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731화 (731/846)

731화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

중앙의 무대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2016 롤드컵의 테마곡을 피처링한 Zedd가 노래를 부른다.

그 가사는 가히 파괴적이다.

결승전의 테마곡.

전투적이고, 진취적인 느낌이 선택되지만 이번 2016년의 롤드컵은 특히 더 그런 감이 있다.

와아아아아아~~!!

그만큼 의미가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뮤비의 하이라이트 장면이 송출되며 관중들이 흥분으로 달아오른다.

SKY T1과 삼선 갤럭시.

둘 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팀이다.

2013, 2014 롤드컵 우승 때와는 멤버가 달라지긴 했지만.

Taker!!

단 한 선수만은 여전히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니, 정상을 넘어 역사라는 자리에 도전한다.

이번 2016 롤드컵이 가지는 의미.

삼선 갤럭시의 새 왕조, 아니면 SKY T1의 집권으로 통한다.

현지의 사회자도 그 점을 알고 있다.

아니, 롤팬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프로팀 중 하나다.

―공백의 1년……

―그 미드 4연 솔킬 한 죄로 기록 말살된 폰에그리프 ㅋㅋ―어허!

―서양에선 기억해주네

―2014년에도 롤드컵 열렸음??

―진짜 삼선 대단하긴 함

―개ㅈ슼갈이 묻어버린 삼선 왕조 다시 세우나?

―이 두 팀이 다시 만나네 크~

롤판 엑소더스 사태.

LCK와 롤드컵의 우승을 근거로 연봉 인상을 요구한 삼선 갤럭시 선수들의 요구를 프론트가 묵살하며 촉발됐다.

모든 선수들이 중국팀으로 떠났다.

그로 인해 과거의 삼선 갤럭시는 글자 그대로 공중 분해가 되었다.

와아아아아아아~~!!!

하지만 새로운 삼선 갤럭시가 세워졌다.

왕조의 부흥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팀이다.

그 앞길을 막은 팀.

아니, 지키고 있는 팀이다.

2013, 2015 롤드컵 우승을 차지한 욕심쟁이가 또다시 결승의 자리에 섰다.

역사의 산증인이다.

여전히 활동하는 선수들은 찾아보면 있지만, 탑급 기량을 유지하는 선수는 그 하나뿐이다.

<새삼 말씀드리기도 뭣하지만 정말 대단한 선수죠.>

<동의합니다.>

<3번째 롤드컵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LCK 우승도 5번이나 하고!>

―ㄹㅇ

―이러다 LCK 우승 10회 채울 기셐ㅋㅋㅋㅋㅋㅋ

―테이커가 너무 많이 우승해서 다른 선수들이 못 큼

―개ㅈ슼 강점기 언제까지?

LCK는 물론 전세계를 아우르는 LoL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현장에서도 나머지 선수들에 비할 수 없는 함성이 터져 나온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사건이 현장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낸다.

4강에서도 큰 활약한 선수지만, 입장 순서가 다소 바뀌었다.

<선발은 오정환 선수입니다!>

<팬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지만 아무래도 최근 오정환 선수의 폼이 좋았고, 실제로 성적도 받쳐준 만큼 일리 있는 기용으로 보여집니다.>

―그냥 오정환이 잘했지 ㅋㅋㅋ

―강팀준 싱글벙글

―눈이 웃고 있는데?

―울팍은 무색무취임

SKY T1의 팬덤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롤판의 BTS가 되어있다.

새로운 선수에 대해서도 빠르게 알려진다.

오정환.

팀의 서포터로서 기대 이상의 역할을 수행해주고 있다.

라인전을 버티는 정도가 아니라 박살을 내놓는다.

―존슨베이비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정환이 롤드컵 결승도 나가고 대단하네 ㅋㅋ

"전 모르겠어요. 진짜 아무고토 몰라요!"

―롤을 몰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

―봄이 화가 잔뜩 났어

―왜 이럼?

―오정환이 롤행금지 시켜서 ㅋㅋ

봄이는 미국 콘텐츠를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했다.

학교 때문에 너무 긴 시간을 비울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방송을 하고 있다.

오정환이 시키는 대로 말이다.

한 가지 불만 사항이 없을 수가 없었다.

'진짜 이상한 애야!'

LoL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

착한 아이인 봄이는 LoL을 플레이한 적이 없지만.

"저기 애들 중에 김상혁이란 애가 정말 이상한 애예요. 제 머리를 물어뜯었어요! 진짜 그러면 안 되는 건데!"

―헐??

―테이커/논란

―야리혁 딜교환 클라스 ㄷㄷ

―봄이 머리를 씹어서 이 상한 거 아닐까?

충신지빡이님이 채팅금지 1회가 되었습니다!

만난 적은 있다.

오정환이 접선해줬다.

반갑게 맞이해줬지만, 친구인 줄 알았지만 뒤통수를 당한 것이다.

부들부들

부들부들

봄이로서는 화가 난다.

자신도 이제 클 만큼 컸는데!

사실상이 아니라 진짜로 어른인데!

아직도 어린애 취급을 받고 있다.

두 남자에게 놀림을 당한 정수리의 욱신거림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다.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오정환 개미친 새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봄이 롤 영재 교육 시키눜ㅋㅋㅋㅋㅋㅋㅋ

―테이커한테 세례받은 거면 업계 포상 아니냐?

―오정환+테이커= 봄이 ㄷㄷ

시청자들에게는 흥미로운 화젯거리다.

오정환이 SKY T1에 간 것도, 봄이가 미국에 간 것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만날 수도 있다.

사석.

테이커와 봄이의 피할 수 없는 혈투가 펼쳐졌던 것이다.

―테이커한테 세례받은 거면 업계 포상 아니냐?

오정환과 테이커한테 물어뜯긴 대가리 부러운데

└롤지능 +345232

└오정환이 시켰겠지

└봄이 대가리 무는 것도 업계 포상이짘ㅋㅋㅋㅋㅋㅋㅋ└천재들은 원래 정상이 아님

큰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테이커는 두말할 것이 없으며, 봄이도 일개 유튜버라 할 수 없는 몸이 되었다.

그 이상으로 이목이 쏟아진다.

현재 진행되는 무대는 전 세계 롤팬들의 최대 관심사다.

<사실 국내로 한정하면 앰빠따 선수도 경력이 굉장히 길죠.>

<맞습니다!>

<1세대 한체미 아니었나요? 테이커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그 진화 전까지 ㅋㅋㅋ

―찬밥 신세 되더니 정글로 포변했지

―정보) 앰빠따는 테이커한테 첫 번째 킬을 줬다

―도움반 클현우 시절엔 잘 나갔었는데 ㅠㅠ

롤드컵의 결승전이 진행되고 있다.

2016년 롤판을 총결산하는 자리다.

SKY T1의 상대팀인 삼선 갤럭시.

팀의 주장인 앰빠따는 이런저런 사연이 많은 선수다.

시즌3 초까지만 하더라도 한국 최고의 미드라이너였다.

테이커의 첫 경기와 함께 그 간판을 몰수당한다.

재능의 벽을 느끼며 정글러로 포지션을 변경하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 이 자리에 섰다는 건 테이커를 따라잡았다는 소리 아니겠습니까~?>

<앰빠따도, 테이커도 정말 대단한 선수예요. 오늘 보여줄 두 팀의 경기가 더욱 기대가 됩니다.>

다른 위치에서 세계 최고를 향해 도전하고 있다.

두 팀의 경기는 팀 간에도, 선수 간에도 스토리텔링이 착실하다.

하지만 승산.

솔직하게 밀려 보이는 게 사실이다.

BOX Tigers전이 실질적인 결승이라 불린 이유가 있는데.

〔2016 롤드컵 본선 전적〕

Samsun Galaxy 3 : 0 C9

Samsun Galaxy 3 : 0 H2K

SKY T1 3 : 1 RNG

SKY T1 3 : 2 BOX Tigers

최근 삼선 갤럭시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조별 리그 이후로 한 번도 패배를 경험한 적이 없다.

<정말 대비되는 전적이군요?>

―개꿀 빨면서 왔네

―대진운 실화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ㅈ슼은 왜 결승 3번째임?

―이렇게 보니 13결승, 15결승 다시 치렀네

기세가 물이 올라있다.

LCK에서의 삼선 갤럭시와는 결이 다르다.

해설진의 포장은 결코 과장이라고 볼 수 없다.

<아하핰!>

팀간의 상대 전적이 얽히고설켰다.

삼선 갤럭시는 반전을 써내려 갈 저력이 있는 팀이다.

와아아아아아아~~~!!!

쏟아지는 기대 속에서 첫 번째 세트가 막을 올린다.

* * *

삼선 갤럭시.

개인적으로 썩 좋아하진 않는 팀이다.

'아니, 다 싫어하긴 했지.'

시간이 지나며, 커리어가 쌓이며 재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당시에는 짐에어와 2대 산맥이었다.

눕롤.

글자 그대로 드러눕는다.

작정하고 장기전을 가려는 팀 색깔을 가졌다.

―소환자의 전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게임 속도가 정해져 있다.

템포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일은 없다.

'템포가 빠르면 보는 입장에서는 재미가 있는데.'

선수들 입장에서는 어렵긴 하다.

제 발 걸려 넘어진다고 자충수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삼선 갤럭시 그것을 아예 하지 않는다.

대신 후반 한타만 죽도록 연습했다.

좋게 말하면 선택과 집중이다.

탕!

탕!

적 케이클린이 미니언을 친다.

그러나 확실하게 라인 주도권을 잡을 생각은 없어 보인다.

'굉장히 규칙적인 라인전을 하지.'

라인전의 기본 원칙이라는 게 있다.

프로씬에서는 거의 웬만하면 지켜진다.

아군 정글이 시팅을 해줄 땐 딜교환 O.

적 정글이 보이지 않으면 딜교환 X.

이 원칙을 따르면 아군 정글이 근처에 있을 때만 사건이 일어난다.

소위 말하는 '대각선의 법칙'이 생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원칙은 어디까지나 원칙으로 그걸 다 지키면 딜교환각이 제한된다.

그리고 변수 창출이 안 돼서 조금씩 어기면서 하는데.

「사엘라 사 티리비!」

원칙을 철저할 정도로 지킨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만트라Q를 날리자 상대는 쭉 뺀다.

라인 주도권을 우리들에게 헌납한다.

'물론 이러면.'

라인전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보통 팀들은 당연히 이러지 않고, 하더라도 짐에어처럼 한계가 있다.

삼선 갤럭시는 그것을 한 가지로 메운다.

'우실줄'.

사리는 과정에서 생기는 실수를 줄여서 손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탕!

탕!

포탑에 박히는 미니언.

단 한 마리의 손실 없이 다 받아먹는다.

막타 체력과 공속까지 계산해가며 말이다.

"계속 밀자 계속."

<리심 위치 안 보이는데?>

물론 이것은 선수들의 체급이 높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지다.

어중간한 실력으로는 추가적인 실수만 유발된다.

'그리고 LCK.'

서로 원칙을 지켜준다.

슬슬 적 정글 올 때가 됐네?

암묵적인 합의점이 있는 것이다.

파앙!

투캉!

무시하고 뚜까 팬다.

턴이고, 대각선이고 나발이고 그냥 라인전을 세게 가져간다.

'존나 패야 돼 그냥.'

빡견제를 넣어서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든다.

앞서 내준 주도권이 어떤 스노우볼로 굴러가는지.

「사엘라 사 티리비!」

만트라Q를 맞히며 평타를 툭!

바닥에서 터지는 2차 폭발과 함께 한 가지가 더 터진다.

<아니, 딜 뭐야? 천둥군주 들었어?>

"밀면서 계속 패자."

가르마는 대개 보조형 특성을 든다.

현재 게임에서는 천둥군주를 들었다.

'룬도.'

완전 공격 쪽에 치우쳤다.

이번 게임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춰서 세팅을 해둔 것이다.

투캉!

「눼에에엣!!」

그 차이는 의미가 있다.

진의 4타가 더 강렬하게 박힌다.

상대가 받는 압박감의 깊이가 달라진다.

'아무리 열심히 실수를 줄여도.'

그것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나 가능하다.

부담이 차고 오르는 상황에서는 틈이 벌어지게 돼있다.

탕!

라인을 받아먹는 케이클린.

근거리 미니언을 한 대 더 치고 만다.

그 실수가 연쇄 작용하여 CS 2마리를 놓친다.

사소하다면 사소하다.

고수 간의 대결에서는 그 사소한 차이가 누적되어 하나의 필연을 만든다.

<나 블루 털고 있는데 리심 계속 안 보여!>

상대의 움직임이 조급해진다.

자신들이 정한 선을 넘어오는 플레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적 정글이 올 만한 타이밍.

호흡을 조절하면서도 꽉 쥔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점멸 속박만 조심하면 돼.'

갱을 회피할 수만 있다면 역으로 대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가지 전제가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휘리릭!

점멸 덩굴이 다리를 휘감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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