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호입니DA-184화 (184/208)

<--  -->  side out.

에레브의 결계를 뚫으며 떨어진 창은 그야말로 마른 하늘의 날벼락 그 자체였다.

때마침 시그너스 여제에게 보고를 하러가고 있던 나인하트는 결계를 강타한 번개에 이번엔 또 어떤 신박한 습격방식이냐고 욕하려다 공격의 정체가 번개가 휘감긴 한 자루의 창이라는 걸 안 순간 식겁했고, 그 창이 기어코 결계를 뚫고 땅에 박힐 땐 잠시 벙쪄있다 기사단들에게 긴급 경비 태세를 때렸다.

이후 한동안 추가적인 공격이 있을까봐 신경을 곤두세웠지만 다행히 그런 건 없었고, 떨어진 창도 폭발하거나 독을 뿌리는 함정 마법 등이 걸려있지 않다는게 확인된 뒤에야 겨우 땅에서 뽑아내기로 했다.

"조심하십시오. 어떤 장치가 되어있을지 모릅니다."

"함정 마법같은 건 안 걸려 있다고 방금 니가 말했잖아?"

"트랩 계통 마법이 없는 건 확실하지만 물리적으로는 모릅니다. 상대는 마법만 쓰는게 아니니까요."

나인하트의 말에 창을 뽑아낼 인력으로 당첨된 호크아이와 이카르트의 표정이 굳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나인하트는 참으로 친절하게 주의사항을 이어서 말했다.

"당장 블랙윙만해도 순수 과학기술로 포탈을 만들어내는데, 그 창에 건드린 사람을 납치한다던가 하는 목적으로 그런 장치가 되어 있을지 누가 압니까."

"잠깐만 그럼 우리는 뭐가 되는 거냐."

"…… 기사단장의 모범을 보여주시죠."

"야!!"

눈 피하지마 짜샤!

어떻게든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고 싶은 둘이었지만 유감스럽게도 대신해줄 사람이 없어서 - 이리나와 오즈는 여자고, 미하일은 어떤 상황에서든 여제를 호위해야하는 역이며, 그렇다고 부하들을 희생시킬 수 없는고로 - 결국 그들은 쓸 수 있는 버프란 버프를 제 몸에 줄줄이 걸고나서야 조심스럽게 창을 뽑아냈다. 이런 노력이 허무하게 창에는 어떤 과학적 장치가 없었다.

"참 다행이군요."

"나중에 두고보자 나인하트."

"다음에 이런 습격이 또 오면 널 가장 먼저 던져버릴 거야."

"호오, 저의 마스터를 뭘 어쩐다고요?"

으르렁거리는 두 기사단장을 스산하게 피워올린 기세만으로 닥치게 만든 테이아는 그들이 뽑아낸 창을 뺏다시피 받아내 툭툭 흙을 털어낸 뒤 살펴보았다. 3m가량 되는 길이의 아무런 장식도 없이 철저히 실용적으로만 제작된 철제 랜스의 딱 한 부분엔 흠이 잔뜩 새겨져 있었다. 그것을 찬찬히 흝어본 테이아의 적금색 눈은 게슴츠레해 졌다가 멍청하게 반쯤 풀렸다.

"이건 뭐……."

"뭘 본 겁니까."

"직접 보시죠 마스터."

단안경을 고쳐쓰며 그녀가 내민 랜스에 새겨진 흠 - 장문의 글을 본 나인하트는 그대로 안경을 떨어뜨릴 뻔 했다.

「친애하는 에레브의 여러분께.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최근 여러가지 사건때문에 괜찮을지 모르겠군요.

다른 게 아니라 일주일 뒤, X월 XX일 마지막으로 남은 에레브의 봉인석을 받아가기 위해 찾아갈 예정입니다.

저희 중 당일 에레브에 방문할 사람들은 소드댄서와 저, 카이저, 은월, 세피로트이며, 저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준비를 하고 방문할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남은 시간동안 자리에 맞는 만반의 준비를 해두시길.

- 노바의 책사 이데아 올림 - 」

간결하면서도 언뜻 정중해보이는 투의 글이었지만 그 내용물은 건방진 걸 넘어 오만한, 파격적이기 짝에 없었기에 나인하트는 물론 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그러냐며 모여들었던 기사단장들까지 푸스스 가루가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쩍 굳어버렸다.

"…… 뭐냐 이거."

"지금 내가…… 잘못 보고 있는 거 아니지?"

"허, 와, 우와."

"다시 읽어봐도 참 대단하네요."

고작 글 몇 줄로 본 사람들의 정신을 아득해지게 만들다니. 가성비 한 번 굉장하다고 생각하며 테이아는 나인하트가 떨어뜨린 단안경을 주워 알을 닦아 그에게 건넸다.

"이제 어떻게 하실거죠 나의 마스터?"

"아, 아. 일단 여제님께 보고를."

"그건 당연한 거고, 이 오만한 예고에 대한 대처말이에요."

아주 대놓고 쳐들어오겠다는데 가만히 손 놓고 있겠다는 건 아니죠? 상상을 뛰어넘는 내용에 잠깐 퓨즈가 나갔던 나인하트는 그 말에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럴리가. 단안경을 받아 쓴 그는 당장 해야하는 일들을 떠올리고 곧장 지시했다.

"오즈, 이리나. 당장 영웅분들에게 연락을 보내십시오. 호크아이와 이카르트는 메이플 월드에 파견한 기사단 중 일주일내에 최대 몇 명까지 불러들일 수 있는지 알아내 오고요."

"알았어. 빨리 가자 오즈."

"응!"

"그런데 기사단만으론 부족하지 않나."

"당연히 부족하죠. 일단 당장 우리가 쓸 수 있는 전력만 알아오란 말입니다. 그걸 알아오는대로 빅토리아 아일랜드의 전직관들과 리엔…… 에도 연락하세요."

"오케이~"

기사단장들은 각자 지시받은대로 흩어졌고, 나인하트는 두 사람이 바닥에 대충 내려놓고 간 랜스를 들려다가─ 당연히 실패했다. 어떤 장치도 안되어 있지만 결국 책상머리일뿐인 그가 3m짜리 철제 창을 뽑아낼 수 있을 리 없는 고로. 용케 넘어지지 않은 그를 보며 테이아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창을 휙 들어올렸다.

"이건 제가 들죠."

"그, 그래주시죠."

자신보다 더 작은 여성이 한 손으로 랜스를 드는 모습은 참으로 언밸런스했지만 실상은 드래곤이니 그러려니 하고, 그보다 대체 누가 이런 평범한 - 써진 글은 둘째치고 - 랜스를 결계가 뚫릴 위력으로 쏜 거지. 발신인이 그 책사 여자라는데 설마 던진 사람도…….

"잠깐 그러면 선대 여제님 MK2인데."

"뭐가 말이에요 마스터?"

"아, 다른게 아니라 누가 이걸 어떻게 날린 건가 잠깐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설마 이걸 쓴 이데아란 여자가 투창같은 걸로 여기까지 던진거면 좀, 그렇잖아요."

"번개가 둘러져 있었다면서요? 당연히 마법을 썼겠죠. 거기다 그 여자 전격 마법 썼었고."

"…… 역시 그렇죠?"

참, 최근들어 평생 생각해본 적 없는 블랙윙과 군단장의 습격에 온갖 사건사고를 다 겪으니 이젠 상식적이지 않은 가정도 막 든다. 요즘 힘들어서 그런 것 같네요. 어깨를 토닥여주는 테이아의 손에 나인하트는 푹 한숨을 내쉬었다. 안 그래도 슬슬 탈모걸릴 것 같아 불안합니다. 심지어 청은발은 모발이 약한데.

다른 의미로 심각한 고민거리를 애써 뒤로한 그는 이 예고의 신뢰성과 에레브가 할 수 있는 준비, 최선의 수 등을 검토해가며 빠르게 걸음을 옮겼고, 얼마 지나지않아 여제와 신수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왔나요 나인하트."

이미 다른 기사단원을 통해 간략한 사실을 전달받은 시그너스 여제는 긴장한듯 굳은 표정으로 일어나 있었다.

"그들의 전언을 보여주세요."

"여기있습니다."

시그너스는 테이아가 내민 랜스에 적힌 글을 찬찬히 읽어내렸다. 정말, 눈으로 봤을때도 기가 찼는데 직접 말하는 걸 들으니 헛웃음밖에 안 나온다. 그런 내용과는 정 반대로 지극히 우아한 필체로 쓰여진 글을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느리게 쓸어내린 그녀는 잠시 침묵하다 물었다.

"나인하트. 당신은 이게 얼마나 사실이라고 생각하죠."

"…… 사실상 전부, 못해도 9할 이상. 최소한 거짓말은 없다고 봅니다."

"역시 그런가요."

당연하지만 이 파격적인 예고를 대처하는데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건 '어디까지 사실이냐'다. 그리고 글의 허례허식을 걷어내고 알 수 있는 중요 정보는 2가지. 일주일 뒤 블랙윙이 봉인석을 가지러 에레브에 온다는 것과 그때 오는 이들이 누구냐는 것. 시그너스와 나인하트는 이 둘 모두 사실이라 판단했다.

"저들이 이제와서 이런 거짓말을 할 리 없겠죠."

메이플 월드 대부분의 봉인석을 강탈하고 이제 에레브의 것 하나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그 남은 하나를 가져가는데 굳이 수고롭게 거짓말을 할 이유따위 있을리가. 심지어 지금의 에레브는 블랙윙 아니 용의 후예조차 상대할 수 없다. 기사단의 상당수를 군단장의 군단을 막기 위해 메이플 월드 곳곳에 파견보낸 상황이니까. 상대도 그걸 알고 누가 갈 건지까지 대놓고 쓴 거겠지.

일주일이라는 유예기간을 줬지만 이 역시 노림수다. 얼핏 방만하게 준비 시간을 준 거라고 보일 수도 있으나 실제론 일주일이란 시간은 매우 짧다. 용의 후예, 아니 예고장에 쓰여진 이들을 막아낼 수 있는 준비를 갖추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인 것이다.

당장 에레브에 방문하겠다는 이들 면면을 보자. 용의 후예의 수장이자 영웅 중 한 명이었던 소드댄서 - 검호, 청문회 사건때 메르세데스와 아란과 동시에 싸우고도 밀리지 않았던 은월, 군단장 데몬을 여유있게 상대했던 세피로트, 아란에게 크게 밀리지 않던 카이저. 거기다 책사 이데아까지. 거를 타선이 없다.

"그런데 어째서일까요 나인하트."

"뭐가 말입니까?"

"당신은 그들이 이걸 굳이 저희한테 보낸 이유가 짐작가나요?"

나인하트는 답하지 못했다. 솔직히 눈앞에서 이런게 떨어지는 걸 본데다 닥친 상황이 너무 심각해 대책을 떠올리는데에도 급급해 거기까지 생각이 닿지 않았으니까.

사실 조금만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다. 만약 저들의 목적이 정말 봉인석을 탈취하는 것이라면, 이런 친절하기 짝에 없는 예고장을 보내느니 어떤 수를 써서 연합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잠깐 돌려버리고 기습을 하는게 훨씬 나을텐데.

그녀는 나직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예전에 블랙윙 아지트에서 귀환한 직후 테이아가 말했었죠. 용의 후예의 책사 이데아는 당신과 비슷하다고요."

생김새가 아니라 사고방식이. 그렇기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하고 그런 방식으로 이 예고장을 보낸 게 아니냐고, 시그너스는 말하고 있었다.

"……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는 준비를 해야합니다."

"예. 그건 그렇죠."

그의 말대로 어찌됐든 저들이 봉인석으로 노리고 에레브에 온다는 것이 기정사실인 이상 손놓고 있을 수가 없다. 연합에 마지막으로 남은 봉인석을 무력하게 빼앗겨서는 안되니까.

허나 에레브가 할 수 있는 준비는 지극히 한정적이다. 주어진 시간은 고작 일주일. 상대는 용의 후예 최강의 전력들. 영웅들과 연합의 강자들을 모아도 막상막하가 될까 의문인데 그렇다고 물량전을 해보자니 에레브는 하늘섬이라 감당가능한 무게가 정해져 있어 시도도 할 수 없다. 그나마 가망성이 좀 있는 건 리엔과 협회의 손을 빌려 마법적인 방공 시스템을 갖추는 것 정도다.

'만약 저들이 노리는 게 그거라면…….'

이쪽이 내놓을 수 있는 패를 사실상 한 두 개로 제한시켰다. 그제서야 시그너스는 그들의 노림수 중 하나가 이것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일주일 뒤 찾아올 이들은, 고작 5명이서 이쪽이 간신히 한 준비를 큰 무리없이 돌파할 자신이 있는 거다.

용의 후예들이 끝내 에레브의 봉인석을 가져간다면─ 안 그래도 떨어지고 있는 연합의 사기는 곤두박질 칠테지.

그것만은 막아야 해. 그녀는 결정을 내렸다.

"테이아. 당장 본관에 가서 일전에 당신이 블랙윙에 잠입해서 알아내온 블랙윙 관련 서류들을 전부 가져와주세요."

"예? 하지만 그것들은 진실성이 꽤나 떨어진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아요."

여제의 재촉에 테이아는 잠깐 그녀를 보았다가 알겠다고 고개를 숙인 뒤 바로 본관으로 향했다.

"나인하트. 당신은 아까말한 준비들을 모두 하면서, 최대한 빨리 레지스탕스에게 연락을 보내주세요."

"아, 알겠습니다."

이미 이쪽의 움직임은 모두 읽혔다. 상대가 제한시켜둔 선택지 속에서 내릴 수 있는 결정은 뻔하니까. 그러나 그런 제한적인 상황임에도 어떻게든 저쪽에게 한 방 먹일 수 있는 방법이 아주 없지는 않다.

시그너스 여제는 결연한 얼굴로 제 머리위에서 자신들의 발버둥을 내려다보고 있을 용을 닮은 얼음마녀의 환상을 피하지 않고 마주보았다.

***

검호side.

에레브에 화려하게 예고장을 보낸 이후, 우리는 돌아가는 상황을 살피며 예고했던 날짜까지 착실하게 섬에 방문할 준비를 했다.

"엉? 이제 오는 거야 형씨?"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아무래도 직접 맞춰봐야 견적이 나오니까요. 여기 이건 당신들 겁니다."

이데아는 들고있던 쇼핑백들 중 몇 개를 세피로트와 은월에게 넘겼다.

"맞춰봐야 견적이 나온다면서 왜 형씨만 데리고 간……."

"음? 당신들도 짐꾼이 되고 싶었습니까? 하긴, 당신들까지 같이 갔다면 더 많이 살 수 있었겠네요."

쇼핑백을 받아들던 두 사람은 내가 아직 덜 내려놓은 쇼핑백들과 상자들을 쭉 흝어 보더니 나란히 고개를 저었다. 야 이것들아.

"지금 그것들 입어보고 불편하거나 하자가 있으면 말해주세요. 에레브에 방문할 때 입을 건데 문제있으면 곤란합니다."

"사이즈만 맞다면야…… 내 넥타이는 이거 맞지?"

"그 색깔 쓸 사람이 당신말고 또 있겠습니까."

"이 파란 건 카이저 꺼일 거고, 여기 이건 은월 당신 꺼네."

넥타이가 포장된 상자 하나를 은월에게 휙 던져준 세피로트는 자기 옷을 찾아내 쇼핑백과 몇몇 상자들을 챙겨들고 탈의실로 향했고, 유에도 옷 사이즈를 확인해 뭐가 자신의 것인지 찾아낸 뒤 그를 뒤따라갔다.

"근데 저 둘이 저 옷을 입을 줄 알까?"

"글쎄요. 못하면 어떻게든 익숙해지게 해야죠."

"아니면 그냥 평상복이라도 입게 하는 쪽이─"

"안됩니다."

단호하게 내 말을 자른 이데아는 이미 몇 번이나 들었던 이유를 또 말해주었다. 싸우러 갈 것도 아닌데 전투복은 당연히 안되고, 블랙윙으로서 가는 것도 아니니 제복도 제외. 결국 무난하면서 적당한 건 저 옷밖에 없다고.

"폼 잡는데 저것만큼 좋은 게 또 어디있나요."

"그건 그렇지……."

나도 백화점에서 입어봤는데 제복과는 다른 의미로 분위기가 굉장해졌었지. 옷만해도 그 정도고 기타등등 다른 것들까지 다 걸치면 뭐, 깡패다.

"특히 저 두 사람은 에레브에 갔을 때 딱히 할 말은 없는 대신 당신 뒤에서 무게잡고 서있어야하는 역이잖습니까. 저 옷이 딱이에요."

"보디가드용 떡대냐."

"역할만 따지면 그게 맞겠죠."

어쩌다가 영웅과 현 최강의 무투가가 내 어깨들이 된 걸까. 영문을 와카라나이.

반면 사이와 키네시스는 직접 나서지도 않고 싸울 필요도 없어서 엔젤릭 버스터와 함께 평상복이면 충분하다는 답을 들었지만, 떠맡은 역할이 무시무시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기 전까지 방안에 틀어박혀만 있었다.

"걔들이 잘 할 수 있을까."

"그 두 사람이면 하고도 남습니다. 솔직히 이론상 1명으로도 충분한데 좀 불안해서 2명 다 시키는 거니까요. 정 안되면 당신 드래곤까지 투입하면 되잖습니까?"

"그렇긴하다만, 어린애들한테 너무 무리한 걸 시키는 것 같단 말이지."

"지금까지 그 '어린애들'이란 이유로 가장 간단하고 안전한 일들만 시켰는데요."

정말이지, 몇 번을 생각해도 그 두 사람은 가진 힘이 너무 아깝다고요. 만약 저한테 그 힘의 반이라도 생긴다면 백 배는 더 유용하게 쓸 수 있을텐데. 그건 그렇지.

염동력의 사기성을 생각하면 둘은 힘을 정말 못 쓰는 편이다. 그나마 사이는 전투에 익숙하기라도 하지 키네시스는 진짜…… 이데아가 아니라 에반한테 염동력이 생겨도 걔보단 잘 쓸 거라는 확신마저 들 정도니. 분에 차고 넘치는 힘이라고 아깝다 아까워 중얼거리는 이데아에게 나는 다른 화제를 던졌다.

"그보다 일주일 안에 그것들을 비행유적에 다 설치할 수 있겠나?"

"아, 좀 촉박하지만 충분히 가능합니다."

저희 병사들은 모두 베테랑이니까요. 이데아는 자신만만하게 장담하며 아직까지 쓰고있던 외출용 빵모자와 뱅뱅이 안경을 벗었다.

"헌데 정말 최루탄을 쓰면 안됩니까?"

"안돼."

"그게 제일 확실한데요."

"잘못하면 사망자 나오잖아. 비살상용이라도 위험해."

특히 시그너스 여제는 엄청 허약해서 독가스가 아니라 최루탄이라도 잘못 마셨다간 호흡기에 문제생길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 그건 진짜 안된다. 내 단호한 대답에 그녀는 아쉬운 기색을 내비쳤지만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고, 이어서 팔짱을 끼며 계획의 세부사항들을 수정해갔다.

"하아…… 최루탄 대용품도 생각해둔게 있으니 그걸 쓰면 되지만 이건 면역이 있는 사람이 없잖아 있을텐데."

"그렇게 많지는 않을 거다."

"무슨 말입니까. 당장 영웅 아란만해도 독에 오염된 바다를 맨 몸으로 헤엄치고도 멀쩡했었다면서요. 심지어 만전의 상태가 아니라 한참 약해진 상태에서 그랬다면 지금은 당연히 더할 거 아닙니까."

노바족이 다루는 화학탄의 성능이 아무리 우수해도 영웅이란 이들의 힘은 상식을 벗어나 있기에 이데아의 우려는 괜한게 아니다만, 내가 보기엔 좀 과한 걱정이다.

"내가 있는데 그녀를 경계할 필요가 있나?"

"…… 참. 그렇군요."

이젠 팔도 다 나아서 힘을 쓰는데 아무 문제 없다고.

"거기다 세피로트랑 유에도 같이 가지않나. 내가 아니더라도 그 둘이면 어지간한 공격은 막아줄 수 있을 거다."

"세피로트는 둘째치고 은월은 매우 안심이 되는군요."

"애초에 너도 장난아니게 강하면서 그런 걱정따위 의미없잖아."

다시 생각해도 그때 그 투창은 미쳤어. 설마 이 여자가 마창사였을 줄 누가 알았냐고. 심지어 매그너스랑도 몇 번이나 싸워본 적 있는 특급 전사라고는 진짜 상상도 못 해봤다. 노바족 종특중 하나가 내장형 근육이라는 걸 뒤늦게 들었을 땐 턱이 빠지는 줄 알았지.

"그렇다 하더라도 제가 나서야하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주세요. 근래들어선 창을 휘둘러본 적이 거의 없어 좀 과격하게 움직이기만 하면 어깨가 결린다고요."

"무슨 아줌마같은 말을, 윽!"

"입 닥쳐요."

팔꿈치로 내 옆구리를 번개처럼 찌른 이데아가 살벌하게 날 째려보았다. 야 틀린 말은 안 했잖아. 내 입을 쭉 찢을 기세로 노려보던 그녀는 좀 그러다 혀를 차며 고개를 돌렸다.

"짜증나게 단단해서 더 팰 수도 없고……."

"아니 날 아플정도로 세게 때린 것부터 보통이 아닌데?"

"아 좀 다물라고요."

정작 때려놓고 제 팔이 아픈지 그녀는 손으로 팔꿈치를 슬슬 문질렀다. 내 근육은 장식이 아니야.

그렇게 한참 이데아와 얘기하며 복도를 지나가던 중, 의외의 사람을 만났다.

"너희가 해줄 일이 있다."

"…… 뜬금없이 뭔데."

"나한테 필요한 것이지만 너희한테도 실이 될 건 없으니 빠른 시일내에 하도록."

서두따위 없이 바로 용건을 꺼내는, 아니 통보를 하는 아이의 행동에 불쾌한 데자뷰를 느꼈다. 그래 오버시어는 원래 이런 놈들이었지. 얘가 좀 특이하긴 하지만 결국 오버시어였어. 내가 인상을 쓰는 사이 이데아가 아이에게 물었다.

"갑자기 뭘 하라는 겁니까?"

"다른 차원에 가서 초월석을 가져와라."

"초월석이라는 건 또 뭐야."

어째 듣기만해도 보통 물건이 아닌 것 같은데. 아이는 하얀 이마를 찌푸리며 대답했다.

"초월석은 그놈이 붙인 이름이고, 실상은 우리를 구속하기 위해 세계가 만든 사슬의 파편이다."

"뭐……?"

"우리의 힘을 빼앗으려고 만든 물건의 일부란 말이다."

미친 그런 위험한 걸 왜 우리한테 가져오라는 거야.

"필요하니까."

"그런 걸 어디다 써먹을 수 있긴 합니까?"

"지금 내 힘에 섞인 그녀의 힘을 분리하는데 쓸 수 있다. 사슬 그 자체가 아니라 파편일 뿐이라서 위험하지도 않고."

"그럼 본인이 가면 되지않나."

"초월석이 필요한 건 맞지만 내가 직접 가서 가져오긴 싫다."

애초에 껄끄럽다고. 니놈들같으면 자기 힘을 죽을만큼 빨아들였던 물건을 만지고 싶겠냐. 가까이 가기도 싫은데 필요하니까 어쩔 수 없이 쓰려는 거지. 맙소사 오버시어가 이렇게 공감이 가는 바른 소리를 하다니 믿겨지지 않아. 나름 타당한 이유에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하던 이데아도 그 사실에 한 박자 늦게 놀랐다.

"그, 그런 물건을 저희가 건드려도 됩니까?"

"어디까지나 우리의 힘을 흡수하는데 최적화되어 있어서 보통의 생명체는 만져도 별 상관없다. 너희는 아니지만."

아이는 손가락으로 나를 콕 찝었다.

"그녀와 나의 힘으로 이루어진 너희는 그 사슬 본체가 아니라 파편이라도 잘못 닿았다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분해될 거니까 주의해라."

"주의가 아니라 접근금지잖아 그건."

"너랑 흰머리는 안되지만 다른 하나는 큰 문제 없고, 니가 안되면 다른 놈 시켜. 주위 놈들은 장식이냐?"

"결국 저희가 할 일이 늘었다는 말이군요."

나와 세피로트는 안되지만 사이는 된다니 - 염동력때문이겠지 - 걔는 이번 일 끝나는대로 키네시스랑 같이 슬쩍 뒤로 빼서 저 일 시키면 되겠네. 타차원이라지만 노바족들이 있으니 큰 어려움은 없을 거 같다~고 생각하기 무섭게 아이가 예상을 깨뜨렸다.

"참고로 그거 있는 곳 그란디스 아니다."

"예?"

"그럼 어디야?"

"너희가 프렌즈 월드라고 부르는 베타 테스트 차원."

프렌즈 월드에 왜 그게 있는 건데. 심지어 거긴 전력 투입하기도 힘든 곳이라고. 나와 마찬가지로 인상을 쓰던 이데아는 갑자기 뭔가 떠오른듯 안색이 변했다.

"타 차원에 초월석…… 잠깐만요 그거 혹시 영웅 프리드의 일기장에 언급됐던 그 태초의 물질인가 하는 그겁니까?"

"그래."

그런 내용이 일기장에 있었나? 했는데 생각해보니 난 일기장이 더 훼손되지 않게 복사한 뒤에 봉인석들 위치가 적힌 부분이 아니면 대부분 스킵하고 진본은 유에한테 바로 줬었으니 자세한 내용따위 기억날 리 없구나. 아이는 고개를 삐딱하게 기울였다.

"태초의 물질이라면 태초의 물질이지. 수 억 년 전부터 우리를 옭아맺던 것이니까."

"제가 기억하기론 초월석은 초월자의 힘을 간섭하는 힘이 있다고 일기장에 적혀있었는데…… 확실히 오버시어의 힘을 흡수할 목적으로 만든 물건의 파편이라면 초월자의 힘에도 간섭할 수 있겠군요."

"간섭하는 걸 넘어 잘만 쓰면 죽일 수도 있지. 어찌됐든 초월자라는 건 우리의 힘을 가진 놈들이니까. 근데 그렇다고 니놈이 그걸 이용할 생각따위 하지마라."

만약 니놈이 초월석을 썼다간 그놈보다 니가 먼저 죽어. 순간 초월석이란 걸 사용하면 검은 마법사를 쓰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하고 있었는데 그게 채 이어지기도 전에 끊겼다.

"헌데 저흰 그 초월석이란게 프렌즈 월드에 있다해도 구체적인 위치는 모릅니다만?"

"위치를 알아낼 방법이 있다. 그 수단은 이미 너희 손에 쥐어져 있어."

"그러니까 그게 뭔지……."

"니가 말한 일기장이나 다시 봐라. 그럼 알 거다."

거 참 이런 부분에선 묘하게 친절하네. 그 년이었으면 '그걸 왜 몰라? 충분히 알 수 있을텐데'라고 했겠지. 새록새록 떠오르는 속이 터지다 못해 남아나지 않던 한 때를 애써 뇌 한구석으로 밀어넣으며 물었다.

"초월석이 너한테 필요하다는 건 알겠다. 그런데 그걸 굳이 빠른 시일내에 가져와야하는 이유가 있나? 용도를 들어보니 좀 뒤에 해도 문제없을 것 같은데."

"있다. 그건 너희한테도 필요한 물건이니까."

아이는 이어서 초월석의 힘을 응용하면 우리가 모은 봉인석들을 하나로 합치는게 가능하다고 말해주었다. 굳이 그걸 해야할 이유가 있나? 싶었는데 봉인석은 오버시어들의 힘 덩어리지만 그 힘들의 비율은 모두 다른게 문제라고 한다.

우리의 목적은 봉인석을 초월자의 힘을 대신해 그 년의 봉인을 푸는 건데, 이때 초월자를 대신할 것으로 봉인석을 낙점한 이유는 두 개였다. 첫째는 초월자 대용으로 쓸만큼 큰 힘 덩어리가 봉인석뿐이라서, 둘째는 봉인석에 품고있는 시간의 힘 외 생명, 빛의 힘이 불순물 역할을 해 만에 하나 있을 그 년의 폭주에 제동을 걸 수 있어서다.

그런데 두 번째 이유의 경우, 안전장치도 되지만 반대로 액셀도 된다고 한다.

"만약 운나쁘게 그 여자가 초반에 먹은 봉인석이 시간의 힘 비율이 한 70% 쯤 되는 것들이라 생각해봐라. 다른 힘들도 덩달아 흡수했지만 자신의 힘을 잔뜩 회복한, 그러면서 허기는 가시지 않은 상태일 그녀가 어떻게 할까."

"확실히…… 봉인석을 합쳐버리면 그 문제는 해결되겠군요. 봉인석이 여럿일 땐 그것들의 힘의 비율도 제각각이지만, 아예 하나가 되면 최종적으로 세 힘의 비율은 1/3이 될테니까요."

"알았으면 더이상 토달지 말고 빨리 가져올 준비나 해. 이 내가 니놈들의 같잖은 연극에 장단 맞춰주기까지 하잖아."

으, 그게 있었지. 생각외로 순순히 고개 끄덕여줘서 왜 저러나 했는데 이런 식으로 맞딜하려는 계획이었나.

"계획까지 갈 것도 없지. 그냥 거기서 만나야하는 놈이 하나 있으니 겸사겸사 연극에 참여하는 거니까."

"당신이 만날만한 사람은 오버시어 빼면 없지 않나요?"

농담이 아니라 진짜 저 사회성이나 사교성이란 단어하고는 천만 광년쯤 떨어져있을 아이가 그들을 제외하고 만날 사람이 있다는 게 놀라운데.

다른 사람이었다면 '댁 아싸 아니었음?'이라는 조금 완곡한 질문에 인상을 썼겠지만 아이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대꾸했다.

"어떤 애와 약속을 해서 그걸 지켜야 하거든. 질질 끌면 귀찮아지니까 빨리 해치우려는 거다."

누구랑 무슨 약속을 했는지까진 말해줄 마음이 없는지 아이는 그대로 몸을 돌렸고, 복도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오버시어가 직접 내린 필수 퀘스트에 이데아는 침음을 삼켰다.

"으음…… 이거 어떡하면 좋을까요?"

"병력이 빠듯한 거 말이냐."

"예에. 사이와 키네시스 군을 초월석 찾으러 보내면 그걸 일반 병사로 메꿔야 하는데, 그러면 군단장들을 바로 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거란 말이죠."

"거기다 둘만 보내기엔 안심이 되지않고 말이지."

"그러니까요."

일단 위치가 프렌즈 월드다. 고로 초월석을 가지러 갈 사람중에 키네시스는 당연히 있어야 하고, 거기다 사이는 키네시스가 없으면 안되니까 세트로 딸려 보내야 한다. 트립퍼는 초월석에 직접 닿으면 안된다지만 걔는 염동력이 있으니 어느정도 안심할 수 있다치고. 여기까지만 보면 이론상으론 오버 전력인데 실상은 나사빠진 조합이란 말이야.

그 둘만 덜렁 보냈다가 키네시스를 폭주시킨 놈을 또 맞닥뜨리지 않을 거라는 보장따위 없는데다 사이의 정신은 여전히 좋지 않다. 최소한 관리자 격으로 믿을만하면서 둘을 제압할 수 있는 사람 하나정도는 붙여야 하는데 그 정도 전력은 다 맡은 일이 있다. 나는 물론이고 유에와 세피로트 둘 다─

"아, 데미안이 있었지."

"그 반마족을 믿으라고요?"

이데아의 미간에 골이 하나 파였다. 야 그래도 협력하기로 한 놈인데 조금은 믿어줘. 최소한 힘은 세니까 사이킥 콤비 중 하나가 폭주해도 바로 나가떨어지진 않을 거라고.

"다른 것도 아니고 자기 어머니 부활시켜줄 오버시어가 필요하다는 물건 구해오는 건데 거부하진 않을 거 아니야. 너희들처럼 눈에 띄는 신체부위도 없으니 화장만 좀 하면 인간으로 변장시키기도 쉽고."

"그렇긴 해도……."

"당장 걔를 빼면 사이킥 콤비와 동행할 수 있는 강자가 없다는 걸 너도 인정했잖아."

방금 떠오른 이유들이지만 생각할수록 그럴싸했다. 왜 진작 데미안은 못 생각해냈지.

"이참에 그 일을 맡겨놓은 다음, 그걸 얼마나 잘 해내는지 보고 걔를 평가해보는게 어떠냐. 얼마나 믿을만한지, 힘은 또 어느 정도인지."

"전 그놈이 당신한테 처절하게 밟히는 걸 실시간으로 봤습니다만."

"나랑 비교하진 마라."

애초에 완전히 폭주한 내가 비교대상이 되면 초월자 급이 아닌 이상 누구든 뒤처지잖아. 오히려 그 상태의 나와 어떻게든 싸움 비슷한 걸 했던 데미안이 대단한 거지. 8백 년 연륜을 좌약으로 쓰지 않았어. 내 말에 이데아는 인상을 풀진 않았지만 여전히 불만스러운 얼굴로 팔짱 낀 한 팔을 손가락으로 작게 톡톡 두드렸다.

"당신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알겠습니다. 먼저 제의는 해보도록 하죠. 승낙할지 안 할지는 미지수지만 당신의 말대로라면 할 가능성이 높겠죠."

"고맙다."

"착각마십시오. 그 반마족을 믿는 게 아니라 그를 그렇게 판단한 당신을 믿는 겁니다. 당신은 그와 대화를 함으로 여러 갈등이나 오해를 푼 모양이지만, 저희는 아닙니다. 대놓고 적의를 드러내지 않을 뿐이지 언제 등을 돌려도 이상하지 않다고요."

냉정한 말이지만 사실이었다. 지금 노바족과 데미안의 관계는 오월동주, 목적을 위해 감정을 누르고 한 배를 탔을 뿐이다. 이데아는 그걸 상기시켜줬다.

"저희 중 그와 동행해서 갈 이는 없습니다. 프렌즈 월드로 이어진 가장 큰 균열은 저희뿐만 아니라 협회도 같이 관리하고 있어 추가로 더 동행 가능한 전력은 그 휘하의 마족 병사 5명 내외가 한계. 그 인원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까?"

"못 할 거 없지."

거치적거리는 방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주의해야할 건 키네시스를 폭주시켰던 하얀 마법사…… 아마 검은 마법사의 분신쯤 되는 놈 하나뿐이다. 어줍지않은 먼지 몬스터 따위는 데미안까지 갈 것도 없이 키네시스조차 쉽게 처리할 수 있고.

"알겠습니다. 그럼 에레브의 봉인석을 회수하는 대로 초월석 탐색을 하기로 하고, 준비하겠습니다."

"…… 무리시켜서 미안하다."

"이제와서 그런 말 해도 늦었습니다."

잦은 야근과 커피 남용으로 위에 구멍이 뻥뻥 뚫린데다 혈관엔 피 대신 카페인이 흐르고 있다는 이데아의 말이 진짠지 가짠지 모르겠다.

그렇게 우리는 에레브에 방문할 준비와 초월석 탐색에 대한 준비를 이어나갔다.

***

에반side.

요 며칠간의 기억이 애매하다. 루타비스에서의 기억이 대부분 지워졌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온 사방이 정신없이 돌아가는데 나만 아무것도 안 하며 붕 뜬 채로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뭐해 마스터?]

"…… 글쎄."

구름 한 점 없이 새파란 하늘이다. 에레브는 꽤 높이 떠있는 하늘섬이라 섬 위를 지나가는 구름이 드물다고 했던가.

[한가하면 가서 마법진 만드는 거라도 돕지 그래. 저기 사람들 고양이 손이라고 빌리고 싶은 모양새던데.]

"그다지, 가봤자 별로 소용없을 걸."

일주일 안에 마법 방공 시스템을 수축하기 위해 리엔과 협회, 에레브의 마법사들이 머리를 뽀개지도록 노력하고 있었지만 상대는 용의 후예 최정예들이다. 당장 그 창에 새긴 예고장부터 결계 깨면서 왔잖아. 지금부터 해봤자 큰 의미 없을텐데.

"저건 에레브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수잖아. 저쪽에선 이 계획을 구상하면서 저렇게 나올 걸 읽었을 거야. 돌파할 자신이 있으니까 그 숫자로 오겠다고 한 걸 거고. 그런데 굳이 저기에 힘 써야하는 이유가 있어?"

무엇보다 상대는 스승님이다. 검 실력에 가려져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하지만, 어지간한 마법따위 두들겨맞아도 상처하나 안 날만큼 경이로운 항마력의 소유자이신 분이란 말이다.

물론 스승님 외에 다른 용의 후예와 블랙윙의 강자들도 올 거고, 그들은 스승님같은 항마력이 없을테니 그들을 상대하는 용이라 생각하면 되는데 이상하게 저 준비들이 의미없을 거란 삐딱한 생각은 멈추지 않았다. 평소라면 무슨 헛소리냐며 지적했을 미르는 조용히 날 빤히 바라보다 느리게 물었다.

[…… 그럼 마스터는 어차피 실패할 일은 처음부터 하지 않는 게 낫다는 거야?]

"맞는 말이잖아. 열심히 했는데 실패했을 때와 대충 해서 실패했을 때, 어느 쪽이 더 손해인지 다 알텐데."

[지금 그 말을 저 사람들에게 할 수 있어?]

어째선지 입이 다물어졌다. 머리로는 이미 소용없는 일이라고 판단했는데 심적으로는 그런 말을 해선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마스터는 손해니 뭐니 하는 이유때문에 그런 생각을 한 게 아니야. 내가 아는 마스터는 그렇게 냉정하지 못하거든.]

"야 미르 너,"

[마스터는 그저, 저 사람들이 저렇게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그들이 허무할정도로 쉽게 저들의 노력을 부숴버리면 그걸 보고 좌절할까봐 그러는 거잖아.]

힘들게 노력한 게 무로 돌아가면 괴로우니까. 마스터가 겪은 것처럼.

[마스터의 생각이 나쁘다는게 아니야. 틀린 말은 아니니까. 하지만 저들의 입장을 생각해봐.]

알아. 알고는 있어. 그래도─ 목구멍에서 올라오려는 감정을 끝내 말로 만들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런 나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미르가 내 옆에 앉았다.

[마스터. 내가 이야기 하나 해줄까?]

"갑자기 무슨 이야기 타령이야."

[리엔의 도서관에서 본 것 중 하난데, 꽤 놀라운 얘기였거든.]

니가 본 책이면 B급 소설이 대부분이잖아. 내 지적을 귓등, 아니 뿔로 흘러넘기며 미르는 멋대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옛날에, 아주 먼 옛날에 이름모를 한 남자가 있었어.]

그는 어째서인지 세상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사람이었어. 얼마나 많은 곳을 가봤냐면, 리프레의 험난한 용의 협곡부터 열사의 니할 사막, 비밀스러운 무릉까지 메이플 월드 곳곳을 빠짐없이 가봤을 정도야. 어떻게 그렇게 많은 곳을 간 거야? 그 무명의 남자는 아주~ 아주~ 강한 사람이었거든. 그런 사람 이름이 왜 무명인데? 나도 몰라. 책에 안 쓰여 있었어.

하여튼 무명의 남자는 왠지는 모르지만 세상을 돌아다녔고, 그렇게 다니는 과정에서 곤경에 처한 사람을 만나면 무조건 도와줬데. 착한 사람이네. 응 그렇지. 그러면서 도와준 사람들에게 큰 대가를 요구하지도 않았데. 진짜? 응. 그렇다더라.

문제는 무명남이 사는 세상에 얼마 전부터 마왕이 나타났다는 거야.

"마왕이 뭐야? 마족들의 왕? 데몬 씨?"

[아니 그냥 악의 무리를 이끌고 세계를 뒤집어 엎겠다는 유치찬란한 목표를 가진 악당놈을 가리키는 단어야.]

"아아, 알았어."

어쨌든 그 마왕은 자기 부하들을 이용해 세상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어. 전쟁을 일으키고, 질병도 퍼뜨리고, 사람들을 이간질시켰지. 마왕이 나타나기 전부터 수많은 나라들이 서로 머리채 잡고 싸우던 중이었는데 마왕까지 나타나니 세상은 순식간에 멸망까지 10분 전 뭐 그런 상태가 되버린 거야. 개판이네. 그렇지.

무명남은 그런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어떻게든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애썼어. 그 사람이 무슨 큰 뜻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사람들이 악의 무리 놈들에게 죽어나가는 걸 보기 싫었거든. 그래서 마왕 아래의 사천왕이니 육망성이니 하는 놈들하고도 싸웠지. 그때 무명남이 어떤 심정이었는지는 안 적혀 있었는데, 어쩌면 사실 좀 무서웠거나 힘들었을지도 몰라. 그렇겠네.

그러던 중 무명남은 어떤 소식을 하나 듣게 돼. 뭔데? 마왕이 어느 마을을 직접 박살내겠다고 소식이었지.

"마왕씩이나 되는 사람이 왜 굳이 마을 하나 부수는데 직접 나서?"

[응, 왜냐하면 그 마을은 마왕에게 대항한 사람이 나고 자란 마을이었거든.]

무명남 말고도 마왕에 대항하겠다고 일어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 그 마을 출신이었어. 본보기로 날려버리려는 거구나. 그래. 그래서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된 그 마을 출신자와 무명남, 다른 사람들이 헐래벌떡 그 마을에 갔지.

그리고 마왕을 만났어. '처음으로'.

"처음으로……? 그럼 그 전까진 마왕을 만난 적이 없다는 거야?"

[그 마왕이 어지간히 니트라서 그동안 아지트에 짱박혀서 부하들만 열심히 움직였지, 직접 나선 적은 사실상 없었거든. 그래서 무명남이랑 다른 사람들은 마왕을 실물로 본 게 그때가 처음이었어.]

그리고 마왕을 본 순간 무명남이랑 사람들은 그제서야 알았지. 상대가 안된다는 걸. 마왕의 힘은 정말, 정말 마주보고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강했던 거야. 니트 마왕이라면서 그렇게 강했던 거야? 응. 그 정도로 강했으니까 세상을 뒤집겠다고 나선 거겠지.

마을을 지키러 한달음에 날아온 사람들은 무시무시한 마왕의 힘에 대항하겠다는 의지가 꺾여버렸어. 마을은 그대로 마왕에게 잿더미가 될 것 같았지.

─무명남이 나서지 않았다면 말이야.

"아까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알았다고 하지 않았어?"

[알았지. 하지만 나섰어.]

왜냐하면 그는 그 순간, 다른 누구도 아니고 자신이 싸워야 한다는 것 역시 알았거든.

"어째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야.]

무력하게 손을 놓은 채 어떤 선택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너무 잘 알았으니까. 고민 끝에 마왕 앞을 막아 선 무명남은 말했어.

'나는 잘못을 했어.'

'예전에 나는, 아무 것도 하지 못했어.'

'변화가 되고 안되고를 떠나 그때 시도라는 걸 해봤어야 했어.'

'하지만 나는 결국 아무것도 안 했고, 지금 이게 결과야.'

'그러니까 나는 널 막을 거야.'

가슴 한 부분을 찌르는 말임과 동시에 그 무명남의 과거를 어렴풋이 추측할 수 있는 말이었다.

"마왕과, 알던 사이였던 거야?"

[그래. 옛날에, 어쩌면 마왕이 마왕이 아니었을지도 모르는 과거에 무명남은 마왕과 알던 사이였어. 그리고 당시의 무명남은 마왕에게 '아무 것도' 하지 않았어. 그랬었기 때문에 마왕을 막아 선 거지.]

"후회해서?"

[그 이유도 있을 거고, 무명남에게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거든.]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그는 거기서 마왕과 싸워야 했던 거야. 자신이 아무 것도 안한 결과를 피해선 안되니까, 또 같은 잘못을 저지를 순 없으니까. 그렇게 무명남과 마왕은 싸웠어.

"그, 그래서 어떻게 됐어?"

[졌어. 완전 깨졌지.]

"엑."

말했잖아 마스터. 처음부터 상대가 안됐다고. 무명남 스스로도 자신이 질 걸, 좀 막말로 죽을 걸 알고 싸운 거였어. 굉장한 용기와 의지가 없으면 못할 선택이었지.

[하지만 말이야 마스터. 그의 선택이, 질 걸 알면서도 한 싸움이 의미없다고 생각해?]

"그건……."

아까와는 달리 그렇다고 말하지 못했다. 그 무명남의 선택과 싸움은 의미없는게 아니었으니까. 분명 졌지만 그래도 그는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마주보고 온 몸으로 부딪혔다. 그걸 무의미한 짓이라고 폄하할 수 없다.

[그는 마왕에게 처절하게 졌어. 사경을 헤맬정도로 심한 치명상을 입고, 온 몸은 걸레짝이 됐지. 하지만 그의 싸움은 절대 의미없지 않았지. 비록 졌지만 마왕에게 크게 한 방 먹인데다 또 마왕의 힘에 의지가 꺾였던 다른 사람들이 그의 모습을 보고 다시 일어났거든.]

만약 그가 '어차피 질 싸움'이라며 마왕을 피했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겠지?

[실패를 두려워하는 건 이상한 게 아니야. 그건 당연히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이지. 두려움따위 모르고 나아가기만 하는 놈은 크게 화를 당할테니까.]

미르의 말이 푹 꽂혔다.

[중요한 건 실패로부터 무엇을 배웠느냐야. 앞을 잘 못봐서든, 돌부리에 걸려서든, 넘어져서 아프다는 걸 알았으면 다음엔 또 그게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 그래야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어.]

마스터는 실패했어. 그와 만나 대화하겠다는 목적 달성이란 측면에서 말이야. 어째서라고 생각해? 속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 황금색 눈을 피하지 않았고 나는 애써 더듬더듬 그때를 떠올렸다.

"나, 는…… 무모했어. 거기서 내가 가장 먼저 해야했던 건 그, 안전한 탈출이었어. 물론 스승님을 찾는 것도 중요했지만…… 거긴 적진 한복판이었고, 나는 그곳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으니까. 살아돌아가는 걸 더 우선시해야 했어."

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기억 좀 지워지는 걸 대가로 사지 멀쩡하게 살아돌아온 건 엄청난 기적이었다.

[그 깨달음을, 이번엔 어떻게 적용시켜야 할까.]

"준비를 해야지."

무턱대고 만나기 위해 막 나서지 말고, 철저히 준비해서 얼마 안 있어 올 그들을 압도적인 적에서 동등한 높이에서 대화를 할 수 있는 위치까지 끌어내려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건 무엇일까.

[무엇을 할 거야 마스터?]

"─여제님에게 가자."

내가 알아낸 것들과 여제님이 가지고 있을 블랙윙에 대한 정보들. 이 두 개를 합치면 스승님과 용의 후예들이 함부로 움직이지 못할 어떤 사실을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여제님이 계시는 곳으로 향했다.

"아참 미르, 아까 말한 무명남과 마왕 이야기 제목이 뭐야?"

[그건 왜 물어봐?]

"나중에 리엔으로 가면 나도 한 번 찾아서 보게."

얘가 B급 소설만 본 줄 알았는데 꽤나 교훈적인데다 어딘가 감동적인 소설도 봤었구나. 그런데 어째선지 미르는 막 올라오려는 웃음을 필사적으로 참는듯한 얼굴이 되었다. 왜 그래?

[풉, 아니 그게, 크, 그 책 제목은 '검호 일대기'야.]

"검호 일대…… 잠깐 뭐─?!"

야 그 말인 즉!?

[푸하하하!! 진짜, 진짜 끝까지 몰랐어 마스터! 난 그 사람 이야기라 중간에 들킬까봐 조마조마 했었는데, 크흡!]

"아니 스승님이 검은 마법사랑 알던 사이라고 상상할 수 있을 리 없잖아!"

8백 년 동안 각색된 거라고 해줘 제발!

[그 부분은 영웅 중 한 명인 프리드의 증언을 바탕으로 쓰인 거라 각색이고 나발이고 거의 안 됐다고 각주까지 쓰여 있던데?]

아 누가 방금 가출한 내 멘탈 좀 잡아와줬으면.

나중에 스승님을 만나면 물어볼게 하나 더 늘었다.

***

side out.

예고장에 쓰여진 날의 하늘은 참으로 푸르고 맑았다. 그런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언제 비행선이 나타날까 경계하던 병사들의 노력이 무색하게 기묘한 형태의 비행선은 갑자기 정거장에 텔레포트로 나타났다.

한 박자 늦게 반응한 이들이 무기를 가다듬고 달려드려는 순간, 선상에서 에레브까지 빛무리가 모여들었다.

"저건……!"

"가만히 있으세요. 공격이 아닙니다."

나인하트는 반사적으로 뛰쳐나가려는 기사단장들을 제지시켰다. 그의 말대로 공격이 아니었다. 그저 마법적인 계단이 만들어지고 있을 뿐이다.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긴장감 속에서 금속빛의 계단이 완성되었고, 그와 거의 동시에 선상에서 검은 인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뚜벅─ 계단을 내디디며 울리는 무거운 구두 소리가 장내의 긴장과 초조함을 짓밟았다.

'이게 뭐야?'

한 걸음 한 걸음 내려오며 점점 가까워지는 남자의 모습에 나인하트와 시그너스는 혀라도 깨물고 싶었다.

그는 고위 간부용 블랙윙 제복도, 리엔에서 전해내려온 동양풍의 옷도 입고 있지 않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철저하게 세팅된 정장 차림이었다.

고급스러운 검은빛의 정장, 흰 와이셔츠, 가슴을 가로지르는 진한 붉은색의 넥타이, 금과 보석으로 치장된 넥타이핀과 어두운 광택의 구두. 긴 머리카락은 가느다란 붉은 끈으로 올려묶어져 걸음을 옮길 때마다 흔들렸다.

또각거리는 하이힐 소리와 함께 그를 뒤따라 내려오는 이데아도 마찬가지였다. 장신구 하나 없이 비서풍의 딱 맞춰진 남색 정장만을 입은 그녀는 얇은 은테 안경 너머로 서늘한 시선을 던지며 아래의 사람들을 한 차례 흝어봄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그녀에 이어 내려오는 이들도 별 다르지 않았다. 흰 더벅버리를 깔끔히 정리해 올백으로 넘긴 세피로트와 가지런히 장발을 올려묶은 은월 역시 새까만 정장 차림이었고, 무리 중 가장 앳되보이는 카이저마저 짙은 남색의 정장을 입고 이들 중 유일하게 한 손에 서류가방을 들고 넥타이를 바로하며 마지막으로 땅에 내려왔다.

몇 시간 같았던 몇 분 만에 그들은 모두 에레브에 발을 디뎠다. 그들이 단순히 정장 차림일뿐만 아니라 누구 하나 무기를 들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눈치채는 데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고, 이를 서서히 깨달은 사람들이 검호의 미칠듯한 존재감에 짜부라진 전투의지를 다시 일으키려는 찰나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협상 장소는 어디냐."

이건 또 뭔 소리야.

========== 작품 후기 ==========

나인하트 머머리되서 광광 우러욧!

현재 에레브의 심정:분명 시험 범위가 2~4단원이라 들었는데 뜬금없이 7단원 내용의, 그것도 예고되었던 객관식 유형이 아닌 서술형 문제만 한 줄 쓰여있고 그 아래로 답을 적으라고 주어진 광활한 여백을 본 느낌.

설문조사 결과를 본 작가의 소감. 아니 왜 끼워넣기로 넣은 선택지 2개가 제일 표를 많이 받은 거야.

또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발표가 너무 많아서... 그래도 수험생분들 수능 화이팅하세요!

@마셜리 - 그것도 선택지에 넣을까 생각하긴 했지만 못 쓴 외전들을 더 써보고 싶었습니다.

@sadgfdfh - 후후 어디에 투표하셨는지?

@스핀샥 -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월하만향 - (다 봤다. 항목 수정하고 싶은데 작가는 하면 안될 것 같아서 손가락 빨며 구경중이다)

@리아카에린 - 프라이쉬츠 조질 파티는 이미 생각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데아는 진짜 만능형. 뭘 시켜고 평타이상은 치는 여자입니다. 요리빼고.

@시크병장 - 아리아에 의해 약간 힘이 사용되었을 뿐 아직 남아있습니다.

@로퓔랜 - 이데아:어깨 결려요.

@sick한짜객군 - 시오버는 물론이고 오버시어들에겐 옳고 그름, 정의관이란 것 자체가 없습니다. 그런 거에 얽매이기에 너무 거대한 존재거든요. 할 수 있냐 아니냐의 여부만 있을 뿐.

@디자울 - (움찔)두 달에 한 번은 안되려고 (움찔) 노력하고 있습니다.

@카이세리움 - 그냥 제가 창덕후라 그래요. 냉병기 짱은 창이야! 검은 예비용으로나 쓰라지! 그래서 제 글에서 창 쓰는 캐릭터는 모두 강캐에 속함.

@Ratios - 참 끼고싶지 않은 술자리겠네요.

@겨울편지 - 그러나 내년엔 취업준비를 해야한다.

@에르튀르크 - 현재 쓰고있는 표지는 제 뜰에 가면 팬아트로 올라와 있습니다.

@sanarone - 왠지 검호라면 진짜 낚시로 고래를 낚아버릴 수도 있을 듯.

@네키아 - 본편을 잘 보세요. 에레브에 방문하겠다는 사람중에 키네시스와 사이는 없는데 걔들이 주역입니다. 어째서일까요?

@로렐라인 - 둘은 그때부터 뭔게 잘못되었다고 제대로 느꼈습니다.

@노란우산s - 그 외전은 쏟아지는 ts요청에 날치기로 썼던거라 뒷부분은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

@Legendssj2 - 그거 기분탓아니에요(웃음).

@하나루스 - 부담을 다른 사람들이랑 많이 나눠서 그래요.

@갈매기둥지 - 내장형 근육+뇌전 마법으로 증폭+데미안의 방심이 합쳐진 결과.

@미카츠키아이코 - 맞은 사람이 데미안이 아니라 일반인이었으면 이 글은 고어물로 변함.

@끝의유무 - 검호는~ 오늘도~ 열심히~ 구른~ 다~ 네.

@에니네 - 닼나 키우고 있었는데 5차 찍으니까 급 현자타임와서 지금은 클저로 갈아탄 상태. 사서 넘 좋아!

@tuscany - 생오버는 자신에게 의지하려는 이들을 경멸하는 타입. 반대로 자신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나아가려는 이들에겐 조금 너그러워집니다.

@신다링 - 마지막이 어떨진 끝까지 봐야 알죠~

@sanya - 멘붕 대 환장쇼가 될 것 같은데.

@AbViaLectea - 이제 이데아가 태양 새겨진 갑옷 입고 PPAP 추면 되는 각? 막 분위기 싸해지고?

@니벨샤니 - 저도 제 글을 보고 코멘 달아주시는 독자님들 모두 사랑합니다!

@서월마을 - 그 와중에 묘하게 글을 잘 썼다고 합니다.

@칼크래프트 - 멀쩡한 사람은 군단장이 되지 않아!

@적현월 - 정작 이데아의 이미지는 태양보단 달쪽에 더 가까우지만서도. 어쨌든 번개쓰지만!

@갓타치 - 맞아봐서 이제 더 잘 때린답니다.

@animaster - 외전은 이번 챕터 끝나고 올릴게요...

@가을청원 - 기술명:번개 싸다구, 타입:전기, 위력:120, 명중:90. 상대가 마족일 시 100% 명중하며, 매우 높은 확률로 추가타가 나간다.

@대어의예감 - 힘법사는 테크는 망했다지만 현실에서 제대로 된 힘법은 만능 하이브리드! 라이브러리안같은 존재임.

@Racine - 본편 어느정도 쓴 다음에 외전 올릴게요.

@Yoontlemin - 하얀 마법사와 다닐때 위험하지 않았다는 건 나중에 전체적인 굴곡을 보고 난뒤에 안 거고, 당시의 검호는 이보다 더 최악이 있을 수 있나 숨 졸이며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루나라피스 - 헥헥, 본편 왔습니다!

@레인D레이븐 - 혹시 압니까. 지구로 돌아간 뒤에 낚시에 취미들릴지.

@J스티카 - 그래서 다음화가 왔습니다.

@책벌레씨 - 존나 쎈 이데아가 크와아앙 하고 울부짖었다!

@파랑곰팡이 - 다 제가 한 번은 써보고 싶은 외전들입니다.

@찬양천사 - 그렇습니다! 대세는 힘법!

@이루카이저 - 솔직히 이번 글은 많이 늦었습니다... 클저 사서를 특요로 전직시키느라!

@블랙t - 태양만세!

@ReFrante - 마법을 베이스로 무기를 뭘 드느냐로 클래스가 갈리는 느낌.

@banana22 - 저도 독자님들을 많이 보고 싶었습니다아!

@Sisre - 수호자 자리를 포커로 딴게 아님.

@렘파드 - 다음에 루시드가 나온다면 죽기 위해서일 텐데(외면)

@안재형 - 더 무서운 점. 이데아의 본직은 어쨌든 마법사.

@레볼레이션 - 게임에서도 안나오는 해피엔도가!

@천궁사월 - 그리고 이것은 수능 선물인 거시다!

@랴누 - 이번 편은 수험생들을 위한 수능 선물(이 되버렸다).

@에누마엘리시 - 현 상황:혼파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