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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 변경 군단의 기사-119화 (119/450)

119. 아무래도 남쪽인가?

119. 아무래도 남쪽인가?

반란 가담자들이 운영하던 사업체 인수.

바덴 역시 사업가였기 때문에 최대한 이익이 되는 조건과 가격을 고려했지만, 자작나무숲 회원들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출발한 취지가 퇴색하지 않도록 주의했다.

루산이 말한 대로 귀족들, 사업가들 사이에서 평판과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적정한 가격대와 인수 조건을 고심했고 황제파 사람들의 눈 밖에 나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어쨌든 결심을 했으면 빠르게 처리해야 했다.

루산의 승인이 떨어지자마자 바덴은 신속하게 움직였다.

와이젠 자작의 제분 사업을 필두로, 조선소, 제재소, 제지 공장, 식품 공장, 통조림 공장들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해 나갔다.

경쟁자들 - 반란 가담자들의 재산에 눈독을 들이던 사람들 - 의 견제와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빠르게 계약을 맺고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인수를 부탁한 반란 가담자의 가족들뿐 아니라 업계 사람들도 놀랄 정도로 바덴은 큰 사업체들을 많이 가져갔다.

“미스 고슬라가 자작나무숲 장원으로 요 몇 년 돌풍을 일으키기는 했지만, 그 큰 사업체들을 인수하다니! 말이 되나?”

“모 대귀족이 자금을 댄다는 소문이 정말이었나 봐.”

그런 소문은 바덴의 귀에까지 들려왔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바덴은 직원들에게도 당부했다.

“내가 신경 쓰는 평판은 그런 게 아니에요. 나에 대한 지저분한 소문은 상대하지 말고, 회원들의 어려운 사정을 이용해 헐값에 인수했다, 반란 가담자를 도와 황제와 대척한다는 식의 악의적인 소문에는 철저히 대응하세요. 해당 업체 직원들의 안타까운 처지를 해소하기 위해 부탁을 받고 인수한 것이고, 전 소유자들의 지분은 모조리 인수해 업체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게 했다는 점을 강조하세요.”

실제로 바덴은 지분을 일부 남겨 수익에 대한 배당을 요구하거나 훗날 소유권을 다시 찾으려는 의도를 가진 계약 조건에는 일절 응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운영해 오던 사업에 대한 애착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반란에 가담한 가문이 여전히 사업과 관계돼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공격의 빌미가 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바덴은 자작나무숲 장원 별장 회원으로 있던 반란 가담자들의 사업체를 본인들 - 반란 가담자 본인이나 그 가족들 - 의 제안으로 인수하기 시작했고 그 소문을 들은 비회원 반란자의 가족들도 찾아왔다.

똑같은 처지에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바덴을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해 주었던 것이다.

그로 인해 바덴은 졸지에 반란 가담자들의 사업체를 무려 3분의 1이나 인수하게 되었다.

피닉스 제철의 슈텐달 남작이 소문을 듣고 찾아와 실제가 소문보다 더하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아니, 고슬라 사장! 주변의 시샘이나 모함 같은 건 차치하더라도 제국 곳곳에 흩어져 있는 그 많은 사업체들을 어떻게 운영하려고 그러시오?”

“경영은 일단 기존의 경영진에 그대로 맡길 생각입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철저히 감사하고 운영 실태를 점검해 나가야죠.”

바덴은 의욕에 가득 차 있었다. 앞으로 닥칠 어려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각지에 흩어져 있는 사업체들을 운영하기 위한 방식도 이미 구상해 놓았다.

사업은 기존에 해 오던 전문가에게 맡긴다.

그리고 경영 진단 컨설팅 팀을 두고 주기적으로 또는 돌발적으로 업체들의 경영 상태를 점검하고 도움을 준다.

감시, 감독뿐 아니라 단일 업종으로는 생각하기 어려운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 방식을 개발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나에게 미혼의 아들이 있었다면 꼭 결혼을 시켰을 텐데, 아쉽군요.”

슈텐달 남작은 오히려 바덴의 설명을 들으면서 크게 감탄하고 돌아갔다.

전에도 바덴은 사업가들 사이에서는 유명인이었다.

필센 제국 최초의 여자 변호사로서 귀족들을 대상으로 하는 휴양 사업으로 노바에서 크게 성공했기 때문에 어지간한 사업가들은 그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일로 바덴은 더욱 유명해졌다.

반란자들의 재산에 손을 대 사업을 크게 키웠기 때문에 사업가가 아닌 고위 귀족, 고위 관리들에게까지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이다.

바덴은 이러한 유명세가 결코 좋지만은 않다고 생각했지만, 이것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활용할 방법을 찾는 것이 더 낫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홍보 책자 제작을 위해 자작나무숲 장원과 바람의 언덕 장원 화가들을 전부 소집하세요. 우리의 목표는 장원 별장 고객들을 예년 수준으로 유치하는 겁니다. 물론 잘 압니다. 전쟁 때문에 당분간 쉽지 않다는 것을 말이에요. 그러나 내가 직접 발로 뛰어 더 많은 고객들을 만나고 홍보 책자를 뿌릴 테니, 예술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홍보 책자 4천 부를 만드세요.”

“4천 부나요?”

“기존 고객들에게도 나눠 드리는 겁니다. 자작나무숲 장원의 홍보 책자는 모으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소문이 나도록 만드세요.”

“네, 사장님!”

반란이 일어나고 전쟁이 발발해도 사업에 대한 바덴의 열정은 막을 수 없었다.

***

루산이 괜찮다고 했음에도 율리안은 기어이 밤베르크 백작과의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밤베르크 백작도 대전쟁으로 인해 새로운 직책에 임명되어 무척 바빴지만, 황족 조카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백작의 저택으로 들어간 루산이 먼저 인사를 했다.

“이번에 동방 사령관으로 가신다는 말씀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백작님.”

루산이 먼저 인사를 했다.

정확히 말하면 부르가스에 주둔한 동방군 사령관이 아니라 부르가스와 접해 있는 네세베르를 공략하기 위해 새로 편성된 부대의 사령관이었다.

네세베르는 부르가스가 필센 제국에 의해 점령된 이후 제국의 동진을 저지하기 위해 아우로라 연합군이 대군을 주둔시킨 곳이었다.

또한 아우로라 연합의 강국 중 하나인 루한 왕국과 인접해 있어 이 땅을 차지할 경우 루한의 턱 밑에 비수를 들이대는 셈이 된다.

루한 왕국을 전쟁에서 완전히 이탈하게 만들거나 최소 본토 방어에만 치중하게 해도 필센 제국은 수월하게 전쟁을 치를 수 있었다.

아우로라 연합 남동부의 병력 대부분은 루한 왕국의 항구를 통해 이동하기 때문이었다.

필센 제국은 강력한 아우로라 연합과 전쟁을 치르지만 결코 수비적으로 임할 생각이 없었다.

저들이 필센 제국에 반란이 크게 일어나 제국이 쪼개지고 약해지게 되리라고 믿게 만들어 확보한 15년의 시간 동안 많은 준비를 해 왔던 것이다.

물론 구체적인 인선까지 모두 미리 정해 놓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네세베르 공략군 사령관에 밤베르크 백작을 임명한 것은 프리드리히 황제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 인사였다는 것이다.

황제는 황태자 시절, 친구인 밤베르크 백작이 30대에 수도 군단 사령관에 오를 만큼 대전쟁에서 대단한 공적을 쌓았음에도 황족과 인척이 되는 바람에 군문에서 물러난 일을 안타깝게 여겨 왔다.

그가 알기로 밤베르크 백작만큼 과감하고 공격적인 지휘관이 없었다.

군문을 떠난 지 오래되었지만, 밤베르크 백작이 네세베르 공략을 성공시키리라 의심하지 않았다.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나라에 위기가 닥쳤을 때 부름에 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은 것을. 허허허!”

밤베르크 백작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지만, 무척 기쁘고 들뜬 모습이었다.

50대의 나이는 현역 장군으로 다시 활동하기에도 손색이 없었다.

여동생의 남편 - 율리안의 아버지 – 이 사망했기 때문에 봉인된 날개를 다시 펼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그 기회를 그는 결코 허투루 날려 버릴 생각이 없었다.

“내가 조카님에게도 말했지만, 황제 폐하께서 동방군 기동 전대장으로 임명하시겠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제국의 기사가 이 시국에 변경에 머물겠다는 게 나는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소.”

밤베르크 백작의 직설적인 말에 루산은 쓴웃음을 지었다.

“다시 생각해 보는 건 어떻소? 원한다면 새로 편성되는 공략군에 자리를 마련해 주겠소. 동방군보다 더 큰 전공을 세울 수 있는 부대가 되리라고 확신하오.”

네세베르 공략군.

남방군 1개 군단, 수도 군단 2개 전단, 후방의 지방군 기동 전단을 증편하여 기동 군단 3개로 편성하는 대규모 부대.

수많은 적을 뚫고 로한 왕국까지 진격하는 임무를 지닌 부대.

이번에 투항한 반란군 파일럿들 대다수가 복무하게 될 부대라는 사실만으로도 이 부대가 앞으로 겪게 될 전투가 얼마나 치열한지 알 수 있었다.

물론 루산은 그 세부적인 내용까지는 몰랐지만, 전쟁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설레고 두근거렸다.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더 설레고 더 흥분되었을 것이다.

이미 황제로부터 동방군 기동 전대장 제의를 받았고, 훈장을 받은 뒤로 아이젠 자작이 북방군으로 오라는 권유를 해 왔다.

밤베르크 백작이 세 번째였다.

‘아마 통치자께서 나를 좋게 말씀해 주셨겠지.’

루산은 그렇게 생각했고, 그것은 사실이었다.

율리안은 그 자신이 비록 변경의 통치자이지만, 뛰어난 실력을 지닌 루산이 변경에서 썩는 것을 안타까워한 나머지 밤베르크 백작에게 등용을 권유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루산이 거절하리라는 것도 짐작했다.

“생각해 보겠습니다, 백작님.”

짐작대로 루산이 완곡하게 거절하는 말을 듣고 기쁜 것도 사실이었다.

밤베르크 백작은 눈살을 한번 찌푸리고 말았다.

조카에 대한 성의를 다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 자신이 뛰어난 군인이었기 때문에 루산에 대해 그리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후로 그들은 반란의 처리, 변경의 상황, 대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했다.

밤베르크 백작과의 만남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루산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밤베르크 백작이 율리안의 권유에 따라 제안을 한 것이라 해도 높은 사람들로부터 벌써 세 번이나 참전 권유를 받았다.

그것도 기동 부대 전대장이었다.

바로 위가 전단장, 장군인 것이다.

대전쟁.

조국을 위해 참전해 공을 세우고 명예를 높일 수 있는 시기!

제국 기사 아카데미 시절 무수히 상상해 온 바로 그 장면들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와 있었다.

손만 내밀면 바로 잡을 수 있었다.

‘황제가 일부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그것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방치한 것이지 적극적으로 해를 끼친 것은 아니지 않나?’

‘복수니 뭐니 하는 것보다 이것이 훨씬 생산적이고 명예로운 일이 아닐까?’

그런 생각들이 마음을 어지럽혔다.

아무래도 세 번이나 권유를 받은 것이 상당히 크게 영향을 미친 것 같았다.

그러나 루산은 털어 버렸다.

아직 전모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지만, 황제의 역할은 결코 작지 않다는 느낌이 확실히 들었던 것이다.

“스텐커 씨, 봐렌 철골을 감시하는 집에 내 물건이 큰 게 있는데 그걸 가프 마법 연구소에 보내주세요. 비밀스러운 물건이니 포장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기사님.”

“그리고, 둘째 아들 관리 잘 하세요.”

“네, 기사님.”

루산은 스텐커에게 부탁하고 노바를 떠났다.

아이젠 자작의 부탁에 따라 줄리아를 만나고 가려고 했으나 마침 자작나무숲 장원 홍보 책자 제작 건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서 만날 수 없었다.

“루산, 이렇게 얼굴을 보니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구나.”

아이젠 자작 부인이 눈물을 흘리며 루산을 반겨주었다.

자작 부인은 세월과 병으로 많이 늙어 있었다.

“그동안 연락도 없이 죄송합니다.”

루산은 오랜만에 자작 부인에게 인사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노바를 떠났다.

***

“네? 얼마를 빌려달라고요?”

“2천만 골드를 빌려 주십시오.”

“2천만 골드라······.”

가라로슈보다 옆에서 듣고 있던 칼리슈가 훨씬 더 놀랐다.

2천만 골드라니!

현실에서는 절대 볼 일이 없고 볼 수도 없는, 오로지 숫자로만 만날 수 있는 천문학적인 금액이었다.

정작 2천만 골드를 빌려 달라는 루산은 담담했다.

마치 어제 맡겨 놓은 물건 찾는 사람 같았다.

가라로슈가 심호흡을 크게 한 뒤 침착하게 물었다.

“기사님과 우리가 보통 관계는 아니기는 하나 액수가 좀 많군요.”

“그렇죠.”

루산은 순순히 인정했다.

보름스 가문이 사기 당한 총 금액이 약 4백만 골드였다.

그것도 어마어마한 금액인데, 무려 다섯 배나 되는 돈을 빌리려는 것이다.

“어디에 쓰실 건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반란에 가담한 귀족들의 사업체를 인수할 생각입니다.”

“······!”

“······!”

2천만 골드라는 금액이 수긍이 되었다.

아무리 지금이 귀족들의 사업체를 싸게 살 수 있는 시기라지만, 2천만 골드로도 전부를 인수하지는 못할 것이다.

사실 루산이 사업을 하든 말든 그것은 관여할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황제의 미움을 살 일에 뛰어드는 것 같아 걱정이 되었다.

가라로슈는 한참 동안 고민하다 말했다.

“전에 했던 말이 있으니 빌려 드려야죠. 다만, 그렇다 해도 너무 과한 금액입니다.”

루산은 인상을 찌푸리고 반박하려 했다.

그러나 그보다 가라로슈의 말이 더 빨랐다.

“사실 기사님이 아니었으면 우리의 멕 나이트 사업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겁니다. 그래서 빌려 드리는 건 문제가 아닙니다. 대신 저 역시 다른 마법사들을 설득할 명분이 있어야 하니 우리 부탁도 들어 주시면 좋겠군요.”

“무슨 부탁입니까?”

“아라드 왕국에서 정식으로 멕 나이트 구입을 의뢰해 왔습니다. 그런데 제국 정부의 판매 허가 대수가 그보다 적습니다. 아무래도 이 시기에 제국으로서는 만드는 족족 제국군에 공급하기를 원하니까요.”

“그렇겠죠.”

“그런데 레이크 시티 생산 시설에서 멕 나이트를 만들어 원시의 땅을 거쳐 아라드 왕국에 넘긴다면 제국 정부에서 모르게 일을 처리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음!”

루산은 곧바로 이해했다.

제국 정부에서 허가하는 판매량보다 많이 팔고 싶은 것이다.

왜냐하면 그럴 경우 훨씬 더 비싸게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아라드 왕국도 전쟁터가 될 겁니다. 당연히 제국에 파나 아라드 왕국에 파나 아우로라 연합과 싸우는 건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렇죠.”

“기사님께서 이 건을 맡아 주신다면 2천만 골드를 빌려 드릴 뿐 아니라 판매 대당 5퍼센트의 운송료를 드리겠습니다.”

루산은 가프 마법 연구소를 비애국적이라고 비난할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원래 툴롱 마법 연구소뿐 아니라 모든 마법 연구소의 마법사들은 국가의 구속을 싫어했다.

그 역시 조국을 위해 전쟁에 뛰어드는 일을 선택하지 않은 마당에 나무랄 생각은 전혀 없었다.

다만 두 가지가 궁금했다.

“그래도 제국군 판매량이 훨씬 많을 텐데,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그 점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레이크 시티에 건설하는 멕 나이트 생산 기지를 처음 계획보다 키웠거든요. 나중에 멕 워커 생산 설비로 바꾸면 되니까요.”

“아! 그건 참 잘하셨네요.”

루산 역시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멕 나이트를 생산하는데 멕 워커를 생산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 하나 궁금한 게, 아라드 왕국이 멕 나이트 대금을 지불할 여유가 되나요?”

“아무래도 이전 전쟁에서 피해를 크게 입어 쉽지 않죠. 그래서 현금은 일부만 받고 나머지는 변경 개발권으로 받기로 했습니다.”

변경 개발권!

필센 제국과 같이 부유하고 멕 나이트 전력이 풍부한 나라는 국가에서 변경을 개발하지만, 가난한 나라는 민간에 변경을 맡기기도 한다.

가프 마법 연구소가 아라드 왕국 변경 개발권을 받기로 한 것이다.

해당 구역을 독점적으로 개발할 수 있으니 가프 마법 연구소로서는 당연히 이익이었고, 아라드 왕국으로서도 절대 손해가 아니었다.

어차피 멕 나이트가 부족하여 괴수 사냥도 변변히 못 하고 있는 나라에서 변경에서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마법 연구소가 들어가면 적절히 세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일이 이렇게 진행된 데에는 루산의 공이 상당하다고 할 수 있었다.

아라드 전쟁에서 루산 일행이 레오파드로 큰 공을 세우지 않았다면 변경 개발권 - 아우로라 왕국이 바로 이것을 위해 전쟁을 걸어왔다 - 을 받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잘됐네요!”

“허허, 기사님 덕분이죠.”

가라로슈의 겸양에 루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레오파드 운반, 가프 마법 연구소가 더 성장할 수 있다면 기꺼이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기사님.”

루산은 가프 마법 연구소로부터 2천만 골드를 빌리고, 아라드 왕국에 레오파드를 몰래 파는 일을 돕기로 했다.

‘북방군, 동방군, 네세베르 공략군, 세 곳은 모두 물리쳤는데······.’

아무래도 남쪽과 인연이 깊은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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