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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호입니DA-68화 (68/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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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그가 검은 마법사에게 검을 꽂아넣고 그대로 쭉 아래로 그어내리는 것이, 힘을 다한듯 쓰러지는 그를 향해 검은 마법사의 손이 뻗어져 심장을 꿰뚫어버리는 과정이.

그리고─ 그녀가 나타나는 것이.

"당장 그에게서 손 떼 이자식아!!"

수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던 곳에서부터 여기까지 텔레포트와 마법을 통한 각력 강화로 말도 안되는 속도로 주파해온 그녀-파픈스타는 곧바로 용암이 깔린 일대를 통째로 얼리며 검호를 검은 마법사의 손에서 빼냈다.

[니년이 감히!]

거칠게 일렁이는 어둠은 보이지도 않는지, 그녀는 황급히 검호의 상태를 확인했다. 아니, 확인하려 했다.

'죽었, 어.'

가슴의 정중앙이 주먹을 넣어도 될만큼 크게 뚫려있다. 부질없는 희망을 부여잡고 코 밑에 손가락을 갖다대어봐도 숨을 쉬지 않는다. 심장이 날아간 그 순간 즉사한 것이다. 빛을 잃은 붉은 눈을 볼 용기가 도저히 들지 않았다.

'좀 더, 좀 더 빨리 왔더라면……!'

이빨이 딱딱 부딪혔다. 오면서 계속 그를 돕기위해 멈춰서 마법을 썼고, 이때문에 조금씩 지체가 됬지만 그 몇 초 아니, 몇 초도 되지않을 시간만에 이렇게 되다니.

그러나 그녀에겐 후회할 시간조차도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다. 그의 몸이 손가락 끝부터 빛조각으로 화하는게 보였으니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가짜 몸이 사라지는 그 광경을 본 순간, 그녀는 냉기를 쏟아부어 용암을 굳힌다음 그를 내려두고 곧바로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AAAAAAAAAAAAAAAAAAA──!!"

비명, 혹은 절규에 가까운 샤우팅이 울리며 사라져가는 그의 몸이 투명한 얼음에 갖혔다. 단순한 얼음이 아닌 시간 자체를 얼림으로 육체뿐이라도 그를 여기에 붙들어맨 것이다.

곧장 얼음을 들쳐멘 그녀는 바로 몸을 돌렸다. 여기서 지체할 시간이 없다. 일분 일초라도 빨리 도망쳐 생명의 오버시어에게 찾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일단 여기서 몸을 뺀 다음 아직까지 가지 않은 곳들을 찾아가야 하는데─

하늘에서 온갖 종류의 마법이 폭우처럼 쏟아졌다.

'젠장 저게 있었지!'

그와 계약한 오닉스 드래곤! 마스터가 죽는다고 오닉스 드래곤도 죽는건 아니지만, 영혼을 이은 이와의 계약이 끊어져나가는 충격을 고스란히 느꼈을 그 드래곤은 미친듯이가 아니라 정말로 미쳤는지 고통어린 포효를 울보짖으며 검은 마법사를 향해 마법을 뿌려댔다.

[더 이상 여기있는건 의미가 없군. 나를 배신한 대가를 치루게 될거다 어리석은 이여.]

"빨리 꺼지기나 해."

살아있는 사람처럼 가슴에 선명히 새겨진 피가 흐르는 상처를 부여잡고, 그가 물러갔다.

일단 가장 큰 위험은 갔고, 그 다음은…….

"작작 좀 하란 말이야!"

[저놈이 마스터를 죽였어! 저놈이 마스터를 죽였다고! 저놈 죽여버릴거야─!!]

워프 게이트를 열며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눈에 불을 켜며 달려드는 오닉스 드래곤의 행태에 파픈스타는 질겁했다.

"안돼!!"

[방해하지말고 당장 비켜!]

출렁이는 용암을 굳혀 만든 바위 위에서 얼음벽을 겹겹히 쌓아 아스카를 제지한 그녀는 그가 든 얼음이 용암에 닿지 않도록 마법으로 띄우고 악을 쓰며 외쳤다.

"지금은 안돼! 시간이 없다고! 한시라도 빨리 여기에서 벗어나야한단 말이야!"

[날 막지마! 그리고 마스터를 내놔!]

빌어먹을. 대화가 안통해. 그녀는 메고있던 기타를 풀어 넥을 야구방망이 쥐듯이 움켜잡았다.

"진정, 하란 말이야!"

그녀는 크게 진각을 밟으며 얼음벽을 뚫고 기어코 머리를 들이민 아스카를 향해 있는힘껏 기타를 휘둘렀다. 기타는 아스카의 가장 큰 금빛 뿔 중 하나에 제대로 명중했고, 뿔은 쩍 갈라지더니 부서져서 날아갔다.

[크아아아악─!!]

아스카가 고통에 몸부림치며 부딪힌 얼음벽이 쿵쿵 무너져갔다. 마법으로 제 머리위로 파편이 떨어지는 것을 막은 그녀는 공중에 떠올라 외쳤다.

"니 마스터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어. 그러니까 지금은 내 말을 좀 들어!"

[정말로, 있어……?]

오닉스 드래곤이란 종족 얼마나 마스터 성애자인거냐.

"1초가 급해. 자세한건 가면서 얘기할테니까 날 데리고 여기서 벗어나줘."

[알았어. 만약 거짓말이면…… 가만히 안둬.]

순간 온몸이 서늘해지는 것 같았다. 찰나지만 검호의 날카로운 눈빛을 마주한듯한 느낌을 받은 그녀는 뭔 드래곤이 마스터를 이렇게 닮은거냐고 속으로 불평하며 바로 아스카의 등에 올라탔다.

[어디로 가줄까.]

"사람이 없는 곳."

그녀는 대답하며 그의 가방을 뒤졌다. 시체에 없었으니 여기에 있을 것. 나침반, 지도, 자잘한 물건들 아래에 있는 그 물건을 꺼냈다.

시간의 오버시어가 만든 초월자의 힘을 저장하는 팔찌.

"…… 생명 연장은 할 수 있겠네."

찌꺼기에 가깝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남아있는 세계수의 힘이 느껴졌다. 이제부터 시간 싸움이다.

이 힘이 다하기 전에 생명의 오버시어를 찾아내야 한다.

***

프리드side.

거짓말이라고 믿고싶은 일들의 연속에 나는 한참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검호, 그가 죽다니 그런 말도 안되는. 이어서 벌어진 어느 군단장 여자의 배신, 그녀가 검호의 시체를 가져가고 그의 오닉스 드래곤과 함께 빠르게 도망치는 것을 망연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정신 차려라 프리드!]

"…… 아프리엔."

[여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 당장!]

다급함이 느껴지는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들었다.

"다 끝났는데 왜……."

[빨리 동료들을 내게 태워라! 그러지 않으면 다 죽을거다!]

아프리엔의 재촉에 나는 그때서야 동료들이 아직 용암이 끓는 땅에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넋이 나간듯한 얼굴로 아프리엔의 등 위에 올라탄 그들은 아무말없이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그와 싸운 것, 그가 죽은 것, 그녀가 나타난 것. 모든 것이 이해하는 것도, 받아들이는 것도 힘들었다.

"아……!"

그리고 나는, 그것들과는 다른 이유로 경악했다.

"빅토리아 반도가……."

격전의 흔적으로 남아있는 용암을 따라, 대결계 부근을 경계선으로 빅토리아 반도가 통째로 대륙에서 떨어져나가는 모습이 두 눈을 통해 들어와 뇌에 새겨졌다.

검은 마법사와 처음으로 싸우고, 동료를 처음으로 잃고, 그의 힘과 우리의 무력함을 처음으로 깨달은 순간이었다.

========== 작품 후기 ==========

챕터 마무리란 느낌. 그래서 분량도 허접하죠.

파픈스타가 시간 되돌리면 되잖아? 라 생각할 수 있지만, 죽은 순간 영혼이 육체를 떠나며 ㅂㅂ해서 시간 돌려도 몸의 상처만 치료되지 영혼은 않옴.

@ReFrante - 사실 극 초기에는 죽이고 완결내려했지만 그건 찝찝해서 변경됬음.

@Ratios - 그런 사기템 없어요.

@좌절거북이 - 손톱은 무사하겠네요.

@건전한독자 - 심지어 검호는 근딜러라 떨어지면 딜 못뽑아서 거리 벌릴 수가 없는데.

@카르시디안 - 희생은 아니지만 어쨌든 나섰음.

@토토토미 - 순식간에 코멘들 달린거보고 좀 놀랬음.

@Pote - 본의아니게 팀킬. 그래도 방어막 내구도 엄청 깎았음 저게.

@크리잔 - 라테일 캐릭터만 가져왔지 스토리는 오히려 모름...

@로레리루라 - 음, 이 '챕터'에서 한 명만 죽는다고 했지 다른 편은 모르는데요?

@chokopoko - 다음 챕터는 검호가 죽은뒤 이어지는 이야기들.

@arays - 시체 사라지기전에 건지고 토낌.

@칼크래프트 - 음? 글쎄요?

@DIO루가 - 파픈은 할 일이 많아요.

@패러디좋아 - 늦게 도착했음. 뒤에서 지원하면서 오느라.

@화뉴 - 전 주인공 안티가 아닙니다.

@Eluines - 잘못 보신거 아닙니다. 아스카는 폭주했지만 마스터가 살아날 수 있음&뿔 하나 박살난 충격 요법으로 빨리 제정신차림.

@Sisre - 다음 챕터 보시면 기절하시겠네.

@노란우산s - 뎀딜에만 신경쓰다가 디버프를 잊어버림.

@책벌레씨 - 검호 비석 세웠음.

@허공말뚝 - 고의적으로 끊은거. 1인칭이라 끊긴거고 전지적 시점이었으면 아마 '그렇게 그는 차가운 죽음이 온몸에 퍼지는걸 느끼며 숨을 거두었다'가 됬을걸요.

@소라루 - 그냥 죽은겁니다.

@Dt월 - 당연한 말씀을.

@소O설O매O니O아 - 통수하니까 갑자기 어디의 통수왕이 생각나네.

@Blake117 - 아직은 미숙하니까... 라고 하기엔 잘못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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