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9화
롤드컵이 끝났다.
그리고 새로운 화젯거리가 온다.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2013 올스타전 소름 돋는 사실 ㄷㄷ
―???: 올스타가 팀당 두 명 제한이었어? ㅋㅋㅋㅋ
―현재 얼밤충vs슼갈 정상대전 현황. txt
―롤갤 올스타전 투표 가자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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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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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
매년 한 번씩 치러지는 이벤트 매치다.
글자 그대로 각 지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들이 나온다.
―2013 올스타전 소름 돋는 사실 ㄷㄷ
탑 얼밤 샤이 36.3%
미드 불밤 앰빠따 43.0%
정글 KT 롤스터 B 인섹 49.6%
원딜 마진 소드 프라이 41.7%
서폿 얼밤 매일라이프 80.6%
2013년 LoL 올스타 멤버 전원 롤드컵 준우승 달성함
└콩라인 뭔데?
└아 인섹도 2014 준우승 했었지ㅋㅋㅋㅋㅋㅋㅋ
└올스타전 콩라인의 저주……
└그 와중에 매라 투표율 보소 ㄱㅈㅁㅁ
선수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투표를 통해 자신의 인기를 가시적인 지표로 확인한다.
지나친 경쟁으로 변질돼서 문제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밀어주려는 팬덤 간의 싸움이 생긴다.
―현재 얼밤충vs슼갈 정상대전 현황. txt
얼밤: 매라 올인
슼갈: 울팍, 정환으로 나뉘어서 화력 갈라짐
└얼밤충 살아있었눜ㅋㅋㅋㅋㅋㅋ
└시즌 내내 뒤져있다가 올스타전 되니 귀신같이 나오네 └매라신은 ㅇㅈ이야 └이번엔 오정환 가는 게 맞지 않음?
올스타전은 포지션별로 차출된다.
즉, 아무리 인기가 많아도 한 포지션의 2등이라면 나갈 수가 없다.
몇몇 포지션은 경쟁이 치열하다.
1, 2위 간의 득표 차가 크지 않다 보니 팬덤이 힘을 내주는 쪽에서 이기는 것이다.
―본인이 가족 명의로 다 투표하고 있는 개ㅈ슼갈이면 개추나부터 ㅋㅋ└나부터 뭔데?
└슼갈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
└올스타전 보내려고 별 지랄을 다 하는구나
그중에서도 가장 치열하다.
서포터 포지션은 매년 매일라이프가 뽑히는 것이 당연시되었다.
올해부터 사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SKY T1의 우승을 견인한 오정환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갈드컵 거르고 올스타전은 세체폿이 가는 게 맞지……
「프로로서는 더 이상 배울 게 없다고 생각해요.」
? 마타
「매라 선수, 예전에는 진짜 무서웠죠. 그런데 요즘에는 이렇다 할 임팩트가 안 보여서…….」
? 임프
「더 이상 매멘은 없어요.」
? 클끼리 해설
매라는 존나 예전에 끝났음
└슼갈들 여론 조작 들어갔누
└(아 너무 무섭다콘. jpg)
└순수 실력 따지면 비교 대상 아니긴 함 ㅋㄷ
└오정환이 실력도, 스타성도 위다 아님?
실력적으로는 확실하게 증명되었다.
인지도와 스타성도 보여준 바가 너무 많다.
매일라이프의 경쟁자로 부상할 만도 하다.
하지만 호락호락한 문제는 아니었다.
―얼밤충 한물갔다고 무시할 수 없는 게
[구 얼밤 갤러리 캡처. jpg]
원조 갈드컵 출신이라 겁나 교활함ㅋㅋ
올스타가 각 프로팀당 2명 제한이거든?
이거 이용해서 타 라인 슼선수 밀어주는 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갈드컵인가……?
└아 원조는 못 참지 ㅋ
└슼갈들이 밀리는 거 존나 웃기네 ㅋㅋㅋ
올스타전은 분명 이벤트 매치다.
공식적인 커리어로 인정되지 않고, 가는 것도 본인 마음대로가 아니다.
팬들의 마음.
그렇기에 더 유난하다.
안 그래도 서로를 앙숙으로 보고 있었다.
〔구 얼밤 갤러리〕
―슼갈들 선 넘네
―매라가 올스타전 전부 개근인데 ㅋㅋ
―딴 건 몰라도 매라는 올스타전 무조건 나가야 함
―진짜 그 갈들은 양심이라는 게 없다
.
.
.
BJ 엔투스의 팬덤.
한때 LCK 최대 팬덤으로 악명을 떨쳤다.
―진짜 그 갈들은 양심이라는 게 없다
13년도 기억 못 하나?
한국 롤드컵 시드권 2장이었는데
LCK가 올스타전 이겨서 시드권 1장 따왔지
그때 매라가 캐리 안 했으면
개ㅈ슼 3시드로 롤드컵도 못 가고 지금처럼 크지도 않았음└걔네는 걍 은혜를 모름
└근본 없는 새끼들이라 그래
└롤드컵은커녕 어디 가서 즙이나 질질 짜고 있었겠지 ㅉㅉ└어쩌다 롤판이 이리 됐는지 참……
하지만 쇠퇴했다.
팀의 성적과 함께 말이다.
현재 대세는 누가 뭐래도 SKY T1이다.
팬덤의 힘도 엄청나게 강력하다.
숫자가 단위 수부터 다르니 밀릴 수밖에 없다.
―딴 건 몰라도 매라는 올스타전 무조건 나가야 함
매라 개근은 지켜줘야 함
얼밤팬으로서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다
└ㄱㅈㅁㅁ
└하루 한 번 매멘
└매라 올스타전 개근인데 슼갈들이 역사를 지들 손으로 뭉개는 중 └오정환 진짜 존나 마음에 안 들어 ㅡㅡ
악으로 깡으로 버티고 있다.
매라를 올스타전에 보내겠다는 일념으로 뭉쳤다.
투표는 개인당 한 번.
하지만 홍보와 꼼수를 통해 얼마든지 늘리는 게 가능하다.
―단톡방에 빨리 매멘 전파해라
[학교 단톡방 캡처. jpg]
[가족 단톡방 캡처. jpg]
아빠한테 사이비 종교 믿냐고 한 소리 들음……
└사이비 종교 뭔데ㅋㅋㅋㅋㅋㅋㅋ
└매멘은 사이비가 아니지~
└전파 수고했어!
└나도 빨리 단톡방에 돌려야겠다
최근 매라의 폼.
빈말로도 좋다고 말하기 힘들다.
팀의 성적과는 별개로 본인도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그가 1세대 프로게이머라는 걸 생각하면 당연하다.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그래서 더 쟁취해주고 싶다.
올스타전은 그야말로 자존심이다.
매라의 존재를 재확인시킬 수 있는 자리인데.
데일리e스포츠?
「'매일라이프' 홍민식, 팀 정비 위해 올스타전 불참」
매라 본인의 마음은 달랐다.
* * *
BJ 엔투스.
롤판의 역사와 함께 하는 프로팀이다.
다른 팀들은 팀 자체가 사라졌거나, 명맥을 잇지 있지 않다.
"우리가 이번 시즌을 단순히 반성만 할 게 아니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봐."
그만큼 세월이 많이 지났기 때문이다.
자신들만이 유일하게 남은 롤판의 역사.
'송두리째 사라질 뻔했지.'
하나의 자부심이다.
매일라이프 홍민식은 지난날을 기억한다.
동시에 자만심이기도 했다.
스스로 자각하지 못한 사이에 그렇게 되었다.
"강등전까지 갈 거라고 솔직히 나도 생각 안 했어. 그렇게 안이하게 있다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거지."
"저희가 못해 가지고……."
"아니야. 이건 우리들 공동의 책임이야."
그래도 우리가 얼밤인데?
마음속 어딘가에서 최악의 경우를 배제해온 것이다.
'하다 보면 어떻게든 될 줄 알았어.'
단 하나의 근거도 없이 말이다.
과거의 위상을 떠올리며 현실에서 눈을 돌렸다.
더 노력하지 않았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패착은 거기서부터였을지도 모른다.
〔하윤〕
「그건 ㄹㅇ이지」
「내가 그래도 왕년에 한 가닥 했는데 ㅋㅋ」
「진심으로 하면 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하지 않았겠어?」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오만도 그런 오만이 없었지」
은퇴한 프로게이머들.
각자의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지인들에게 연락을 해봤다.
다 그랬다고 한다.
퇴물 낙인이 찍히기 직전까지 위기 의식을 전혀 가지지 않았다.
'물론 조금은 있었겠지.'
그 자체가 오만하다.
어쩌면 인생 최후의 기회일지도 모르는 순간에 노력을 게을리 한 것이다.
자신도 그렇게 끝날 뻔했다.
얼마 전 치른 승강전을 떠올리면 지금도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내가 이렇게 말 많이 하는 거 처음이지?"
"네, 뭐……."
"상민이 형은 많이 하는데."
"너희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진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해."
""…….""
만에 하나 졌다면 BJ 엔투스는 2부 리그로 강등.
이는 단순히 승강전 재도전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시 올라오는 팀 자체가 지금까지 없었지.'
자신들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아니, 그 이전에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을 수 있다.
프로팀은 스폰서가 있기에 유지된다.
LCK 1부팀이 아니게 되면 스폰서들도 떨어져 나간다.
꿀꺽!
정말로 그렇게 되기 일보 직전이었다.
전통의 명가 BJ 엔투스가 공중분해 된다.
막판에 팀의 전략을 크게 수정하고, 신인 선수들이 활약하며 최악만은 막았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다음 시즌에 잘해봐요!"
"진짜 형이랑 게임하고 싶어서 들어온 팀인데……."
"나도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당장 다음 시즌에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어떻게든 되겠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는 필연이다.
'여유가 있을 때 해놔야 돼.'
다시 한 번의 기회가 주어졌다.
다음 시즌은 없다는 각오로 최선의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 정도가 아니라면 지금의 BJ 엔투스에게 미래는 없다.
꼴찌팀을 반복할 뿐이다.
"이번에 올스타전도 안 가기로 전달했어."
"어?!"
"진짜요?"
"아니, 그래도 형 지금까지 개근인데……."
자신부터 결단을 내려야 한다.
신인들에게 모범 되는 모습을 보인다.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처음 데뷔했을 때는 단칸방에서 죽어라 게임만 했다.
그것 말고는 머릿속에 없었다.
하지만 성적.
그리고 인기.
외부의 평가가 쌓여갈수록 자신도 조금씩 바뀌어갔을지 모른다.
부정한다고 아니게 되는 것이 아니다.
정말로 초심 그 자체였다면 더욱더 열심히 했을 거거니와.
"우리가 밑바닥이라는 것에서 눈을 돌리면 우린 언제까지고 밑바닥일 수밖에 없어.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해야 돼."
""…….""
신인 선수들을 이끌어줘야 한다.
아직 한참은 부족하고, 자신의 눈에 차려면 멀었다.
'그런 오만한 생각을.'
어느 순간부터 하고 있었다.
이는 자신은 잘하고 있다는 것이 전제가 된다.
기본 전제부터가 틀려먹었던 것이다.
더 이상 세계 최고의 서포터라고 할 수 없는 위치다.
"밑바닥……."
"팀 창단 이래 이런 적이 없었을 텐데 저희들 때문에."
"너희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도 그냥 한 명의 선수야. 그 이상도 아니고 이하도 아니야."
그것을 오정환이 가르쳐주었다.
그의 플레이를 볼수록 자신의 부족한 부분만이 떠오른다.
'그래, 개인기.'
자신의 초심은 화려한 개인기였다.
마타나 고질라처럼 오더에서 강점을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시대가 그것을 원한다.
서포터는 와드나 잘 박으면 땡.
기껏해야 오더에서 차별점을 둘 수 있다.
그것이 대회에서 원하는 서포터의 모습이다.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껴입어야 했다.
"오더 같은 골치 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고, 우리가 피지컬을 발휘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보자."
"그러면 저희는 맞춰가기 쉬울 것 같은데."
"그래도 될까요……?"
"그러기 위한 시간이잖아."
"아!"
그러지 않아도 자기 색깔을 발휘할 수 있다.
이번 롤드컵은 서포터들이 명경기를 만들었다.
고질라의 미포 서폿.
고어장전의 차이라.
바텀 라인전이 중심이 되는 경기를 펼쳤다.
오정환은 셀 수도 없이 많은 것을 꺼냈다.
같은 챔피언으로도 완전히 다른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그래도 풀리츠는 못 내줘.'
결승전에 마지막 세트에서 꺼냈다.
자신의 시그니처 챔피언인 풀리츠크랭크를 말이다.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는 기분이었다.
NTR을 당해서가 아닌, 왜 자신은 저렇게 못 할까?
챔피언이 가진 한계라는 핑계를 대었다.
정작 한계에 부딪혔던 건 자신의 실력이다.
"저 해볼게요."
"솔킬 밥 먹듯이 따볼게요!"
"감동적인 원딜러가 되겠습니다."
사라졌었던 의욕이 샘솟는다.
깡 마른 우물에서 갑자기 물기둥이 솟구치는 느낌이다.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
자신과 같은 시기에 데뷔한 앰빠따는 롤드컵 결승에 올랐다.
1년 후배인 테이커와 오정환은 우승을 하며 날뛰고 있다.
자신이라고 못 할 것 없다.
처음 프로로 데뷔했던 당시처럼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한번 치고 올라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