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화
소문은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간다.
「Yewon」
2주
#스테이크
[이사벨 더 부처 스테이크. jpg]
즐거운 한때~
―예원님 굿모닝요 맛있겟네요
―美味しそうですね (*'? `*)
―여기 오디얌?
―보기만 해도 비싸 보이네 ㅋㅋ
인스타.
최근 유행하는 SNS다.
한국에서도 페이스북, 트위터를 제치고 가장 핫한 플랫폼이 되었다.
특히 허세충들 사이에서 말이다.
단 한 장의 사진만으로도 여러 가지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여기가 얼마나 비싼 곳인데.'
얼핏 맛있는 걸 먹었다.
비싼 걸 먹었다.
그 정도로 보일 수도 있다.
진짜는 자기 자랑.
이런 곳에서 밥을 먹는 여자다.
생활 수준까지 간접적으로 어필된다.
예원은 댓글과 하트의 수를 보며 웃는다.
자신의 자존감을 채울 수 있는 유일한 보금자리다.
토독, 톡!
비슷한 급의 인스타를 매일 체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적진 탐방이라는 느낌이다.
얼마나 잘나가는지.
맞춰가지 않으면 뒤떨어질 수 있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그럴 수 없는 것도 있었다.
자신이 항상 체크하는 곳 중 하나에 새 글이 올라왔다.
「HanSoyul」
12시간
#오정환
[이사벨 더 부처 스테이크. jpg]
먹기 위해 사는 나…… 먹을 것에 진심인 나…… 외식은 사랑이다♡
―와 개맛있겠다
―단면 봐. 감자도 그냥 찐 거뿐인데 비주얼이 ㅎㄷㄷ―옆에 오정환이에요?
―육즙 떨어지는 게 ㅁㅊ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자신과 같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그 정도야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Yewon」― 나도 여기서 먹었는데 맛있더라고^^ 근데 다이어트 안 해?
「HanSoyul」― 정환 오빠가 사주는 거라 얻어 먹었긔 ㅠㅠ
―와 찐정환 맞구나
―대박이다 개부럽ㅋㅋㅋㅋㅋㅋ
인스타를 하는 입장에서 알고 있다.
진짜 자랑하고 싶은 건 같이 찍은 남자일 것이다.
'오정환이 스테이크를 사줬다고?'
오정환은 최근 강남에서 핫하다.
BJ로 데뷔하고 싶은 여자들 사이에서는 특히 그러하다.
예원도 신경 쓰고 있었는데 소율이 선수를 쳤다.
식사를, 그것도 스테이크까지 먹었다.
「Yewon」
30분
#스테이크
[울프강 스테이크 하우스. jpg]
반가워 울프강씨 ㅋㅋ
―우와 스테이크 너무 맛있어보여요!! ㅎㅎ
―놀랍게도 강 씨는 아니더라구요 ㅋㅋ
―언니 왜 이렇게 예뻐요?
―여기 개비싸던데……
어제 갔던 스테이크 맛집 사진을 서둘러 올린다.
'이사벨 더 부처'보다 더 비싸고 유명한 곳이다.
SNS에서는 흔한 신경전이다.
사진의 내용물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잘나가는지 자랑한다.
「HanSoyul」― 와 맛있겠다 ㅎㅎ 나도 누가 사줬으면 「Yewon」― 기회 되면 추천해~ 이사벨보다 육즙? 같은 게 맛나더라
―예쁜 애들은 예쁜 애들끼리 친하네
―안녕하세요. 아주 좋은 제안 드리고 싶은데 잠시 dm 괜찮으세요?
하지만 팔로워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다.
남자친구나 지인이 아니다.
'나는 손님이랑 간 건데 X발.'
데이트 알바.
손님과 식사하러 가서, 손님이 안 보이게 자기 사진만 찍어 올렸다.
〔스폰제안빌런〕
「안녕하세요 저희는 재력가분들과 스폰서를 연결해드리는 에이전트입니다. 불쑥 메시지 보내드려 죄송합니다만, 저희 고객뿐께서 그쪽분한테 호감이 있으시다고 해서 연락드립니다. 생각해보고 답 주시면 세부 조건 설명드리겠습니다.」
―간단한 데이트만 받아요
인스타녀들에게는 흔한 일이다.
DM으로 솔깃한 제안이 올 때가 있다.
소위 말하는 스폰.
자신과 데이트를 즐겨주면 거액의 돈을 주겠다.
자존심상 2차까지는 가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일인지는 예원도 모르지 않다.
'나도 진짜 잘나가는 놈이랑 가고 싶다고!'
소율에게 질투심을 느낀다.
잠깐 확인해 보니 하트를 벌써 천 개나 받았다.
자신보다 팔로워도 적은 주제에 말이다.
어쩌면 오정환 덕분에 자신을 따라잡을지 모른다.
위기감을 느낀다.
만회할 수 있다는 방법이 있다면 하나.
오정환뿐이다.
"어제 소율이 오정환 방송 나온 거 봤어?"
"아, 진짜?"
"스테이크 얻어먹었더라."
"뭐?! 존나 염치도 없는 년이네."
그런 생각.
인스타를 하는 강남녀들 사이에 빠르게 퍼진다.
서로가 서로를 경쟁 상대로 보고 있다.
"너한테만 하는 말인데 걔 존나 개념 없잖아."
"맞지."
"얼굴도 성형한 티 존나 나고."
"지는 모를걸?"
성공한 인스타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수없이 많은 지망생들 사이에서 주목받은 이들.
'내가 그년보다 못한 게 뭔데.'
여자들끼리는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자신보다 운이 좋았을 뿐이다.
"남자들은 그런 싼티 나는 타입 좋아하더라."
"진짜로."
"나도 얼굴 좀 만지고, 화장 떡칠하고, 뽀샵질 할까 봐~"
"추하게 모야 깔깔!"
충분히 좁혀질 수 있는 격차.
그렇기에 서로를 더 견제하고, 견제한다.
기회를 잡기 위해서 말이다.
평소에는 뜬구름 같은 그것이 보이게 되었다.
까톡!
까톡!
스타벅스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시켜 놓고 뒷담을 까던 두 여자.
불현듯 울린 까톡 메세지를 황급히 체크한다.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눈치를 본다.
그리고 약속이나 한 것처럼 테이블 위에 뒀던 물품들을 정리한다.
"나 지금 남친이……."
"그래? 잘 가."
"너는?"
"나도 어디 갈 일이 생겨서."
주섬주섬 핸드백에 넣고 나간다.
하지만 들고 있는 스마트폰만은 손에서 떼지 않는다.
〔강남충 단톡방〕
「여기 오정환 떴음」
「오~」
「요즘 야킹 삘 꽂혔나 보네」
「나도 합방 하고 싶닼ㅋㅋㅋㅋㅋㅋ」
오정환의 행보가 실시간으로 퍼져 나간다.
* * *
확실히 추억이 있다.
'엄청 많이 했었지.'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재미가 있지만, BJ 입장에서도 꽤 흥미가 인다.
그도 그럴 게 꼬시기가 쉽다.
학생일 때는 내세울 게 없다.
뭐 돈이 있어, 차가 있어.
제대로 말도 섞지 못하고 무시당하기 일쑤다.
그런데 BJ.
그럴듯한 명함이 생긴다.
돈도 많이 벌고, 인지도도 있고, 무엇보다 Give&Take가 가능하다.
"잘 지냈어?"
"네, 오빠도 잘 지내셨어요?"
"나는 잘 지냈지."
"다행이다."
방송에 출연해서 인지도, 혹은 화제성을 낳을 수 있다.
편순이처럼 되고 싶은 애들이 줄을 선다.
클럽에서 만난 지 나흘.
연락이 와서 집으로 초대했다.
민지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바라본다.
"살이 좀 빠졌네?"
"네, 네! 거의 안 먹었어요."
"건강 상해."
"오빠 빨리 만나고 싶었어요."
이 나이대의 매력이 있다.
한번 무언가에 빠져들면 맹목적으로 이루려고 한다.
'더 반반한 애들도 많긴 한데.'
최근에는 의도적으로 접근해오는 애들도 많다.
방송에 출연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다.
〔예원야킹〕
「안녕하세요」
「혹시 괜찮으시면 사석에서 따로 뵐 수 있을까요?」
「저 오빠한테 관심 있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도 한다.
까놓고 말해 해주겠다.
아주 시원시원하게 대화를 진행하는 애들도 있다.
'근데 다 해봐서.'
강남에서 잘나가는 애들.
그것도 가치가 있는 애들.
추리고 추리면 그렇게 많지가 않다.
얘도 그렇고, 전에 소율이도 그렇고 대부분 해봤다.
이름을 들으니 기억이 대충 떠오른다.
어설펐다.
테크닉이 좋은 것도 아니라 내 허리만 아팠다.
심지어 다른 곳도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으?"
"오빠가 어제부터 아무것도 먹지 말라고 했잖아요."
"그랬지."
"오빠 말대로 다 하고 왔어요. 조금 부끄러웠는데."
어설픈 중고보다는 새삥이 낫다.
아직 애기 티가 나긴 하지만.
'젖살 안 빠진 게 귀엽긴 하지.'
엉거주춤하는 민지를 침실로 데려간다.
클럽에서 가지고 놀 때 대략 어떤 타입인지 파악해뒀다.
강압적인 플레이에 로망 있는 애들이 있다.
경험이 없는 애들은 특히 더 그러하다.
"싫으면 말해."
"그게 그……."
"응?"
"좋아요. 아! 생각했던 거랑 다르긴 한데……."
조금 미안한 감은 있다.
자극적인 경험이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다소 충격적일 수도 있는 일이다.
'확실히 맞추는 재미가 있긴 해.'
강남 야킹은 나에게도 자극적이다.
과거의 인연.
좀 더 파릇파릇할 때 맛보는 것도 구미가 당긴다.
입장상 그럴 수가 없다.
확실히 넘어온 민지라도 이곳저곳 맞춰 나간다.
"하면서 들어."
"네!"
"민지가 이렇게 성장하는 모습을 시기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란 말이야."
열심히 하는 모습이 기특하다.
하지만 강남에서 눈에 띄어버린 이상 여러 더러운 일들을 겪을 수 있다.
'정말 여러 가지.'
시기에 미친 여자.
돈을 빨아 먹으려는 남자.
휘둘리다 보면 성공의 과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성공이란 것은 하는 것도 어렵지만,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려운 법이다.
간교한 사람들이 많은 강남에서는 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맛있어?"
"마시쪄여."
"돈 좀 생겼다고 호빠 같은데 다니지 말고. 경험해 보면 알겠지만 이거보다 더 좋은 거 없으니까."
"그, 그런 것 같아요. 헤헤……."
잘못된 길에 빠지지 않도록 미리 묶어 놓는다.
'갑자기 성공한 애들일수록 인정받고 싶어하는 심리가 강하거든.'
그래서 달콤한 말에 쉽게 넘어간다.
그걸 주수익으로 삼는 하이에나들도 존재한다.
다 걱정돼서 하는 말이다.
"혹시 시기하는 년들 있으면 세게 나가."
"……!"
"개기고, 반항하라고. 알지? 지금은 니가 더 잘나가니까."
그리고 이건 나를 위한 말.
강남충들을 자극하기 위함이다.
만만히 보던 년이 고고해지면 더 안달이 날 것이다.
"잘했어."
"오, 오빠 저기……"
"응?"
"여기는 언제 해주실 거예요?"
"민지가 더 잘해주면."
"아♡"
목줄을 단단히 죄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