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4화
오정환에 대한 화제.
〔대한민국의 트렌드〕
1. #오정환_전 여친
2. #이별_노래
3. #내가_동물이었다면
4. #K―POP
5. #쿠쿠루삥뽕
파프리카TV에 국한되지 않는다.
유튜브와 SNS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
「이시영」
1일 전。
#오정환_전 여친
[오정환×철벽 합방 캡처. jpg]
오정환 전 여친으로 추측되는 BJ인데 정말 예쁘네요 ㄷㄷ―와 연예인이라 해도 믿을 듯 ―방송으로 봤는데 노래도 잘 부르심!
―정말 끼리끼리 노네
―스캔들은 아니었던 건가요? 궁금하긔
일반인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런 오정환의 사생활.
연예인에 대해 관심을 가지듯 자연스럽게 화젯거리가 된다.
「이조윤」
1일 전。
#오정환_전 여친#이별_노래
[오정환 합방 영상 클립. avi]
이런 노래가 있었네요
인디곡 같은데 느낌 있네
「회장님플렉스」
1일 전。
#오정환_전 여친
전 여친 가수 출신인가?
비주얼이랑 가창력 너무 좋은데
「수영좌」
1일 전。
#오정환_전 여친#이별_노래
[오정환 합방 영상 클립. avi]
실연하신 분들 꼭 들어보세요!
원거리 연애 하던 남친이랑 헤어지고
이 노래 들으면서 치유 중……
.
.
.
그 과정에서 알려지고 있다.
가창력.
가수나 인플루언서는 물론, 하다못해 친구 사이에서도 따지는 부분이다.
그것은 명확한 기준이 없다.
전문가들은 음역대, 음량 같은 것을 체크하지만, 일반인들은 당연히 따지기가 힘들다.
〔유튜브〕
「노래하트코토. 일반인 레전드 노래 실력↗ 가창력이 장난 아니십니다!!!」
― 조회수 12만회 · 5시간 전 「작곡가김씨. 화제의 철벽좌, 이 정도 실력이면 그냥 가수」 ― 조회수 25만회 · 1일 전 「병신TV. 현직 가수를 놀라게 한 파프리카 여캠 노래 클라스 ㄷㄷ」 ― 조회수 2만회 · 3시간 전 「이슈PD.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를 수밖에 없었던 노래. 실력 뒤 숨겨진 사연까지 눈물 펑펑 ㅜㅜ」 ― 조회수 50만회 · 23시간 전
느낌적인 느낌.
조금 더 정제된 단어로 말하자면 전달력과 호소력이다.
누가 들어도 잘 부른 노래라는 사실이 수많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얻고 있다.
유튜버들도 화제를 물었다.
단순히 조회수를 먹으려고 하는 채널도 있지만, 전문적인 관점을 가진 유튜버도 일부 존재한다.
<안녕하세요 시청자 및 팬 여러분. 숲튽훈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파급력이 있는 건 숲튽훈이다.
음악 전문 유튜버인 그는 뛰어난 가창력과 퍼포먼스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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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착한솜사탕 1년 전 乃 5.6천
천년에 한 번만 나와야 하는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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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넥타이 1년 전 乃 3.9천
언어의 장벽을 깬 유일한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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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초단대장 1년 전 乃 2.3천
노래를 자기 ㅈ대로 부르는 멋진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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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가수 김장훈이 아니냐?
그런 루머에 휘말렸을 만큼 실력이 출중하다.
이후 진짜 김장훈과 앨범을 내고, 콘서트를 다니며 대중에게 인정받았다.
본의 아니게 바이럴 마케팅이 된 것이다.
그렇게 가수의 꿈과 100만 구독자를 달성한 그이기에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눈이 더 진지하다.
<저는 사실 이번 사건을 구독자님들이 언급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슈화가 될 거라는 것도 예상하고 있었고요.>
인기와 인지도를 떠난 순수한 가창력.
그것을 평가하기에 가장 적합한 입장이다.
적어도 유튜버들 중에는 이 이상 가는 사람이 없다.
자신의 구독자들과 소문을 듣고 몰려온 이들에게 당당히 밝힌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BJ의 노래 실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네트워크가 있습니다. 느낌 있는 인디 가수들은 저희들 사이에서 먼저 소문이 나죠. 철벽좌 님도 톡방에서 먼저 이야기가 올라왔습니다.>
전문가와 일반인은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자신만의 감성과 가창력을 중요시 여기는 인디 뮤지션은 더욱 그러하다.
설사 일반인들을 감탄시켜도 자신들은 아닐 수 있다.
그렇게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켰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파앙!
단 한 방의 발차기로 말이다.
통칭 애국사이드 커터.
숲튽훈이 진심으로 감탄했을 때 나오는 리액션으로 그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다.
하늘을 꿰뚫어버릴 기세로 차버린다.
어지간한 명곡을 들어도 90도 이상 들리지 않던 무릎이 완전히 펴진 것이다.
<이거 느낌을 정말 잘 살리긴 했더라고.>
<김장훈 선생님!>
그리고 몰래 온 손님.
단순한 팬과 가수 사이를 넘어 그룹 활동까지 하게 된 원조도 행차한다.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고 평 받는다.
김장훈도 철벽좌의 노래에 대한 감상이 숲튽훈과 일치한다.
천년에 한 번만 나와야 할 가수가 두 명이다.
숲튽훈과 김장훈의 더블 애국사이드 커터로 영상은 종료된다.
─봄이의발닦개님이 1, 000원 후원!
오정환 전 여친 노래 들으셨어요?
"헐."
―헐!
―봄이 개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
―거의 친오빠인데 ㅎ
―둘이 지금 심상치가 않아요!
유튜브에서 특히 더 화제가 되고 있다.
대형 유튜버인 봄이에게도 소식이 전달된다.
봄이는 플랫폼을 파프리카TV에서 토이치TV로 옮겼다.
유튜브와 SNS가 메인이기도 하거니와 소속사에서 바랬기 때문이다.
'헐~'
하지만 생방송은 이전처럼 하고 있다.
팬들과의 소통을 중요시 하는 인플루언서로서의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노래를 엄청 잘 부르는 거예요. 저도 저렇게 잘 부를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런 거예요?
―봄이 너무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
―봄피셜) 노래 잘 부른다
―진짜 깨물어주고 싶네 ㅎ
충신지빡이님이 채팅금지 1회가 되었습니다.
언제나와 같은 방송을 하고 있다.
특유의 백치미.
공중파에서도 큰 사랑을 받으며 여동생 캐릭터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진짜 잘 부르고 싶은데!'
봄이로서는 그저 진심을 전했을 뿐이다.
그 어떤 행동도 전부 귀엽다는 반응으로 해석이 된다.
스물두 살의 나이.
알 만큼은 안다.
이번 화제에 대해서는 시청자들보다 빠삭하다.
"가을 언니는 원래 노래를 잘 불렀던 거예요. 나중에 제가 크면 알려준다고 했어요."
―헐??
―진짜 전 여친이었어?
―봄이 다 컸는데……
―철벽좌 본명이 가을이었구나
어렸을 적 만난 적이 있다.
정환 오빠의 집에 갈 때면 항상 있었다.
크고 나서야 깨달은 사실이지만 같이 살았던 모양이다.
'헐!'
자신은 당연히 알고 있던 이야기.
채팅창에 올라오는 반응을 보니 시청자들을 몰랐던 것 같다.
"이거 말하면 안 되는가 보다. 저는 아무고토 몰라요."
―???
―봄이 아무고토 몰라!
―우리도 아무고토 못 들음ㅋㅋㅋㅋㅋㅋㅋㅋ
―봄이 인증 떴다 ㅋㅋㅋㅋㅋㅋ
엎질러진 물은 당연히 주워 담을 수 있다.
작은 손으로 입을 막고, 도리도리 고개를 저어도 말이다.
시간문제.
어쩌면 지인의 입을 통해 나왔을지 모를 철벽좌의 본명이 밝혀진다.
전 여친이라는 사실도 확정시된다.
* * *
이따금 있다.
'노래라는 게.'
타고난 재능이 중요할 것이다.
혹은 무대와 장비, 그리고 트레이닝의 영향도 클지 모른다.
그 모든 것을 뛰어넘고도 남을 가능성.
사실 누구나 가지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따듯한피자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철벽좌 노래 엄청 이슈됐던데 ㄷㄷ
"그러게요."
―남 일처럼 얘기하네
―다 들켰어 짜샤 ㅋㅋ
―응 봄이는 거짓말 못해~
―할 말이 있음?
단 한 가지 계기가 생긴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진심.
정준하의 콘서트를 보며 나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
'키 큰 노총각 이야기.'
가장 밉상인 캐릭터.
가수의 피처링을 받은 것도 아닌 일반인의 곡이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다.
당시 무한도전이 워낙 인기였고, 가요제는 매번 화제를 기록했다.
하지만 유명 가수의 도움 없이 이러한 기록을 세운 건 유일무이하다.
그 화제성에 힘입어 결혼에 골인한다.
미심쩍어하던 장모도 반대 의사를 굽히고 정준하의 진정성을 인정하게 되었다.
"님들 아무런 증거도 없이 그렇게 유언비어 유포하지 마세요. 우리 봄이가 조금 띨빵해서 기억에 착오가 있던 거겠죠."
―띨빵한 건 ㅇㅈ이지
―봄이 의문이 1패 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여친 이름이 가을인 건 확실하고??
―언플 에반데
키 큰 노총각 이야기 단 한 곡으로 말이다.
지금 와서 다시 부른다고 해도, 나는 같은 감정이 실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감정이라는 건 결국 진심에서 태어나는 거니까.'
전달력과 호소력.
진심일 때 꽃피어 난다.
가창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두 가지가 말이다.
진심 어린 감정이 담겼을 때 한해 일반인도 가수 이상의 가창력을 가질 수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저도 성인이고, 내일모레 30인데 전 여친이 한두 명쯤 있을 수 있죠. 그렇다고 합방을 했을 뿐인 BJ분에게 억측으로 몰아가는 것을 그만둬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허어……
―진짜 아니라고?
―ㄹㅇㅋㅋ만 치면 되는 거지 형?
―심증이 너무 확실한 것 같은데 ㅎ
그러한 노래.
가창력이 출중한 사람이 부른다면 효과는 배가 된다.
커뮤니티는 물론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노래는 그런 힘이 있어.'
나의 보라 콘텐츠를 꾸린 계기이기도 하다.
모든 것을 맨땅에서 헤딩 하듯이 일궈냈을 리 없다.
논리적 설명.
철저한 설계.
그 이상으로 가슴을 울리는 무언가가 시청자들에게 몰입감을 선사한다.
─에이브릴라빈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철벽좌도 질문 계속 씹고 있는데
"아니니까 그렇죠. 과몰입 시청자들이 이상한 소리하는데 그걸 일일이 상대하면, 상대하는 대로 또 문제가 생기게 돼있어요. 완전 가불기야. 그냥 그러지를 마세요."
―진짠가
―헷갈리네 ㅋㅋ
―억측을 할 수밖에 없게 방송을 해놓고 이제 와서?
―남훈만 ㅈ됐네 ㅋ
그것을 들은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헷갈릴 수 있다.
감정이 시키는 대로 행동했다.
하지만 돌이켜 보니 사실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그저 그렇게 느꼈을 뿐이다.
'감정이라는 것에 휘둘리면 안 돼.'
보라판에 과몰입 시청자들이 생기는 원인이다.
BJ들의 생각을 너무 넘겨짚는다.
그것을 이용하는 애들도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여캠들이 가장 많이 써먹는 수법이다.
진심과 가식.
자신은 구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저도 이해는 해요. 그분이 정말 매력적인 분인 게 맞고, 저도 감정적으로 휩쓸려서 합방을 했어요. 근데 확실한 증거도 없이 억측만으로 유언비어를 만들면 안 되는 거예요."
―으음……
―하긴 정환이가 보라 안 한지 꽤 됐는데
―정말 그냥 노래만 부른 거임?
―철벽좌가 너무 노래를 너무 잘 부른 게 죄지
방송은 방송으로 봐야 한다.
현실은 모니터 안이 아닌 바깥에 있다.
만약 모니터 안에서 볼 수 있는 게 있다면.
<♪♬♪∼♪∼♬♪♬∼♬♪∼♩♪∼♩♬♪∼>
너무 지나치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확인되지도 않은 정보에 수많은 시청자들이 과몰입을 한다.
"막곡 틀고 방종 할게요. 여러분도 개인 방송에 너무 시간 할애하지 마시고 현실로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처음 듣는 노랜데
―?
―이거 제목이
―미친 새끼얔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럴 대상.
자신의 귀중한 감정을 쏟을 대상은 신중하게 고려해보고 선택해도 늦지 않다.
'벌써 가을이구나.'
나는 그렇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