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G모음 --> (본편과는 1g도 관계 없습니다.)
1.트립 직후
나는 치렁치렁 길게 늘어진 머리카락을 넘기며, 사람이 입으라고 만든건지 진심으로 의문인 옷과 어디 게임 아이템같은 검을 쭉 보았다. 만약 누가 날 벗겨서 이걸 강제로 입힌거면 그놈한테 이옷 입혀서 한낮에 홍대거리를 돌아다니게 해주겠어.
"아 잠깐만."
손을 가슴위에 얹어보았다.
물컹.
"…… 죽인다. 신이고 나발이고 반드시 죽인다."
경★축 TS됬습니다!
2. 에피네아와의 조우.
에피네아는 동족들이 인간을 데려왔다는 말에 인상을 쓰며 그를 보았다.
"당장 꺼져라 인……."
건장한 키, 옷에 가려졌지만 훌륭하게 다져진 몸, 꾹 다물린 입술, 장인이 깎아만든듯한 조각같은 콧대와 예술가가 혼신의 힘을 다해 그린듯한 눈썹, 태양을 박아넣은듯한 붉은 눈까지.
더 말하는게 입아픈 미남이었다.
"환영합니다."
"잠깐만요. 대본하고 다른데요?"
"좀 닥치렴 아마란스. 저희 집에서 머물러도 됩니다. 아니, 꼭 머물러주세요."
"여왕님!"
"저런 미남을 거부하는게 될거같냐?! 그건 저 얼굴에 대한 신성모독이라고!!"
여왕님의 광분은 페어리들이 개미떼처럼 바글바글 몰려와서야 진정되었다고 한다.
3. 캐릭터 붕괴.
하얀 마법사를 업고 검호는 전력으로 질주하다 그대로 계곡에 다이빙했다.
'이제 여기서 스킬을─.'
그러나 발판은 나오지 않았다. 그의 발은 물밖에 내던져진 물고기처럼 허공을 퍼덕일뿐이었다.
"에?"
"응?"
두 남정네의 입에서 얼빠진 소리가 나왔고, 다음 순간 중력의 법칙에 따라 둘은 계곡 아래로 떨어졌다.
"야이 시벌로마아아아아아……!"
"잠깐 당신 캐붕중이야아아아아……!"
이후 계곡 아래에서 안전빵으로 대기중이던 아스카가 둘을 구했다고 한다.
"헉! 허억…… 허억!"
[촬영전에 연습 많이 했으면서 왜 실수한거야?]
"몰라…… 타이밍이 안좋았나……?"
실신하다시피 쓰러진 두 사람을 보며 아스카는 쯧쯧 혀를 찼다.
[다음에도 실수하지마. 저기 공간 좁아서 스탠바이도 힘들다고.]
그렇게 아스카는 다시 계곡 아래로 대기하러 갔다. 식은땀 범벅이 되어 퍼져있던 하얀 마법사가 비틀거리며 일어나 검호의 멱살을 잡았다.
"제대로 해라."
"네."
"안하면 죽인다."
"네에!!"
이후 이 씬은 다음 촬영에서 한 방에 통과되었다고 한다.
4. 여왕님 체통좀.
한낮임에도 어두운 실내, 에피네아는 어딘가를 비추는 수정구를 보며 음흉한 미소를 흘렸다.
"후후, 후후후……! 꽃미남 둘이서만 집에 있어!"
"여왕님……."
우삼우삼해진 아마란스의 눈따윈 보이지 않는지 에피네아는 수정구에 비치는 하얀 마법사와 검호를 뚫~어져라 보았다. 하얀 마법사가 실수로 차를 엎지르는 장면에서 그녀는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덜렁이 속성까지 있었던거야?!"
"여왕님 제발!"
검호가 걸레를 건내주는 장면에서 그녀는 손수건을 물어뜯었다.
"주지말고 가까이 가서 닦아주라고! 그리고 그대로 덮치란 말이야!"
"……."
젠장 페어리족은 글렀어. 아마란스는 이 망할 여왕을 끌어내리고 자신이 여왕이 될까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하얀 마법사와 검호는 정체불명의 오한과 소름때문에 계속 NG를 내서 몇 번이나 재촬영을 해야했다고 한다.
5. 끝까지.
데몬의 집에서 하룻밤 자는것을 허락받은 검호는 밤이 될 무렵 가방을 열어 에피네아가 준 옷을 꺼냈다.
"……."
"그건…… 뭡니까?"
"형아 저게 뭐야?"
"보지마 데미안."
데몬이 황급히 데미안의 눈을 가린 가운데 검호는 뻘쭘하게 옷을 들고있다 갑자기 밀려오는 격렬한 쪽팔림에 마구 구겨서 다시 가방에 쑤셔넣었다.
미친 여왕. 이딴걸 어떻게 입으란거야?! 남자한테 반투명 레오타드가 왠말이냐고!! 지금이라도 돌아가서 죽일까.
6. 계약 실패.
갑자기 난입한 무언가에 덥썩 손을 물린 검호는 기겁하며 다른쪽 손으로 검을 잡아 손잡이로 콧잔등을 내려찍은다음 발로 차서 떨어뜨렸다. 그리고 황급히 그것의 입에서 빼낸 손은─.
"피, 피, 피, 피나잖아!!"
"잠깐만요 손바닥 뚫렸어요! 가만히 계세요!"
[미안 각도를 실수했어…….]
"이게 실수라고 용서되는 일이냐!"
"가만히 계세요! 일단 치료를 해야─."
이후 촬영이 중지되고 손의 치료가 끝난 뒤에 다시 찍었다고 한다.
7. 작작 패야지.
검호는 사기 계약에 짜증을 내며 아스카의 머리를 검집으로 후려팼다.
[악!]
[윽!]
[아파 마스터!]
[아프다고!]
패고, 패고, 또 팼다.
퍼억─! 뭔가 불길한 소리와 함께 땅에 쳐박힌 아스카의 머리가 다시 들려지지 않았다.
"…… 응?"
싸한 불길함이 올라왔고 검호와 플로우라, 프리드는 모두 굳은 얼굴로 아스카를 보았다.
"아, 아스카? 아스카씨?"
검호의 부름에도 아스카는 일어나지 않았다.
"…… 119! 당장 119 불러!"
"그러니까 작작 좀 팼어야죠?!"
"난 대본대로 했을뿐이라고!"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과 하프링들이 모두 나서서 간신히 아스카는 의식을 되찾았다고 한다.
8. 인과응보.
[마스터마스터마스터 이거 봐봐!!]
검호는 막 차고있던 검을 떨어뜨렸다.
지옥의 문을 연듯한 어둠이 흘러넘치는 공간에서, 모든것을 태워버릴 기세로 타오르는 검은 불길이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다.
"…… 이거 아니잖아?!"
[저번에 날 뇌진탕으로 쓰러지게 만든 댓가다!!]
"대본대로 한것도 죄냐아아아──!"
검호는 발바닥에 땀나도록 아포칼립스에서 도망쳐야했다.
9. 로리는 진리다.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거야? 이건 아바타일뿐이라서 후광같은건 없다고."
눈을 가리고 있던 검호의 손이 의사와는 상관없이 확 내려졌다.
어디 하렘애니의 떠오르는 신성처럼 새하얀 트윈테일에 꽃잎같은 보라색 눈, 아청법에 걸릴듯한 목욕가운 비슷한거만 한 장 입은 상체가 풍만한 소녀가 에헴! 하며 허리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귀여운 얼굴과 어울리지않게 빵빵한 뭔가가 크게 출렁였다.
"…… 뭐든 명령해주세요."
"잠깐 대본하고 다른데?"
"작가가 바꼈어요. 이제 발닦개가 되면 되나요?"
"아니 그건 필요없고 초월자들의 힘을 모아서 우리의 봉인을 풀어주면─."
"당장 가겠습니다!"
그렇게 검호입니DA가 끝났다고한다.
10. 누님은 거절한다.
아란은 이전과는 다른 멀쩡한 폴암을 들고 검호에게 걸어갔다.
"나랑 대련하자. 이번엔 제대로 말이야."
"거절하지."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어째서?"
"누님 플래그는 줘도 안가져."
"…… 나 그렇게 나이 안많다고!"
그 말에 검호는 확 인상을 쓰며 외쳤다.
"시끄러! 이쪽 세계에선 여자가 17살이면 이미 할머니뻘이라고!"
"뭐야 그 세계 죽어!!"
어찌됬든 둘은 싸웠다고 한다.
========== 작품 후기 ==========
갑자기 떠오른 망상을 휘갈겨보았습니다. 본편에서 검호는 절대 안저럽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오르카&스우가 아리아랑 회담을 갖는거 말인데요... 아리아의 전투씬을 넣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