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6화
<연예계 인맥>
오정환의 방송.
"대표님 저번의 그 친구가 또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 친구?"
"코인 노래방에서 잘도 뽑는다고 눈여겨보셨잖아요?"
"아~! 그랬었지."
파급력 측면에서는 이전에 미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게 이미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의 과거 인연.
흥미를 끌 수 있는 소스가 밝혀지자 대중의 관심도 반감된다.
그렇기에 정평가받을 수 있는 것도 존재했다.
업계에서는 의심의 시각이 있었다.
"근데 뭐 급할 건 없으니까."
"이번에는 급한 편이 나을 것 같은데요?"
"응?"
그도 그럴 게 시대가 바뀌었다.
누구나 개인 방송, SNS, 유튜브 등을 통해 스타가 될 수 있다.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따라온다.
검증되지 않은 인플루언서가 넘쳐 나게 되었다.
'확실히 스타성은 있는 친구인데.'
주객이 전도되기도 한다.
유명해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다.
편집과 보정앱 기타 등등의 수법.
대놓고 사기에 가까운 짓을 저지르는 경우도 심심찮다.
업계인의 입장에서 신뢰할 수가 없다.
따라서 검증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하는데.
<♪♬♪∼♪∼♬♪♬∼♬♪∼♩♪∼♩♬♪∼>
가을의 코인 노래방 영상도 그러했다.
SNS와 유튜브 등지에서 엄청난 파급력을 미쳤다.
하지만 대형 기획사는 소극적.
잃을 게 없는 소형 기획사들에서나 분주하게 움직였다.
"발성 괜찮아. 자신만의 감성도 담을 줄 알고."
"그렇죠?"
"문제는 결국 가공의 가능성인데……."
대형 기획사들도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다.
못 먹는 감 한번 찔러나 보자.
그런 걸 해도 될 만큼 엉덩이가 가볍지 않다.
자존심이 아닌, 업계의 신뢰도 문제다.
유명 기획사에서 접촉을 해왔다!
그 사실을 해당 인플루언서가 이용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괜히 손댔다가 문제라도 생기면 골치 아파.'
하물며 파프리카TV.
문제 있는 플랫폼이라는 사실을 연예계 관계자들은 잘 알고 있다.
여캠 출신인 사람 중 제대로 된 애가 거의 없다.
워홀 출신처럼 믿고 걸러야 하는 수준이다.
「화난적없음」
1일 전。
#오정환
[오정환 방송 직샷. jpg]
코노 왔는데 오정환 있음 ㅋㅋㅋㅋㅋㅋ
「이슬기」
1일 전。
#가을#코노직촬
[노래 부르는 가을 직촬. avi]
온몸에 소름이 쫙……
진짜 존나 잘 부르네요 ㄷㄷ
「감자와닭가슴살」
1일 전。
#코노직촬
[노래 부르는 가을 직촬. avi]
듣다가 울어씀 ㅠㅠ
.
.
.
대형 기획사 입장에서 섣불리 움직일 수가 없다.
관심만 가진 채로 관망하고 있었다.
"SNS에 올라온 직촬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음……."
"그리고 현장에서 직접 본 관계자도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뭐?"
소강 사태가 깨질 계기.
이번 오정환의 합방은 업계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전 합방 당시에도 관심이 대단했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른다.
"아직 공개는 안 된 정보인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기정사실화되고 있습니다."
"확실해?"
"저도 아는 지인이고, 대표님도 아실 만한 사람입니다."
테라버닝이라는 역대급의 사태가 터지며 흐지부지되었다.
연예계가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다른 데 신경을 돌릴 여력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며 숨통이 트였고, 이제는 상황을 타파하고 싶다.
"긍정적으로 잘 풀린다는 전제하에, 시장에서 반향이 꽤 있겠지?"
"폭발적일 겁니다."
"그 정도로?"
"한 명의 전문가로서 진지하게 검토한 결과입니다."
새로운 스타.
국민들의 관심을 돌릴 한 방이 필요하다.
기성 스타들로는 임팩트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 정도의 가창력이 코인 노래방에서 나올 수 있다면…….'
설사 실력이 있어도 말이다.
테라버닝 사태로 인해 연예계의 어두운 면이 대중들에게 부각되었다.
연예인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이미지가 그 무엇 이상이다.
아무리 맛있는 맛집도 위생 상태가 안 좋으면 식욕이 떨어진다.
"실력도 실력인데 스토리텔링이 완벽하게 짜여 있어서."
"오정환 말이지?"
"맞습니다."
세간의 의심.
이미 다 받고 떨쳐낸 사람이 있다.
초기 용의자로 지목되었던 오정환이다.
진위 여부를 떠나서 엮였다는 사실 자체가 꺼림칙하다.
그래서 방송계에서는 피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뚝심이 있는 친구였지.'
그의 지인들이 열렬하게 옹호했다.
아니나 다를까 무혐의 처분.
확실하게 클린하다는 보증을 받았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정황도 재평가를 받고 있다.
위너와 절친했음에도 물들지 않고 거리를 두었다.
특히 빅뱅크의 멤버들에게 조언을 구한 미담은 커뮤니티에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여론이 반전되는 추세다.
"오정환과 인연이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면 대중들도 친숙하게 받아들일 겁니다."
"음~"
"그렇게 그쪽으로 스토리를 엮으면 뭐 따놓은 당상이죠."
"그렇긴 하겠네."
워낙 큰 사건이다 보니 아직 반감은 남아있다.
혹시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무혐의에 여론까지 좋으니 시간문제다.
걸림돌은커녕 좋은 발판이 될 수 있다.
'본인과 소속사에게 협상을 해야 하긴 하겠지만.'
오정환에게도 나쁜 이야기가 아니다.
긍정적인 콘텐츠를 진행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는 희석된다.
표면에 드러난 두 사람의 사이도 나빠 보이지 않는다.
협조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개인 팬덤도 형성돼 있어서 이슈화시키는 작업도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개인 팬덤?"
"저도 최근에 안 사실인데 요즘 애들 사이에서 히트더라고요."
"히트다 히트!"
그녀 본인의 가치도 어느새 올랐다.
맨땅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숟가락을 얹는 편이 더 쉬운 법이다.
'그런 일이 있었어?'
SNS에서의 화제.
트랜드 변화를 조기에 알아채는 것은 업계인으로서 반드시 가져야 할 시각이다.
그 어느 방향에서 따져봐도 대박이다.
대형 기획사의 큰 영향력을 가미한다면 더더욱이다.
"물론 결정은 대표님이 하셔야 하는 부분이지만, 연예 기획자인 제 소견으로서는 그렇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어떻게 거절을 해?"
"하하……, 그게 아무래도 놓치기가 싫어서."
"당장 진행해봐. 오정환 소속사가 어디였지? 아, STG 엔터테인먼트와도 접촉을 해보고."
욕심이 나기도 한다.
최근 업계는 변화가 가속되고 있다.
전통 미디어(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이상으로 뉴 미디어(SNS, 유튜브 등)가 주목받는다.
많은 기획사가 새로이 떠오르고 있다.
반대로 경영 악화를 겪는 곳도 생긴다.
대형 기획사도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리라는 게 불 보듯 뻔하다.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서 문제지.'
몸집이 큰 만큼 체질 변화를 하는 것도 어렵다.
어중간한 규모로는 사업으로서의 가치가 없고, 괜히 기획사 이미지만 싸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건 인플루언서 캐스팅.
이미 쓴맛을 본 기획사들이 많다 보니 꺼림칙하다.
제대로 된 사람이 많지 않다.
하지만 좋은 선례가 없는 건 아니다.
오정환은 성공적인 케이스로 인정받는다.
솔직하게 부럽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그런 기회를 잡아야 한다.
안 그래도 노리고 있던 참에 스토리텔링과 실력을 겸비한 대형 신인이 눈에 띈 것이다.
"오정환?"
"네. 전 여친이라고 하는데"
"개인 연애사는 됐고, 사업적으로 가치가 있는지만 리포트 해!"
그러한 소식.
다른 기획사들에게도 들불처럼 번진다.
장작 자체는 이전부터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그 실력이 진짜였단 말이지?'
물론 한국 가요업계는 만만하지 않다.
KPOP이 글로벌 광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건 우연이 아니다.
탄탄한 기본기.
어려서부터 하드한 트레이닝을 받는다.
더 이상 운 좋게 뜰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실력으로 어필한다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선방할 수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외모와 함께 오정환과의 스토리를 어필하는 것도 잘 먹힐 것 같고요."
"합격!"
그런 시대이기에 더 주목받는다.
묻혀있던 원석.
허각 등 일반인 출신이 뜬 것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마케팅의 영향도 상당하다.
'비주얼까지 받쳐주면 흐흐.'
그럴 만한 힘.
대형 기획사는 가지고 있다.
여건만 받쳐준다면 스타 하나 찍어내는 건 일도 아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뭔데?"
"STG가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오정환이 있으니 그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지 않겠습니까?"
"에이, 설마 그 정도로 상도덕이 없겠어."
다시 불이 붙을 전조가 보인다.
다른 기획사들에게 뺏기지 않으려면 서둘러 움직여야 한다.
* * *
가을과의 만남.
개인적인 것이었다.
다른 BJ들과의 합방처럼 컨설팅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만갑매니아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아니, 재결합하는 스토리 아니었음??
"제 사생활을 스토리로 만들지 마세요."
―그 지랄을 해놓고?
―그럼 대체 왜 만난 거임
―답답해 뒤지겠네
―이 새끼 또 도망 간다 ㅋㅋ
콘텐츠로서의 목적도 없었다.
이유를 묻는다면 그냥 하고 싶었을 뿐이다.
'방송의 틀을 빌린 건 내 잘못이긴 하지.'
당시에는 그러했다.
방송이라는 핑계로 가을의 앞에 서고, 시청자들이 만들어준 분위기를 이용했다.
결과적으로 잘 풀리긴 했지만 그로 인한 후폭풍도 감수해야 한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
"남녀 관계라는 게 사귀고 말고로만 정리되는 게 아니잖아요. 오랜만에 만났는데 서로 모르는 게 얼마나 많겠어요."
―혀가 길다
―뒤에서 만나고 있는 거 맞죠?
―찐연애는 몰래…… 메모
―이이잉~ 기모링~!
시청자들로서도 불만이다.
확실한 결말.
드라마를 볼 때 열린 결말로 끝나면 은근히 띵 받는다.
'그건 크게 상관없는데.'
원래 보라라는 것이 TV 드라마처럼 기승전결이 깔끔하지 않다.
작가도 없이, 편집도 없이 진행하는 개인 방송이다.
그런 것도 재미.
사후 해석을 붙이며 과몰입을 하는 것이 보라를 즐기는 한 방법이다.
시간이 지나면 잦아들 것이다.
〔이석현 대표〕
「자네 바쁜가?」
―봄이가 사고라도 쳤나요?
「허허 사고 잘 치기로 자네만 하겠는가?」
―(긁적이는 이모티콘. jpg)
「이번에도 거하게 한 건 했던데 말이지」
진짜 문제는 연예계 쪽.
최근에 여러 사건이 많이 터졌다.
그것이 어떻게 나비 효과를 불러일으킨 모양이다.
'원래부터 잘 부르긴 했지.'
특별히 의식한 적은 없다.
굳이 노래나 가창력이 아니더라도 못하는 분야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안 뜨는 게 더 의아하다.
업계에서도 움직임이 벌써 있다고 한다.
「자네의 사생활까지 참견할 생각은 없네만」
「시간문제이다 보니 이야기를 해두는 거야」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도 입장이 조금 난처하게 되었거든」
업계 돌아가는 상황.
다이렉트로 전해주는 인맥이 있다 보니 나의 귀에도 빠르게 들어왔다.
넋 놓고 있기에는 파장이 만만치 않다.
'관심이라는 건 항상 양날의 검이라.'
단순히 유명해졌다고 좋아할 일은 아니다.
역효과가 나서 안 좋은 방향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안 좋다는 것은 또 아니다.
기회의 여신은 뒷머리가 없다.
기회라는 건 왔을 때 잡아야 한다.
「업계 룰이라는 게 있어서 내가 너무 자네만 싸고 돌 수는 없어」
―예, 알죠
―지금도 충분히 감사하고 있습니다
「아, 그런 이야기 아니라」
그녀 개인으로서는 어려울 것이다.
나 때문에 일어난 일에 짐을 지우고 싶지도 않다.
'한번 움직여볼까.'
빠르고 정확한 대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