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770화 (770/846)

770화

자신의 세상이다.

"하~ 형님 생일 축하드리려고 온 건데."

"진짜 저희가 호강하네요. 이게 대체 얼마야 진짜~"

보라판의 유명 BJ들.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자신의 비위를 맞추지 못해서 안달이 났다.

꼴꼴꼴

양주.

맥캘란의 18년산이다.

겨우 18년밖에 안 된 주제에 발렌타인 30년산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돈이 좀 들긴 했지.'

생일 파티에 찾아온 수십 명에게 먹이려면 말이다.

그 외의 비용도 한두 푼이 아니다.

출장 요리사는 물론이고, 가구와 식기 모든 것이 명품이다.

천만 단위는 우습게 깨졌다.

"뭐 별거라고. 편하게들 즐겨."

"캬~"

"남훈좌 클라스!"

―존나 별거 같은뎈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급이 다르긴 하다

―집에서 저렇게 파티하려면 얼마 들지?

―이게 탑BJ의 세계인가……

그 이유.

격차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BJ들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보고 있다.

'두고 두고.'

입에서 입으로 전파될 것이다.

아니, 개인 방송 갤러리 등 커뮤니티에서 2차·3차로 퍼진다.

파프리카TV 최고의 BJ가 누구인지.

누가 가장 BJ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는지.

"우리끼리 마시면 기껏해야 골든 블루거든요~"

"가끔은 좋은 거 마셔야지."

"형은 이런 거 맨날 마시죠?"

"나는 요즘 맥캘란이 입맛에 가장 맞더라. 딴 건 못 마시겠어."

―양주를 펑펑 따재끼네

―저거 맥캘란 ㅈㄴ 비싼 거임

―갓직히 남훈이한텐 껌값이다 ㅇㅈ?

―난 X발 소주 까는데

기정사실화될 것이다.

생일 파티를 아주 신경 써서 준비한 이유이기도 하다.

'오정환이 고급 양주 좀 까고 논다는데.'

그런 양주를 살 돈.

자신이 훨씬 더 많다.

그가 부러워할 만한 컬렉션을 사재꼈다.

비싸다는 양주는 다 싹슬이했다.

그것도 모자라 와인, 샴페인까지 좋은 건 다 추천을 받아 샀다.

―세미누나님, 별풍선 10000개 감사합니다!

1두산!

―세미누나님, 별풍선 20000개 감사합니다!

2두산!

―세미누나님, 별풍선 30000개 감사합니다!

3두산!

지나치게 스케일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겨우 자존심 싸움에 이 정도까지 해야 하나?

그런 생각이 아예 안 드는 건 아니지만.

"세미 누나 요즘 운동 부족인가 봐? 3두산에서 멈추고 돌아오네."

―여기는 기본 단위가 1만 개임? ㄷㄷ

―헥헥 힘들어 ㅠㅠ

―남훈이 열혈들은 클라스가 진짜……

―눈나들 미춐ㅋㅋㅋㅋㅋㅋ

어차피 금방 채울 수 있다.

생일풍.

지갑들이 알아서 돈을 바친다.

'여자는 백마 탄 왕자님을 원하는 생물이거든.'

완벽한 남자.

그것은 딱히 자기 자신을 일편단심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이 아니다.

그 반대여도 된다.

잘난 남자 한 명에게 수많은 여자가 매달린다.

오히려 인기가 많을수록 더 가치가 높다.

여자의 사고 구조는 그렇게 되어있다.

―[NH]쩐누나님, 별풍선 10002개 감사합니다!

남훈아 생일 축하해♡♡♡

"쩐 누나도 태어나줘서 고마워."

―와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존나 설레

―남훈이는 말하는 게 전부 진심이 느껴져서 너무 좋아 ―열혈들 오늘 잠 못 자겠다 ㅋㅋ

인기가 있으면, 유명하면, 골 빈 년들이 알아서 몰려온다.

파프리카TV 최고의 BJ가 되려는 이유.

겨우 그뿐이라면 압도적인 별풍선 랭킹을 이룰 수 없다.

남훈은 열혈들을 누구보다 잘 다룬다.

꿀꺽! 꿀꺽!

온더락잔에 따라진 위스키.

한 번에 식도로 흘러 넘긴다.

테이블에 탁! 내려놓자 얼음이 딸랑거린다.

―[NH]루다님, 별풍선 10000개 감사합니다!

남훈이 너무 빨리 먹는당……

"루다 고마워. 오늘 왠지 템포 조절이 안 되네."

―헐

―분위기 좋은데 왜 그래 ㅋㅋ

―남훈이도 사연이 있겠지……

―이렇게 잘생겨도 고민이 있구나

그 모습이 왠지 고독하게 보인다.

카메라를 향해 눈을 마주쳐주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런 느낌.'

연출을 하는 것이다.

여자들이 공감 능력을 백분 발휘하도록 신경 쓴다.

―헤크몽님, 별풍선 10000개 감사합니다!

태어나줘서 너무 고마워!!!

―[NH]햇살님, 별풍선 20000개 감사합니다!

나도 생일날 되면 이상하게 울적함 ㅋㅋ

―[NH]아잉님, 별풍선 10000개 감사합니다!

오정환 그 새끼 때문 아니야??

저마다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여자들이 알아서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한다.

'골 빈 년들이 다 똑같지.'

남훈은 과거 클럽에서 일을 했다.

일의 내용은 여러 가지 있지만 골짜는 결국 하나다.

클럽 물을 좋게 만드는 것.

반반한 년들이 많이 들락거리도록 유도해야만 한다.

단순히 팔 잡아 땡긴다고 올 리가 없다.

야부리를 턴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진짜 다들 너무 고마워. 가끔 이 일을 왜 했을까……, 후회가 될 때가 있었는데. BJ를 하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남훈이 못 잃어 ㅠㅠㅠㅠㅠㅠ

―미친년들 때문이지 ㅉㅉ

―스토커 생겼어 설마?

―그럼 삐끼 시절로 돌아가든가

충신지빡이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이처럼 특별한 관계를 만든다.

여자가 자신에게 매달리도록 말이다.

'겨우 그 정도면.'

귀찮은 일이 반드시 생긴다.

적당한 선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방법으로 클럽 매상 1등을 찍었다.

한 달에 천만 원이 통장에 빠방!

그런 생활조차 BJ에는 미치지 못한다.

억 단위.

때로는 단위 수가 다르게 찍힌다.

―[NH]아엘님, 별풍선 30000개 감사합니다!

생파 돈 많이 쓴 거 같은데 보태^^

"아엘 누나. 3만 개 또 감사합니다. 오늘 몇 개 쏴주셨지?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무리는 남훈이가 했짘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통이 너무 커

―남훈이는 그냥 누나들만 믿어 ㅋ

―진짜 맥여 살리고 싶당 ㅠㅠ

정말 포기할 수 없는 생활이다.

돈을 쓰면 쓴 대로 더 많이 벌 수 있다.

'남훈이 자존심 세워줘야지.'

'이사하는 데도 돈 많이 들어갔을 텐데 정말~'

'우리 남훈이 하고 싶은 거 다 해!'

저 사람은 나만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

그런 신비스러운 감성에 잘 빠진다.

수많은 호구들이 알아서 지갑을 연다.

그 수가 날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어차피 저런 덜떨어진 년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자신 같은 남자 못 만난다.

꿈을 잠깐 꾸게 해주고 돈을 받을 뿐.

자신이 일했던 클럽에서도 많았다.

어딜 가든 골 빈 년들은 생각하는 게 다 비슷하다.

"남훈 형!"

"응?"

"이거 맥주가 무슨 10도가 넘네요?"

"비싼 맥주야."

"아~ 비싼 맥주! 그럴 만하네요."

이번 달은 반드시 10억 단위를 찍을 것이다.

생일이 끼어있는 달이니 당연하다.

앞으로는 계속.

'내가 파프리카TV 최고의 BJ인데.

사치와 향락.

온갖 화려한 생활을 마음대로 누린다.

그럴 만한 자리에 올라서고도 남았다.

"킹수? 이런 건 어디서 팔아요?"

"좀 힙한 곳이지."

"저는 입맛이 싸구려라 그런지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네요 헤헤."

―와

―맥주도 우리랑 마시는 게 다르네

―남훈이 왕가 핏줄인 거 아니야? 막 이랰ㅋㅋㅋㅋㅋㅋㅋ―저런 건 남훈이나 마시는 거임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만 입는다.

하다못해 맥주도 평범한 것은 거부한다.

'맛이 좀 독특하긴 해.'

사실 자신도 맛대가리를 잘 모르겠지만 고급의 맛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

한 캔에 무려 2만 원.

상표도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것이다.

자신이 얼마나 특별한 사람인지.

자랑을 하기에는 안성맞춤인데.

―보라의神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오정환이 그거 그렇게 마시는 거 아니라던데

"……뭐라고?"

낮은 밑바닥은 까발려지기 마련이었다.

* * *

남훈의 생일 파티.

〔개인 방송 갤러리〕

―논현궁 진짜 궁궐이넼ㅋㅋㅋㅋㅋㅋㅋㅋ

―BJ 새끼들 집 왜 이렇게 좋냐?

―철없남왕은 ㄹㅇㅍㅌ임

―오정환 술잘알 컨셉 어이없던 점. Fact

보라판의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날고 긴다는 보라BJ들이 대부분 참석했기 때문.

「보라) 김진우. 논현궁 왔습니다」_ ?6, 973명 시청

「보라) 최은호. 남훈 생파 중계 달림ㅋㅋ」_ ?3, 203명 시청

「보라) 강남박. 남훈 형 제가 왔습니다!」

_ ?1, 891명 시청

각자 방송도 한다.

자연스럽게 화제가 되고, 보라판 시청자들의 주된 화젯거리가 된다.

―BJ 새끼들 집 왜 이렇게 좋냐?

김군 집도 보면서 감탄했는데

남훈 집은 X발 무슨 궁궐을 지어 놨네

└그래서 논현궁이잖아

└존나 잘 버니까 그렇짘ㅋㅋㅋㅋㅋㅋㅋ

└오늘 풍 터지는 거 못 봄? 그 새끼 열혈들은 클라스가 다름└파프리카 별풍 1위가 ㅈ으로 보이누

무엇보다 화려하다.

파프리카TV에서 잘생기고, 예쁘다는 애들은 다 모였다.

남캠과 여캠.

그에 어울리는 자리.

호텔 뷔페를 집에다 차려 놨다.

그것만으로도 눈이 돌아가는데.

―오정환 술잘알 컨셉 어이없던 점. Fact

[골목식당 호프집 캡처. jpg]

[골목식당 막걸리편 캡처. jpg]

이 새끼 방송에서 포장질 쩌는데 ㅋㅋ

끽해야 맥주, 막걸리로 아는 척하고 있던 거임

그에 반해 남훈은?

오늘 방송에서 나왔듯이 그냥 집안에 깔려있음

손님들한테도 펑펑 쏘는 대인배 인성도 ㅆㅅㅌㅊ

└룸에서 깠으면 100만 원씩 받는 것들임 ㄷㄷ

└양주를 무슨 소주처럼 깜

└심지어 맥캘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봄이 생파 때 맥캘란 꼴랑 한 병 깐다고 깝죽대던 그 새끼랑은 다르지

룸빵 메뉴판을 펼치면 가장 밑에 있는 주문할 엄두가 안 나는 것들이 있다.

샴페인 종류와 위스키.

비싼 양주를 아낌없이 베풀었다.

최근 남훈이 얼마나 잘나가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광경이었다.

보라판의 민심이 기울어질 만도 하다.

실제로 그의 수입은 타BJ들과 비교를 불허한다.

〔월간 별풍선 랭킹〕

1. [NH남훈]

2. BJ리아★

3. 커맨더팡우

4. 오정환

5. 예능인[김군]

압도적 1등.

단순히 등수뿐만이 아니다.

일부 사설 사이트에서는 구체적인 액수까지 확인할 수 있다.

―공식) 현 파프리카 서열 정리. txt

[남훈 생일풍 150만 개. jpg]

대통령― 남훈

외교부 장관― 오정환

환견들 자꾸 공중파 부심 부리길래 감투 하나 줌

└별풍선이 X발 수수료 떼도 1억이 넘넼ㅋㅋㅋㅋㅋㅋㅋ└ㄹㅇ BJ 순위면 파프리카 내에서 따지는 게 맞지 └외교부 장관 비유 찰떡인데?

└환견들 ㅂㄷㅂㄷ하며 골목식당도르할 거 눈에 선하누ㅋㅋㅋㅋㅋ

별풍선, 그리고 인맥.

실시간으로 생중계된 남훈의 생일 파티는 최근 대세BJ가 그라는 걸 확인시켜 준 자리였다.

결정적인 사건까지 있었다.

그 오정환이 참석한 것이다.

수많은 BJ들의 방송을 타고 나갔다.

―오정환은 보라 감 잃은 지 한참 됐음

오늘 남훈이 생파 보는데

오정환은 친한 사람 없다는 게 딱 보이더라

뭐 요즘 TV 예능에서 나가는 건 ㅇㅈ하지만 더 이상 옛날처럼 보라 감성은 없음└나도 그렇게 느낌

└예능 나가면 뭐하냐고 ㅋㅋ 남훈보다 못 버는데

└걔는 이미지 관리하느라 폼 다 죽음

└아직 예능에서 성공한 것도 아님 윾갈비급 되려면 한참 남았지 ㅋㅋ

보라판은 그의 텃밭이었다.

과거 보라의 신이라 불릴 만큼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과거는 과거.

최근 보라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퇴물조차 아닌 은퇴BJ 취급을 받는다.

남훈이 존재감을 뿜어내며 더욱 확실해졌다.

이번 생일 파티는 큰 분기점이 될 거라 보여졌는데.

「캠방) BJ시아. [수원 21살 신입여캠] 남훈 님 생일 파티 갔다 왔어요!」_ ?510명 시청

오정환과 만났던 한 여캠.

그녀의 실언에 의해 공기가 바뀌기 시작한다.

"무슨 맥주까지 다 고급이라 얼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정환 님 말대로 잠깐 기다렸다 마시니까……."

―그게 마술임?

―마술을 걸어줌ㅋㅋㅋㅋㅋㅋㅋㅋ

―오정환 수작 걸고 있었눜ㅋㅋㅋㅋㅋ

―남훈이는 그냥 마시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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