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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호입니DA-38화 (38/208)

<-- 저 놈은 해로운 놈이다 -->  검호side.

내가 오버시어란 것들을 직접 보고 조금으로나마 듣고 난 뒤 내린 평가는 다음과 같다.

한 놈은 중2중2 열매를 먹은걸 넘어서 그게 열리는 나무가 한가득인 과수원 주인이고.

또 한 놈은 머리에 아메리카 대륙을 뛰어넘는 면적의 꽃밭이 머리 속에 펼쳐져있고.

마지막 한 놈은 가정교육을 판타지로 받았다. 톨킨이 세운 정통 판타지도 아니고 어디 중고딩이 휘갈긴 양판소로 말이야.

여태껏 그년이 오버시어중에 최악인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힘이라 힘은 다 뺏긴 생명의 오버시어인지 뭔지가 깨어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이 뭐일 것 같아? 힘을 되찾는거일거 아니야?

문제는 오버시어의 힘이 뭐냐는거지. 뻔하잖아? 초월자.

생방송으로 알리샤가 생명의 오버시어한테 쳐묵쳐묵당하는걸 보고 정신이 나가는줄 알았어. 그리고는 휘리릭 사라져버렸고.

타이밍도 거지같이, 아니 노린것처럼 그 이후부터 검은 마법사랑 군단장들이 활개치기 시작했다.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거지."

"…… 아무것도."

내 인생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생각해봤는데, 진짜 왜 이따위가 됐는지 알 수 없었다.

지금 검은 마법사랑 군단장이 날뛰는게 어째 내 탓이 없지는 않은 것 같아서 그놈들 나타나면 목숨걸고 싸우고있는 판이고. 게임에서는 그냥 파티맺고 가면 잡을 수 있는 보스몹인데 현실에선 하나하나가 지랄맞게 강하더라. 거기다 그 이상한 코스프레녀까지.

심해에서 올라온 내가 향한 곳은 오르비스였다. 이전엔 알리샤-세계수가 오르비스와 엘나스를 잇고 있었는데 그 세계수가 사라지니 도시는 대혼돈 상태가 되버렸고, 이어서 군단장들까지 오르비스를 차지하기위해 간간히 습격하는데다 - 교통의 요충지라서 그런가보다 - 여기저기에서 피난민들까지 들이닥쳐 개판 5분전이 아니라 그냥 개판이다.

그래도 나름 지혜의 여신이라고 미네르바가 나서서 사람들을 진정시켜 심각한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지금 오르비스뿐만 아니라 그냥 메이플 월드 자체가 엉망진창이니.

거기다 안그래도 심란한 내 기분을 더욱 다운시켜주는 존재가 있었으니 그 이름하여─.

"요즘 영웅이라 불리는 자들이 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다행이라 생각한다."

영웅들이 나서서 그 위험하기 짝에 없는 검마랑 군단장들을 처리해줄테니까. 시기가 묘하게 안맞는것 같기도 하지만 알게뭐야. 중요한건 드디어 영웅들이 나타났다는거지! 온갖 지역에서 온 피난민들이 가져온 소문들이 그토록 반가울 수 없었다. 눈물나는 줄 알았어.

"어째서지?"

"안심할 수 있으니까."

과정이 어떻든 영웅이 검은 마법사를 봉인시킨건 사실이니 이제 좀 안심할 수 있어! 좀 많이 치졸하지만 뒤쪽에서 숟가락이나 얹어야지 별 수 있나. 군단장에도 허덕이는 난데 검마를 상대하는건 진짜 무리수라고. 그, 그래도 서포터는 해줄거야.

"너는 상관없는건가."

"무엇이?"

"그들이 곧 이곳으로 온다고 한다. 정말로 상관없나."

뭣?! 진짜냐! 와나 니가 말한것중에서 제일 기쁜 소식이다! 이제 나 혼자서 군단장 상대 안해도 되는거지? 그런거지? 주체할수없이 기뻐서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겨우 내렸다.

"그건 좋은 일이지 않나."

"…… 그래 그렇지. 하지만 그걸로 정말 괜찮은가?"

"상관없다."

물론 만나면 위장이 좀 쓰리긴 하겠지만 그것뿐이다. 스우랑 오르카니, 매그너스니, 구와르 따위를 단독으로 상대하는 것보단 훨씬 낫잖아! 진짜 싸울때마다 피 철철 흘리고 뭐하는 짓이냐고 이게. 사지 붙은상태로 살아오는게 기적이지.

[마스터! 적이 쳐들어왔어!]

"누구지?"

[처음보는 놈이야.]

불안한데. 처음보는 놈이라면 데몬이나 아카이럼, 반 레온중 하나란 뜻이잖아. 나머지는 그래도 한 번은 다 봤으니까.

"먼저 가지."

"금방 뒤따라가겠네."

저기 그냥 따라와주면 안될까. 나 그놈들이랑 싸울때마다 목숨 위태롭거든? 왜 저놈은 매번 중간에 나타나는거야. 다른 영웅들도 저러진 않겠지? 제발.

나는 몹시 불길한 생각을 애써 물러내며 아스카의 등에 탔다. 처음봤을때 순간 하마로 착각해 식겁했던 영웅씨, 루미너스는 날 슬쩍 보고는 어딘가로 텔레포트하며 사라졌다.

***

루미너스side.

세레니티에서 처음으로 나와 본 메이플 월드는 몹시 혼란스러운 곳이었다. 몬스터의 준동은 차라리 일상이었고 부패한 귀족의 폭거에 수많은 사람들이 그 아래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마저 애교로 보일만큼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군단장 그리고 검은 마법사.

직접 본 적이 없음에도 그의 수하를 자처하는 이들에게서 느껴지는 어둠의 힘은 피부가 따가울 정도였다.

님프들의 마을 오르비스는 하늘에 떠 있는 섬이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수많은 비행선이 이곳을 정거장으로 삼기 시작했고, 지금에 이르러선 여러 지역을 잇고있는 메이플 월드최고의 교통의 요충지라 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군단장들은 수하들을 이끌고 빈번히 오르비스를 침공중이다.

하지만 오르비스는 군단장들의 손에 넘어가지 않고 있었다. 날개가 있다하나 연약한 님프들과 이곳저곳에서 몰려온 피난민들이 그들에게 대항한다해도 별로 소용없었을텐데, 대체 어떻게 지금까지 버텼는가 의아했다.

의문은 너무도 손쉽게 풀렸다.

"너는……?"

드래곤 마스터. 그중에서도 마스터와의 연결이 가장 밀접하다는 오닉스 드래곤의 마스터가, 그리고 계약자의 힘에 비례해 강해진다는 오닉스 드래곤이 어지간한 건물보다 더 큰 거체를 뽐내고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는 마법사가 아니었다.

당시 파괴의 군단장이란 이명을 얻을정도로 강한 매그너스의 습격에 그는 오닉스 드래곤을 타고 바로 그곳으로 향했으며, 도착하자마자 매그너스와 맞붙어 그를 일신의 힘만으로 찍어눌렀다. 그가 매그너스를 상대하는동안 오닉스 드래곤은 빛의 비를 쏟아부어 몬스터들을 처리했으며, 마지막에 그가 폭군의 검을 박살내는 모습은 아직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 그의 검호라는 칭호가 전혀 아깝지 않은 활약이었다.

유일하다싶은 전력 하나가 도시를 지켜내는 광경은 볼때마다 경이로웠다. 그는 이 도시의 영웅이었다.

…… 그리고, 멀리서 어떤 소문이 들려왔다.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거지."

"아무것도."

그는 속을 알 수 없는 무표정한 얼굴로 구름바다를 응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역시 그도 들은건가. 하긴 귀가 있다면 소식이 전달되고도 남았다. 요즘 가장 유명한 이들이 오르비스로 오고 있다는 소문이 도시내에 파다하니까.

말을 빙빙 돌려서 하는건 애초에 무리이기에, 나는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요즘 영웅이라 불리는 자들이 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다행이라 생각한다."

예상밖이다. 나는 반사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다른 도시의 사람들은 모를까, 그가 저 말을 하는건 생각외였다.

오늘날까지 오르비스를 지키기위해 고군분투해온 그다. 이제와서 도시를 돕느니 어쩌니하며 오는 영웅들이 좋지 않게 보이는게 당연할진데…… 어째서지?

"안심할 수 있으니까."

검호는 흐릿하게 웃고있었다. 어떤 군단장과 싸워 이기든, 새까맣게 몰려온 몬스터 대군을 쓸어내든 성취감조차 내비치지 않던 그가 처음으로 감정을 편린을 드러냈다.

영웅이라 불리는 이들이 오르비스에 옴으로 사람들이 보다 안전해진다고, 그러니 안심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너는 상관없는건가."

"무엇이?"

"그들이 곧 이곳으로 온다고 한다. 정말로 상관없나."

"그건 좋은 일이지 않나."

말을 하는 내가 더 답답했다. 왜 그는 영웅이라 불리는 그들에게 조금도 화를 내지 않는건지.

"…… 그래 그렇지. 하지만 그걸로 정말 괜찮은가?"

"상관없다."

무어라 더 말하려는 순간, 천이 찢어지는듯한 소리가 울리며 그의 오닉스 드래곤이 날아왔다.

[마스터! 적이 쳐들어왔어!]

"누구지?"

[처음보는 놈이야.]

살짝 인상을 쓴 그가 단숨에 드래곤의 위에 올라탔다.

"먼저 가지."

"금방 뒤따라가겠네."

사람들을 대피시키는데엔 시간이 많이 필요했기에 나는 서둘러 텔레포트를 사용했다.

***

"아, 오랜만입니다. 검호씨."

암걸릴것 같아. 습격자가 왜 너인거냐.

"언젠가 다시 만나고 싶었는데 정말 반갑습니다."

난 너 전혀 안반가워. 제발 아는척 하지 말라고! 아스카는 아는 사람이야? 라고 묻는데 그야 당연히 알지! 쟤네집에서 하룻밤 자기도 했는데!

"오르비스의 영웅이 당신이었군요. 어쩐지, 그들이 모두 진 이유가 이제서야 납득이 됩니다."

아니 그건 루미너스야. 나 아니야. 하지만 몇 년 사이에 성장 호르몬제랑 스테로이드라도 맞았는지 폭풍성장한 퍼런 박쥐놈은 제 할 말만 했다.

"당신이 그때 해준 조언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뭔 조언? 달리기 하라는 거?

"그래서 당신과는 싸우고싶지 않습니다."

그럼 제발 가줘.

"저희의 편에 와주실 수 있습니까?"

어이없는걸 넘어서 뭔가 굉장하기까지 한 말에 나는 검을 든 손을 삐끗했다. 어째서인지 검기가 날아가 박쥐놈의 머리카락을 멋지게 잘라줬다. 검 너마저 맛이 간 거냐.

========== 작품 후기 ==========

어, 음, 쓰면서 저도 이게 뭐시냐 했어요. 급전개 죄송합니다.

@바이휴런 - 약 1달만인가...

@대어의예감 - 검호라는 호칭으로 충분합니다.

@Ratios - 빨간건 3배 더 빨라지는 그거요?

@Novel알케미스트 - 하지만 의인화는 절대로 안시킬겁니다. 외전에서 괜히 성별이 없다고 했겠습니까.

@로젤란스 - 출현과 동시에 사망.

@ReFrante - 버서커 드라이브란 스킬이 있으니 현실보정 넣으면 사용과 함께 광전사가 되려나.

@ch3ng - 예 저도 몰라요. 님이 말해서 그런게 있는걸 알았네요.

@Keisha - 첫번째 트립퍼가 최강임. 근데 출현 절대로 안할겁니다.

@허공말뚝 - 법사가 딜탱힐에 서포트까지 다 하니 이게바로 만능이지.

@적현월 - 하지만 검호는 전부 동시에 쓸 수 있어요. 쓸 줄 몰라서 그렇지...

@소설조으다5 - 콜. 이거 좋네.

@디저터 - 법사는 중요합니다.(강조)

@SourcesMoon - 계획대로(썩소)입니까.

@karuma - 주인공은 검, 아스카는 마법. 좋네요 이 분배.

@darkdestiny - 익히고 있는데 쓰는 법을 모르는거입니다.

@레티오네 - 네 그것들 전부 안나옵니다.

@책벌레씨 - 불굴렁쇠의 사거리가 메이플 스킬 최장이였지 아마.

@소드아트 - 요즘 메이플2가 재밌어요.

@천궁사월 - 그리고 알리샤는 고인이...

@칼크래프트 - 법사의 지능은 곧 스킬 위력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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