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6화
<편의점 그냥녀>
편의점 그냥녀.
〔개인 방송 갤러리〕
─? 오정환 방송 출연한 편순이 근황ㅋㅋㅋㅋㅋㅋㅋ [330] +557─? 그냥녀 실사 모음. jpg [516] +590─? 자신이 현타 온 편돌이면 개추 ㅋㅋ [235] +777
─? 점장 뒷담 깠던 그냥좌 후일담. txt [317]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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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이슈가 된다.
그 시작은 몇몇 개청자들의 찌질한 스토킹부터였다.
─그냥녀 실사 모음. jpg
[그냥녀 사진1.jpg]
[그냥녀 사진2.jpg]
[그냥녀 사진3.jpg]
귀여움 ㅋㅋ
└123 각각 다른 사람이 찍은 거지?
└이런 사진특) 본인은 쪽팔려서 못 찍음
└생각보다 비주얼 괜찮네
└여자는 역시 화장빨 ㅋ
찾아간다.
논현동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한다?
수만 명이나 되는 시청자 중 근처에 사는 사람이 반드시 있다.
우려스러운 사태가 결국 터진 것이다.
하지만 나쁜 방향이 아니었다.
전화위복이라는 게 있었다.
─점장 뒷담 깠던 그냥좌 후일담. txt
[그냥녀 편의점 간 거 인증. jpg]
궁금해서 점장 근무일 때 물어봤는데
매상도 올라가고 요즘 일 잘해서 봐준다나 봄
└역시 큰일은 갠방갤러가 ㅋㅋ
└그냥 매상 때문이겠짘ㅋㅋㅋㅋㅋㅋㅋ
└진상짓 했으면 매출이나 올려줘라
└그냥녀 시급은?
관심은 양날의 검.
그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득을 보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이번 사건은 후자가 되었다.
편의점 매출이 증대된 것이다.
그보다 더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건.
이종격투기 ― 「요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수준ㅋㅋ」
樂 SOCCER ― 「오정환 방송에 출연한 편순이 외모. jpg」
도탁스(DOTAX) ― 「한 편순이가 3만 명 앞에서 질질 짜게 된 사연」
장본인.
얼마 전까지만 해도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평범한 여자 사람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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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욥 17.05.05 19:30
이런 얼굴로 편의점 알바 하네
열심히 사는 것 같아서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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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쮸쮸 17.05.05 19:35
편의점 운영하고 있는데
이렇게 예쁜 알바생 들어오면 너무 좋겠다 (매상 늘어서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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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김또깡 17.05.05 19:50
이렇게 이쁘면 꼬장 부리는 진상들 많을까 봐 걱정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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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지금도 그러하다.
그 본인은 달라진 것이 없다.
주위 사람들이 멋대로 가치를 매긴다.
예쁜 스무 살의 여자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것만으로도 화제가 되는 것이다.
〔BJ그냥녀의 방송국〕
─편의점 알바 되게 힘든데 기특하시네요 ㅎㅎ
─문 열어 문 열어 문 열어 문 열어 문 열어 문 열어 문 열어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해요!
─알바 접고 전업BJ 추천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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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환의 방송에 탄 것을 계기로 유명해지고 있다.
민지는 손님들의 권유를 받아 방송국까지 만들었다.
'…….'
실상은 조금 다르다.
자신의 외모가 괜찮다는 사실은 안다.
거울을 안 보고 사는 것도 아니고 모를 리 없다.
─편의점 알바 되게 힘든데 기특하시네요 ㅎㅎ
저도 소싯적 해봤지만 물류 정리도, 손님 상대도 보통 일이 아니거든요~어디 힘드신 일 없을까 걱정이 되네요
말없이 음료수 하나 사갑니다~
└말없이 샀다면서 글 남기는 클라스 ㅋㅋ
└아재요……
└진짜 응원하는 글이면 다행인데 아니면 소름
└이쁘면 편의점 알바 하는 것도 힘드네 ㅋㅋㅋㅋㅋ
하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화장에 크게 공을 들이지 않았다.
'꾸미는 법도 잘……, 몰랐고.'
사실은 안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때도 관심이 있었고, 대학교에 합격한 이후로는 쌍수도 하고 뷰티 유튜브도 봤다.
진짜 메이크업을 보자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사흘 전, 오정환과 나섰던 동행은 충격적이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이 많이 찾아올 거란 말이야.》
앞으로 있을 일들을 가르쳐줬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겪은 일이다 보니 수긍이 갔다.
그다음 말도 말이다.
기왕 보일 거면 예쁘게 보여야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고.
삐익!
지금의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모든 것이 전부 오정환의 말대로 흘러가서 무언가에 홀린 기분이다.
"와 진짜 이쁘시다! 팬이에요!"
"감사합니다……."
"혹시 사진 찍어도 돼요? 한 장만."
"……."
방송을 본 시청자들이 찾아온다.
그들은 몰래든, 권유든 사진을 찍으려고 할 것이다.
'하긴 어차피 올라가는 거면.'
당연히 예쁘게 나오길 바란다.
오정환에게 받은 화장법과 화장품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커뮤니티에서 난리.
카톡으로 친구들의 제보를 듣고 알았다.
흥분되는 일이다.
"다음부터는 절대 안 돼요. 어디 올릴 거면 그 말도 써주세요."
"네!"
"후우……."
"그런데 방송 안 해요? 하면 무조건 대박 날 거 같은데."
"……."
겉으로는 아닌 척, 귀찮은 척하고 있지만 SNS 스타가 되고 싶지 않은 여자는 없는 법이다.
간접적으로 되었다.
'방송이라…….'
그리고 BJ.
그런 이야기가 나올 거라는 것도 들었다.
오정환이 한 말이 마치 예언처럼 순서대로 진행되고 있다.
꿀꺽!
먼저 방송국을 개설해라.
팬들이 글을 남길 것이다.
그 글들을 보고 하고 싶다면 도와주겠다.
민지도 알고 있다.
최근 BJ는 핫한 직업이다.
특히 강남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다.
좀 잘나간다고 하는 언니들이 시도해본다.
편의점에 오는 손님들 중에도 간간이 보았다.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던데.'
그것을 자신이 할 수 있을지.
솔직하게 자신감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 인터넷상에는 떠들썩하지만 자신은 그렇게 예쁘지 않다.
본래의 사진.
지인 중 한 명이 유포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니 가슴이 콩닥콩닥대고 불안해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오정환〕
―안녕하세요
―저기
―전에 생각 있으면 연락하라고 하셔서 말씀드리는 건데요…….
알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 * *
그렇게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다.
'한국에서 여자로 성공하기가 얼마나 쉬운데.'
대충 그럴듯한 직업을 써두고, 그 앞에 '예쁜'이라는 형용사를 붙이면 된다.
예쁜 경찰, 예쁜 소방사, 예쁜 교사 etc.
예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슈가 되며 어지간한 연예인에 준하는 관심을 받는다.
그것을 인위적으로 일으켰다.
"그래?"
"네. 저 알아보는 손님들이 엄청 오셔서……."
"힘들었겠다. 내가 어떻게 하지 말라고 말이라도 해볼까?"
"근데 좋으신 분들이 더 많아요. 매상 늘어나서 점장님도 흡족해하시고."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도 안 될 게 없다.
멀리 갈 것도 없이 PC방 누나만 해도 옛날부터 유명했다.
'그런 시대야.'
오히려 직업이 부가 되기도 한다.
SNS 팔로워 등을 늘려서 광고 수익을 얻는다.
종국적으로는 퇴직을 하고 인플루언서로 전직한다.
그런 목적을 가진 여자들이 차후에는 많아진다.
현시점에서는 적고,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그래서?"
"네?"
"오빠는 왜 불렀어."
"아니, 그냥……. 진짜 만나주실 줄은 몰라서."
"음."
"그게 그 저번에 말씀하신 BJ에 대해서 말인데요……."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인생사 간단히 풀릴 리 없다.
알려지는 계기가 필요하고, 스펙도 받쳐줘야 한다.
'그러니까.'
어울리는 화장법을 가르쳐줬다.
적당히 예쁜 느낌.
제대로 꾸미면 예쁠 것 같은 느낌.
원판을 강조하는 화장하지 않은 듯한 화장이다.
수수해야 하는 편순이 컨셉에 잘 어울린다.
본인으로서도 만족한 듯 보인다.
나를 만나러 온 자리까지 그렇게 하고 나온 걸 보면 말이다.
"빈말로 해본 말이었는데."
"아! 그, 그런가요."
"하고 싶어?"
"그게……, 그냥 경험 삼아."
"경험 중요하지. 그 나이 때는 뭐든 해보는 게 좋거든."
"네, 네……."
"하고 싶으면 오빠 보면서 살짝 웃어봐."
욕심이 나기 마련이다.
방송국을 개설하라고 한 이유이기도 한다.
올라온 글들을 쭉 훑어보기만 해도 헛바람 넣어주기는 충분하다.
'인생 편하게 살고 싶잖아.'
BJ가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지.
실제 액수보다 더 거품이 붙어 알려져 있다.
잘된 사람들의 성공담만 자극적인 기사로 올라간다.
자신도 그렇게 되고 싶다.
민지가 어색한 웃음을 짓는다.
그 시점에서 이미 내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말로 변한다.
"웃으니까 예쁘네."
"가, 감사합니다."
"방송에서도 그렇게 웃고 있으면 좋겠다."
"아, 네……. 그러도록 노력할게요."
수줍은 듯 옆머리를 쓸어 올린다.
남자가 익숙해 보이지는 않지만, 접객업을 하고 있으니 기본적인 눈치는 있을 것이다.
'싹수가 있어 보이더라고.'
한두 명 데뷔시켜 본 게 아니다.
척하면 착으로 훑어만 봐도 사이즈가 나온다.
성격도 순종적이니 남은 것은 이제 시간문제다.
"그럼 당장 해볼까?"
"네??"
"대충 이런 느낌으로 가는 거지. 방송 출연 이후로 알아보는 손님들이 많아졌고, 그것 때문에 상담을 받는다. 틀린 말 아니잖아?"
"네! 그래요."
시간문제도 아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관심을 받고 있을 때 뽕을 뽑아야 한다.
'자연스럽게.'
그러한 합방 레퍼토리는 이골이 나 있다.
바로 방송을 켠다.
시청자들이 물밀듯이 들어온다.
―와
―오정환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명해! 해명해! 해명해! 해명해! 해명해! 해명해! 해명해!
―저번에 그 편순이임?
―개판 났누 ㅋㅋ
―그냥녀 등판
―이걸 또 합방각을 재네
―진짜 기다렸음
방송 제목을 보고 말이다.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만큼 시청자들의 관심도 쏟아진다.
'그렇게 되도록 유도했으니까.'
유명해서 유명하다.
방송 주제를 정하는 건 BJ의 고유 권한이다.
사실 처음 만났을 때는 반응이 그렇게 좋지 않았지만.
─날카로운편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힘 팍 주고 온 거 같은데 ㅋㅋ
"그게 그때는 그냥 간단하게 놀러 나온 거라."
"그때는 전투태세가 아니었던 거지."
"그 정도까진 아니고;;"
―전투태셐ㅋㅋㅋㅋㅋㅋㅋ
―"그냥"
―그냥녀 맞네 ㅋㅋㅋㅋㅋㅋ
―여자 화장은 전투 준비 맞지 ㄹㅇ
이미 스토리가 만들어져 있다.
메이크업으로 보정 효과도 더했다.
콩깍지가 씌기 충분한 상황이다.
"그래서 많이 힘들었다고?"
"네, 조금……. 근데 좋은 분들도 많이 와주셔서 상쇄되는 느낌?"
"그러면 그나마 다행이네. 사실 나도 책임감을 느꼈거든. 아무리 개청자들이 신상을 판 거라고 해도."
수많은 시청자들이 전해 듣는다.
개중에는 민지의 사연에 공감하고, 팬이 되고 싶은 사람도 생긴다.
─장사하는햄찌님, 별풍선 4949개 감사합니다!
이참에 BJ 해주세요 ㅎㅎ 회장 예약!
"자꾸자꾸개 정말 감사합니다. 벌써 엄청난 팬이 생겼는데?"
"아, 저번에 음료수 사가신 분이죠?"
"아는 사람이야?"
"아니, 제 방송국에 글 써주신 걸 봐서."
―큰손 등장
―BJ의 덕목이 돼있네
―음료수 빌런 ㅋㅋㅋㅋㅋ
―그렇게 편순이에서 여캠이 되는 거임 ㄷㄷ
계획대로의 수순을 밟고 있다.
2차 합방.
민지의 방송 홍보도 겸하는 것이다.
큰손이 한 명 나왔으니 성공적이다.
숨어있던 두 명째와 세 명째도 나오며 그들이 곧 초기 열혈이 된다.
오늘 밤부터라도 개인 방송을 시작하면 된다.
얼마나 잘될지는 봐야 알겠지만, 최소한의 기반은 확보했다.
'애초에 기대치가 높은 것도 아니고.'
그냥 적당히 BJ를 할 수 있는 정도면 된다.
편순이의 성공 신화가 너무 거창할 필요까진 없다.
강남에서의 첫 단추.
강남충들에게 내 이름을 알리기 위함이다.
그녀의 인생에서는 그 정도의 의미가 아닐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