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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호입니DA-14화 (14/208)

<--  -->  검호side.

데몬의 집에서 나선지 수 시간, 태양이 중천에 떠오르고 파란 하늘이 참으로 아름답…… 기는 개뿔.

"Krrrrr……."

여기 왜 드레이크가 있는지 누가 설명 좀 해줘. 여긴 리프레잖아! 슬리피우드가 아니라고! 아 물론 내 레벨상 드레이크따위에게 겁먹을 이유는 없다만, 이 시대의 몬스터 서식지는 어떻게 생겨먹은거냐고 신한테 따지고 싶었다. 새벽에 비틀이랑 와이번이 한꺼번에 나타난것도 기가막히는데 이젠 드레이크가 리프레에 출몰? 다음엔 뭐 라이칸스로프랑 곰인형 시리즈냐?!

이상하게 몸은 시커멓고 뿔은 금색이었지만 슬라임이랑 버섯, 달팽이가 그랬듯이 드레이크도 과거엔 모습이 좀 달랐구나~ 했다. 나는 현 시점의 드레이크의 렙이 100미만이길 빌며 검을 뽑았다. 부디 원턴킬하고 끝나기를. 몹이라도, 손에 베는 감각이 거의 없어도 기분이 굉장히 찝찝하다고.

그대로 검을 뽑으며 달려나간 나는 즉시 드레이크의 머리를 날려버리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드레이크에게 보라색 막같은게 펼쳐지더니, 둔탁한 통증과 함께 커다란 유리 깨지는 소리가 나며 내 몸이 뒤로 튕겨져 나갔다. 무, 뭐야?

직후 하늘에서 지팡이를 든 보라색 로브를 입으신 할머니가 내려오며 말했다.

"미안하게 됬네 젊은이. 이 아이는 그저 호기심이 많았을 뿐이거든. 혹시 어디 다치지 않았나?"

손목이 관절구조상 불가능한 방향으로 꺾인것처럼 아픕니다만. 내 생각을 눈치챈건지 아니면 찍은건지 녹색 반짝이가 손에 모여들었다가 뿅 사라졌다. 오 이게 회복마법이라는 건가?

"…… 대단한 젊은이구먼. 내 마법을 깨버렸으면서 그정도라니."

마법? 아까 그 보라색 막같은거 말입니까? 잠깐만 있어봐, 보라색인데다 달려들었던 내가 되려 피해를 입었으니 그 마법은 분명─ 공반입니까아아아!!

와 나 아무것도 모르고 요단강 익스프레스 탈 뻔했네.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푸욱 내쉰 나는 할머니의 마법에 잠든 드레이크를 보며 물었다.

"왜 그 드레이크를 감싼겁니까."

사람을 해하는 몬스터를 공반까지 써가며 감쌀 이유가 있나? 페어리들의 경우엔 인간 사냥꾼들이 너무 미워서 몬스터에게 공격받는 인간을 보면 오히려 몬스터를 응원하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이건 특수한 경우고. 혹시 애완동물인건가? 마법사니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드레이크를 가리킨 호칭도 '아이'였고.

"이 아이는…… 드레이크가 아니네."

노망나셨습니까. 아무생각없이 굉장히 무례한 말을 할 뻔 했지만 겨우겨우 참았다. 할머니는 마저 말씀하셨다.

"아직까지 계약자를 찾지 못했을 뿐, 이 아이는 엄연한 드래곤이네."

하? 드래곤? 내가 리프레에 온지 그렇게 시간이 지난건 아니지만 바위산을 지나면서 온갖 드래곤과 용족들을 줄줄이 봤는데 저런 드래곤은 못 봤다. 저건 암만봐도 드레이크입니다만?

"믿지 못하는 눈치구먼. 그럴만도 하지."

할머니는 혼자 고개를 주억이며 납득하셨고, 지팡이를 가볍게 휘둘러 잠든 드레이크를 두둥실 띄웠다.

"젊은이. 리프레로 가는 길인가?"

"예."

"같이 가세. 데려다 주겠네."

텔레포트라도 쓰시려는 걸까. 마법사니까 그럴 수 있겠다 생각하기 무섭게 그 생각이 박살났다. 하늘 저편에서 뭔 소리가 들리더니 커다란 뭔가가 이리로 날아왔다. 언덕만한 동체에 여러쌍의 금빛 뿔, 물고기같이 유연한 선의 검은 드래곤이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우리가 있는곳에 내려왔다.

[갑자기 내려가버리면 어떡하나. 데려다주겠다고 말했는데 왜 굳이 힘든 몸을 끌고 직접 가는 건가.]

"아무 문제없으니 걱정말게나. 일찍왔기에 아이가 무사했으니까."

할머니의 말에 드래곤의 날카로운 시선이 내게 닿았다. 잠깐만요 그걸 말씀하시면 어떡합니까! 제가 그 드레이크가 드래곤인지 어떻게 아냐구요! 암만 봐도 드레이크였다구요!

[너는─.]

"진정하게 아후라. 먼저 공격한건 그 아이였으니까. 이제 돌아가세. 언제까지 나를 세워둘겐가?"

[…… 알았다.]

드래곤은 몸을 낮추었고 할머니는 몸을 띄워 드래곤의 등 위에 올라갔다.

"뭐 하고 있는가 젊은이? 자네도 어서 타게."

에? 저도요? 설마 데려다 주겠다는게 드래곤 타고 간다는 뜻이었습니까?! 어찌어찌 드래곤의 등에 올라탄 나는 혹시나 기분이 나빠진 드래곤이 떨어뜨리지않을까 불안했지만, 설마 할머니가 타고 있는데 그러진 않겠지……?

그리고 의외로 편안한 승차감을 선보이며 비행하는 드래곤 위에서 할머니께서 핵폭탄을 떨어뜨렸다.

"아 소개가 늦었구먼. 내 이름은 플로우라, 현 리프레 제일의 마법사이자 지금 우리가 타고있는 오닉스 드래곤 아후라의 계약자라네."

뭐라굽쇼?

***

플로우라side.

"플로우라님! 오닉스 드래곤 중 한 마리가 사라졌어요!"

"그게 무슨……!"

갑자기 내 연구실에 들이닥친 하프링 로아의 말에 나는 놀라 들고있던 실험관을 떨어뜨릴뻔했다.

"계약자가 없는 애들은 모두 엄중히 보호 관리중인데, 최근 몬스터들때문에 관리인들이 여러 명 다쳐서 감시에 구멍이 생겨버렸거든요. 한 명이 한눈 판 사이에 그대로 도망쳐버렸데요오…… 요즘 몬스터의 준동이 심상치않은데 이러다 그 아이가 몬스터에게 죽어버리면─."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로아는 옅은 갈색 털을 부르르 떨었다. 큰일이다. 계약자가 없는 오닉스 드래곤은 드레이크정도의 지능과 육체능력밖에 없어 다른 몬스터에게 쉽게 당해버린다.

"방향은 알고 있나?"

"예, 예. 남쪽으로 갔다고 했어요. 평소에 호기심이 많은 아이였다는데 기어코 나가버린 모양이에요."

"금방 찾아오겠네. 먼저갈테니 아후라에게는 자네가 말을 전해주게."

잠깐만요 플로우라님! 울먹이는 로아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나는 바로 지팡이를 챙겨 밖으로 텔레포트한 다음, 로브를 여미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로브에 몇 겹이나 걸어둔 방한, 보온마법은 높은 상공의 추위를 완벽하게 막아주었고, 이어 남쪽으로 날아가며 매와 같은 시력을 주는 마법을 사용했다.

빠르게 숲과 산을 살피며 지팡이를 몇 번 더 휘둘러 탐지 마법을 썼지만 일대가 너무 넓었다. 이러다 몬스터에게 죽어버리면……! 안그래도 손이 귀한 오닉스 드래곤의 아이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잃을 수 없다.

로브에 걸린 마법과는 별개로 90이 넘은 나의 몸은 휴식을 외쳤지만 멈출 수 없었다. 멈춰서는 안된다. 나는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넘기며 오닉스 드래곤 특유의 마력 파장을 쫓는 파동을 뿌렸다. 그러는 와중에 숨이 차는걸 보니 정말 나이를 정말 많이 먹은 모양이다. 아직 현역이라 생각했는데 말이야.

조금씩 좌절감이 옷자락을 적실 무렵, 그제서야 나는 행방불명된 아이를 찾을 수 있었다. 어떤 검사에 의해 목이 날아가기 직전에 말이다.

"안돼!!"

혹시나 와이번이 쫓아올까봐 미리 준비해둔 공격 반사 마법을 아이에게 날렸다. 눈 깜빡이는 찰나를 두고, 남자의 검이 닿기 직전 마법이 아이를 감쌌다. 동시에 마법 역시 산산조각났다.

맙소사 단 일격에 저걸 부수다니! 공격 마법은 모를까, 방어에 관한 마법은 현존하는 마법사중 첫손에 꼽힌다고 자부하는 나의 마법을 저리도 간단히. 나는 경악을 억누르며, 남자가 다시 검을 휘두르기전에 하늘에서 내려와 아이의 앞에 착지해 마법으로 아이를 재우며 남자를 보았다. 몹시도 젊은…… 저의 손자와 크게 나이차이가 나지 않아보이는 얼굴이었다.

"미안하게 됬네 젊은이. 이 아이는 그저 호기심이 많았을 뿐이거든. 혹시 어디 다치지 않았나?"

나의 마법을 부순 일격을 고스란히 받았을 남자에겐 별 상처가 보이지 않았다. 퉁퉁 부은 손목이 긴 소맷자락 사이로 언뜻 보였지만, 녹빛이 모여들며 빠르게 나았다. 그저 단순한 검사가 아닌 마검사였던 모양이다.

"…… 대단한 젊은이구먼. 내 마법을 깨버렸으면서 그정도라니."

저정도의 치유 마법은 그쪽 계열만을 전문적으로 익히는 이들과 비견될정도다. 손목의 상처가 전부였을리 없다. 다른 상처도 있었지만 저가 내려오는 동안 다 치료한 모양이다. 젊은 검사가 물었다.

"왜 그 드레이크를 감싼겁니까."

드레이크,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계약자를 구하지 못한 오닉스 드래곤은 드레이크와 다를바 없다. 하지만.

"이 아이는…… 드레이크가 아니네. 아직까지 계약자를 찾지 못했을 뿐, 이 아이는 엄연한 드래곤이네."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며 저와 아이를 보았다. 조금 쓴 웃음이 나왔다. 의심을 받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믿지 못하는 눈치구먼. 그럴만도 하지."

저런 검사가 이유없이 검을 휘둘렀을 리 없다. 필시 아이가 먼저 공격했겠지. 나는 잠든 아이를 띄우며 물었다.

"젊은이. 리프레로 가는 길인가?"

"예."

"같이 가세. 데려다 주겠네."

마침 자가'용'이 오고있으니까. 이런, 한발 늦었구먼. 특유의 파공음이 하늘 저편에서 울리는가 싶더니 엄청난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그가 내려왔다. 적절한 타이밍에 쉴드를 펼쳐 먼지를 막아둬서 망정이지.

[갑자기 내려가버리면 어떡하나. 데려다주겠다고 말했는데 왜 굳이 힘든 몸을 끌고 직접 가는 건가.]

"아무 문제없으니 걱정말게나. 일찍왔기에 아이가 무사했으니까."

정말로 아슬아슬했다네. 내 말에 아후라는 젊은이를 노려보았다.

[너는─.]

"진정하게 아후라. 먼저 공격한건 그 아이였으니까. 이제 돌아가세. 언제까지 나를 세워둘겐가?"

[…… 알았다.]

마법으로 내 몸과 아이를 띄우며 살짝 아쉬움에 잠겼다. 젊었을적엔 그냥 뛰어올라서 탔건만 이제는…… 젊어지는 약같은걸 만들어 봐야겠어.

"뭐 하고 있는가 젊은이? 자네도 어서 타게."

***

하하하 그래 리프레에 오닉스 드래곤이 산다고 그리 이상한건 아니야. 프리드 외에 다른 오닉스 드래곤의 계약자가 있다 해도 이상한게 아니라고. 그런데 말이야─.

"갑자기 왜 가신거에요 할머니?"

"급한 일이 있었단다. 걱정했느냐?"

"그야 당연한 말씀을……!"

"마법사로서 이 할미는 정정하단다. 앞으로 100년은 더 살 수 있으니 걱정 말거라."

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어──!

"아 소개가 늦었네. 이쪽은 내 손주 프리드라네."

"만나서 반갑습니다!"

신새끼 당장 쳐 튀어나와!! 나랑 싸우자─!!

========== 작품 후기 ==========

오닉스 드래곤이 멸종하지 않았을 때 오닉스 드래곤의 계약자가 프리드 하나뿐이었을리 없잖아요? 다른 계약자들도 당연히 있었겠죠.

주인공의 2번째 스킬:전사의 회복.

플로우라 할머니는 당연히 오리캐입이다.

@Blake117 - 어 이거 끌렸다.

@로젤란스 - 중립으로서 꿀빨기?

@칼크래프트 - 재미를 위한 군단장이냐 밸런스를 위한 영웅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vbk - 오우 총은 좀 무섭습니다.

@ReFrants - 확실히 이때의 연합은 좀 막장이죠. 근데 검마가 되었다는건 이미 홰까닥 했다는건데.

@소설조으다5 - 패시브같은 액티브를 보여드렸습니다.

@torando - (본인생각에)힘이 딸리고 머리에 든 것도 딸려서 설득이 불가능.

@Keisha - 어 이거 좋다?

@바이휴런 - 갑자기 급 땡겼습니다. 고려해볼게요~

@karuma - 이게 정답.

@darkdestiny - 엘린 숲+리프레 초반에서 겪은 온갖 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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