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호입니DA-36화 (36/208)

<-- 저 놈은 해로운 놈이다 -->  아스카side

머지않아 우리는 아쿠아리움이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와 이런 바다속에도 사람이 사는구나~ 신기해라. 여기저기 볼거리가 진짜 많아!

파픈스타라 소개했던 여자는 볼일이 있다며 먼저 휙 가버렸고, 마스터는 상점에서 살 것이 있다며 마을 여기저기를 다녔다. 요정들에게 받았다는 가방 자체엔 방수 마법이 걸려있어서 안에 든 짐이 무사했다고는 해도 애초에 든게 많이 없었으니까.

"예나 지금이나 여긴 깡촌이라는거냐……."

[못 찾았어 마스터?]

"포션같은건 그래도 어찌어찌 구할 수 있었는데 마을 귀환서는 죽어도 안보이더라."

[그럼 만들면 되잖아.]

"…… 뭐?"

휘둥그레 눈을 뜬 마스터를 본 나는 의아했다. 특정한 마을귀환서면 모를까 그냥 마을귀환서는 만들기 쉬운데? 그러다 마스터는 어디까지나 검사지 마법사나 아니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흠, 그럼 모를만 하네.

[마을귀환서라는건 각 마을에 설치되어있는 몬스터 인식 장애 마법진을 바탕으로 발동되는거잖아. 마법진에서 퍼져나온 인식 왜곡장을 추적해 가장 가까운 마을로 이동하는 원리인데, 이거 꽤 간단한거야. 책보고 배웠는걸.]

"그런, 거였나."

[귀환서자체가 양산형인만큼 수제로 만드는것도 별로 어렵지 않아. 종이 몇 장 갖다주면 나도 만들 수 있는데?]

"잠깐만 기다려봐."

마스터가 후다닥 어딘가로 가버렸다. 진짜 빠르네~ 잔상 남았어.

귀환서의 원리에 대해 알게된건 마스터가 준 마법서를 보고 안건데. 마스터는 안읽었었나? 검사니 읽을 필요가 없구나 참.

먼 옛날 사람들이 무방비하게 몬스터에 시달리던 시절 - 지금은 다른가 싶지만 - 어떤 마법사가 몬스터를 죽이기만 해서는 문제의 해결이 안된다고 생각해 그것들의 감각자체를 왜곡해 마을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마법을 개발해냈다고 한다. 이후 이 마법은 몇 번 개량된 이후 사방에 퍼졌고 지금에 이르러 어지간한 마을엔 다 설치되었다.

여기서 또 어떤 마법사가 마을 밖에서 뜻밖의 상황에서 맞닥뜨린 몬스터의 위협에서 어떻게 벗어나는가…… 에 대해 고민하다 너무 거리가 멀어져 옅어진 바람에 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나 여전히 존재하는 몬스터 감각 왜곡장을 감지, 추적해 가장 가까운 왜곡장의 중심으로 강제 이동시키는 마법을 개발해냈다. 이것이 마을귀환서의 기원이다.

중요한만큼 어느 마을에서나 구할 수 있도록 간소화, 필수화된 귀환서이니 특정 마을로 가는 귀환서류를 제외하면 꽤 만들기 쉽다. 스크롤 제작의 기초단계니 말 다했지. 검사인 마스터도 마력은 있으니까 만들 수 있을만큼 간단하다.

"이걸로 만들 수 있나?"

간 속도만큼 빠르게 돌아온 마스터가 종이 여러 장을 들고 있었다. 우와 특이한 종이네? 해초로 만든건가? 여긴 바닷속이니까 나무가 안자라니 저런걸로 종이를 만드는구나.

[응! 가능해!]

"하아……."

[금방 만들게 마스터.]

나는 결계 밖에서 끌어온 바닷물 한 덩이에 마력을 잔뜩 섞고, 그것을 잉크삼아 쓱쓱 종이에 주문식을 써내렸다. 귀환서 제작시 가장 귀찮은 부분은 귀환주문이 아니라 찢으면 발동한다는 부분이 아닐까.

잡생각을 하며 마지막 한 장까지 다 만든 나는 마스터에게 귀환서가 된 종이를 넘겨주었다.

[여기, 마스터.]

마스터는 종이를 몇 장 넘겨보고는 가방에 착착 넣었다.

[이제 어디갈거야? 아쿠아리움에 왜 왔어 마스터?]

"여긴 중간에 들르는 곳이야. 우리는 심해로 가야돼."

[심해?]

"그래."

걸음을 옮기는 마스터에게서 방울 소리가 났다. 아 마스터 머리장식이랑 옷에 방울이 달려있었지 참. 사실상 울린적이 없어서 처음 듣는다.

"며칠 쉬었다가 갈테니까 같이 여기 좀 둘러보자."

[응!]

뭐 어딜 왜 가든 무슨 상관이냐 싶지만.

***

검호side.

날이갈수록 난 사실 아스카 계약 셔틀이 아닐까 진지하게 의심이 든다. 아니 마을귀환서를 수제작 가능하는게 말이 돼?! 게임으로 치자면 몬스터를 직접 길러서 펫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수준이잖아! 하지만 나는 마법서를 보고 배웠다는 아스카를 보고 나는 더 말할 수 없었다.

나도 마법 않익히려고 한건 아니라고. 아스카한테만 계속 의지하긴 뭐해서 하다못해 간단한 힐링 마법이라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책 펴본적 있어. 근데 말이지…….

하얀 건 종이요 검은 건 글자로다. 대체 이게 뭔 내용인가요? 이거 어떻게 읽어? 한국어 패치 적용되어있는거 맞아? 중간에 업데이트 오류난건 아니고? 차라리 악의 과목 물리가 더 쉽겠다!

온갖 양판소에서 마법사는 머리좋은 인종만 가능하다는 설정이 왜 있는지 알겠다. 그놈들은 별 생각없이 그런 설정 만든 모양인데, 레알 마법은 수학이나 물리를 뛰어넘는- 어디 기호학이랑 언어학을 짬뽕한걸 넘어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로 만든 레벨이라고! 원래 세상엔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 새로운 학문인데 퍽이나 내가 익힐 수 있겠다.

나는 절대 내 뇌수준을 과대평가하지 않았기에 가볍게 책을 덮었고 그 날 이후 쭉~ 가방에 쳐박아놓았으며, 그냥 아스카에게 모든 마법을 전담했다.

[여기, 마스터.]

이게 글이야 그림이야. 도트로 봤을땐 그냥 회색 종이로만 보이던게 실물로 보니 어디 대충 아라베스크 비슷한게 그려져있다. 심지어 잘 그렸어. 10분컷인데다 손도 안쓰고 바닷물로 그린건데!

마음속 깊이 좌절하며 나는 가방에다가 귀환서들을 넣었다.

[이제 어디갈거야? 아쿠아리움에 왜 왔어 마스터?]

근본적으로 따져보면 그 말아먹을 년때문에 여기까지 왔다가 익사 체험할뻔한 걸 떠올린 나는 속으로 이를 득득 갈았다. 실제로 하면 치아건강이 우려되니까.

"여긴 중간에 들르는 곳이야. 우리는 심해로 가야돼."

[심해?]

"그래. 며칠 쉬었다가 갈테니까 같이 여기 좀 둘러보자."

[응!]

그것보다 그 뭣같은 익사 체험덕에 바닷물 공포증 비슷한게 생겨버린 탓이 더 크지만. 여기 아쿠아리움에 있다는 것 자체가 고역이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고, 도로 돌아가도 결국 다시 와야하기 때문에 안떠나는것 뿐이다.

…… 원래 세계로 돌아가도 수영 못할 것 같아. 진짜 트라우마 생겼어. 거기다 어째서인지 여태껏 고장난것 마냥 안울리던 방울이 갑자기 짤랑짤랑 울려 어째 불길했다. 장례식 행렬 떠오른 내가 이상한거냐.

그것이 단순히 기우가 아니였다는걸 안건 3일 뒤, 심해에 뛰어들어 생명의 오버시어의 본체가 있다는 라비린스인지 히아신스인지 하는 곳에 도착한 후였다.

"빌어먹으으으으으을──!"

[마스터! 피해!]

이딴게 있다고 왜 말 안한거야 그년은!! 파인지 솔인지 하는 여자가 썼던 얼음폭풍이 장난으로 느껴질정도로 매서운 눈보라에 나는 머리가 돌아버릴 것 같았다. 그 이전에 얼어죽을 것 같지만 하여튼!

그 이상한 팔찌덕에 여기로 그냥 들어온건 그렇다치자. 설마 열쇠도 없이 무작정 보낼만큼 상식이 없는…… 것 같지만 아무튼, 그런데 어떻게 생각해도 경비병으로 생각되는 얼음거인이 보내주지 않는데다 너무 쎄잖아! 거인이 땅에 붙어있는데다 사슬까지 감겨있었음에도 몰아치는 눈보라때문에 접근 자체가 힘들다. 거기다 더 짜증나는건!

[KUOOOOOOOOOO!!]

평타 범위가 오질나게 넓다는거다. 생긴건 장난감 칼처럼 생겼는데 내 몸보다 더 커! 망할 눈보라때문에 잘 보이지도 않는 놈의 공격을 펄쩍펄쩍 개구락지마냥 뛰면서 피한 나는 추위때문에 반쯤 언 입을 애써 움직였다.

"아스카. 길."

저거 지나가는건 완전히 글러먹은것 같지만 진짜 빡치니까 토끼기 전에 한 방이라도 맞추자.

[알았어 마스터.]

말 떨어지자마자 얼음망토가 된 털망토를 순식간에 녹여버리고 진심으로 동상이 걱정되던 내 몸을 한순간에 후끈하게 만들정도의 열기가 아스카의 앞에 모여들었다. 이윽고 붉다못해 흰 무언가가 만들어지더니…… 저거 어디서 본건데?

잠깐 저거 에반의 불굴렁쇠잖아! 저건 또 언제 익힌거야!

엄청난 속도로 눈보라를 가르며 굴러가는 불굴렁쇠를 본 나는 조건반사적으로 그것과 살짝 거리를 두고 쫓았다. 눈썹 다 타는게 아닐까 이상한 걱정을 하며 불굴렁쇠에 제대로 맞아 팔 한짝이 줄줄 녹아내린 얼음거인에게 달려들며 크게 검을 휘둘렀다.

콰르르르…….

아, 이놈 방어력 진짜 약했구나. 재질이 얼음이라서 그런가. 한 방 맞았다고 무너지는 얼음거인을 보고 나는 허탈한 표정을 짓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검을 검집에 꽂아넣다 팔에 핏줄이 잔뜩 돋아난게 보였다. 뭐, 뭐지? 병이라도 걸렸나? 금방 가라앉았지만 소매를 걷어 몇 번이나 확인해보았다. 이거 튼튼한 몸이라매 왜 이렇게 부실해?!

[저기로 가면 되는거야 마스터?]

"그런…… 가봐."

얼음거인이 사라진 자리 뒤로 문이 떡 하니 있었다. 보이는게 저거뿐이니 저기로 가는게 맞겠지.

아아, 이제 하나가 끝나겠구나.

========== 작품 후기 ==========

얼음거인=빈터. 생명의 오버시어 장난감이었습니다.

팔에 돋은 핏줄 - 힘의 폭주. 이제 검호의 꽃인 신경의 폭주만 남았군.

비뢰도 패러디도 연재중인데 광고하는건 아니고, 쓰다가 이거 막히면 걍 저쪽거 쓰기로 했음. 그러다 저쪽게 막히면 여기로 다시…… 둘 다 막히면 휴재나 하지 뭐. 이번 편은 좀 쉬어가는 파트.

@디저터 - 진짜 트립퍼중에서 2번째로 강한데! 영웅이나 군단장하고 비교하면 안될정도로 강한데!

@로젤란스 - 어떤분이 피아누스 얘기를 꺼내서 말 나온김에 출현시켜 죽임.

@유풍낙화 - 모바일로 확인하다 실수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확인하고 달아드렸습니다! 헤일 스톰은 파픈 스킬의 아이스 스톰+헤일 스톤.

@화뉴 - 플래그까진 아니지만 호의는 쌓았음.

@마서 - 훌륭한 요약입니다. 라임도 맞네요.

@그레이넥스 - 검호가 주인공인만큼 검마한테 크게 한 방 먹일겁니다. 착각계든 진짜든 말이죠.

@적현월 - 5번째입니다. 검호 포함해서 트립퍼가 6명이고, 파픈은 5번째. 사이키커는 4번, 프쉬는 3번째죠.

@arays - 일단 트립퍼들이 검마의 편이 아닌것부터.

@ReFrante - 막판에 힘 빡 줘서 매우 튼튼하게 만들어줬음. 아닌게 아니라 사실 저 상황에서도 검호는 육체 능력상 10분정도 숨을 참을 수 있었습니다(…)

@칼크래프트 - 무작정 적대시하지는 않겠죠.

@바이휴런 - 저번에 어떤 님에게 리코멘했지만 트립퍼들이 공대짜야 초월자를 죽일 수 있음. 아 물론 데미지는 모두 어떻게든 줄 수단이 하나씩은 있지만.

@sonage - 빛과 어둠을 쓰는건 사실 재능있는 법사라면 가능은 하지만 둘을 조화시켜 사용하는건 선천적인 체질문제- 라는 설정입니다.

@소설조으다5 - 좋았어 앞으로 최소 1명은 죽여야겠군.

@허공말뚝 - 요즘 안뿌린것 같아서 좀 뿌렸음.

@darkdestiny - 너무 놀라고 급해서 그냥 말했는데 그걸 곧이곧대로 한 결과 대참사★.

@대어의예감 - 여태껏 버티고 있는게 용하지…….

@karuma - 애초에 최소 영웅급인 트립퍼라는 시점에서 씹사기임.

@책벌레씨 - 글쎄요 검호나 영웅들이 사이키커를 죽이면 몰라도 플래그는…….

@닝겐노히페리온 - 주인공은 힘을 착각하고 주변사람들은 주인공의 의도를 착각하죠.

@Novel알케미스트 - 제 3자의 눈으로도 충분히 착각계가 됨. 독자분들 시선만 아니라면요.

@ch3ng - 파픈스타의 설명이 굉장히 바보같았음(마력을 후우~ 해서 팡! 하는거야!)에도 알아들은 아스카쪽이 놀라운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