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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 변경 군단의 기사-103화 (103/450)

103. 믿고 잘게요

103. 믿고 잘게요

찌이이이-

우르사와 7군단 선두 아이언 워리어가 대검을 맞댄 채 힘겨루기를 했다.

우르사의 아트라스 대검을 받아낸 것만으로도 상대 파일럿을 칭찬해 줄 만했지만, 아이언 워리어는 중량과 힘이 부족해 점점 뒤로 밀렸다.

그의 동료들이 선두 아이언 워리어를 돕기 위해 좌우에서 우르사를 향해 대검을 찔렀다.

- 죽어라!

그러자 001, 002가 대검을 밖으로 쳐내고 방패로 그들의 몸통을 후려쳤다.

흐텅!

그러는 동안에도 선두 아이언 워리어는 계속 밀려났고 그 뒤에 있는 멕 나이트들이 저절로 아이언 워리어의 등을 받치는 형세가 되었다.

좁은 산길에서 완전히 밀착하여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우르사의 엔진음이 더욱더 거세졌다.

후웅-

후웅-

후우우우웅-

마침내 우르사가 아트라스 대검으로 아이언 워리어의 대검을 찍어 누르기 시작했다.

아이언 워리어는 버텨 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우르사는 계속해서 대검을 밀면서 검신을 앞으로 기울여 검날로 그대로 아이언 워리어의 목을 눌렀다.

그그그그그!

일렁이는 금빛이 금속 목을 사선으로 파고들면서 아이언 워리어의 파일럿은 시각과 청각을 잃었다.

세상이 갑자기 암흑으로 물들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거대한 멕 나이트가 거대한 관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두려움이 확 밀려왔다.

그러나 그 감정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무식한 검날이 사선으로 더 깊이 파고들어 기어이 조종실을 침범한 것이다.

[흐어······!]

파일럿의 마지막 호흡이 동료들에게 희미하게 전해지고, 대검을 들어 버티던 멕 나이트의 두 팔이 끈 떨어진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축 처졌다.

[노아!]

등을 받치던 파일럿들이 동료의 이름을 소리쳐 불렀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르사는 무심하게 하던 일을 계속했다.

발을 들어 아이언 워리어를 밀면서 몸통에 박힌 대검을 뽑아낸 것이다.

끼이이이이!

소름 끼치는 금속 마찰 소리도 멕 나이트 파일럿들에게는 익숙한 것이었다.

우르사가 발로 찰 때의 충격으로 등을 받치던 멕 나이트들이 뒤로 튕겨 나갔고, 그 사이 우르사는 001, 002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던 7군단 멕들의 옆구리를 금빛 대검으로 긁고 지나갔다.

쓰릉!

촤릉!

둔한 생김새와 달리 키만큼 긴 대검을 근접전에서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우르사의 위용 앞에 7군단 멕 나이트들은 한 대씩 한 대씩 쓰러졌다.

003을 타고 비탈을 오가며 표범처럼 옆구리를 공격하는 시에나와 루산이 지쳤을 때 시간을 벌어주는 모리츠, 파비안 그리고 파펜 덕에 루산과 3전대는 7전대 선두 그룹으로부터 봉우리 사이의 고갯길을 완벽하게 지켜냈다.

그러나 루산은 승리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동하죠.]

[왜? 여기서 계속 막는 게 낫지 않아?]

파펜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함부로 공격하지 못하게 만들었으면 됐어요. 설마 우리 다섯 대로 7군단 멕 나이트를 모두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으음······.]

[그건 군대가 할 일이죠. 우리는 시간을 끄는 것만으로도 차고 넘치는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럼 어쩔 생각입니까?]

이번에는 모리츠가 물었다.

[천천히 물러나면서 돌출한 적을 때려잡고, 좁고 험한 지역에서 막고 싸우면서 코부스까지 가는 거죠. 코부스 지방군에 기동 전단이 하나 있잖아요.]

[있지요.]

[진압군이 올 때까지 그들에게 맡기는 거죠.]

[그런데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을 텐데······.]

국경과 분쟁 지역을 담당하는 남방군, 북방군, 동방군 같은 방면군의 관할이 아닌 필센 제국 각 지방에는 지방군이 존재한다.

보병 사단과 기동 전단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지방에 따라 규모에서 차이가 났다.

원래 변경과 닿아 있는 지방은 변경이 괴수의 공격으로 뚫릴 경우와 변경의 멕 나이트가 불온한 움직임을 보일 경우 이를 제압하기 위해 다른 지방보다 규모가 더 큰 편이었다.

그러던 것이 변경 군단의 멕 나이트의 수가 충분하여 괴수가 변경 인접 지역으로 들어온 적이 없었던 데다 제국에서 반란이 일어난 적이 없어 점점 병력을 줄여 나갔다.

여기서 줄인 병력으로 분쟁 지역 방어와 해외 영토 확장을 위해 동방군의 규모를 점점 키워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말이 전단이지 방면군이나 수도 군단 전대 규모일 겁니다, 커맨더.]

파비안이 덧붙였다.

그러나 루산은 상관없었다.

[어쨌든 우리끼리 상대하는 것보다는 낫잖아요.]

[그건 그렇죠.]

[가죠. 좀 더 가면 철로가 산허리를 도는 구간이 나옵니다. 길이 좁고 험해 지킬 만하죠.]

[그러지요.]

[시에나, 봉우리 위로 올라갔다가 7군단 병력 규모를 좀 더 정확히 파악한 뒤 동쪽 비탈로 내려와 합류해.]

[네, 대장님!]

츠쿵, 츠쿵, 츠쿵-

비쩍 마른 003이 발을 확실히 디딜 곳을 찾아 날렵하게 산비탈을 올라갔다.

나머지 멕들은 우르사 뒤를 따라 고개를 내려갔다.

잠시 후 이곳에 도착한 7군단 본대는 길을 막고 있는 동료의 멕 나이트를 치우느라 잠시 시간을 지체할 수밖에 없었다.

오토는 생존한 동료 파일럿의 보고를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

“고작 대여섯 대에 이 지경이 되었단 말인가?”

“고작이 아닙니다. 성능, 실력 면에서 확실히 달랐습니다.”

“그래 봐야 대여섯 대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 않은가?”

“······.”

“간다. 생존자들은 다른 멕의 어깨에 타고, 파일럿을 교대해 이동한다!”

파일럿을 교체한 멕 나이트들이 고개를 빠르게 내려가기 시작했다.

오토 역시 자신이 조종한 멕 나이트 어깨에 앉아 견갑 가시를 붙잡은 채 이동했다.

줄줄이 내려가는 200대 이상의 멕 나이트.

이 얼마나 대단한 전력인가!

변경의 멕 나이트를 이용한다는 계획은 정말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었다.

파일럿만 확보하면 거사에 동원하는 멕 나이트 규모를 몇 배나 늘릴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었다.

필센 제국 변경에는, 제국의 군인들이 평소에 무시하거나 전혀 신경 쓰지 않지만, 멕 나이트가 무려 2천여 대나 움직이고 있었다.

그중 일부만 거사 날짜에 맞춰 동원할 수 있다면 수도 군단도 쓸어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선가 일이 틀어지고 말았다.

거사까지는 아직 꽤 많은 날들이 남았는데 변경부 특별 감찰단이 찾아와 조사를 하지 않나, 갑자기 7구역 놈들이 거사를 방해하기 위해 철로를 끊지 않나, 할 수 없이 예정에도 없는 행군을 하고 있었다.

계획에 없는 일들.

조짐이 좋지 않았다.

‘다른 쪽 동지들은 무사해야 할 텐데······.’

오토는 결코 탑승감이 좋다고 할 수 없는 멕 나이트 어깨에서 간절히 빌었다.

그때 자신의 서브 파일럿이 말했다.

- 대장, 왼쪽 봉우리 능선!

외부 확성기로 크게 들려온 말이라 오토뿐 아니라 다른 멕 나이트 파일럿들도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날씬한 멕 나이트 하나가 자신들과 같은 방향으로 산을 표범처럼 달려 내려가고 있었다.

- 잡을까요?

“후유!”

오토는 한숨이 나왔다.

‘저걸 무슨 수로 잡아!’

산을 저렇게 뛰어다니는 멕 나이트는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그러나 그런 말로 사기를 꺾을 수는 없었다.

“신경 쓰지 마라! 최근에 어느 마법 연구소에서 만들었다는 시험 기체인가 본데, 가벼워서 한두 대 맞으면 부서질 테고 서브 파일럿이 없으면 얼마 못 가 쓰러질 거야!”

- 알겠습니다, 대장!

산줄기를 달려가는 레오파드 003을 보고 오토의 마음은 더욱 흐려졌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다른 파일럿들도 비슷했다.

갑작스러운 행군에 식량도 침구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들은 코부스로 가서 어찌할 것인지도 생각하지 않은 채 눈앞의 쥐를 보고 무작정 쫓아가는 고양이처럼 앞만 보고 이동하는 자신의 처지가 처량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의 마음을 닮아 하늘에도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

레보르크의 편지가 도착한 뒤 스텐커는 오베론 공작의 둘째 아들과 툴롱 마법 연구소를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었다.

구인 구직 사무소에서 나온 인물들, 그들과 연쇄적으로 접촉한 인물들은 어차피 자신들이 감당할 수 없었다.

경찰을 믿고 맡기는 것이 최선이었다.

레보르크의 편지가 도착하고 이틀 째 되던 날부터 노바 고급 주택가에 있는 오베론 공작 둘째 아들의 저택을 드나드는 사람이 확실히 늘었고, 외출도 잦았다.

스텐커와 사기 피해자 미행 팀은 들키지 않기 위해 각별히 주의하며 거리를 유지하고 외출할 때마다 뒤를 밟았다.

그러던 어느 날, 오베론 공작의 둘째 아들이 누군가의 방문을 받고 급하게 외출했다.

고급스러운 마차가 저택을 나서자 스텐커의 미행 팀은 마차 한 대, 자동 마차 한 대가 따라붙었다.

상황에 따라 탈것이 의심을 사면 다른 길로 빠지고 나머지 탈것으로 계속 추적하게 돼 있었던 것이다.

오베론 공작의 둘째 아들이 탄 마차는 대로를 지나 황궁 북쪽 고급 주택가로 접어들었다.

고급스럽지 않은 마차는 접근하기 어려운 길이라서 미행 팀의 마차가 빠지고, 자동 마차 역시 그렇게 고급스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고가라 거리를 두고 따라붙었다.

앞에 가던 마차는 으리으리한 저택으로 들어갔다.

스텐커가 살펴보니 여러 대의 고급 마차와 번쩍이는 자동 마차들이 이미 여러 대 도착해 있었다.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조수는 천천히 그 집 앞을 지나쳤다.

“여기가 누구 집이지?”

평민 출신 스텐커가 귀족들의 집을 모두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모르겠는데요.”

조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들은 곧바로 율리안을 데리고 와 다시 이 저택 앞을 지나갔다.

“누구 집인지 아시겠습니까?”

“음!”

율리안이 신음을 흘렸다.

이 집의 주인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빌헬름!”

“빌헬름?”

“나의 또 다른 당숙입니다.”

“아!”

“그리고··· 황제 폐하의 동생이시죠.”

“······!”

상상력은 두렵고 놀라운 것이었다.

오베론 공작의 둘째 아들이 황제의 동생 저택을 방문하는 것이 문제될 일은 아니지만, 율리안과 스텐커의 머릿속에서 고전적이면서도 참신한 이야기들을 순식간에 만들어 내고 있었던 것이다.

***

광활한 협곡 지대.

오랜 가뭄에 완전히 말라 버린 강바닥처럼 쩍쩍 갈라진 협곡 지대가 드넓게 펼쳐져 있고, 그 절경이 내려다보이는 산허리에 길이 나 있었다.

인간은 이런 곳에 길을 내고 변경을 개척해 왔다.

산 중턱을 깎아 만든 위험천만한 길.

그 길은 점점 넓어져 마차가 다니더니 어느 순간 철로가 놓이고 열차가 다녔다.

광대한 자연 앞에서는 7미터나 되는 멕 나이트도 개미처럼 작아 보였다.

다섯 개의 점이 철길을 따라 이동하고 있었는데, 그로부터 한참 뒤에 수많은 점들이 뱀처럼 길게 따라왔다.

산허리를 돌며 꼬불꼬불하게 난 길이라 앞서가는 쪽과 따라오는 쪽의 모습이 보였다 안 보였다 했다.

그러나 양쪽 모두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

[헉헉~ 거리가 좁아지고 있어.]

파펜이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후우우 하아아 후우우 하아아, 어쩔 수 없지. 저놈들한테는 서브 파일럿이 있으니까.]

모리츠가 대답했다.

루산은 그렇지 않아도 위태로운 이 길에서 가장 폭이 좁은 곳을 찾았다.

산 쪽은 절벽, 골짜기 쪽은 낭떠러지인 곳이었다.

[여기서 3교대로 막고 나머지는 쉽니다. 내가 1조, 모리츠 경과 파비안 경이 2조, 시에나와 파펜이 3조. 세 번째 조는 무조건 잠을 잡니다.]

괴수들이 끝없이 밀려오는 웨이브 시즌에 종종 해 오던 방식이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웨이브 시즌에 상대하는 괴수보다 더 무시무시한 상대가 엄청난 수로 밀려오고 있다는 것이었다.

어지간한 간덩이로는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러나 이렇게 쉬지 않으면 다수의 적, 그것도 교체 파일럿을 데리고 있는 적을 상대로 코부스 역까지 절대 무사히 갈 수 없었다.

[어떻게 잠을 잔단 말이오?]

웨이브 시즌을 실제로 겪어 본 적이 없는 파펜이 기가 차다는 듯 말했다.

[잠이 안 오더라도 눈을 감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깜빡 잠들게 돼 있어요.]

루산은 그 말을 남기고 일행의 맨 뒤로 움직여 길 한가운데에 서서 잠시 눈을 감았다.

몸이 물에 젖은 솜처럼 무거웠다.

멕 나이트에서 한 번도 내리지 않고 이동한 거리로 따지면 아마 자신의 최고 기록을 찍었을 것이다.

물귀신이 물 아래로 자신을 끌어당기는 느낌이었다.

휘잉~

협곡을 부는 바람이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며 우르사의 몸을 휘감고 지나갔다.

워낙 강한 바람이라 묵직한 우르사도 살짝 흔들리는 것 같았다.

루산은 눈을 떴다.

자신이 지나온 봉우리의 허리를 감아 돌며 나타나는 7군단이 보였다.

다시 안쪽으로 길이 휘었다가 또 다시 밖으로 나올 때까지 약간의 시간이 있을 것 같았다.

루산은 잠시 동화기에서 나와 조종실 한쪽에 단단히 고정돼 있는 마나 연료봉을 풀었다.

팔 길이만 한 육각기둥이 크기에 비해 묵직했다.

반면 거의 다 쓴 연료봉은 가벼웠다.

루산은 바닥에 있는 주입구에서 꺼낸 다 쓴 연료봉을 가뿟하게 조종실 벽에 고정시킨 뒤 빠르게 동화 과정을 마치고 시동을 켰다.

후웅-

후쿵후쿵후쿵후쿵-

기분 탓이겠지만, 새로운 연료봉에서 나온 마나 덕에 엔진 소리가 경쾌하게 들렸다.

몸도 조금 상쾌해진 것 같았다.

[뒤로 멀찍이 물러나 있어요. 너무 가까이 있으면 신경 쓰여서 잠자기 어려우니까. 그리고 쉽지 않더라도 눈을 감고 자 봐요. 그게 변경 파일럿이에요. 밤샘과 쪽잠은 기본이거든. 웨이브 시즌은 안 겪어 봤어도 장벽 생산 시설 완공할 때까지 장벽 앞에서 다들 해 봤잖아요.]

[허허허!]

[후후후!]

[크크크! 젠장, 이런 낭떠러지 옆에서 잠이 잘도 오겠다. 별일을 다 해 보네. 살아남으면 잊지는 않겠어.]

[히히, 그럼 난 대장님 믿고 잘게요!]

루산의 농담에 다들 피식피식 웃었다.

잠시 후 7군단 멕 나이트 선두가 안쪽으로 돌아들어 갔다 다시 밖으로 나오며 모습을 드러냈다.

루산은 아트라스 대검의 마나 진동 기능을 켰다.

구름이 태양을 가린 덕에 금빛이 더욱 찬란하게 빛났다.

그 모습을 본 7군단 선두 파일럿은 멈출 수밖에 없었다.

덩치가 자신이 타고 있는 기체보다 두 배는 더 큰 멕 나이트가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난 좁은 철길 위에서 키만큼 긴 대검을 들고 길을 막고 있으니 절로 오금이 저리고 소름이 돋았다.

‘여기서 떨어지면······.’

멕 나이트 아니라 그 어떤 단단한 물건도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산산이 부서지고 말 것이다.

그 안에 타고 있는 파일럿은, 말할 것도 없었다.

등줄기가 찌릿찌릿했다.

그때 뒤에서 재촉했다.

[뭐 하는 거야? 우리가 압도적으로 많잖아! 밀어 버려!]

선두 파일럿은, 남방군 출신이 아니라 진짜 변경 파일럿이었다.

어쩌다 보니 저항할 수 없는 분위기에 휩쓸려 여기까지 끌려왔던 것이다.

[겁쟁이 자식! 가란 말이야!]

[네가 그러고도 멕 나이트 파일럿이냐?]

[가! 가! 죽이란 말이야!]

[안 가면 확 밀어 버린다!]

말은 물리적 힘보다 무섭고 강력하게 선두 파일럿의 등을 떠밀었다.

[으으으! 다들 뒈져 버려라!]

선두 파일럿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광기에 휩싸여 돌진했다.

그 뒤로 두 번째, 세 번째 멕 나이트가 달려갔다.

그 모습을 본 거대한 강철 곰이 자신의 키만큼이나 큰 금빛 대검을 오연하게 치켜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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