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검호side.
펜시란 놈이 던져준 퀘스트를 완료하기위해 나는 과거 빅뱅 이전의 메이플이 생각날정도로 징글맞게 많은 몬스터들을 처리했다. 뭔 숲에 있던 외눈박이 시리즈가 다 나온듯한 숫자에 토쏠릴뻔했다고.
그 와중에 무성한 풀과 트랩처럼 숨겨진 나무 뿌리에 걸리거나 잘못 밟아 미끄러지길 수 차례, 쉴새없이 부딪히는 외눈박이들의 충격을 견디지못하고 나무가 종종 쓰러지는 경우까지 있어 하마터면 몬스터 이전에 몇 번이나 나무에 깔려 죽을뻔했다. 여기 나무 크기는 큰데 왜이렇게 부실한거지? 속이 텅텅 비어서 그런가? 페어리들의 영역에서 지냈을때 방으로 쓰라고 받았던 나무를 생각해보니 신빙성이 있었다.
"…… 대체 왜 당신같은 사람이 여기 온거냐옹?"
누군 뭐 오고싶어서 온 줄 아냐. 렙 초기화당했으니 다시 레벨업하려면 - 힘 기르려면 가장 정석적인 방법이 적당한 사냥터 하나 골라서 자리잡는거잖아. 예전에 커닝스퀘어 CD있는 층 갈 때마다 자리요~ 라고 말하는 것들 볼 때마다 빡쳤었는데 어우.
물론 현실판 메이플은 그런 경우 없다. 아니 애초에 몬스터들을 스킬 몇 번 써서 죽일 수 있는 실력을 가진 사람이 드물다는게 정답이다. 판타지틱한 세상이라도 모험자보다 양민이 많고, 그렇지 않은게 이상한거지. 모두 다 모험자면 농사는 누가 지어?
생각이 잠시 딴데로 새버렸다. 나는 실실 웃는 반투명 고양이에게 대답하려 했는데 고양이가 먼저 선수를 쳤다.
"여기는 당신 수준에 안맞는다냐. 그러니 다른곳에 가줄 수 있나옹?"
거 저렙이라서 미안하게 됬수다.
"그럼 어디로 가라는거지."
"그……."
몇 시간 동안 외눈박이놈들만 잡아서 이젠 이놈들 보기도 싫단말이야. 힘을 되찾기 위해서라지만 죄없는 놈들 족친 것 같아 기분도 굉장히 찝찝하고. 뭐, 정작 이놈들이랑 싸울땐 그 숫자에 질려서 손발 놀리는데 바빠 생각도 못했지만 산처럼 쌓인 시체를 보니 속이 안좋아졌다.
"아, 몬스터를 잡는건 아니지만 나 대신 해결해줬으면 하는게 있는데 들어줄 수 있나옹?"
연계 퀘스트냐. 저렙구간이니 쉬운거겠지?
"내가 대마법사 하인즈님의 제자인걸 알고 있을거다냥~ 같은 제자이면서 친구인 쿠디라는 마법사가 있는데, 지금 쿠디가 요정 납치범이라는 죄목으로……."
테마던전 퀘스트냐!! 전개가 너무 빨라! 거기다 캐릭터 새로 하나 만들 때마다 했던거라 머릿속으로 스크립트가 다 떠오르고 있어! 다른 영웅즈나 모험가들이 아직 이거 안한거야?
"…… 그러니 좀 도와줬으면 한다냥."
당연히 거절할까 했는데 이걸 거절하면 또 주변을 돌며 몬스터 반복잡기를 해야하는데다 이대로 모른척하고 가면 이 고양이는 물론 대마법사 하인즈한테 제대로 찍힐거고…… 거기다 게임하고는 달리 현실이니까 잡혀있다는 쿠디인지 도토리인지 하는 놈은 뭔 일이 생기겠지.
처음부터 거부권이 없다는게 싫다. 밀레시안이냐.
"어디로 가면되지."
"해주는거냥?"
[마스터 이거 하게?]
"아직 날이 밝으니까."
어둑어둑한 밤이었으면 그걸 핑계로 거절할 수 있었을텐데.
이후 나는 '그렇다면 엘리넬에 데려다주겠다냥'이라고 말한 고양이의 안내에 따라 숲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좀 걸어서 시간과는 무관하게 어두운 - 그러나 환상적인 분위기의 호숫가에 다다를 수 있었다. 마력이 충만한 땅이라고 아스카가 중얼거렸다.
"엘리넬의 요정들은 우리의 대화 요청을 모두 거절했다옹. 그러니 직접 찾아가서 대화를 할 수 밖에 없다옹."
[그런데 이 호수, 마법이 걸려있는데.]
"역시 그런가냥?"
…… 그러고보니 원래 이 부분은 플레이어가 헤엄쳐서 호수를 건너려다 빠져 죽을뻔하게 되는 전개였지? 아쿠아리움 가면서 익사당할뻔한 경험을 겪은 이후로 난 수영을 못하게됬으니 마법과는 별개로 시도했다간 익사 확정이었겠지.
[손발을 마비시키는 종류의 마법이야. 악질인데?]
"그럼 헤엄은 무리겠다냥. 마법을 쓸까 하는데, 재료를 모아와줄 수 있냐옹?"
"그럴 필요 없을거다."
나는 기대감어린 눈으로 아스카를 보았다.
"해줄 수 있지?"
[그야 물론! 이 정도는 쉽다고!]
아스카는 활기차게 말하며 마법을 썼다. 반짝거리는 색색의 빛무리가 바닥에서 올라와 다리를 휘감았다.
"후냐아……?!"
[물 위를 걷게하는 마법은 간단해. 호수에 걸린 마법자체도 상당히 허접하고, 예전에 파픈스타한테 물 마법 조금 배웠던걸 응용해봤어!]
"그런 것도 배웠었나?"
[기본적으로 물 마법은 응용 범위가 엄청 넓다구 마스터.]
매번 드는 생각이지만 역시 메이플에선 마법사가 최고인 것 같아. 마법 자체의 강력함도 있지만, 그 전에 여기저기에 편리한 마법이 엄청 많다.
"안따라오나?"
생각해보니까 저 고양이놈이 부탁했는데 여기서 끝날때까지 죽치고 있는건 좀 불합리한데.
"가, 가겠다냥!"
이후 아스카는 고양이에게도 마법을 걸어줬고, 나는 마치 슬라임같은 젤 위를 걷는듯한 기묘한 감각을 느끼며 호수 위을 걸었다. 페어리와 비슷한 형체의 무언가가 빛나며 날아다닌다든지, 녹색과 하늘색의 몽실몽실한 덩어리가 호수 위를 떠다니고 있었지만 - 퀘스트와 관련된 몹인듯하다 - 이상하게 한 놈도 가까이 오지 않았다.
"…… 무서워서 접근하지 않는거다옹."
"무섭다고?"
누가? 렙 초기화당한 나나 마법이 좀 딸리는듯한 고양이를 제외하면 남는건 아스카뿐이다. 크기는 작아졌어도 포스는 그대로라는건가. 그래서 외눈박이들 잡을때 아스카는 아무도 안건들인거야? 만만한 나한테 다 몰려오고?
[정령류의 몬스터들은 꽤 예민하니까.]
이제부터 빽으로 안전을 보장받겠군. 좋은 소식인데 기분이 전혀 좋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여기서 뭘 가져오라고 했는데.'
용케 기억하고있는 엘리넬의 퀘스트중에 여기 몹을 잡아 뭔 아이템을 가져오라고 한게 있었는데? 물론 쿠디란 놈이 내가 아는거하고 똑같은걸 가져오라 할지는 의문이지만 그래도 만약 그러라고 하면…….
[저거 책 아니야 마스터?]
"냥? 쿠디가 빌려간 식물도감이다옹!"
[거기다 나무 위에 종이들이 잔뜩…….]
"아스카. 저 종이 보이는대로 다 모아줘. 난 책을 가지고 올테니까."
뺑이돌기는 거절한다! 한 방에 끝내자!
나는 조심스레 검을 뽑으며 빛덩어리들에게 갔다. 그런데 그놈들은 침대 밑에서 나온 바퀴벌레를 본 여자처럼 정체불명의 비명을 지르며 도망쳐버렸고, 식물도감은 어째선지 챙기고 튀었다. 왜, 왜 도망치는건데?! 아스카면 몰라도 내가 무서울 이유는 없잖……?
'아니 잠깐만 있어봐.'
그 아이는 내가 8백년정도 잠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봉인이 아니라 잠들어 있었다고. 그 말인즉─
'…… 나 8백년동안 안씻었다는 뜻?'
거기다 심지어 나 단벌신사다. 그걸 깨달은 순간 온몸에 벌레들이 기어다니는듯한 느낌이 쫙 올라왔다.
아 젠장! 왜 이걸 생각 못한거지!! 여기 올 게 아니라 엘리니아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씻었어야 했는데! 머리에 기름기 안낀다고 어느 순간부터 씻는걸 관뒀고, 그래도 때같은건 안생겼지만 지하에 8백년동안 박혀있었으면 악취가 배이고도 남잖아! 아까 아스카가 정령류는 예민하다 했는데 악취 얘기를 애둘러 말한게 틀림없었다.
테마던전이고 나발이고 후딱 끝내고 돌아가자. 호수를 허겁지겁 질주하며 빛덩어리를 쫓아가 겨우겨우 식물도감을 뺏어온 나는 마법이 풀리기 직전, 아슬아슬하게 요정학원이 있는 땅에 도착했다.
[여기 다 모아왔어 마스터!]
"그래."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했는데 지치는 느낌이다.
***
펜시side.
스승님의 말을 듣고 왔다는 남자는 정말, 마법사의 상식이라는걸 싸그리 씹어먹을만큼 터무니없었다. 아니 뭘 어떻게 해야─
우지지직…… 쿠웅!!
"냐아, 또 한 그루 쓰러졌다옹."
[너무 오래 몸을 않움직여서 몸풀기를 좀 과격하게 하네 마스터.]
어떻게 수 백년은 우습게 먹었을 엘리니아 숲의 나무들을 저렇게 성냥개비 허리 분지르는 것처럼 쓰러뜨릴 수 있을까. 물론 강한 모험가중에 그게 가능한 사람이 아주 없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자신이 알기로 칼질 한 방에 - 그것도 직접적으로 내려친게 아니라 참격만으로 - 저런 기행을 벌일 수 있는 검사는 메이플 월드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거 물어내야하는거 아니지?]
"요즘 무성한 나무때문에 채광에 대해 논박이 오가고 있으니 몇 개 쓰러진다고 돈내놓으라고 하지는 않을거다옹. 그렇다고 너무 부수지도 말라냐!"
남자의 압도적인 존재감에 본능마저 마비된 외눈박이들이 나무에서 뛰쳐나와 미친듯이 덤비는 광경에 완전히 질려버렸다. 그걸 또 혼자서 토막내버리는 남자는 대체 뭐하는 사람인지…… 몬스터들이 이토록 불쌍하게 보일줄은 몰랐다.
그렇게 외눈박이들의 시체가 언덕 하나를 이룰정도로 쌓여서야 남자의 검이 검집에 들어갔다. 저것들의 꼬리만 모아다 협회에 갔다주면 회원들 모두를 며칠동안 배불리 먹일 수 있을것 같네.
"대체 왜 당신같은 사람이 여기 온거냐옹? 여기는 당신 수준에 안맞는다냐. 그러니 다른 곳에 가줄 수 있나옹?"
아무리 몬스터라 하더라도 이런 일방적인 학살은 눈살이 찌푸려질정도로 심한 짓이다. 엘리니아 숲의 생태계 균형이 걱정될만큼.
"그럼 어디로 가라는거지."
"그……."
대답할 수 있는게 없었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강한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눈으로 본 검사의 실력은 실로 무지막지했고, 그런 그의 상대가 될만한 몬스터가 있기는 한지 의문이었다. 만약 있다해도 나의 머리속에 그런 정보는 없었다.
그러다 어떤 정보가 머릿속을 팍 떠올랐다.
"아, 몬스터를 잡는건 아니지만 나 대신 해결해줬으면 하는게 있는데 들어줄 수 있나옹?"
고맙다 쿠디. 원래는 내가 해야했는데 갑자기 남자가 와서 뒤로 밀려나버렸던 - 그러나 분명 긴급상황인 그 일이 퍼뜩 생각난건 기적이었다. 다행히 남자는 나의 긴긴 설명을 모두 들어준데다 고개까지 끄덕여줬고, 나는 곧장 남자를 엘리넬로 안내했다.
숲 깊숙한 밤의 영역에 자리잡은 엘리넬 호수. 그리고 그 너머에 어렴풋이 보이는 요정학원.
애써 숨겨놓은 요정학원인만큼 함부로 들어올 수 없게 조치가 취해져있을게 분명했지만, 이 일대는 모두 마력이 충만하게 서려있어 어떤 마법이 걸려있는지 알아내기 힘들어서 불평하던 찰나, 남자의 품에 안긴 어린 드래곤이 말했다.
[그런데 이 호수, 마법이 걸려있는데.]
"역시 그런가냥?"
[손발을 마비시키는 종류의 마법이야. 악질인데?]
…… 저 드래곤 어린 놈 아닌가.
"그럼 헤엄은 무리겠다냥. 마법을 쓸까 하는데, 재료를 모아와줄 수 있냐옹?"
"그럴 필요 없을거다."
남자는 단호하게 말하며 어린 드래곤을 내려보았다.
"해줄 수 있지?"
[그야 물론! 이정도는 쉽다고!]
아니아니, 전혀 쉽지 않아! 보통의 물이 아니라 이렇게 고의적으로 방해마법을 걸어둔 호수를 지날 수 있는 마법이 쉬울리가─
그리고 어린 드래곤은 참으로 쉽게 마법을 썼다. 바보같은 소리가 입밖으로 삐져나갔다.
[물 위를 걷게하는 마법은 간단해. 호수에 걸린 마법자체도 상당히 허접하고, 예전에 파픈스타한테 물 마법 조금 배웠던걸 응용해봤어!]
"그런것도 배웠었나?"
[기본적으로 물 마법은 응용 범위가 엄청 넓다구 마스터.]
마법사로서의 삶에 회의감이 막 들기 시작하는데. 호수를 걷는 내내 몬스터들의 습격이 있지않을까 걱정했지만 그것은 하등 쓸모없는 고민이었다. 남자가 가는 길앞의 몬스터들이 지레 겁먹고 도망쳤으니까. 그놈들로 몸풀기라도 하려 했는지 그걸 지긋─이 보던 남자에게 말했다.
"무서워서 접근하지 않는거다옹."
"무섭다고?"
[정령류의 몬스터들은 꽤 예민하니까.]
외눈박이놈들도 미쳐날뛸만큼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저것들이 눈치 못챘을리가 없다. 몬스터 취급을 받지만 꼴에 정령류에 속하는만큼 감 하나는 좋겠지. 아무튼 편하게 요정학원까지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어린 드래곤이 말했다.
[저거 책 아니야 마스터?]
오들오들 떠는 엘리먼트 무리들 사이로 책이 한 권 있었다. 몬스터들이 책을 가지고 있다니,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할때 표지를 보고 놀랐다.
"냥? 쿠디가 빌려간 식물도감이다옹!"
[거기다 나무 위에 종이들이 잔뜩…….]
요정들이 종이를 뿌리는 취미같은게 있지않는이상 여기에 저런게 있는건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아니, 다 떠나서 앞뒤 정황으로 볼때 쿠디의 것이 분명하잖아!
"아스카. 저 종이 보이는대로 다 모아줘. 난 책을 가지고 올테니까."
남자는 드래곤을 놓아주고는 뒤로 물보라가 일어날정도로 무시무시하게 빨리 호수를 달려 엘리먼트들을 쫓았고 - 그의 기세에 패닉상태에 빠진 엘리먼트와 미스틱 위습들은 살충제맞은 모기떼처럼 도망쳤다. 멀리서 보고있는데도 시야가 굉장히 정신사나웠다. 그래도 도와줄 필요는 없겠지.
잠시 후 나와 어린 드래곤이 종이 - 쿠디의 연구 보고서들을 겨우 다 모았을때 남자는 여유롭게 식물도감을 가지고 돌아왔다.
나는 요정학원에 들어서자마자 쿠디를 찾아냈다. 의자에 앉혀 마법의 사슬로 묶인 쿠디는 잔뜩 울상을 짓고 있었다.
"쿠디!"
"아, 펜시! 니가 도와주러 와줬구나!"
쿠디는 나를 보고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만큼 감격했다. 기쁜건 알겠는데 내 옆에 누가 있는지도 봐줘.
"당신은…… 이방인이군요."
인상을 쓰려던 노년의 요정이 남자를 보고는 얼굴을 굳혔다. 아군일때 남자는 굉장히 든든한 이였다.
"오해를 풀기위해 왔다."
"엘리니아 마법사측은 참 교활하군요. 당신같은 사람을 사절로 보내다니…… 할 얘기는 없습니다. 돌아가십시오."
확실히 저쪽 입장에선 말이 안통하니 무력으로 밀어붙이려는걸로 보이겠다. 그런데 대화가 안되잖아? 여태까지 거절한건 저쪽이다.
"무슨 변명을 늘어놓으려는 거냐!"
머리가 많이 까진 중년의 요정이 말했다.
"이 애가 범행을 저지른게 확실하나?"
"저 쿠디라는 놈이 이 숲을 들락날락거린걸 본게 한두 번이 아니야. 몇 번이나 나서서 쫓아냈지만 계속 와서 수상한 짓을 했지. 아이들이 없어졌을때도 말이야! 그래서 냉큼 붙잡아왔네."
남자는 쿠디를 물끄러미 보며 물었다.
"니가 했나."
"제, 제가 그런 짓을 할리가 없잖아요! 왜 제가 요정들을 납치하겠어요! 전 그저 이 숲의 생물들을 연구하기위해 왔을 뿐이라고요……."
냐아, 아무리 호기심이 있다해도 엘리넬과의 관계는 상당히 험해서 밤의 영역엔 아예 출입하지 말라고 스승님이 말씀하셨는데 그걸 어겼다는 말이잖아. 누명을 썼다 해도 나중에 문책을 당할게 분명하다.
"냉정히 생각해봐야하는건 맞지만, 현 상황에서 이 자보다 유력한 용의자는 없습니다."
"전 정말 연구를 하기위해 왔는데…… 그, 증거도 있어요! 제가 여기 올때 가져왔던 식물 도감이랑 직접 작성한 연구 보고서가─"
"이거 말인가."
기다렸다는듯이 남자는 오면서 가져온 도감과 보고서를 내밀었다. 노년의 요정은 얼떨떨한 얼굴로 받고는 천천히 쭉 흝어보았다.
"…… 이걸로는 결백을 믿기 힘듭니다. 다만 정말로 이걸 쿠디라는 소년이 쓴게 맞다면 그 탐구열만은 인정해야할 것 같군요."
"이 애는 범인이 아니다. 너희중 누군가 이 애가 사라졌다는 요정들을 납치해간걸 본 적이 있나?"
"그건 아닙니다. 하지만 정황이─"
"결국 전부 추측이지않나. 애꿎은 사람 잡아다 범인취급 하는게 너희 실프들의 방식인가?"
반쯤 시비조였지만 맞는 말이었다. 증거가 없는건 저쪽도 마찬가지다.
"그럼 당신은 아이들이 어디에 갔는지 알아낼 수 있습니까?"
"물론. 그러니 이건 이제 풀어줬으면 한다."
굉장히 자신만만하게 말한 그는 쿠디를 묶고 있는 사슬을 툭툭 건드렸다.
두 요정은 인상을 썼다가 자신들의 잘못도 어느정도 있다는걸 인정했는지 쿠디를 묶고있는 사슬을 없앴다.
"그래서, 당신은 어떻게 아이들을 찾을겁니까?"
[간단해. 일단 사라진 아이들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돼. 혹시 이 건물에 기숙사가 있어?]
"당연히 있습니다."
[거길 조사해보면 되겠네. 가자 마스터!]
"응."
"기숙사는 2,3층 양끝에 있습니다. 다른 곳에는 들어가시지 마십시오."
노년의 요정이 한 말을 들은듯만듯 남자는 깃털처럼 사뿐히 뛰어올라 나뭇잎을 밟고 윗층으로 올라갔다. 막 의자에서 일어나 휘청이던 쿠디가 외쳤다.
"저기, 실례지만 이름이 뭐에요?!"
"─검호다."
나직하게 들려온 그의 이름에 고개를 갸웃했다.
어디서 들어봤던 이름인데.
========== 작품 후기 ==========
하하, 그리고 다음화에선 대망의……! 뭐가 나올지는 엘리넬 퀘스트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검호가 간만에 웃겠군요.
다음주는 중간고사라 영 올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번 학기 과목이 하나같이 어우…… 장학금 받을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낭류 - 후자가 더 민폐라는거.
@세이가 - 떨어진 비행선의 피난민중 어느 학자라는 설정.
@대어의예감 - 테마던전 퀘스트를 몇 개나 스킵하는 검호의 위엄.
@소라루 - 어느정도 남겨져 있습니다. 본문의 리엔에 대한 소개를 다시 보시면 알 수 있어요.
@여행자구름 - 어차피 모험자들외 다른 사람들로 자연파괴가 밥먹듯이 이루어지는 동네입니다.
@루엔시르온 - 만렙캐가 레이드 못 돌아서 쪼렙던전을 돌면 생기는 참사.
@곰휴지 - 저도 일부러 사투리 생각나게 대사를 짜봅니다.
@Eluines - 검호에 대한 기록 대부분은 리엔에 있습니다.
@적현월 - 간만에 평화로우니 활기찬 전개를 위해 착각계로 좀 갑시다.
@Blake117 - 그리고 검호는 목욕을 결심합니다.
@심온 - 언데드몹으로 살아있습니다.
@넝기 - 검호:아니야! 돌아가면 커플링이 만들어질거야! 작가:누구맘대로?
@노란우산s - 검호는 요정들에게 기본적으로 좀 호의적인데 요정들이 보기엔...
@Sisre - 안잊었습니다만, 다시 만나기 위해선 골드비치까지 가야함.
@레시코 - 리에나 해협쯤?
@평범한사람인데 - 잘만 기억하고 있습니다.
@Ratios - 요정학원 새로 지어야 할지도.
@허공말뚝 - 그리고 테마던전에 드랍쉽당함.
@siqva - 몰랐습니다. 일일이 반영하기 힘드니 그냥 이전걸로 진행하겠습니다.
@Racine - 부서질 일이 없는 관계로.
@루서스 - 몸은 전력 만빵인데 정신은 이전보다 경계강화.
@호로화 - 근데 평타든 필살기든 답이 안나오잖아?
@키하라스티카 - 작품 소개에도 나와있지만 자유연재입니다.
@건전한독자 - 우리는 신전 문짝을 주먹질로 날려버렸던 때를 기억해야합니다.
@리화앨리스 - 레이드 몹으로 등장하겠죠 뭐(한숨)
@칼크래프트 - 리엔은 좀 많이 남아있습니다.
@ReFrante - 사실 스우는 리엔에 기록이 있는걸 알고 지워버리려고 했는데, 그때쯤에 아리에스는 육체에서 벗어나 영혼만 움직일뿐인 스우따위 쌈싸먹을 수 있는 대마법사로 성장한 이후라 먼지털리도록 쳐발리고 쫓겨났었음.
@osok - 하인즈가 검호의 검을 어렴풋이 기억하는 이유는 과거 리엔에 방문했을때 관련 기록을 본적이 있었기때문.
@darkdestiny - 초반은 활기차야 하니까요.
@qkzks135 - 엄밀히 따지면 알리샤는 아니지만 오버시어가 만들었는데...
@핑구친구 - 로리로리 알리샤가 어떻게 됬는지 생각해보세요. 예외가 있을것 같나요?
@책벌레씨 - 그래야 내용이 진행되죠. 진지해봐요, 얼마나 재미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