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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 변경 군단의 기사-304화 (304/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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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사 왕국의 통일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자신의 지배권을 놓지 않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족장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관심도 없는 작은 부족의 족장들이었고, 규모가 어느 정도 되고 세상 돌아가는 판세를 읽을 줄 아는 부족의 족장과 장군들은 사실상 므라드에게 항복했다.

부르사 왕국은 오랜 항쟁과 분열의 역사를 지녔기에 므라드가 통일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었다고 해도 저항을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무력에 굴복한 것일 뿐 내부적인 갈등은 지속될 가능성도 컸다.

그럼에도 부르사 왕국은 페르보 제국의 식민 지배 이후 수십 년 만에 국왕의 지배 아래 하나로 통일된 셈이었다.

이 어려운 전쟁을 생각보다 빨리 승리로 마무리 지은 므라드의 감격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차분하게 말했다.

“앞으로 가프 용병단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군.”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계속해서 나의 의뢰를 수행할 것인지 아니면 부르사 왕국 동쪽 국경을 돌파해 페르보 제국으로 진격할지 궁금하다는 말이네.”

그는 가프 용병단이 필센 제국의 위장 부대이고, 자신을 도와 부르사 왕국을 통일한 뒤 페르보 제국을 공격하는 길을 얻기 위해 투입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통일 전쟁이 거의 끝났고 필센 제국군이 바르나 왕국도 돌파했으니 이제 필센 제국의 다른 군대가 부르사 왕국을 통과해 페르보 제국으로 진격하는 것이냐고 묻는 것이다.

그에게는 무척 중요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국왕 측 세력의 분열을 위해 필센 제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있다는 소문을 퍼뜨리기는 했지만, 외세를 이용해 통일했다는 소문은 그의 평판을 떨어뜨리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그런 소문이 널리 퍼진 가운데 필센 제국군이 실제로 대규모로 상륙해 이 나라를 통과해서 페르보 제국으로 진격한다면 그런 소문이 사실임을 인정하는 셈이 된다.

가프 용병단의 공이 워낙 커서 필센 제국이 원한다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므라드는 그렇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므라드가 한 질문의 의미를 이해한 루산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전하, 계약 내용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계약 내용?”

“네. 저희 가프 용병단에서 전하께 제공한 멕 나이트와 용병 파일럿들은 어디까지나 피닉스 제철과 전하 사이에 체결한 계약에 따라 부르사 왕국에서 철광산을 개발하고 운송하는 사업의 대가입니다. 피닉스 제철은 철광석을 얻고 전하께서는 피닉스 제철로부터 멕 나이트와 용병 파일럿을 받은 것이지요.”

“그걸 누가 모르나? 다만 나는······.”

“그것이 전부입니다.”

“······?”

“문서가 증명하지 않습니까? 그것이 전부입니다.”

“······!”

“전하께서 원하시면 저희 가프 용병단은 철수할 것이며 철수를 원하지 않으신다면 최대한 빨리 통일 전쟁이 마무리될 때까지 기여하겠습니다. 전하께서는 피닉스 제철과 맺은 계약에 따라 철광석 개발과 운송에 필요한 철도 부설 사업에 최대한 협조해 주시면 됩니다.”

므라드는 여전히 루산의 말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필센 제국이 우리나라를 페르보 제국으로 진격하는 통로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인가? 그야 좋은 일이지만 그렇다면 도대체 왜 나를 도왔다는 말인가?’

그때 루산이 이야기를 계속했다.

“사업에는 믿을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합니다. 부르사 왕국이 통일되고 안정을 찾아야 피닉스 제철도 믿음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이 나라에 투자할 수가 있지요. 그것은 결국 필센 제국과 부르사 왕국 사이의 우호적 교류의 확대로 이어질 것입니다. 두 나라 모두에 이로운 일이지요.”

‘당장 대전쟁에서 이익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아우로라 대륙에서 필센 제국에 우호적인 파트너를 확보하기 위해서란 말인가?’

므라드는 여전히 루산이 필센 제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했다.

“통일 전쟁이 끝나더라도 부르사 왕국은 할 일이 많습니다. 치안을 회복하고 분열을 극복하고 나라를 발전시키는 것은 어쩌면 통일 전쟁보다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죠. 앞으로 피닉스 제철과 이 회사가 소개한 필센 제국의 능력 있는 회사들이 부르사 왕국의 발전을 도울 것입니다. 이미 두 번의 전쟁으로 폐허가 된 아라드 왕국을 재건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회사가 있습니다. 그 프로젝트에 피닉스 제철 역시 깊이 관여하고 있지요.”

“그러한가?”

“네, 전하.”

“음······!”

므라드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루산이 담담하게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앞으로 필센 제국에서 먼저 접근해 오거나 부르사 왕국이 필센 제국에 사절을 보내게 되겠지요. 부르사 왕국의 통일이 완수되어 새로운 나라로 태어났음을 다른 나라에 알리고 수교를 맺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그때 굳이 가프 용병단을 언급하며 필센 제국의 도움에 고마움을 표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희는 어디까지나 일개 용병단이고, 필센 제국 정부에서는 저희의 존재를 부인할 테니까요.”

“음! 알았네.”

루산과 이야기를 마친 므라드는 부담이 확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필센 제국군은 우리나라를 페르보 제국 침공로로 삼을 의향이 없다!’

이것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무척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필센 제국의 힘에 엄청난 두려움을 느낀 시간이기도 했다.

홀로 아우로라 대륙의 많은 나라들을 상대하면서도 자국의 기업과 아우로라 대륙에서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자 하는 나라를 위해 상당한 병력을 빼서 비밀공작을 벌인다.

그러면서도 대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있었다.

이러한 힘을 가진 나라가 이 세상에 또 있겠는가!

앞으로 이 세상은 필센 제국의 세상이 될 것이다!

므라드는 필센 제국과 우호 관계를 맺고 필센 제국의 기업 중에서 가장 먼저 부르사에 진출한 피닉스 제철과 더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를 바탕으로 아라드 왕국 재건 프로젝트 같은 국가 개발 계획을 이 나라에서도 실행하여 부르사를 부강한 나라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고용 계약이 끝날 때까지 잘 부탁하네.”

“알겠습니다, 전하.”

루산은 통일 전쟁을 마무리할 때까지 멕 나이트 30대를 추가로 투입하고 남방군 출신 파일럿과 동방군에서 빼돌린 구귀족파 기사들, 그리고 이스타드 출신의 젊은 파일럿들로 하여금 교대로 조종하도록 했다.

구귀족파 기사들이 갑자기 한꺼번에 아라드 변경으로 들어간다면 필센 제국 출신 변경 요원들 사이에 소문이 돌 가능성이 있기에 천천히 조금씩 이동시키기 위해서였다.

또한 전투 경험이 부족한 이스타드 출신의 젊은 파일럿들을 훈련시키려는 생각도 있었다.

가프 용병단의 지휘는 미켈 슐츠에게 맡겼다.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인명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포로로 잡은 부르사 전사들을 아라드로 이송할 때 구출한 기사들을 조금씩 포함시키세요.”

“알겠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대장님!”

루산은 바이크, 시에나와 함께 아라드 왕국으로 가는 수송선에 올라탔다.

대형 거미와 마법사, 조종법을 배운 파일럿들도 함께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 투릭 오제로도 끼어 있었다.

루산은 아라드 전쟁에서 포로로 잡은 코벨 왕국의 젊은 기사 투릭을 구귀족파 구출 작전에 데려왔다.

그는 바르나 왕국에 연고는 없었지만, 아우로라 연합군 출신이라 라브나에 미리 잠입해 시가지 지도를 확보하고 도주 동선을 짜는 데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

그리하여 루산은 그를 풀어 주려고 했다.

그러나 그가 거절했다.

“지금 돌아가 봐야 탈영병 취급을 받거나 패전국의 일개 기사가 될 뿐이겠죠. 전쟁도 곧 끝날 것 같으니 그때 포로로 잡혀 있다 풀려난 것으로 해 주십시오.”

“그래도 괜찮겠어요?”

“그리고 이왕 이렇게 된 것, 그때까지 변경에서 파일럿으로 일하게 해 주십시오.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그것도 어렵지 않죠.”

“마지막으로 혹시 대장님이 아우로라 대륙에서 어떤 사업을 할 생각이시라면 코벨 왕국의 사업 파트너가 되고 싶습니다.”

“······!”

루산은 투릭 오제로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수정했다.

아라드 전쟁에서 적을 기습하여 멕 나이트 파일럿들을 포로로 잡을 때 그는 멕 나이트 안에서 당직을 서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멕 나이트 시동을 켜고 대항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레오파드에 둘러싸이자마자 항복해서 루산은 그를 겁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겁이 많은 것이 아니었다.

코벨 왕국은 아우로라 연합에 속하기는 했지만, 강한 나라가 아니었다.

전쟁에 승리하더라도 국가에 이로울 것이 별로 없었고 연합 소속으로 할당된 병력을 채우기 위해 명예와 각종 이익을 미끼로 가진 것 없는 기사들을 모집해 전장으로 보냈다.

지휘권은 모두 강대국 출신 기사들에게 있었다.

전쟁터에 투입된 뒤에야 자신이 일개 부품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은 투릭은 싸우고자 하는 의지보다 공을 세울 수 있으면 세우겠지만 무사히 귀국하자는 생각이 훨씬 크게 자리 잡게 되었다.

그래서 곧바로 항복한 것이다.

눈치가 빠른 그는 루산이 굉장한 실력자인 데다 아라드 변경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것과 가프 용병단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만큼 가프 마법 연구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떻게든 루산의 눈에 들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멕 나이트 시가전이 벌어져 건물이 수없이 무너지는 위험천만한 라브나 시에서도 구귀족파 구출 작전에 최선을 다한 것이다.

바로 오늘 이 말을 하기 위해서.

‘영리하고 약은 사람이군!’

그리 기사답지는 않았지만,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라 루산은 그가 그리 싫지 않았다.

“이 전쟁이 끝나고 코벨 왕국 아니 아우로라 대륙에 대해 잘 아는 현지인이 필요할 때 당신을 필센 제국 최고 회사에 소개하도록 하죠.”

그 회사가 어디인지 말하지 않았지만, 투릭은 자신을 기꺼이 풀어 주겠다고 말한 루산이 허튼 소리를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감사합니다.”

그들은 모두 수송선을 타고 아라드 왕국으로 떠났다.

***

<필센 제국, 동방에서 대승을 거두다!>

<페르보 제국, 우리 군을 막을 병력이 없다!>

<동방군, 라브나·그라데 대첩으로 대전쟁 승리 목전!>

바르나 왕국의 라브나와 그라데에서의 대승 소식을 신문들은 연일 보도했다.

필센 제국 국민들은 환호했다.

이반 황제 때 벌어진 대전쟁과 마찬가지로 20년 이상 지속되리라고 생각한 전쟁이 3, 4년 만에 끝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에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두가 필센 제국의 국민임을 자랑스러워했고 벅찬 가슴을 이기지 못한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환호하고 술집을 가득 채우고 승리의 노래를 불렀다.

어딜 가든 승리의 노래, 기쁨에 찬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리는 사람들로 가득 차고, 상점들이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때 모든 신문에 대대적인 광고가 실렸다.

<에를랑겐 쇼핑 거리, 에를랑겐 백화점, 대승 기념 대할인 판매!!!>

3일 동안 이어지는 대축제!

이 기간 수입금 전액은 승리의 주역 레오파드 구입을 위한 성금으로 국가에 전액 납부합니다.

1골드 이상 구매하신 모든 손님에게 승리의 마스코트 레오파드 모형 인형을 선물로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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