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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 변경 군단의 기사-408화 (408/450)

4부 27. 낯선 부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4부 27. 낯선 부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클라크가 말했다.

“벨고트 왕국에서 먼저 페르보를 공격하려 했기 때문에 폴타바의 총독이 선제적으로 벨고트를 친 것인지 여부를 조사단이 확인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그것으로 블란트의 혐의를 입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이미 조사단은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다.

조사하려는 의욕이 있었는지조차 의심스러웠지만, 설사 의욕이 넘쳤다 해도 블란트가 증인이 될 만한 자들을 철저히 없애고 감춰 버렸다면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마나석 가공 공단을 직할령에 넘기고 벨고트 왕국에서 철수하라고 하는 것이죠.”

마나석은 필센 제국 정부가 관리하는 것이므로 폴타바 총독이 벨고트 왕국의 마나석 가공 공단을 장악할 명분이 없었다.

순순히 폴타바로 돌아간다면 블란트의 이번 군사 행동은 급박한 상황에서 국가의 안전을 위해 행한 것으로 이해해 줄 여지가 있겠지만, 돌아가기를 거부하고 벨고트를 계속 차지하겠다고 주장하면 이번 군사 행동은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행한 것이 되는 셈이다.

“명분 쌓기를 한다는 말이군.”

“네, 백작님. 총독을 함부로 벌할 수는 없으니까요.”

블란트의 이번 행동은 누가 봐도 사리사욕 때문에 벌인 일이지만, 증거도 없이 체포하거나 징계를 할 수는 없었다.

다른 총독들의 강한 반발을 살 것이기 때문이다.

“좋다. 이왕 하는 것, 철저히 해야겠지.”

블란트에게 철수를 요구하고 마나석 가공 공단과 벨고트 왕국을 인계받으려면 병력이 있어야 한다.

만약 블란트가 철수를 거부하고 저항한다면 체포할 병력이 필요한 것이다.

루산은 오스카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다.

***

루산이 보낸 서신을 읽어 본 오스카는 고심했다.

얼마 전 루산이 티라스 시에 들러 협조 요청을 했을 때 기꺼이 따르기로 하고 즉시 출동할 병력까지 준비했으나 막상 병력을 출동시키라 하니 마음의 동요가 크게 일어난 것이다.

그 역시 조사단 부하들로부터 보고를 받아 벨고트 왕국의 상황을 알고 있었다.

다른 식민지 총독들이 마나석 매입 가격을 올려 주어 벨고트 점령의 이익을 나눠 갖겠다는 폴타바 총독의 편을 들고 있었다.

다들 일시적인 이익에 눈에 멀어서 그런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지난 10여 년 동안 쌓인 제국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

블란트는 그것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병력을 이끌고 가도 블란트가 물러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력 충돌!

‘다른 식민지의 총독들이 블란트에게 가세하면?’

내전!

‘페르보 땅의 식민지 총독들이 한편, 직할령 사령관들이 다른 한편이 될 것인가?’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페르보의 직할령 사령관들도 대부분 동방군 출신이고 다른 식민지의 총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전에 총독들이나 직할령 사령관들이 무력 분쟁에 반드시 가담한다고 장담할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군대를 움직이지 않으면 황제 폐하의 명을 어기는 것이다. 그것은 불충이고 반역죄를 짓는 것이다!’

이번 사태로 반드시 무력 분쟁이 발생한다거나 내전이 일어난다고 장담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오스카의 마음은 복잡했다.

사태가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감히 저항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최대한 많은 병력으로 찍어 눌러야 했다.

그래야 내전을 막고 이번 사태를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대기 중인 2개 전단은 즉시 벨고트 왕국으로 이동하라! 그리고 나머지 병력도 출동 준비를 마치는 즉시 신속하게 이동하라!”

그의 참모들이 깜짝 놀랐다.

“네? 전 병력을 출동시키란 말씀이십니까?”

“그렇다. 최대한 빨리 모든 병력을 벨고트 왕국 접경지대로 이동시켜 폴타바 총독이 감히 경솔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을 것이다!”

미리 출동 준비를 마친 기동 전단 2개 부대가 마나 열차를 타고 이동했다.

오스카가 착 가라앉은 표정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을 때 참모 하나가 말했다.

“각하, 이왕 병력을 동원하기로 했으면 다른 직할령에도 공조를 요청하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병력을 동원했다가 나중에 우리만 돌출 행동을 한 것으로 나타나면 곤란해지지 않을는지요.”

다른 직할령에서 병력을 움직이지 않을 경우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동방군 출신들의 끈끈한 유대감을 걱정하는 것이었다.

“더불어 페르보의 다른 총독들에게도 의심을 살 만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필요하면 병력을 출동시킬 준비를 하라고 말해 두는 일도 필요할 듯합니다. 총독들이 섣불리 행동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것이지요.”

“우리가 하는 일에 반감을 갖는 총독이나 직할령 사령관이 더 많을 것이다. 우리가 많은 병력을 움직인다고 알리는 게 오히려 저들을 자극하는 길이야. 우리끼리 빠르게 해치운다.”

“···알겠습니다, 사령관님!”

직할령 티라스 시에 주둔하고 있던 병력이 열차를 타고 벨고트 왕국이 있는 동쪽으로 계속해서 이동했다.

거대한 멕 나이트 수백 대가 수송 열차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을 티라스 시의 사람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한참 동안 쳐다보았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동쪽의 작은 나라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지 못했기에 이내 잊어버리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

“각하! 직할령 티라스의 병력이 국경을 넘어 왕성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벨고트의 왕궁에 머물러 있던 블란트는 부하의 보고에 깜짝 놀랐다.

“뭐라고? 티라스라면 오스카 빈켈이 사령관으로 있는 직할령 말이냐?”

“그렇습니다, 각하.”

“빈켈의 병력이 갑자기 왜 여기로 온단 말이냐?”

“그것이··· 인수를 위해 왔다고 합니다.”

“무얼 인수해?”

“벨고트 왕국과 마나석 가공 공단을 인수하러 왔답니다.”

쾅!

블란트가 책상을 강하게 내리쳤다.

“빈켈, 내 공을 가로채려 하는가!”

그렇지 않아도 블란트는 오스카를 싫어했다.

어쩌다 동방군 사령관의 눈에 들어 승승장구한 인물이라는 것이 오스카 빈켈에 대한 그의 평가였다.

작위도 출신 학교도 보잘것없는 자가 어쩌다 라이네 사령관의 눈에 띄어 전단장이 되었고, 운 좋게 바르나 왕국에서 공을 세웠으며, 그로 인해 계속 선봉 부대를 맡아 대전쟁 기간 내내 줄곧 공을 세웠다.

누구라도 선봉 부대를 맡으면 공을 세울 기회가 늘어나는 것이고, 어떤 장군이라도 많은 병력을 거느리게 되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전쟁 후에는 드넓은 바르나 땅을 식민지로 받아 방면군 사령관들을 제외하면 가장 넓은 땅을 다스리게 되었고, 마나석이 나지 않는 땅임에도 고슬라 그룹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발전시킨 덕에 엄청난 부를 쌓아 올렸다.

그야말로 운이 좋은 군인이자 자신이 획득할 명예와 부를 가로챈, 짜증나는 인간이었다.

그런 자가 갑자기 병력을 이끌고 와서 벨고트 왕국과 마나석 가공 공단을 인수하겠다고?

블란트는 열이 확 뻗쳤다.

“티라스 군의 병력은 얼마나 되지?”

“2개 전단입니다.”

“2개 전단? 알았다. 손님이 온다는데 마중을 안 나갈 수 없지. 우리 병력을 모두 소집하라!”

“알겠습니다, 각하!”

벨고트 왕국 전역에 흩어져 있던 폴타바 군에 집합 명령이 떨어졌다.

시간이 촉박해 모두 모을 수는 없었으나 블란트는 귀순 부대를 포함하여 4개 전단을 이끌고 서쪽에서 다가오는 티라스 군을 맞이하러 갔다.

벨고트에 들어와 있던 다른 페르보 식민지의 인사들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하여 블란트와 동행했다.

오스카가 지휘하는 티라스 군.

블란트가 지휘하는 폴타바 군.

양군은 접경지대와 왕성 중간쯤에 있는 평원에서 만났다.

오스카와 블란트가 양군이 대치하고 있는 중앙에서 다른 식민지 인사들과 참모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회담을 가졌다.

오스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 뵙소.”

“그러게 말입니다. 벨고트에서 뵐 줄은 몰랐지 뭡니까.”

“그나저나 환영의 인사로 이렇게 많은 병력을 이끌고 오시다니, 폴타바에 멕 나이트가 이렇게 많았던가요?”

“티라스 사령관께서 멕 나이트 부대를 이끌고 방문하시는데 그에 맞는 격식은 갖춰야지요.”

안부를 빙자한 기세 싸움이 잠시 이어지다 본격적인 용건으로 들어갔다.

“말씀드린 대로 우리가 벨고트 왕국을 접수하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그게 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지 궁금했는데, 어디 설명이나 들어 봅시다.”

“본국에서 벨고트 왕국을 어떻게 처분할지 결정을 내리기 전에 직할령 병력이 이 나라를 관리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총독께서는 폴타바로 돌아가 향후 이번 사태에 대한 본국의 처분을 기다리는 게 좋겠습니다.”

블란트의 눈꼬리가 날카롭게 올라갔다.

오스카는 그에 개의치 않고 할 말을 계속해 나갔다.

“만약 총독이 벨고트 왕국을 계속 다스리도록 내버려 둔다면 우리 제국에 안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됩니다. 식민지들이 인근 왕국을 마음대로 공격해 자기 것으로 삼으려 할 것 아닙니까? 이는 필센 제국의 안보와 외교 전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입니다. 게다가 필센 제국의 병력을 이용해 총독 개인의 통치 범위를 넓히는 것은 문제가 있지요. 그러니 일단 폴타바로 돌아가시지요. 이번 군사 행동이 정당했는지는 심도 있게 검토해 볼 것입니다.”

블란트가 반박에 나섰다.

“그 검토를 누가 한단 말이오?”

“그야 직할령 조사단이······.”

“직할령 조사단이 무슨 권한으로 조사를 한단 말이오? 직할령이 식민지 총독부의 상급 기관이오?”

블란트가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뒤에 늘어서 있던 다른 식민지 관계자들이 불쾌한 눈빛으로 오스카를 노려보았다.

오스카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건 아니지만, 직할령은 식민지에서 벌어지는 각종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잘 알지 않소?”

“애매하게 말하지 마시오. 식민지에서 소요 사태가 발생하거나 저항 세력이 공격해 오는 등의 일이 발생할 때 식민지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면 직할령이 나서는 것 아니오?”

더 나아가 직할령은 식민지 총독들의 반란을 진압할 권한이 있었다.

그러나 오스카는 굳이 이 이유를 들어 항변하지 않았다.

폴타바 총독이 반란을 일으킨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내용을 이야기한다면 공연히 분란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상급 기관도 아닌 직할령에서 나의 군사 행동을 조사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데, 내가 제국의 안전을 위해 애쓴 공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벨고트 왕국을 인수할 테니 물러나라고? 대체 날 뭘로 보는 것이오? 아니, 직할령 사령관은 식민지 총독을 뭐라고 생각하는 것이오? 조사를 하는 것도, 벨고트 왕국의 처리 문제를 논의하는 것도 필센 제국 정부가 할 일이오. 직할령 사령부가 아니라. 그때까지 내가 벨고트 왕국을 맡고 있을 테니그런 줄 아시오.”

“아니, 본국에 보고를 올리고 본국에서 조사단이 도착하기까지 몇 개월이 걸릴지 모르는데······.”

“그때까지 벨고트 왕국의 치안을 유지하고 질서를 회복하는 수고를 내가 하겠다는 말이오. 상관도 없는 티라스는 빠지시오.”

“음!”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제국의 병력을 이용해 총독 개인의 통치 범위를 넓힌다는 말은 상당히 어폐가 있어요. 내가 내 욕심을 챙기려고 벨고트를 선제공격한 게 아니라는 이야기는 이미 조사단에도 했으니 더 하지는 않을 테지만, 내가 거느린 병력이 제국의 병력이오?”

“그게 대체 무슨 말이오? 총독이 거느린 병력이 제국의 병력이지 그럼 아니란 말이오?”

“유지비를 정부가 아닌 내가 대는데 왜 내 병력이 아니란 말이오?”

“······!”

오스카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지금 굉장히 위험한 말씀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소?”

그러나 다른 식민지에서 온 관계자들은 속이 후련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오스카는 블란트가 다른 식민지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일부러 이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래서 정녕 폴타바로 물러나지 않고 계속 벨고트를 점령하고 있겠다는 말이오?”

“말하지 않았소? 제국 정부에서 조사단이 나와 정식으로 조사를 마치고 공식적인 명령을 내린다면 따르겠소. 하지만, 그 전에 직할령의 강압적인 겁박에 겁을 먹고 물러날 생각은 전혀 없소.”

다른 식민지 관계자들이 환호성을 올리며 블란트를 지지해 주었다.

오스카가 그들을 죽 노려보다 블란트에게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굳이 이렇게 일을 복잡하게 만들어야겠소?”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오. 상식적인 일 처리를 바랄 뿐이지.”

지금 당장은 오스카가 이끌고 온 직할령 티라스의 병력보다 블란트가 데려온 폴타바의 병력이 훨씬 많았다.

게다가 많은 식민지 관계자들의 블란트 편에 서서 그를 지지하고 있었다.

오스카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때 블란트의 부하 하나가 급하게 달려와 보고했다.

“각하! 낯선 멕 나이트 부대가 북쪽에서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뭐라고? 어느 부대냐?”

“그게······.”

루산 보름스가 이끄는 가프 마법 연구소 시험단의 멕 나이트들이 양측이 대치하고 있는 평원 북쪽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세르펜스 가죽으로 온몸을 뒤덮고 있는 003은 움직일 때마다 햇빛에 반사해 번들거렸다.

마치 무시무시한 독을 품고 있는 화려한 독사의 비늘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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