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734화 (734/846)

734화

진행되는 경기.

─빨강 팀의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격했던 초반과 달리 소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받아칩니다 삼선도! 맞고만 있지 않아요!>

<삼선 갤럭시가 쿠베를 중심으로 성공적인 돌려 깎기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돌려 깎기.

원초적인 운영 방식이다.

외각에 위치한 포탑부터 깎아간다.

그것이 맞물리면 교환 구도가 된다.

양팀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교전 대신 포탑을 취하는 것이다.

─파랑 팀의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진행되는 게임의 구도가 그러하다.

서로 오브젝트와 오브젝트를 교환하는 형태를 취한다.

―――――――――――――――――――――――+

「추적자의 나이프」

와드 설치 : 충전량을 1회 소모하여 주변 지역을 150초간 드러내는 와드를 설치합니다. 상점 방문 시 2회의 충전량이 채워집니다.

+―――――――――――――――――――――――

그 근간은 시야.

현재 정글러는 '초록 강타'라 불리는 정글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서로 탑과 바텀의 2차 포탑을 교환하는 선에서 빠지네요.>

―쿠베가 캐리하네

―개ㅈ슼 또 안 싸워?

―좀 싸워!

―이기고 있는데 왜 안 싸우는 거지 ㅉㅉ

한 팀에 시야석이 2개가 있는 셈이다.

알 수 있는 정보가 훨씬 많고, 정확도가 높다.

이는 '스플릿 운영'에 큰 힘을 보태준다.

삼선 갤럭시는 그것을 백분 활용할 줄 안다.

'이번엔 간짜장으로 시켜주겠지?'

탑라이너인 쿠베는 그러한 역할을 해준다.

라인전을 이기고, 그 힘으로 스플릿을 돈다.

<탑 빼! 빼! 애들 다 간다.>

"이번 웨이브까진 밀어도 돼~"

앰빠따가 깔아준 와드 덕분에 수월하다.

스플릿 운영은 보이는 것보다 난이도가 높다.

늦게 빼면 적한테 싸먹혀서 죽는다.

빠르게 빼면 볼 수 있는 이득이 제한적이다.

치지직!

그 하나만을 미친 듯이 갈고닦았다.

쿠베는 스플릿 푸쉬에 최적화된 탑솔러다.

EW로 라인을 클리어하며 그대로 도주한다.

상대는 한 끗 차이로 자신을 놓친다.

"탑 2차도 이런 느낌으로 깎아볼게~"

<부탁할게!>

삼선 갤럭시의 에이스라고 불리는 이유다.

팀이 불리해도 쿠베만 믿고 간다.

스플릿 푸쉬를 통해 장기전으로 이끌 수 있다.

현재 게임이 딱 그런 구도다.

파삭!

파삭!

라인전이 망했던 이즈레알.

쿠베가 시간을 끌어준 덕분에 어느 정도 회복을 했다.

'내가 크기만 하면…….'

룰라는 이를 악물고 게임을 따라가고 있다.

원딜러로서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났다.

두 판 연속 라인전을 패배.

하지만 팀의 승리가 우선이고, 최후에 웃는 자야말로 승자다.

「눼에에엣!!」

지금은 진이 성장을 앞선다.

꾸역꾸역 따라잡다 보면 결국 자신이 웃게 되는 순간이 온다.

성장 기대치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코어템의 가격도 싸서 시간만 흐르면 가능하다.

─빨강 팀의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파랑 팀의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돌려 깎기가 진행된다.

시간을 벌 수 있는 근거다.

SKY T1은 교환을 허락할 수밖에 없다.

본대는 SKY T1이 강하지만, 사이드는 삼선 갤럭시가 강하다.

글로벌 골드 차이가 서서히 좁혀진다.

<시간대를 감안하면 골드 차이가 거의 무의미한 수준까지 왔네요.>

<동의합니다.>

―그놈의 운영 ㄷㄷ

―안 동의하는 거 보고 싶다

―어찌 된 게 결승보다 4강이 더 재밌누

―스플릿 멈춰!

실질적으로 말이다.

똑같이 3천 골드 차이가 나도 10분대와 20분, 그리고 30분대는 느낌이 다르다.

LCK식 운영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라인전이 발려도 시간을 질질 끌어서 따라잡는다.

크롸라라라―!

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것도 있다.

2016년 중반부터 효과가 바뀌었다.

현재 드래곤은 처치 시 영구적인 효과를 획득한다.

<한타를 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 것 같죠?>

<삼선 갤럭시의 인원 배분을 봤을 때 한타보다는 라인 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미드 1차를 밀 생각인 것 같네요.>

―대지용이라 그냥 주네

―화염용 좀 뜨지

―에휴

―그냥 이 새끼들은 장로 전까지 한타할 생각이 없음ㅋㅋㅋㅋㅋ

바람/대지/화염/바다.

네 가지 속성으로 나뉜다.

문제가 있다면 각 드래곤의 효과가 동등한 수준이 아니다.

─대지 드래곤은 진짜 먼 생각으로 만든 거냐

화염 드래곤은 공격력 8% 오르는데

대지 10%랑 2% 차이잖아?

심지어 대지는 조건부고

화염 먹어도 오브젝트 잡는 속도 똑같이 빨라지는데 무슨 의미가??

└ㄹㅇㅋㅋ

└화염 > 바다 = 바람 >>>> 대지

└프로팀들도 대지용이면 그냥 용 한타를 안 하더라

└대지는 공성 개념으로 만든 거겠지. 화염은 전방위에서 다 좋은 거고

더 좋은 용이 있고, 별로인 용이 있다.

그중에서 가장 쓰레기 취급을 받는다.

――――――――――――――――――――――+

「대지의 드래곤」

처치 시 영구적으로 에픽 몬스터와 포탑 대상으로 10/20/30%의 추가 고정 피해를 입힙니다.

+――――――――――――――――――――――

애매한 효과 때문이다.

전투에 직접적으로도, 간접적으로도 도움을 주지 않는다.

없는 것보단 낫지만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

드래곤을 먹기 위해서는 턴이 소모된다.

─빨강 팀이 대지의 드래곤을 처치했습니다!

빨강 팀의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SKY T1은 대지의 드래곤을 처치했다.

그 대가로 미드 1차 포탑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미드 1차 포탑이 가지는 운영적 의미가 꽤 크기 때문에 삼선 갤럭시가 영리한 교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대물물교환의 시대~

―요즘 드래곤 돈도 안 줌ㅋㅋ

―개ㅈ슼도 답답하겠다 쓰레기 용만 뜨고

―졸린 거 보니 삼선이 이기겠네

LCK팀들에게는 주류로 자리 잡은 운영이다.

워낙 익숙한 상황이라 해설들도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라인전이 발린 팀.

계속 교환을 유도할 수 있다.

소위 말하는 '줄 건 줘'가 탄생하는 계기다.

현재는 줘도 크게 이상이 없다.

화염용 3스택 같은 게 아닌 이상 크게 아쉬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조합 파워를 믿고 시간을 살살 끈다.

이런 식의 교환이 장로 드래곤이 뜰 때까지 계속되는데.

─빨강 팀이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다른 국면이 펼쳐진다.

* * *

대지의 드래곤.

초기에는 가장 안 좋은 취급을 받던 드래곤이다.

다른 드래곤들처럼 실질적인 스펙을 올려주지 않는다.

하다못해 바람 드래곤만 해도.

<이거 2바람이었으면 캐낸 막아볼 만했을 텐데…….>

운영에 큰 시너지를 준다.

비전투 시 이동 속도 증가가 합류 속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평가를 받았지.'

화염용 하위 호환 아니냐?

챔피언 딜도 아닌데 어따 쓰냐?

어차피 오브젝트는 유리한 팀이 먹게 돼있다.

틀린 평가는 아니다.

하지만 LCK 특유의 미적지근한 대회식 운영과 맞물리게 되면.

"바론 치자."

<부르게?>

"아니, 그냥 먹어."

<?>

가치가 재평가받는다.

에픽 몬스터에게 데미지 추가 효과는 큰 의미를 가진다.

'이게 고정 데미지라서.'

바론 레이드는 큰 리스크를 가진다.

잡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디버프가 걸리기 때문이다.

――――――――――――――――――――――――+

? 백작의 시선: 바론 백작이 공격한 유닛에게 8초 동안 50% 감소한 피해를 입습니다.

? 탐식성 부식: 대상의 방어력과 마법 저항력을 0.5만큼 감소시킵니다. 최대 중첩 100+―――――――――――――――――――――――

탱커가 걸레짝이 되어있다.

딜러도 딜을 넣을 수 있는 장소가 제한적이다.

바론한테 맞으면 데미지가 절반으로 뚝!

그 점을 대지의 드래곤이 완화시켜 준다.

화악―!

촤학!

상대 팀이 견제를 하러 온다.

가시오페아가 독을 뿌리자 아군 포지셔닝에 영향이 생긴다.

'이래서 바론 애무가 생기는 건데.'

바론 디버프 때문에 탱킹이 약해진다.

백작의 시선에 한 번씩 당하면 딜링도 안 박혀.

원래라면 그래야 한다.

대지의 드래곤 효과로 어찌저찌 박힌다.

상대가 예상하는 것보다 빠르게 말이다.

<버스트! 버스트!>

"쟤네 아직 안 모였어. 먹고 빠지자!"

<먹을 수 있겠는데?>

한 끗 차이다.

확실할 때 바론을 먹는 솔로랭크에서는 큰 의미를 가지지 않을 만도 하다.

'잼구와 갓구도 한 끗 차이야.'

하지만 대회 무대.

상대가 대놓고 운영을 돌릴 때 한 방 제대로 먹여줄 수 있다.

찰싹!

찰싹!

그럴 수 있는 딜이 충분하다.

라안드리가 뜬 차이라는 바론 딜링이 라이너 이상으로 강력하다.

─아군이 바론 백작을 처치했습니다!

빠르게 먹는다.

상대는 아직도 다 모이지도 않았다.

진영을 잡으며 천천히 후퇴를 완료한다.

<이게 되네?>

<차이라가 너무 잘 커가지고…….>

<기바오였어, 기바오! 이기면 정환형 캐리!>

삼선 갤럭시 특유의 LC게이식 운영.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세밀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변수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걸 또 우실줄 하겠지.'

적어도 현재 진행되는 게임에서는 불가능하다.

예기치 못한 상황의 대처력이 지극히 떨어지는 팀이다.

찰칵!

아이템을 구입한다.

라일라이의 지팡이.

라안드리의 고통과도 시너지가 있다.

<나 얼망 떴어! 이제 캐낸 마크 가능.>

"웨이브 몰면서 천천히 가자. 잘리는 것만 조심."

그냥 미드라이너 수준으로 세진다.

본대 싸움은 우리가 어떻게 싸워도 승리할 수밖에 없는 구도다.

'사이드도 이제 숨통이 트였고.'

사이드 관리를 하며 천천히 가면 된다.

바론 버프를 두른 미니언들을 진격시킨다.

퍼엉! 퍼엉!

대포 미니언들이 포탑을 두들긴다.

변수 창출 능력이 낮은 삼선 갤럭시에게는.

'체크메이트지.'

억제기를 깨면서 종지부를 찍으면 된다.

줄 건 줘!

하다가 넥서스까지 줘버리도록 말이다.

「내가 간다~!」

그전에 사고가 터진다.

대치 상황에서 머리가 헤까닥한 잼구가 적진을 향해 날아간다.

아니, 의도는 위협용이었을지 모른다.

포탑을 순순히 내줘라.

하필 깊이 들어가 버려서 문제다.

'이 새끼는 정말.'

원치 않는 한타가 강제로 시작된다.

잼구를 향해 점사가 쏟아진다.

아군 진영도 무너지고 있다.

치지지지지직!

캐낸의 진입각이 나온다.

잼구를 살리려고 들어갔던 테이커의 나이즈까지 휘말리고 만다.

─아군이 당했습니다!

대참사.

그런 잼구의 예능까지 포함해서 작정하고 이기려고 한 게임이다.

쫘악!

휘리릭!

기세를 타고 들어오는 적들을 향해 뛰어든다.

점멸 궁을 펼치자 상대는 당황한다.

라일라이에 의해 둔화가 걸린다.

범위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한발 늦고 만다.

투웅!

찰싹! 찰싹!

공중에 떠오른다.

그 주위에 꽃이 가득 깔린다.

격분한 꽃들이 적들을 사정없이 물어뜯는다.

「눼에에엣!!」

그리고 이는 배앵의 프리딜 환경으로 연결된다.

아비규환이 된 상대팀을 하나하나 마무리한다.

─SKY 배잉 (진)님이 SSG 쿠베 (캐낸)님을 처치하고 현상금을 차지했습니다! (팀 골드: 300골드) 더블 킬!

트리플 킬!

탄창이 빌 때까지 말이다.

아직 왕이 쓰러지지 않았다.

룰라의 이즈레알이 힘 가쁘게 서있다.

푸슝!

푸슝!

미필 콜이 펼쳐진다.

게임의 장르가 바뀌며 탄환을 피하기 위한 줄타기가 시작된다.

후웅!

찰싹!

그 고민을 덜어준다.

일어난 꽃 하나.

이즈레알은 바로 제거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쿼드라 킬!

마무리……!

나일라이에 의한 둔화가 발목을 잡는다.

마지막의 거대한 한 방이 미간에 명중한다.

─미니언이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미군이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변수 없는 게임의 종지부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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