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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여왕님께서 8백년 전부터 지금까지 프리드님의 유산을 관리해오셨다 이 말입니까?"
"네."
"그런 중요한 사실을 왜 여태껏 말하지 않은거지?"
"검호 님에게 전혀 듣지 못했나요?"
들었을리가 없잖아. 제일 경악했던 네 분이 쭉 대답하셨다.
"방금 처음들은 사실이다."
"그보다 프리드의 유산이라는게 있었어?"
"대체 왜 페어리인 당신이 그걸 관리하고 있었던거야?"
"알았으면 옛날 옛적에 찾아갔었겠지."
"이상, 하네요. 저는 당연히 그분이라면 동료인 여러분에게 알려드렸을줄 알았는데."
여왕님은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중얼거렸다.
"거기다 그분 뒤로 한 사람이 찾아왔었─ 아니, 왔던가?"
"무슨 말을 하는겁니까."
"아니요. 유산을 보여드린 사람이 그분 외에 있었던것 같은데 기억이 안나네요."
"그런건 잊어버릴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닌것 같습니다만."
"예…… 그렇죠. 역시 기분탓이었던 모양입니다."
페어리 퀸은 상념을 털어내려는듯 작게 고개를 저은 뒤 숨을 고르며 말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저는 프리드의 유산을 지금까지 관리중이고 일기장은 그중 하나였습니다."
"그렇게 지켜온걸 검호에게 대뜸 줘도 돼?"
"됩니다. 유산의 소유권은 당신들, 영웅에게 있으니까요."
"뭐?"
희고 가는 손가락으로 영웅들을 쭉 가리킨 그녀는 말을 이었다.
"애초에 제가 그것을 지금까지 지켜온 이유가 여러분께 보여드리기 위해서인걸요."
결전의 그 날, 모든 동료들을 잃은 프리드는 그 뒤 어떻게 이 땅을 살다갔는지 먼 훗날 깨어나게될 당신들에게 알려주고자 했습니다. 입술 밖으로 떨어지는 한 글자 한 글자에 그들은 천천히 눈을 크게 떴다.
"저는 2년전 봉인에서 깨어나신 검호 님을 우연히 엘리넬에서 만났고, 곧장 그분을 유산이 있는 곳으로 데려가 그것을 보여드렸습니다. 8백여년동안 기다려온 사람이 드디어 나타난거니까요."
"일기장도 그때 드린거고요?"
"네. 프리드의 일기장과 몇 권의 심화 마법서를 요구해서 바로 드렸습니다."
유산을 지켜온 사람은 자신이었지만 소유권은 영웅에게 있으니 그에게 주는 것은 당연했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드린 물건이 왜 블랙윙 멤버의 손에 들어가있는지…… 분명 그때 검호 님은 프리드의 일기장을 굉장히 집중해서 읽었고, 또 소중히 다뤘습니다. 그랬던 분이 동료의 유품을 직속 부하라고는 하나 다른 사람에게 준 이유를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가 일기장을 부하에게 주었다고 생각하는겁니까?"
"검호 님이 자신의 손에 있는 물건을 허무하게 빼앗기는 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으니까요."
맞는 말이다. 만약 스승님이라면 저런식으로 받은 동료의 유품을 누군가한테 빼앗겼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되찾으려고 했으면 했지 그대로 있었을리가 '절대'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영웅분들부터 다른 사람들까지 페어리 퀸에게 뭔가 더 물어보려고 했으나 한참 경청하던 데몬 씨가 맥을 끊었다.
"일기장이나 유산에 대한건 나중에 당신들끼리 마저 얘기하도록 하고 지금은 그것을 탈취해간 블랙윙 멤버와 그에게 동료의 유품을 준 그에 대한걸 얘기해야하지 않습니까."
"아…… 그렇죠 참."
어느새 회의 주제가 다른 곳으로 세버렸다. 모두들 알게모르게 그쪽 사실을 보고싶지 않아서일까.
"거기다 그 블랙윙 멤버라는 남자, 아까부터 계속 언급되고 있는데다 그의 직속 부하씩이나 된다면 저쪽에서도 꽤 중요한 위치의 인물로 보이는데 당신들은 그에 대해 아는게 있습니까?"
"우리와 비교해도 그렇게 꿀리지 않는 무투가라는건 확실해."
"이유는 모르겠지만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다양한 정령을 다루는 정령사이기도 하다."
그와 싸웠던 아란 누나와 메르세데스 님이 말한 뒤 루미너스 님이 잠깐 뜸들이다 말했다.
"…… 예전에 루디브리엄에서 잠깐 싸웠던적이 있다."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그때는 놈이 블랙윙인걸 몰랐다. 무엇때문인지 그놈은 기분나쁜 편지로 날 외진 곳으로 유인했고, 거기서 싸웠었지."
[결과는 어땠어? 이겼어? 졌어?]
"갑자기 그런건 왜 물어보는거야 미르?"
[궁금하잖아!]
좀 잠잠하다 싶었는데 불쑥 끼어들어 싸움의 승패를 묻는 미르를 어떻게든 뒤로 물렸다. 좀 가만히 있어! 루미너스 씨는 어째선지 인상을 쓰며 작게 혀를 찼고, 그 모습에 팬텀 씨는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헤에~? 졌구나 샌님?"
"닥쳐라."
"예? 루미너스 님이 진겁니까?"
"거의 다 이긴 상황이었다. 중간에 끼어든 놈만 아니었으면 그때 놈을 끝낼 수 있었어."
아란 누나랑 메르세데스 님을 동시에 상대하던 그 사람을 혼자서 이길뻔했다니. 난입자가 대체 누구였던거지?
"나인하트. 블랙윙에 변신이나 환영에 능통한 놈이 있나."
"하나 있습니다. 블랙윙의 간부중에 변신술사라고 칭해지는 성가신 녀석이 말이죠."
변신술사. 아란 누나와 함께 블랙윙 추적을 위해 메이플 월드를 돌아다니다 인형사와 함께 몇 번 본적있는 간부 중 한 명이다.
"아 그 엄청 짜증나는 놈…… 잡으려고 할때마다 놓쳤었는데."
"아란 넌 그놈을 알고있나."
"별로 강하지도 않은데 변신술만은 줄기차게 잘하는 놈이야. 졸개로 변신해서 도망치는 경우도 몇 번 있었거든. 이름이 그 뭐더라, 바로크였나?"
바로크. 루미너스 씨는 다음에 변신술사를 만나면 확실하게 그를 조져버려는지 바로크라는 이름을 몇 번이나 곱씹었다. 대체 누구로 변신해서 난입했길래 .
"팬텀 당신은 아는거 있습니까."
"없어. 그보다 난 은월이 누군지도 모른다고."
"청문회때 철조로 니놈을 찌른 자식말이다."
"그 블랙윙 이름이 은월이었어?"
그러고보니 이름을 안물어봤었구나. 팬텀 씨는 마치 심부름 목록중 하나를 까먹은 것처럼 가볍게 말했고, 그 모습에 메르세데스 님이 어이없다는 투로 물었다.
"널 찌른 놈인데 왜 그렇게 태연하게 말하는거야?"
"아니 그 은월이란 놈, 어쩐지 나쁜 놈으로는 안보였거든."
엑.
"아까 맞은것때문에 정신이 나간거냐 좀도둑."
[그가 청문회에서 무슨 짓을 벌였는지 기억 못하고 있는겁니까.]
"내 정신이랑 기억은 멀쩡하니까 환자 취급하지 말아줄래?"
"당신은 환자 맞습니다."
그랬다. 팬텀 씨는 불과 몇 분 전에 영웅들에게 두들겨맞은 환자였다. 팬텀 씨 못지않게 상태가 안좋아보이는 나인하트 씨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왜 그 블랙윙 멤버를 옹호하시는 겁니까 팬텀 님."
"옹호까지는 아니고 그냥 개인적인 느낌이야. 청문회때 그놈이랑 잠깐 대화했었는데 꽤 괜찮은 인상을 받았거든."
"대화?"
"어느 타이밍에 힐라의 같잖은 연극에 끼어들어서 확실하게 망칠까~에 대해서."
블랙윙이랑 그런 대화를 했었다고?
"듣자하니 자기는 스우의 감시역이라 하더라고. 만약 그놈이 깨어나서 내 몸으로 날뛰면 설령 내 영혼에 피해가 가더라도 그를 공격할거라고 했어."
"그 남자가 감시역이였다고요?"
"거짓말로 보이진 않았고, 또 나도 저쪽이 어떤 조치를 해줘서 억눌러졌지만 스우가 내 몸에 빙의되어있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싫었거든."
가능하다면 배를 갈라서 그 자식을 끄집어내고 싶었을 정도로. 한순간에 낮아진 목소리는 비유가 아니라 100% 진심이라는걸 증명하듯 음산하게 울렸다. 오르카의 사진을 봤을때도 그렇고, 팬텀 씨는 윙마스터들이랑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 정도로 심한 반응을 보이시는거지.
루미너스 씨는 입 주위를 메만지며 느리게 말을 꺼냈다.
"…… 생각해보니 청문회때 그 남자의 행동은 블랙윙이라 생각되지 않을만큼 이상했지."
[블랙윙이면서 여제님에게 빙의한 스우와 싸우려고 했었죠.]
"감시역이라는게 사실이라면 이상했던 그의 행동은 아귀가 맞는군요."
"좀도둑이 스우에게 몸을 빼앗긴 순간은 힐라가 물러난 이후라고 윙마스터 본인이 말했으니, 그 순간 뛰어들어 공격했던건─"
"본인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뜻이지."
즉, 그때 은월이 노렸던 상대는 여제님도 팬텀도 아닌 스우였다는 말이다.
[그는 윙마스터와 과거 적이었으니 왜 감시역을 붙였는지도 납득이 가고요.]
"하지만 그 은월이란 놈이 왜 프리드의 일기장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여전히 모르겠어."
"거기다 의문점만 따지면 은월이라는 블랙윙 멤버도 그분 못지않게 잔뜩 있습니다."
나인하트 씨가 외알 안경을 고쳐쓰며 말했다.
"그가 감옥에서 탈출할 당시 거기 간수였던 번개의 기사단장 호크아이가 말하길, 탈출 직전에 그가 알 수 없는 말들을 했다고 합니다."
"그놈이 뭐라고 했는데?"
"자기가 최강의 무투가였다고요."
[뭐야 그 엄청난 자신감은.]
굉장하긴한데 스스로의 입으로 말하기엔 좀 뭐한 대사아닌가 저거.
"정확히는 '8백년 전 최강의 전사는 검호였고, 최강의 여전사는 아란이었으며, 최강의 무투가는 나였다'…… 라는데 진실성은 둘째치고 걸리는게 한두개가 아닙니다."
"저기, 그 말은 은월이 8백년 전 사람이라는 뜻 아닌가요?"
"그러니까요."
"단순히 군단장 휘하의 조직원이니까 그 시대의 정보를 어느정도 아는걸 넘어, 어쩌면 그 남자도 여러분과 같은 시대의 인물일지도 모른다는겁니다."
만약 저게 사실이라면, 아니 문맥상 사실로 보이지만 그 진실성이 퍽 의심스럽다. 지금 여기있는 해당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이 죄다 머리위로 물음표를 띄우고 있었으니까. 팬텀 씨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반문했다.
"하지만 은월이라는 무투가에 대해선 처음 듣는데?"
"마찬가지야. 만약 사실이라면 그 정도 실력을 가진건 납득이 가지만 그만큼 강한 사람이 유명하지 않았을리가 없다고."
"당시에 그런 실력의 사람이 있었으면 어떻게든 만나봤을지도 모르나, 어쨌든 그 이름에 대해선 들어본 바 없다."
[그때에도 오르비스에서 여러 지역과 사람에 대한 소문을 들었지만 최강의 무투가라 칭할만한 이는 없었습니다.]
하나같이 고개를 저었다.
"혹시 은월이라는 이름 자체가 가명이 아닐까요?"
"그렇다해도 이상한건 마찬가지다. 만약 그 이름이 가명이고, 그가 어디 은둔하고 있던 최강의 무투가인게 사실이라 해도 일개 인간이 어떻게 8백년이 지난 현 시대까지 살아있냐는 의문점이 남으니까."
"그래서 이상하다는겁니다. 영웅분들이야 얼음에 갇혀있는동안 수 백년이 지난거라지만, 그게 아닌 그 남자는 어떻게 현대까지 살아남은건지 알 수 없으니까요."
수명 길다는 마법사도 2~3백년이 고작인데 하물며 무투가는.
그러다 아까부터 얘기를 들으며 곰곰히 생각하시던 미네르바 님이 말했다.
[사실 인간이 아닌게 아닐까요?]
"흠?"
[은월이란 남자가 인간이 아니라면 이 의문은 모두 풀리지 않습니까. 메이플 월드엔 수 백년을 너끈히 사는 종족이 많으니까요.]
"꽤 일리있는 말이지만 그에게선 다른 종족의 신체적 특징이랄것이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수 백년을 사는 대표적인 종족인 요정족은 각자 여러 종류의 날개나 귀 등의 인간과 확연히 다른 차이점들이 있다.
그때 데몬 씨가 조금 머뭇거리며 말했다.
"아니…… 혼혈이라면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혼혈이라고요?"
"희귀하긴 하지만 요정과 인간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들은 대개 장수하니까요. 하프는 물론 쿼터까지 말이죠."
"아! 그러고보니!"
나인하트 씨가 무언가 생각났는지 소리를 높였다.
[대륙 회의때 왔던 테스라는 모험가도 쿼터엘프였지 마스터?]
"응. 그분도 검은 마법사의 시대부터 살아왔었다고 했어."
"확실히 그렇게 생각하면 꽤 맞는군요. 신체적으로 인간과 다를바 없는건 쿼터까지 내려오면서 피가 옅어졌기 때문일테고."
"다양한 정령을 썼던건 그쪽 재능만은 물려받았던걸지도 모르지. 요정족은 모두 정령을 잘 다루니까."
하나 둘 말이 나오며 사람들은 은월이 쿼터엘프라는 가설을 점점 확정짓는듯 했다.
'그런데…….'
뭔가 잘못 짚고있다는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 저게 가장 유력한 가설임에도 이상하게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있단 말이지. 하지만 저것보다 더 일리있는 추측이 생각나지 않아 나는 그냥 입을 다물었다.
***
예상했던 것보다 이야기가 길어지며 충격적인 사실들을 연달아 알게되어 심신이 지쳐버린 몇몇 사람들이 잠시 쉬는게 어떻냐는 의견을 내놓았고, 과반수가 동의하며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갖게 되었다. 나나 나인하트 씨는 의자에 축 늘어졌고, 영웅분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페어리 퀸에게 모여들었다.
"이제 말해줘. 어째서 프리드의 유산을 당신이 관리하고 있는거야?"
"그가 저에게 맡겼으니까요."
"프리드와 어떤 관계였던거지 페어리 퀸."
루미너스 씨의 질문에 여왕님은 한 손가락으로 제 볼을 콕 찌르며 환한 웃음을 터뜨렸다.
"매우~ 매우~ 가까운 관계였답니다─♡"
""…….""
녹아내리는 목소리에 아란 누나를 제외한 세 분은 석화저주에 직격당한 것처럼 굳어버렸다. 뭐라고요 여왕님?
"프, 프리드 걔 운이 장난, 장난이 아니었구나. 하하, 하, 하."
"어딜보고 반했는지는 말 안해도 알겠군.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였겠지."
"말도 안돼애애……."
메르세데스 님은 울먹이며 고개를 푹 숙이셨고, 팬텀 씨는 경련이 일어나는 얼굴로 어색하기 짝에 없는 웃음소리를 흘렸다. 루미너스 씨는 그냥 깊게 한숨을 내쉰 뒤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유일하게 조금 인상만 쓴 아란 누나가 여왕님에게 퉁명스럽게 말했다.
"장난이 심하잖아 페어리 퀸."
"후훗! 이거 꼭 한 번 해보고 싶었거든요."
─장난이셨습니까아!!
"아란 님은 어떻게 거짓말인걸 아신거죠?"
"리엔 섬에는 프리드에 대한 기록도 어느정도 남아있으니까."
"하기사, 거기라면."
작게 입을 가리며 쿡쿡 짓궃은 웃음을 흘린 여왕님은 쏟아지는 날카로운 시선에 우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는 프리드와 친한 친구사이였어요."
"아…… 그건 그거대로 놀라운데. 당신같은 미인이랑 고작 친구로 끝내다니."
"헷갈리게 말하지 말라고!"
"이런 중요한 것에 장난치지 마라."
그리고 페어리 퀸은 루미너스 씨의 말을 상큼하게 씹으며 말했다.
"프리드는 애딸린 유부남이었는데 어떻게 저랑 사귀겠어요."
…… 내 뒷통수.
또다시 뒤집어지는 그들을 더 보기 힘들어 그냥 고개를 돌렸다. 계속 들었다간 다음 회의까지 내 정신력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아. 나중에 따로 얘기해달라고 해야지. 내가 테이블에 이마를 박아 지끈지끈한 두통을 가라앉히는동안 데몬 씨가 의자에 늘어진 나인하트 씨에게 가서 말을 걸었다.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앞으로 말할 내용들을 기밀로 해달라고 했었는데, 여러 말들이 많이 나와서 이제 그 범위를 확정지어줬으면 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느 내용을 함구하면 됩니까."
"당연히, 그분이 소드댄서라는 사실입니다."
"그것만이면 충분합니까?"
"정체가 아직 불확실한 은월이란 남자에 대한 것과 저희가 영웅님의 유품을 탈취당한 사실도 함께 함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이런건 확실하게 정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곤란해지는 터라."
"그건 전 군단장으로서의 경험인가봐요?"
데몬 씨는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지않고 은은히 눈살을 찌푸렸다. 무례한건지 대담한건지. 그녀가 나인하트 씨의 최측근이라서 잘 내색하지 않았을뿐이지 속으로 욕했을지도 모른다.
[그 사실에 대해 기밀을 지켜달라고 한 이유를 말해줄 수 있습니까.]
"여신님이라면 이미 짐작하고 계시지 않나요."
[그야 그렇습니다만, 명확한 이유를 제대로 알려줘야 다른 사람들도 납득할겁니다. 강요된 침묵은 언제까지고 유지되지 않아요.]
미네르바 님의 말에 눈을 감고 자는것처럼 보였던 나인하트 씨가 알겠다고 작게 고개를 끄덕이셨다.
"잠시 들어주십시오 여러분. 할 말이 있습니다."
"뭐지 책사. 다시 회의를 시작하는건가."
"그 전에, 앞서 저 대신 테이아가 말했었지만 그분…… 검호 님이 소드댄서로 밝혀진 사실은 여기서 나간 이후로 절대 퍼뜨리지 말아주십시오."
"저런 말을 했었어?"
"중간에 온 니놈이야 못 들었겠지. 그런데 어째서냐 나인하트. 듣기 전에는 사안이 심각해보여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만, 그 사실은 조용히 넘어가도 되는 가벼운 것이 전혀 아니다."
루미너스 씨의 날카로운 말에 나인하트 씨가 의연한 얼굴로 또박또박 말했다.
"영영 묻어두자는 뜻이 아닙니다. 저희 에레브가 어느정도 상태를 추스를때까지만 그것을 알리는 걸 늦추자는 뜻이죠."
"에레브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이 두려운건가."
"그것도 없잖아 있습니다만, 그보다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팔짱낀 팔을 테이블 위에 올리며 나인하트 씨가 말을 이었다.
"만약 그분이 청문회 사건의 배후인 블랙윙의 간부였다고 공표할 경우─ 연합과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 같습니까?"
"하."
"충격과 공포겠네."
"장담컨데 대혼란일거야."
긍정적인 결과는 눈꼽만큼도 예상할 수 없었다.
"당장 블랙윙에게 점령당해 그들을 증오하는 에델슈타인은 물론, 청문회 사건으로 크게 타격을 입은 아리안트 그리고 군단장들이 돌아오면서 블랙윙들이 활개치고 간 빅토리아 아일랜드와 리에나 해협건으로 열이 오른 리엔까지. 블랙윙이란 이름이 이를 가는 곳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 와중에 블랙윙의 실세인 간부가 행방불명이던 영웅이었다…… 는 사실이, 밝혀, 지, 면.
"지역별로 여론이 갈리며 종래엔 연합이 쪼개질지도 모릅니다."
"진정시키는건 무리인가."
"이번 청문회 사건으로 에레브는 크게 신용을 잃은 상태니까요. 그래도 연합의 대표가 여제님이니 무시당하진 않지만, 저희의 말에 순순히 따라주지도 않을겁니다."
그렇게 말하는 나인하트 씨의 얼굴은, 굉장히 낯선 무표정에 차가운 눈을 하고 있었다.
─소속된 집단에 오는 손해와 이득을 냉정하게 계산하는 책사의 모습.
"신용을 되찾을 방법은 여러가지 생각해 놓았으니 긴 시간이 걸리는지는 않을겁니다."
"그때까지 우리는 가만히 입다물고 있어라 이건가."
"'가만히'는 아닙니다."
그의 손짓에 테이블 위로 어떤 환영이 떠올랐다.
"저기는 어디야?"
"처참하군."
"케이크처럼 깔끔하게도 잘렸네."
"…… 인위적인 파괴 흔적이 보이는군요."
환영으로 만들어진 것은 팬텀 씨가 말한대로 깨끗하게 2등분되어 한쪽은 무사하고 다른 한쪽은 마구 부서지고 불탄 섬의 풍경이었다.
"이건 메이플 아일랜드입니다."
"저게요?!"
"청문회 직후 메이플 아일랜드가 보이는 지역들에서 그곳 근처로 기상이변과 폭음이 울렸다는 목격자들이 속출해 급하게 조사단이 만들어져 그곳에 갔었다고 합니다."
"군단장들의 소행인가."
"아니요."
나인하트 씨는 한차례 숨을 고른뒤 말을 이었다.
"검은 마법사과 검호님이 벌인 일입니다."
벼락처럼 머리에 꽂히는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는 설명을 계속했다.
"일찍히 스우와 은월은 청문회때 그분이 오지 않은 이유가 봉인에서 풀려난 검은 마법사를 만나러 갔기 때문이라고 했었죠. 당연히 시간의 신전에 갔을거라 생각했습니다만, 의외로 두 사람이 대면한 곳은 저 외딴 시골 섬이었습니다."
"그, 런, 중요한건, 일찍 좀 말하란 말이야─!!"
"죄송합니다. 며칠동안 한계를 넘어선 과로의 연속이라 지금 뇌가 좀 흐물거리는 상태입니다."
[그보다 두 사람이 만난 곳이 저렇게 됐다는건 결국 그 둘이 섬을 저렇게 만들었다는 뜻 아니야?]
"맞아요."
미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테이아 씨는 어디선가 종이를 꺼내 읽었다.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세 가지로 요약하자면 '갑자기 나타난 검은 머리에 붉은 눈의 몹시 닮은 두 남자', '각자 전사와 마법사였다', '두 사람이 미친듯이 싸워서 섬이 부서졌다' 입니다.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저곳을 조사하러 간 모험가의 말로는 '섬을 쪼갠건 검사의 일격'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 무리다. 더이상 뇌가 받아들일수가 없어.
스승님이, 검은 마법사와 싸워서, 섬을 부숴?
"주민들은…… 어떻게 된거지."
"기적적으로 모두 생존했습니다. 무사한 반쪽 섬에 인가가 집중되어 있었는데다 왕관같은 황금색 뿔을 가진 검은 드래곤이 그들을 지켜줬다는군요."
아스카 씨.
"거기다 전투가 끝난 후 빈사상태가 된 검사쪽 남자가 주민들에게 몇 번이나 사과를 한 뒤 드래곤과 함께 떠났다─고 합니다."
"뭐야…… 그거."
"제가 묻고싶은 말이라고요. 블랙윙 간부가 되서 봉인석들을 모으고 있으면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도 힘쓰다니. 뭘 하려는건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어요."
"여기 오기전에 막 올라온 저 보고때문에 뇌에 완전히 과부하가 걸렸습니다."
정말 뭐가 뭔지 모르게 됐다. 가슴속에서 차오르는 뭔지모를 감정과 마구 만들어지는 추측들때문에 눈앞이 핑 돌았다.
어쩌면, 정말로 어쩌면.
"그러니 여러분에게 부탁드립니다. 어째서 그분이 블랙윙 간부가 되었는지, 왜 봉인석을 모으고 있는지 알아내주십시오."
"결론은 그건가."
"그 사실을 안 순간부터 해야하는 일 아니었습니까."
"당연히, 알아낼거라고!"
탕! 내려친 테이블 소리가 크게 났다. 사람들이 나를 보았다.
"저도…… 저도 알아낼거에요! 스승님한테 찾아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볼거라고요!"
[어디있는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찾겠다는거야 마스터?]
미르. 1초라도 망설이고 태클걸어줘.
어색한 침묵이 잠깐 흐르다 데몬 씨가 빠르게 나인하트 씨에게 물었다.
"그가 어디있는지 알고 있습니까."
"전혀요. 거기다 2년간 행방불명이어서 행적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검호가 아닌 소드댄서로서의 행적은 어떻지."
"그쪽은 찾고자하면 찾을수도 있겠지만 오래걸릴겁니다. 저의 마스터는 물론이고 저희에겐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요."
[에델슈타인 블랙윙 기지에 찾아가보는건 어떤가요?]
"간다해도 반드시 거기 있을거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무시당하고 있는건가 나. 아니면 내가 쪽팔리지 않도록 애써 바쁘게 대화하고 있는걸까.
그때 부서진 메이플 아일랜드에 대한 정보를 들었을때부터 넋이 나간것처럼 보였던 페어리 퀸께서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저기이……."
"뭡니까?"
"저기, 전, 그, 검호님과 직접 만나는 법은 모르지만…… 그분과 연락이 닿는 사람은 한 명 알고 있어요."
여왕니이이이임──!!
이 회의장은 오늘 하루동안 대체 몇 번이나 뒤집히는걸까.
***
키네시스side.
은월의 에레브 탈출 이후로 며칠이 지났다. 당연히 그가 소드댄서라는 사실이 알려질줄 알았는데 정말 이데아의 말대로 조용해서 꽤 놀랐다고 해야하나. 좋은 일이지만 그들의 침묵이 어째 불길하게 느껴졌다.
"그럼, 다녀올게."
"몸조심하세요 키네시스 군."
"내가 있으니까 걱정 마!"
"당신도 불안합니다."
그리고 이데아는 변함없이 나와 사이를 부려먹었다.
저번에 의뢰했던 레티옥신이라는 극독의 해독제가 다 만들어졌으니 가지러 오라는 페어리 퀸의 말을 받은 전령역의 페어리가 엘리니아에 왔다가 하마터면 몬스터라고 오인받아 퇴치당할뻔 했다. 겨우 늦지않게 구했지만 얘네들 아직도 힘들구나. 여왕님이 그렇게 인식 개선하려고 노력하시던데.
"이제부터는 알아서 들어가!"
"응? 같이 안가는 거야?"
"나는 여왕님의 다른 명령을 받았거든. 그럼 안녕~"
페어리족의 영역까지 길을 안내해준 그 페어리는 저 말을 끝내고는 휙하니 어딘가로 가버렸다.
"어디로 가는걸까?"
"모르지. 엘리니아 근처는 아니어야 할텐데."
하필 몬스터 페어리의 서식지도 엘리니아 근처라서 요정 페어리들은 그 근처로 가면 빈번히 몬스터로 오해받아서 곤란할텐데.
나는 사이와 루타비스도 아니겠다 여태까지 참았던 이데아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으며 넝쿨과 나뭇잎들을 헤쳐나갔고, 그렇게 대화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페어리족의 영역에 도착했다.
변함없이 동화속에 나올법한 환상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그곳은 두 번째 오는 것임에도 가벼운 감탄이 나왔다.
"여왕님─ 은 크게 부르면 안되겠네. 그분 거처는 저쪽이니까 가자."
"응. 찾아오라고 한걸보면 계실거야."
"그렇겠지."
여기저기 만발한 꽃을 밟기엔 좀 그래서 이번엔 염동력으로 몸을 띄워 낮게 날았다. 이런 풍경을 보면 역시 여기가 다른 세상이라는걸 확실히 실감하게 된다니까.
꽃봉오리 형태의 거처까지 많이 안남았을때, 어쩐지 주위를 자꾸 두리번거리던 사이가 덜컥 내 팔을 잡아당겼다.
"오빠. 잠깐만 멈춰."
"무슨 일이야?"
"여기…… 너무 이상해."
"뭐가 이상한데?"
"소리가,"
들리지 않아.
그 말에 퍼뜩 주변을 둘러보았다. 일전에 찾아왔을때 다닥다닥 달라붙어 떠들어대던 페어리들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왜 이 위화감을 못 느낀거지?
"─그야 이곳의 꽃향기는 특별하니까요."
콰드드득!! 갑자기 땅이 들썩이며 엄청난 속도로 식물들이 자라나 우리를 붙잡으려 했고, 재빨리 방어막을 펼쳐 막아냈다. 하지만 한차례 튕겨나간 식물들은 그 형태를 바꿔 방어막 째로 우리를 가뒀다.
"간만이네요. 키네시스 군."
"환영 인사가 너무 거친데요 여왕님?"
"당신의 눈엔 이게 환영 인사로 보인건가요?"
역시 아니었나. 좀 과격한 이벤트이길 바랬는데. 빽빽한 가지로 이루어진 통안에 갇힌 우리의 앞에 페어리 퀸은 우아한 걸음걸이로 다가왔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 역시.
"눈치채면 어쩌나했는데 의외로 잘 먹혔군요."
청회색 피부에 피막의 날개를 가진 전 군단장이 어둠속에서 걸어나왔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어린애니까."
긴 금발을 가볍게 흔든 엘프의 왕이 작게 콧웃음을 쳤으며.
"그러면서 상황파악 못하고 농담이나 하는걸 보면 역시 저놈은 좀도둑과 같은 과야."
붉고 푸른 오드아이를 가진 빛의 마법사가 들고있는 지팡이를 늘어뜨렸다.
"…… 여왕님? 왜 저분들이 여기 다 계신거죠?"
"그나마 줄이고 줄인게 이 정도랍니다. 전부 오셨다간 저희의 영역이 완전히 박살날테니까요."
"아니, 그러니까 왜─."
"정말 모르겠나요 키네시스 군?"
가지 사이로 보이는 여왕님의 눈은 냉엄한 색을 띄고 있었다.
"약 일주일 전, 키네시스 군은 본인이 검호님 대신으로 왔다며 제게 어떤 독의 해독제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었죠. 증거로 제가 그분께 드렸던 꽃팔찌를 보여주었고요."
아. 이거 설마.
"그냥 말뿐이면 모를까, 그분의 물건까지 받았다는건 소년이 확실하게 검호님과 접점이 있었다는 뜻."
"거기다 블랙윙 멤버가 탈출하기 전날 그를 만났었다고 하고."
"듣자하니 용의 후예중 한 명인 이데아와 안면까지 있었다더군."
마, 마지막건 우연인데? 전 마족 군단장은 허리에 찬 화려한 둔기를 느리게 뽑아들며 말했다.
"첫 번째는 우연이고, 두 번째는 인연이며, 세 번째는 필연이라죠. 이계의 소년 군과 블랙윙 사이의 접점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아무 관련이 없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겁니다."
"아, 아니 난……."
"순순히 말하면 위해는 끼치지 않을겁니다. 일단 당신이 처음부터 그들과 협력관계이진 않았을거라고 에반이 강력하게 말했거든요."
고맙긴한데 지금 상황이 핀치라는게 딱히 변하는것도 아니라고!
어어, 어쩌지? 당장 이 가지부터 부순다음 위로 도망칠까? 아니 그런데 저 마족 군단장은 날개가 있으니 금방 쫓아올 것 같은데? 숲으로 가봤자 엘프의 왕이 떡하니 있고, 눈가림같은걸 해도 저 힘법사가─
'방법이 없잖아!!'
제대로 날 붙잡기 위해 모인 멤버다. 그 사실을 뼈저리게 통감했다. 이럴줄 알았으면 안오는거였는데!
"으, 흐으, 으으으……."
"사이?"
어떻게든 도망칠 방법이 없나 궁리하는 와중에 미처 신경쓰지 못했던 사이는 가쁘게 숨을 내쉬며 필사적으로 내 옷자락을 붙잡고 내 뒤로 몸을 숨겼다. 그걸 눈치챈 마족 군단장이 여왕님께 물었다.
"소년말고 다른 사람이 있었습니까?"
"아, 예. 저번에 찾아왔을때 똑같은 염동력을 가진 소녀가 한 명 있었습니다."
"그 소녀도 검호 그와 관련된 사람입니까."
"아마 그럴거에요. 저번에 왔을때 그분의 현 상태에 대해 잘 아는것처럼 말했거든요."
여왕님의 말에 마족 군단장은 잠시 실례, 라고 짧게 말한뒤 우리를 가두고 있던 가지 몇 개를 꺾어다 고개를 내밀어 이쪽을 살펴보았다. 사이는 아예 내 옷을 찢어버릴듯이 얼굴을 숨겼지만 이 안은 좁아터졌는데 그게 될리가 있나.
마족의 피색 눈과 사이의 흔들리는 눈이 마주쳤다.
"…… 당신은?"
"보지, 마아앗──!"
퍼엉!! 사이가 방출한 염동력 한 방에 우리를 가두던 가지 구체가 박살났다.
마치 불에 확 데인것처럼 갑작스러운 반응에 펼쳐두었던 방어막이 순식간에 깨지며 나는 땅에 떨어졌고, 모여있던 사람들은 각자 스킬을 써서 그녀의 일격을 막아냈다.
그나마 식물들이 많아서 다치진 않은 나는 황급히 몸을 일으켜 그녀를 보았다.
"아으, 가, 가란 말이야, 너, 너어……!"
"당신이 어떻게 여기 있는겁니까?"
"보지마! 보지말라고!"
사이는 제 긴 머리카락을 쥐어뜯다시피 당기며 어떻게든 얼굴을 감추려고 했지만, 그 노력이 무색하게 엘프의 왕은 그녀를 보고는 서서히 인상을 썼다.
"잠깐만. 저 애 혹시 그때 너랑 에우렐에 왔던 그애야?"
"맞습니다."
"니놈이랑 에우렐에 왔다는 말인 즉, 저 계집은─"
오빠, 오빠, 여기서 도망치자, 제발. 비틀거리며 내게 걸어오는 그녀의 주위로 어째선지 반투명한 전류가 튀었다.
"사이키커. 저와 같은 군단장이었던 이입니다."
…… 뭐?
"저 여자애가 군단장이라고요?"
"예. 그리고 군단장중에서도 손속이 굉장히 잔인했던 이였죠."
군단장? 잔인해? 누가?
"하지만 이상한데. 사이키커는 분명 옛날에……."
"루디브리엄 학살을 벌인 직후 검호에게 죽은걸로 알고있다만."
"그랬죠.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만 이렇게 살아있는걸 보니 놀랍군요."
학…… 살? 아니 것보다, 누가 누구를 죽였다고?
"혹시 그때 사실 살아있었던게 아니었을까요?"
"그건 불가능합니다. 당시 그녀가 죽는 모습을 그녀와 함께 학살에 가담했던 윙마스터들이 확실하게 목격했었습니다."
"잘못 보았을 가능성은 없나요?"
"없습니다. 왜냐하면─"
마족 군단장은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그때 그녀는 검호에게 참수당해 죽었으니까요."
너무 참혹한 진실을.
========== 작품 후기 ==========
안습의 키네시스. 니가 고생이 많다.
이번 챕터에 검호가 죽도록 구를거라는 말에 되려 안심하시는 분이 많으셨는데... 하핫! 이번 구르기의 정도는 파픈이 죽었을때만큼 고통스럽습니다(웃음).
자세한 스포일러는 안할겁니다만 이번 챕터의 검호는 '진심으로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전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이거 좋은거 아니에요 절대.
@no현참 - 일주일에 한 편 올리기도 버겁습니다...
@건전한독자 - 항상 그랬죠.
@대어의예감 - 멘탈힐링으로 분량 확보하는 아스카였습니다.
@hakuya - 양쪽 다 모든 스킬 사용가능이라면 승패는 끝까지 모릅니다. 진짜로.
@산들바람eh - 애정과 비례한 굴림.
@서월마을 - 읽어주시는건 감사하지만 시험기간엔 시험공부를... 안하면 후회합니다. 제가 시험기간에 썼다가 좀 말아먹은 전력이 있어서.
@유성운 - 비처녀는 없습니다. 여성진쪽 면면을 보시면 이유는 잘 아실거에요. 그리고 그란디스쪽 사람들에게만 말한 이유는 메이플쪽 사람들에게 모두 말할경우 최악의 사태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jaco07 - 어느새 돌파해 있었군요! 감사합니다.
@Ratios - 그래도 나중에 좀 쓸만해질겁니다 아마...
@Legendssj2 - 아마란스를 너무 욕하지 말아주세요.
@루엔시르온 - 죽지는 않을겁니다 아마.
@UTN - 효과는 굉장했습니다!
@Blake117 - My life for... Aiur...
@ReFrante - 아니나 다를까 걸림.
@신령각 - 앞으로 펼쳐질 개판을 기대해주세요!
@Mercurius - 팬텀은 나름 개그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Liber720 - 모두 그에대해 잊어버려 완전히 헛다리 짚는중.
@Eluines - 템페스트 챕터 내내 긴장했으니 이제 조금 한숨 돌려야죠.
@cosy - 가끔은 웃어줍시다.
@노란우산s - 바깥에 퍼뜨리지 말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리고 답변 쓰는것도 꽤 시간걸리긴 합니다. 길면 30분정도...
@르틴 - 쌈박하게 죽일까 생각중.
@유스란 - 그, 그정도였나요?
@황창이 - 내내 긴장했으니까 이제 좀 웃어주어야줘.
@비탄의과학자 - 여태껏 잘못한 선택한 것들의 대가를 모두 치를 예정입니다.
@오신4 - 필력을 얻은 대신 연재속도가... 후우...
@켄사가 - 데몬이 있어서 한방에 알아봤습니다.
@sjdjabqh - 이번 챕터의 주요 적은 누굴까~요?
@레시코 - 트립퍼중 누군가가 시오버와 빛오버를 존나 쌔릴 예정이 있긴 합니다.
@케르닉 - 배신은 배신인데 진심 예상도 못한 배신.
@오무ris - 얼마나 굴렀으면 그정도가(웃음).
@마도사지망생 - 검호가 제대로 빡치면 답이 안나옵니다.
@릿다르크 - 시오버 말고 다른 오버시어 통수는 음... 있을겁니다 아마.
@적현월 - 말이 나오면 나올수록 가관.
@x흑란x - 멘탈 크래쉬!
@mmo0522 - 8백이 넘었지만 마음만은 젊으시답니다.
@프라워스 - 지금은 프리드도 없어서 차원의 도서관만이 답.
@레볼레이션 - 검호나 아란급 전사보다는 못하지만 팬텀 쥐어패기엔 차고 넘친다는.
@루서스 - 다음이나 다다음 챕터?
@Linener - 이번 것의 경우 양쪽 다 뒷통수 맞음.
@Sisre - 다른 사람이었으면 아닐거라고 하는거없고 바로 1순위 제거 대상으로 삼았을겁니다.
@크리잔 - 이번엔 진짜 3일안에 올리려 했는데... 죄송합니다.
@l초코빙수 - 완결 뒤엔 행복해질거에요. 해피엔딩 지향하니까.
@푸잉밍 - 모릅니다. 누가 확실하게 이길거라고 장담 못해요.
@Bookwark - 이번엔 좀 더 심하게.
@LastㅡEmbryo - 회의장 밖에서도 통수.
@칼크래프트 - 미리 검호에게 애도를.
@갓타치 - 하하! 날 밤새가며 쓰게만든 니놈을 곱게 놔둘 것 같냐!
@sanya - 최종 찍은거 축하합니다. 그리고 삶을 포기하지 마세요.
@책벌레씨 - 3D안경도 지참하셨는지.
@이루카이저 - 소장본은 만들줄 몰라서 못하고, 텍본은 내용 수정이나 추가 후 만들겁니다.
@Yoontlemin - 그 추천글 저도 봤습니다. 괜찮아요. 추천글이 써졌다는 것부터 그분은 제 글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만큼 재미있게 보았다는 뜻이고, 또 모두가 만족하는 글은 있을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작품 설정에도 올렸지만 트립퍼 6명이 공대짜서 가면 초월자 이길 수 있습니다.
@socns - 전 매일 꿀잠 잡니다.
@SourcesMoon - 검호든 시오버든 현 시점에서 고통받는것만은 같네요.
@sadgfdfh - 줄여서 혼파망!
@소라루 - 제른 다르모어 생오버가 옛저녁에 냠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