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736화 (736/846)

736화

진행되는 경기.

─퍼스트 블러드!

예상된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다.

처음 사고가 터진 라인은.

<어? 어어??>

<점멸.>

<어어어어어억?!>

<<쿠베에에에!!>>

―전기 고문 ON

―대황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짜황

―솔로킬 따야 한다니까 진짜 따네 ㅋㅋ

탑이었다.

1, 2세트에서도 유일하게 앞서고 있던 라인이다.

쿠와앙!

리플레이가 송출된다.

분노 상태가 된 나루가 패기롭게 들어온다.

미니언을 먹기 위함이다.

겸사겸사 딜교환 이득도 보려고 했는데.

치지지지직!

반격 타이밍이 매섭다.

궁극기 스턴.

마침 미니 나루로 돌아오며 몸이 약해진 타이밍이다.

풀콤보가 지져진다.

깜짝 놀란 나루는 점멸을 쓰며 포탑으로 도망가지만.

<쿠베 오늘 완전 짜장 그 자체에요!>

<실제로 먹고 있더라고요.>

<실제로요~?>

<아까 쉬는 시간에 삼선 부스를 잠깐 들렀거든요. 쿠베 선수가 짜장면인지 간짜장인지 꺼먼 면발을 흡입하고 있었습니다.>

<선수 사랑이 대단하네요. 여기 L.A인데!>

―할 때는 한다 뇌신!

―전기값 절약해서 짜장면 맥이네 ㅋㅋ

―쿠베는 먹어도 돼

―근처 한인타운에서 시킨 듯?

맞점멸 후 W로 스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탑 라인 서열 정리를 시켜버린다.

그 의미는 클 수밖에 없다.

삼선 갤럭시가 SKY T1을 이기기 위한 선결 과제였다.

「사엘라 사 티리비!」

그리고 다른 라인.

무난하게 버텨주고 있다.

그라운의 가르마가 테이커의 빅토리를 맞상대한다.

<삼선 갤럭시의 흐름이 지금 정말 좋은 게…….>

<울라프의 CS를 보세욧!>

그 여파.

김서준 해설이 아주 간단하고 명료하게 설명한다.

시청자들의 이목이 울라프의 CS에 쏠린다.

―정글 흡입했네

―오

―진짜 앰빠따가 황족 시절부터 파밍력은 기가 막힘ㅋㅋㅋ―퍼블을 안 따이는 퍼블션은 ㅇㅈ이짘ㅋㅋㅋㅋㅋㅋㅋㅋ―울라프가 캐리할 듯

―팩트) 그 미드가 털린 여파다

―잼구는 뭐했누?

―느그혁이 쳐털려서 정글이 피해보네 ㅉㅉ

조용히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

울라프가 워낙 정글링이 빠르고, 앰빠따가 동선이 깔끔했다.

그것도 있지만 미드가 가르마.

초반 주도권을 바탕으로 정글러에게 힘을 실어주기 좋은 픽이다.

<삼선 갤럭시의 승리 공식이 작동하고 있다고 봐도 되겠군요?>

<맞습니다.>

게임의 상황은 보이는 것 이상으로 유리하다.

삼선 갤럭시가 주도권을 잡고 있었는데.

퍼억!

잠잠하던 바텀에서 사고가 일어난다.

옵저버가 화면을 잡기도 전에 말이다.

<아악!>

<진 점멸! 점멸! 탑켄치 먹어줘!>

그럴 수밖에 없다.

풀리츠크랭크의 그랩은 전조가 없기 때문이다.

어쩌다가 한 번 걸렸을 때.

달칵!

케이클린의 덫이 연계된다.

1.5초의 속박은 가냘픈 원딜에게 너무 가혹하다.

해설진의 염원대로 살기는 한다.

서포터가 슈퍼 세이브가 가능한 탑켄치다.

'…….'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말이다.

풀리츠크랭크의 그랩에는 점멸을 써야만 했다.

<아니, 좀 붙어있어. 그럼 바로 삼켜주는데.>

"실수. 실수."

룰라로서는 답답하다.

그랩은 아무리 잘하는 사람이라도 가끔은 맞을 수밖에 없는 스킬이다.

'겨우 1번 맞은 건데.'

그 한 번이 너무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점멸과 힐이 빠진 건 작은 내상이라고 보기 힘들다.

뚜루룽~♬

W를 켠 풀리츠크랭크.

시위를 하듯이 아군 원거리 미니언 근처를 쓱 돈다.

그것만으로도 빠져야 한다.

만에 하나 맞으면 탑켄치가 삼켜준다 하더라도.

<땡기여어~! 실패!>

<이 맛에 풀리츠 하는 거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풀츠 신났네

―매라신이었으면 맞혔다 ㅇㅈ? 어 ㅇㅈ~

―이미 이득임

체력이 줄어든다.

다이브각이 잡힐 수 있다.

평화롭던 바텀 구도가 갑작스레 기울어진다.

뚜루룽~♬

그 여파는 크지 않다.

그도 그럴 게 정글러와 미드 주도권을 생각하면 별다른 액션을 취할 수 없다.

<풀리츠 위로 올라간 것 같애.>

<어디쯤?>

<강가인 듯. 아직 바텀일 수도 있고.>

하지만 풀리츠크랭크.

발이 풀렸을 때의 까다로움은 여타 서포터들과 비교할 수 없다.

앰빠따는 미드 시야를 체크한다.

테이커에게 킬이라도 먹이면 대형 사고이기 때문인데.

휘익!

그만 마주친다.

짧은 심리전 끝에 그랩이 날아온다.

피지컬이 불편한 앰빠따는 피하지 못했고.

"나 궁 그냥 썼어."

<미안.>

"여기 시야 작업 같이 해줘. 혼자 먹기 힘들어."

궁극기가 빠진다.

CC기를 무시하는 특성상 한 번은 살 수 있다.

하지만 두 번째가 된다면 위험하다.

'내가 잘리면 절대 안 돼.'

게임의 중심이다.

가장 잘 컸으며, 한타에서도 해줘야 할 역할이 막중하다.

무엇보다 메인 오더를 맡고 있다.

전체적인 게임 운영이 꼬이게 된다.

<우리 미니맵 너무 어두운데?>

"풀츠라서……. 나 궁 찰 때까지만."

운영적인 판단.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옳은 선택.

그것은 분명 옳을지도 모른다.

'더 들어가면 위험하겠지?'

리스크를 짊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말이다.

시야가 많은 상황에서는 반드시 옳다.

초록 강타와 시야석.

현재 2016년의 메타에서는 해답에 가깝다.

그 필승의 전략이 비틀어진다.

* * *

삼선 갤럭시라는 팀.

분명 에이스는 쿠베이고, 캐리하는 것은 룰라이다.

'굳이 따질 것도 없이.'

명장면을 수도 없이 제조해낸다.

임팩트만 따지면 저 두 선수가 팀의 중심이다.

하지만 주연은 조연이 있기에 빛날 수 있다.

LC게이식 운영의 정수인 삼선 갤럭시는 특히.

"지금 울라프 궁 없단 말이야. 먼저 치면서 유도하자."

<네!>

전체적으로 조율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도움반 클끼리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앰빠따다.

'클끼리의 상위 호환이지.'

대상이 클끼리인 시점에서 한계는 명확하다.

운영은 잘하지만 피지컬이 불편하다.

그래서 그는 장점을 극도로 살렸다.

성장을 엄청나게 해서 피지컬의 단점을 상쇄시킨다.

─아군이 화염의 드래곤을 처치했습니다!

스킬을 좀 대충 써도 이길 수 있는 각을 만드는 것이다.

장점인 판을 짜는 능력으로 말이다.

'반대로 말하면 그게 전부지.'

그런 판 짜기의 근거가 되는 건 정보다.

시야만 지워버리면 아무것도 못 하는 찬밥 신세가 돼버린다.

차후 2018년.

작년 롤드컵 우승 정글러였던 그가 은퇴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메타가 확 바뀌어버린 것이다.

<전령은?>

"탑켄치 이제 6이야. 바텀 다이브 칠 수 있으니까 사리자."

운영의 전부인 시대가 아니다.

피지컬은 물론이고, 야생의 감과 같은 교전 능력이 요구된다.

'정말 짐승 같은 플레이를 할 줄 알아야 하는데.'

인간미 하나는 끝내줬던 선수다.

노력과 열정으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

「인간 시대의 끝이 도래했다.」

그럴 수 없는 상황.

강제적으로 조성한다.

풀리츠크랭크는 가불기의 시야 싸움을 유도하는 서포터다.

"아."

<좀 맞혀보지.>

시야 싸움의 조커 카드가 될 수 있다.

상대 서포터인 탑켄치의 카운터이기도 하고 말이다.

'물론 이런 미적지근한 땅따먹기 싸움은.'

상대를 몰아내는 것이 전부다.

얻을 수 있는 이득이라고는 오브젝트 주도권.

그마저도 이용해서 포탑과 교환하는 운영을 하는 것이 삼선 갤럭시다.

그 근간이 박살 난다.

"탑 어때?"

<전 세트랑 비슷한 느낌일 듯. 시간 좀 필요해.>

앰빠따는 삼선 갤럭시의 심장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가장 중요하다.

'피를 계속 불어넣어 주지.'

오더라는 이름의 피 말이다.

삼선 갤럭시의 철두철미한 운영은 앰빠따가 있기에 가능하다.

나머지 선수들은 의외로 운영에 해박하지 못하다.

딱 자기 역할만 할 줄 아는 병사형 선수들이다.

클끼리가 빠진 얼밤이 허무하게 무너졌던 것처럼, 앰빠따가 없는 삼선은 흐느적거리는 팔다리에 불과하다.

이미 공략은 마쳐졌다.

뚜루룽~♬

캐낸의 움직임에 허점이 생긴다.

스플릿 푸쉬에서 중요한 완급 조절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슈룽~!

나루의 부메랑이 적중한다.

발걸음이 조금 느려진다.

반대로 말하면 그뿐.

하지만 타이밍이 안 좋다.

분노 게이지가 빨간색이다.

그리고 뒤를 내가 좁히고 있다.

퍼억!

꽈앙!

점멸 핵펀치와 함께 궁극기가 작렬한다.

상대가 맞점멸을 쓸 수 없게 하는 확실한 콤보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메가 나루가 연계한다.

캐낸 하나한테 쓰기에는 사치스러울 정도의 CC기가 박힌다.

<맞혔다! 잡았다! 나이스~!>

"바텀은 쭉 빼야 될 듯?"

<다 버리고 뺄게.>

깔끔하게 잡는다.

아무리 잘 커도 물몸일 수밖에 없는 게 딜러 챔피언의 숙명이다.

─적이 첫 번째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하지만 대각선의 법칙.

적팀도 어느 정도 반격은 한다.

바텀 1차 포탑을 공략해 파괴한 것이다.

심지어 포탑 퍼블이다.

상당한 골드가 적 원딜과 정글에게 들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아쉬운 교환이 아니지.'

앞선 세트에서도 계속 교환을 했다.

줄 건 줘!

상대와 자신의 살점을 교환하는 운영 방식이다.

<슬슬 용 시야 먹어야 할 듯?>

<나 받아먹고 랏 정비할게.>

그것도 어느 정도 할 만한 교환일 때나 성립한다.

그리고 게임 구도가 유지될 때의 이야기다.

'우실줄은 결국 그거야.'

실수하지 않고 계속 줄타기를 이어나가면 이긴다.

LC게이식 운영의 정수의 기본적인 개념이다.

반대로 한 번만 실수하는 순간 와르르!

상대 조합의 핵심인 캐낸이 너무 빨리 무너지고 말았다.

─아군이 포탑을 파괴했습니다!

삼선 갤럭시는 부작용이 한층 더하다.

앰빠따의 오더와 시야 없이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못 한다.

좌아악―!

그러한 와중에 무럭무럭 크고 있다.

혼자서도 변수와 캐리 모든 것이 가능한 SKY T1의 조커 카드.

<미드 차이 좀 많이 날 거야. 무한 로밍 가능.>

테이커의 빅토리가 성장했다.

아직 1코어가 갖춰지지 않았음에도 미드 주도권을 빼앗아왔다.

'얼마나 든든해.'

삼선 갤럭시와 마찬가지로 SKY T1도 승리 공식이 있다.

그냥 키우면 이긴다.

그리고 판.

아무리 잘 큰 미드라도 활약한 장소가 없으면 겉돌기만 할 뿐이다.

슈룽~!

탑이 잘 크고 있다.

킬을 먹은 덕분에 캐낸을 마크할 수 있는 타이밍이 빨라졌다.

'이후부터는 그냥.'

내 그랩이 한 번만 적중하면 게임이 끝난다.

혹은 역전이 불가능한 치명상을 입는다.

마치 바둑을 두는 듯한 게임.

삼선 갤럭시를 상대로 한 운영전은 체크메이트까지 이끌어야 한다.

─아군이 대지의 드래곤을 처치했습니다!

그 시점이 더 빨라질 전망이다.

나오는 드래곤이 좋다.

좋은 용만 골라서 나오고 있다.

'안 그래도 오브젝트 싸움으로 끌고 가려고 했는데.'

그랩을 하기 위해서는 환경이 중요하다.

물 반 고기 반이 되면 그랩 확률이 더 올라간다.

상대는 사리고 있지만 언제까지 사릴 수는 없다.

결국 바론은 뜰 테고, 장로 타이밍도 온다.

"캐낸 노텔이다. 우리 바론 시야 먹자."

<바론?>

"낚시 계속하면서 그랩각 보면 돼."

<끌 수 있는 거 맞지?>

"……."

상대팀의 운영도 꼬였다.

한 번 죽은 캐낸은 텔레포트가 허무하게 빠졌고, 바론 싸움 대처가 더 힘들어질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 번만 해내면.'

아직 그랩다운 그랩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매일라이프의 전성기에 필적할 만한 한 방 말이다.

하지만 기회는 차고 넘친다.

운영의 삼선이라면 끊임없이 버텨줄 것이고, 반드시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쿠우!

숨죽이고 따라오던 잼구가 거하게 한 건 터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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