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754화 (754/846)

754화

유럽팀.

"애코 서폿?"

"설마, 그런 걸 또 쓰려고."

소문은 당연히 들었다.

애코 서포터로 올스타전을 캐리한 미친놈.

경기도 실시간으로 보았다.

이곳 중국에서 달리 할 일이라곤 없었으니까.

'밴은 무슨.'

고된 일정이다.

각 팀들은 스토브 리그와, 팀의 재편성 때문에 정신이 없다.

곧 스프링 시즌까지 앞두고 있다.

그렇게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 소집된 것이다.

올스타전에 온 이유.

잘난 자신을 알리기 위함이다.

그게 아니라면 귀찮게 오지도 않았다.

"그냥 당황했던 거지. 그리고 LMS잖아."

"맞아!"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우리가 지기라도 한다는 겁니까?"

개개인이 슈퍼 스타.

게다가 각기 다른 팀 소속이다.

개인주의 성향인 서양권은 에고가 강하다.

남에게 설득을 듣기 싫어한다.

같은 팀 내에서도 조율이 힘든데, 올스타전에서는 아예 불가능하다.

'우리가 그런 걸 당해줄 줄 알아?'

그리고 유럽팀이다.

한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5대 메이저 지역 중 가장 강하다.

실제 성적 또한 유의미하게 내고 있다.

애코 서포터 따위에 흔들려줄 성싶을까.

'뭐, 별일은 없겠지.'

유럽팀의 감독으로 온 파비안도 대수롭지 넘어간다.

애당초 예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집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애코 서포터.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우연에 불과했다.

"그래도 세컨드 플랜은 있겠지? 만약 나왔을 때."

"저는 브라운을 할 겁니다. 들어와 준다면 땡큐. 스턴을 얻어맞고 죽을 겁니다."

"좋아."

원래 가끔씩 생긴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픽한 챔피언이 의외의 성과를 발휘하는 경우 말이다.

그것이 하나의 전략으로 수립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과거 분석관이었던 자신은 안다.

<혹시 또 그게 나오게 된다면.>

<아하핰!>

<조커 카드인지, 예능픽인지 커뮤니티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걸로 알고 있는데 저는 그래도 전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거든요?>

―억빠 쳐내!

―포장클 ㄷㄷ

―오정환이니까 가능한 건데 ㅅㅂㅋㅋㅋㅋㅋㅋㅋ

―그 새끼 때문에 솔랭 터짐

실제 솔로랭크.

애코 서포터는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대회에서 나온 챔피언의 픽률이 오르는 건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실용성은 여전히 의심받는다.

일반 유저들은 물론, 천상계 아마추어들과 프로들이 사용을 해봤음에도 불구.

「시간이 얼마나 있는지는 상관없어.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지.」

평가는 빈말로도 좋다고 할 수 없다.

그 애코가 다시 한번 등장한다.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가장 듬직한 심장이 되어드리지.」

유럽 대표팀의 픽이 바로 박힌다.

한 번 노출된 카드.

당연하게도 연구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이러면 미드로 선회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선택인데.>

<동의합니다.>

<그냥 하는 것 같죠?>

<팬들이 기대하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난리도 아니거든요!>

―이걸 또 하네

―프라이 오열ㅋㅋㅋㅋㅋㅋㅋ

―아 스왑은 선 넘지

―카운터로 준비해 온 거 같은데

브라운.

대표적인 근거리 서포터의 카운터다.

적이 들어오면 뇌진탕을 일으켜서 기절시킨다.

방패는 상대 원딜러의 호응을 막는다.

애코 서포터를 잡아먹을 카드로 준비해왔다는 건 쉽게 상상이 간다.

와아아아아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는다.

그 패기로운 선택에 관중들이 환호로 화답한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과정으로 결과가 변호될 만큼 만만하지 않다.

* * *

새로운 챔피언.

따라하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파라락!

돌아오는 톱니바퀴.

1mm 차이로 미세하게 조정한다.

브라운에게 2타가 맞는다.

빠악!

꽈앙!

망설임 없이 날아가 때린다.

3타가 터지며 이속이 빨라진다.

살짝 무빙을 치는 것으로 브라운의 Q를 피한다.

'브라운은.'

근거리 서포터의 카운터다.

대회에서 워낙 많이 기용이 돼서 픽하는 상황을 모를 수가 없다.

애코는 들어가는 챔피언.

그때 잡아먹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실전은.

파라락!

「내 방패만 믿으라고!」

이렇듯 다르다.

톱니바퀴가 굉장히 거슬린다.

브라운은 챔피언의 특성상 항상 돌출돼 있다.

"바텀 계속 선푸쉬각 나와."

<헤헤.>

애코는 근거리이면서 짤챔의 특성도 가지고 있다.

Q스킬 톱니바퀴가 라인 푸쉬를 도와준다.

동시에 챔피언도 긁을 수 있다.

맞는다면 3타를 터트리는 강제 딜교환 각이 나온다.

'본인의 피지컬이 받쳐준다는 전제하에.'

정밀한 스킬샷.

빠른 이속을 통한 무빙.

그 두 가지와 더불어 상황까지 이용한다.

「불 끈다!」

해맑게 웃은 코돈빈의 크레이브즈가 카정에 들어간다.

적 정글과 마주치자 일기토.

원딜러 출신답게 졸렬한 카이팅이다.

하지만 1대1에서 앨리스는 결코 밀리지 않는다.

빠악!

그 균형을 무너뜨린다.

점멸 대쉬.

공간을 두 번 격하며 상대가 대응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퍼스트 블러드!

적을 처치했습니다!

앨리스는 깜짝 놀라 거미줄을 탄다.

하지만 점화에 의해 목숨줄이 먼저 타들어갔다.

<헤헤.>

코돈빈이 해맑게 웃는다.

선푸쉬를 이용한 빠른 합류.

그리고 애코 특유의 기동력을 활용했다.

'변수 창출 안 할 거면 이런 챔피언 하면 안 되지.'

아무리 선푸쉬를 하고, 딜교환 메커니즘상 우위에 서도 시간이 지나면 퇴색된다.

전통 조합이 더 강점을 가진다.

올스타팀이기에 가능하다.

알아서 잘 센스껏 맞춰준다.

애코 서폿의 장점이 발휘되는 순간.

찰칵!

1킬을 먹었다.

아이템과 레벨 차이를 바탕으로 더 마음대로 하기 쉬워진다.

이런 류의 챔피언들은 기세를 잡았을 때 굴려야 한다.

그럴 피지컬이 받쳐준다.

「이리 오실까!」

레클레스와 미시.

유럽 최고의 선수들이다.

하지만 바텀의 진정한 개싸움은.

빠악!

「내 방패만 믿으라고!」

아직 경험해 보지 못했다.

파루스를 바로 후려친다.

브라운은 당연히 지키려고 한다.

'알아서 뭉쳐주지.'

애코가 원하는 그림이다.

3초가 지나며 역장이 상대를 몰아넣은 위치에 드러난다.

광역 스턴.

브라운의 방패는 무한정 지속되지 않는다.

아군 진이 무거운 팔을 내려놓는다.

<4타 대기 중. 탕! 자쉭아!>

"이러면 쟤네 못 움직인다."

<함만 봐준다. 그냥 편하게 들어가~>

파루스의 체력이 크게 깎인다.

이렇게 바텀 주도권을 잡았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브라운 같은 걸로 라인전 밀리기 시작하면.'

라인전은 준수하고, 한타는 모든 서포터 중에 탑티어다.

그럼에도 잘 안 쓰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06:20] KR 정환 (르풀랑)님이 가고 있음

라인전이 밀렸을 때.

지불해야 할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미드 로밍을 올라간다.

파앗!

터억!

테이커가 이미 양념을 쳐뒀다.

산드라의 스턴도 빼놔서 다이브를 하기 용이하다.

빠악!

무작정 들어간다.

산드라는 바로 점멸을 쓴다.

하지만 도주 경로가 된 위치에는.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코돈빈이 축포를 쏜다.

강타는 몰라도 스킬샷 하나는 기가 막히게 적중시킨다.

<오~ 코돈빈!>

<역시 위대한 정글러!>

<강타의 신!>

<헤헤.>

3인 갱이 성공한다.

안 그래도 기울어지던 미드에 쐐기가 박혀버린 느낌.

나만 느끼는 건 아닐 것이다.

사실상 게임이 반쯤 터져있다.

'안 그래도 전력 차이가 나는데.'

초반 스노우볼에 가장 중요한 3라인이 풀렸다.

미드, 정글, 서포터.

이제는 퍼포먼스를 하며 즐기기만 하면 된다.

<메이데이! 메이데이!>

사소한 부작용은 남아있다.

프라이가 다급하게 SOS 신호를 보내지만 괜찮을 것이다.

* * *

오프 더 레코드.

<피하고~ 피해주고~ 피하지 못하고! 슈벌탱!>

프라이가 다급하게 소리친다.

바텀 라인에 잠시간 긴장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쳤다.

빠직!

혼자 남았기 때문이다.

핑크스의 W.

맞는다면 추가 연계를 당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탈진까지 걸려서 무빙이 안 된다.

프라이는 어쩔 수 없이 점멸을 쓰는 판단을 내린다.

<바텀에서 사고가 날 수도 있었는데 정말 잘 피했습니다.>

<발음을 한 글자만 잘못했으면 다른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었는데…….>

―클끼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경험자

―???: 간나 새끼들아

―슈퍼 벌쳐 탱크는 ㅇㅈ이지

상체에서 이득을 보는 상황.

원딜이 버텨주기까지 하자 이득이 극대화된다.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교수님 생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진종인!

―롤갤투표) 뱅정환 vs 프정환

―윾쾌함까지…… 교수님 존경합니다

팀워크가 훌륭하다.

올스타전은 단순한 이벤트전이 아니다.

국가 대항전 성격이다 보니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롤갤투표) 뱅정환 vs 프정환

올스타전 학살하고 있는 프정환이 더 잘한다= 개추

자신은 개ㅈ슼갈이라 절대 방 못 뺀다 = 비추

└닼프정환이지 바텀 버리고 로밍 가도 알아서 잘함ㅋㅋㅋㅋㅋ└라인전도 프정환이 더 세 보이는데?

└응 절대 방 안 빼~

└프정환이 더 느낌 있는 듯

팬덤도 말이다.

올스타전.

이름 그대로 각 지역 최고의 선수들이 뽑혀온 자리다.

본래라면 이루어질 수 없는 팀 구성도 가능한다.

LCK팀은 그야말로 이상적인 수준이다.

「이리 오실까!」

오정환의 빠른 템포.

탑 라인에 다이브가 이루어진다.

그 선택은 반드시 옳은 것이 아니다.

「모든 건 나가카부르스다!」

알라오이는 1대多에 최적화된 챔피언이다.

기다렸다는 듯 영혼을 당기며 궁극기를 시전했는데.

<악!>

<아아악!>

<다이브 심리전이 예↗술↗이었어요! 촉수를 예상해서 한 박자 늦게 들어갔거든요!?>

들어가지 않는다.

첫 번째 E는 페이크.

상대의 스킬을 빼고 나서 확실하게 각을 잡는다.

빠앙!

빠앙!

내리치는 촉수들을 절묘하게 피한다.

놀리는 것처럼 알라오이 주위를 유영하고 다닌다.

―KR 정환 (애코)님이 EU 소아즈 (알라오이)님을 처치했습니다!

그리고 궁극기.

아무리 서포터라도 무시할 수 없는 한 방이 덮쳐진다.

깔아뭉개며 킬까지 챙기고 나온다.

―캬

―서폿이 미쳤어욬ㅋㅋㅋㅋㅋㅋ

―로밍을 가랬더니 갱킹을 가고 있음

―이건 애코가 잘했다

―촉수 피한 거 씹오진 거 ㅇㅈ? ㅇㅇㅈ~

―스맾까지 풀어주네

―오정환! 오정환! 오정환! 오정환! 오정환!

―우린 오정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알라오이는 역관광의 대명사라 불린다.

탑도 제임스라 CC기가 충분하지 않았다.

<제가 알라오이를 해봐서 아는데 방금 같은 상황에서 역관광 자주 나오거든요?>

<맞습니다.>

<그러려고 하는 챔피언 아닙니까~?>

<정환 선수가 그냥 무빙 하나로 모든 변수를 차단시켰고, 솔로킬을 당했던 스맾도 이러면 게임이 풀렸습니다. 전 라인이 편~안해요.>

속도감이 있으면서도 정밀하다.

서포터답지 않은 피지컬로 게임을 선두에서 지휘하고 있다.

<슈벌탱!>

일부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프로씬에서 반드시 발생하는 대각선의 법칙이다.

유럽팀 입장에서는 바텀을 몰아내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뭐지?'

서포터 미시.

어안이 벙벙하다.

자신의 생각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었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바텀 뭐 만들 거 없어?>

<미드는 이제……, 끝났어. 상대는 테이커고, 나는 받아먹을 포탑도 없어.>

애코 서폿에게 라인전을 진다.

강한 자존심이 인정하지 못한다.

그것과는 별개로 게임은 진행되고 있다.

엄청나게 불리하다.

그리고 상대는 테이커를 포함한 LCK의 전설적인 선수들.

―아군이 당했습니다!

LCK 올스타의 기세가 꺾여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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