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검호side.
불행인지 다행인지 변태 두더지놈은 한 방에 죽지는 않았고, 뒷통수에 큼지막한 혹을 하나 단 채로 고꾸라져 기절했다. 확인겸으로 머리를 좀 밟아주는 사이 어느새 돌아온 쿠디와 고양이가 와서 그들에게 마지막 두 요정아이들을 넘겼다.
그리고 나는 그 사이 놈을 심문? 했다.
"지하 세계가 어쨌다고?"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하도 오랫동안 혼자 살다보니 좀 그래서─"
이거 참
"요정들을 어쩌겠다고?"
"혀가 꼬인겁니다! 그런 말 한 적 없어요!"
들으면 들을수록
"여기 영토가 누구꺼라고?"
"엘리넬의 것이죠!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요정들의 것이었습니다!"
가관이잖아─?!
난 생명 경시사상을 가지고 있는건 아니지만 변태 두더지놈을 살려두는데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아 뭐 소아성애도 동성애처럼 태어나면서 타고나는 어쩔 수 없는 성적기호인건 머리로는 알고 있긴 한데, 몸소 유아납치에 나선 자식을 그대로 두는건 굉장히 위험하다는 - 여러가지 의미로 - 생각밖에 안들었다. 그렇다고 당장 직접 치기에는 아주 사알~짝 뭐한게.
"살려주십시오! 다시는 이런 일 안하겠습니다!'
…… 저놈이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긴건 닭털같은게 달린 거대 두더지면서 어찌된게 성대구조는 사람이랑 비슷한지 참 유창하게도 말했다. 여태껏 몬스터를 사람들을 헤치는 짐승이라 애써 생각하고 벨 수 있었는데, 이러면 손속을 휘두르는데 조금 곤란하다.
그리고 뜻하지않게 해결사가 와줬다.
[마스터!]
"왔어, 아스카?."
[그놈이 이번 사건의 범인이지?]
"그래."
[사람들이 마스터를 기다리고 있던데, 그거 내가 처리할테니까 슬슬 가봐 마스터.]
어째 처치곤란한 것을 떠넘긴다는 느낌이 적잖아 들었지만 나는 아스카에게 변태 두더지에 대한 처리를 맡기고 엘리넬로 향했다.
엘리넬에는 애들과 다른 교장, 교감 선생님 그리고 쿠디와 고양이까지 다 모여있었다.
"아, 검호씨! 그 몬스터는 어떻게 됬죠?"
"다시 나타나지 않을거다."
"정말 다행이군요. 아이들이 더 위험해지기 전에 모두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웅님."
마지막 말에 굳어버리려는 표정을 힘겹게 유지했다. 대놓고 영웅이라 불리는게 익숙할리가 없잖아. 것보다 뭔가 엄청 낯간지러워! 소름돋는거하고 좀 다른 뭔가가 온몸에 쫙 퍼지는 느낌이었다. 내 손! 누가 내 손가락좀 펴줘!
"애들은 어디 다치지 않았나?"
"작은 찰과상이 한두개 있었지만 이미 다 치료했습니다."
다행이다. 큰 일은 안생겼구나.
"당신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아이들을 이렇게 빨리 찾을 수 없었겠지요. 다시 한 번, 오해해서 미안해요."
"아이들이 인간 영웅들을 흉내내는 것을 비롯한 놀이들은 위험한게 아니라면 막지 않기로 했습니다. 강압적으로 막아봤자 반발만 심해지는걸 알았으니까요."
"그리고 쿠디군."
"네?"
"아까전에 말한걸 이분에게 설명해줄 수 있나요?"
"아, 예."
내가 오기 전에 뭔 대화가 있었나보다.
"저 그러니까─ 이바나 교장선생님이 저를 엘리넬 학원의 교생으로 임명하셨어요."
이것도 그대로 된건가? 본의아니게 내가 다 해버려서 이건 안될줄 알았는데.
"누명까지 썼는데 아이들을 위해서 뛰어다녔고, 또 제 실력도 인정해주셨거든요."
"일전에 보았던 연구 보고서의 내용은 상당한 완성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종족이 달라도 실력은 제대로 평가해야 옳죠. 그리고…… 엘리넬에는 변화가 필요해요."
교장 이바나 선생님의 안경알 너머로 쳐진 눈꺼풀이 들어올려지며 오래된 녹색 눈과 마주쳤다.
"인간을 배척하는 우리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당신의 행동이 굉장히 놀라웠습니다."
……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뭔가 거창한 이유같은건 처음부터 없었으니까.
"시대는 분명 변했고, 사람도 변했죠. 언제까지 밀어낼수만은 없는 노릇이니 천천히 소통을 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아이들은 우리하고는 다를겁니다. 교장 선생님은 고개를 돌려 아이들을 보았다.
"덤벼라! 이 변태 두더지 악당 몰 킹! 이 검호님이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치 않을 것이다! 지하세계로 돌려보내주마!"
"야 에키테 너만 검호님 역할 하는거냐!"
"나도, 나도 할래!"
아니아니아니 하지마아아아아──! 그냥 하지말라고! 산통 다 깨버리는 격이지만 진짜 저 연극만큼은 볼 수가 없어!! 대본만 봐도 숨이 넘어갈뻔했는데 진짜 연극으로 보면 다 엎어버릴지도 모른다.
"검호님! 사인해주세요!"
굳어있는 사이 도도도 달려온 어떤 남자애가 척하니 종이를 내밀었다. 아니 그거 농담 아니었냐? 진심으로 묻는건데 내 사인따위가 왜 필요한거냐고. 나는 뻘쭘하게 내밀어진 종이를 보다 힘없이 그것을 받았다.
아 잠깐만.
"사인해주는 대신 저 연극 안하면 안되나?"
"네에……?"
황망하게 떠진 눈을 본 순간 진짜 내가 엄청나게 큰 죄를 저지른듯한 기분이 들었다. 거기다 목소리가 컸는지 사람들이 죄다 날 보고 있었다. 아, 근데 그 연극만큼은 진짜 싫었다고. 이걸 대체 어째 수습해야하나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던 도중 내가 생각해낸가 맞나 싶은 묘안이 떠올랐다.
"─대신 영웅즈에 대해 마음껏 물아봐라. 내가 아는만큼 대답해주마."
"진짜요? 진짜로요?!"
"아는만큼만. 모르는건 대답 못해."
미안하다. 니들 좀 팔아먹을게. 따지고보면 옛날얘기 해주는거랑 똑같으니까 괜찮을거야. 다소 왜곡해서 받아들이는것까진 책임 못지지만.
"프리드님이랑 메르세데스님은 진짜로 사귀던 사이였어요?"
"아란님이 찬 물을 맞으면 여자가 되고 뜨거운 물을 뒤집어쓰면 남자가 된다는 말이 있던데 진짜에요?"
"팬텀님이랑 루미너스님은 겉으로만 사이가 나빴고 사실은 금지된 사랑을 했다는게─"
뒤로갈수록 질문이 이상한건 기분탓인가. 랄까 대체 영웅즈에 대해서 어떻게 전해져내려오고 있길래 저런 질문들을 하는거지?!
"─검호님은 정말로 검은 마법사와 친구였어요?"
"…… 옛날에 좀 안면이 있던건 맞지만 그건 좀."
제일 궁금한건 왜 나랑 검은 마법사가 친구라는 괴악한 소문이 있느냐다. 그놈이 날 죽인 횟수만 2번째인데, 그걸 친구라고 한다면 거참 살인적으로 끝내주는 우정이군 그래.
"그럼 무슨 사이였어요?"
뭐라고 해야할까 이걸. 나는 뭐라고 표현할수도 없는 하얀 마법사때의 그와의 관계를 떠올려보았다. 동료나 친구같은건 물론 아니었고, 단순히 안면을 알고 어쩌다 말 몇 마디 주고받고 필요한 재료가 있으면 구해다 주는게 전부였던 그것을. 그때 나는 뭘 할지, 뭘 할 수 있는지도 모르고 아무생각 없이 바보천치처럼 시간을 하수구에다 흘려보냈었다.
거기까지 떠올렸을때 알았다. 나와 그는 애초에 적당한 표현조차 없는, 관계라는 말을 붙이기도 뭐한 사이였다는걸.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어. 그래서 나중에 후회했고. 그냥…… 그랬어."
그래. 그때 하얀 마법사와 나는 그저 우연히 페어리의 영역에 머물게 되면서 알게된 사람. 그것뿐이었다.
잠깐만 얘들아 왜 내 말끝나기 무섭게 오오오~ 감탄하고 있니? 여자애들 얼굴은 왜 또 붉히고 있고?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마스터, 이제 슬슬 가야하는거 아니야?]
"그래야 겠지."
여기 계속 있다간 항마력이 더이상 견디지 못할 것 같아.
애들에게 부탁해 이전 연극 대본을 가져가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아기새들이 단체로 우는것처럼 모두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된다고 말했다. 엄청 열렬한 반응이었다. 덤으로 연극 의상중에서 내 옷이랑 그나마 상대적으로 무난한 다른 영웅즈의 옷 하나를 플러스로 챙겼다. 이제서야 여벌 옷이 생겼어……! 무려 8백년 만에! 아이들을 구해준 답례로 뭘 주겠다는 이바나 교장선생님께 더 말할것도 없이 튼튼한 가방을 좀 달라고 했다. 예전에 쓰던건 세월의 흐름을 정통으로 맞고 완전히 삭아 없어졌으므로.
내 짐중에서 8백년의 세월을 이겨내고 남은건 딱 하나였다. 하마놈이 준 나침반. 진짜 이거만 남았다. 어찌보면 지독하다.
"그럼, 이만 가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나중에 또 와주세요 검호니임~!"
"정말 고마워요!!"
그렇게 시끌한 배웅을 뒤로하고 요정학원 엘리넬을 막 나선 순간.
"검호님……?"
언제부터 와있었는지 모를 어떤 여자와 마주치게 되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그녀에게서 한 발짝 뒷걸음쳤고, 그럼으로 그녀를 완전히 눈에 담았다. 얼굴이 형언할 수 없는 표정으로 변해버렸다. 그녀의 백만송이의 장미가 일제히 피어난듯한 눈부시게 화려한 붉은 나비날개와 분홍색과 꿀색이 섞인 녹아내리는듯한 머리카락같은건 부가적인 요소였다.
그 자체로 빛나는듯한, 뭔가를 더하거나 뺄 필요가 전혀 없어보이는 비현실적일정도로 아름다운 얼굴.
"정말로 검호님이에요?"
그때 나는 마치 대자연의 풍경을 보고 경이로움을 느끼는 사람처럼, 그녀를 멍청하게 바라보고만 있었던 것 같다. 메르세데스보다 아름다운 여자는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그 관념이 쿠크다스처럼 부서졌다.
난 이런 여자 모르는데. 왜 아는척 하는거지? 미녀를 보고 좋아하는게 보편적인 반응인데 그 미녀가 워낙 초월적인 미모의 소유자라 되려 비현실적인 느낌만 들었다.
[아는 사람이야 마스터?]
"그게……."
거의 사회적 흉기수준의 주목도를 발휘하는 얼굴에서 필사적으로 노력한끝에 시선을 떼는데 성공한 나는 그녀의 장미꽃을 모아 만든듯한 붉은 날개를 보고 반사적으로 뭔가를 떠올렸다. 전혀 비슷하지 않지만, 유일하게 겹치는 것을.
"─아마란스?"
"네!"
나는 이 세계가 메이플 월드임을 깨닫게 해준 이와 재회하게 되었다.
***
아마란스side.
우리의 여왕이 변질됬다. 그 사실을 깨달은 동족이 늘어날 무렵 이미 때는 한참 늦어있었다.
"어떻게 해야하지 우리는?"
하얀 마법사, 그가 떠난 이후로도 여왕님은 계속 그를 따랐다. 연심(戀心)이 아니다. 광신(狂信)이다. 조금씩 생기던 우려가 이내 현실이 되어가고, 숲을 닮은 그녀의 날개가 시들어가는 꽃의 색을 띄게 되더니 이내 흉하게 갈라져버렸을때 우리는 선택해야했다.
그녀를 버리기로.
"하지만 여왕님이잖아!"
"더이상 그녀를 따르고 있어봤자 우리 목숨만 위태로워질 뿐이야."
"그래도, 그래도……!"
"마로. 그녀는 더이상 우리들의 여왕이 아니야."
나는 팔다리가 마비되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부축했다.
"왜 할머니가 이렇게 되셨을거 같아?"
"그건─"
"독이야. 숲에 퍼진 독에 중독되신거야."
"말도 안돼! 우리가 우리 독에 중독될리 없어!"
"보통은 그렇지만 이건 달라. 우리의 독이 아니야."
나는 침을 삼키며 이어 말했다.
"하얀 마법사…… 지금은 검은 마법사라 불리는 이가 건드린거야."
"──."
"여왕님은 그를 따라. 그가 하는 말을 듣고, 행동해. 우리를 생각하지 않아."
그녀가 먼저 우릴 버렸어. 마로와 다른 친구들이 그럴리 없다고 소리를 쳤지만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백성을 돌보지 않는 왕은 왕이 아니야."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뭐라고 말하려던 이들은 입을 우물거리기만 할뿐 끝내 말하지 못했다.
"그럼…… 어떻게 할거야?"
"일단 이 숲에서 벗어나야 해."
독안개로 둘러쌓인 숲에서. 같은 페어리마저 죽이는 독에서 빠져나가는게 첫째다.
"어디로?"
"이게 목적지를 알려줄거야."
나는 마력의 향기가 짙게 나는 원석을 쥐었다. 한때 누구보다도 뛰어났던 마법사가 직접 이것에 마법을 걸었었다.
"빛이 있는 곳을."
우리가 살아나갈 수 있는 길을 가르쳐주는 이정표.
상황은 이미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늙은이는 일찌감치 독에 중독되어 죽어갔고, 젊은이는 정신이 오염되어 여왕님의 미친 계획에 따랐다. 간신히 마법으로 버텨내던 우리는 빅토리아 아일랜드에 첫 피난선이 내려온 순간, 여왕님의 정신이 그쪽으로 쏠린 틈을 타 결계에서 빠져나갔다. 본래 침입자를 막아내기 위한 것이었던 그것은 어느순간 끔찍한 감옥이 되어있었고, 그 감옥의 헐거운 틈을 원석은 알려주었다.
피난민중의 누군가가 여왕님을 죽였다는 소식을 들은건 다소 시간이 지난 후였고.
어둠의 마법에 정신이 썩어버려 더이상 동족이라 부를 수 없게 되버린 이들을 볼때마다 눈물을 흘려야 했으며.
가장 처음 여왕을 버리자는 의견을 내고, 빛의 원석을 가지고 있던 나는 새로운 여왕으로 추대되었다.
그분은 어떻게 되었을까.
"봉인됬을거야."
"네……?"
빅토리아 아일랜드에 정착해가는 피난민들을 돕기위해 왔다는 영웅-이었던 남자. 프리드를 보며 나는 입을 헤─ 벌렸다.
"나 말고 다른 동료들은 모두 검은 마법사의 저주때문에 얼음속에 갖혀 봉인됬거든."
"그, 그런!"
"그래서 한 명 한 명 찾고있어. 아란이랑 메르, 팬텀은 이미 찾았고, 이제 루미너스랑 검호씨만 남았어."
사실 빅토리아 아일랜드에 온것도 그들을 찾기 위해서야. 그렇게 말하는 그는 지독하게 슬퍼보였다.
"봉인은…… 풀 수 있나요?"
"나로서는 무리야."
만약 가능했다면 나는 아마 아프리엔의 저주를 제일 먼저 풀었을걸. 자조적으로 웃은 그는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너희는 앞으로 어떡할거야?"
"천천히 힘을 기를거에요. 아직 숲의 독이 다 빠지지 않아서 자리를 잡는 것도 힘들지만, 그 뒤에 차근차근 숫자를 늘려갈 계획이에요."
"그 다음엔?"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야겠죠."
한때나마 같은 동족이었던 이들이 몬스터가 되어버렸다. 이때문에 빅토리아 아일랜드에 온 피난민들은 물론, 같은 요정족들까지 모두 페어리족을 몬스터로 보고있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겠지만…… 노력해야죠."
여왕의 자리에 오르면서 인간만하게 커진 몸이 여전히 어색했다. 에피네아님은 어떻게 이걸 견디셨을까. 그가 말했다.
"일단 나도 할 일이 많으니 너희 사정을 들어도 당장 해결해줄 수 있는게 없네. 정말 미안해."
"아니요. 들어주신것 만으로도 고마워요."
"그러면 다행이고. 내가 가능한게 있다면 소소하게나마 너희들을 도와줄게."
"참 든든하네요."
계약자인 오닉스 드래곤이 없다해도, 그는 현 시점에서 메이플 월드 제일의 마법사다. 그와 얄팍하게나마 인연이 있는건 분명 호재겠지. 예전이었으면 못했을 사람과의 인연으로 이익과 손해를 생각하는 제 머리에 쓴웃음이 지어졌다.
"대신 내 부탁 하나만 들어줘도 될까?"
"네?"
"걱정마. 거창한게 아니니까."
그는 잠시 피난민들이 세운 마을쪽을 보았다가 다시 나에게 고개를 돌렸다.
"있잖아…… 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거든."
"네……? 아, 축하드려요."
"굉장히 상냥한 여자야. 마법만 줄창 파고들어서 다른것에 다 서툰 나를 배려해주는 좋은 사람인데, 어쩌면 결혼까지 하게될지도 몰라. 여기 정착할 생각도 하고 있어."
"잘됬네요."
그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떠돌아다닌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어떤 의미로는 정말 좋은 일이다.
"그래서 말인데, 나중에 내가 여기서 살게 되고, 또 여기서 늙어 죽게된다면…… 내가 여기 살았다는걸 알 수 있는 흔적들을 너희가 지켜줘."
"흔적, 요?"
"집이나 물건같은거 말이야. 거기 계속 사람이 산다면 모를까, 다른 곳으로 이사가면 거긴 빈집이 될 거 아니야."
그리고 빈집은 폐허가 된다.
"왜 그런것을 부탁하는거죠?"
"검은 마법사의 저주에 걸린 내 친구들이 먼 미래에 깨어났을때…… 내가 혼자만 남아버려 쓸쓸하게 죽었다는 사실에 꽤 슬퍼할 것 같거든. 그러니까─"
마법사는 웃었다. 앳된 티가 많이 나던 얼굴은 완연한 어른의 모습이 되어있었다.
"─내가 행복하게 살았다는걸 알려주고 싶어."
아아, 그런건가.
"알았어요."
"정말 고마워."
"그렇게 무리인 부탁이 아니니까요. 저희 역시 요정족. 수백년, 1천년도 거뜬히 버틸 수 있어요."
그 안에 당신의 동료들이 깨어난다는 보장은 없지만.
"페어리퀸 아마란스의 이름을 걸고, 당신의 삶의 기록을 반드시 지켜드릴게요."
나는 그와 약속을 맺었다.
그로부터 8백여년의 시간이 흘렀고.
"검호님……?"
마침내 기억하는 모습과 한치의 다름이 없는 그와 만났다.
========== 작품 후기 ==========
아마란스가 누군지 기억 안나는 사람은 첫번째 챕터를 다시 보고 와주시면 됩니다.
@SourcesMoon - 실제 나이는 20대 중반쯤.
@대어의예감 - 요정들에겐 연예인이상의 인지도를 보유중.
@레시코 - 많은 분들이 c모 게임의 아저씨를 떠올리시더라고요.
@qkzks135 - 사실 로리콘과 페도필리아는 좀 다르지만.
@blue clown J - 이번에 출연한 여자와 만나는건 로리콘이 아닙니다.
@베이프타 - 사실 이미 납치라는 전적만 봐도...
@루엔시르온 - 진짜로 옷이랑 대본 챙겨감.
@Hound dog - 데미지가 제일 쎈 참격이 아니라 투척, 그것도 검집 째로 던진건데다 거리가 좀 있었어요.
@곰휴지 - 일단 첫번째 영웅즈는 은월로 할까 루미로 할까 진지하게 고민중.
@세이가 - 검호:어둠이 넘쳐흐른... 루미:하지마!!
@심온 - 검호 8백살을 제외한다면 요정애들이랑 나이가 엇비슷함.
@Eluines - 그리고 검호는 영웅즈를 팔아넘겼습니다.
@ReFrante - 참고로 몰킹은 아스카가 꼭꼭 씹어먹었음. 예전에 말한적 있지만 아스카의 주식은 몬스터입니다.
@Dowha - 철컹철컹! 잡았다 요놈!
@노란우산s - 저때 하려던 말이 엄청 당황한 목소리로 '무슨 소리야 대체. 내 사인은 왜?'였습니다.
@좀비라스 - 저게 평화로운거라는게 검호가 여태 얼마나 굴렀는지 알 수 있는 부분.
@적현월 - 현실로 돌아가면 여친 한 명쯤은 생길거에요.
@한국사고급 - 20대 중반은 아저씨가 아닌데.
@novelmaniac - 포돌이 출연!
@소라루 - 예전에 데미안때도 그랬지만 아저씨라 불려서 기분 좋을리가 없죠.
@신의약속 - 하지만 현실은 마법 전혀 못쓰는 온리 검사.
@핑구친구 - 한 일에 대한 대가를 확실하게 치뤘습니다.
@여행자구름 - 그 이전에 파픈스타가 교정시키지 않을까요.
@karuma - 그리고 몰킹은 끔살당했음.
@칼크래프트 - 로리콘은 실제 어린이들을 보호한다는면에서 더 최악.
@Sisre - 사실 소아성애라는건 타고나는 성향이라서 당사자는 어찌할 수 없습니다(자세한건 위키참조) 하지만 그중에서 아동 범죄를 저지르는 놈은 더 볼것도 없는 쓰레기.
@루서스 - 옳소! 아이들은 지켜야하는 존재입니다.
@책벌레씨 - 블랙버스터 나올쯤에 그걸 써야할지도 모르겠네요.
@이년아 - 시험 절반이 끝나니 심적으로 널널해짐.
@건전한독자 - 저는 좋습니다. 코멘이 많아서.
@E토 - 총은 너무 자비롭죠.
@Legendssj2 - 스스로 잘한 일이라 생각할겁니다.
@Blake117 - 스크립트를 하나하나 다시보면 스토리가 아주그냥...
@라그실 - 님 말보고 사이트 가보니까 확실히 있군요. 좋게 나와야 할텐데.
@Ratios - 심영이고 나발이고 확실하게 끔살되었음.
@넝기 - 모험가는 나오긴 나올건데 뭐랄까, 까메오란 느낌.
@브룬 - 그 8백년 잠으로 다 보냈으니 무효로 쳐줍시다.
@허공말뚝 - 아스카:좀 맛없었어.
@예리카 - 그리고 변태두더지가 왜 그렇게 됬는지는 루미너스 스토리를 진행하면 알 수 있게 됩니다.
@키하라스티카 - 무리에요. 전 글 쓰는 속도가 좀 느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