잼 픽을 뽑아??

바텀을 터트린다.

라인전 능력이 아닌, 탑의 로밍과 정글의 갱킹으로 말이다.

BOX Tigers의 팀 색깔이다.

과정이야 어떠하든 바텀을 아주 부숴 놓고 시작한다.

'아무리 라인전 피지컬이 자신이 있어도.'

서포터는 서포터.

본분과 역할이라는 게 있다.

고질라는 그 점을 상기하기로 했다.

괜한 자존심 싸움을 할 필요가 없다.

라인전을 적당히 이기고, 이후로는 시야 싸움을 통해 승리를 굳힐 생각이었는데.

"쟤네 정글 구리가스 아니었어?"

"어?"

"?"

"?"

생각지도 못한 서포터가 나온다.

* * *

짬처리.

서포터에게 있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이다.

파앙!

구리가스의 술통이 굴러간다.

광우스타의 발밑에서 터진다.

투캉!

탕!

그 위로 살상연회가 연계된다.

라인전 단계부터 패기로 말을 맞췄다.

<괜찮은데?>

"그치."

<거리 재면서 계속 패놓자.>

정글로 뽑아두었던 구리가스.

레드팀 5픽인 내가 하고, 정글은 다른 좋은 걸 가져가기로 했다.

'서포터의 역할 자체가 기본적으로.'

아군 라이너를 풀어주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큰 틀에서 봤을 때 챔피언 스왑도 해당된다.

보다 좋은 챔피언.

보다 유리한 구도.

서포터의 챔피언 폭 하나로 이루어질 수 있다.

파앙!

고작 그 하나를 보고 뽑은 픽은 아니다.

광우스타를 상대로 탁월한 상성을 자랑한다.

'이렇게 원거리에서 패면.'

근접 서포터인 광우스타는 처맞는 수밖에 없다.

그러다 언제 한 번 각을 잡아온다.

상대의 거리 조절이 살짝 미숙했을 때.

지금까지 얻어맞은 이상으로 돌려주는 것이다.

쿵!

투웅!

그 각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

광우스타의 밀치기와 구리가스의 배치기가 교차한다.

'어깨보다 똥배가 더 크거든.'

더 둥글다.

실제로 판정이 우위다.

이 하나로 인해 구리가스는 광우스타의 하드 카운터.

「눼에에엣!!」

일방적으로 패는 것이 가능하다.

배앵 진이 4타를 박으며 쿨타임이 돌아온 살상연회를 연계한다.

<광우스타 플 썼어.>

"이러면 우리 바텀 무한 압박할 수 있거든? 정글이 뒤 봐주면 좋겠는데."

맞으면 높은 확률로 사망.

위험을 감지하고 점멸을 쓴 판단은 옳지만, 그로 인해 라인전 구도가 무너지게 된다.

'필살기.'

한 방의 갱호응을 위해 고른 광우스타다.

Q점멸을 할 수 없게 돼버리자.

파앙!

투캉!

마음 놓고, 아주 마음 푹 놓고 패대기 칠 수 있다.

광우스타를 다진 고기로 만들어 놓을 작정이다.

샤악!

애씨가 저지선을 그으려 하지만 2 대 1.

원딜 입장에서는 라인전을 혼자 하는 기분일 것이다.

'작정하고 버티기만 했으면 모르는데.'

딜교환 실수를 한 번 저질렀다.

그것이 치명적인 스노우볼로 굴러간다.

현재는 구리가스 서포터가 쓰이지 않는다.

조커픽이 가진 의미를 살리고 있다.

퍼엉!

다이브가 이루어진다.

잼구의 앨리스가 새끼 거미를 풀며 포탑 어그로를 받는다.

콰라락―!

엄청난 실수다.

뒤쪽 부쉬에 숨어있던 울라프가 유체화를 켜고 돌진해온다.

던져진 도끼가 적중한다.

광우스타의 쿵쾅까지 앨리스를 노리는데.

투웅!

잼구가 게임을 재밌게 만들기 전에 진화한다.

배치기 점멸이 아름다게 흐름을 끊는다.

퍼억!

파앙!

구리가스의 풀콤보.

천둥군주까지 터지자 딸피였던 광우스타는 그대로 소멸한다.

투캉!

살상연회가 연계된다.

유체화를 켠 울라프는 자신의 기동성을 발휘할 기회도 없다.

―퍼스트 블러드!

적을 처치했습니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점화와 함께 타들어간다.

특유의 회복력도 치유 감소와 점사 앞에서는 무의미하다.

위이잉……!

애씨까지 말리고 싶지만 텔레포트가 솟구친다.

십중팔구 탑이 썼을 것이다.

<캐낸 5렙이야 5렙! 그냥 쭉 빼면 돼.>

<쭉 빼면 살겠다!>

울며 겨자 먹기로 말이다.

탑 입장에서는 절대 쓰기 싫은 커버 텔.

'무리를 해서라도 잡고 싶을 텐데.'

테이커가 미드 주도권을 꽉 쥐고 있다.

백업을 오자 상대는 뺄 수밖에 없다.

게임이 간단하다.

미드가 이기고 있는 게임은 변수가 지극히 제한적이다.

찰칵!

바텀이 지는 게 상수.

잼구는 하는 게 예능.

선수들이 자체적으로 긴장감을 조성했을 뿐이다.

"캐낸 텔 빠지면 변수 없는데. 바텀 게임 해줄 수 있나?"

<바텀 봐볼게요.>

"지금 받아먹는 웨이브니까 한 2분 정도 후에."

대회 게임이 어려운 건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아무리 연습을 잘해서 가도, 뜬금없는 데서 터지기 십상이다.

'1년 동안 공부해서 수능장 갔더니 설사 때문에 집중 안 되는 것처럼.'

그런 부분을 미드가 원천 차단해준다.

아군이 못한다면, 그 못하는 부분을 자신이 대신해서 짊어진다.

테이커와 함께 하는 선수들이 S급으로 평가받는 이유.

미드 탈론 교수님의 저서 '이유 없는 무관은 없다'에 나오는 내용이다.

파앙!

웨이브를 쌓아나간다.

술통을 굴리며 조금씩 상대의 체력을 깎는다.

우리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상대도 알고 있을 것이다.

<울라프 안 보인다.>

<칼부 뜬 지 한참 됐는데 안 잡는 거 보면 바텀인 거 거의 확실해.>

"그래도 할 만해. 렙 차 나."

그리고 그것을 우리도 추측할 수 있다.

테이커가 적 정글에 박아둔 와드 덕분에 정보의 신뢰성이 올라간다.

'울라프가 굶주린 상태에서 대기하고 있어봤자.'

아직 7레벨을 찍지 못했을 것이다.

한 번 죽은 내상에 정글링까지 못했으니 대략적인 추측이 가능하다.

터억!

그에 반해 우리 잼구.

게임을 재밌게 해서 그렇지, 실력이 없는 선수는 결코 아니다.

6레벨이 찍혔다.

아이템도 앞선다.

점멸 고치가 깔끔하게 명중한다.

「형씨마씨아!」

궁을 켠 올라프한테 맞은 것이 다소 아쉽다.

기절을 무시하며 포탑 안에서 농성을 하려 한다.

'이런 선수도 있어야.'

경기의 재미가 올라갈지도 모른다.

울라프는 빨개지면 방어력과 마법 저항력이 감소한다.

「눼에에엣!」

앨리스의 풀콤보.

진의 점멸 4타와 Q는 울라프를 빈사 직전까지 만들어 놓는다.

쾅!

광우스타의 점멸Q가 진을 노리지만 보고 있었다.

바로 배치기를 해 추가 연계를 끊는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거미줄을 탄 앨리스가 울라프를 잡고 나온다.

그 경험치로 6레벨이 찍힌 진이 미필 콜을 펼친다.

푸슝!

푸슝!

날아가는 탄환들.

포탑 안에서 어떻게든 피하기 위해 무빙을 하는 바텀 듀오의 고민을 덜어준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더블 킬!

테이커의 모리아나가 먼저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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