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5화
사건은 빠르게 번져간다.
KBS― 「약 없이는 못 산다는 김군의 충격 근황! 정신병 의심 정황」
MBC― 「`병역기피 논란` 김군, 군대 가나? 병무청 항소장 제출」
연합뉴스― 「김군은 어떻게 남자들의 공적(共敵)이 되었나?」
막을 곳이 없기 때문이다.
연예계에서는 김군을 실드 쳐줄 이유가 1도 없다.
삼류 개그맨.
연예인 출신BJ라는 아이덴티티는 이제 드문 것이 아니다.
국방부는 언제나 만만한 샌드백을 찾고 있다.
김군은 해체하고 싶은 요리감이다.
'그렇다고 저런 송사리 상대로 일을 벌리기도 웃긴 노릇이지.'
계륵이다.
양념만 빨고 쪽 버리는 용도.
일일이 살점을 발라 먹기에는 시간이 아깝다.
누군가 발라준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계륵의 얇은 살점이 맛있다는 사실을 닭잘알들은 알고 있다.
"맛있는데 왜 안 먹어요."
"……."
"퍽퍽살 좋아하시면 퍽퍽살 먹어요. 뼈있는 건 제가 먹을게."
호프집.
김군과 만나게 되었다.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를 테이블에 두고 있다.
'나는 이 닭목이 그렇게 맛있더라.'
살점이 가장 적은 부위다.
안 먹고 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없어서 못 먹는 편이다
찌익~!
앞니와 송곳니로 살점을 뜯는다.
뼈가 같이 씹히지 않게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살점이 쫄깃해.'
닭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부위다.
특히 공장식으로 사육되는 닭은 목밖에 못 움직인다.
그래서 쫄깃쫄깃하다.
쪽쪽 빨면 육즙이 새어 나와서 목이 하나쯤 더 있었으면 좋겠다.
"아니, 정환아……."
"호프집은 좀 시시하시나? 근데 갑자기 연락하셔서."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런 걸 신경 쓰는 게 아니라 형이 부탁이 좀 있어서 그렇지."
그도 그럴 것이다.
김군은 군대에 갈 위기에 처했다.
담당의가 갑자기 말을 바꾼 것이다.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된다.
병무청이 어떻게 알았는지 과거 자료까지 증거로 제출했다.
'다 내가 보낸 거지만.'
김군으로서는 청천벽력.
10년 넘게 준비해온 병역 기피가 막판에 가서 실패하게 생겼다.
"저 보고 도와 달라고요?"
"아니, 솔직히 군대 가는 놈이 병신이잖아. 왜 나한테만 지랄이야?"
여론은 여론대로 곱창이 났다.
김군으로서는 상정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사정은 저도 이해하는데."
"그치? 니가 방송에서 한마디만 해주면……."
"그건 저도 입장상 힘들죠. 제가 말한다고 없는 병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아 실례했습니다."
"……."
어떻게든 언플이라도 하고 싶다.
그런데 편을 들어줄 사람조차 없는 게 김군의 현 상황이다.
'어떤 연예인이 지 이미지 깎아서 삼류 개그맨 올려 쳐주고 싶겠어.'
일반 BJ들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찾은 게 나.
이러니저러니 해도 인연이 오래되었다.
달리 의지할 사람도 없다.
술 한 잔 마시며 넌지시 부탁해오고 있다.
"군대 간다고 하면 제가 최대한 도와드릴 수는 있어요."
"아니, 진짜 가기 싫은데……."
"가고 싶어서 가는 사람이 어딨겠어요."
나의 계획대로 말이다.
원래 짐승을 몰 때도 살 길을 열어두어야 하는 법이다.
'기왕 가는 거 이미지 세탁이라도 하고 싶겠지.'
그런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고민하는 듯한 눈치지만 시간 문제.
재판을 지면 어차피 가야 한다.
욕까지 먹으면서 가면 기분이 더 더러울 것이다.
―오늘은가나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김군 군대 간다고??
"어려운 결정 내리셨으니까 덕담 한마디씩 해주세요."
―오 드디어 가나 ㅋㅋ
―김군 군대 가라
―에반데
―남들 다 가는 건데 뭔 어려운 결정ㅋㅋㅋㅋㅋㅋㅋㅋ
합방을 해주기로 했다.
소위 말하는 세탁 방송.
파프리카TV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그래도 기특하잖아.'
군대 빼려고 정신병자 행세까지 하면서 돌아다니던 놈이다.
그런 의지박약아가 정상인의 삶을 목표로 했다.
"오~ 인물이 확 사네요. 평소에도 이렇게 다녀도 되겠는데?"
"아이 진짜 쪽팔려."
"나라 지키러 가는 건데 뭐가 쪽팔려요. 빼려고 안달난 놈들이 쪽팔린 거지."
"……."
응원해주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제대로 된 군생활을 보내고, 2년 꽉 채워서 돌아오도록 말이다.
'이 새끼가 제대로 할 리가 없잖아.'
뺀질뺀질.
군대 가서 어떻게 할지 불 보듯 뻔하다.
중간에 의가사 제대하려고 난리를 칠 것이다.
어디 장군 빽으로 PX병 같은 거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둘 중 하나는 해당될 거라는데 폭탄 목걸이를 걸 수 있다.
―나는야굳건이님, 별풍선 1000개 감사합니다!
이번엔 진짜 가라^^
"1000개 감사합니다! 이번엔 진짜 갈 거예요. 남자가 한 입으로 두말하겠어?"
"……."
―빡빡이 ㅋㅋㅋㅋㅋㅋㅋ
―은근히 맥이는데?
―와 대가리 졸라 크다
―나도 여자 할래
그렇기에 하는 합방.
진짜 목적은 김군의 이미지 보존이 아닌 여론 몰아가기에 있다.
'딱히 맥이려는 건 아니야.'
내가 그를 열심히 옹호해봤자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쌓아온 업보가 한둘이 아니다.
병역 기피는 약과.
일베 발언과 조작 방송, 각종 허언증에 네티즌 고소까지 일일이 세기도 귀찮을 지경이다.
군대를 갔다 온다고 회복이 될까?
시원하게 간 것도 아니고 등 떠밀려서 가는 주제에 말이다.
―와 32 처먹고 군대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새끼 나이 대우 받을 수 있을까?
―여러분 채팅 좀 예쁘게 쳐주세요 ㅋㅋ
―김군 ㅄ
―매니저도 웃누
―군대 가! 빨리 가! 군대 가! 빨리 가! 군대 가! 빨리 가! 군대 가!
―채팅창 개판이네
―이이잉~ 기모링~!
아니라는 사실은 예상까지도 필요 없다.
채팅창만 봐도 곱창에 막창까지 나있다.
치익……!!
이미 나버린 김에 먹는다.
남자 둘이 합방을 하는데 음식도 없으면 삭막할 노릇이다.
"여론도 곱창 난 거 같은데 맛있게 한 번 씹어보시죠."
"……."
곱창집.
솥뚜껑만 한 불판을 앞에 두고 있다.
가운데에는 미나리가 거의 볶듯이 익어간다.
'이게 또 별미거든.'
미나리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채소다.
향도 강하고, 식감도 질겨서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이렇게 미나리로 말아서 먹으면 맛있습니다."
"……."
"그 나이에 군대 가시는데 건강 챙겨야죠."
―맥이려고 부른 거 맞지?
―김군 표정 썩창 ㅋㅋㅋㅋㅋㅋㅋㅋ
―다 좋은데 미나리는 좀;
―진짜 으른 식단이네
고기 기름으로 볶으면 향이 죽는다.
식감도 부드러워져서 한결 먹기 편하다.
'씹는 맛이 있는 곱창이랑 잘 어울리지.'
둘 다 자기 주장이 강한 식재료다.
적어도 나는 맛있게 먹고 있다.
김군은 울상.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표정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다.
"자, 자 얼굴 펴요. 앞으로 2년 동안 방송도 못 하는데 팬들한테 밝은 얼굴 보여야지."
"……."
옛날이었으면 곤란했겠지만 이제는 아니다.
괜히 싸움 만들어서 곤란한 건 김군 쪽이다.
순응할 수밖에 없다.
방송을 모를 사람도 아니다.
이미지가 나쁜 쪽은 까여야 맛이 산다.
―늘푸른봄이님, 별풍선 100개 감사합니다!
김군 군대에서 돌발행동 하면 어캄??
"그러게요. 그게 요즘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던데."
"아니, 그래서 내가 가기가 힘들다니까……."
―그 발언 ㅋㅋㅋㅋㅋㅋ
―아군이 호응 잘해주면 되지
―예비군 총기난사 말하는 거임?
―정환이는 해도 된다 ㅇㅇ;
대중이 긁고 싶은 부분.
속 시원히 먼저 말해주는 것이다.
김군 입장에서 난감할 수밖에 없다.
'대형 사고 칠 것처럼 언플을 해놓고.'
막상 군대에 가니 별일이 없다.
찌질하게 선임이나 부사관 긁으면서 고문관으로 낙인이 찍힌다.
그것이 더 자연스럽다.
진짜 대형 사고를 치면 이미지 이전에 인생이 끝장 난다.
하지만 세간에서는 어떻게 인식될지.
치이익……!
이미 이미지가 나락에 떨어져 있다.
최대한 안 좋은 방향으로 기사가 나리란 건 예상할 것도 없다.
"저도 굉장히 걱정돼요."
"그, 그치?!"
"군대도 군대인데, 방송에서도 돌발행동하면 큰일 나잖아요."
"……."
그래도 합방.
악연이라곤 해도 오래 알고 지냈다.
좋은 쪽의 이야기도 못 해줄 건 없다.
―팩폭대마왕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군대도 못 가는 놈이 생방송은 어케 하냐고 ㅋㅋ
"그러게요. 그래도 군생활을 끝까지 제대로 하고 온다면 시청자분들도 김군 형을 신뢰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진짜 미스터리임
―딱 봐도 고문관상인데
―군대 잘 갔다 오며 ㅇㅈ
―내일은 꼭 가라 ^^
2년이다.
정확히는 1년 6개월.
요즘 세상에 그 정도 시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잇값 하게 돼서 나올 수도 있어.'
군대 가서 철 좀 들어와라!
정말 개소리라고 생각하지만 김군에 한해서는 맞을지도 모른다.
본인 스스로도 그렇게 되길 바라야 한다.
그 나이 처먹고 병신 코스프레하는 건 쪽팔린 일이다.
치이익……!
샤봉디 제도에 모인 루피 일행처럼 성장해서 나타나길 바란다.
김군을 위해 곱창을 구워준다.
'맛있어.'
곱창과 막창.
기름기가 많아서 몸에 안 좋다.
미나리는 그것을 해독시켜 주는 효능을 가졌다.
꼴꼴꼴~
소주와 함께 걸치면 술술 들어간다.
기름진 곱에는 역시 소주가 어울린다.
"가시면 못 마실 텐데 쭉 넘겨요."
"아니, 이런 거 줘도 안 마셨는데."
"군대 가면 없어서 못 먹는다니까요?"
투덜투덜 대면서도 잘 먹는다.
군대 들어가면 반드시 그리울 음식이다.
'술은 특히 그렇겠지.'
김군의 통통한 볼살.
임산부처럼 튀어 나온 배.
술살이라는 사실은 뻔한 일이다.
―라떼는말야님, 별풍선 10개 감사합니다!
입대 전에 많이 먹어 놔야 덜 그리움 ㅋㅋ
"진짜 군대 가면 못 마시냐? 휴가 때 빼고."
"아예 못 마시는 건 아닌데."
―김군아……
―병영 캠프에서도 술은 못 마시게 하겠다 ㅅㅂㅋㅋㅋㅋㅋ―예비 폐급 ―요즘은 중대 회식 안 함?
군대 가면 참기 힘들 것이다.
김군처럼 자제력이 약한 부류는 특히 더 말이다.
'군대 내에서 뭐 하려다가 사고 치는 거지.'
방법을 알고 있다면 참지 못하고 저지르게 돼있다.
그 계기를 만들어준다.
"짬 차면 포도 주스로 와인 만들어 먹는 애들도 있거든요."
"와인?"
"그냥 쌈마이하게 만드는 과실주 같은 거죠."
"얘기해봐. 어떻게?"
김군의 군생활.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 재밌는 무용담을 가지고 오길 바란다.
* * *
롤판.
2018년 이후로 롤2가 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팬덤도 새로이 유입되었다.
그에 따라 이전에 쌓아 올린 업적은 희석이 되는 추세다.
〔로드 오브 레전드 갤러리〕
―? 테이커가 잘했으면 물로켓 소리를 안 들었겠지 ㅋㅋ [217] +815―? 팀원버프 사령관 도인디 vs 민폐 덩어리 즙 비교 [322] +1023―? 아니 즙독 새끼들은 왤케 오정환한테 비비냐? [285] +727―? 인류 역사상 가장 물로켓인 새끼. jpg [179] +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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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테이커조차 예외가 아니다.
보다 이전에 활동한 오정환도 언급이 뜸해지는 추세.
―아니 즙독 새끼들은 왤케 오정환한테 비비냐?
오정환= 나올 때마다 우승하고 증명함
개ㅈ즙= 3년째 국제전 우승 ^무^
지표도 오정환이 훨씬 좋고
관계자들도 오정환을 더 고평가하는데
그 미드 딱 중위권따리인 거 즙독들만 인정 안 함
└느그 주인 무관인 거나 인정해라 초독들아
└팩트로 패버리누 ㅋㅋ
└오정환이 프로 제대로 했으면 개ㅈ즙 뽀록났지 ㄹㅇㅋㅋㅋㅋㅋㅋ└아 그저 ^눈물샘촉촉^
혹은 테이커를 까기 위한 재료로 사용된다.
LoL 커뮤니티에서는 흔히 있는 일.
하지만 좋은 방향으로 싹튼 것도 있다.
오정환이 뿌린 씨앗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LoL) cGvMax. 할 말 정리해옴」_ ?50, 500명 시청
2019년 10월 16일.
방송을 켠 씨지맥이 폭탄 발언을 터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