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7화
<종지부>
짬짬이 하고 있다.
―아군이 적을 처치했습니다!
솔로랭크.
아무래도 올려야 하니 말이다.
생각보다 고된 과정은 아니었다.
―랜턴에와드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상대 서폿 트롤이네 애코를 하고 ㅉㅉ
"그러게요. 이상한 걸 하고 있네."
―ㅋㅋ?
―어떻게 애코로 서폿을 가지? 리폿 먹어야겠네
―정환이가 한 읍읍!
―진짜 저걸 어케 한 거야 ㅋㅋ
솔로랭크가 혼잡하다.
이상한 챔피언이 나오면서 나의 승률을 올려주고 있다.
'그럴 수 있지.'
애코 서포터.
세간에서 화제가 되었다.
솔로랭크에서 해보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
당연하게도 잘될 리가 없다.
운용법이 복잡하고, 무엇보다 플레이어의 피지컬 의존도가 높다.
차후 11시즌.
서포터 유저들의 평균 피지컬이 올라간 후에야 공격성 높은 서포터 챔피언들이 정착된다.
「조심해!」
애코가 로밍을 온다.
나에게 다이브를 치려 한다.
경고를 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꽈득!
파아앙!
붙음과 동시에 QE를 쓴다.
애코의 체력이 반피가 뜯겨나간다.
마무리.
―rk1Korea님이 학살 중입니다!
그대로 죽는다.
스턴은커녕 궁극기 발동도 못 한 채 말이다.
"이런 쓰레기 서폿을 왜 하는지 모르겠어 정말."
―남이 하면 개쓰레기인데?
―아니 애코가 서폿 가는 게 말이 되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본인은 함) ―오정환이 솔랭에 독을 풀었다!
제대로 못 쓰면 쓰레기라는 비유도 적절하지 않을 지경이다.
애코는 어그로 핑퐁 하나 보고 쓰는 챔피언인데.
'서포터의 낮은 스펙으로 그게 가당키나 하겠냐고.'
수많은 난관이 있다.
스킬 계산은 물론이고, 무빙과 스킬 센스에 의지해 줄타기를 해야 할 것투성이다.
그것을 못하면 방금처럼 죽는다.
[9:20] [전체] 麻辣香? (루시얀): dui bu q? w? de zh? ngwen bu h? o.
[9:25] [전체] 南煎丸子 (애코): danshi q? ngji zhu ruishi de yinxing mim?.
[9:30] [전체] 麻辣香? (루시얀): y? u li? ngci zhu? nyi qian lai sh? s? xiancun de hundan xijinping.
적 바텀에서 곡소리가 들려올 만도 하다.
아무리 그래도 천상계.
높은 구간임에도 도저히 참지 못하고 싸우고 있다.
―최영진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쟤네는 왜 한자 냅두고 영어 쓰는 거임?
"제가 알기로 한자 쓰는 게 어려워서 빠르게 써야 할 때는 알파벳으로 치는 걸로 알아요."
―헐
―요즘 한국 솔랭에도 자주 보이던데
―영어인 줄 알고 보면 그 나라어ㅋㅋㅋㅋㅋ
―진짜 문자가 수준 낮긴 한다
반대로 한글.
쓰는 것이 굉장히 편하다.
심지어 줄여 쓰기도 좋아서 키배 최적화형 문자라고 한다.
실제로 스트리밍 업계를 보면 한국이 시청자 수 대비 채팅량이 많다.
한국 시청자들이 워낙 극성이라.
그것도 있겠지만 문자의 편의성이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키배 뜨는데 자기 나라 문자도 못 쓴다는 게 안타깝긴 하지.'
한자는 크게 뒤떨어져 있다.
자국 내 논란을 무릅쓰고 간체화를 진행했음에도 여전히 불편해서 알파벳을 사용한다.
『승리』
편하게 승리한다.
차곡차곡 올려온 점수가 드디어 목표치에 도달한다.
천룡인 서버 1위를 달성한 것이다.
―리오레아재님, 별풍선 30000개 감사합니다!
국위선양 수고해쓰!
"회장님의 후원에 힘입어서 중국 서버에서도 1위를 달성했습니다. 저도 정말 감개가 무량하네요."
―3만 개 와 ㄷㄷ
―와쓰총은 320만 개 쏜다며? ㅋㅋ
―지금 판다TV에서도 터지고 있음!
―진짜 그 나라는 돈이 되네
별 감흥은 없다.
협곡의 정상(? 谷之?).
한국에서 천룡인 서버라고 불리는 곳의 수준은 빈말로도 높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판은 된다.
천룡인 서버라고 멋지게 이미지 메이킹을 한 효과가 남아있다.
홍보용으로서는 충분하다.
'다크처럼 노양심 수준도 아니고.'
수준이 낮다고 처음부터 말을 했다.
시청자들을 속인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반응은 좋다.
〔Pinnacle Ranking― "Top of the Canyon"〕
1. rk1Korean
2. douyu? 小沐
3. 斗??? 玄机
4. 斗? 小康1587
5. 虎牙? 猪猪?
.
.
.
국뽕.
중국 서버 정복이라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아이디도 일부러 깔맞춤 해두었다.
―오정환열혈님, 별풍선 2000개 감사합니다!
한국인 1위라고 박제를 해놨네 ㅋㅋ
"2천 개 감사합니다. 1위 찍을 거 알고 처음부터 이렇게 지었죠."
―뭔 소리임?
―rk1Korean= 랭킹 1등 코리안
―국뽕 컨셉으로 유튜브각 뽑자 ㄱㄱ
―중국 애들 발작할 것 같은데
나중에 바꾸면 폼이 안 산다.
불협화음의 여지도 있다.
판다TV에서도 동시 송출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통역가가 있다.
내 말을 실시간으로 중국어로 옮긴다.
그쪽 방송은 따로 신경 쓰지 않고 있지만 반응은 좋다고 한다.
'중국은 원래 그래.'
아무리 사고가 있어도, 4Chinese can't win을 해도 한국 선수 잘만 수입해 가는 나라다.
실력만 있으면 만사 OK.
물론 핑핑이는 OK가 안된다.
방송인이라는 입장상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은 언급하지 않았다.
좋은 용돈벌이가 되고 있다.
상금까지 생각하면 목돈이다.
중국에서의 생활이 보람차다.
―거미와배짱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근데 파비인데 중국 방송해도 됨?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괜찮아요."
―눈치 챙겨
―코걸 말하네
―고로시각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수기릿이 대노할 듯
규정상 애매한 부분은 있다.
슼런트 쪽은 둘째 치고 파프리카TV도 여러 가지 규정이 많다.
베스트BJ 이상은 다른 플랫폼에서 방송을 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는 그렇게 알려져 있지만.
'알잖아. 시크릿 시스템.'
베스트BJ는 몰라도 파트너BJ는 그러하다.
BJ마다 계약 내용이 조금씩 상이하다.
타 플랫폼 송출이 가능한 BJ도 있다.
BJ의 영향력과 방송 분야에 따라 달라진다.
나의 경우 지상파 방송을 하다 보니 그쪽 계약과 출동하지 않기 위함이라는 명분을 들었다.
무엇보다 남수길과 친하다.
원래 중소 기업은 사장이랑 친하면 다 해결된다.
팔이 안으로 잘 굽는다.
* * *
올스타전.
지역 대항전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와아아아아아아~~~!!
현장의 분위기가 뜨겁다.
전날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지경이다.
<시청자분들 귀에도 들릴지 모르겠지만 지금 막 함성이.>
<중국팬분들도 할 때는 하네요.>
―할 때는ㅋㅋㅋㅋㅋㅋ
―김서준 빡침 ㄷㄷ
―상하이 라이브러리 개웃겼는데
―이렇게 시끄러운 곳이 ㅋ
1대1 토너먼트가 진행되고 있다.
30강으로 열렸으며, 현재 단 4명의 선수만이 살아남았다.
우지! 우지! 우지! 우지! 우지! 우지!
관중석이 시끄러울 만도 하다.
우지가 결승전 진출을 확정 남는다.
방금 전, 생존자가 4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우지 선수가 라인전 세기로 악명이 높은데, 1대1에서 엄청난 강점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의합니다.>
그 실력을 해설진도 인정한다.
비록 올스타전에서 체면을 구기긴 했지만, 라인전 능력 하나는 뛰어난 선수다.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우지챠 신났눜ㅋㅋㅋㅋㅋㅋㅋㅋ
―중국에서 우지 인기 테이커급라고 보면 됨?
―1대1은 그냥 원딜이 사기임
―도서관이 너무 시끄러운데 ㅎ
.
.
.
포지션이 가진 특성도 있다.
1대1 매치.
일반적인 라인전과는 당연히 다르다.
―1대1은 그냥 원딜이 사기임
착취 케이클린 필밴인 것에서 말 다 함
갱이 없으니까 원딜 짤짤이를 절대 못 막음
└ㄹㅇ
└근데 저것도 프로급이니까 가능하지. 아마추어였으면 거리 조절 못해서 훅 감└이것도 짱깨 음모론?
└다른 나라는 원딜 없냐? 걍 우지가 잘하는 거지
원거리 챔피언은 라인전이 강하다.
하지만 갱킹이 의식되기 때문에 무한정 압박하기 힘들다.
그 갱킹이 없다.
시종일관 견제를 넣어서 상대를 말려 죽인다.
그러한 라인전 능력이 최상.
"우지 선수 수고하셨습니다. 바로 다음 밴픽에 관해서인데……."
"들을 테니까 말해!"
"네, 1대1 매치는 밴픽빨을 많이 받아서 들어주시면 좋거든요."
그리고 메타를 파악하고 있다.
RNG 소속 코치진과 분석관들이 우지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정상급의 원딜 실력.
1대1 특화형 메타 분석.
두 가지가 합쳐지자 무적에 가깝다.
'내가 정보만 제대로 알고 있었어도.'
애코 서포터.
상대가 굉장히 날카로웠다.
연습 과정에서 이겼다 보니 우습게 본 감이 있다.
방심만 안 했다면 절대 당하지 않았다.
제대로 된 연습과 철저한 피드백 속에서 1대1 매치를 치른다.
'진작에 말 좀 듣지.'
'어휴, 미친 犬.'
'그래도 돈은 많이 주니까.'
우지의 독선적인 성격은 중국 내에서도 악명이 높다.
그의 별명에 개(犬)가 꼭 들어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팀원들과 코치진이 고생을 한다.
마따 덕분에 어느 정도 컨트롤이 되고 있지만, 롤드컵과 올스타전의 참패는 그 목줄이 풀어지게 만들었다.
와아아아아~~!!
4강 B조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LMS의 미드라이너 메이플 대 우지가 칼을 갈고 있는 대상.
"관계자 정보에 의하면 오정환 선수가 제안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뭐라고?"
"미러전."
오정환도 4강 무대에 올라왔다.
라이너들의 피 튀기는 결투에 서포터가 말이다.
그것도 즐겜.
야스오 미러전을 하는 건 우연이 아니었다.
직접 제안까지 했다.
'여유 있다 이거지?'
올스타전이다.
자신도 마음 같아서는 마음 푹 놓고 즐기고 싶다.
하지만 스타라는 자리는, 특히 중국에서는 그럴 수가 없다.
큰 인기만큼 큰 부담이 따른다.
지역 대항전의 패배를 만회해야 한다.
1대1 토너먼트야말로 마지막 기회다.
다대기!
다대기!
매콤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두 야스오가 박진감 넘치게 싸운다.
한편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야스오가 두 명이나 있으니까 보는 저희들도 어지럽네요.>
<한 명만 있어도 협곡을 지배하는 챔피언 아닙니까~? 그런데 두 명이에요!>
―다대기 계속 쏨ㅋㅋㅋㅋㅋ
―과학×과학
―다데 요즘 뭐 함?
―저걸 진짜 하네 ㅋㅋ
챔피언 자체가 그렇다.
숙련도 요구치가 매우 높다.
조금만 미숙해도 실수가 나오기 쉽다.
다대기!
다대기!
때문에 승부는 재미 위주.
보는 이들도 긴장감을 가지지 않는다.
어느 쪽이 이기든 큰 상관이 없다.
우지로서는 큰 상관이 있다.
오정환이 올라와 주길 바란다.
최근 그의 주가는 중국 내에서도 치솟았다.
솔로랭크 1위를 찍었다.
그게 뭐 별일인가 하면서도 자신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원딜만 아니었어도.'
중국 솔로랭크는 지극히 상체 메타다.
바텀 유저는 이기기 힘들고, 스트레스도 엄청나게 받는다.
자기 중심의 게임을 좋아하는 우지는 특히.
그래서 한국 서버에서만 연습을 하고 있다.
일부 팬들은 그것도 모르고 떠들어 댄다.
중국 프로들도 수준이 낮아서 중국 솔랭을 안 하는데.
와아아아아~~!!
결승 진출자가 결정된다.
오정환의 야스오가 메이플의 야스오를 꺾었다.
그 자체는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달라진 대회장의 공기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상대가 또 미러전을 제안하면……, 거절할까요?"
"하겠냐!"
"……."
달라진 그의 인기를 반영한다.
어제 관중석의 무대 매너를 두고 커뮤니티가 시끄러웠다.
역풍.
반감이 생긴 사람들이 오정환의 팬이 되었다.
일부는 자신의 팬이었다.
'같은 챔피언을 하면 내가 질 줄 알고?'
우지로서는 되찾고 싶다.
구겨진 체면.
실력적으로 자신이 앞선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인지시킨다.
"우지 선수, 상대 선수 측에서 제안을 해왔습니다."
"뭐라고?"
"리심……, 입니다. 어떡할까요?"
"당연히 해야지! 거절을 한다면 내 체면이 어떻게 되겠어?"
오정환의 제안을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