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3화
오정환의 강남 방송.
스포츠투데이― 「오정환, 서문봄 강남 합동 방송 中 갑작스러운 '이상행동'」
셀럽미디어― 「강남 한복판 때아닌 서커스……, 팬들 오정환 사과 요구」
오마이뉴스― 「도 넘은 인터넷 방송. 이대로 괜찮은가?」
엄청난 이슈를 낳고 있다.
더 이상 일개 BJ라고 볼 수 없는 영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좋아요―891 화나요―73
[해당 기사에 달린 댓글]―204개
dydg****
세상 말세로다
heju****
요즘 젊은 것들은 에잉!
kk31****
거 거 TV에 출연하는 것들이 몸가짐을 똑바로 해야지
poli****
나 때는 이런 이 없었는데 말이야
cjkk****
이이잉~ 기모링~!
.
.
.
TV 시청자들에게는 일반 연예인으로 인식되고 있을 정도다.
그런 만큼 더 큰 사회적 책임이 따를 수밖에 없다.
"봄이야."
"저는 정말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 표정이네요."
"그런 표정이네."
STG 엔터테인먼트.
대표인 이석현은 상황을 보고받았다.
오정환과 봄이가 강남 거리에서 돌발행동을 저질렀다.
'정환이가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할 녀석은 아닌데.'
기사도 뜨고 난리가 났다.
라고 과민반응할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좌시해도 될 만큼 가벼운 사안은 아니다.
여성 엔터테이너는 이미지 관리가 중요하다.
비슷한 사건이 재발한다면 굉장히 곤란하다.
"나도 다 컸는데! 어른인데!"
"맞지."
"봄이 어른이지."
"절 자꾸 아이 취급하는 거예요. 굉장히 화가 나요. 화가 치밀어 올라요."
그 본인에게 주의를 내려야 한다.
대표이사실로 불러 주의를 주려고 했지만, 어느새 위로해주는 시간이 되었다.
똘망똘망한 눈동자.
터질 것 같은 볼따구.
풀이 죽은 봄이를 도저히 못 본 채 지나칠 수 없다.
"진짜 오빠 혼 좀 내주세요!"
"그러게요."
"이번에는 정환이가 잘못했네 확실히."
회사에서 가장 밀어주고 있는 인재이기도 하다.
유튜브와 예능.
양쪽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경쟁력이다.
다른 스타들은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이미 확고한 기반이 있는 봄이이기에 가능한 영역이다.
매니저까지 두고 회사의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존재한다.
'뭐 또 좋은 위스키 하나 선물해 주겠지?'
이석현 대표는 오정환과 친분이 두텁다.
포트 엘런은 그의 인생에 큰 분기점이 됐다.
콤플렉스.
그로 인해 대인 관계가 불편했다.
다 알고 있음에도 고치기 힘든 부분이었다.
선물받은 포트 엘런을 볼 때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자신은 후배 세대를 받쳐주는 기둥이다.
"오정환?"
"알아?"
"모르는 사람이 어딨냐. 그걸 질문이라고 물어봐?"
STG 엔터테인먼트는 사태를 최대한 수습하고 있다.
하지만 지펴진 불이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을 리 없다.
'얼마나 유명한데.'
강남 거리.
자신의 젊음을 불태우는 이들에게 옮겨붙는다.
오정환에 대한 화두가 뜨겁다.
"걔는 거의 BJ가 아니잖아? 빅도서관이나 도티처럼 탈BJ 됐던데."
"그보단 윗급이지."
"아무튼."
유명인이다.
파프리카TV와 유튜브는 물론, 예능에서도 심심찮게 출연한다.
부모님 세대도 알 정도다.
그래서 문제.
강남에는 강남만의 감성이 있다.
마이너하고, 힙한 것을 우상시하는 경향이 존재한다.
"요즘 대세는 남훈 형이지. 강남에서 남훈 형 모르는 애들이 어딨냐?"
"그렇긴 해."
BJ가 정확하게 해당한다.
TV는 구세대 미디어.
개인 방송은 신세대 미디어.
그렇게 양분이 되고, 힙한 이들은 새로운 플랫폼에 열광한다.
무엇보다 현실이라는 부분이 크다.
만날 수 없는 연예인보다, 만날 수 있는 BJ가 훨씬 와닿는다.
강남에서 BJ의 영향력이 큰 이유.
「야외) 김진우. 강남 야킹 애기 2명 섭외 성공 가즈아!!」
_ ?6, 973명 시청「야외) 최은호. 강남x야킹 오느른 머선일이」_ ?5, 891명 시청「야외) 야킹맨. 삼겹살먹을래 죽을래? 현지 8킬 중 ^^ 야킹살인마」_ ?1, 235명 시청
그중에서도 독보적이다.
강남 야킹은 인기 있는 콘텐츠고, 수많은 BJ들이 거리를 돌아다닌다.
"와 너무 이쁘시다. 잠깐 시간 되세요?"
"아뇨, 저 바빠서……."
"잠깐! 잠깐이면 되는데."
―성소 닮았네
―투───표
―삼각김밥컷이누
―이쁘다ㅣ ㅋㅋ
대기업 남캠.
BJ김진우도 돌아다니고 있다.
강남 야킹은 그에게 있어서도 주력 콘텐츠다.
평소와 같이 지나가던 여자에게 말을 건다.
야부리를 잘 털어 합방까지 성사시키려고 했는데.
"저 남훈 오빠바라기라. 방송에 출연하기로 했거든요."
"아 남순이야? 꺼져!"
"오빠도 힘내요!"
최근 남훈의 주가가 엄청나게 높아졌다.
조금 반반하다 싶은 년이면 남순이인지부터 의심하게 된다.
─진우의저격수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쟤 남튜브에 레전드 일반인이라고 올라옴 ㅋㅋ
"아~ 나 진짜 나도 유튜브 시작해야 하나."
―요즘 애들은 파프리카 안 보고 유튜브 보지
―또 남순이 ㅋㅋ
―근데 ㄹㅇ 진우도 유튜브 해야 하긴 함
―남훈이 왜 이렇게 핫함?
유튜브가 급상승하고 있으며, 화려한 연예인 인맥까지 자랑한다.
남훈은 강남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자랑하는 BJ다.
입소문까지 돌고 있다.
몇몇 일반인.
남훈의 방송에 출연한 게 계기가 되어 BJ가 되었다는 이야기말이다.
"저 사람도 유명한 BJ 아니야? 근데 걸러?"
"나 남훈 오빠 방송에 나가기로 했잖아."
"그래도……."
젊고 예쁘다.
하지만 그뿐이다.
속 빈 강정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자들끼리는 안다.
'점심도 나한테 얻어먹은 년이 뭔 비싼 척이야.'
때문에 강남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이다.
운 좋게 배우나 모델 캐스팅을 당하거나, 백마 탄 왕자님이나 호구남을 만나고 싶다.
최근에는 여캠이 가장 핫하다.
돈도 훨씬 많이 벌고, 일을 하는 것도 편하다.
무엇보다 단기간에 유명해진다.
"어설픈 BJ들 방송 나가면 이미지만 소모돼."
"그런 거야?"
"그런 거야."
강남은 유행이 빠르다.
한 바퀴 돌고 나면 소문이 퍼진다.
여캠은 확실히 메리트가 있는 직업이지만.
'라인을 탈 거면 확실한 곳을 타야지.'
성공이 쉽지 않다는 사실.
이용당하고 버려질 수 있다는 것.
이런 세계에 살기에 아는 것도 있다.
강남 야킹이 처음 떴을 때는 신경 쓰지 못했다.
지금은 진짜 성공을 하기 위해 지능적으로 접근한다.
"그럼 오정환은?"
"오정환?"
"엊그제 난리도 아니었대."
그런 여자들 사이에 오정환의 존재가 알려진다.
* * *
강남.
대한민국의 허세충이란 허세충은 모조리 모여드는 지역이다.
강남충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홍대에 홍대병이 있듯, 강남에는 강남에 취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오정환이다, 오정환!"
"진짜야?"
"진짜니까 여기 와서 얘기 좀 해봐."
""꺄아~!""
―역시 오정환 클라스 ㄷㄷ
―네임벨류가 되니까 알아보는 애들이 많네
―환순이 발견
―봄이한테는 밀리던데 ㅎ
그리고 그들 내에서는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다.
강남에서 핫한 이야기가 빠르게 퍼진다.
'그래서지.'
대형 이슈.
재미날 만한 것.
우리 봄이 자랑하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
이른바 '잘나가는 애들' 사이에 소문이 났을 것이다.
내가 강남에서 방송을 하고 있다는 사실.
"좀 노는 언니들 같은데?"
"아니에요!"
"저희 개착함."
"착하면 허그 한 번 해줄 수 있나?"
"쌉가능!"
엊그제보다 더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말을 거는 사람들.
'눈높이를 맞춰야지.'
연예인들도 개인 방송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유튜브에서는 더 많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대개 망한다.
이름값에 비하면 조촐한 성적표를 거둔다.
공중파와 유튜브의 감성이 다른 탓도 있겠지만.
─훌륭한제비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니 여친이 더 예쁘다며
"전 여친 언급 금지입니다."
―전 여친ㅋㅋㅋㅋㅋㅋ
―봄이 차였누 ㄷㄷ
―또 있어?
―아 전 여친 언급은 ㅇㅈ이지
다가가야 한다.
이 거리의 분위기를 알지 못하면서, 이 거리에서 성공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인터뷰 고마웠고 여기 사탕."
"아 감사합니다."
"담배 뭐 피는지 몰라서 이거라도 물고 가라고."
"담배 안 펴요!"
"우리 착해요 오빠~"
"장난이야. 고마웠어 잘 가."
일단 친숙해져야 한다.
내가 방송을 한다는 사실을 알렸으니, 이 다음은 실적을 쌓아나가는 것이다.
'스토리.'
사실 강남에서 성공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생태계가 어떠한지 대강 이해하고 있으면 말이다.
방금 전 만났던 애들.
화려하게 꾸며서 잘나가는 애들 같아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그냥 백수들이다.
취업 준비생이라고 포장하기도 뭣하다.
잘나가는 사람들만 보다 보니 일반 취업은 생각도 안 한다.
"오빠! 오빠, 오빠!"
"나?"
"그럼 오빠 말고 누구 있어요. 저 정환 오빠 팬인데."
그 허영심을 긁어주기만 하면 된다.
젊고 예쁜 애들은 매년 보급이 되고, 가끔씩 물갈이만 해주면 그만이다.
─야킹에빠졌어님, 별풍선 1004개 감사합니다!
오 아이린 닮은 듯?
"천사 개 감사합니다. 이쁘시네요."
"저 그 소리 많이 들어요~ 턱선이 좀 닮았나 봐."
―겁나 예쁘네
―환순이 수준 높아
―페북에서 본 거 같은데
―쟤 김재은 아님?
뜨고 싶어 안달 난 애들이 많다.
그런 애들을 벗겨 먹기만 해도 콘텐츠가 마를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그러다 몇 명 띄워주고.'
이곳 강남에서 착실하게 입지를 다져나갈 수 있다.
보라BJ들 강남 야킹의 기본적인 틀이다.
"시청자들이 페북스타라는데? 맞아요?"
"아 맞아요. 저 페북 하긴 해요."
"홍보하려고 말 건 거 아니야?"
"아니, 저 오빠 즐찾도 했고 구독도 했어요!"
"그래? 고마워. 여기 사탕."
그 틀을 지키기만 해도 성공은 따놓은 당상이다.
이미 인지도가 있는 만큼 시간문제일 것이다.
'그렇게 한가하지 않아서 문제지.'
앞으로 일주일.
그 안에 결과를 내야 한다.
자극적인 첫 단추를 끼어야 했던 이유다.
"배 존나 고픈데 점장 새끼가 지랄하는 거야."
"개짜증 났겠다."
강남은 그것이 가능하다.
지나가는 행인들.
무작정 붙잡고 이야기를 걸어본다.
"누가 지랄을 했어요?"
"네??"
"대체 얼마나 지랄한지 궁금해서. 제가 좀 오지랖이 심한 편이라."
―갑자기?
―어리네
―싸대기 맞으면 500개
―설마 오정환을 모르겠냐고 ㅋㅋ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간다.
방송적으로 쓰일 수 있을 만한 인재를 물색해본다.
'얼굴은 꽤 반반하고.'
아니, 만든다.
뜰 만한 애가 뜬 정도로는 이 강남에서 화젯거리가 될 수 없다.
"오정환 아니에요?"
"알아요?"
"네, 그냥 TV에서……."
"골목식당에서 봤어요!"
"그럼 그 점장 새끼가 얼마나 지랄했는지 가르쳐줄 수 있어요?"
"아 그게;;"
성공 신화.
그 정도쯤은 되어야 한다.
얼떨떨한 듯 수줍어 하지만 말이 안 통하는 느낌은 아니다.
"여기 살아요?"
"그냥……, 근처에."
"어딜 그렇게 바쁘게 가요?"
"그냥 친구랑 술 한잔 마시려고……."
―찐따상이누
―강남 그냥녀
―걸러
―나 같아도 길 가다 연예인이 말 걸면 당황할 듯 ㅋㅋㅋㅋㅋ
이런 서프라이즈를 싫어하는 여자는 없다.
수상한 사람도 아니다.
그냥, 그냥.
'상상만 해보는 거지.'
평범한 인생을 살기 싫어서 허영심에 찌드는 여자도 있지만, 그 평범함을 받아들이고 사는 타입도 있다.
대충 훑어만 봐도 후자.
"어디가 맛있어요?"
"그냥 저쪽에 자주 마시는 싼 곳 있는데."
"강남 오랜만에 왔거든요. 저도 같이 가면 안 돼요?"
"아 그게;;"
그렇기에 피어나는 감성도 있다.
신데렐라 스토리를 한 편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