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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 변경 군단의 기사-131화 (131/450)

131. 파라다이스 호텔로 가요

131. 파라다이스 호텔로 가요

이반 황제로부터 고초를 겪은 것은 대토지를 보유한 영주들만이 아니었다.

대토지 귀족들이 개혁 헌법에 저항할 때 오랫동안 그들 가문에 봉사해 온 기사들도, 아주 영악하고 시류에 밝은 일부를 제외하면, 딱히 다른 선택권 없이 주군과 운명을 함께했다.

보르비스의 아버지가 바로 그런 기사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

섬기던 주인 헤르스펠트 백작이 개혁 헌법에 저항해 이적죄를 뒤집어쓰고 최전선으로 끌려갈 때 성년이 갓 지난 아들과 함께 끌려가 사망했다.

그 바람에 보르비스는 어린 시절을 어머니, 누나와 힘겹게 보내야 했다.

보유하고 있던 작은 장원 또한 농지법에 따라 대부분을 농민들에게 분배했는데, 유상 분배라지만 싼값에 장기 분할 상환하는 것이었고 헤르스펠트 백작 가문 전체가 적을 이롭게 했다는 낙인이 찍혀 농민들조차 매매 대금을 제때 지불하지 않았다.

게다가 황제의 사냥개라는 별명을 가진 경찰들이 시시때때로 감시하고 드나들어 마을 사람들이 말을 붙이기도 꺼려했다.

그렇게 감시받고 고립되어 손가락질을 당하고 살던 소년 보르비스의 가슴에는 황제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활활 타오르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방군에 비슷한 처지의 기사들이 복수를 꿈꾸며 모여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 앳된 청년 보르비스는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집을 나섰고, 남방군 멕 나이트 파일럿이 되었다.

“그게 벌써 20년 전인가?”

쇠창살 밖에서 보르비스가 맹수 같은 눈으로 루트를 노려 보며 말했다.

루트 오베론은 벌벌 떨었다.

루산에게 잡혔을 때, 스텐커에 의해 영문을 모른 채 갇혔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두려움이었다.

과거 자신이 직접 설득했던 남방군 파일럿들이 찾아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

“내 가족들은 아직도 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더군. 그래도 예전에는 가끔 들르는 수준이었는데, 금년 사건 이후로는 아예 집 앞에 상주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경찰 감시만 몇 년이야? 25년은 넘은 것 같구나. 어때, 이런 삶? 상상이나 해 봤어? 나와 동지들을 이렇게 만들고 네 아버지는 제국 재상이 되었더구나.”

보르비스는 담담함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래서 루트는 더욱 두려웠다.

“그런데 너는 꼴이 이게 뭐냐? 외국으로 달아나려다 잡혀 왔다며? 아버지가 재상이 됐는데, 너는 돼지우리 같은 곳에 몇 달 동안이나 갇혀 사람인지 짐승인지도 모를 모습을 하고 있구나. 네 이름을 듣지 않았다면 알아보지 못했을 거야.”

“흐음······.”

“아버지가 외국에 나가 있으라던? 죽은 듯이 살고 있으래? 이 꼴을 당하려고 지난 세월을 그렇게 열심히 달려왔어? 너도 참······.”

“······!”

“그래도 참 다행이야, 이런 너라도 있어서. 너를 어떻게 다뤄야 잘 다뤘다고 할 수 있을까? 돌아가신 아버지, 꽃다운 나이에 죽은 형, 25년을 감시당하며 살아온 어머니와 누나, 거사를 일으키다 죽은 동지들······.”

보르비스의 목소리를 듣던 루트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 하나로는 부족할 것 같구나. 적어도 네 가족들도 똑같이 당해 봐야지 이 심정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을 테니까. 네 아내와 자식들이 어디에 있는지는 이미 알아 놨다. 네 아버지가 보호하는지 감시하는지 몰라도 데리고 있더구나. 그런다고 과연 안전할까?”

루트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하지 마!”

보르비스가 최대한 비열한 표정을 지으며 짓씹듯이 말했다.

“개새끼!”

“제발······!”

“퉤!”

보르비스가 일어나 창살 안으로 침을 뱉고는 몸을 돌리며 말했다.

“기대하라고.”

“제발! 차라리 날 죽여!”

“그건, 너무 자비롭잖아.”

“제발!”

보르비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어두운 복도를 걸어 나갔다.

걸을 때마다 다리가 절룩거렸다.

코부스에서 붙잡힌 뒤 지독하게 두드려 맞아 회복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변경 8구역으로 들어가지 않고 노바에 남게 되었다.

“제발!”

루트가 목 놓아 외쳤다.

“가족은 건드리지 말라고!”

비쩍 곯은 그가 창살을 잡고 일어나 흔들며 절규했다.

“제발!”

그러나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제발! 누구 없어?”

처절한 목소리가 텅 빈 공간을 웅웅 울리다 사라졌다.

***

대책 회의가 끝나고 루산은 스텐커의 자동 마차를 타고 밤거리를 달렸다.

“···그렇게 하니까 협조를 하더군요. 울름 남작이라는 이름을 실토했습니다.”

“울름 남작?”

“네. 오베론 공작의 심복인데 공개적으로 할 수 없는 일을 처리하는 해결사 같은 존재인 것 같습니다.”

“음!”

“보름스 가문 장원의 최종 소유주로 등재된 오베론 공작가의 고용인들이 은행에 낙찰 대금을 지불하는 과정도 울름 남작이 개입했답니다. 그래서 우리 사람들한테 울름 남작의 용모와 특징을 알려 주고 이번에 붙잡힌 정부 관리들, 공업 은행 관계자들이 수감된 감옥과 그들 가족이 살고 있는 집을 감시하도록 했지요.”

말은 간단했지만, 상당한 기간 동안 끈질기게 잠복했다.

“결국 그가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추적해서 미행하고 있습니다. 사기 사건 재판에 관련된 인물들을 만나고 다니더군요. 그가 이번 사건 수습 책임자인 게 확실한 것 같습니다.”

“울름 남작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고요?”

“네.”

어두운 곳에서 오베론 공작가의 일을 처리해 온 해결사.

오베론 공작가의 치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심복.

루산은 이 사람을 어떻게 이용할지 한참 동안 궁리했다.

그러다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

“루트 오베론은 무사하죠?”

“네? 네. 걱정하지 마십시오. 남방군 출신 기사들에게 신신당부를 했습니다. 복수를 제대로 하기 위해 루트 오베론이 필요한 이유를 수없이 설명했으니 알아들었을 겁니다.”

“울름 남작이 중요한 인물이라지만, 루트 오베론만 하겠어요? 아들인데. 기사들을 잘 다독여야 합니다. 허튼 짓을 했다가는 그동안 고생한 일이 다 무산되는 거니까요.”

“그들도 알고 있습니다. 20년 이상 견뎌왔기 때문에 꾹 참고 협조하겠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만 맡겨 둔 게 아니라 우리 쪽 사람도 있으니 걱정 마십시오.”

“루트를 너무 몰아붙이지 말고 자발적으로 협조하게 해야 합니다.”

“네, 기사님. 남방군 기사들과 공통점이 있지 않습니까? 오베론 공작에게 배신을 당한 것 말입니다. 아버지한테 당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충격이 더 클 수도 있고요. 남방군 기사들과 함께 강온 양면책을 쓰면 충분히 넘어올 것 같습니다.”

루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이야기를 나누다 어느새 바덴의 집 앞에 도착했다.

자동 마차가 빵집 앞에 서 있는 것을 보니 바덴이 와 있는 것 같았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기사님.”

“네, 스텐커 씨. 조심히 가세요.”

스텐커의 자동 마차가 골목을 다시 빠져 나가고, 루산은 빵집 옆 작은 문을 밀려다 멈추었다.

어쨌든 남의 집인데 클라크를 맡긴 것까지는 이해한다 해도, 다 자고 있을 늦은 시간에 폐를 끼치는 것은 꺼려졌던 것이다.

그때 문득 고개를 돌려 보니 차 안에 누가 있는 것 같았다.

희미한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살펴보니 사람이었다.

‘미스 고슬라?’

바덴이 운전석 의자에 등을 기댄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놀란 루산이 얼른 다가가 창문을 두드렸다.

“엄마야!”

바덴이 화들짝 놀라며 잠에서 깼다.

루산 역시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니, 여기서 뭐 하는 겁니까?”

바덴이 하품을 하다 입을 가리고 차에서 내렸다.

“기다리다 깜박 잠들었나 봐요.”

“기다려요? 나를?”

“그런 누구겠어요? 기사님이지.”

“나를 왜요?”

“왠지 밤늦게 집에 오셨다가 민폐가 아닐까, 생각해서 안 들어오고 다른 데로 가실 것 같더라고요. 그러면 기다리는 사람들도 걱정하고, 기사님도 숙소 찾느라 어려움을 겪으실 테고, 저는 내일 아침에 회의가 있어서 빨리 나가 봐야 해서 기사님을 못 뵐 것 같고···, 그래서 기다렸죠.”

루산은 자기 머릿속에 들어와 본 것처럼 말하고 있는 바덴을 뿌듯한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어쨌거나 직접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는 말이었다.

“아, 추워! 일단 차에 타세요, 기사님.”

“알았어요.”

루산이 조수석 쪽으로 걸어가자 바덴은 몸을 떨며 운전석에 탔다.

루산이 타자 바덴은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

“어디 가는 겁니까?”

“호텔로 가려고요. 우리 집, 불편하시잖아요.”

“······!”

루산이 깜짝 놀라 말을 더듬었다.

“미, 미스 고슬라와 함께 말인가요?”

그러자 이번에는 바덴이 놀랐다. 졸음이 싹 달아났다.

“무슨 말씀이세요? 당연히 기사님만 모셔다 드리고 돌아와야죠!”

“내, 내 말은, 그렇잖아도 피곤한 당신이 힘들게 호텔까지 나와 함께 갈 필요가 있느냐 하는 말이었어요!”

억지스러운 변명이었지만, 둘 다 당황했기에 어쨌든 통했다.

“그, 그런 말씀이었나요?”

“다, 당연하죠!”

“난 또······.”

두 사람 다 얼굴이 빨개졌으나 밤이라 드러나지 않았다.

잠시 침묵이 이어지다 두 사람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피식 웃었다.

루산이 먼저 침묵을 깨고 오늘 스텐커, 포렌시스와 나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루트 오베론을 감금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바덴에게도 비밀이었다.

그녀를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그런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아서였다.

이야기를 듣고 난 바덴이 말했다.

“오베론 공작은 정치적으로도 대단한 인물이겠지만, 경제적으로도 대단한 위치에 있다고 하더라고요. 필센 제국 최대 해운사가 바로 오베론 가문의 소유고, 노바 동부 공업 지구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산업 단지가 바로 오베론 공단이에요. 노바 동부 공업 지구는 어느 한 사람의 것이 아닌데, 오베론 공단은 오베론 가문의 것이죠.”

“음!”

“이번 전쟁을 거치면서 남방군은 어차피 제국군에 흡수될 테지만, 경제적 지위는 더 굳건해질 거예요. 반란 가담 귀족들의 재산을 오베론 가문이 차명으로 사들이고 있다는 소문이 돌더라고요. 물론 황제파 사람들이 가장 많이 흡수했겠지만, 그들은 여럿이고 오베론 가문은 단독이잖아요.”

바덴은 반란 귀족들의 재산을 모두 10이라고 할 때 황제파가 5, 오베론 공작이 2, 오로지 이익에만 관심 있는 사업가나 재산가들이 1 정도 흡수했다고 말해 주었다.

루산은 바덴이 이런 내용까지 알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으나 그보다 더 궁금한 것이 있었다.

“나머지 2는 누가 가져갔죠?”

루산의 질문에 바덴이 씩 웃으며 대답했다.

“우리가요.”

“네?”

“기사님이 가져오신 돈으로 제가 사업체를 많이 인수했잖아요.”

“물론 2천만 골드가 엄청난 금액이기는 하지만, 그걸로 반란 가담 귀족들 재산을 20퍼센트나 차지할 수 있어요?”

“그렇게까지는 안 되죠. 그런데 이번에 그들의 남은 토지를 구입하려고요.”

그러면서 바덴은 브레이브 랜드 사업 계획을 설명해 주었다.

북부 전선 패전으로 인한 지가 하락, 반란 가담자들의 재산에 관심을 가지던 세력들이 이탈한 상황까지 자세히 이야기했다.

루산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시기에 브레이브 랜드는 오히려 정부가 나서서 장려하면 장려했지 결코 안 되는 사업이 아니야! 이건 되는 거다!’

문제는 자금이었다.

“그런데 토지를 그렇게나 많이 구입할 여력이 되나요?”

“사업체 구입에 다 써서 자금이 없어요.”

“그럼 어떻게 하려고요?”

“기사님이 있잖아요.”

“네?”

“어떻게 안 될까요?”

바덴이 간절한 표정으로 얼른 루산을 쳐다보고 다시 전방을 주시했다.

“흐음!”

루산은 쓴웃음을 지었다.

가프 마법 연구소에서 자신에게 2천만 골드를 빌려준 것은 어쨌거나 그들을 위해 그 정도 가치는 했다고 - 또는 앞으로 하리라고 - 생각하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거기서 더 빌려달라고 하면?

‘2천만 골드 빌리는 조건으로 아라드 전쟁에 다시 참전하게 생겼는데, 더 빌려달라고 하면 아예 이 전쟁을 이기게 해 달라는 이야기를 듣게 생겼군.’

아무리 가프 마법 연구소에 현금이 많다지만, 2천만 골드도 어마어마한 금액인데 더 많은 돈을 빌려줄 여력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일단 알아보기는 할게요. 그런데 장담은 못 해요.”

“네, 기사님.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서······.”

바덴에게는 그에 대비해 다음 계획도 있었으나 오베론 공작과 만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계획이 떠올랐다.

“이번에 만약 오베론 공작과 만나서 재판 없이 피해 재산을 돌려받기로 한다면, 오베론 공작도 시끄러워지는 걸 원치 않을 테니까 결국 그렇게 되겠죠. 어쨌든 그렇게 되면 토지 반환 대신 피해 금액을 현금으로 돌려달라고 하세요. 그게 법적으로도 맞고, 이쪽에 더 이익이니까요.”

“토지 대신 현금으로?”

“네. 말씀드린 것처럼 전쟁 이후 조금씩 떨어지던 토지 가격이 북부 전선 대패 소식 이후로 크게 떨어졌어요. 토지로 돌려준다고 하면 거절하세요.”

“하지만, 피해 가문 사람들의 처지에서는 토지란, 단지 재산의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상처 회복의 의미도 있는 거거든요.”

“아!”

상처.

바덴이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다.

“죄송해요, 기사님.”

“아닙니다. 여하튼 무슨 이야기인지 충분히 이해했어요. 다만, 보름스 가문의 장원은 가능하면 그대로 받는 방향으로 해야 해요.”

“······?”

루산은 봐렌 철골의 멕 나이트 수십 대를 산중 호수에 숨겨 두었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아!”

바덴이 탄성을 토했다.

반란이라는 무시무시한 사태가 일어난 시기에 달려와 언제 그런 일을 했단 말인가!

그때 루산이 말했다.

“피해 가문은 최종적으로 12개. 당시 피해 금액과 그에 대한 이자를 계산하면 총 2천만 골드에서 3천만 골드 사이가 될 텐데, 거기에 가주의 사망 위자료 같은 걸 더 받아낸다면 3천만에서 3천 5백만 골드 정도 되겠군요. 그걸로 브레이브 랜드 부지를 구입하겠다는 것이죠?”

“네, 기사님!”

“공작에게 그만한 현금 동원력이 있다고요?”

“충분히 있습니다. 최근에는 동방으로 병력과 물자를 운송하는 일도 오베론 가문의 해운사가 거의 독점하고 있어요. 정부는 즉각 현금을 지급하니까 현금이 마를 날이 없죠.”

루산은 인상을 썼다.

물론 바덴이 아닌 오베론 가문을 향해서였다.

“알았어요. 충분히 고민하고 의논한 뒤에 그렇게 하는 쪽으로 할게요.”

마침 바덴이 운전하는 자동 마차가 호텔들이 즐비한 거리로 들어섰다.

루산이 물었다.

“어디로 가나요?”

“파라다이스 호텔로 가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목적지가 있었다.

<파라다이스 호텔>

왠지 돈과 욕망과 복수로 점철된 현실과는 완전히 다른, 사랑과 환희와 지극한 행복을 맛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이름이었다.

자동 마차가 호텔 현관 앞에 도착하자 루산이 차 문을 열고 내렸다.

인사하기 위해 바덴도 얼른 내렸다.

두 사람의 눈이 잠시 뜨겁게 부딪쳤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바덴이 침을 꿀꺽 삼키고, 잠깐 사이에 말라서 붙어 버린 입술을 겨우 떼며 말했다.

“그럼 편히 쉬세요, 기사님. 내일 저녁에 찾아뵐게요.”

“···알겠어요, 미스 고슬라. 조심해서 가요.”

이윽고 바덴의 자동 마차가 멀어져 갔다.

루산은 그 모습을 한참 동안 지켜보다 파라다이스의 로비로 혼자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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