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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팔짱을 낀채로 난간에 팔을 쭉 늘어뜨린 세피로트를 보았다.
"니놈이 포기한 이유가 그런거였나."
"아아…… 응. 그렇지."
"이해할 수 없군. 사지가 나간것도 아니고, 힘이 약해진것도 아닌데 고작 그런 이유로 포기하는건가."
"이보라고 오버시어씨. 아무리 몸이 멀쩡해도, 아무리 강해도…… 마음이 꺾이면 다 소용없는거라고."
뒤에서 쏘아진 아이의 아니꼬운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세피로트는 늘어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리가 멀쩡하면 뭐해. 앞을 걸어갈 용기가 없는데."
빨래처럼 널려있다시피한 그는 노을지는 산등성이를 보았다.
"손이 있으면 뭐해. 뭔가를 잡을 수도, 놓을 수도 없는데."
아이는 크게 혀를 찼다.
"그래서 도망쳤나."
"으응. 도망쳤어. 선택할 수 없어서, 그 선택을 감당할 수 없어서."
"정말이지 형편없군."
흥. 콧웃음을 치며 난간에 걸터앉은 아이는 깔아뭉개듯이 말했다.
"니놈은 우유부단하고, 책임감도 없고, 굳은 의지도 없으며, 뭐 하나 뛰어나지도 못한─ 길가에 채이는 평범하기 짝에 없는 인간일 뿐이로구나."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참으로 한심하군. 그 여자는 사람 보는 눈이 너무 없어. 하필 골라도 이런거라니."
"그러니 형씨는 좀 다르길 기대해봐야지."
"이제는 책임전가인가? 어디까지 가는거냐 니놈은."
"오버시어씨 말대로 난 평범한 사람이니까. 원래 세계에서도 난 그냥 오지랖 넓은 사람A에 불과했─"
그때 복도 저편에서 짜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있다!"
"아스카, 물어!!"
금색 뿔이 인상적인, 어딘가 익숙한 얼굴의 노바족이 갑자기 그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더니 직후 엄청난 속도로 뛰어왔다. 거기다 이어서 들린 말은 분명……?
"잠깐 형씨 그 사람은…… 흐갸아아악!!"
[이 망할 흰머리 자식아! 니가 감히 마스터를 기만해!]
"머리머리머리 머리 박살날 것 같, 이 갈지마! 이 갈지마!"
[어따대고 명령질이야?]
"갈지말아주세요, 갈지말아주세 으갸갸갸아…… 형씨! 제발 얘 좀 떼내 줘어어……!"
한순간에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아스카에게 단어그대로 상반신이 통째로 물린 세피로트는 비명을 지르며 검호에게 애원했다.
당연하지만 검호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아스카. 그놈 입도 좀 찢어놔."
[알았어 마스터!]
"형씨 제발!! 오버시어씨, 나 좀 살려주으와아아악!!"
아이는 한쪽 입꼬리만 삐뚜름하게 말아올렸다.
"싫다만? 이걸 구경하는 쪽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말이야."
"당신 지금 웃고있지?! 썩소 짓고 있다고 장담한다 내가! 뭔 오버시어 성격이 이렇게 개─"
"어이 검둥이. 저놈 두개골 박살내고 그 안의 단백질 덩어리까지 씹어도 된다. 내가 어떻게든 고쳐줄테니까."
[와, 진짜?]
"─같지 않고 비단결 같을까! 이 어린 양을 위해 한 번만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 태세변환 한 번 끝내주는군."
"너같은 어린 양 둔 기억 없어."
그리고 세피로트는 실로 아슬아슬하게 두개골이 깨지기 일보직전까지 잘근잘근 씹혀서야 다 씹은 껌처럼 뱉어졌다. 아이는 굉장히 불만에 찬 얼굴로 그를 고쳐주었다.
상처는 고쳐졌지만 통증은 여전한 온몸이 침범벅인 세피로트가 격분하며 외쳤다.
"뭐냐고 형씨!! 갑자기 이게 무슨 짓이야!"
[그건 우리가 할 말이거든?]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라."
검호의 양 팔은 움직이는건 여전히 불편했지만 대신 어깨 위로 둥둥 떠다니는 검이 그 끝을 기울이며 세피로트를 겨누었다.
"세 질문의 답을 찾으라고 한건 알겠는데, 왜 나한테 봉인석을 가져오라고 시킨거지?"
[똑바로 대답해. 안그러면 진짜 뇌까지 씹어버릴테니까.]
"…… 그거때문에 날 이렇게 한거야?
[대답이나 해라.]
세피로트는 기가찬다는 얼굴로 되물었다가 강압적으로 재촉하는 아스카의 말에 아이를 흘깃 보고 대답했다.
"보험으로 삼으려고 부탁했던거야. 봉인석이라는건 따지고보면 오버시어의 힘 파편이니까."
[뭐?]
"그 보석 하나에 잠재된 힘이 초월자를 능가해. 그런 힘의 근원은 하나밖에 없잖아. 혹시나 초월자 대신으로 그 여자한테 줄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세계에 퍼진 우리의 힘이 모조리 뭉그러뜨려져 고형화된거 그거라서 말이지."
아이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힘의 크기는 초월자와 동급이지만, 그 안에 든 빛, 시간, 생명의 힘의 비율은 보석마다 모두 제각각인데다 다른 두 힘이 섞여있어 초월자 대신으로 삼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지. 답만 말하자면, 헛수고란 말이다."
[…… 마스터. 이거 어쩌면.]
"될지도 모르겠다."
"뭐가 말이야?"
"그럼 하나 더 묻겠는데, 봉인석이 하나가 아닌 여럿이라면 어떻지?"
"질이 아닌 양으로 밀어붙일 경우 말이냐. 뭐, 싹싹 긁어모으면 초월자 한 둘 분량은 나오겠지."
그 말에 검호와 아스카는 눈을 마주치며 씩 웃었다. 이거다!
"잠깐 형씨!! 봉인석을 모두 그 여자한테 퍼부을 생각이야?!"
"그러면 안되나."
"되고 자시고간에 그것들이 없어지면 검은 마법사가 활개칠게 뻔하잖아! 그리고 검은 마법사의 목적은……."
[아니까 좀 다물어. 지성체 멸종이잖아.]
"하아, 어쨌든 방법이 드디어 나왔군."
검호는 한결 가벼운 표정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확인차 묻겠는데, 그 년이 봉인석을 모두 먹어 힘을 채우면 차원이나 우리가 죽는 일은 없겠지?"
"불순물은 많겠지만 오히려 그거때문에 함부로 힘도 못 쓸테니…… 뭐, 그렇겠지."
[잘 됬다 마스터! 당장 알려주러 가자!]
"그래."
"아니 형씨 누구한테 알려준다는거야!"
막 몸을 돌린 검호는 고개만 틀어 대꾸했다.
"그야 노바족한테 이 사실들을 알려주고 도움을 요청해야지."
[차원이 통째로 날아갈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입을 다물 수 있어?]
"하, 하아?"
"…… 푸핫."
세피로트가 금붕어에게 빙의된 것처럼 입을 뻐끔거리는 모습에 검호는 뭔가가 생각난듯 몸을 확 돌리며 빠각! 그의 턱에 돌려차기를 날렸다. 그 와중에 아이는 뭐가 웃긴지 실소를 흘렸다.
"도 무어야 혀시(또 뭐야 형씨)!"
"이런걸 먼저 말하지 않은 니 잘못이다."
"아무이 그에오 이겅(아무리 그래도 이건)……."
"야. 니놈은 또 뭐 나한테 도와달라고 할거냐."
아이의 물음에 검호는 그제야 뭔가를 딱 떠올려 곧장 아이의 두 손을 꼭 붙잡으며 말했다.
"제 보증 좀 서주세요."
"뭐 임마?"
당연하지만 밑도 끝도 없는 보증 타령에 아이의 얼굴은 단숨에 휴지조각처럼 구겨졌고, 잡힌 손을 휘둘러 검호를 벽에다 쳐박았다.
아직 일이 처리되기엔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
검호side.
아, 삭신이……! 누가보면 30도 안됬는데 삭신타령하는게 제법 우스워 보이겠다만, 벽에 막 쳐박혔을땐 진짜 척추가 전부 부서진줄 알았다. 아니, 부서졌을지도 모른다. 아스카의 치료 마법과 아이의 능력이 뛰어나서 망정이지. 통증 남긴건 100% 고의일거다.
치료가 끝나는대로 나는 목숨걸고 아이에게 자세한 설명을 해야했다. 노바족의 협력을 받아야 하는데 내 말을 믿게하기 위해 오버시어인 아이의 보증이 필요하다고. 아스카한테 들었는데, 내가 자는동안 아이는 자기가 오버시어인걸 다 까발렸다고 한다. 숨겨야할 이유가 없다나? 그래 확실히 없지. 있어도 쌩깔 놈이다. 덕분에 차원이 위험하다는 내 말에 긴가민가 하던 사람들도 아이의 보증에 일단 믿어주더라.
노바족 신관과 전사들에게 현재 그란디스의 상황이 위험하다는 내 말을 어떻게 믿게 해야하나 고민했는데, 이 부분은 아이가 한 방에 해결했다. 발 한 번 굴러서 땅을 투명하게 만들어 판테온 아래에 있는 그년…… 시간의 오버시어의 본체를 보여준 것이다.
"저것이 오버시어……?"
[조각상처럼 생겼네.]
"생긴거에 속지마. 고약한 년이니까."
거의 산만한 크기의 수정 혹은 얼음을 통째로 깎아 만든듯한 웅크리고 있는 여자의 형상을 한 거대한 무언가. 처음으로 본 그년의 본체였다. 묵힌 감정과는 별개로 아름다워 보이는건 어쩔 수 없었다.
아무튼, 이제서야 겨우겨우 상황이 좀 나아지는가 싶었는데 이젠 발밑에 차원폭탄이 - 오버시어인건 맞지만 그들이 보기에 - 있는 상황이니 노바족은 그 폭탄을 해제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 그리고 유일한 - 방법을 가져온 날 도와줄 수 밖에 없었다.
"노바족을 끌어들이다니, 발상은 좋은데 구체적으로 이제 어떻게 할 거야 형씨?"
"검은 마법사 몰래 봉인석을 모아야지."
"그게 가능은 해?"
검은 마법사의 봉인을 유지하는 것들은 물론, 향후 피해에 대한 보험이나 다름없는 그것을 몰래 빼돌리는게 쉬운 일일리가 없다. 봉인석을 지키려드는 연합에 그것을 훔치려 들 블랙윙까지.
"일단 각 봉인석의 위치는 이걸로 알아낼 수 있고."
나는 프리드의 일기장 겉표지를 툭툭 쳤다.
"…… 형씨. 그건 또 어디서 난거야?"
"정당한 루트로 얻었다."
[이런 용도로 쓰려고 가져온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사람들을 위해 쓰이는거니까 프리드도 괜찮다고 하겠지."
나는 일기장을 뒤지며 알아낸 각 봉인석들의 위치를 다른 종이에 옮겨적었다.
"연합이랑 블랙윙, 군단장은 어떻게 상대할거지? 셋 다 견제가 들어올거야."
"군단장은 니가 상대해라. 나는 노바족과 함께 봉인석을 모을테니까."
"잠깐 나 혼자?"
"깨어난 영웅들과 움직여도 좋고."
저 흰머리놈은 속이 좀 까맣긴 하지만 그렇게 글러먹은건 아니고, 기본적으로는 좋은 사람에 든다. 그렇지 않고서야 몇 년동안 노바족을 위해 판테온을 지키는 살신성인같은 일을 할 리가 없으니.
"형씨는?"
"일단 나는 팔부터 치료하고, 노바족들은 메이플 월드에 대해 좀 배워야겠지. 그들에게 거기는 생판 이계일테니까. 봉인석은 그 다음이다."
사람이 많다는건 이럴때 좋다. 나 혼자 알고 있을때엔 심장이 뛰는 것을 느끼지 못할만큼 묵직한 추를 잔뜩 얹은 것 같았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알고 협력해준다고 하니 비교할 수 없을만큼 가벼워졌다.
"그래서 하나 부탁이 있는데, 나한테 격투기 좀 가르쳐 줄 수 있나?"
"뭐?"
"팔이 다 치료되는데엔 2년 내외로 시간이 걸린다지만, 그때까지 싸우는 일이 없다고는 못하니까. 다리를 이용한 격투기 위주로."
"가능은 한데……."
"이거 사용법도 어떻게든 익혀야 하고."
나는 어깨 위로 둥둥 떠다니는 검을 띄웠다. 이제 띄우는 것 자체는 2개 다 가능하지만, 따로따로 움직이는건 여전히 무리다.
"흐음~ 좋아 형씨! 헌데 아까 물어봤던거 답은?"
[연합이랑 블랙윙 몰래 봉인석을 빼내오는 법 말이지?]
"그런게 있긴 해?"
"사실상 없지."
봉인석이 중요한 물건인건 만든 프리드도, 지금의 사람들도, 깨어난 영웅들과 그걸 강탈할 블랙윙까지 다 아는 사실이다.
"노바족들의 마법이 뛰어나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참 부족할테니까."
그렇겠지. 내가 아는대로라면 리엔이 마법도시가 됬고, 거기 출신인 나인하트가 향후 만들어질 연합의 책사가 될테니. 거기다 봉인석이 하나 둘 도난당하기 시작하면 영웅들도 움직일거고.
"어쩔거야?"
나는 생각해냈다가 아스카에게 한 대 맞은 그 방법을 말했다.
"훔치는 놈들에게서 훔쳐야지."
가방 속에 든 블랙윙 제복이 떠올랐다. 모자만 있으면 세트템이 완성되겠군.
"…… 엑?"
[덤으로 블랙윙 물자도 좀 빼돌려서 노바족들한테 주고. 쟤들 영 상황이 안좋으니 괜찮지 않아?]
"오르카가 좀 걸리긴 하지만 마법으로 어떻게든 속일 순 있으니."
스우와 함께였을때 오르카라면 지금 상태로는 버거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의 한참 약해진 오르카는 아스카 선에서 끝낼 수도 있고, 마법으로 안면인식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거기다 블랙윙이라면 이쪽의 의도를 숨기기 적당한 단체다. 연합이라면 봉인석이 모두 사라져 검은 마법사의 위협에 대처할 수 없게되는 위험부담을 떠안고싶지 않을거고, 검은 마법사쪽은 몸을 담는건 당연히 무리이고, 되려 양 팔이 불편해 약해진 나를 죽이기 위해 군단장들이 나설지도 모른다.
"중요한건 노바족들이 이쪽 목적을 그쪽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는건데 이건 마법으로 가능할 것 같고…… 뭐냐."
"아니아니, 형씨는 참 대단하다 싶어서."
실실 쪼개는 세피로트의 표정이 어째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람들을 끌어들여서 이렇게 일을 벌리더니, 충동적으로 했다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었네."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걸려있어.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래…… 그렇지."
놈은 갑자기 크게 웃음을 터뜨리더니 한참 웃다가 어느 순간 뚝 멈추고 나한테 꾸벅 고개를 숙였다.
"고마워 형씨."
[너 머리 어떻게 됬냐?]
"그건 아니고. 이런 멋진 선택지를 준 것에 대한 감사야."
이놈 왜 이래?
"진실은 양날의 검, 이라는 말을 알고 있지?"
"자주 들어는 봤지."
"그 검의 날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날카로워져."
갑자기 뭘 말하나 했는데, 저놈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조금씩 감이 왔다.
"나는 내 시간대에 그 사실을 나만 알고 있었어. 그래서 견딜 수 없었고. 그런데 형씨는…… 휘유! 노바족들 상당수가 알게 되었네? 그들 모두가 형씨의 편이 되었고."
자신들이 죽지 않기위해 그들은 내가 하는 일을 도울 수 밖에 없을것이다. 카이저와 엔젤릭버스터는 물론,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럼에도 강력한 노바족의 마법사들과 전사들이 나의 편이 되주었다.
"나도 그랬다면 좀 나아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있어."
[그런 시덥지않은 생각같은거 할 바엔 지금 어떻게 할지나 생각해. 너한테 맡겨진 일이나 해결하라고.]
"그래애~ 그게 맞겠지."
쭉 기지개를 켜며 놈이 말했다.
"형씨도 얼굴 좀 펴. 이 기적같은 방법은 형씨가 만든거잖아."
"무슨 말이지."
"응? 형씨는 영웅들과 봉인석을 만들었잖아. 그리고 그들과 함께 검은 마법사와 싸워서 봉인시켰고. 적어도 그 봉인이 풀릴때까지 검은 마법사의 직접적인 위협은 없을테니 굉장한거 아니야?"
뭘 말하고 싶은거지 이놈은?
"…… 형씨가 원하는 이상적인 '아무도 죽지않는' 선택지 - 방법은 다른 누구도 아닌 형씨 본인이 만들었잖아. 자랑스러워 하라고."
아. 그렇게 되네.
생각해보니 그렇구나.
여기저기에서 도움을 많이 받긴 했지만, 영웅들과 함께 봉인석을 제작하고 검은 마법사 봉인을 위해 싸웠으니.
"격투기는 나중에 메이플 월드에 간 이후에 가르쳐줄게. 오버시어씨가 디멘션 게이트의 입구를 루타비스 안쪽으로 옮긴다음 루타비스를 노바족이 머물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준다니까."
그렇게 세피로트는 밖으로 나갔다. 나는 방안에 오두커니 앉아 눈을 깜빡였다.
뭔가, 강아지풀 같은 걸로 심장을 간질이는 느낌이 들었다.
[마스터?]
"…… 이걸 뭐라고 해야하지."
울렁거리지만 불쾌하지 않고, 텅 빈 것 같지만 황량하지 않은.
[후련하다는거야.]
"하핫……!"
그저 웃음이 나왔다.
사실 이 방법도 그렇게 안전하다고 볼 수 없었다.
봉인석을 모두 훔쳐 그란디스로 가져가는거니 연합의 견제는 당연히 받을거고 - 오버시어의 봉인 해제보다 검은 마법사의 부활이 더 빠를 것이 분명하기에 - 내부에서 보석을 빼돌리는거니 누구하나 블랙윙 간부들에게 들키면 곧바로 사단이 일어날거다. 정말 제대로 잠입하면 되려 블랙윙을 적대시하는 연합이나 영웅들에게 당할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방법뿐이다.
가장 사람이 죽지 않는 방법이.
"성공해야겠지."
[그것 외에는 안돼.]
"그래."
어슴푸레 떠오른 달이 보였다. 메이플 월드, 지구와는 달리 3개의 달이.
그걸 보고 문득 떠올랐다.
'아 잠깐 지금쯤 유에는……?'
그로부터 얼마 뒤, 나는 굉장히 피폐한 얼굴의 유에를 만나게 되었다. 날 보자마자 자신을 기억하냐고 묻는 모습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그리고 유에는 이후 이런저런 사정을 듣고 검호의 계획에 동참하게 됩니다. 대가는 향후 (이리저리 쓸만큼 쓴 뒤에) 프리드의 일기장을 주기로 함.
다음 챕터는 시간을 1년쯤 스킵할거임.
@대어의예감 - 이제 조금씩 치유되겠죠.
@홍색의환상향 - 여자가 아니라서 히로인도 아님.
@흑월상흑천묘 - 그건 아닙니다. 전 언제나 해피엔딩을 추구하거든요.
@신월야 - 아스카는 여자가 아닙니다! 고로 히로인도 아니라고요.
@가면광대 - 그저 마법셔틀이 아님.
@레시코 - 노바족들의 조력을 힘에 업고 봉인석 전원 훔치기로 결정.
@심온 - 그런게 있나요?
@아르코어 - 처음부터 있던 캐였음.
@베이르타 - 듣다듣다 속터짐.
@KnightDream - 아스카까지 죽이진 않아요.
@로번 - 걱정마세요!
@이노이노 - 사실 세피로트는 확인격으로 가져오라고 했던거임. 하지만 오버시어한테 직접 안된다고 말 듣고 포기했죠.
@루엔시르온 - 팔이 나가도 움직여야 하는 주인공씨.
@qkzks135 - 진짜로 씹고 턱을 찹니다.
@상상력자 - 안죽여요~
@적당주의 - 히로인의 제 1조건은 여캐입니다. 아스카는 여캐가 아님. 남캐도 아니지만 하여튼 생물학적으로 여자가 아님.
@레티오네 - 실제로 아가슈라는 죽은 세계의 망념중 가장 강한 원념을 남김.
@라그실 - 반대로 하세요 반대로!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검호!
@Entro - 제가 글쓰는걸 아셔서 글로 쓸거냐고 물어보셨음.
@노란볼펜 - 그렇죠. 솔직히 사라져도 별 상관없는 사람입니다.
@Eluines - 검호의 아군이 늘어났습니다!
@SourceMoon - 걱정마세요. 끔찍한 통수는 아니니까요.
@밤일 - 봉인석:오버시어의 힘 파편. 고로 그걸 싹 모아서 초월자와 트립퍼 대신 밥으로 던져주자는 거죠.
@Blake117 - 죽고 다시 살아나면서 정식계약 맺었음.
@적현월 - 힐러가 2명이나 있으므로 고민 안해도 됨.
@Ascaron - 아스카한테 씹히고 검호한테 차였습니다.
@케르닉 - 뭐, 사념을 흡수했으니 약간 성향이 옮았을지도 모르죠.
@ReFrante - 가장 쉬우면서도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해요. 데몬 어머니 영혼은 생오버가 가지고 있음.
@Yeorige - 사이다 원샷!
@키하라스티카 - 우왓, 죄송합니다. 슬슬 원작캐들이 나올거에요!
@카한Kahan - 아스카는 물기를 사용했다! 효과는 굉장했다!
@유니레아 - 그리고 세피는 두들겨맞음.
@Yuklan - 마법사는 머리가 좋음.
@Ratios - ㄴㄴ내부스파이들.
@wltns920 - 자각하면 뭐하나요. 팔이 말을 안듣는데. 그나저나 이게 120화를 넘기다니, 쓰는 저도 보고 좀 놀람.
@평범한사람인데 - 검호는 일부일처로 갑니다. 블랙세븐까지만 할거고요.
@Sisre - 옆에서 보는 사람은 답답해서 속이 터지려 하죠. 왜 삽질을...!
@이년아 - 그거 생각나신 분이 좀 계신듯. 처음 계약할때만 해도 이렇게 될줄은 둘 다 몰랐을거임. 근데요 님, 제 뜰에 올리신 글은 왜 지우셨는지...?
@wlgns414 - 그리고 영웅들은 블랙윙 간부가 되어있는 검호는 보게 되는데?
@Legendssj22 - 히로인의 제 1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아스카는 주연! 히로인은 아닙니다.
@Mese - 이번화에서 세피로트는 잘근잘근 씹어줌.
@Buche - 더더욱 보고싶어 지는군요.
@크리잔 - 사실 아스카는 파픈보다 더 연상이지만...(계약 전까지 지성없이 살아온 시간이 굉장함)
@니미이런 - 바빠서 그럴 시간 없음.
@흑접아 - 걱정마세요. 외롭게 혼자 남지 않을겁니다.
@책벌레씨 - 여캐가 아니니 히로인도 아니지 말입니다!
@지나가는니트 - 남자도 여자도 아님. 드래곤 자체가 성별이 없는고로, 성향에 따라 변신 후 성별이 갈린다지만 아스카는 어느쪽으로 치우쳐지지도 않아서.
@비탄의과학자 - 아스카의 성별은 아스카.
@거울아리 - 인간화한 이유는 손을 잡기 위해서였음.
@그래이넥스 - 제 3의 성입니다.
@여행자구름 - 다른 트립퍼들에 대한 기억은 없고, 존경과 경외를 담지 않고 그냥 사람으로 보던게 검호뿐이었음. 그도 그럴것이 인게임이 아닌 실물의 하마는 마법을 빼면 너무 형편없는 남자였거든요.
@Yoontlemin - 초월자 미만의 사람중에서 최강입니다 검호는. 아, 물론 양 팔 멀쩡했을 때.
@칼크래프트 - 많이 나아진거죠.
@Dowha - 오닉스 드래곤이라는게 그런 존재죠.
@ㅇㅇ군 - 다음 챕터부터는 스킵이 좀 있음.
@하늘을보는바람 - 자! 제 품에 안기세요!
@류동지 - 그건 좀 나중에.
@노란우산s - 검마를 죽였던건 당시 세피는 검마를 사람이 아닌 반드시 쓰러뜨려야 하는 절대 악, 같은걸로 봤습니다. 그런데 정작 죽이고 보니 그냥 자기와 같은 고통받는 사람이었다는걸 알고(용서는 못하지만) 충격을 받음. 살인+진실에 대한 고통에 포기.
@허공말뚝 - 처음 계획했던 이유는 당시 부제대로 자가용이었지만 설정과 내용을 추가하면서 대폭 바뀐 캐릭터.
@소라루 - 아뇨. 성인의 모습에 남자라고도, 여자라고도 보기 힘든 중성적인 얼굴과 골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dragoneel - 실제로 검호를 많이 힐링시켜줌.
@넝기 - 그리고 저는 히오메까지 안쓸거고요.
@E토 - 어느쪽이라고 힘든 외모.
@건전한독자 - 둘 다 아니에요. 예전에도 말했지만 아스카의 성별은 아스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