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781화 (781/846)

781화

남훈의 방송.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개인 방송 갤러리〕

―? 자칭 우결킹 남훈 근황ㅋㅋㅋㅋㅋㅋㅋㅋ [311] +1024―? 화제의 철벽좌 방송 스타일을. Araboza [519] +1209―? 남훈 ☜ 추락해라. 더 추락해라. [158] +367―? 남훈 X팔이는 드라마가 없음 드라마가 [206] +632.

평소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말이다.

그의 여캠 합방은 항상 큰 주목을 모은다.

잘생긴 외모.

반반한 남캠은 제법 있지만, 남훈은 급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칭 우결킹 남훈 근황ㅋㅋㅋㅋㅋㅋㅋㅋ

남견: 남훈은 잘생겨서 여캠들도 반한다

사실일까??

[철벽좌 시큰둥하게 있는 짤. jpg]

[상대 안 해주니까 빡친 남훈. jpg]

주작 없이는 말을 못 한다 남견!!

└(ㅋㅋㅋㅋㅋ만두콘. jpg)

└이건 진짜 레전드네

└여자 쪽이 더 문제 있던데? 합방 하는데 멘트 아니고 방송감 ㅈㄴ 없음└남톡방 좌표 찍히고 몰려올 예정ㅋㅋㅋㅋㅋ

실제로 잘생겼다.

남훈의 방송은 지금껏 느낀 적 없는 대리만족을 선사했다.

도도하기만 한 여캠들이 진심으로 훅 가버리는 광경.

존잘남의 일상을 엿볼 수가 있었다.

<아니, 오빠가 방송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라니까? 날 봐 봐. 내 진심 어린 눈동자를 봐.>

<보고 있어.>

―영혼이 없는데?

―추훈아 남하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훈이 저렇게 들이대는데 반응 없는 여캠 첨 보네 ㄷㄷ―철벽 컨셉이겠지

적당히 생긴 일반 시청자들은 평생 경험할 일이 없다.

여캠의 반응을 보는 것이 쏠쏠한 재미다.

찌익―!

그리고 콘텐츠.

잘생겼기 때문에 가능한 것도 있다.

첫 대쉬에 실패한 남훈이 빼빼로 봉지를 뜯는다.

일명 상렬쇼라고 부른다.

연예인 지상렬이 진행하는 노모쇼처럼 야시시한 19금 게임을 하는 것이다.

<오빠랑 게임 하나만 하자.>

<어.>

<빼빼로 게임 알지? 이기는 쪽이 지는 쪽 소원 들어주기로.>

다른 보라BJ들은 못 하는 콘텐츠다.

여캠 열혈들이 워낙 극성인 데다, 시청자들 민심까지 고려해야 한다.

남훈이기에 가능하다.

쟤는 마음만 먹으면 진짜로 꼬실 텐데?

사심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된다.

열혈들도 같은 마음이다.

괜히 심기를 건드릴 바에야 허락해주고 적당한 선에서 방송을 시키자.

오독!

때문에 남훈의 상렬쇼는 흥행 보증수표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19금 게임을 보기 위해 몰려온다.

―이걸 해?

―여캠 쟤 모르는 거 같은데……

―남훈좌의 쇼타임ㅋㅋㅋㅋㅋㅋㅋㅋ

―안 넘어오면 거기 자름

―내 경험상 저런 년들이 한 번 무너지면 그대로 넘어옴―얼굴은 ㅆㅅㅌㅊ 같은데 좀 웃어라

―X년아 딱 대^^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빼빼로 게임이다.

1cm만 실수하면 키스를 하게 되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연출된다.

오독!

그보다 더 이목을 끄는 건 여캠의 표정.

존잘인 남훈의 얼굴이 가까워질수록 빈틈을 드러낸다.

이 게임으로 수많은 철벽 여캠들을 무너뜨렸다.

저 싸가지 없는 여자도 그렇게 될 거라 생각했는데.

'이년이 미동도 안 해……?'

숨결이 닿는 거리에서 눈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다.

그럼에도 흔들림은커녕 표정 변화도 보이지 않는다.

오독!

1cm 지점까지 접근한다.

지금까지 합방한 모든 여캠들이 여기서 감정 컨트롤을 실패했다.

의식이 안 될 수가 없다.

의도적으로 간지러운 숨결까지 내보내면 부끄러워서라도 빼빼로에서 입을 뗀다.

오독!

더 가까워질 수도 없는 거리.

배짱 싸움이 된다.

진짜로 입이 맞닿기 전에 여캠 쪽에서 포기할 것이다.

<아~ 항복! 항복! 빼빼로 게임 뭐 마스터야?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네.>

―ㅋㅋㅋㅋㅋㅋㅋ

―패배를 인정하십니까?

―여자 독하다

―에후 X년 굳어서 움직이지도 못하네 ㅉㅉ

결국 손을 드는 건 남훈이 된다.

아무리 시청자와 열혈의 암묵적인 허락을 받았다고 해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세상에 뭐 이딴 년이 다 있지.'

외모는 반반하다.

아니, 가까이서 볼수록 감탄스럽다.

일류 조각가가 공을 들여 깎아낸 듯한 이목구비.

굳어있는 표정에 묻혀 드러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자신이 그녀를 특별하게 느꼈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무뚝뚝하다.

인상이 차가운 것을 넘어 인간미가 없을 지경이다.

관심이 있었던 남훈도 김이 빠지는데.

<그럼 내 차례지?>

<어, 뭐……?>

그런 남훈의 입을 막아버린다.

빼빼로 하나를 꽂더니 바로 2차전을 진행한다.

오독!

오독!

오독!

빼빼로가 빠른 속도로 줄어든다.

과자 막대를 아작내고 있는 그녀의 입술에 이목이 집중된다.

'어? 어, 어??'

남훈은 어안이 벙벙하다.

2시간여 진행한 방송에서 노골적으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갑자기 반전에 가까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여자에 이골이 난 남훈도 진심으로 당황한다.

오독!

정신을 차렸을 때는 온기가 느껴지는 거리였다.

닿을랑 말랑.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입을 떼게 된다.

그 광경을 2만 명이 넘어가는 시청자가 지켜보았다

여캠 위의 남캠이라는 남훈의 자존심이 구겨지는 순간이다.

<내 소원 들어주는 거 맞지?>

<어, 어.>

<집에 간다?>

<…….>

그조차 관심이 없다는 듯 제 할 말만 한다.

대꾸를 기다리지 않고 그대로 캠 밖으로 빠져 나간다.

―철벽좌 호감이면 개추 ㅋㅋ

자신이 추하게 몸 비트는 남견이면 비추 ㅋㅋ

└조용히 올라가는 추신수

└웬 미친년인가 싶었는데 존나 쿨해서 호감임ㅋㅋㅋㅋㅋㅋㅋㅋ└일단 남훈 패서 마음에 들음└깡다구가 보통 년이 아니던데?

그녀의 이색적인 행보.

개인 방송 갤러리의 여론은 당연히 좋지 않았다.

팬덤 간의 싸움이 일상인 개인 방송 갤러리도 일단은 시청자다.

방송을 우습게 보는 BJ를 좋아하는 시청자는 없다.

마지막 빼빼로 게임이 여론을 급반전시켰다.

항상 여캠의 마음을 가지고 놀던 남훈이 역으로 당한 것이다.

―화제의 철벽좌 방송 스타일을. Araboza

1. 가만히 앉아있음

2. 별풍 주면 고맙다 정도는 함

3. 1개 쏴도 1000개 쏴도 반응 똑같음

이게 하도 안 바뀌니까 보살이던 회장이 열혈 대우 좀 해달라고 설움을 토해냈는데 그래도 무표정으로 덤덤하게 보는 게 개웃겼음

└회장님 빡칠 만했눜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방송 할 맘이 없나 본데……?

└X련 뭔 금수저냐?

└남훈이 방송에서만 그런 게 아니었네

그의 안티팬은 물론, 일반 시청자들도 통쾌하다.

대리만족을 느끼면서도 마음으로 한편으로 시샘한다.

쟤가 뭔데?

가만히 있으면 별풍선을 쏴준다.

도도한 여캠들도 남훈의 얼굴을 보면 녹아내린다.

반대의 상황이 연출됐다.

남훈에게 철벽을 치며, 한 방 먹여주기까지 한 여캠은 화제가 되고 있다.

―남훈한테 깝칠 클라스는 충분히 되지 ㅇㅇ

[나갈 때 방송 화면 캡처. jpg]

기럭지 ㅆㅅㅌㅊ

아가밥통도 ㅆㅅㅌㅊ

얼굴도 메이크업 좀 하고 캠빨 받으면 4대 여캠 씹거눙임└이쁘긴 존나 이쁘누└존나 인상 구기고 있어서 생방 때는 생각을 못 했네 └캠빨을 안 받는 듯

└엔터 없냐? 엔터 들어가면 알아서 띄워줄 텐데

그리고 비주얼.

여캠에게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듣도 보도 못해도 섹시하고, 가슴이 무거우면 이슈가 된다.

그러한 외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단 하나 보유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방송에 대한 흥미.

<네, 네네.>

"수고했어~ 고생 많았지? 형도 알아. 그년 말 진짜 존나 안 들어."

심익태가 가장 절실하게 알고 있다.

일류 여캠이 되고도 남지만, 본인이 아예 의지 자체가 없다.

'지가 무슨 신데렐라인 줄 알아.'

아무리 말을 해도 들어먹지를 않는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채무불이행 관계를 가졌다.

과거였다면 강제로라도 굴렸을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더 이상 쌍팔년도가 아니다.

심익태의 업체도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엔터'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그래서 어떡하실 겁니까?>

"남훈이 니 덕에 즐찾이랑 시청자는 많이 늘었으니까. 열혈 확보하면서 조금 거칠게 이쪽 세계를 주입시켜 봐야지."

하는 일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간판이 더 그럴 듯해지고, 큰손들과의 협업이 더 정교해졌을 뿐이다.

'가을이 정도의 비주얼에, 이만한 관심이면 억 단위를 주고도 안고 싶은 큰손이 줄을 서겠지 흐흐.'

여캠들이 받는 어마어마한 별풍.

그것은 대개 물밑 거래의 산물이다.

지나가던 큰손이 뜬금없이 지갑을 여는 경우가 오히려 드물다.

그렇게 몇 번 맛을 본다.

남자맛도, 돈맛도 알게 되면 이쪽 세계에 빠져드는 것은 시간문제다.

<형님 근데 걔는 제가 봤을 때 진짜로 보통 년은 아니거든요?>

"음……, 그렇긴 하지. 나도 그러니까 형도 너한테 부탁을 한 거고."

하지만 특이 케이스.

다른 여캠들은 꽂아 달라고 난리다.

그런데 뭐가 그리 여유가 철철 넘치는지 굴러 들어온 떡도 차버린다.

<저한테 좀 맡겨 보시면 어떻습니까?>

"뭐?"

<네?>

"남훈이 기분 팍 상한 거 같아서 한동안 일 안 맡기려고 그랬는데."

<형님, 저도 자존심이 있습니다. 리벤지할 찬스는 주셔야죠.>

"그렇지, 그렇지. 남훈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해!"

심익태의 엔터 최대 아웃풋 남훈에게 부탁까지 한 이유다.

결과적으로 잘 풀리긴 했어도, 남훈의 입장에서는 체면이 상했다.

'그 X발년.'

남훈도 당연히 감정이 남아있다.

방송의 결과도 결과지만, 과정도 만만찮게 언짢았다.

그 이상의 임팩트가 있었다.

인형처럼 아무 생각 없는 년인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있었다.

"오빠, 또 일이야? 유아랑 놀자~"

"잠깐 사장 형이랑 통화 좀 했어."

보여주지 않은 자아가 있었던 것이다.

당황했다고 해도 자신이 한순간 기세에서 눌렸다.

무엇보다 머릿속을 괴롭히는 건 기대를 한순간이라도 가졌다는 사실이다.

그녀의 입술.

'그만한 여자는 돼야 나랑 어울리지.'

지금 안고 있는 년.

나름대로 반반하다.

하지만 이 정도의 여자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꼬실 수 있다.

양보다 질을 원한다.

최소 파프리카 4대 여캠이라 불리는 여자들을 자신의 마음대로 하고 싶다.

"야."

"응?

"너는 잘생긴 남자 보이면 그냥 하냐?"

"아~! 안 그러지. 날 뭘로 보고."

"그럼?"

"오빠니까 하는 거예요."

대부분의 여캠이 자신의 얼굴만 봐도 긴장한다.

눈을 지그시 마주 보며 꼬시면 열에 아홉은 넘어온다.

나머지 한 명.

그조차 빼빼로 게임이면 확실하다.

그렇지 않은 소수도 있었던 것이다.

'리아 그년도 그렇고.'

몇몇 손을 대지 못한 애들이 있다.

인지도도, 외모도, 수익도 꽤 괜찮은 이들.

자신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잘나간다.

합방을 제의해도 번번이 거절당한다.

앞으로는 그런 년들을 노린다.

자신의 옆에 두기 어울리는 여자를 말이다.

"그년 때문에 힘들었죠 오빠?"

"뭔 년."

"방송에서 존나 싸가지 없던 년요. 유아는 안 그러니까 유아로 힐링해요."

이런 년하고는 확실히 차원이 다르다.

벗겨두고 보면 확연하게 구분이 간다.

"까불지 마. 너는 어묵볶음 같은 거니까."

"뭐예요 그거? 개그?'

"이 보라판에서 딸려 나오는 밑반찬 같은 거라고. 주제를 알아."

"네??"

짜증 난다는 목소리를 내는 얼굴을 아이언 클로로 꽉 잡는다.

화장으로 가려서 그렇지 광대뼈가 튀어나와 있다.

'메인디쉬를 먹어야 돼 메인디쉬를.'

만져보고 느껴볼수록 깨닫게 된다.

급의 차이.

그런 진짜 여자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오직 그것만이 가슴 한구석 구멍이 뻥 뚫린 것만 같은 이 마음을 충족시켜 줄 수 있다.

남훈은 확실한 복수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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