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8화
<중국의 개인 방송>
올스타전의 일과.
"아~~ 졸리다."
"우리 스크림 언제야?"
"몰라, 아마 1시 아닐까."
시즌 중만큼 빡세진 않다.
분위기 자체가 풀려있거니와.
'스크림을 거의 안 하지.'
평소때와는 다르다.
프로게이머의 하루 일과는 원래 이러하다.
〔LoL 프로 일과표〕
11:00―기상
11:00~13:00― 식사, 개인 연습
13:00~17:00― 스크림
17:00~19:00― 식사, 개인 정비
19:00~01:00― 스크림
01:00~04:00― 개인 연습
상당히 빡센 편.
게이머들이 야행성이 많고, 챌린저 솔로랭크가 새벽 4시까지 활성화되어 있다.
밤낮이 역전되는 생활은 적지 않은 부담이다.
옛날보다 나아진 편이라고 한다.
〔스타 프로 일과표〕
09:30~10:00 기상 및 씻기
10:00~10:30 아침식사시간
10:30~13:30 오전연습시간
13:30~14:30 점심식사시간
14:30~19:30 오후연습시간
19:30~20:30 저녁식사시간
20:30~22:00 저녁연습시간
22:00~02:00 자유시간 (오늘 경기 분석)
02:00~09:30 취침시간
이른바 '닭장 시스템'이라고 불렸다.
좁은 공간에서 선수들이 게임만 하기 때문이다.
밖에 나갈 수도 없다.
심지어 게임 외의 인터넷 사용이 금지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어디 갔다 왔어?"
"헤헤."
"응?"
"감독님이랑 맛있는 거 사왔어 애들아~ 같이 먹자."
지금은 코돈빈처럼 해맑게 웃을 수 있다.
마치 하회탈이 생각나는 얼굴이다.
'그렇다고 하지.'
주위에 스타 전프로들이 많다 보니 주워듣는 게 많다.
대부분 Latte is Horse다.
코돈빈이 점심을 사왔다.
외관을 대충 보니 중국의 프랜차이즈 도시락점이다.
"그림 보고 예쁜 걸로 사왔어 헤헤."
"맛있는데?"
"먹을 만해."
"역시 코돈빈~!"
중국에는 수많은 민족들이 있다.
대부분이 한족이라고 우기고는 있지만, 실상은 한족 내에서도 크게 갈린다.
'아무래도 사람 입맛이라는 게.'
그리고 프랜차이즈.
당연하게도 대중적인 맛을 목표로 한다.
먹을 것을 사러 간다고 하길래 추천해줬다.
"이건 무슨 음식이야?"
"니가 사왔잖아."
"그림만 봤어 헤헤."
"글쎄, 기존 음식들을 먹기 편한 스타일로 바꾸지 않았을까?"
잘은 모르겠지만 고기 볶은 것들.
그리고 만두와 오븐에 구운 치킨, 마파두부 등 바로 알아볼 수 있는 메뉴다.
'여기서 무슨 메뉴 이름이 중요하겠어.'
있다고 해도 그 음식 전문점들이 펄쩍 뛸 것이다.
중요한 건 한국 사람인 내 입맛에도 맞는다.
팀원들 입맛에도 말이다.
점심 시간이 지나간다.
다음은 스크림.
"오늘 스크림이 있었는데."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오오~!""
형식상 하고 있다.
불가피한 사유로 미뤄졌기 때문에 오늘은 풀로 솔로랭크를 돌릴 수 있다.
"정환아!"
"왜."
"헤헤."
"?"
"나도 캠에 얼굴 비춰도 돼?"
코돈빈도 한가한 모양이다.
그 후덕한 얼굴을 미워할 수가 없다.
─악성킅붕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강타 해명해! 강타 해명해! 강타 해명해! 강타 해명해! 강타 해명해!
"해명할 수 있겠습니까?"
"헤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인 등장
―강타가 불편해서 ㅠㅠ
―SKY T1 롤드컵 우승 일등공신……
시청자들은 별개다.
KTX 롤스터의 팬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있을 만도 하다.
'코돈빈이 굉장히 잘하는 정글러지.'
얼굴이 워낙 만만하다.
군대 가면 왠지 먹힐 것 같다.
그런 선입견 때문에 저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평이 높다.
협곡에서의 코돈빈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내가 그때 강타를 잘 썼어야 됐는데."
"덕분에 롤드컵 잘 갔어."
"헤헤."
현실에서는 그저 코돈빈이었다.
팬들이 쓴소리를 해도 싱글벙글 하회탈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킅을살려줘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바론 스틸했던 스맾이랑 같은 팀이 됐는데 웃음이 나와??
"헤헤."
"나올 만하죠."
―단 2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슈퍼팀 탄생!
―갱플궁으로 스틸한 원수……
―그 적이 에이스인데 웃음이 나오지 ㅋㅋ
팀이 완전히 갈아 엎어졌다.
코돈빈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팀을 나간 것이다.
데일리e스포츠― 「슈퍼팀 탄생! '스맾' 손경호―'폰' 허원식 KTX 합류, 코돈빈 재계약 (종합)」
그리고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왔다.
그 하나하나가 범상치 않다 보니 큰 이슈가 되고 있다.
〔KTX 롤스터 마이너 갤러리〕
─슼 이새끼들 ㅈ됐네 ㅋㅋ
슈퍼팀이다 슈퍼팀! 우승원정대 모였다
전통의 명가 KTX가 간다 딱 기다려 ㅋㅋ
우승 못 할 수가 없다~
└그동안 개ㅈ슼이 독점하는 거 보고 배 아팠나 봄
└맘 단단히 먹었네. 우리 킅이 드디어 ㄷㄷ
└와 진짜 미친팀이다. 슈퍼팀으론 부족하다. 대 슈퍼팀이니깐 대퍼팀이라고 부르자!
└솔직히 코돈빈 강타 능력이 아쉬운데 팀이 잘하니…… 별일 있겠어요?
팬들의 반응도 엄청나게 뜨겁다.
BOX Tigers의 에이스 스맾.
테이커의 라이벌 폰.
원딜의 로망 대프트.
사파리 조련사 마타.
하나하나가 각 라인의 세 손가락에 드는 거물급 선수이기 때문이다.
코돈빈도 정글러 중에 최소 세 손가락에는 든다.
롤판 역사를 따져봐도 체급 면에서 이 이상 가는 팀은 존재하지 않을 정도다.
그야말로 대퍼팀이라고 불릴 만도 하다.
'그 화룡점정에 오정손이 끼얹어지긴 했는데.'
당시에는 코치의 중요도가 크게 거론되지 않았다.
아무리 팔다리가 뛰어나도 머리가 나쁘면 말짱 도루묵.
KTX 롤스터의 미래를 알고 있는 입장에서는 안타깝다.
코돈빈의 해맑은 얼굴을 보고 있자니 더더욱이다.
"방송은 굉장히 어려운 건가 보다."
"보통 이렇게 어렵진 않지."
"헤헤."
앞으로는 강타를 신중히 쓰길 바랄 뿐이다.
개인 방송의 쓴맛을 경험한 코돈빈이 밝은 얼굴로 퇴장한다.
쿠웅!
그리고 나는 솔로랭크를 돌린다.
오늘 안에 최소 마스터 300점까지는 만들어야 한다.
─강타의신스코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코돈빈 어디 갔어!
"강타 연습하러 갔습니다."
―엌ㅋㅋ
―강타 연습은 ㅇㅈ이지
―진짜 좀 했으면 좋겠다
―간타 쓰심시오! 코돈빈 개새끼야!
스케줄이 빠듯하다.
오늘이야 널널하지만, 올스타전이 시작되고 나면 개인 시간이 거의 없을 것이다.
'확실히 시간이 발목을 잡긴 해.'
시간 문제가 없다면 100%라고 자신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당장 6일밖에 남지 않았다.
─마이쮸존맛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진짜 시간 너무 팍팍해 보이는데
"괜찮아요. 마스터 300점 부근까지만 올라가면."
―300점이 뉘집 개이름……
―챌은 몰라도 1위는 힘들지 않을까?
―1등이 몇 점임?
―이제 슬슬 빡센 애들 만날 텐데
그리고 수준.
솔로랭크는 올라갈수록 이기는 것이 더 힘들다.
상식이라고 하기도 뭣한 부분이다.
'한국에서는 당연하지.'
다이아보다 마스터가, 마스터보다 그랜드 마스터가, 그랜드 마스터보다 챌린저가 이기기 어렵다.
그런 상식이 없는 나라다.
* * *
오정환의 등반.
〔天安門〕
─정환은 현재 마스터 티어로 올라섰습니다
─중국의 챌린저들은 자존심이 없습니까?
─그의 동선은 귀신이 내려앉은 것 같다
─큰손들은 정환의 죽음에 황금로켓을 걸었다
.
.
.
중국에서도 점차 이슈가 되고 있다.
처음에는 허풍이라고 비웃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정환은 현재 마스터 티어로 올라섰습니다
―――――――――――――――――――――――+
아이디― rk1Korea
전적― 37승 2패
티어― MASTER 105LP
? 크레이브즈― 100%
? 산드라― 82%
? 리심― 80%
? 르플랑― 100%
+―――――――――――――――――――――――
그는 협곡의 정상 1위 도전을 선언했습니다
그의 등산은 여전히 막힐 낌새가 보이지 않는다
└그는 보급품입니다. 보급품 전적은 어디 있습니까?
└정환은 한때 미드라이너였다
└이것은 놀라운 승률이다
└테이커의 전적을 보여주십시오
서서히 웃음기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
브레이크라는 게 없는 속도로 정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솔로랭크 1위.
조금씩 현실감이 더해지고 있다.
일부 중국 유저들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큰손들은 정환의 죽음에 황금로켓을 걸었다
누가 황금로켓을 얻었습니까?
나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아무도 얻지 못했습니다
글쓴이― 어째서 스트리머들은 노력하지 않는가
└정환을 만나는 건 매우 힘든 일이다
└협곡의 정상은 저격이 불가능하다
중국 솔로랭크 1위 자리를 한국인에게 내주다니?
현상금을 거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한 저격 행위.
한국 이상으로 심하고, 국민 도덕성이 낮은 나라이기 때문에.
─小? 本??? 님이 대나무 1개 선물!
중화인민의 수치!
"닥쳐라. 비행기는 쏘고 말해라."
―나의 황금로켓을 당신은 가져가지 못했다
―비행기=100위안
―그런 천운을 놓치다니……
―5킬만 땄어도 1만 위안을 벌었는데
아예 철저하게 막아두었다.
여러 가지 시스템적인 요소는 물론, 큐가 잡히는 범위도 엄청나게 넓다.
'그때 후장이 열릴 때까지 파냈어야 했는데.'
이는 점수가 높아질수록 심화된다.
마스터와 챌린저까지도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의도적인 저격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말 우연히 만나는 경우는 있을 수밖에 없다.
천쩌빈은 부캐에서 오정환을 만났다.
부푼 마음을 가지고 미션을 수행했다.
결과는 참패.
그것도 솔킬을 수차례 따이는 등 체면이 완전히 구기기만 했다.
시청자들의 민심에도 영향이 간다.
그로서는 어떻게든 다시 오정환을 만나 만회하고 싶다.
'정환!'
'나는 그를 잡아 부를 축적할 것이다.'
'빵즈가 설치는 것부터 마음에 안 든다. 이곳은 중국 대륙이다.'
그런 스트리머가 한둘이 아니다.
오정환을 만나기 위한 일종의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시스템적인 불가능.
인구 수로 밀어붙인다.
우연히 만나는 사람이 계속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일이 있어?"
"그렇습니다. 그것도 1주일이라는 짧은 기간 사이에 이루겠다고 하여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경쟁 심리가 화제를 키운다.
수많은 롤유저들이 보는 개인 방송은 이를 촉진시키기 충분하다.
'이것은 돈이 된다.'
몇몇 플랫폼에서는 냄새를 맡는다.
과거 비슷한 사건이 화제가 됐다.
솔로랭크 1위를 향한 사투.
일종의 상금을 걸고 진행한다.
한국에는 다크의 사례만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의 플랫폼이 한 번씩은 열었던 이벤트다.
근래에 들어서는 가라앉았다.
플랫폼 경쟁이 정리되었기도 하거니와, 환상을 심어줄 만한 아마추어가 없다.
"끽해야 다크 수준이겠지."
"아닙니다. 그는 SKY T1의 서포터로 이번 롤드컵 우승에 큰 지분이 있다고 평가받았습니다."
"그걸 말했어야지!"
거품이 꺼진다.
그 과정을 지켜봤다.
고만고만한 수준이라면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 수 없는데.
'SKY T1?!'
SKY T1이라는 명문팀 소속이다.
한국이나 다른 해외 지역이라면 딱 그 정도의 인상일 것이다.
중국에서는 다르다.
무려 두 차례나 우승컵을 빼앗아갔다.
중국 롤팬들에게는 가히 발작 버튼과도 같다.
꿀꺽!
이것이 얼마나 큰 돈이 될 수 있는 화제인지.
노이즈 마케팅에 도가 튼 중국 사업가들은 눈치를 챈다.
지금도 화제가 되고 있지만, 마음만 먹으면 그 이상으로 불길을 키울 수 있다.
최고의 실력과 이름값이 만났다.
? Kmail
─안녕하세요. 후야TV에서 스트리밍 협찬 제안드립니다 ─도유TV는 당신의 위대한 도전을 후원합니다 ─당신은 대국에서 활동할 의향이 있습니까? 이를 지원한다 ─단언컨대 비리비리는 최고의 중국 플랫폼이다
.
.
.
이 화제를 이용한다면 플랫폼 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
중국의 유명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오정환에게 물밑 접촉을 시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