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화
<잼구의 고민>
네 번째 세트.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갓구 모드 ON ㅋㅋㅋㅋㅋㅋㅋㅋ
―지는 건 락스인데 처맞는 건 울맘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울팍이랑 차이 없다던 울맘들 ㅇㄷ?
―오정환 vs 울팍 차이 한 짤 요약. 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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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게 슬슬 보따리가 마려워질 시점이다.
―오정환 4세트 한 짤 요약. jpg
[요나기, 멍청이도 알 수 있게 연기해. jpg]
울맘 새끼들 바텀 버스 탔다고 바락바락 우겨대서 보여주는 중 ㅋㅋ└멍청이도 알 수 있게 캐리하는 중ㅋㅋㅋㅋㅋㅋㅋ└사리는 거랑 처맞는 거의 차이를 모르는 건가?
└그냥 결과가 말해줌
└오정환은 구도 보고 사리는 건데 울팍은 그냥 무작정 사리잖아
울팍의 팬들로서는 속상하다.
앞선 세트는 바텀에서 운 나쁘게 사고가 터졌을 뿐이다.
무난하게 갔으면 이겼다.
그 무난이라는 상황이 결코 거저 쥐어지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지적한다.
<구리가스 서폿이 왜 나왔을까? 혹시 밴픽 짬처리를 당한 걸까?>
<짬처리 아하핰!>
<유심히 지켜봤는데 방금 그 이유가 나온 것 같아요.>
바텀 라인전 구도.
광우스타가 힐 쓰면서 버티는 흔한 느낌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보다 급박했다.
파앙!
술통을 굴리면서 견제를 한다.
처맞는 광우스타 입장에서는 억울해서 눈이라도 흘기고 싶다.
쿵!
투웅!
그래서 밀쳐내려고 하면 배치기를 박는다.
스킬 판정이 열이면 열 구리가스가 승리한다.
―아 이래서
―소붕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오후 펀치! 파오후 펀치! 파오후 펀치! 파오후 펀치! 파오후 펀치!
―배치기 판정은 언제 봐도 오지네
―울팍도 현실에선 잘할 텐데
―준비해온 거면 소름 ㄷㄷ
―진짜 극상성이네
―이걸 어케 이기누 ^^ㅣX련ㄴ아
완벽한 상성이다.
스킬 구조가 맞물린다.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당황하여 실수까지 저지른다.
그 실수가 스노우볼로 굴러갔다.
2번의 교전에서 대승한 SKY T1이 승기를 잡는다.
―빨강 팀이 바다의 드래곤을 처치했습니다!
바다의 드래곤.
8초마다 잃은 체력 및 마나의 4/8/12%를 회복시킨다.
4개 속성의 드래곤 중 가장 가치가 낮다고 평가받지만, 라인전 단계에서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리 오실까!」
고통 받던 두크의 애코에게 큰 힘이 된다.
바텀의 라인전 승리가 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미드 라인도 팽팽했었는데 바텀에서 2킬을 먹으면서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2킬 먹은 테이커 아닙니까~? 게임 끝났죠!>
―QRW 꺼어어어억~
―그 미드 버스 타누
―미드에서 파밍만 했는데 이겨있음 ㅋㅋ
―이건 ㄹㅇ 바텀 버스임
미드는 미드대로 잘하고 있다.
스노우볼이 굴러가는 속도가 3세트보다 더 빠르고 와닿는다.
'…….'
당장 킬 스코어부터가 밀리고 있으니 말이다.
고질라는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1, 2세트를 압승했다.
자신감이 차고 넘쳤다.
이 정도로 탈탈 털릴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나 이제 사이드에서 애코 못 이겨.>
<한타 해야 하긴 할 것 같은데…….>
단순히 라인전을 진 것뿐만이 아니다.
게임 구도 자체가 완전히 망가졌다.
'고민할 시간도 없어.'
하지만 경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상대가 슈퍼 플레이로 승기를 잡았다면, 자신도 슈퍼 플레이로 역전을 하면 된다.
크롸라라라―!
드래곤 타이밍.
마침 화염용이 나왔다.
가장 가치 있는 드래곤으로, 유리한 상대팀이라면 결코 주지 않을 것이다.
치지직!
캐낸이 EW로 깔끔하게 라인을 클리어한다.
탑 라인 주도권을 바탕으로 먼저 합류각을 잡는다.
'라인도 딱히 뚫린 곳이 없고.'
전 세트처럼 손해 보는 교환을 하지 않는다.
확실하게 한타를 유도해서 이판사판 끝장을 본다.
노리는 건 대박각.
성장도, 조합도 상대가 명백히 좋다.
그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벌어진다.
터억!
퍼엉!
잼구의 앨리스가 자신을 향해 고치를 박는다.
나머지 스킬 연계를 위해 가까운 거리까지 접근해온다.
구워어어―!
쿵! 쾅!
궁극기로 바로 상쇄한다.
이번에야말로 밀쳐내며 점멸로 그 앞지점에 있는 적들까지 띄운다.
<아앜!>
<아니!!>
<이러면 캐낸이! 캐낸이 백만볼트 으아아아악~!!>
―잼구얔ㅋㅋㅋㅋㅋㅋㅋ
―믿고 있었다고 젠장!
―힘들고 외로울 땐 잼구를 외쳐보세요
―잼난지원금 ON
한발 빠르게 합류한 스맾의 캐낸.
망설임 없이 점멸로 호응해 궁극기를 지져버린다.
'좋아!'
정말로 대박이 터졌다.
불리한 상황이라도 스킬을 어떻게 맞추냐에 따라 달라지는 게 LoL의 묘미다.
「형씨마씨아!」
물론 중요한 숙적이 남아있다.
피넏의 울라프가 유체화와 궁극기를 켜고 무지성으로 달린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BOX 피넏님이 SKY 테이커님의 대량 학살을 종결시켰습니다! (추가 골드 : +432G)
그리고 해낸다.
비록 죽긴 했지만 테이커의 대가리를 찍는 데 성공한 것이다.
샤악!
토도독! 토도독!
애씨의 프리딜각이 나온다.
가르마의 서포팅을 받으며 한타를 굳히려고 했었는데.
「눼에에엣!!」
눈앞에서 끔살 당한다.
진의 점멸 4타가 가르마를 터트린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적 더블 킬!
프리딜각을 잡고 있는 건 마찬가지였다.
배앵의 진도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그리고 미필 콜을 연다.
평타 사거리는 애씨가 앞서지만, 스킬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푸슝!
푸슝!
쏟아지는 탄환.
그 데미지는 어마어마하다.
현재 진은 요우무-드락으로 이어지는 방관 템트리가 대세다.
----------------------------+
「죽음불꽃 손길」
공격 스킬 적중 시 적 챔피언에게 4초간 8+(+0.6 추가 공격력) (+0.25 주문력)의 피해를 입힙니다.
+----------------------------
특성도 깔맞춤이 되어있다.
추가AD가 어마어마한 진은 그 시너지가 스킬이 하나 추가된 수준이다.
'X발!'
두 방 맞은 애씨의 체력이 녹아내린다.
두 방 더 맞으면 죽거나 최소 빈사 상태가 된다.
그전에 어떻게든 해야 한다.
한타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빠졌던 고질라는 부쉬를 몰래 돌아서 접근한다.
쿵!
투웅!
진을 밀어서 궁극기를 끊는다.
땅을 내려쳐 띄울 수까지 있다면 애씨가 사거리 차이로 이길 수 있는데.
'아…….'
그 생각을 읽었다는 듯 대기하고 있었다.
똑같이 부쉬에 숨어있던 구리가스.
배치기의 판정에 밀치기가 취소당한다.
엄호하에 미필 콜이 계속 쏘아진다.
<하나! 둘! 셋! 네엣! 군필 콜 작렬하면서 애씨 죽었고, 이러면 광우스타까지 전사!>
<배앵은 SKY T1의 수호신이죠.>
―하나 둘 셋 야!
―배앵 이 새끼 잼구도 말려버리네
―미필이 쏘는 군필 콜 ㄷㄷ
―잼구는 대단하네! 잼구는 천재라네!
한타를 다시 역전당한다.
최후의 보루인 애씨가 쓰러지고 진이 탄환을 장전한다.
―쿼드라 킬!
마무리……!
적 원딜이 4킬을 먹었다.
그것이 배앵이고, 탱커가 부족한 조합을 상대로 한 진이다.
사실상 끝났다고 보는 것이 옳다.
SKY T1을 누구보다 많이 상대했기에 잘 알고 있다.
「패배」
네 번째 세트를 패배한다.
3, 4세트를 내리 지며 승점을 2점 내주게 되었다.
"애들아 수고했어! 일단 물 마시면서 바나나라도 먹고 있어. 다전제는 멘탈 싸움인 거 알지?"
다른 선수들도 힘들겠지만 고질라는 특히 더 그럴 수밖에 없다.
바텀의 승패가 곧 게임의 승패로 연결된다.
4세트가 전부 그러했다.
5세트도 높은 확률로 그렇게 될 것이다.
받는 압박감이 장난이 아니다.
"이번 세트는 어쩔 수 없었어. 우리가 애미 조합을 준비해왔던 것처럼 상대도 준비한 카드가 있었고, 우리가 그걸 당했어. 딱 그뿐이야."
""우물우물!""
그 점을 코치진이 해소시켜야 한다.
BOX Tigers의 코치 정노패는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다전제에서 선수들한테 큰 소리로 윽박지르면 무관귀신 되기 딱 좋지.'
대 SKY T1전 전적.
전용 호구가 아니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작년부터 줄기차게 당해왔다.
서머 시즌의 우승도 KTX 롤스터가 반쯤 도와준 셈이다.
그렇기에 더 이기고 싶다.
동시에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여기까지 해준 것만 해도 선수들이 장하다.
"범지야. 마지막 세트 뭐 하고 싶은 챔피언 있어?"
"글쎄요……."
"이것만 생각해. 죽이 되든 밥이 되는 네 탓할 사람 아무도 없어. 바텀 덕분에 1, 2세트 이긴 거고, 애초에 상대가 SKY T1이야. 우리 경기력 보여줄 만큼 보여줬어. 마지막은 하늘에 맡기자."
중요한 것은 미련을 남기지 않는 것이다.
많이 지다 보면 깨닫는 것도 생긴다.
'괜히 고민 끝에 악수 두는 것보단.'
미련이 없는 편이 훨씬 속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다.
SKY T1 때문에 놓친 우승만 네 번이다.
한 번 더 추가된다고 대수일까?
그러다 만에 하나 이기면 글자 그대로 대박이다.
―X발 또 ㅋㅋ
―테이커는 팔다리 잘리고 시작하는데 왜케 잘해 ㄷㄷ―저러고 가르마 가져가겠지 ―헐?
해설진의 예측대로 밴의 흐름은 비슷하다.
하지만 한 가지만은 달라졌다.
「우린 반드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BOX Tigers의 마지막 밴.
1티어 서포터인 가르마가 잘린다.
미드 스왑이 가능해서 선픽을 하던 카드다.
<이러면 보통은 차이라를 가져가는데…….>
<양팀 다 카운터 칠 카드가 있기 때문에 가져갈 생각이 없을 겁니다. 이러면, 이러면! 나오네요. 1, 2세트 승리의 주역!>
대신 승부수를 던진다.
현재 바텀 메타는 견제형 서포터가 주를 이룬다.
근접 서포터가 나올 수도 있지만 상성 면에서 불리하다.
애미 조합은 엄청난 견제력을 자랑한다.
<이랠리아……. 아직은 어디로 갈지 지켜봐야겠지만 응수의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캬
―이걸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한국의 도구들이다……
―솔랭에서 나오면 다 트롤픽들인뎈ㅋㅋㅋㅋㅋ
그것을 뚫어낼 만한 카드.
오정환은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밴픽이라는 것은 마지막까지 가봐야 안다.
「영웅이라뇨, 전 그저 망치를 든 요들일 뿐이에요~」
뽀피를 가져간다.
이랠리아의 하드 카운터에 해당한다.
SKY T1 입장에서는 스왑을 하는 것이 이성적이다.
<뽀피는 귤플랭크에게 카운터를 맞는데, 롤드컵 패치 기준으로는 너프가 크게 됐기 때문에 캐낸으로 선회하네요.>
<이러면 바텀은 피바람이 불겠군요.>
양팀의 수 싸움이 끝난다.
실전으로 보여줄 일만 남았다.
롤드컵 결승으로 향하는 4강 마지막 세트에서 말이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사실상의 결승전이라 불리고 있다.
작년 롤드컵 결승전의 2회전이 치러지는 셈이다.
현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
이렇게 길게 경기가 이어졌음에도 더 뜨거워진 열기로 호응한다.
―오정환 미쳤냐고 ㅋㅋ
―1킬 따인 쪽이 계속 죽는 구도임
―패패승승승은 이루어진다
―개ㅈ슼! 개ㅈ슼! 개ㅈ슼! 개ㅈ슼! 개ㅈ슼! 개ㅈ슼! 개ㅈ슼!
―큰 거 온다
―애미로 시작해서 애미로 끝나는구나
―솔랭 주의보 발령
―락스 그래도 이번에는 5꽉 가네
시작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단 하나뿐이다.
다전제가 아닌 단판제가 되었다.
5전 3선승제의 다섯 번째 세트.
승부를 결정짓는 마지막 향방이 이목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