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BJ로 산다는 것-818화 (818/846)

818화

사건은 일파만파 번져나간다.

KBS― 「경찰, ‘수억 원대 테라버닝 자금 횡령’ 위너·사업체 대표 등 입건」

MBC― 「마약·뇌물·탈세·몰카…… 지금까지 열린 '테라버닝 게이트'」

연합뉴스― 「[종합] 위너·정준형·최정훈→‘단톡방’ Who is Next?」

가을철 산불처럼 말이다.

특수 소방차와 소방 헬기를 동원해도 역부족이다.

위너 측.

정재계에 뻗은 인맥과 자본력으로 사건을 덮으려고 했다.

하지만 증거가 워낙 결정적이었다.

<경찰은 익명 제보자의 정보를 토대로 관련자들을 색출하고 있으며…….>

클럽 테라버닝에서 일어난 일들을 아주 자세하게 정리해 제보했다.

사진은 물론, 관계자들의 카톡 내용까지 없는 게 없다.

심지어 다수의 언론사와 수사 기관에 말이다.

한두 곳이 아니다 보니 위너의 뒷배가 힘을 써서 무마하는 게 불가능하다.

<추가적인 증거가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신변 보호를 희망하는 내부 고발자 A씨!>

<피해자의 눈물이 증거입니다.>

대형 언론들도 동조하며 불씨가 크게 일어난다.

대국민적인 관심을 받으며 겉잡을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났다.

〔개인 방송 갤러리〕

―? 코코망이: 테라버닝 사건 BJ 연루돼있다 [568] +1205―? 오정환<<갓직히 의심 가면 개추 [753] +601―? 지금 이 시각 가장 똥줄 타고 있을 새끼. Real [512] +622.

개인 방송 갤러리도 말이다.

테라버닝 사태.

BJ들도 결코 무관하지 않았다.

―코코망이: 테라버닝 사건 BJ 연루돼있다

"위너와 개인적 만남 가진 거 아니야."

"자신을 위너에게 소개시켜 준 BJ가 있다."

"수사가 끝나지 않아 누구라고는 말을 못 한다."

단톡방에 BJ 있는 건 확실한 듯

└누군진 몰라도 ㅈ됐네 ㅋㅋ

└와 이거 크게 갈 거 같은데

└갠방갤 수사대 출동 좀 해봐라

└나만 아니면 돼에에에엑~~~!

토이치TV의 유명 스트리머.

파프리카TV에서 활동하기도 했던 코코망이♪가 피해자 중 한 사람이었다.

BJ업계는 촉각을 곤두서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줄줄이 소시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떡하죠?"

"……."

"지금 전국민적인 관심사라서 수사 빡세게 들어올 것 같습니다."

심익태와 직원들도 초비상이 걸렸다.

그도 그럴 게 자신들도 무관하지 않다.

'남훈이 그 자식 나댈 때 말렸어야 했는데.'

남훈이 아주 깊게 연관돼있다.

사업이 잘돼도 너무 잘돼다 보니 긴장의 끈을 풀고 있었다.

"일단 우리 쪽 자료 있지?"

"네. 어떻게 할까요?"

"어떻게 하긴……, 다 삭제해. 서류는 분쇄하고, 하드디스크는 뽑아서 망치로 다 때려 부수든가 해!"

하지만 이러한 사태를 한두 번 겪어본 게 아니다.

유흥업을 하다 보면 경찰 수사망이 좁혀올 때가 있다.

'이번 사건은 크게 터졌으니까.'

워낙 거물급이 많다.

위너, 정준형, 최정훈 같은 연예인들은 물론이고, 정재계 인사들 중에서도 한두 명은 아닌 듯싶다.

자신들 같은 잔챙이에게 허비할 인력은 없을 것이다.

첫 대응만 잘하면 유야무야 넘어갈 확률이 높다.

―그 여캠 정말 피해자인 건 맞음??

까놓고 그냥 원나잇 즐긴 거 아님?

테라버닝사건 터지니까 ㅈ됐다 싶어서

피해자 코스프레로 빠져나가는 거 같은데 흠 ㅋㅋ

└아 그 여캠 말이지?

└여캠들 원래 입열구잖아

└안 당하고 나왔다는 것부터가 수상해

그러니까 언플.

고발자의 신뢰성을 낮춘다.

정계에서 흔하게 쓰이는 수법이다.

사건의 본질에서 눈을 돌리게 만든다.

진위를 판별하기 귀찮아진 사람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식어간다.

―지금 이 시각 가장 똥줄 타고 있을 새끼. Real

그건 바로 오정환

[미오새 위대한 위츠비편 캡처. jpg]

위너와 베프 ㅋㅋ

[코코망이 오정환 팬카페 회장 시절. jpg]

그 여캠이랑 친한 사이 ㅋㅋ

ㅇㅈ하면 개추

└위대한 환츠비였누ㅋㅋㅋㅋㅋㅋ

└이 정도면 심증 정도가 아니지 않음?

└X발 소름 돋네

└그냥 그 여캠이 못 밝히는 거 보면 뻔한데 ㅎ

찌라시도 뿌린다.

그럴듯한 떡밥.

개인 방송 갤러리의 하이에나들이 물어뜯을 만한 거리 말이다.

실제로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직원들과의 회의에서 나온 의견이지만 마음에 들어 바로 채용했다.

―오정환 부가티도 수상하지 않음?

가격만 30억이고

1년 유지비가 억 단위로 나가서 재벌들도 잘 안 타는 차인데 이걸 일개 개인이 구입한다는 것부터가 ㅋ

└ㄹㅇ 방송 수익만으로는 설명이 안 됨

└와 중립이었는데 이 글 보고 완전히 기울었음

└오정환 갤여론 ㅈ됐네 ㄷㄷ

└누가 방송국에 제보 좀 해봐라 ㅋㅋㅋ

오정환은 말을 안 들은 지 오래.

사업적으로 가치가 거의 전무하다.

남훈은 반드시 살려야 하는 카드다.

여캠 홍보는 거의 남훈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해줘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다.

"일단 갤 반응은 꽤 좋은 거 같습니다."

"흠……."

"대신 정환 형한테 타격이 갈 수 있는데 어떡하죠?"

괘씸죄가 있기도 하다.

자신의 라인일 서은 하나 컨트롤하지 못했다.

괜한 말까지 해버려 지금의 사태에 이르렀다.

'이번 일만 끝나면 두고 보자.'

오정환도 자신이 내준 숙제를 처리한 적이 있다.

방송을 접을 정도의 타격은 아니겠지만, 방송인으로서는 꽤 치명적일 것이다.

공중파는 이미지가 중요하다.

이슈가 터진 사람을 쓸 리가 없다.

그 정도는 먹여줘야 앙금이 풀린다.

* * *

촉발되어 버린 사태.

여파가 나한테도 미치리란 것은 예상하고 있던 일이다.

'전부터 말도 많았고.'

한국만큼 부자이며 유행에 민감하기까지 한 나라는 많지 않다.

그럼에도 최상급 명품이 잘 안 팔리는 데는 이유가 따른다.

뉴데일리― 「위대한 환츠비 '오정환' 30억 하이퍼카 구입 배경은?」

전자신문― 「비싼 차 타는 연예인 1위 등극! '오정환' 30억 부가티 몰다」

오마이뉴스TV― 「'오정환' 개인 방송 서 30억 부가티 자랑……, 강남이 난리 난 이유」

세간의 시선 때문이다.

재벌이든, 연예인이든 할 거 없이 공인에 대한 기준이 엄청나게 높다.

'괜히 눈에 띄어서 좋을 게 없다는 거지.'

이렇게 좋은 기사거리를 제공한다.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주목을 받고 있었다.

―와

―이걸 켜네 ㅋㅋ

―진실을 밝혀라

―뭔 깡으로 방송 켰지?

―아 위너 손절할 거냐고 ㅋㅋㅋ

―궁금하네

―좀 잠잠해지고 오지……

―해명해! 해명해! 해명해! 해명해! 해명해! 해명해! 해명해!

따라서 연결이 되는 것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위너와 친분도 있었고 말이다.

「Talk) 오정환. 할 말이 있음」_ ?10, 892명 시청

해명 방송을 켠다.

타이밍상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것이 되는 게 BJ의 장점이기도 하다.

'진짜 연예인이었으면.'

소속사의 뜻대로 눌려서 입도 벙끗 못 했을 것이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싶다.

"할 말이 있음."

―오 있어 버림 ㅋㅋ

―없는 게 아니고?

―30억 부가티 어케 해명할 건뎈ㅋㅋㅋㅋㅋㅋㅋ

―봄이 돈 빼돌렸으면 씹가능

거리낌 없이 짊어진다.

여기까지 온 이상 후회는 없다.

애당초 그것이 나의 스타일이기도 하다.

'보험을 들어둔 것도 많고.'

알고 있었다는 것은 대비도 가능하다는 것.

부가티는 물론 남자라면 한 번쯤 타고 싶어지는 차량이다.

"해당 부가티는 제 차량이 아닙니다. 존경하는 형님께 방송 콘텐츠용으로 잠깐 빌린 것이었어요."

―ㄹㅇ??

―허세 부린 거였누……

―아니 X발 부가티를 어케 빌려 ㅋㅋㅋㅋㅋㅋ

―그 형님 존함이 혹시 이자 건자 희자 쓰시나요??

하지만 문제가 될 만한 일을 굳이 만들 필요는 없다.

어렵게 쌓은 인맥을 통해 빌릴 수가 있었다.

'물론 공짜는 아니지.'

1일 천만 원.

이조차 렌터카 업체에 비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한국에서는 빌리고 싶어도 빌릴 데가 없기도 하다.

남훈을 자극하기 위해 판을 짰다.

한 번 사치의 늪에 빠진 인간은 주위의 시선을 엄청나게 의식한다.

―오정환펀치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남훈은 부가티 보고 파가니 샀다는데??

"에이, 설마요. 설마 진짜 구입했겠어."

등을 조금 밀어줬다.

사치라는 것은 한 번 시작하면 혼자서는 도저히 주체할 수가 없다.

'경쟁 대상이 있다면 더더욱.'

나는 샀다고는 한 적이 없다.

그렇게 보이도록 상황을 유도한 건 맞지만 착각의 늪에 빠진 건 자업자득.

"커뮤니티에 여러 가지 유언비어가 유포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서, 걱정하실 팬분들을 위해 방송을 켜게 되었습니다. 만약 수사 요청이 있다면 적극 협조해서 의혹을 해소토록 할 테니 안심하셔도 괜찮습니다."

―당당하네

―이걸 정면 돌파한다고?

―자신만만한가 봐

―부가티가 니 차 아니라는 것부터 해명해!

위너와의 일도 알아서 잘 처신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확실히 내 영향이 있는 것이 맞다.

'어차피 쓰레기들이라.'

규모가 다를 뿐.

BJ업계에서도 비일비재하다.

여캠이 자살하는 일이 유독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1년에 1~2번은 반드시 터진다.

그때마다 화제가 되지만, 인기BJ들과 업체가 전력으로 덮어버린다.

―위대한개츠비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위너랑 베프면서 어떻게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있음?

"사적으로는 가깝게 지내지 않았습니다. 방송은 방송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고요."

시청자들은 편안한 거짓말을 믿게 된다.

사실 조금만 생각을 해봐도 빈도수부터 말이 안 되는데 말이다.

'뭐, 어쩌겠어.'

BJ들의 세계.

가깝고도 먼 곳이다.

방송을 매일 보는 시청자들도 그 뒤편에서 일어나는 일은 전혀 모른다.

BJ들이 만들어내는 거짓을 곧이곧대로 믿는 광신도가 많다.

사건이 수없이 터져도 대가리가 깨졌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지지 못한다.

"사실 짐작 가는 바는 있었어요. 한 번 그 클럽의 VIP룸에 간 적이 있는데 애들이 위험하게 놀더라고요. 그래서 빅뱅크의 다른 멤버분들께 조언을 구했었죠. 위너와 거리를 두게 된 계기였습니다."

―'그 클럽'

―얼마나 위험하게 놀았길래 ㅋㅋㅋ

―다 알아보고 손절한 거네

―GD랑 다른 멤버들은 어떻게 된 거임?

그들만의 문화가 사라져야 한다.

그런 대업을 노리고 한 것은 아니지만, 나의 사적인 복수에 의미가 생긴다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

'물론 설계는 제대로 해야지.'

연예계도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

훨씬 더 이해타산적으로 굴러간다.

설사 결백하더라도 손해를 볼 수 있다.

―빙뱅크빠순이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다른 오빠들은 문제없는 거 맞죠??

"지금 사태가 워낙 커서 말하기가 조심스러운데. 빅뱅크분들은 최대한 노력을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딱 여기까지만."

―오오

―믿고 있었다고 젠장!

―위너 혼자 일으킨 일이라고 보면 됨?

―지금 빅뱅크 팬카페 세기말이던데 숨 좀 돌리겠네 ㅋㅋ

최악의 사태도 대비해둔 게 있다.

빅뱅크.

이번 사태에서 가장 이미지 타격이 클 그룹이다.

'깔끔하게 손절하고 싶을 거 아니야.'

사전에 말을 맞춰뒀다.

위너 개인의 일탈로 마무리 지을 수 있다면 그들 입장에서는 최선의 결말이다.

〔빅뱅크 매니저〕

「그렇게만 하실 수 있다면」

「정환 씨의 연예계 입지는 저희 측에서 가용 가능한 모든 패널을 동원해 보겠습니다.」

Win―Win.

누군가는 Lose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을 내 알 바가 아니다.

그런 세계이니 말이다.

'여하튼.'

오랜 여전 끝에 이루어낸 일.

그렇기에 더 마무리는 깔끔해야 한다.

〔심익태〕

「잠깐 형 좀 보자」

마지막 결착을 지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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