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0화
화제는 조금씩 번지고 있다.
〔개인 방송 갤러리〕
―? 오정환<< 보라의 神 맞다고 생각하면 개추 [159] +712―? 남훈이 태양이면 오정환은 북풍이었음 [371] +563―? 대깨남이었는데 어제 방송 보고 정신 차렸다 [252] +301―? 남훈 ☜ 추락해라. 더 추락해라. [306]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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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방송 갤러리.
아침이 되자 사람들이 일어난다.
어젯밤 일어난 특급 소식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진다.
―남훈이 태양이면 오정환은 북풍이었음
남훈: 무작정 기다림
정환: 억지로 벗겨버림
그리고 현실은 동화가 아니었다
└막줄에 지려서 개추
└강제 탈의 ㅓㅜㅑ
└아무리 까다로워봤자 결국 누군가한테 하게 돼있는 게 사람인데 ㄹㅇ└일단 남훈은 못 먹음 ㅋ
오정환과 남훈.
보라판 최고의 BJ들로 손꼽힌다.
보라판은 그런 탑급 BJ들의 싸움이 사시사철 일어난다.
그것이 제대로 터져버린 것이다.
같은 여캠, 똑같은 야방.
그런데 결과는 180도 상이하게 나왔다.
―뇌피셜) 철벽좌가 오정화 차 탄 이유?
'재밌는 곳'이라는 것에서 찾을 수 있음
람보르기니?
50만 원 풀코스?
웬만한 여자는 빠졌을 거라는 거 ㅇㅈ
근데 철벽좌는 아버지 사업 때문에 자주 가봤음
존나 따분하기만 했으니까 반작용으로 재밌는 곳이 나온 거지 └날카로운 추리력 개추└남훈이 철벽좌 마음 열라고 고생하긴 하는데 너무 지 방식으로만 몰아붙였지 └재미없었으면 싸대기각 아님?
└오정환이니까 살린 거지 남훈이었으면 또 돈 자랑하다 말아 먹었음ㅋㅋㅋㅋㅋ
처음에는 순수한 재미.
오정환식 보라의 감성 때문에 화제가 되었다면, 현재는 팬덤 간의 싸움으로 비화했다.
메인 화제로 등극한다.
한동안은 꺼질 기미가 안 보인다.
여론은 오정환 쪽에 완전히 치우쳐져 있다.
'아니, 이 년이…….'
남훈으로서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판에 상도덕도 없이 끼어들어 어부지리를 취했다.
오정환의 평가만 올라간 게 아니다.
시간이 지나자 자신도 공격을 받고 있다.
―남훈 ☜ 추락해라. 더 추락해라.
더
?더!?
?더!!?
더 곤두박질쳐라!
그리고
심연을 들여다보고 와라
그리고
그리고……
다시 날아오르는 거다
?내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 다오
└말투 ㅈ찐따 정공 새끼 같누
└남견들은 ㄹㅇ 정신병이 있나? 왜 다 이 꼴임
└그비그팬ㅋㅋㅋ
└남견들은 ㅈ발려도 정신을 못 차리네
하지만 응원해주는 팬들도 있다.
BJ로서의 자존심도, 개인으로서의 자존심도 용납을 못 하는 상황이다.
―[NH]육구칠사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어제 오정환이랑 존나 재밌게 놀더라 ㅋㅋ
"오늘 합방이 더 지릴 거니까 신경 꺼."
―남훈이 빡쳤눜ㅋㅋㅋㅋㅋㅋㅋㅋ
―죽 쒀서 개줬누
―코 악물고 아무렇지 않은 척~
―히토미 금태양급 NTR ㅇㅈ?
충신지빡이님이 강제퇴장 되었습니다!
지난 1주일을 쏟아부었다.
그것도 여캠에게 자존심을 굽힌다는 선택지를 택했다.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외모와 성격.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
'차도 개똥 같은 국산차나 타는 새끼한테.'
자신조차 실패했던 공략.
오정환이 훨씬 더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적어도 세간에서는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신경이 안 쓰인다면 거짓말이다.
띵♪ 디딩 띵디딩~♪ 띠디디디디디디딩♬
하지만 그 말이 포기하겠다는 소리는 아니다.
남훈도 오정환의 방송을 체크했다.
"뭔데."
"뭐긴 뭐야, 몰라서 물어?"
"아 귀찮아."
노래를 매우 잘 부른다.
그녀에게 그런 재능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치도 못했다.
아니, 사실 상상은 해봤다.
'목소리가 매력적이긴 해.'
싸가지 없는 태도.
성의라곤 안 보이는 말투.
그럼에도 자신의 짜증이 치밀지 않은 것은 단순히 참고 있었기 때문만이 아니다.
실제로 악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어쩌다가 이렇게 괜찮은 여자가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게 된 건지 흥미가 일었다.
"어제는 진짜 실망이다."
"그래."
"마음씨 넓은 오빠가 한 번만 봐줄 테니까 다음부터 말도 없이 그러지 마라."
"마음대로 하세요."
원래는 합방 예정이 없었다.
어제 방송이 워낙 좋은 느낌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밥도 뜸을 들여야 맛있게 지어진다.
시청자들의 요구가 폭발할 때 일정을 잡으려고 했다.
'오늘 반드시 만회해야 돼.'
상황이 바뀌었다.
온통 오정환 얘기뿐이다.
커뮤니티의 민심을 되찾아와야만 한다.
그녀의 마음도 신경 쓰인다.
방송에서 오정환과 가을은 틱틱댔지만 한편으로 그런 생각도 들었다.
사이가 안 좋은 연인.
불협화음 속에서도 케미가 맞았다.
남훈은 솔직하게 위기 의식을 느낀다.
―보라광팬임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헐 남훈이도 노래임?
"노래로 빼앗겼다면, 노래로 되찾아와야지. 그게 남자 아니겠어?"
―정면돌파 선언 ㄷㄷ
―이게 남자지
―남훈아 믿었다. 심연에서 다시 올라올 줄 알았다!
―와 집에 노래방 기계가 있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할 만큼 비이성적이지는 않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오정환은 대단하다.
'그래, 니 방송 느낌 있어.'
툭툭! 신경을 거스르는 듯한 멘트가 철저하게 계산돼있다.
상대가 극대노하지는 않을 선.
줄타기를 성공시킨다.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그것이 전체적인 방송에 영향을 미친다.
오정환식 보라.
남훈도 모르지 않는다.
사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토독, 톡!
보라BJ가 오정환의 영향을 안 받았다고 하는 게 더 어불성설이다.
자신도 일반인 시절에 보았다.
"내가 진짜 이런 짓은 안 하려고 했는데."
"뭐."
"이 노래 들으면 너 나한테 무조건 반한다."
"……."
오정환을 견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신이 떠오르는 태양이며, 오정환의 시대는 저물었다.
'잘 봐.'
똑같은 조건이라면 자신이 더 잘할 수 있다.
굳이 티키타카까지 안 해도 훨씬 좋은 느낌.
"그대 예쁜 목소리로~ 자장가를 불러줘요."
―오
―너무 멋있어♡♡♡
―음정 잘 맞추는데?
―남훈이 원래 노래 잘 부름ㅋㅋㅋㅋㅋ
괜히 강남 №1 삐끼였던 게 아니다.
다른 건 몰라도 노래 하나는 자신이 있다.
'내가 이걸로 꼬신 여자가 몇 트럭인데.'
분노에 치를 떨며 떠올렸다.
자신도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에는 노래가 주무기였다.
야부리로 한 번, 노래로 한 번 더 하트를 빼앗았다.
【92점 심쿵하는 노래실력 설레인다 전해라~】
가을도 그렇게 될 것이다.
첫 시작부터 오정환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NH]야리님, 별풍선 2514개 감사합니다!
라이브 한번 들어보고 싶다 ㅎㅎ
―예지누나님, 별풍선 5959개 감사합니다!
진짜 반하겠다 막 이래
―세미누나님, 별풍선 12486개 감사합니다!
남후나 누나 설렜잖아 ㅋㅋㅋㅋㅋㅋ
.
.
.
시청자들의 하트를 먼저 가져온다.
후원과 채팅창 반응을 본 남훈이 슬며시 웃는다.
"너무 감정 담아서 불렀다. 아 쪽팔려~"
"……."
―아니 진심 너무 잘 불렄ㅋㅋㅋㅋㅋ
―그 새끼보다 훨씬 낫네 ㅋㅋ
―솔직히 진짜 노래 듣는 거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진짜 잘 하는데……?
―초반에 다들 웃참 하다 노래에 빠졌다 ㅇㅈ?
이 정도다.
자신이 진심을 낸다면 질 리가 없다.
"나도 불러야 되는 거지?"
"보여줘 봐."
"하아……."
한숨을 푹 쉬면서도 마이크를 잡는다.
순간 진중해지는 표정.
'확실히.'
그리고 목소리.
영상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라이브는 그 이상이다.
"그대여, 오늘은 바람이 불어요. 밤새 또, 비가 많이 왔거든요."
―눈나 나 주거
―성대 떨리는 거봐
―소름 돋게 잘 부르긴 하네……
―존잘, 존예가 노래까지 ㄷㄷ
심장이 간지럽다.
노래의 선율이 진동이 되어 울리며 치명적인 여운을 남기고 있다.
"됐지?"
"어, 어……."
"이런 바보짓 계속할 거야?"
"바보짓이라니 이제부터 시작인데."
내심 알고는 있었다.
이런 여자 처음이야.
자신이 반쯤 반했다는 사실 말이다.
순간의 변덕에 지나지 않을 수 있지만 지금 이 순간 느끼는 감정은 확실하다.
그녀를 의식하고 있다.
"참 오래 됐나 봐~ 이 말조차 무색할 만큼."
―이건 못 참지
―고백의 왕도인데
―틀딱픽이지만 인정을 안 할 수가 없다
―한 남자가 있어~
자신의 18번을 꺼낸다.
진심을 낼 때만 부르기로 다짐했던 노래다.
'오정환도 이런 느낌으로 방송을 했겠지.'
오정환식 보라.
특유의 감성이 있다.
말로 풀어 설명할 수 없는 기대감이 생긴다.
그 정체가 진심이었구나.
남훈은 실마리를 잡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들뜬다.
"아파할 때도 니 눈물 닦아줄~!"
"……."
노래의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손짓을 하며 감정선을 유도한다.
'너무 많은 여자를 만나다 보니 잊고 지냈는데.'
사랑이라는 것은 이런 감각이었다.
오직 한 여자만을 생각하는 그 느낌.
눈을 마주치며 좋은 분위기를 만든다.
그녀도 자신의 진심을 느꼈을 것이다.
―보라판큰손님, 별풍선 10000개 감사합니다!
방금은 남자도 반하겠닼ㅋㅋㅋㅋㅋㅋㅋ
"큰손님 1만 개 감사합니다. 숨이 너무 차서 리액션을 못하겠어."
―이게 우결이지 ㅋ
―리액션 안 해도 돼 숨 돌려
―이 커플 무조건 응원해 ㅠㅠ
―감정이 제대로 묻어 나오는데?
스스로 도취한다.
남훈도 오랜 기간 방송을 해왔고, 특히 여캠과의 합방은 수십 명을 거쳤다.
방송이 잘 되어가고 있는지.
그것을 못 느낄 만큼 아마추어가 아니다.
이번 것은 역대급이다.
'내가 진심을 내면 이 정도는 하지.'
남훈도 알고 있다.
자신에 대한 평가.
너무 얼굴 하나에 의지해 방송한다.
그것이 편하기도 하고, 실제 여캠들이 어지간히 사심을 못 숨긴다.
개인적인 연락도 엄청나게 한다.
그렇다 보니 나태해졌다.
이래도 충분히 잘먹고 잘살고, 별풍 수익도 1등을 찍는데 달래질 게 있나.
"그게 전부야?"
"어때. 느낌 좀 있었나?"
"그래."
"?"
있었던 것이다.
성취감이란 측면에서 비교가 안 된다.
일부 열혈이 아닌 시청자들이 환호한다.
'그렇게 틱틱대 봤자 시간 문제야.'
그 오정환보다 잘하고 있다.
점수도 더 높게 나오고, 실제로도 노래는 자신이 우위다.
뻣뻣하게 노래만 부르는 것도 아니다.
행동까지 하며 표현 방법이 더 풍부하다.
오정환이 북풍이고, 자신이 태양이라면 최후의 승자는 자신이 될 것이다.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뿐.
"우리 듀엣곡 하나 부를까?"
"그러든가."
"선곡은 음……, All For You 어때. All For You!"
―캬~ 듀엣곡
―남훈이가 뭘 좀 아네 ㄹㅇ
―올포유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
―노래방 콘텐츠는 남훈이가 압승인 거 같다 ㅋㅋㅋ
아직 밤은 길다.
이제 겨우 세 곡 불렀을 뿐이다.
무심해 보이는 가을도 서서히 넘어올 것이다.
'낚아챌 기회도 주지 않을 거고.'
어제와 같은 상황은 절대 생기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집에 바래다주고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커뮤니티의 여론은 역풍이 불 것이다.
오늘 방송이 끝나면 오정환을 넘어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정환×철벽좌 선곡 소름 돋는 사실 알아냄
1. 너에게 가고 싶어
2. 몰라 너 싫어
3. Timeless
4. 우리가 헤어진 이유
5. 잡지 않았어
1~5 순서대로 읽으면
노래 제목으로 대화가 이어짐 ㄷㄷ
└진짜네
└너무 억지 아님? Timeless는 뭔데
└다른 BJ면 우연이라 봤을 텐데 오정환이라 모른다
└설마 선곡 훈수 두지 말라고 한 이유가……
동시각 커뮤니티.
발화점이 서서히 임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