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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 변경 군단의 기사-450화 (완결) (450/450)

4부 69. 새로운 도전

4부 69. 새로운 도전

“복수가 끝나는 날,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결혼식을 올리는 겁니다. 어떤가요?”

루산은 바덴에게 그렇게 약속하고 가족들만 참석한 비밀 결혼식을 올렸다.

이미 여성 사업가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던 바덴과 결혼한 사실이 알려지면 오베론 공작의 경계심을 자극할 수 있었기에 결혼 사실을 숨기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루산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오베론 공작 가문을 무너뜨리고 프리드리히 황제를 제거함으로써 복수에 성공했지만, 당장 성대한 결혼식을 올릴 수가 없었다.

오베론 공작의 반란과 프리드리히 황제의 사망을 기화로 아우로라 연합이 대반격 작전을 실행하면서 전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황제로 등극한 율리안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는 노바의 정국도 결혼을 못하게 만든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그 결과 루산과 바덴의 결혼식은 복수를 달성한 지 5년이 지나 율리안 황제가 공식적으로 전쟁 종식과 승전을 선언한 뒤에 이루어졌다.

노바 대학 강당을 빌려 거행한 두 사람의 결혼식에는 황제를 비롯해 필센 제국의 고관과 대작들이 거의 모두 참석하였고, 결혼식을 마친 뒤에는 꽃잎이 눈처럼 휘날리는 봄날의 대학로를 오직 두 사람만 무개차에 올라 두 사람을 보기 위해 연도에 길게 늘어선 노바 백성들의 박수와 환성을 받으며 행진하였다.

그들의 결혼식이 백성들의 열렬한 박수와 환호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최대한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루산은 결혼 사실을 미리 신문에 수차례 싣도록 했고, 고슬라 그룹은 결혼식 날짜 전후로 대규모 할인 행사를 벌였다.

물론 결혼을 이유로 할인 행사를 여는 것은 민망한 일이라 오랜 전쟁으로 지친 필센 제국의 백성들을 위로하고 승전을 축하한다는 것을 명분으로 했지만, 사람들은 이것을 고슬라 회장 결혼 기념 할인으로 부르는 것에 주저하지 않았다.

중간재 생산과 대규모 개발 사업을 제외하고도 반달 식품, 반달 제분, 용감한 나라, 붐붐 자동차 등 백성들의 삶과 직결되는 제품들에서 압도적인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고슬라 그룹의 대규모 할인 행사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어이쿠! 이런 날만 계속되면 얼마나 좋아! 고슬라 회장님은 결혼을 여러 번 해야겠구먼!”

“뭐야? 이제 곧 결혼하시는 분한테 그게 할 소리야?”

“말이 그렇다는 거지. 하하하.”

이런 농담이 나올 정도로 고슬라 그룹의 할인율은 컸으며 기간이 길었다.

두 사람의 결혼은 필센 제국뿐 아니라 바다 건너 아우로라 대륙까지 전해질 정도로, 그야말로 성대하게 치러져 한동안 모든 이슈를 덮어 버렸다.

고슬라 그룹의 특급 할인 행사가 아니더라도 황제의 최측근인 루산 보름스 백작과 재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고슬라 그룹의 바덴 고슬라 회장의 결혼이라 온갖 이야기가 들끓었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고슬라 그룹의 실제 주인과 고슬라 그룹이 단기간에 그토록 엄청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이 마침내 드러났다는 추측성 기사들, 몰락하여 변경으로 전락한 노바의 엘리트 귀족 청년과 머리가 좋고 미모가 출중한 평민 여성 변호사의 로맨스 기사들이 온 신문 지면을 뒤덮었다.

지나친 억측과 가십 기사들이 넘쳐 루산이 신문에 대한 환멸을 크게 느낀 순간이기도 했다.

게다가 사람들은 그 내용에 자신들의 욕망과 호기심과 저열한 상상을 가미하여 온갖 해괴한 소문을 만들어 냈다.

황제도, 대전쟁에서의 승전도, 아우로라 대륙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흥 전쟁도 사람들의 관심 밖이었다.

모두가 루산 보름스 백작과 바덴 고슬라 회장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

그러다 보니 불편해지는 사람들이 생겼다.

그중 한 사람이 율리안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루산이 바덴과 이미 결혼하여 슬하에 아이들까지 있다는 사실을 결혼식 직전에야 듣고 살짝 서운한 마음이 든 상태였는데 모든 주목을 루산이 받고 국가 중대사가 전혀 화제가 되지 않으니 기분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그의 심사를 알아챈 트리어 지겐이 놀라며 말했다.

“설마 폐하께서도 모르고 계셨습니까?”

“몰랐소. 이번에야 알았지.”

“그것 참! 사실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형제처럼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저도 서운한데 폐하께서는 얼마나 서운하시겠습니까.”

“···아니오.”

“보름스 백작이 독한 데가 있어요. 어쩜 그리 감쪽같이 숨길 수가 있단 말입니까. 하긴, 8구역에 고슬라 그룹 사업체들이 유난히 많이 들어오기는 했지요.”

“······.”

트리어 지겐은 등극 초기 노바의 귀족들과 관리들로부터 저항을 받고 심지어 반란까지 일어나 두려움과 외로움 속에서 지내야 했던 율리안이 편하게 마음을 터놓고 위로받을 사람이 필요해 불러올린 인물이었다.

루산도 반대하지 않았다. 그는 율리안의 통치 체제를 굳건히 하기 위해 저항을 분쇄하고 인재를 만나 설득하고 각종 회의에 쉴 새 없이 참석하느라 항상 율리안 곁에 머물러 있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궁정 비서 트리어 지겐은 율리안과 함께 변경 8구역에 있었으면서 누구보다 율리안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가려운 곳을 긁어줄 줄 아는 똑똑한 사람이었기에 노바에서 외로움을 겪던 율리안은 금방 그를 가까이하게 되었다.

“그러니 말하기가 곤란했겠지요.”

바덴이 변경 8구역에 반달 식품과 농업 회사 등을 세운 것은 8구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지만, 마음이 좋지 않을 때 들으니 모종의 비위가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율리안은 그것을 그리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변경 8구역 간부들 중에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면서 뒤로 자기 주머니를 차고 있지 않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루산이 설사 자신의 이익을 위해 변경에 자기 사업체를 세웠다 해도 그것이 다른 사람의 이익을 해치거나 변경 본부에 돌아갈 몫을 빼돌린 것이 아니고 오히려 그 사업체가 들어옴으로써 변경 8구역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결혼 사실을 숨겼다는 것에 서운함과 배신감이 그의 마음 언저리에 기웃거리기는 해도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그 일이 있고 나서 얼마 뒤에 밤베르크 공작이 귀국했다.

필센군의 네 개 방면군 중 하나인 네세베르 공략군을 이끌고 아우로라 연합의 3대 핵심 중 하나인 루한 왕국을 점령하였으며 페르보 제국의 강력한 저항을 받고 곤궁에 빠져 있던 동방군을 구원하여 대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데 가장 크게 공헌한 전쟁 영웅.

게다가 황제 율리안의 외숙이자 프리드리히 황제의 총애를 받았던 천재 장군으로서 정통성이 약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던 율리안을 든든히 보좌할 수 있는 강력한 우군이 귀국한 것이다.

그렇기에 밤베르크 공작이 루산 보름스와 충돌하는 것은 필연적이었다.

밤베르크 공작은 프리드리히 황제 시절의 관리, 귀족들과도 친분이 매우 깊었던 반면 루산은 율리안의 통치를 거부하는 과거의 인물들을 쳐내고 젊고 새로운 인물들을 등용해 새로운 통치 체제를 한 땀 한 땀 직접 짰다.

밤베르크 공작의 마음에 들 리가 없었다.

황제의 든든한 친척, 전쟁 영웅이자 고위 귀족으로서 루산이 이룩한 질서를 비판하며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루산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미 고슬라 그룹, 피닉스 제철, 아인베크 해운이라는 삼각 동맹이 그를 든든하게 지원하고 있었기에 재계에 대한 영향력이 막강했고, 스텐커 사무실과 루트 오베론이 노바의 인물과 정보를 장악하여 철저히 관리하고 있었다.

그가 구축한 질서는 좀처럼 무너지지 않았다.

그러자 밤베르크 공작은 최후의 수단을 꺼냈다.

루산과 자신, 두 사람의 비밀로 무덤까지 가져가야 할 일을 꺼내고야 만 것이다.

“폐하, 폐하를 황제로 만든 것이 누구입니까?”

“당연히 루산 보름스 백작이지요.”

“그는 믿을 만한 사람입니까?”

“그런 말씀은 마세요. 그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습니다. 요즘 보름스 백작과 지나치게 부딪치는 것 같던데 사이좋게 지내시면 좋겠습니다. 우리 제국을 위해 필요한 분들이 왜 이리 싸우십니까? 참 곤란합니다.”

“폐하, 폐하께서는 프리드리히 황제와 황태자 전하가 세상을 떠나셨기에 황제가 될 수 있었습니다. 맞지요?”

“···맞습니다.”

“프리드리히 황제를 죽인 것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

“보름스 백작입니다.”

“······!”

“황태자 전하를 제거한 게 누군지 아십니까? 바로 접니다. 보름스 백작이 찾아와 말하더군요. 율리안을 황제로 만들자고.”

“······!”

“필요하면 황제도 죽이고 갈아치울 수 있는 사람입니다.”

율리안은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오베론 공작을 제거하고 프리드리히 황제를 죽이고 폐하를 황제로 만들어 가장 큰 이익을 본 사람이 누구입니까?”

“······.”

“오베론 공단이 누구 수중에 들어갔습니까? 고슬라 그룹입니다. 오베론 해운은요? 아인베크 해운이지요. 오베론 제철은? 피닉스 제철입니다. 사실상 보름스 가문의 차지가 된 것입니다.”

“그건 가문의 복수를 하는 과정에서······.”

“정녕 그를 믿으실 수 있습니까? 마음을 터놓고 내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사람인가요? 그는 매우 뛰어나기에 더욱 위험한 자입니다.”

나쁜 이야기가 귀에 더 착착 감겨 종국에는 마음에 쉽게 검은 물을 들인다.

율리안은 결국 대답하지 못했다.

***

루산은 어떻게든 율리안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율리안이 대화를 거부했다.

그러나 밤베르크 공작, 트리어 지겐 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율리안이 왜 자신을 제거하려는 계획을 승인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권력은 자식과도 나눌 수 없다는 옛말이 맞았다고 빤한 결론을 내리고 싶지는 않았다.

그 말은 단지 욕심의 문제에 초점을 두는 것이었으나 이번 사건은 믿음에 관한 문제에 더 가까웠다.

‘믿음이라는 것은 얼마나 취약한가······.’

루트 오베론이 말했다.

“중간은 없습니다. 단호하게 쓸어버리고 새롭게 세워 나가지 않으면 사람들은 당신을 우유부단하다 생각하고 자꾸 들이받을 기회만 노릴 것입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마이센 황가를 폐하고 보름스 황가를 세우세요. 그것이 아군과 적군을 확실히 나눠 새로운 나라를 빠르게 안정화시키는 데 이로울 겁니다.”

클라크가 찾아와 말했다.

“백작님, 역사를 보면 반란으로 일어난 왕조는 반란으로 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극상의 풍조는 전염병처럼 번지기 때문이지요. 저 사람도 하는데 나라고 안 될 건 뭔가, 이런 생각을 먹게 되는 겁니다. 우리 제국은 아우로라 대륙에 주둔해 있는 병력이 본토보다 월등히 많습니다. 본토의 병력으로 진압이 어려워요. 정통성 있는 황제를 폐하면 그 많은 군대를 어떻게 휘어잡을 수 있겠어요? 정말로 끊임없는 전쟁을 벌여 다 죽이실 겁니까? 율리안 황제를 그 자리에 두고 실권을 행사하십시오. 그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백작님도 율리안 님을 죽이고 싶지는 않잖아요.”

바이크가 말했다.

“대장님, 이왕 이렇게 된 거 이제 변경 8구역 대장은 저 시켜 주세요.”

그 말에 루산은 율리안을 붙잡은 뒤로 처음으로 웃었다.

“왜 하필 8구역이야?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대장군, 재상, 총독, 뭐 이런 걸 시켜 달라고 하지 왜.”

“에이, 저도 생각이라는 게 있다고요. 변경에서 괴수들이랑 노는 게 좀 더 신간이 편할 것 같아요. 어려운 일은 좋은 아카데미 나온 대장님이 하세요. 아니, 이 정도는 시켜 주실 수 있잖아요!”

시에나가 바이크의 귀를 잡고 끌고 갔다.

그 덕에 루산은 다시 한번 웃을 수 있었다.

사라가 만남을 요청했을 때 루산은 다시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돌아간 뒤였다.

“요구 사항을 들어주신다고 하셨죠? 평민들에게 대표 선출권과 법률 제정권을 주십시오.”

“무슨 대표?”

“이 나라의 대표······는 안 되겠지요?”

“안 되지.

“그럼 각 지방 대표는······?”

“안 돼. 그런 식으로 대표를 뽑으면 말만 번드르르한 사기꾼과 선동가들이 통치를 엉망으로 만들고 말 거야.”

“충분히 자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군중은 쉽게 휩쓸려. 게다가 자기 이익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좋은 대표를 뽑을 수 없어.”

“어차피 마찬가지 아닌가요? 귀족들도 자기 이익을 위해 반란을 일으키고, 전쟁을 일으키고, 남의 재물과 권세를 빼앗고······.”

“······.”

“죄송해요.”

“뭐 완전히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통치 능력이라는 부분에서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훈련하고 교육을 받아 참을성과 지식을 습득하고, 자라서는 나라를 위해 전쟁터에 나가 국가와 단체에 대한 책임감과 희생정신을 배운다. 그리고 최소한 사람들 앞에서는 예의와 매너를 지키려고 하지. 이 마지막 내용이 중요한데, 이게 없이 노골적으로 이익과 욕망에 충실한 자들은 사회를 오염시킨다. 나라가 전쟁 중인데 무기를 들고 일어난 사람들을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

“약속은 지키겠다. 들어줄 수 있는 권리와 자유를 주겠다. 그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좀 더 생각해 보기로 하지.”

“···알겠습니다.”

돌아 나가려던 사라가 다시 몸을 돌려 말했다.

“그때 목숨을 구해 주시고, 저와 동지들 그리고 아이들을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언젠가는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어요.”

루산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클라크가 슬퍼하는 것을 볼 수는 없지. 원시의 땅에 있는 가족들은 최대한 빨리 데려오도록 노력하겠지만, 조금 기다려야 할 거야.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으니까.”

“네.”

“잘 살도록 해.”

사라가 돌아간 뒤에도 루산은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가프 용병단 사람들, 필센군 지휘관들, 노바의 관리들과 귀족들, 슈텐달 남작과 아인베크 남작.

어쨌든 율리안의 전투 중지 명령으로 전투는 멈추었고 필센군의 멕 나이트 시동 열쇠는 루산이 모두 거둔 상태였다.

국정은 재상 벤야민 스트라스와 내무대신 그리마, 그리고 과거 루산이 발탁한 관리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루산 보름스가 본토에 상륙했다는 소식은 아우로라 대륙에 있는 주둔군에 전해졌기 때문에 최소한 밤베르크 공작의 아들 토비아스가 루한 주둔군을 이끌고 올 가능성이 있었다.

물론 옛 페르보 제국까지 들어가 있는 그 많은 병력을 서쪽 해안까지 이동시켜 수송선에 싣고 돌아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겠지만, 어쨌든 그 병력이 본토에 상륙한다면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해군에 루한 주둔군 수송선을 격침시키라고 명령해도 말을 제대로 들을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거사에 성공해 밤베르크 공작과 율리안을 붙잡았지만, 모든 것이 불안정한 상태였다.

루산은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홀로 깊은 생각에 잠기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마침내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 율리안을 만나러 갔다.

***

“폐하께서 저를 오해하신 거라고 설득하지는 않겠습니다. 생각해 보면 저에 대한 폐하의 믿음이 무너질 수 있는 여건이었고, 저 역시 그 부분에 대한 고려가 깊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폐하는 제가 유일하게 존경하고 황제로 받들어 보시고픈 분이었습니다.”

율리안이 멍하니 고개를 들어 루산을 쳐다보았다.

“폐하를 죽이는 것은 저를 부정하는 것이니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폐하를 다시 권좌에 앉힐 수도 없습니다. 이미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어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럴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율리안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루산은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다.

“폐하께서는 밤베르크 공작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여 이 나라에 큰 환란을 가져온 데 대한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원정을 떠나십시오.”

이번에는 율리안의 표정에 약간 변화가 있었다.

궁금증이 생긴 것이다.

이미 두 대륙을 제패한 필센 제국에 원정을 떠날 일은 없었다.

아우로라 대륙에서 부흥 운동이 계속되고 있기는 하지만, 황제가 나설 만한 규모는 아니었다.

“이 모든 일은 밤베르크 공작의 욕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는 옛 루한 왕국 땅을 통째로 다스리고 있음에도 마나석이 나오는 옛 페르보 제국 땅을 욕심냈고, 마나 연료를 추출할 수 있도록 괴수를 루한 땅에 옮겨 목장을 만든다는 무리한 계획을 세웠지요. 그런데 마나 연료는 우리 제국의 안보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전란에 휩싸였던 아우로라 대륙을 재건하는 데는 막대한 자금이 들고 식민지 총독들은 그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마나석 광산을 보고하지 않고, 뒷거래가 횡행하고 있지요. 마나석의 대규모 채굴로 우리 제국의 주요 수출품인 마나 연료 가격이 요동을 치고 있지만, 각종 재건 사업으로 마나 연료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도 불안 요소입니다.”

율리안은 루산의 말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대체··· 지금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가?”

“이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소하기 위해서는 마나 연료를 대규모로 공급해야 합니다. 그런데 폐하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우리 제국 서쪽에 있는 변경 지역은 더 개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괴수를 마구 사냥하기보다 잘 관리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이롭고 변경 이주민을 지속적으로 유입시키는 것도 쉽지 않으니까요. 사람들은 한창 개발이 진행 중인 아우로라 식민지로 가서 한몫 크게 잡으려 하지 굳이 험한 변경으로 가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카수스 대륙 서쪽으로 원정을 떠나십시오.”

“뭐라? 대체 무슨 말은 하는 건가?”

“아우로라 대륙 동쪽에서 바다를 건너 오카수스 대륙 서쪽에 상륙하시어 그곳에서 괴수를 사냥하는 겁니다. 괴수 빈도가 많이 줄어든 우리 제국의 변경이 아닌,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아 괴수가 득실대는 새로운 원시의 땅 말입니다.”

“······!”

“아우로라 대륙 동쪽 바다가 워낙 험해 아우로라 사람들도 이루지 못한 일을 폐하께서 이루시라는 것입니다.”

“나를 바다에 빠뜨려 죽이겠다는 말인가?”

“아닙니다. 험한 바다도 버틸 수 있는 튼튼한 배를 만들었고 그곳에 닿을 수 있는 안전한 항로도 발견했습니다.”

“······!”

“대전쟁은 승리했지만, 오랜 전쟁으로 인한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필센 제국 사람들과 아우로라 대륙 백성들을 위해 폐하께서 원정을 떠나시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십시오. 그 원정에는 이번 사태에서 죄를 지은 사람들이 포함될 것입니다. 이 세상에 공을 세워 속죄할 기회를 주는 것이지요.”

그제야 율리안은 루산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손에 피를 묻히는 일은 언젠가는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다.

사람을 죽이면 원한을 사게 되고 복수를 부른다.

그것은 사회를 거칠고 위태롭게 만든다.

루산은 그 일을 막겠다는 것이다.

죄인들을 죽이지 않고 새로운 원시의 땅으로 보냄으로써.

그러나 정말로 오카수스 대륙 서쪽으로 가는 항로를 발견했는지 아니면 명목만 그럴 듯이 만들고 몰래 죽이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폐하께서는 저를 통치 대리로 임명해 주시고 그 사실을 널리 공표하십시오. 또한 모든 관리와 총독들에게 폐하의 부재중에 제 명령에 복종할 것을 명령해 주십시오. 이것이 더 큰 전쟁과 혼란을 막는 유일한 길입니다.”

“내가 명한다고 따르겠는가? 특히 루한 주둔군은 따르지 않을 것 같은데······.”

“공식 명령은 언제나 중요한 법이지요. 복종하지 않는 자들이 있으면 그때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음······.”

“받아들이시겠습니까?”

“내게 선택권은······?”

“없습니다.”

루산의 단호한 대답에 율리안은 그제야 피식 웃음을 흘렸다.

얼마만에 웃는 웃음인지 몰랐다.

그 웃음을 본 루산은 마음이 아렸다.

“좋다! 그렇게 하지.”

“폐하께서는 승전 뒤 위기에 빠진 필센 제국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운 개척지로 떠난 위대한 황제로 기록되실 겁니다.”

“나쁘지 않군. 의외로 내가 변경 체질이었나 봐.”

율리안은 마음이 홀가분했다.

그래서 기꺼이 웃으며 말할 수 있었다.

“재밌을 것 같아. 변경 8구역에서는 백작이 다 했지만, 백작이 없어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네. 나중에 자리를 제대로 잡으면 놀러 오게.”

“예, 폐하!”

루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율리안 역시 마찬가지였다.

***

율리안이 기자들을 불러 오카수스 대륙 서쪽 해안 원정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루산이 말한 그대로였다.

이후 브레머 항으로 가서 아우로라 대륙 동쪽 해안을 출발해 오카수스 대륙 서쪽 해안에 다다랐던 돌파호를 기자들 앞에 공개하고 선장과 선원들이 생생히 증언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필센 제국의 모든 관공서와 군부대에는 율리안의 친필 서신이 도착했다.

<나의 부덕함으로 인해 억울한 고초를 치른 루산 보름스 백작을 원정 기간 나를 대신할 통치 대리로 임명한다. 그는 매우 뛰어나고 어진 사람이니 잘 받들어 필센 제국을 훌륭한 나라로 만들기를 바란다.>

진심이 어찌되었든 공식적으로 받은 황제 친필 문서이고 수도 노바는 이미 루산 일파가 장악했기에 저항은 거의 없었다.

루산은 몇몇 사람들에게 특별히 따로 서신을 보냈다.

가장 먼저 그의 서신을 받은 사람은 오스카 빈켈이었다.

저간의 사정에 이어 서신 맨 아래에 적혀 있는 문구는 다음과 같았다.

<경을 루한 총독으로 임명할 것이오. 밤베르크 공작의 아들 토비아스가 명령을 거역할 경우 체포하시오.>

오스카 빈켈은 고민하지 않고 답장을 보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루산의 편지를 받은 또 다른 사람은 마르켈 라이네 공작.

동방군 사령관이었던 라이네 공작의 아들로 동방군이 해체된 지금도 동방군 출신 총독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동방군 출신 총독들의 마나석 채굴권을 공식적으로 인정할 것이오. 토비아스가 명령을 거역할 경우 체포하시오.>

이미 루산에게 잡혀 죽을 뻔한 적이 있는 마르켈은 침을 꿀꺽 삼켰다.

‘본토로 쳐들어가 밤베르크 공작과 황제를 잡고 거사를 성공시키다니!’

생각해 보면 충분히 그럴 만했다.

그 역시 답장을 보냈다.

<약속이 지켜지기를 바라오.>

그런데 루산의 편지를 받은 의외의 인물이 있었다.

페르보 제국의 굴다크 공작의 막내아들로 아우로라 부흥 운동을 이끌고 있는 베키오였다.

<내가 타던 003을 돌려주길 바란다. 손때가 묻어 그냥 주기는 아깝구나. 다른 것으로 더 많이 주겠다.>

베키오는 어이가 없었다.

“이 양반이 미쳤나? 필센 제국 통치 대리가 나에게 멕 나이트를 준다고?”

그러나 훗날 루산의 약속은 지켜졌다.

비밀리에 부르사 왕국을 통해 멕 나이트를 제공받은 베키오는 옛 페르보 제국 땅에 주둔한 필센군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그로 인해 가장 규모가 큰 필센군 페르보 제국 주둔군 - 옛 동방군 - 은 루산에게 반기를 들 겨를이 없었다.

한편 루한 주둔군을 이끌고 루산을 잡으러 갔다가 놓쳐 이 사태를 야기한 밤베르크 공작의 큰아들 토비아스에게도 루산의 서신이 도착했다.

<순순히 항복하고 원정길에 동참하여 황제 폐하와 부친을 지키는 충신이 되어라.>

“이놈이!”

토비아스는 길길이 날뛰며 서신을 찢어 버리고 병력을 소집해 본토로 출격할 것을 지시했다.

그런데 그 전에 할 일이 있었다.

바르나로 사람을 보내 루산의 아내와 아들을 붙잡는 것이었다.

그렇게라도 루산을 괴롭히지 않고서는 직성이 풀리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나 바덴과 가츠는 이미 바르나에 없었다.

시에나와 바이크가 가프 용병단 일부를 이끌고 와 그들을 구출해 낸 것이다.

쾌속선을 타고 바다를 건너는 길에 바덴은 그동안 수없이 읽었던 루산의 편지를 다시 또 읽었다.

<···당신을 만난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소. 앞으로도 걱정 없이 편안한 삶을 살게 해 준다고는 못 하겠소. 하지만, 평생 함께 갑시다. 지금 당장 당신이 필요하오. 노바에 3백만 명이 살아도 당신만큼 일 잘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 답답하오.>

“엄마, 뭐가 그리 재밌어서 볼 때마다 웃어? 나도 좀 보여 줘.”

가츠가 졸랐지만, 바덴은 절대 보여주지 않았다.

“보면 실망할걸? 아빠의 문학적 소양과 유머 감각은 결이 맞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해하지 못하거든.”

“치!”

토라진 아들의 머리를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던 바덴은 망망대해의 서쪽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 아래에 변경만큼 거칠고 노바만큼 영악한,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러나 그녀는 본토에 도착한 뒤에도 루산을 만날 수가 없었다.

“오랜만입니다, 고슬라 회장님.”

제국 재상 벤야민이 반갑게 바덴을 맞아 주었다.

“통치 대리께서는 율리안 폐하께서 이끄시는 원정대 환송식을 마치자마자 아우로라 대륙으로 떠나셨습니다. 토비아스의 반란을 진압하시기 위해 말입니다.”

바덴은 걱정과 아쉬움이 밀려왔지만, 놀라지는 않았다.

“그렇군요.”

“예. 그동안 고초를 겪고 먼 길 오셨으니 당분간 편히 쉬십시오.”

“아니에요. 당장 급한 일이 뭐죠?”

“예?”

“아직까지 민심이 어지럽고 사람들이 동요하지 않겠어요? 서둘러 안정시켜야지요.”

“아, 이것 참! 여전하시군요. 알겠습니다.”

벤야민이 할 수 없다는 듯 다시 자리를 잡고 앉아 국정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야기를 경청하던 바덴은 필요한 내용을 메모하고 궁금한 것은 잘 기억했다가 나중에 질문을 했는데 그 내용이 매우 날카로웠다.

그런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아 재상을 따라온 수행비서가 위화감을 느낄 정도였다.

한참 후에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가던 재상에게 수행비서가 말했다.

“대단하다, 대단하다, 이야기는 들었지만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렇지? 통치 대리께서 내전의 여파로 여전히 혼란스러운 노바를 비우고 원정을 떠날 생각을 어떻게 하셨겠나? 나를 믿고? 대신들을 믿고? 아니면 얼마 되지 않는 친위 부대를 믿고? 아니라네.”

“네···.”

“70만 동방군의 보급을 담당한 분일세. 대전쟁 승리의 실질적인 주역이시지. 전쟁으로 완전히 폐하가 된 옛 바르나 왕국을 아우로라 대륙에서 가장 부유한 땅으로 만드신 분이기도 하고.”

“아!”

“필센 제국에 새로운 바람이 불 거야. 그 바람의 속도를 내가 따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군그래.”

야심만만했던 평민 출신 노재상이 오랜만에 눈을 반짝이며 건물을 벗어났다.

***

네오 우르사가 적진으로 뛰어들었다.

쾅!

왼손으로는 마나포를 발사하며 오른손으로는 대형 철퇴를 휘두르는데도 다른 멕 나이트들보다 빠르고 민첩했다.

레오파드 슈퍼 파워에 탑승한 시에나가 방패를 잡고 네오 우르사 옆을 지키며 함께 달렸다.

[대장님! 위험합니다! 아군과 함께 움직이세요!]

[같이 소모하면 병력이 적은 우리가 손해다! 놈들의 공격을 내게 집중시키면서 시간을 버는 게 나아! 오스카 빈켈은 아직 멀었나?]

루산이 전투를 계속하면서 물었다.

[홍수가 나서 강을 건너는 데 어려움을 겪을 거라고 했습니다! 바이크가 알아보러 갔으니 곧 소식을 가져오겠죠.]

[할 수 없군! 그냥 우리끼리 처리하자!]

[대장님! 그러기엔 너무 많은데요?]

[언제는 안 많았어? 간다!]

네오 우르사가 새로 나타난 루한 주둔군 멕 나이트 부대를 향해 돌진했다.

[어휴!]

시에나는 한숨이 절로 났지만, 어쩔 수 없이 함께 달려갔다.

그러면서도 루산의 지시를 전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현 위치 사수해! 그 자리를 지켜야 오스카 경이 이끄는 부대가 합류할 수 있다!]

젊은 부르사 출신 용병들이 큰 소리로 대답했다.

[알았으니 죽지나 마쇼!]

[하하! 몰랐나? 대장님과 나는 죽지 않아. 너희 애송이들과는 다르게 죽음의 신도 피해 간단다.]

[쳇! 잘났소!]

[그럼! 잘났고말고!]

시에나의 방패가 측면에서 루산을 공격하려는 루한 주둔군 멕 나이트의 대검을 막아냈다.

쩡!

순간, 불똥이 불꽃놀이 폭죽처럼 반짝반짝 흩어지며 변경 출신의 잘난 강철 곰을 찬란하게 비춰 주었다.

강철 곰이 거대한 철퇴를 힘차게 휘둘렀다.

KFC 변경 군단의 기사 끝.

-후기-

’공룡과 로봇이 싸우면 어떨까?’

이런 만화적 상상력에서 시작한 글입니다.

그렇게 창의적인 소재는 아니죠.

그런데 글쟁이의 욕심으로 조금은 새롭게 그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더 깊이 있는 대서사시를 써 나가고 싶었습니다.

완성도도 있고 재미도 있는 글을 쓰고 싶었죠.

그러다 보니 어느덧 2년 동안 450화라는 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긴 작품이어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어떻게 마무리할지도 고민이었죠.

저는 현실과 다르게 판타지적 결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적당히 현실을 묻혀 판타지적으로 마무리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갈등이 깊고 병들었는지도 체험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아온 역사, 인간의 역사에서 등장한 내용을 참고하여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필요하다 생각해 쓴 것뿐인데도 운동권, 노동조합 죽일 놈 이런 소리들이 난무하더군요.

역사를 고려하지 않고, 글의 의도를 생각하지 않고 존재 자체로 죽일놈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 것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과연 건강한가 싶었습니다.

어쨌든 그런 고민과 괴로움의 시간을 거치게 되었는데, 그다음에는 심각한 건강 문제에 부딪치게 되었습니다.

운동 부족과 컴퓨터 장기 사용이 사람 몸을 심각하게 망가뜨릴 수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심할 때는 움직일 때마다 비명이 나오고 아파서 잠이 깨는 바람에 자는 것이 무섭기까지 했는데, 다행히 지금은 그 정도 수준은 아닙니다만 어깨와 등 통증이 여전히 가시지를 않습니다.

부디 건강할 때 운동 잘 하시길 바랍니다.

고통이 찾아오면 이미 늦은 것이더라고요.

우리 사회도 이미 늦은 것일까요?

네이버 뉴스 댓글란을 보면 너무 심각해 서로 죽이다가 나라가 곧 망할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터넷 세상이 전부는 아니고, 댓글에 나타난 격렬한 대립과 상대를 향한 욕설과 비난이 그 사람의 평소 모습인 것은 아니더라고요.

늘어난 몸무게를 줄이고 대사 증후군 문제와 관절 통증을 해소하기 위해 걷기, 달리기, 등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몸무게가 줄고, 숨이 덜 가빠지고, 근육에 힘이 생기고, 여유와 자신감이 조금은 생겼습니다.

모르는 들꽃 이름을 찾아보고, 계절마다 피는 꽃과 잎이 무성해지는 나무,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컴퓨터 앞에서 글만 쓸 때에 비해 훨씬 나아진 삶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시길, 그래서 저처럼 아프지는 마시길 바라봅니다.

부족한 작품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호질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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