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8화
1대1 토너먼트.
지역 대항전과 달리 긴장감은 낮지만, 이쪽은 이쪽대로 이슈가 되고 있다.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잼민이 새끼들 롤갤 보고 다크 빠는 게 개웃김ㅋㅋ
―닼선생님이 라인전 약하다고??
―다크 걍 원툴이라 점수 의미가 없다니까
―다크는 더 이상 신용이 읍슴
.
.
.
다크.
유명 솔로랭크 아마추어다.
그의 실력은 탑급 프로게이머와 비교되고 있었다.
―다크는 더 이상 신용이 읍슴
이 새끼 롤드컵 예상도 다 틀리고
천룡인 서버도 까보니까 별거 없고
뭐라고 씨부리던 노관심 ㅋㅋㅋ
└솔랭 유저면 솔랭 얘기만 해야
└천룡인 서버 주작질은 ㄹㅇ
└천룡인 서버라는 말 자체가 웃김. 무지성 원챔충 서버라 해야지 └팩트) 천룡인은 약한 게 맞다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 말이다.
하지만 진실이라는 것은 언젠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환상이 깨진다.
거짓말까지 밝혀진다.
팬들에게 원성을 살 만도 하다.
―잼민이 새끼들 롤갤 보고 다크 빠는 게 개웃김ㅋㅋ
원래 디시는 주류 문화에 반발하는 경향이 있음
무도 시절에 유재석 까고 형돈이 빨았던 것처럼
걍 힙스터 감성으로 다크 세체미! ㅇㅈㄹ했던 걸
잼민이 새끼들 똥오줌 분간 못 하고 진심으로 받아들이자너└세상을 믿지 마! 롤갤을 믿어!
└이 글 보고 바로 다크 유튜브 구독함 ㅋ
└한 1~2년 전만 해도 다크 진심으로 빨면 바로 쌍욕에 비추 폭탄이었는데 ㄹㅇ└작년 롤드컵 때 유입 왕창 오고 이 사달 난 듯
기존 롤팬들에게도 말이다.
LoL을 오래한 유저들일수록 얼척이 없다.
묻혀있던 진짜 정보.
최근의 사태와 맞물려서 일반 유저들에게도 알려지고 있다.
―닼선생님이 라인전 약하다고??
닼선생님 방송 보기는 하고 지껄이냐?
우리 선생님 플라이 상대로도 1대1 이겼는데?
심지어 리심으로 Q 안 찍고 이김
이것도 유언비어라 해보시지? ㅋㅋ
└앙 급식띠!
└유언비어임
└이건 맞음. 플라이가 카팟 출신이라 가끔 방송 키는데 다크랑 1대1 해서 처발림 ㅇㅇ;
└다크코인 떡상각이냐?
하지만 진짜 팬들도 있다.
그들로서는 자신의 우상을 지키고 싶다.
방어 논리를 어떻게든 찾아낸다.
그조차 실시간으로 증명이 되고 있었다.
<어?>
<실수한 것……, 같죠?>
<아니, 그래도 음파를 안 찍을 이유는 없는데! 실수네요. 이건 실수가 맞고. 상대가 눈치를 못 채게 신경을 써야 될 것 같습니다.>
―아
―Q 없는 리심ㅋㅋㅋㅋㅋㅋㅋㅋ
―닼선생님은 Q 없이도 이기던데 ㅋㄷ
―결승에서 실수하네 도구 수준
오정환이 음파를 찍지 않는다.
* * *
일종의 꼼수라고 할 수 있다.
이쿠, 이쿠!
리심 미러전.
평타를 열심히 때리며 라인전을 밀고 있다.
파앙!
그리고 E짤을 맞힌다.
우지의 리심이 가까워진 순간을 노렸다.
그와 동시에 라인 푸쉬가 된다.
광역기이기 때문에 주도권을 잡기 쉽고.
이쿠, 이쿠!
W가 2레벨.
피흡이 매우 잘된다.
상대의 견제는 피흡으로 상쇄시킨다.
'Q를 안 찍으면 1대1이 너무 쉬워.'
1대1 매치는 일반적으로 잘 하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 하는 사람들은 실수를 한다.
습관적으로 Q선마.
우지의 리심은 그렇게 하고 있다.
음파를 찍는 것이 딜이 잘 나오니 말이다.
하아!
파앙!
1대1 매치는 생각처럼 되지가 않는다.
E짤을 차곡차곡 누적시킨다.
음파는 무빙을 쳐서 피한다.
미니언 뒤에 쓱 숨으면 각이 제한된다.
'음파를 맞을 일이 없어.'
아니, 맞힌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날아가는 과정에서 상대 음파를 맞게 된다.
리턴이 제로.
열심히 음파각 노려봤자 남 좋은 일만 시킨다.
그에 반해 E는.
파앙!
견제와 라인 푸쉬.
주도권을 계속 잡고 굴릴 수 있다.
상대도 슬슬 뭔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럴 거면 내가 음파 왜 찍었냐고.'
그렇다.
차후에는 정립된다.
리심 미러전은 무조건 Q선마!
그리고 점화와 점멸을 드는 게 국룰이다.
서로 게이 같은 짓을 못 하도록 말이다.
이쿠, 이쿠!
여기서 더 끔찍한 건 W선마.
프로게이머가 아니라, 프로게이머 할애비가 와도 킬각이 안 잡힌다.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고.'
스펠만 탈진과 점화를 들었다.
상대도 똑같이 들고 있으니 반칙은 아니다.
파앙!
더 킬각이 안 잡히는 효과는 있다.
아주 안전하게 라인전 주도권을 굴린다.
찰칵!
귀환 타이밍을 잡는다.
디나이를 했으니 상대보다 최소 300골드는 더 많을 것이다.
'이대로 CS 차이로 굳혀도 되는데.'
1대1은 이기는 방법이 3가지가 있다.
1. 솔킬
2. CS 100개 채우기
3. 포탑 퍼블
3번은 거의 나올 일이 없고 1번 아니면 2번이다.
그리고 2번 또한 1번에 연결된다.
파앙!
다시 라인을 푸쉬한다.
먼저 귀환 타이밍을 잡았기 때문에 라인이 좋다.
상대는 점점 초조함을 느낀다.
내 CS가 90개 가까이 차버렸기 때문.
'이제 2웨이브 안에 승부를 못 내면.'
그대로 패배하는 것이다.
그 안에 반드시 승부수를 던지게 되어있다.
하아!
의도적으로 내어준다.
음파를 맞아주자 한 2초 고민하더니 결국 들어온다.
이쿠, 이쿠!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
싸워주며 슬금슬금 발을 뺀다.
상대의 W가 빠진 시점에.
이~쿠우!
와드 방호로 배달각을 노린다.
아군은 없지만 포탑은 있다.
허우적대는 우지에게.
'응 탈진.'
이동 속도가 느려진다.
포탑에 3대를 얻어 맞는다.
승부가 결정 나버린 순간이다.
와아아아아아~~!!
1대1 매치는 오픈형 부스에서 치러진다.
귀맵이라던가 건웅이라던가 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환호 소리가 들려온다.
크지는 않지만 분명히 있다.
어제의 경기 때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이 정도 보람은 있어야지.'
오늘은 올스타전의 마지막 날이다.
중국에 온 지도 벌써 1주일이 지났다.
결코 길다고는 할 수 없는 시간.
그럼에도 첫날과 많은 것이 바뀌었다.
"인터뷰 괜찮을까요? 준비되시면 말씀해 주세요!"
"네, 바로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방증하듯 인터뷰어도 살갑다.
어제만 해도 새침데기 같은 얼굴이었다.
'아무리 예뻐도 짱…….'
짱 예쁘진 않다.
여성 인터뷰어가 마이크를 내민다.
고소한 침 냄새가 풍긴다.
"축하드립니다! 1대1의 제왕이 되셨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이벤트전이라도 우승은 프로게이머에게 참 기쁜 순간인 것 같습니다."
그럭저럭 미모는 받쳐준다.
그 나라 언어만 안 떠들면 국적을 추측하진 못했을 것이다.
'가슴이 작아서 내 취향은 아닌데.'
중국의 미적 기준.
피부가 희고 마르면 다 미인이라고 생각한다.
가슴은 의외로 신경 쓰지 않는다.
바로 옆 나라임에도 상이하다.
중국이 남아선호사상 때문에 여자가 적다 보니 덜 따지는 측면도 있다고 한다.
"중국 최고의 선수인 우지를 이겨서 그렇다고 생각해도 될까요?"
"우지도 정말 훌륭한 선수죠."
그래 봤자 중국 여자.
아니나 다를까 영업질을 시작한다.
국뽕 빨기로 우리나라보다 더한 나라다.
'중국의 자존심 같은 선수지.'
아무리 체면을 구겼어도 기존의 인기가 어디 가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슼갈 건들면 안 되듯, 중국에서 우견을 건들면 안 된다.
"우지 선수는 1대1 토너먼트를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한 걸로 알고 있는데……."
"네."
"정환 선수는 이번 올스타전에서 즐겜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실력에 대한 오만이라고 봐도 될까요?"
질문의 선택지부터가 날카롭다.
오만은 통역사가 자신감을 오역했다고 생각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이 뭔가 건수를 건지고 싶다는 생각이 물씬 든다.
그러한 일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나라.
때문에 처음부터 대비를 하고 있었다.
첫마디부터 말이다.
"제가 올스타전에서 팬서비스를 많이 한 건 사실이죠. 하지만 그것은 우지 선수도 마찬가지라고 보고 있습니다."
"어떤……, 점이 그렇다는 거죠?"
올스타전.
이벤트전이다.
평소와는 다른 재밌는 걸 보고 싶다.
선수들이 즐겜픽을 준비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대회에서 나오면 재밌을 만한 챔피언을 하는 것이다.
"제가 즐겜 쪽으로 재미를 주려고 했다면, 우지 선수는 뛰어난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방법은 달라도 목적이 일치했기 때문에 미러전을 수락했다고 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아아……. 그렇, 군요!"
"승패를 떠나서 치른 결승전이었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간사해서 우승을 하고 나니 기쁘네요."
반대로 빡겜도, 빡겜대로 재미있다.
뛰어난 경기력은 눈 정화.
그리고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선수들이 1년에 딱 1번 쉬는 비시즌 기간이다.
한참 긴장의 끈을 풀고 싶을 때 팬들을 위해 연습을 한 것이다.
'뭐, 그러한 해석도 된다는 거지.'
포장을 해준다.
체면 문화가 있는 중국에서는 이러한 체면치레가 특히 중요하다.
쥐도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이다.
적당히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준다.
와아아아아아아아~~~!!!
함성 소리.
여기저기서 박수 소리도 들려온다.
중국팬들의 반응은 솔직한 게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1대1 토너먼트까지 우승을 했으니 앞으로는 더 반응이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아직 중요한 것이 남아있다.
* * *
올스타전의 마지막 차례.
그것은 암묵적으로도, 순서적으로도 정해져 있다.
―NA>EU KEKW
―EU WHY SO QUIET?? EU WHY SO QUIET?? EU WHY SO QUIET??
―북미는 유럽과 한국 선수를 사기만 한다
―catJAM catJAM catJAM
―DIE NA? DIE NA? DIE NA? DIE NA? DIE NA? DIE NA? DIE NA?
―Where is EU?
―catJAM catJAM catJAM catJAM catJAM
―EU MALDING KEKW EU MALDING KEKW EU MALDING KEKW EU MALDING KEKW EU MALDING KEKW
서양팬들의 갈드컵이 열리고 있다.
북미와 유럽팬.
전통적으로 둘은 라이벌지간이다.
대개 유럽팬이 북미팬을 무시한다.
실제 성적은 물론 경기력에서도 유럽이 북미를 압도해왔는데.
"오늘은 굉장히 특별한 날이다."
드물게도 북미팬들이 일방적으로 타격하고 있다.
북미 올스타가 결승전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 의미는 뜻깊다.
팬들뿐만 아니라 선수들.
그리고 북미 리그를 후원하는 스폰서들.
"우리는 승리를 위해 싸울 것이고, 장난이란 없을 것이다. 오늘의 경기를 스폰서들이 주목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Yes~""
북미는 롤판에서 가장 많은 스폰서를 보유하고 있다.
비록 북미가 항상 북미를 해도, 리그 규모는 날이 갈수록 커진다.
하지만 압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는 다르겠지?
스폰서들이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둬야 한다.
'으음…….'
그럴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올스타전 결승전에 오른 것이다.
이벤트전이라고는 해도 가치는 있다.
TSM의 미드인 비역슨은 특히.
그는 소년가장 노릇을 하며 자신의 팀을 거의 멱살 잡고 견인하고 있다.
"애코는 어떻게 할 겁니까?"
"1경기는 밴을 할 생각이다. 이에 대해 의견을 듣겠다. 물론 1경기를 승리한다면 밴을 풀 생각이다."
하지만 올스타전은 다르다.
탑과 정글이 정상.
북미에서 정말 정상급의 선수들이다.
팀의 기량이 받쳐준다면 해외팀을 상대로도 승산이 충분하다.
실제로 그렇게 되어 결승전까지 진출했다.
'그 LCK도.'
비역슨이 손에 힘을 꽉 쥔다.
이제 중견급 선수가 되어버린 그지만 여전히 성적에 대한 욕심이 있다.
국제 무대에서 자신을 증명하고 싶다.
그 최종 상대는 반드시 LCK가 될 수밖에 없다.
"저는 동의합니다."
"코치의 말이 맞는 것 같아."
"애코는 미드로 돌릴 수 있는 픽이기도 하고……, 그렇지 비역슨?"
"어, 그래."
아무리 올스타전이라도 대회는 대회.
그것도 결승전에서 잡아낸다면 큰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