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763화 (763/846)

763화

오정환의 방송 복귀.

〔예능 갤러리〕

―생맥주 기계 개더럽네 씹ㅋㅋㅋㅋㅋㅋㅋ

―맥주랑 생맥주랑 차이 없는 거였음??

―오정환은 저런 정보 어디서 듣는 거냐

―블랑 씹게이 맥주인 건 ㅇㅈ 또 ㅇㅈ임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그의 예능력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았거니와.

―그냥 맥주랑 생맥주랑 차이 없는 거였음??

생맥주 존나 좋아해서 호프집 가면 최소 3잔 비우는데 방송 보다가 얼타네

└오정환이 차이 없다고 함

글쓴이― 나는 맛이 틀리던데

└ㄹㅇ 듣고도 이해가 안 됨

└이론적으로 그렇다고 해도 실제로 맛 차이가 나지 않나?

골목 식당.

최근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그 게스트로 나왔다.

방송의 내용 또한 가히 충격적이다.

당연하다고 알고 있던 상식을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콸콸콸!

생맥주.

단어부터가 살아있다.

맥주의 효모가 있고, 없고의 차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생맥주 내용물은 그냥 맥주랑 똑같아요.>

<네…….>

<차별점을 주는 건 신선함밖에 없어요. 신선하지 않은 생맥주는?>

<그냥 맥주보다 맛이 없다!>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말한다.

둘 다 살균이 된 것이고, 단순히 담기는 통의 용량이 다를 뿐이다.

때문에 맛있으려면 관리를 잘해야 한다.

생맥주 기계를 청소하고, 회전률을 올려서 신선함을 극대화시킨다.

꿀꺽! 꿀꺽!

그렇게 만들어진 생맥주.

방송 화면에서 클로즈업된다.

황금빛 액체가 왠지 더 청량하게 느껴진다.

<으음, 괜찮아요.>

<진짜 맛있는 생맥주의 표본 같은 맛인데?>

<진짜 맛있어요! 우리집 생맥주가 이렇게 맛있는 줄 처음 알았네.>

맥주 맛이 크게 개선된다.

기존의 난잡했던 메뉴판도 깔끔하게 뿌노스시켰다.

『주류 메뉴』

소주 0.4

생맥주(맥스) 500cc 0.4

수입 맥주(파울라너, 기린) 0.6

음료수 0.2

포차집의 음식과 어울리고, 품질 관리가 가능하게 최적화한다.

그것으로 끝나면 심심한 일.

위이잉~!

새로운 기계가 들어선다.

그 신기한 활용법에 수많은 손님들이 골목식당 포차집에 몰린다.

* * *

두 번째 촬영날.

"지금 테이블 없어요. 줄을 서주셔야……."

"흐흐."

"사장님! 천 선생님 오셨어요!"

"진짜? 잠깐만, 잠깐만 바로 나갈게!"

기습 방문이다.

지난주에 왔을 때만 해도 사람이 휑~했다.

겨울이라 파리 날리진 않아서 다행이었던 포차집이다.

"사람이 많네요?"

"이게 다 정환이 덕분이지!"

"에이, 저는 뭐 맥주밖에 안 봤는데."

지금은 술집 내부가 활기로 가득 차있다.

줄도 상당히 길어서 입구까지 오는 것도 힘들었다.

"아이고 천 선생님~! 정환 씨! 말씀 좀 하고 오시지!"

"원래 말 안 하고 오는 거 알잖아요."

"그렇긴 하죠."

장사가 잘되고 있는 모양이다.

물론 방송을 탔기 때문도 있지만.

'사실 거기까진 상수지.'

골목식당의 화제성.

초반에는 무조건 잘된다.

무슨 맛인지 궁금해서라도 찾아온다.

유튜버들도 들르면서 장사가 성공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거기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꿀꺽! 꿀꺽!

테이블 여기저기서 생맥주를 마시고 있다.

오후 3시.

늦은 점심이라는 걸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는 흥행이다.

"저희 3시 반부터 휴점인데 잠시만 좀……."

"네, 북적이는 모습 촬영하러 온 거니까 사장님은 평소대로 영업하시면 됩니다."

"네!"

서둘러 달려왔던 사장님이 스태프의 말을 듣고 다시 서둘러 주방으로 뛰어간다.

그만큼 정신없이 바쁘다.

이윽고 30분이 지나간다.

가게 안이 다시 한적해진다.

테이블에 앉아서 진짜 방송을 촬영한다.

"사장님 잘 지내셨어요?"

"너무 잘 지냈죠! 갑자기 바빠져서 힘들긴 했는데……."

""하하하!""

지난 방송분이 나간 이후.

손님들이 엄청나게 몰려들었다.

혼자서 처리할 수 없을 지경으로 말이다.

홀과 주방에 각각 아르바이트를 한 명씩 고용했다.

장사가 기대 이상으로 잘되고 있다.

"가르쳐주신 맥주가 대히트를 쳐서!"

"확실히 맥스가 맛있긴 하죠."

"그것도 그건데, 얼음칩이 엄~청 화제가 됐나 봐요. 손님들이 오시면 그 얘기부터 해요!"

맛있는 음식.

신선한 생맥주.

이 두 가지면 일단 깔고 들어간다.

'지난 방송으로 화제도 좀 됐고.'

생맥주는 누구나 한 번씩은 먹어보는 대중적인 주류다.

하지만 의외로 막연하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생맥주'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대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 부분을 바로잡은 게 다소의 화제가 되었다.

마이야르 반응처럼 사실 그렇게 별일은 아니다.

단순히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정보지만.

위이잉~!

MSG를 끼얹었다.

아니, 얼음.

쇄빙기에서 마치 눈 같은 얼음이 갈려서 생맥주의 거품 위에 뿌려지고 있다.

"생맥주 나왔습니다!"

"일단 임팩트가 있네."

"그쵸?"

"안주도……, 준비할까요?"

"음식은 검증이 끝나서."

"무슨 소리야! 술을 마시는데 음식이 있어야지 흐흐."

웬만한 빙수 수준으로 수북이 쌓였다.

차후 인스타에서 핫해지는 얼음 맥주다.

'일단 보기에도 예쁘고.'

마실 때도 시원하다.

우선 거품 위에 쌓인 얼음칩을 한입 가득 베어 문다.

"이게 맥주를 얼려서 간 거라 맛있어요."

"나는 이가 시려서 그렇게는 못 먹겠네."

천종원 선생님은 그냥 맥주처럼 마신다.

황금빛 액체와 함께 얼음칩이 목으로 넘어간다.

'얼음이 설빙처럼 곱게 갈려서.'

입안에서 뭉치는 일은 없다.

오히려 맥주와 섞이며 사르르 녹아내린다.

그 느낌이 끝내준다.

안주를 부르는 맛이다.

이런 생맥과 함께라면 음식을 얼마든지 넘길 수 있을 것만 같다.

타악!

안주가 나온다.

빠르게 만들 수 있는 것.

쭈꾸미 볶음과 두부조림이다.

"맛있게 드세요!"

"맥주가 너무 맛있네요."

"덕분에 헤헤……, 안주도 맛있으니까 어서 드셔 보세요."

쭈꾸미 볶음은 국물이 자작해서 상당히 매워 보이다.

한 젓가락 떠서 입에 넣자.

'이 맛이지.'

쫄깃하고 고소한 살.

씹으면 씹을수록 매콤한 양념과 입안에서 맛있게 버무려진다.

역시나 맵다.

쌀밥 한 그릇이 절실하다.

하지만 그 아쉬움을 채워줄 음료가 기다리고 있다.

꿀꺽! 꿀꺽!

얼음 맥주를 들이킨다.

숨이 막힐 정도로, 이러다 익사하지 않을까 싶을 만큼 목에 넘긴다.

쭈꾸미 볶음의 매콤함이 단숨에 식는다.

다음은 두부조림.

채 썬 파와 팽이버섯이 가득 올려져 있다.

'뿌노스가 살려줬을 만도 해.'

사장님이 음식 솜씨가 있다.

두부에 파와 팽이버섯을 올려서 요령껏 잘 집어먹는다.

꿀꺽!

그리고 맥주 한 모금.

템포 조절을 한다.

500cc 맥주잔을 벌써 반이나 비웠다.

"장난 아니다 이거. 밥도둑, 아니 술도둑이야."

"정환이가 술맛에 왜 이렇게 깐깐했는지 알겠네. 같은 맥주인데 맛이 완전히 달라!"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사실 저렴한 주류는 단독 주인공이 되기 힘들다.

막말로 그게 가능했으면 쌀 리가 없으니까.

'음식이랑 딱 어울리기만 하면 돼.'

그 역할을 훌륭히 소화하고 있다.

다 알고 있음에도 술술 넘어가는 맥주와 안주를 막을 수가 없다.

"봄이는 안 불러도 되겠어?"

"선생님도 안 부르잖아요."

"그렇긴 하지 흐흐."

너무 맛있다.

둘이 먹다 하나가 죽을 것 같아서 봄이는 부르지 않는다.

'이런 열량 많은 건 피해야 돼.'

내가 대신 맛있게 먹어준다.

상황실에서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마치 먹방을 보는 느낌.

"이대로만 하면 될 것 같은데?"

"네!"

"귀찮으실 테지만 매일 생맥주 탭은 청소를 해주셔야 돼요."

"네, 그 점도 유의하고 있습니다."

장사는 안될 수가 없다.

까놓고 말해서 포차집들 수준이 고만고만하다.

그런데 방송 홍보.

맛도, 가격도 괜찮으니 단골은 차곡차곡 생길 것이다.

'이런 아이템까지 하나 있으면.'

외지 손님들도 방문한다.

SNS에 사진 올리기 좋다.

최소한 망할 걱정은 없다고 생각한다.

초심만 잘 유지한다면 말이다.

생맥주 가게들이 기기 청소를 잘 안 하는 이유가 있다.

"아시겠지만 방송이잖아요."

"네!"

"저보다 더 잘 아는 시청자분들도 계시고, 유튜버들도 와서 감시를 하고 그럴 수도 있어요."

"하지! 다른 가게들도 다 그래."

귀찮다.

안 해도 손님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

청소 비용도 은근히 나가기 때문에 어느 순간 안 해버린다.

'방송으로 흥했으면 그만큼 책임감도 가져야지.'

골목 식당으로 흥한 가게들은 정말 많다.

아니, 대부분의 가게가 소문을 듣고 온 손님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났을 때 생존하는 건 극소수.

이 포차집도 그렇게 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저는 진짜 안 변할 자신 있습니다."

"두고 볼 거에유?"

"진짜예요!"

사장님도 그 점을 인지하고 계신다.

다른 가게들이 망한 걸 봤으니 자신은 그렇게 되지 않겠다.

그런다고 될 만큼 만만하진 않을 것이다.

사람이라는 게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그래도 뭐.'

내가 솔루션을 진행한 집은 최대한 늦게 망했으면 좋겠다.

아니, 안 망하면 더 좋고 말이다.

어느덧 5시가 된다.

저녁 장사를 시작할 시간이다.

이미 문밖으로는 끝이 안 보일 만큼 길게 줄이 서있다.

"내가 장사하는 모습을 못 봐서 손님 응대가 걱정이 됐는데 오늘처럼만 하면 문제없겠어!"

"감사합니다!"

"다음에 불심검문 왔을 때 실망시키지 말고 잘해유?"

"잘하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두고 보면 알 일.

이 방송이 계기가 되어 대한민국 생맥주집들이 청결을 신경 쓴다면 좋은 일이다.

"사장님 번창하세요. 화이팅!"

"아, 근데."

"네?"

"한 가지 고민이 좀……."

선한 영향력.

주류 업계가 워낙 장난질 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부분을 조금씩이라도 완화한다면 가치가 있는데.

"그게 맥주 이름이."

"아이디어 좋지 않아요?"

"그렇긴 한데……, 논란의 여지가 좀 있지 않을까요?"

"사소한 건 신경 쓰지 마세요."

다른 논란을 낳을 수는 있다.

최근 일부 커뮤니티에서 서서히 조명되고 있다고 한다.

'개ㅈ슼갈이라고 할 순 없잖아.'

방송은 컨셉이다.

* * *

화제의 방향은 넓을수록 좋다.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실시간 롤붕이……, 골목식당 보는데 이거 뭐냐?

―오정환 미친 새낔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립 거르고 꽤 맛있어 보이는데?

―슼갈이 운영하는 대깨맥집 ㄷㄷ

롤 커뮤니티.

때아닌 이슈로 난리가 나고 있다.

오정환이 예능에 출연하는 일은 이전부터 심심찮게 있었지만.

―실시간 롤붕이……, 골목식당 보는데 이거 뭐냐?

[골목식당 포차집 신메뉴 캡처. jpg]

대깨맥ㅋㅋㅋㅋㅋㅋ

포차집 사장 어디 살아??

└어떻게 맥주 이름이 대깨맥ㅋㅋㅋㅋㅋㅋㅋ

└저 메뉴 오정환이 짜줌ㅋㅋ

└이건 100% 일부로지

└팩트) 포차집 사장은 가면 쓴 슼갈이다

게임과 관련돼있다.

정확히는 롤 관련 인물.

씨지맥의 팬덤은 '대깨맥'이라고 불린다.

그의 아쉬운 행보에도 불구하고 대가리가 깨진 듯이 빨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이름의 맥주가 유행하고 있다.

「김인싸」

1일 전。

#대깨맥#골목식당#포차집

[술자리 인증. jpg]

정말 대가리가 깨질 만큼 시원할 만하네요!

매일매일 깨끗하게 관리되어서 그런지 목 넘김도 깔끔하고 맛있었어요~└헐 쓰니 대깨맥 인증하는 거야? 나 방금 머리가 띵했어 김인싸― 머리가 띵할 만큼 시원해요^^

└씨지맥 개새끼 해봐

└롤붕이들 인싸 페북 와서 행패 부리누

자연스럽게 바이럴 마케팅이 된다.

특히 대깨맥들 사이에서 성지가 되며 포차집은 꾸준하게 번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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