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65. 부끄럽지 않습니까?
4부 65. 부끄럽지 않습니까?
마나 진동 화살이 네오 우르사에 쉴 새 없이 날아와 박혔다.
터터터텅!
아무리 두꺼운 강철 부품으로 만들고 세르펜스 가죽으로 덮었다 해도 마나포로 발사하는 강력한 마나 진동 화살을 계속 맞으면 버틸 수가 없었다.
네오 우르사에 금이 가는 만큼 루산의 인내심에도 금이 갔다.
‘늦는 건가? 어쩔 수가 없나?’
언제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다.
루산은 고민했다.
좀 더 기다릴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동원할지.
애초에 노바의 관문을 돌파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원시의 땅 깊숙이 유폐되어 있던 클라크의 옛 동료들만 믿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이 협조할지 여부도 알 수 없었고, 설사 협조하기로 결정했다 해도 시간을 맞출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다.
시간을 맞춘다 해도 무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또는 그들이 필요한 만큼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 계획이 실패할 것에 대비해 다른 방안을 마련해 두었다.
바로 전투 거미를 투입하는 것이다.
전투 거미는 멕 나이트가 오를 수 없는 험한 산도 수월하게 넘을 수 있었다.
<마나포를 탑재한 전투 거미가 필센군이 관심을 둘 필요가 없는 고지를 점령해 엄호하는 가운데 수송 거미가 관문 양옆 산기슭에 파워 아머 전사들을 하차시킨다.
파워 아머 전사들은 마나포대를 장악하고, 관문 개폐실로 진입하여 노바로 들어가는 두꺼운 강철 문을 연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이미 수차례 가상 연습을 해 왔고, 동쪽 관문 바깥에서 가프 용병단이 필센군과 격렬한 전투를 벌여 수도 군단의 주의를 완전히 끌고 있을 때 작전에 투입된 전투 거미와 수송 거미 들은 멀리 돌아 관문 옆 험준한 산에 올라 사각지대에 숨어 있었다.
루산이 동쪽 관문에 처음부터 전투 거미와 파워 아머 전사를 투입하지 않은 까닭은 이것이 그가 보유한 최후의 병력이고 그의 싸움은 동쪽 관문 전투가 마지막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전투 거미와 파워 아머는 막강하지만, 한번 드러나 버리면 필센군이 대책을 마련하게 되어 위력이 약화된다.
그리고 필센군은 아직 나타나지 않은 전력이 있었다.
바로 근위대였다.
병력 규모는 수도 군단에 미치지 못하지만, 무기의 질과 파일럿의 전투 능력 그리고 자부심과 충성심은 필센군 최강이라는 근위대.
그 근위대를 상대하기 위해 최대한 아껴 두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동쪽 관문을 돌파하지 못하면 근위대를 만날 일도 없이 이번 거사는 끝이 나기 때문에 클라크의 옛 동료들이 제때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번 전투에 전투 거미와 파워 아머 전사 들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터터터텅!
마나 진동 화살이 금속 몸체에 박히는 진동이 온몸에 전해지고 그 짧은 시간에 루산은 수없이 갈등했다.
그때 마나 통신기에서 들려온 음성이 그의 귀를 때렸다.
[여기는 전투 거미 6호! 관문 안쪽에서 멕 워커 다수 출현! 관문 안쪽에서 멕 워커 다수 출현! 거대한 차량을 밀면서 오는데 멕 나이트 전용 마나포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초조한 긴장 상태에서 환호로 바뀌는 전투 거미 6호 조종수의 목소리였다.
루산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드디어 왔구나!]
[멕 워커들이 발포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다음은 루산도 알 수 있었다.
콰쾅!
옛 마나포가 아닌 멕 나이트 전용 마나포를 발사할 때 나는 굉음이 관문 너머에서 들려온 것이다.
***
수도 군단은 관문 안쪽에도 멕 나이트 30대를 남겨 두고 있었다.
만에 하나 밖에서 관문을 뚫고 들어오는 적을 저지하기 위해서였지만, 사실 주된 목적은 그것이 아니었다.
관문 안쪽에서 수비 병력을 공격하는 적으로부터 관문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개혁 헌법 수립 60주년에 일어난 반란 사건 - 프리드리히 황제의 지시로 오베론 공작이 비밀리에 시행한 반란 유도 사건 - 에서 구 귀족파 잔당은 보름스 가문의 장원을 강탈하여 비밀 공장을 건설하고 그곳에서 멕 나이트를 생산해 관문을 안쪽에서 공격한 적이 있었다.
반란에 가담하기로 하고 변경에 잠입해 있던 남방군 출신 파일럿들이 멕 나이트를 수송 열차에 태워 노바로 들어오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루산이 변경 반란 부대의 상경을 저지하고 오베론 공작이 남방군을 이끌고 노바로 들어와 구 귀족파 반란군을 포위함으로써 결국 반란은 실패했지만, 구 귀족파 반란군의 관문 공격은 성공적이었다.
그 사건 이후로 관문 방어를 위해 마나포가 증강 배치되었고 멕 나이트 전대가 내부에서 관문을 공격하는 적을 대비해 머물도록 되어 있었던 것이다.
수도 군단 5전단 3전대 멕 나이트 30대는, 관문 밖에서 성벽을 뒤흔드는 요란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어 신경이 온통 그쪽으로 쏠리는 와중에도 갑자기 나타난 멕 워커 200여 대를 확인하고 즉각 반응했다.
반란군과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관문을 향해 멕 워커 200여 대가 바퀴가 달린 거대한 수레를 밀고 오는 것은 결코 정상적인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저것들이 다가오지 못하게 막아! 퇴거 명령에 불응하면 부숴 버려!]
[알겠습니다!]
수도 군단 5전단 멕 나이트들이 마나 진동 대검을 뽑아 들고 멕 워커 무리를 향해 달려갔다.
- 웬 놈들이냐? 물러나지 않으면 공격하겠다!
그러나 멕 워커 부대는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물러나지도 않았다.
바이크가 소리쳤다.
- 발포 준비!
방패 차를 밀고 온 멕 워커들 뒤에서 멕 나이트 전용 마나포를 어깨에 메고 따라온 멕 워커들이 방패 차로 다가와 긴 포신을 거대한 차 위에 걸쳤다.
마나포를 들고 온 멕 워커들이 달려오는 수도 군단 멕 나이트들을 조준하는 동안 부사수 역할을 하는 멕 워커가 엄청난 반동에 포신이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포신을 꽉 잡고 버텼다.
그 움직임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챈 수도 군단 멕 나이트 파일럿들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그러나 피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 발사!
콰쾅!
콰콰콰콰콰쾅!
지축을 뒤흔드는 굉음이 울리고, 달려오던 멕 나이트 일곱 대가 포탄에 몸체 일부가 뚫리거나 날아가 버렸다.
수도 군단 5전단 3전대에는 악몽이나 다름없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바이크와 옛 혁명 전사들에게도 그리 낙관적인 상황은 아니었다.
단 한 번의 포격으로 멕 나이트 일곱 대를 전투 불능으로 만든 것은 놀라운 일이지만, 달리 말하면 명중시키지 못한 마나포가 훨씬 많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쓰러지지 않은 멕 나이트 23대가 더욱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
난생 처음 듣는 엄청난 굉음과 죽일 듯이 달려드는 수도 군단 멕 나이트의 무시무시한 위용 때문에 두 번째 포탄을 장전하는 옛 혁명 전사들의 손이 후들후들 떨렸다.
- 다들 침착해! 원시의 땅에서 괴수한테 죽을 뻔한 게 어디 한두 번이야? 저것들도 별거 아니야. 우리 손에 들린 무기에 맞으면 쓰러진다고. 침착하면 이기는 거야!
멕 워커 한 대가 침착하게 포신에 포탄을 재며 두 번째 발사 준비를 마쳤다.
바로 사라였다.
그녀는 곧바로 새로운 목표를 겨냥해 마나포를 발사했다.
쾅!
날아간 포탄이 방패로 몸을 가리며 달려오는 수도 군단 멕 나이트의 방패 상단에 불꽃을 일으키고는 살짝 방향이 바뀌어 목을 향해 날아갔다.
멕 나이트의 머리가 통째로 사라져 버렸다.
콰콰콰쾅!
연달아 발사된 마나포에 수도 군단 멕 나이트 네 대가 추가로 쓰러졌다.
그러나 그 사이 관문 성벽 위에 설치된 마나포들이 포신을 반대로 돌렸다.
슈웅-!
슈슈슝-!
마나 진동 화살이 소름끼치는 파공음을 일으키며 날아와 방패 차에 박혔다.
파파팍!
관문 성벽에 설치된 마나포는 멕 나이트 키만큼 긴 마나 진동 화살을 발사하기 때문에 장전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지만, 그것을 다루는 포병들은 마나포 발사에 능숙하기에 당황하지 않고 기계처럼 마나포를 연달아 발사했다.
점점 더 많은 마나 진동 화살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슈슈슈슈슉!
멕 워커들이 방패 차 뒤에 몸을 숙였다.
그러는 사이, 쓰러지지 않은 수도 군단 멕 나이트들이 더욱 가까이 접근했다.
- 몸을 숙이고 어떻게 맞추겠다는 거야? 뒈지더라도 자세 똑바로 잡고 쏘란 말이야! 가까워지면 맞추기가 더 쉽잖아! 고개 쳐들란 말이야, 이 겁쟁이 놈들아!
바이크가 마나포를 발사하며 소리쳤다.
- 겁쟁이라니,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오? 쓰벌!
- 이런 난리 통이 오랜만이라 잠깐 놀란 거지 겁이 난 게 아니야! 어차피 싸우러 온 거니까 너무 닦달하지 말라고!
원시의 땅에서 돌아온 혁명 전사들이 하나씩, 하나씩 다시 고개를 쳐들었다.
인간 세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새로운 자유를 맛보기 위해, 가족들과 재회하기 위해 각오한 전투였다.
두려움이 앞섰다면 15년 전에 필센군에 맞서 무장 투쟁에 나서지도 않았을 것이다.
과거 노동자, 대학생이었던 혁명 전사들이 빗발치는 마나 진동 화살과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려오는 수도 군단 멕 나이트 앞에서 용기를 내기 시작했다.
- 발사!
콰콰콰쾅!
수도 군단 멕 나이트의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리고, 다리가 통째로 날아갔다.
멕 나이트 전용 마나포가 흔들리지 않게 붙잡고 있던 멕 워커 한 대가 마나 진동 화살에 관통되어 쓰러지면서 포신이 홱 돌아가자 다른 멕 워커가 동료의 기체를 옆으로 밀어내고 마나포를 꽉 붙들었다.
그야말로 굉음, 괴성, 죽음, 그리고 삶에 대한 의지가 넘쳐나는 현장이었다.
콰콰콰쾅!
무시무시한 마나포의 위력으로 인해 수도 군단 5전단 3전대 멕 나이트들은 방패 차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고 거의 다 쓰러졌다.
오직 두 대만 방패 차를 밀치고 멕 워커 무리로 들어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그 두 대가 들어온 순간, 멕 워커 부대에 진정한 지옥이 시작되었다.
[다 죽인다!]
분노한 멕 나이트 두 대가 마나 진동 대검을 휘두르자 멕 워커들이 지푸라기 인형처럼 쓰러졌다.
막을 수가 없었다.
근접전에서 멕 워커는 멕 나이트에게 상대도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원시의 땅에서 돌아온 멕 워커 파일럿들은 정식 전투 훈련을 받은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양 떼에 파고든 늑대처럼 날뛰는 멕 나이트 두 대 앞에서 멕 워커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다행히 이들에게는 수많은 전투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바이크가 있었다.
가프 용병단 파일럿들과 함께 있을 때는 실력 없이 말만 앞선다며 놀림감이 되기 일쑤였으나 루산과 함께 여러 전장을 누비고 다양한 전투 경험을 겪은 역전의 용사가 바로 그였다.
그는, 성질이 고약하지만 전투 능력이 부족한 양들과 원시의 땅에서부터 함께 오면서 무한한 책임감도 느끼게 되었다.
바이크가 탄 멕 워커가 멕 나이트 전용 마나포를 옆구리에 들고 뛰었다.
그는 무서운 칼질을 피해 사방으로 흩어지는 멕 워커들 사이를 지나 방패 차 뒤에 가까이 붙어 몸을 최대한 낮추고 수도 군단 멕 나이트에 접근했다.
멕 나이트는 눈앞에 널려 있는 사냥감을 죽이느라 여념이 없었다.
수도 군단 멕 나이트가 대검을 휘두르기 위해 어깨를 뒤로 한껏 젖힌 순간, 바이크의 멕 워커가 방패 차 뒤에서 나와 멕 나이트의 등에 포신을 들이댔다.
쾅!
등에 큰 구멍이 난 수도 군단 멕 나이트와 엄청난 반동을 견디지 못한 바이크의 멕 워커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 쓰러졌다.
- 와아아아!
멕 워커 파일럿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그 소리에 마지막 남은 수도 군단 멕 나이트가 고개를 돌렸다.
바로 그때 살아남아 있던 사라와 마나포 사수들이 일제히 마나포를 발사했다.
콰콰콰쾅!
수도 군단 5전단 3전대의 마지막 멕 나이트가 쓰러졌다.
- 야아아아!
- 이겼다!
혁명 전사들이 기쁨의 환성을 질렀다.
- 아직 이긴 게 아니야! 방패 차 밀고 관문으로 접근해!
바이크가 원시의 땅에서 온 병력을 지휘했다.
살아남은 멕 워커들이 방패 차에 붙어 관문으로 나아갔다.
슈슈슈슉!
마나 진동 화살이 더욱 거세게 날아들었다.
그러나 자신들을 저지할 멕 나이트가 없는 데다 성공이 바로 눈앞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혁명 전사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들은 방패 차 뒤에 숨어 성벽 위의 마나포대를 포탄으로 날려 버리며 관문으로 다가갔다.
- 개폐실로 들어가서 문을 열어!
바이크가 소리치자 멕 워커 몇 대가 관문 개폐실로 들어가 개폐 장치를 돌렸다.
끼기기기긱!
마침내 육중한 철문이 열렸다.
그리고 철문 너머로 온몸에 고슴도치처럼 마나 진동 화살을 꽂고 있는 거대한 강철 거인이 보였다.
네오 우르사였다.
- 고생 많았다!
마나 확성기로 들려오는 루산의 목소리에 바이크는 콧날이 시큰해지는 것을 느꼈다.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부끄럽게 그럴 수는 없었다.
그래서 짐짓 장난스럽게 소리쳤다.
- 고생은 대장님이 한 것 같은데요?
그 목소리를 알아들은 루산이 반갑게 말했다.
- 바이크냐?
- 예!
- 잘했다!
바이크의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철문이 워낙 무거워서 멕 워커 여러 대가 달라붙었음에도 다 여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문이 열리자 네오 우르사를 필두로 마나 진동 화살을 몸체에 꽂고 있는 가프 용병단의 멕 나이트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그들은 관문 안쪽 계단을 통해 성벽 위로 올라가 마나포대 장악을 시작했다.
[부수지 마라! 우리가 써야 하니까.]
[알겠습니다!]
먼저 들어온 가프 용병단이 마나포대를 장악해 나가는 동안 밖에서 필센군 멕 나이트 부대를 막고 있던 후미 부대가 천천히 안으로 따라 들어왔다.
그러나 관문 안으로 무사히 철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관문은 좁았고 필센군 멕 나이트가 훨씬 많은 데다 피아가 서로 맞대고 있었기에 함께 딸려 들어오면 난전이 벌어지기 때문이었다.
관문이 돌파당했다는 보고를 받은 필센군이 격렬하게 가프 용병단을 공격했다.
후미 방어 부대가 무너지지 않도록 슈야 마우메뿐 아니라 레보르크, 시에나와 같은 실력자들이 맨 뒤에 붙고 좌우 부대 멕 나이트들이 관문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때 놀란 목소리가 통신기로 루산의 귀를 때렸다.
[여기는 전투 거미 7호! 전투 거미 7호! 대장님, 노바 안쪽에서 새로운 멕 나이트 부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규모는, 1개 전단이 넘습니다! 멕 나이트 150대 정도!]
루산은 깜짝 놀랐다.
[뭐라고? 수도 군단에 그 정도 여력은 없을 텐데?]
다른 관문들을 지키던 수도 군단의 나머지 병력을 모두 끌어모은다면 불가능한 규모는 아니지만, 다른 관문에서 동쪽 관문까지 벌써 올 리가 없었다.
[방패의 문양을 보니···, 근위대입니다!]
[근위대가······!]
황궁을 지키는 근위대가 동쪽 관문으로 올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어쨌든 근위대가 동쪽 관문 노바 쪽 방면을 막게 되면, 병력 대부분이 아직 관문 바깥에서 필센군과 치열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프 용병단은 꼼짝 없이 갇히게 된다.
할 수 없이 루산은 지친 몸으로 마나 진동 화살이 빼곡히 박혀 있는 네오 우르사를 움직여 근위대를 향해 나아갔다.
가프 용병단 멕 나이트가 관문 안으로 충분히 들어올 시간을 벌어야 했던 것이다.
근위대는 새것처럼 반짝이는 레오파드를 타고 있었다.
루산이 소수의 멕 나이트를 이끌고 앞을 막자 근위대 진영에서 누군가가 외부 확성기로 소리쳤다.
- 루산 보름스 백작은 앞으로 나서시오!
루산도 외부 확성기로 외쳤다.
- 내가 루산 보름스다!
그러자 근위대 지휘관이 탄, 눈부시게 빛나는 레오파드 한 대가 앞으로 몇 발짝 나오더니 조종실 문을 열었다.
그곳에서 한 사람이 멕 나이트 손바닥 위에 올라 소리쳤다.
“백작님, 하인즈 케넨입니다!”
“······!”
하인즈 케넨.
루산은 그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백작님을 만나 명예로운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군대를 이끌고 노바를 공격하다니, 부끄럽지 않습니까?”
브레이브 랜드 1기 수료생 소년이 세월이 흘러 어느새 근위대 멕 나이트 부대 전대장이 되어 있었다.
- 하!
루산의 입에서 탄식이 흘러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