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아의 아틀란티스 소녀를 찾아 브금으로 틀어주세요)
파픈스타side.
라테일 전직 스킬중에는 성장을 모두 끝내야만 쓸 수 있는 인피니티 스킬이란게 있다. 나의 경우엔 '세븐 사인'이라는, 게임에서는 무대같은게 만들어지고 거기서 노래? 를 부르는 이펙트였던걸로 기억한다. 현실에서 이 스킬은 적절히 보정을 받아 무대라고 판단되는 곳에서 소리 마법을 쓰면 그 효과가 대폭 강화되는 형태로 바뀌었다.
나는 작게 심호흡을 한다음 목소리에 마력을 실었다.
"저 먼 바다 끝엔 뭐가 있을까 다른 무언가 세상과는 먼 얘기
구름 위로 올라가면 보일까 천사와 나팔부는 아이들
숲 속 어디엔가 귀를 대보면 오직 내게만 작게 들려오는 목소리
꿈을 꾸는 듯이 날아가볼까 저기 높은 곳 아무도 없는 세계."
내가 부르기로 한 노래는 옛날옛적에 들었던 노래였다. 엄마가 아침마다 라디오를 듣는게 취미라서 우연히 듣게된 그 노래는, 제목은 어느새 잊어버렸지만 흔한 사랑노래가 아니라서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게도 많던 질문과 풀리지 못한 수많은 얘기가
돌아보고 서면 언제부턴가 나도 몰래 잊고있던 나만의 비밀."
플로우라 할머니에게서 얻어온 인간 비슷하게 생긴 골렘에게 옷을 입히고 화장을 시켜 최대한 사람처럼 보이도록 세운다음 후렴구를 부르도록 세팅하고, 오늘까지 연습한 선율에 따라 기타줄을 튕기며 최대한 기억을 더듬어 정확한 가사를 떠올림과 동시에 마법을 사용했다.
"왜 이래 나 이제 커버린 걸까 뭔가 잃어버린 기억
이젠 나의 그 작은 소망과 꿈을 잃지 않기를 저 하늘속에 속삭일래."
노래를 부르면서 문득 가사에 묘하게 공감이 가버렸다. 나 정말 어쩌다 이렇게 커버렸을까. 아, 30살 가까이 됐으니 늙었다고 해야하나. 단어가 좀 슬픈데.
"까만 밤하늘에 밝게 빛나던 별들 가운데 나 태어난 곳 있을까
나는 지구인과 다른 곳에서 내려온거라 믿고싶기도 했어."
어릴땐 특별하길 바랬는데, 그 특별함이라는게 항상 좋은게 아니라는걸 알아버렸다. 평범함의 소중함을 눈물나게 알았다.
"그렇게도 많던 질문과 풀리지 못한 나의 수많은 얘기가
돌아보고 서면 언제부턴가 나도 몰래 잊고있던 나만의 비밀."
이런 과정을 거치지않고 바로 그에게 사실을 말하는 것이 온건하게 일이 마무리되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믿을지 말지의 여부는 물론이고 스스로 떠올리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왜 이래 나 이제 커버린 걸까 뭔가 잃어버린 기억
이젠 나의 그 작은 소망과 꿈을 잃지 않기를 저 하늘속에 속삭일래."
의미없지만 흥을 돋우기 위한 흥얼거림을 읖조리며 나는 검호에게 시선을 맞췄다.
"너무나도 좋은 향기와 바람이 나에게로 다가와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가만히 들려오는 작은 속삭임
귀를 기울이고 불러보세요 다시 찾게 될 거예요 잊혀진 기억──"
미안한 감정이 밀려왔다. 어떤 의미로 그는 죽었고, 죽지 않았다. 지금 여기 살아있는 것도 분명 검호다. 그리고 그는 일상의 행복을 손에 넣었다. 그런 그의 이전 기억을 되살려 선택을 종용하는건 잔인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이걸 선택했는걸. 그걸 후회하지는 않아.
이 세계의 일상과 행복이 진짜니 뭐니 해도, 여기는 돌아가고 싶던 원래 세계가 아닌걸.
"나 이제 더 이상 놓치진 않아 나의 잃어버린 기억
이젠 나의 그 작은 소망과 꿈을 잃지 않기를 저 하늘속에 속삭일래."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왜 이래 나 이제 커버린 걸까 뭔가 잃어버린 기억
이젠 나의 작은 소망과 꿈을 잃지 않기를 저 하늘속에 기도할래."
머리를 감싸쥐고 고개를 푹 숙인 그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나는 무대에서 등을 돌렸다.
***
검호side.
하늘끝까지 닿을만큼 시원하게 뻗어가는 미성은 그 자체가 칼날이 되어 뇌를 들쑤셨고, 그 상처에서 묻혀져있던 기억들이 흘러내렸다.
아아아…… 차라리, 차라리 모르는게 나았을텐데.
당연하다고, 익숙하다고 믿어 의심치않았던 것들이 사실 전혀 당연한게 아닌 것을, 낯설기 짝에 없는 것이라는걸 알아버렸다. 하루하루 이어지던 일상이라는 이름의 행복이 산산조각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면서 날카로운 상처를 입혔다.
"오올~ 전학생 노래 잘부르네? 폼으로 들고다니는 기타가 아니었구나."
옆에서 들린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떠오른건 메이플 월드에서 있었던 일 거의 모두였다. 말인 즉, 내가 정신을 잃고있는동안 저지른 - 아스카가 차라리 모르고 있는게 나을거라 했던 그때의 일 역시 생각났다는 것이다.
"뭐하냐?"
"…… 미안해. 정말 미안해."
"하?"
뭐 잘못먹었냐는 눈으로 날 보는 소녀에게 이어 말했다.
"잠시지만 내 동생이 되어줘서 고마워."
"너 오늘 정신이 좀 이상하다? 머리 박았냐?"
분명 그녀는 살인마다. 극악무도하기 짝에 없었던, 미치광이 학살자. 지금은 그걸 기억하지 못한다 해도 그녀가 저지른 일은, 그녀의 손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나는 인사를 건냈다.
그녀가 살인마인 것과 마찬가지로, 내가 그녀를 죽였다는 사실 역시 변하지 않으니까.
"먼저 가 있어."
"야 잠깐만 뭔 소리를 하는─"
나는 그녀를 인파속으로 밀쳤다. 파픈스타의 공연이 마지막이었기에 사람들이 슬슬 빠져나가고 있었다.
파픈스타. 아마 동료라는 존재를 떠올리라고 하면 아스카와 함께 제일 먼저 떠오를 그녀가 이런 일을 한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눈물나게 돌아오고 싶었던 평화로운 일상이 이어지는 세상이지만…… 여기는 지구가, 원래 세계가 아니다.
당장 그녀에게 뛰어가고 싶었지만 워터파크에서 빠져나가는 인파가 굉장해 함부로 무대에 가까이 갈 수 없었다. 힘을 쓰면 아주 안될것도 없었지만 사람이 다칠게 분명한대다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고 속이 울렁거려 도저히 움직일 수 없었다.
결국 모든 사람이 빠져나가 한적하다못해 고요하게 느껴질 무렵에서야 나는 휘청이는 몸을 끌고 무대쪽으로 다가갔다. 무대에서 내려가는척 하고 마법으로 몸을 숨기고있던 그녀가 나타났다.
"안녕."
"…… 파픈스타."
"이젠 날 기억해?"
예쁘게 웃고있는 그녀가 물었다. 나는 아직도 머릿속에서 제멋대로 떠오르는 기억들을 애써 뒤로 넘기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나만 물어봐도 되나."
"무엇을?"
수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너무 사소해서 잊고있는 것부터, 다시는 떠올리기 싫을정도로 악몽같은 것들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여기저기에서 터져나와 머리가 아플 정도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것들을 알았는데 가장 중요한게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왜…… 여기 있는거지?"
여기로 오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생각나지 않았다. 내 말에 그녀는 무대에서 내려왔다.
"다 기억난건 아니네. 하긴, 한 번에 되면 그게 이상하려나."
"대답해!"
그녀를 붙잡기 위해 한 걸음 내디딘 순간 바닥의 타일이 으깨졌다.
"마음같아선 바로 말하고 싶지만, 그걸 당신이 믿을지가 의문이야. 그러니까 별 수 없이 좀 더 과격한 수단을 써야겠어."
허공에서 무언가가 갑자기 나타나더니 챙! 하는 금속음을 내며 떨어졌다.
실전적인 용도로는 보이지 않을정도로 화려한 황금빛 새장식의 붉은 쌍검.
"끔찍한 악몽이겠지만…… 그런만큼 최대한 비슷하게 재현하면 되겠지."
"무슨 말인지 설명해."
"그럴 필요 없어. 직접 깨닫게 될테니까."
워터파크의 물이 일제히 끓어오르기 시작함과 동시에 물기어린 바닥이 바짝 마르며 뜨거운 증기가 피어올랐다. 그녀가 웃었다.
"용암만큼은 아니지만 꽤 뜨거울거야."
"갑자기 왜 이런 짓을?!"
"나도 이러는건 싫어. 노래 한 번으로 끝나고 당신이 화를 냈다면 차라리 편했을텐데…… 그러지 못했으니 결국 이런 무식한 방법을 써야하잖아."
또 노래를 부르기엔 목이 좀 아프거든. 무리해서. 파픈스타는 애니메이션 전투씬에서 나올법한 격렬한 기타연주를 하며 증기의 세례를 퍼부었고, 나는 곧장 땅에 떨어진 쌍검을 집어들고 열기의 폭포에서 도망쳤다.
"도망치지 말고 싸워줘."
"그냥 말하라고!"
"그러지 않으면 당신이라도 죽을지 몰라."
좀전까지 시원한 수영장 물이었던것이 멀쩡한 사람을 수육으로 만들고도 남을 열탕으로 화해 머리위에서 쏟아지는 광경은 충분히 공포스러웠다. 거기다 물이라서 참격을 날려도 의미가 없다. 나는 황급히 워터 슬라이드 위쪽으로 뛰어올라 그것을 피했다.
그때 쿠득거리는 익숙한 소리가 증기벽 너머로 어렴풋이 들렸다. 시퍼런 얼음으로 이루어진 갑각류의 다리와 유사한 무언가가 파픈스타의 주위에서 생겨나며 잘각잘각 꿈틀거렸다.
"사슬이 없으니 대신 이거라도 써야겠네."
산뜻하기 짝에 없는 목소리가 너무도 살벌하게 들렸다.
마법으로 만들어졌다는걸 증명하듯 증기벽을 뚫고 왔는데도 제 형태를 유지하는 얼음 촉수가 - 어감이 그랬지만 실사로 보니 그냥 호러였다 - 심장을 후벼팔 기세로 날아와서 곧바로 발도술을 써서 얼음 촉수을 박살냈다. 진각을 밟은 워터 슬라이드 바닥이 융단 폭격을 맞은 도심처럼 처참하게 박살나 미끄럼틀 부분이 드드득 소리를 내더니 쓰러져 열탕속으로 잠겼다.
대체 왜 저러는거야! 고함이라도 치려 했는데 어쩐지 싸한 느낌이 들어서 발밑을 내려다보니 막 만들어진 얼음 촉수가 허벅지를 꿰뚫을 기세로 솟구쳤다. 피할 곳을 좀 전에 내가 부순지라 발로 차서 얼음을 부쉈다. 자잘한 조각이 발바닥에 박혀 좀 아팠지만 아픔을 토로할 시간조차 없었다.
"그러고보니 그놈은 이걸 엄청 많이 만들었었지."
어째 불길한 예감이 마구마구 든 순간, 0.1초뒤 나는 예감을 저주하기에 이르렀다.
"부수든가 피하든가 알아서 해."
어느 쪽이든 힘들겠지만, 이라고 말을 덧붙힘과 동시에 쏴아아─ 하는 파도 소리와 비슷하게 들릴정도로 엄청난 물량의 얼음 촉수들이 밀려왔다. 와씨 잠깐만, 저거 왠지 생리적 혐오감이 든다고!
발판을 만들어 위로 뛰어올라 즉시 참격을 날렸다. 물과는 달리 얼음은 벨 수 있는거라 그런지 일단 반이 날아갔고, 나머지 반은 요리조리 피하며 좀 긁히긴 했지만 어찌어찌 부쉈다.
"그만 좀 하라고!"
수시때때로 몰려오는 뜨거운 증기, 도망칠 곳을 막는 열탕, 여기저기서 솟구치는 얼음 촉수. 왜 그녀가 나에게 공격을 쏟아붙는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것도 스트레스인데 더 짜증나는건 그녀는 이러는 이유를 설명할 의사가 아예 없어보인다는거다.
거기다 이상한건 또 하나 더 있다.
'아프지가 않아.'
항상 이정도로 힘을 쓰면 그 반동으로 팔이다 다리중 하나 혹은 둘 다가 근육이 비틀린 것처럼 아팠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내 몸에 무슨 일이 생긴건가?
나는 물기둥 너머에 있는 그녀를 보았다.
"…… 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그걸 기억해내줘. 그래야 물어볼 수 있으니까."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선 대답을 요구할 수 없어. 의미불명의 말을 한 그녀는 찡그리듯이 웃으며 기타줄을 끊어질듯이 세게 튕겼다. 순간 증기가 얼어붙으며 얼음 칼날로 화해 한쪽 팔을 쫙 내려그었다. 이를 악물며 비명을 삼킬때, 고통과 함께 어렴풋이 기시감이 들었다. 뭔가,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군단장들과 싸운게 한 두 번이 아니라서 이 기시감이 언제 다쳤던 것에서 드는건지 모르겠다.
"다리 두 개까지 다치게 하고싶지 않아. 심장을 뚫는건 더더욱 하고싶지 않고. 그러니까 제발 떠올려줘. 여기에 오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여기 왔는지."
살벌한 말을 무척 슬픈 얼굴로 한 그녀는 엄청난 기세로 돌진하는 증기의 장벽을 날렸다.
어째선지 이어서 그녀가 할 공격을 알 것 같았다. 나는 빠르게 자리에서 벗어나 증기를 피하지 않고 그녀로 달려들었다. 뒤쪽에서 콰득거리며 뭔가가 얼어붙는 소리가 들렸다.
얼음 촉수때문에 곳곳이 깨진 타일 바닥을 크게 밟으며 검격을 날렸다. 날카로운 검풍이 피부가 익어버릴것 같은 열기덩어리를 베어가르며 좁은 길을 만들었고, 발판을 만들어 뛰어올라 파편을 피해 단숨에 장벽을 통과했다.
차가운 흑안개를 둘러 열기에서 몸을 지킨 그녀의 모습에서 누군가가 투영된 이유가 뭘까.
'잠깐, 왜?'
상대가 그녀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망설임없이 휘둘러진 검이 흑안개를 가르며 어딘가에 꽂힌 이유는.
'그것'과는 달리 살아있는 이의 것이 분명한 섬세한 손이 제 가슴을 짚었을때의 느낌은.
"나인걸 알아서 그런가. 검을 멈췄어 당신."
검이 카각거리는 소리를 내며 위태롭게 울었다. 천만다행으로 검은 그녀의 살갛에 닿지도 못하고 얼음에 막힌것이다. 나는 그녀의 손을 다른쪽 검손잡이로 쳐내며 동시에 발로 기타를 차날렸다.
"이제 그만하고 설명해."
"…… 검호."
"이런 방식이 굳이 아니어도 돼."
"미안하지만 지금 당신 의사는 별로 상관없어. 내가 이걸 하겠다고 정했거든."
그녀는 무기를 잃었음에도 후읍, 하고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뭔가가 닥쳐올거라는 예감에 반사적으로 몸을 움직인 순간 귀를 찢는 날카로운 소리가 공기를 갈랐다.
"Peeeeeeeeeeeeeeeeee──!"
맹금류의 울음소리같은 휘파람이 흑안개와 함께 심장이 얼어붙는 냉기로 화해 전신을 덮쳐왔다. 또다시 기시감이 들었다. 온몸을 묶어버리는 이 차가움을, 기억하고 있다.
그새 얼음을 둘러 몹시 위협적으로 보이는 손이 뻗어지는 광경을 나는 그대로 굳어서 보기만 했다.
"이것보다 더 절망적인 상황을, 겪어봤잖아."
살아있는 생명체의 것이 아닌 손이 가슴팍을 파고들며 죽음이 뿌리내리는 느낌을 기억한다.
다만 그때와는 달리, 몸이 움직였다.
양 손에 다 쥐고있는 검을 들고 하나는 그녀의 손을 감싼 얼음을, 다른 하나는 흑안개 너머의 그녀를 향해 휘둘렀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눈앞에서 소름끼치는 붉은색이 흩뿌려졌다.
"메이플 월드로, 돌아갈래?"
붉게 물들어가는 그녀의 옷을 보았을때 기시감의 정체를 알았다. 손이 마구 떨려 곧바로 검을 놓았다. 계속 잡고있으면 상처를 벌려버릴것 같아서.
"치료, 치료를 해야……!"
"대답해줘. 메이플 월드로 돌아갈건지 말건지."
"아, 아스카는 어디에 있는거야?! 빨리 힐을 해야하는데!"
"…… 여기 없어. 그러니 선택해줘. 신중하게, 오늘과 같은 선택의 기회가 와도 똑같은 것을 고를 수 있도록."
이상할정도로 침착한 그녀의 모습에서 나는 오히려 공포를 느꼈다.
내가 검은 마법사에게 죽임당했다는 사실을 안 것보다, 지금 눈앞에 그녀가 죽어가는 사실이 더 급했다. 차라리 그냥 말하지 왜 이런식으로 이걸 알려주냐고! 또 스스로 힐링을 쓸 줄 알면서 왜 안쓰고 있고! 날 상대하면서 mp가 다 떨어졌을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돌아가면 당신은 다시 죽을지도 몰라. 어쩌면 이전보다 더 심한 형태로. 그때는 이런 기적도 다시 없을거고. 그래도 메이플 월드에 돌아갈거야?"
시리도록 푸른 눈이 또렷히 나를 보았다. 반대로 하얀 옷은 점점 붉은색으로 물들어갔다.
파픈스타를 살려야한다. 그 문제도 있지만 다른 중요한 문제들이 우후죽순 생각났다. 내가 돌아가면 과연 무엇을 해야할까? 분명 검은 마법사와 다시 싸우는 것도 있을거고, 그란디스에 있다는 그년도 봉인에서 풀어줘야 한다. 거기다 그란디스에는 다른 초월자들도 있다. 특히 제른 다르모어. 그것과도 싸워야 한다면?
또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단지 가정일뿐인데 생각하는 것만으로 몸이 마비되었다. 나는 벌겋게 근육이 드러날정도로 갈라진 팔과 상처난 가슴의 상처에서 흐르는 피를 닦지도 못하고 새로 짓는게 나은 꼴이 된 워터파크와 그녀를 황망하게 보다, 워터파크의 입구쪽에서 그 소녀가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얼굴로 서있는것을 알았다.
난 여기에 계속 있을 수 없어. 아무리 평화롭고 행복하다 해도, 여긴 원래 세계가 아니야. 내가 바라던 그곳이 아니야.
이런 이유로 그 고생을 다시 한다고하면 천하의 미련한 놈으로 보이겠지만, 나에겐 중요한 이유다.
검호라 불리기 이전의 원래의 나를 아는 사람들은 이곳에는 한 명도 없고, 그 고생을 하면서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들 역시 이곳에 없으니까.
"…… 돌아갈게."
"후회하지 않아?"
"이 세상에는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아."
무엇에 비유할 수 없는 아름다운 푸른빛이 모여들었다.
[오~케이. 동의 확실하게 얻었다.]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경쾌하게 울렸다.
========== 작품 후기 ==========
공지로 브금 올리려고 했는데 방법을 모르겠다... 하다못해 뜰에라도 올리려고 했는데 안올라가...
검호가 돌아가기로 한 계기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건 '평화로운 일상이 이어진다 해도 여기는 내가 돌아가고 싶었던 세상이 아니다'입니다. 후반부 다소 수정했습니다.
이 챕터는 이런저런 이유로 외전으로 분류하게 됬습니다.
@중보보 - 저도 쓰면서 신성 찬트 생각났습니다.
@대어의예감 - 그리고 주인공한테 자칫 죽을뻔함.
@노란우산s - 가짜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가 바라던 곳도 아니죠.
@Banhok -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토상자 - 공지로 브금을 올리고 싶었건만...
@Eluines - 하다보니 그렇게 됬네요. 대신 앞으로는 좀 템포가 늦춰질겁니다. 수업이 타이트하게 잡혀있어서.
@sjdjabqh -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karuma - 이번엔 선택권이 있었어요.
@Blake117 - 혼자가 아니라는건 좋은겁니다.
@넝기 - 기억 떠오르자마자 파픈스타와 싸움.
@로레리루라 - 그게 정답입니다.
@소라루 - 분위기에 안맞는데요?!
@레시코 - 그건 모르겠네요. 돌아가면 서로를 알아볼 수 없을텐데.
@라그실 - 하다보니 3연참이 됬네요. 제가 이거 쓰면서 연참할 날이 올까 의문이었는데.
@화뉴 - 그, 그래도 생명의 오버시어는 말이라도 통합니다!
@ReFrante - 이번 챕터만 그래요.
@칼크래프트 - 키네시스는 저 둘의 정신나간 싸움을 봤을까요 못봤을까요.
@Sisre - 그야 이번 챕터는 파픈스타를 위한 챕터니까요!
@적월식 - 대상을 검호 한 사람으로 한정시켜서 위력을 극대화한거라 사이키커는 해당사항 없습니다.
@책벌레씨 - 검호는 트립퍼중에서 제일 상황이 안좋음. 비슷한 전사직인 첫번째 트립퍼도 스킬 사용법정도는 알았건만.
@적현월 - 초반엔 좀 달랐습니다. 시간의 오버시어가 힘이 좀 있었을땐 일일이 신전에 안가고 다이렉트로 연락할 수 있었어요. 나중에가서 못하게 됬지만.
@루서스 - 알아서 사입으라는 뜻?
@Ratios - 파픈의 마법은 응용성이 넓어요.
@니트인간 - 다음 챕터부터는 검호 맞습니다.
@neve - 양쪽다 강인? 할까요.
@arays - 현실보정 좀 들어갑니다. 그대로 구현하기엔 좀 무리니까요.
@키하라스티카 - 나이차이가?!
@zeil - 기분탓이에요.
@예리카 - 인벤토리에 옷이 좀 있긴하지만 일단 프로모션 셋이 제일 편하거든요.
@허공말뚝 - 가사도 참 노골적이죠.
@여행자구름 - 설명 안해주고 워터파크 작살낸다음 돌아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