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4화
가오리 라멘.
위너를 등에 업고 급속도로 성장했다.
그의 팬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자발적으로 SNS 홍보까지 해준다.
그 효과는 엄청난 것이었다.
불과 2년만에 전국 50개의 가맹점을 거느린 중견 프랜차이즈가 되었는데.
<아~ 이 맛이 아니야. 형님들 제가 일본 여행 매니아라 이치란 라멘 100번은 먹었는데 이건 열화 카피도 안 되고요~>
테라버닝 사태 이후 위너와 함께 몰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대중의 평가가 바뀐 것도 그때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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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1달 전 乃 506
테라버닝을 떠나서 여기가 맛집이란 소린 처음 들음
한 번은 위너 때문에 호기심에 갔지만 두 번은 안 갈 곳 ────────────
알라라크 1달 전 乃 335
가오리 라멘은 너무 비싸
서울이라도 7, 8천 원대가 평균인데 기본 만 원에, 토핑도 돈 주고 따로 추가해야 됨────────────
BJ우마이아 1달 전 乃 219
역시 라멘충 형!
나도 이치란 라멘 생각하고 갔는데 영 별로더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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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나 서비스는 특별히 변한 게 없다.
하지만 평가는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졌다.
매출이 반의 반 토막.
빅뱅크 팬덤이 위너를 손절하며 홍보도 더 이상 되지 않는다.
굉장히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여론의 화살도 쏟아져 앞날이 불투명해 보였다.
<안녕하세요 오정환입니다. 가오리 라멘 본사에 들르게 되었어요.>
오정환의 방송.
그리고 유튜브.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이는 양날의 검이다.
괜히 편을 들어주다가는 싸잡아서 같이 욕을 먹을지 모른다.
<위너의 지인 및 가족이 운영하는 매장이 있다는 사실을 우려하고 계신 걸로 아는데.>
<네.>
<대부분 이미 폐업을 했고, 남은 매장들도 폐업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다른 점주분들 눈치 보여서라도 그분들이 발붙이고 있을 수가 없어요.>
가오리 라멘의 속사정.
사실 일반 대중들도 모르지 않다.
기사를 통해 대략적인 이야기는 들려온다.
위너를 손절했다.
남은 건 선량한 점주뿐이다.
하지만 그것을 신뢰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이야기다.
전 국민의 적이 되어버린 가오리 라멘은 모든 신용을 잃었다.
만의 하나가 신경 쓰여서라도 가기 싫다.
<관계가 없다고 하셨는데.>
<네, 정말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전문가분들에게 감사를 요청해도 될까요?>
<…….>
확실히 결백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오정환이 총대를 멘다.
신뢰가 전제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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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환 님이 고정함
오정환 5일 전 乃 7.4천
위너가 운영했던 업체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냐?
시청자분들 의견에 백분 동의하기 때문에 전문가분들의 감사를 요청했고, 회사 측에서도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또한 위너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매장에 대해서는 제보를 받고 있습니다 선량한 가맹점주분들을 위해 많은 협조 부탁드립니다.
이메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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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사냥꾼 5일 전 乃 5.1천
근데 솔직히 가오리 라멘 턱없이 비싸서 가기 좀 그랬어요한 7~8천 원이면 먹는 건데 만 원씩 받으니까 가성비가 별로…….
앞으로 가격이 줄어들고, 점주들에게 피해가 안 가는 방향이라면 고려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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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구이 5일 전 乃 4.9천
육수 공장이 후쿠시마 옆의 현에 있다던데 그 부분도 한번 조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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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악역이고 싶은 사람은 없는 법이다.
선과 악이 명확해지자 대중들의 방향성도 정해진다.
가오리 라멘 본사에 대한 규탄.
그렇게 구심점이 생기고, 오정환이 이끌어주자 여론은 금세 바뀐다.
〔유튜브〕
「맛상무. 위너의 라멘집? 가오리라멘 다시 가봤습니다」 ― 조회수 2만 회 · 1시간 전
「예솔이SOLI. [먹방] 줄 서지 않아도 되는 가오리라멘 먹고 왔어요!! + 연어사시미」 ― 조회수 15만 회 · 1일 전
「CBS Entertainment. 이승민, 쪽박 난 위너 사업에 충격 "실패했구나” @미운 오리 새끼」 ― 조회수 10만 회 · 3일 전
「라멘충. 위너가 운영 안 하는 가오리라멘 저가 먹어봤습니다!! [라멘충솔직후기]」 ― 조회수 5만 회 · 1달 전
특히 유튜브에 말이다.
오정환은 TV에 가끔 출연하는 방송인이기 전에, BJ와 유튜버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확실히 가오리 라멘이 가격이 문제지 맛은 문제가 아니야~>
<점주분들 너무 불쌍해요……. 오너가 친 사고 때문에 훌쩍훌쩍.>
<먹어서 응원합시다!>
그런 그가 가오리 라멘을 밀자 여론은 급속도로 바뀐다.
눈치를 보던 것도 잠시에 불과했다.
'딱 보니까 선악 구도 갈린 거 같은데.'
'영상 빨리 올려야 조회수 빨겠지?'
'점주들이 불쌍한 건 사실이니까…….'
한두 명이 시작하자 나머지도 숟가락을 얹는다.
여론에 편승하는 것이 이슈 유튜버.
오정환이 총대를 멨으니 리스크도 없다.
가오리 라멘에 점점 손님들이 찾아온다.
* * *
광고라는 것은 신물이 나기 마련이다.
'내용이 어떻고 뭐고 간에.'
기업들이 최대한 재밌고 신선한 광고를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세상 자체가 많이 달라졌다.
TV로만 광고를 보던 시대가 아니다.
유튜브, 구글, SNS 할 것 없이 쏟아져 나온다.
광고=보기 싫은 것.
뇌리에 딱 박혀서 거부감이 먼저 떠오른다.
여러 가지 부정적인 사태도 기억에 남아있다.
광고에 써있는 것을 더 이상 글자 그대로 믿지 못한다.
"저희 지점은 위너와 전~~혀 상관없습니다!"
"그럼요. 믿습니다."
"사상 검증으로 위너 개새끼 한번 박고 갈까요?"
"사장님이 너무 화끈하시네."
―위너 개새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믿습니다 아재 ㅎㅎ
―고소당하는 거 아님?
―가오리 라멘 점주면 ㅇㅈ이지
그래서 성공한 것이기도 하다.
네고왕은 업계 최초로 소비자가 기업을 선택하는 광고였다.
'정확히는 그런 틀을 빌린 거지.'
실상은 별반 다를 게 없다.
어차피 다 유료 광고고, 할인 내용도 사전 협상을 통해 조율했을 것이다.
하지만 포맷 자체는 훌륭하다.
제품뿐만 아니라 그 제품을 파는 사람들까지 따진다.
후루룩~!
그리고 가장 중요한 가격.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가성비가 별로면 실질적인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맛이 좀 괜찮나요?"
"네! 어제 오늘 벌써 두 번째 왔어요!"
"그러시구나. 혹시 아쉬운 점이나 피드백 있으면 말씀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가격이요! 4딸라 이벤트라서 오기는 하는데……."
김밥천국 라면도 4천 원 받고 파는 시대다.
본격적인 라멘이 4천 원이라는 건 말이 안 된다.
'근데 뭐 어쩌겠어.'
일단 사람들이 와야 한다.
그렇게 관심을 받아야 다음 단계도 밟을 수 있다.
"라고 몇몇 손님분들은 아직도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저희도 마음 같아서는 더 내리고 싶은데."
"네."
"본사에서 재료를 사다 쓰는 거라서 원가율이 감당이 안 됩니다."
―그지들이네
―8천 원도 없음? ㅋㅋㅋㅋㅋㅋㅋㅋ
―고명도 별로면서 비싸긴 함
―본사가 갑질하는 거 아님??
가오리 라멘의 내부 상황.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
'갔다 온 사람들이 퍼트릴 테니까.'
부정적인 이미지를 조금씩 희석한다.
입에서 입으로, 그리고 커뮤니티와 SNS로 전파된다.
그럴 만한 근거도 충분하다.
켕기는 것만 없다면 충분히 사먹고 싶은 퀄리티의 라멘.
─올때메로나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라멘 육수 일본에서 수입한다는데 불안해요!
"그 부분까지 포함해서 본사에 문의를 해보겠습니다. 국내에서 싼 가격에 육수를 생산할 수 없는지 천종원 선생님께도 조언을 구해볼 생각이고요."
―오오
―치트키 쓰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뿌주부는 ㅇㅈ이지
―메뉴판 반 날아가겠누 ㄷㄷ
BBC 치킨도 그렇게 재기했다.
네고왕에 나가기 전까지만 해도 끝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워낙 병크를 많이 터트려서.'
회장이 가맴점을 상대로 폭언과 갑질.
업계 최초로 배달비 책정 및 추가적인 치킨값 인상 주도.
회삿돈을 사적인 목적으로 사용.
치킨 순살에 값싼 고기 사용.
대망의 유튜버 뒷광고까지.
치킨은 무조건 황올만 먹던 대깨황들의 대가리도 봉합시켜버렸다.
치킨이 대체재가 많은 음식이라서 이젠 정말 망할 줄 알았다.
네고왕 덕분에 기사회생.
점유율도 3위에서 2위로 껑충 뛰었다.
가오리 라멘도 흐름만 잘 탄다면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다.
"이 부분이 개선이 되지 않거나, 납득 가능한 수준의 답변을 들려주시지 않으면 저도 시청자분들에게 더 이상 할 수 있는 말이 없습니다."
<아니, 이게 현지에서 직접 공수해 오는 거다 보니 가격이…….>
"제가 천종원 선생님께 조언을 구해도 대체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나올까요?"
<…….>
하지만 네고왕과는 다르다.
딱히 돈을 받고 하는 것도 아니고, 선의가 밑바탕 돼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점주분들이 살아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회사도 이득이 된다.
대출혈 서비스를 해주는 데는 당연히 이유가 따른다.
"안 되시면 되게 만들어드릴 수도 있습니다. 사실 천종원 선생님과도 이미 이야기를 해놨어요."
<그게, 그게……. 네! 대단하신 천종원 선생님이 도와주시면 저희야 영광이죠;;>
―끝판왕 나왔누 ㅋㅋ
―원가 얼마나 나오나 함 보잨ㅋㅋㅋㅋㅋㅋㅋㅋ
―자 드가자~~
―오정환 협상력 보소
그러니까 너무할 정도로 쥐어 짜도 전혀 상관이 없다.
오히려 그래야만 여론이 조금이라도 돌아봐 준다.
'문제는 그 후인데.'
네고왕이라는 포맷.
테라버닝 용의자였다는 입장.
그리고 인플루언서로서의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안 될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생각 이상으로 잘 풀리고 있는 덕분에 천종원 선생님도 도움의 손길을 뻗어줄 수 있었다.
앞으로는 더 가속화될 것이다.
끼익―!
애프터 서비스.
가오리 라멘 지점들을 돌아다니고 있다.
하나의 콘텐츠가 되어서 요즘 내 일상이다.
'거의 대부분 잘되고 있어.'
이벤트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지경이다.
손님 수만 따진다면 거의 회복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벤트가 끝난 이후에도 괜찮을 전망이다.
당위성도 납득되는 분위기고, 라멘 가격도 낮아질 것이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전화로 말씀드렸던 오정환입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 공로.
본사에 있지 않다는 사실은 구태여 설명할 것도 없다.
이슈가 될수록 선과 악의 구도가 분명해진다.
'점주님들의 민심도.'
모든 지점에 돌아다니며 불편함을 체크하고 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개선될 수 있도록 협상도 진행한다.
그에 반해 본사.
이벤트 이전까지 제대로 한 게 없다.
각 지점들도 파리만 날려서 죽을 맛이었다.
일부 점주들은 위너와 본사를 상대로 소송까지 진행 중일 정도다.
사이가 좋으려야 좋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위너 그 후레자식 대신에 선생님께서 맡아주시면 저희는 정말 바랄 게 없을 텐데……."
"사장님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생방송 중이라서 말씀 잘못하시면 안 되거든요?"
―역고소당한닼ㅋㅋㅋㅋㅋㅋㅋㅋ
―사상 검증 확실하누
―위너 점주들한테도 민심 ㅈ창 났네 ㅋㅋ
―자기 지인 가게들은 로열티 안 받았다더라 쓰레기임
업계 평균 이상의 로열티와 지나치게 비싼 재료의 가격 등도 드러나고 있다.
민심이 악화되면 악화됐지 좋아지진 않는다.
'그렇게 유도하고 있기도 하고.'
이벤트가 끝날 즈음부터, 어쩌면 이미 매각 협상에 들어가 있을 수도 있다.
점주들의 입김이 작용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