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764화 (764/846)

764화

<검은수염>

정해진 수순.

―살인갈72호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개ㅈ슼갈들 그렇게 괴롭히더니 결국 보내네 ㅋㅋ

"그냥 제가 방송 쪽을 선택한 거예요. 여론에 휘둘린 거 아니니까 슼갈분들 욕하지 마세요."

―본심이 나왔는데 형?

―네 슼갈ㅋㅋ

―얼마나 지랄했으면 그걸 기억하냐 ㅉㅉ

―요즘은 슼갈도 정환이 좋아하던데

프로게이머 생활을 마무리한다.

SKY T1을 나가는 것이 뉴스에까지 실렸다.

'내 방송 복귀와 함께.'

은퇴를 한다고?

그럼 이제 뭐 하는 거지?

맨땅에서 이슈를 터트리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골목식당 방송분도 화제를 모으며 스타트는 괜찮은 느낌으로 끊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오정환 나간 슼<<ㅈ됐다고 생각하면 개추

―탈슼 하자마자 대깨맥 선언이라 ㅋㅋ

―테이커 퇴물된 거 알 사람은 다 알지

―개ㅈ슼……, 그곳은 대체 어떤 곳일까?

당장의 파란은 있을 수밖에 없다.

커뮤니티에서 소란스럽다.

과대 해석을 하는 팬들이 생긴다.

―탈슼 하자마자 대깨맥 선언이라 ㅋㅋ

[아님 말고 짤. jpg]

이게 과연 우연일까? ㅋㅋ

슼갈들 패악질로 강판당한 것부터 킹리적 갓심 드는 건 나만임??

└ㄹㅇ 진절머리 날 듯

└이겨도 ㅈㄹ하는데 지면 얼마나 ㅈㄹ을 했을짘ㅋㅋㅋㅋㅋㅋㅋ└황제훈 시즌2└그냥 결별하는 게 맞음. 슼갈들 징징대는 거에 환멸 난다

아니, 필연적이다.

대깨맥과 슼갈.

얼밤이 쇠퇴하고, BOX Tigers가 해체된 현재는 가장 큰 팬덤이다.

둘을 엮었으니 화제가 안 솟아나기도 힘들다.

그렇게 커뮤니티에서 떠들수록 노이즈 마케팅이 된다.

"대깨맥은 그냥 그 자리에서 애드리브한 거고 별 의미는 없습니다."

―ㄹㅇㅋㅋ

―하필 대깨맥이라 ㅎ……

―대깨맥에 SOS 보내는 거 맞죠?

―살인갈이 얼마나 무서웠으면 ㅠㅠ

BJ는 어그로를 먹고 사는 직업.

화제가 되는 것은 바라는 바다.

물론 특혜를 놓아줄 생각은 없다.

「Talk) 오정환. 한가해짐」_ ?125, 892명 시청

SKY T1은 롤판에서 가장 유명한 팀이다.

그 정도가 아니라 롤판 화제의 90%를 차지한다.

'직·간접적으로 다 얽혀있어서.'

일반인들도 알 만큼 유명한 팀이라는 것도 크다.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야 화제가 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떡밥은.

―테이커 퇴물된 거 알 사람은 다 알지

[테이커 솔랭 FOW 캡처. jpg]

솔랭 점수만 봐도 안 느껴짐?

다크랑 1, 2위 경쟁하던 시절에는 테이커 만나면 아 이겼구나 ㅋㅋ 했는데 요즘은 그런 시절 지났지대회에서도 예전처럼 혼자 게임 파괴하는 학살자 느낌은 사라짐테이커 상대로 반반 가는 미드 ㅈㄴ 많은 거 ㅇㅈ?

2년 내에 은퇴한다에 내 불알 걺

└그걸 넘는 선수가 없어서 혼자 롤드컵 3개 가져갔는데요 ㅋㅋ└은근슬쩍 다크랑 테이커를 비비누└이건 개ㅈ슼갈 빼고는 다 인정하는 거임ㅋㅋㅋㅋㅋㅋ└오정환 빠지면 ㄹㅇ 모르겠긴 함

테이커.

최소 50%는 관련돼있다.

대회 화제는 물론, 솔로랭크마저도 트루먼 쇼처럼 실시간 중계된다.

―짜요짜요졸맛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요즘 테이커 솔랭 챌린저도 간당간당하던데 어케 생각함?

"음……, 저는 약간 다르게 봅니다."

―3D로 봄?

―웃으면서 보겠지 ㅋㅋㅋㅋㅋ

―어휴, 은퇴해도 그 갈 때문에 하고 싶은 말도 못 하네 ―헐 테이커 요즘 점수 왜 이럼?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다못해 친구가 자기 전적 검색해도 언짢은데 그것이 수만, 수십만 단위라면 상상하기도 힘들다.

'평정심 유지하는 것만 해도 대단해.'

프로게이머는 솔로랭크를 신경 쓰지 않는다.

그것도 어디 가서 내놓기 부끄럽지 않은 수준, 이라는 전제가 달린다.

챌린저 안정권까지는 들어가야 마음이 놓이는 것이다.

테이커는 그런 부분에서 아예 해탈했다.

----------------------------+

아이디― Hide in bush

전적― 102승 98패

티어― CHALLENGER 505LP

? 까타리나― 52%

? 르풀랑― 72%

? 탈리아― 43%

? 산드라― 68%

? 애코― 22%

+----------------------------

아니, 프로게이머라면 으레 그렇게 해야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픽보다는, 대회에서 할 챔피언들 위주로 연습한다.

"잘하는 거 했으면 쉽게 점수 올렸겠죠. 근데 프로잖아요."

―프로는 갖다 던져도 됨??

―환피셜) 테이커는 일부러 던지고 있다

―내가 그 미드 그럴 줄 알았다 ㅋㅋ

―채팅창 혼잡하누

하지만 프로게이머도 사람이다.

아무리 해도 잘 안 맞는 챔피언이 있을 수밖에 없다.

'현실과 타협을 하지.'

챔피언 폭 한두 개 손해 보는 것이다.

테이커는 그런 면에 있어서 고집이 보통 센 게 아니다.

자기 점수가 깎이더라도, 욕을 먹더라도 필요하면 연습한다.

챔피언 폭 문제가 안 생기는 이유다.

설사 생기더라도 한두 달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해결돼있다.

그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요즘 BJ들도 테이커 만나는 거 싫어하더라

르풀랑, 산드라 같은 건 ㅍㅌ 치는데

까타나 애코 같은 칼챔 하면 개똥 싼다고

한숨 푹푹 쉬면서 테이커라 욕 안 박는 거 티 남

└나만 느낀 게 아니네

└갓직히 테이커 아니었으면 바로 쌍욕 때리고 리폿 박았지 ㅋㅋ└살인갈이 보고 있다!

└애코 승률 ㅅㅂ 사람 새낀가 싶음

그리고 신경.

경영 심리학에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중책을 맡고 있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에너지를 허투루 쓰면 안 된다.

'전부 할 수가 없다는 거야.'

포기를 해야 한다면 솔로랭크 점수가 맞다.

실질적으로 의미가 없고, 그냥 남들의 눈이 신경 쓰일 뿐이다.

대한민국 수백만 롤유저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커뮤니티에서 하루 종일 조리돌림 해도 말이다.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사람들은 대개 결과만 본다.

과정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세상 대부분의 일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다.

―젓지말고흔들어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근데 테이커 때문에 팀원들이 부담 느끼는 거 솔직히 있지 않음?

―어허!

―이래서 눈치 빠른 녀석은 싫다니까……

―배앵도 신세 한탄하던데. 자신이 캐리해도 맨날 테이커만 주목받는다고 ―롤갤에 좌표 찍혔음? ㄷㄷ

물론 그만큼 인기도 있다.

모든 선수들 중에 가장 높은 평가를 받으며, 가장 많은 팬덤을 보유했다는데 이견이 갈리지 않는다.

타 팀은 물론, SKY T1 내에서도 그러하다.

나머지 네 명의 선수를 모두 합쳐도 테이커에 못 미칠 정도다.

'근데 원래 그래.'

같은 캐리 라인이라 평가받는 배앵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만드는 사람과 받아먹는 사람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테이커는 플레이메이커 스타일이고, 배앵은 오로지 안정적으로 게임한다.

어느 팀을 가도 전자의 선수가 인기가 많다.

게임 외적인 요소도 크다.

일일이 조명이 되진 않지만, 사람의 이미지라는 것은 결국 쌓이고 쌓여서 생기는 것이다.

"아무튼 갈드컵 적당히 하시고, 너무 과몰입하지 마세요. 이 악물고 깔 필요 없잖아요."

―코 악물고 ㅋㅋ

―테독 때문에 테이커가 싫어짐

―개ㅈ슼 얘기만 해도 어그로가 이렇게 끌리넼ㅋㅋㅋㅋㅋ―평생 콘텐츠 생겼다 ㅇㅈ?

물론 코 악물고 깔 만한 부분도 있었다.

* * *

SKY T1.

다가오는 스프링 시즌의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아, 또 대회 시즌이네."

"지겹다, 지겨워."

"왜?"

"하……, 상혁아 그걸 몰라?"

바쁜 건 다른 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SKY T1은 팬들의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

팬들의 기대치.

우승이 아니면 만족하지 못한다.

성적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내가 왜 성적을 신경 안 쓰는지 알아?"

"왜?"

"내성적이어서."

"아악!"

"흐흐."

외부에서는 '당연'히 우승을 하는 걸로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굴곡이 있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는 법이다.

선수들로서는 고민이 된다.

이번 2017년도 잘할 수 있을지.

한 명의 선수가 나갔다 보니 더더욱이다.

데일리e스포츠― 「[오피셜] SKY T1 '오정환'과 계약 연장 않는다」

스포츠투데이― 「SKY T1, 후니 '하승훈' 영입으로 탑 라인 공백 채워」

포모스― 「SKY 테이커―배앵―울팍과 재계약……, 정환―두크는 계약 종료」

오정환.

팀은 재계약을 원했지만, 본인의 완강한 의사로 불발되었다.

다시 일반인 신분으로 돌아가겠다.

<으악 무관귀신이다!!>

<꺄아악!?! 저리 가 이 무관귀신!!!>

아니, 방송인.

정말로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무심코 켠 TV에서 어디선가 들어본 단말마가 들려온다.

"요즘 대깨맥이 난리라는데? 저 봐! 가게에서 난리 피고 있어."

"대가리 깨지는 맥주?"

"됐다. 너랑 무슨 말을 하겠냐."

"진짠데……."

천종원의 골목 식당.

유명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2차 파급력이 대단하여 방송을 안 본 사람도 내용은 안다.

최근 또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생맥주에 대한 놀라운 폭로와 더불어, 롤팬들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이슈 때문이다.

"저 집 사장이 슼팬인데 대깨맥들이 와서 행패를 부렸나 봐."

"아~"

"방송 타니까 별별 일이 다 생기네. 정환 형도 고생이 많겠다."

"하긴 요즘 팬들끼리 엄청 싸우더라."

그리고 진행자.

오정환이 솔루션을 했다.

해당 포차집에 롤팬들이 큰 관심을 가질 만도 하다.

SKY T1의 선수들도 일련의 소식을 전해 들었다.

다른 팀에 가는 것이라면 기분이 묘하지만, 사회로 돌아가는 것은 진심 어린 응원을 하게 된다.

"진짜 열심히 살아."

"그러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불과 얼마 전까지 같은 팀이었던 사람이 TV에 나오고 있다.

자극을 받는다.

나태했던 정신이 추슬러진다.

자신들도 보여주고 싶다는 욕망.

"얘들아! 너희들도 열심히 해야지!"

""네~""

"언제까지 흐느적거리는 소리 낼 거야? 내가 진짜 너희들 보고 있으면 힘이 빠져. 머리털까지 빠지는 것 같애!"

김다균 코치도 징징대고 있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마음을 다잡고 연습에 매진해야 한다.

휴게실에 누워있던 선수들이 일어나 연습실로 향한다.

최근 스크림 성적이 좋지만은 않다.

전력상 공백이 솔직하게 있다.

'하아…….'

특히 배앵은 절실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자신들의 라인전 능력이 약하다는 사실.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프로게이머라면 으레 그러하다.

세간에서 라인전이 약하다, 부실하다, 챔피언 폭이 좁다, 하는 선수도 스스로는 대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존심 문제도 있거니와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솔로랭크나 스크림에서는 잘하기도 한다.

숟가락인 배앵은 특히 더.

"안 그래도 휴가 때 푹 쉬어서 좀이 쑤시더라고요."

"오, 진짜?"

"진식이 웬일이래? 해가 서쪽에서 뜨겠어."

테이커의 밴픽 강제력.

그리고 상체의 주도권.

바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깨닫기가 힘들었다.

오정환이 그것을 이용한 플레이를 하기 전까진 말이다.

보이지 않았던 것들의 윤곽이 잡힌다.

'그래, 바텀이 힘을 내줘야 되긴 해. 채환이가 좀 잘해줘야지.'

그 정환이 없다.

앞으로는 라인전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 자신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게임을 열심히 하고 싶다.

"진식아 그 소식 들었어?"

"대퍼팀이 요즘 날아다닌다는 거? 알지. 대회 가면 다를 거야."

"아니, 그거 말고 그거!"

굳게 마음먹는다.

그런 배진식도 참을 수 없는 것이 있었다.

"뭐? 배그가 출시된다고?"

덥수룩하게 자란 검은 수염을 긁적거린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