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호입니DA-196화 (196/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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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구할 방법을 찾기 위해 차원의 거울을 만들었건만 상황이 어떤지 모르고 자기들의 공로를 외치며 밥숟가락 얹으려는 놈들이 왜 이리 많은지, 시그너스 여제는 머리에 열이 오르면서도 그리 되도록 정보를 날조했던게 자신임을 떠올리고 신속하게 조사대를 선발했다. 결국 뽑힐 자격이 있는 이들은 늘 본 얼굴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

"왜 네놈이 에델슈타인 대표로 선발된 거냐."

"레지스탕스들은 블랙윙 감시에 다른 일들로 바쁘니까요. 거기다 그들은 차원의 도서관을 써서까지 반드시 알아내야하는 게 없는만큼 유용한 전력인 것과 별개로 결국 외부인인 절 보낸겁니다."

에델슈타인 대표로 온 데몬은 영웅들의 눈총을 익숙하게 흘려넘기며 다른 이들과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았다.

"에레브 대표는 당신입니까."

"그렇게 됐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리엔 대표도 겸하고 있답니다."

"리린이 그걸 허락한 건가요……?"

"자기 파벌에서 대표 뽑으려고 소리치는 원로들이 짜증나서 그냥 저 하라더군요."

눈가에 다크서클이 거뭇거뭇한 나인하트가 3병째 엘릭서를 마셨다. 아무리 엘릭서가 포션중에서 최고라해도 저렇게 물처럼 들이키면 조만간 혈관에 피 대신 엘릭서가 흐르지 않을까. 미르의 중얼거림에 에반은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형이 모험가 대표에요?"

"슬리피우드 아지트에 더 정밀조사할 것도 없어서 이제 좀 쉬려는데, 헬레나가 시간남는다고 농땡이부리지 말고 가서 뭐라도 좀 알아오라며 보냈어. 쌓아둔 연륜 팍팍 써야지 어딜 썩힐 거냐는 둥 쫑알대서 원…… 서러줘서 진짜 뒷방 늙은이로 좀 남게 해달라는데 그것도 안된데."

"하, 하하."

지뢰건드린 것 같다. 터진 둑처럼 쏟아지는 신세한탄에 에반은 슬금슬금 테스에게서 떨어졌고, 영웅들과 다른 이들은 각자 해온 준비를 재차 확인했다.

"프리드의 기록에 따르면 다른 차원이라해도 사실상 거대한 도서관일뿐이라니 생존에 위험을 주는 건 없다. 문제는 원하는 정보를 찾는 게 꽤 어렵다는데…… 이건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어쨌든 프리드가 원하는 걸 알아냈다고 쓴 걸 보면 나름 방법이 있는 것 같고, 이 인원이면 건너가는대로 각자 찾는 게 가장 빠를 거라고 본다."

"무책임한 결론이군요."

데몬의 비아냥에 루미너스가 눈살을 찌푸리며 지팡이를 들려 하자 아마란스가 한발 먼저 나섰다.

"그렇게 막막하지도 않을 겁니다. 일전에 알려드렸듯이 프리드의 말에 따르면 차원의 도서관엔 방문자가 원하는 정보를 찾아다주는 안내자가 있다고 하니까요."

"그 사서인가 하는 것들?"

"네. 그곳의 안내자들에게 도움을 받아 원하는 걸 빨리 찾았다고 했었으니 여러분도 그들을 찾아 도움을 구하면 원하는 걸 빨리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수 백년 전의 것들이 그대로 있을까 모르겠네."

"글쎄, 그런 곳의 사서라면 보통 존재일 리 없잖아?"

아란과 팬텀이 차원의 도서관 사서에 대해 추측을 주고받는 사이 플로우라는 거울을 재차 확인한 뒤 안전하다고 알려주었다.

"마지막으로 정리하겠다. 우리가 저곳에 가서 반드시 알아낼 것은 검호 그가 세계가 멸망한 것을 알면서 뭘 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세계를 구할 수 있는지, 하다못해 상황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려면 뭘 해야하는지 알아내야 한다."

저곳에서 답이 없으면 정말 답이 없는 것일테니.

그 말에 자신들의 어깨에 얹혀진 책임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실감한 그들은 아무 말 없이 차원의 거울을 응시하거나 발끝을 보았고, 몇 분 뒤 루미너스는 출발하자고 말하며 가장 먼저 거울 너머로 향했다. 뒤이어 영웅들과 에반, 데몬, 테스와 나인하트도 무거운 발을 이끌고 거울에 들어갔다.

에반은 일전에 데몬의 기억속에 들어갔을 때를 떠올리며 그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차원의 거울은 기억을 구현시켜주는 거울과 달리 그들을 단번에 목적지에 보내주었다.

"좀, 밝군요."

"인공등이라기엔 너무 밝고, 태양이라기엔 느낌이 다른데…… 여기 광원이 뭐지."

"아 잠깐만 너무 많은 거 아니야?"

돌인지 나무인지 알 수 없는 새하얀 재질의, 높이도 폭도 끝이 안 보일만큼 끝없이 펼쳐진 책꽂이와 그 책꽂이에 빽빽히 꽂혀있는 책들의 향연에 일행중에서 독서와 가장 거리가 먼 아란은 제대로 왔다는 안도감보다 본능적인 거부감에 얼굴이 헤쓱해졌다.

"이중에서 그와 관련된 책을 찾아야 한단 말이지?"

"아까 말했다시피 무턱대고 찾는 건 비효율적이다. 일단 안내자라는 존재부터─"

"안녕하십니까. 이거 오랜만에 많은 분들이 오셨군요."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그들은 반사적으로 무기를 들었다. 새하얀 털에 옷을 차려입은 늙은 원숭이가 깊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자 나인하트가 물었다.

"당신은 누굽니까."

"저는 이곳의 도서관장 탈레스라고 합니다."

[당신이 여기 안내자?]

"방문자들이 원하는 책을 찾아주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저보다 리타가 더 잘 찾아준답니다."

리타가 누군가 싶을 때 도서관장 탈레스의 어깨에 앉은 파란 종달새 한 마리가 짹짹거리며 존재감을 뽐냈다. 어…… 저 작은 새가 책을 찾는다고? 별로 상상이 가질 않는 비주얼에 그들의 뒷통수에 크고작은 식은땀이 맺혔다.

"일단 안쪽에 들어오시죠. 가는 동안 각자 원하는 책을 말씀해주시면 금방 찾아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찾는 건 2개뿐인데.]

"예?"

"정확히는 한 사람과 한 사건의 해결책을 찾고 있습니다."

"흐음…… 구체적으로 말씀해주겠습니까."

그들은 탈레스를 뒤따라 책꽂이들이 늘어진 복도를 걸었다.

"검호라는 남자에 대한 책과 지금 이 세계의 상황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이 필요하다."

"세계의 상황이라 한다면 어떤……?"

"현재 이 세계는 이미 멸망한 상태라고 들었다. 이에 대해 알고 있나?"

루미너스의 질문에 탈레스는 이마에 주름을 잡았다.

"멸망, 멸망이라…… 아아, 그 기준으로서 멸망 말입니까. 예 알고 있습니다."

"그게 정말입니까?!"

"어느 시점부터 더이상 책이 만들어지지 않았으니까요. 이곳에 책이 안 생긴다는 건 미래가 닫혔다는 뜻이라 꽤 예전부터 알았습니다."

아이가 말한 세계 멸망의 기준이 다시금 떠올랐다. 더 나아지지 못하고 밑으로 떨어지기만 하는 상태 - 세계의 미래가 닫힌 것이 곧 멸망이다.

"왜 알면서……."

"저는 어디까지나 이곳의 도서관장, 백업 데이터 베이스의 관리자에 불과합니다. 여러분처럼 세계에 직접 살아가는 이도 아니고, 또 그런 일에 공포를 느끼게 되어있지도 않아서 말이죠."

[아니 백업 뭐?]

"세계에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한 예비품같은 거란 말입니다."

뜻밖의 사실이었지만 잘 생각해보니 납득이 되었다. 뭣보다 어째서 세계의 모든 정보가 한 공간도 아니고 별도의 차원에 모여있는지 한 번에 설명이 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세계 단위의 백업본이란 게 있다면, 그 규모 역시 한 세계급이 될 수 밖에 없을테니까.

"그 세계의 복원이란 건 어떻게 하는 거지?"

"그건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딱히 알려드릴 필요도 없는 것 같고요. 루미너스와 나인하트는 그게 제일 중요한 건데 뭔 필요가 없냐고 말하려 했지만 그보다 팬텀이 좀 더 빨랐다.

"이곳에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우리가 세계를 복원할 수 있나?"

"아니요. 불가능합니다."

"…… 허."

"여러분이 가능한 건 정보의 열람뿐입니다."

"불가능한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정보 열람보다 더 높은 자격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곳의 가장 큰 사용 권한을 가진 이들은 오직 셋뿐이며, 그분들 외에 이곳을 활용해 세계단위의 복원이 가능한 이들은 없습니다."

"그 셋이 혹시 초월자인가?"

"답해드릴 수 없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정해진 말밖에 못하는 골렘과 대화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딱딱한 문답이었지만 아주 도움이 안 되는 것도 아니었다. 최소한 그는 진실만 말하고 있는 걸로 보이니.

"그렇다면 일단 세계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책을 가져다 줄 수 있어?"

"불가능합니다."

"또 왜?!"

"여러분께는 자격이 없으니까요."

[뭔 놈의 도서관이 방문객 자격을 이리 따져? 이럴거면 미리 무슨무슨 자격이 있어야만 뭐뭐를 볼 수 있습니다 같은 팻말이라도 세워놓든가.]

"고려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벽 너머에 있는 세계를 보는데 아무런 조건이 없는 쪽이 이상하지 않을까요."

듣고보니 또 틀린 말이 아니라 짜증났다. 결국 불가능하단 소리에 머리에 다소 열이 오른듯한 아란이 물었다.

"그 조건이란 게 뭔데."

"세계와 이어져있거나, 권한이 있거나 입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도 아니니…… 아, 한 분은 후보이긴 하군요. 어쨌든 지금 안되는 건 같지만요."

또 에레브에서 아이가 했던 말과 비슷한 말이다. 장막 뒤의 세계를 직접 봐도 되는 건 자격이 있거나 세계와 연결되거나 둘 중 하나여야 하며, 인계자 - 시그너스 여제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그 조건에 충족될 수 없다고.

"이건 일단 제껴두는게 어때? 어차피 나중에 여제님이 그 생명의 초월자에게 힘을 받아 반 초월자가 되면 다 알게된다고 하니까, 그때 여제님께 듣는 게 나을 것 같은데."

"그게 좋겠군요."

"좀 빨리 알려했는데 다 막히다니 이거 원."

"그럼 제가 찾아드릴 책은 그 검호라는 사람의 책 하나면 됩니까?"

"으응."

탈레스는 도서관 홀의 중앙, 연단 위에 얹혀진 거대한 책 앞에 가서 쭉 페이지를 넘겼다. 책 위로 금빛 글자들이 쭉 떠오르고 사라지길 수 차례, 탈레스는 안경 끝을 올렸다.

"검호라는 이름 혹은 칭호를 가졌던 남성들이 꽤 많이 나오는군요. 여러분이 찾는 이에게 검호란 이름입니까 칭호입니까?"

"칭호입니다."

"그렇다면 이름 쪽을 알려주시겠습니까. 그걸로 찾는 게 더 빠르겠군요."

"그의 이름은……."

데몬은 말끝을 흐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처음 만났을때부터 그는 자신을 검호라고 소개했었고, 이후에도 이름대신 검호라고 계속 불렸다.

"저는 그와 적이었기에 본명을 들어본 적이 없군요.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까?"

"어……."

"그게……."

한 명쯤은 알고있겠거니 생각해서 물어봤는데 마찬가지로 그의 본명이 뭐였는지 생각하던 영웅들은 자신들 역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걸 깨닫고 얼굴이 굳어버렸다.

"…… 설마 모르는 겁니까?"

"처음 만났을 때 스스로를 검호라고 소개해서 우리도 계속 그렇게 불렀어."

"내가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이미 사람들에게 검호라는 호칭으로 유명해져 있어서 굳이 이름을 묻진 않았다."

"그, 나인하트 당신은 알아? 리엔에 기록 많다며?"

"리엔에 내려오는 그분에 대한 기록들은 업적 위주입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난관에 부딪힌 그들은 당황하며 어떻게든 기억을 뒤져보았지만 정말 그의 본명에 대해 들어본 적 없다는 사실만 재차 확인되었다.

"에반 너는 혹시 들어본 적 있어?"

"저, 저도 스승님 이름은……."

[우리도 그 사람 만났을 때 이미 검호라는 이름으로 유명해져 있었어.]

자신들보다 훨씬 오랫동안 검호와 함께 했었으면서 그의 이름조차 모르는 영웅들의 모습에 에반과 미르는 충격받으면서 한 편으론 왜 그가 협상 때 영웅들이 동료가 아니라고 했었는지 이해될 것 같았다.

"탈레스 관장님 그, 이름을 모르면 책을 찾을 수 없나요?"

"꽤 힘들죠. 이곳은 세계의 모든 이야기가 모이는 곳인데, 특정한 한 사람의 이야기만을 찾으려면 최소한 그의 이름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조차 모르면 곤란합니다."

[가장 최근에 검호라 불린 사람일텐데.]

"최근이 언제죠? 근 5천년 내입니까?"

이런 곳의 관리자답게 초월자 못지않게 까마득한 탈레스의 시간 감각은 둘째치고, 결국 검호의 책은 찾기 매우 힘들다는 -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에반은 머릿속이 새하얗게 표백되는 것을 느꼈다.

세상 모든 정보가 있는 곳에 왔는데 스승님 한 분의 이야기를 찾을 수 없어.

동료도, 적도, 제자인 나도, 그나마 가까웠다고 생각했던 이들 모두가 사실 그의 이름조차 몰라서.

'이거 완전…… 남보다 못하잖아…….'

에반이 좌절하는 사이 다른 이들은 탈레스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하며 뭐라도 알아내려 했다.

"사람을 찾는데 이름말고 다른 걸로 찾을 순 없나?"

"여러가지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정확한 건 이름이죠. 동명이인이 있다해도 확실히 찾을 수 있으니까요."

"그 여러가지라 함은?"

"칭호 역시 그 중 하나입니다. 그 칭호로 몇 번 불렸는가, 얼마나 오랫동안 그 칭호로 불렸는가 등으로 범위를 줄일 수 있죠."

"그럼 검호라는 칭호로 10년 가량 불린 남성들로 범위를 한정해보는 건 어떻습니까. 제 기억상 그는 제가 어릴 때부터 검호라 불렸던 걸로 압니다."

"나쁘지 않지만 그 전에 시간대가 너무 길다. 우리가 활동했던 8백 년 전과 지금 사이, 군단장들의 역사조작이 있었던 기간은 제외한다 쳐도 어떻게 시간대를 조정해야─"

어떻게든 검호의 책을 찾기 위해 정보의 범위를 한정지을만한 조건들을 내놓는 그들의 모습에 에반 역시 정신을 차리며 생각했다.

'이름도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정확히 찾을 수 있을까?'

다른 이들이 탈레스에게 계속 물어보며 알아낸 것들을 정리해보자면, 이곳에는 세계의 정보가 모두 모여있기 때문에 특정한 정보 - 책만을 찾으려면 여러 조건을 달아 범위를 제한시켜야 한다.

그 조건, 이른바 검색 필터는 꽤 다양한데 대충 나열하면 이름, 칭호, 시간, 장소, 사건, 주제 등이 있다. 그러나 한 사람만 콕 집어낼 수 있는 검색 필터는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앞서 여기 왔었던 프리드가 존경스러울 지경이다. 심지어 그가 찾던 건 이름은 물론 존재조차 불확실한 이에 대한 정보였을텐데.

'어?'

잠깐, 진짜 프리드는 어떻게 일곱 번째 동료에 대한 책을 찾았던 거지? 우리보다 더 막막한 상황이었잖아. 이름도, 성별도, 언제부터 뭘 함께했는지도 모르는 이를 찾아야했으니까. 그런데 페어리 퀸께서는 프리드가 차원의 도서관에서 원하는 걸 알아냈다고 하셨어. 우리보다 더 안 좋은 상황에서 존재가 지워진 동료의 책을 찾아낸 거야.

다시 탈레스 관장에게서 들은 검색 필터 - 특정한 책을 찾아내는데 쓰는 조건들을 떠올렸다. 이름, 칭호, 시간, 장소, 사건 등…… 프리드는 이 중에 뭘 썼을까? 아니, 쓸 수 있던 게 뭐였을까?

존재가 지워진 동료가 있었음을 알았던 계기는?

"탈레스 관장님! 아까 말씀하신 것중에 사건을 기준으로 사람을 찾을 수도 있다고 했었죠?"

"예. 하지만 사건의 종류와 규모에 따라 포함되는 사람의 범위가 넓어져서 웬만해선 쓰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전쟁을 기준으로 사람을 찾으면, 참전한 사람부터 휩쓸린 사람, 관여된 사람 등이 모두 나와서 2차 3차 조건을 더 붙여서 범위를 줄여야 한다고.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대답이었지만 그 말에 에반은 확신했다. 프리드는 사건을 기준으로 잊혀진 일곱 번째 동료를 찾았다.

어떤 사건을 기준으로 찾았을까? 그들은 다 함께 영웅이라 불렸지만 늘 함께하진 않았다. 합류한 시기가 다른 것도 있지만 때와 장소에 따라 몇 명씩 나뉘어져 활동했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지금 찾고있는 스승님은 영웅들과 함께 다녔던 적보다 떨어져서 단독 행동을 했던 때가 더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반대로 모두 다 함께했던 사건 역시 분명히 있었다.

"젠장 뭔 놈의 범위가 이리 넓은 거야? 왜 검호라고 불린 사람이 이렇게 많냐고."

"드문 칭호지만 세계의 역사를 모두 통틀면 적지않은 수가 나올 수 밖에 없죠."

"모두 통틀 필요없잖아! 8백 년 전과 지금 중에 검호라고 불리는 사람이 흔하겠냐고?!"

"그래도 많습니다. 막말로 사칭범이나 별명, 자칭, 희망사항 같은 것도 다 포함된다잖습니까."

"특정한 칭호로 불린 기간이나 해당 칭호로 부른 이들의 최소 수같은 것도 조건으로 가능한가."

"그건─."

그 사이 다른 이들은 검호의 책만 찾아내기 불가능해졌으니 대신 최대한 정보의 범위를 좁힐 수 있는 검색 필터 - 조건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관장님! 이전에 여기 왔었던 프리드라는 사람을 기억하고 계세요?"

"그 사람 말입니까? 당연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우연히 여기 도착하는데 그는 드물게 자력으로 여길 찾아온 이였죠."

"그럼 프리드가 어떤 책들을 봤었는지도 기억하고 있나요?"

"물론이죠.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탈레스 관장의 대답에 에반은 도서관에 온 이래 처음으로 환한 얼굴로 외쳤다.

"그럼 프리드가 여기서 봤던 책을 모두 가져다주세요!"

"뭐?"

"에반 너?"

"…… 과연. 괜한 시간낭비를 했군."

"알겠습니다. 리타가 책을 찾아오는동안 시간이 걸릴테니 잠시 기다려주시길."

탈레스는 도서관 중앙의 책으로 프리드가 보았던 책의 목록을 뽑아냈고, 리타는 이를 보고 빠르게 어딘가로 날아갔다. 루미너스와 나인하트, 팬텀은 에반이 왜 저런 말을 했는지 빨리 알았지만 나머지는 그러지 못해 테스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왜 프리드가 봤던 책을 찾는 거냐? 걔가 여기 온 이유는 잊혀진 동료라는 사람 때문이잖아."

"제 생각에 프리드가 잊혀진 동료의 책을 찾기 위해 썼을 조건에 스승님도 들어가있을 것 같아서요."

"걔가 어떻게 그 잊혀진 동료를 찾았는지 알아낸 거야?"

"아마 프리드가 동료의 책을 찾기위해 썼을 조건은─"

'검은 마법사를 시간의 신전에서 봉인했던 날, 군단장이나 검은마법사와 싸웠던 이들'이었을 거에요.

"어……."

"언제부터 함께했는지, 어디를 같이 갔었는지 전혀 모르지만 확실한 건 그 사람이 그때 시간의 신전에 있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니까 그 조건일 수 밖에 없었겠죠."

그리고 그 조건에는 검호 역시 포함된다.

"그가 잊혀진 동료의 것 외에 다른 이들의 책도 봤을 거라 생각합니까."

"네. 당연하죠."

동료니까. 검호만은 진짜 동료라 부르기 애매하다 해도, 홀로 살아남은 프리드가 이곳까지 왔는데 저주로 얼음 속에 갇힌 이들이 언제 깨어날지, 깨어날 땐 어떤 상태일지 과연 알려하지 않았을까? 절대 그럴 리 없다.

"분명 모두 찾아봤을 거에요."

"…… 그래. 반드시 그랬겠지."

"확실히 네 말대로 프리드라면 잊혀진 동료와 함께 우리의 책들까지 다 봤을거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범위가 또 너무 넓어."

"어째서요?"

왜 진작 저걸 생각못했나 자책하던 루미너스가 에반의 가설에서 간과된 부분을 지적해주려는 순간, 쿵! 두꺼운 책 하나가 떨어졌다.

"책을 찾았나봐요!"

"잠깐만, 거기 가만히 있어라."

"네?"

쿵! 쿵! 쿵! 이어서 연달아 떨어지는 두꺼운 책의 비에 막 책을 주우러 가려했던 에반은 쩍 굳어버렸고, 루미너스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몇 분 동안 떨어져 수북히 쌓인 책은 대충봐도 백 권 남짓 될법한, 책꽂이 몇 개 분량이었다.

"이, 이거 전부 프리드가 본 책이 맞나요?"

"예 맞습니다. 이 책들 전부 그 방문자가 읽었던 것들입니다."

"그 사람 분명 잊혀진 동료 찾으려 왔다고……."

"간단한 거다 에반."

프리드 그놈이 여기까지 와서 찾았던 것만 보고 갔을 리가 없지. 보통 사람도 이런 곳에 오면 호기심으로라도 여러가질 찾아볼텐데 대마법사인 그가 책 한 두 권만 보고 끝냈을 가능성따위 0%였다. 일을 줄이려다 되려 늘린 꼴이 된 에반의 안색은 푸르죽죽해졌지만, 영웅들은 나이를 얼마나 먹었든 프리드는 프리드라고 안심했다.

***

"어찌됐든 이 중에 그의 책이 있는 사실상 확실해 보이니 일단 이것들을 뒤져보는 게 좋을 것 같군요."

"이걸 다 읽자고……?"

"저 끝을 알 수 없는 책을 일일이 뒤지는 것보단 빠르잖습니까. 백 권이 넘는다 해도 이 정도 인원이 쉬지않고 보면 오늘 내일 안에 끝나는 양입니다."

데몬은 적당한 책 하나를 집어들며 탈레스에게 의자가 어디있는지 물었고, 말이 끝나자마자 그들 옆에 의자들이 나타났다.

"다른 책이 더 필요할 때는 저 대신 리타를 부르면 됩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책을 보실 것 같으니 간단히 주의사항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도서관에선 조용히, 그리고 어떤 내용을 보았든 책을 망가뜨리진 말아주십시오."

[당연한 거잖아.]

"그 당연한 걸 지키지 않아서 이전에 왔던 프리드란 분은 반쯤 내쫓기다시피 여기서 나가야했습니다."

"잠깐 프리드가?"

"왜인지 궁금하시면 책을 보시죠. 그 중에 아마 그 자의 책도 있을테니."

그 말을 끝으로 탈레스는 스르륵 사라졌고, 어떻게 이 많은 책을 가져왔는지 모를 종달새 리타만 거대한 책이 놓인 선단에 앉아 날개깃을 정리했다.

"프리드의 책이 있다면 그것도 보는 게 좋겠지."

"예. 거기다 그분이 찾아볼만한 것들이라면 지금의 저희에게도 뭔가 도움이 될법한 정보가 없잖아 있을 가능성이 높고요."

"그의 책 외에 다 제끼면 빨리 찾을 수 있지않아?"

"여기 오기 전에도 말했지만 우리가 찾아야 하는 건 검호 그가 하고 있는 일과 이 세계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양호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이다. 여기까지 왔을 프리드라면 뭔가 알아냈을 수 있지."

"그건 그렇지만…… 하아, 활자는 오래보면 울렁거리는데."

아란은 당장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한숨을 삼키며 흰 커버의 책 하나를 집어들어 펼쳤고, 그 순간 새하얀 빛이 눈송이처럼 터져나오며 사방을 메웠다.

「네가 살았으면 좋겠다.」

고저가 거의 없는, 그러나 어째선지 슬픔이 배어있는 익숙한 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살아야 해요?」

가족도, 친구도, 지인들도, 집도 모두 사라졌는데. 듣기만해도 절망적인 사실을 소녀는 무덤덤한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 힘들고 괴롭더라도 계속 살다보면 언젠가는…… 아니, 미안하다.」

「왜 사과해요.」

소녀는 당장이라도 죽어버릴 것처럼, 아니 이미 죽은 시체처럼 생기 한 점 없는 눈으로 자신을 꼭 안은 채 푹 고개를 숙인 전사를 보았다.

「살다보면 언젠간 기쁜 일도, 행복한 일도 생길 거라 말해주고 싶은데…… 현실이 그렇지 않은 걸 잘 아니까, 빈말로라도 그런 장담조차 못 해주는 게 미안해서.」

「그건 아저씨 잘못이 아니잖아요.」

「…… 미안하다.」

전사 - 검호는 재차 사과하며 청은발의 소녀를 깊이 안아주었다. 제 몸을 끌어안고 있는 팔의 떨림과, 그것이 느껴질만큼 가까이에 있던 소녀는 푹 숙인 얼굴의 표정을 보며 물었다.

「죽으려는 건 난데 왜 아저씨가 더 괴로워하는 거에요?」

「나는…… 더 이상 사람이 죽는 걸 보고싶지 않거든.」

누군가가 살해당하는 것도 끔찍하지만, 너같은 어린 아이가 더 살 이유가 없다고 절망하며 자살해버리는 건 더 끔찍해.

「그러니까 부탁이니…… 자살만은 하지마라.」

너무나 간절한 얼굴로, 애원하다시피 부탁하는 그의 낯선 모습에 아란은 멍하니 그 광경을 보았다. 이내 그들과 온통 새까맣게 타 잿더미인 폐허가 눈처럼 흩어지며 도서관으로 변할 때까지.

"방금…… 그건."

"괜찮습니까 아란 님?!"

"으, 응. 근데 아까 검호랑 어떤 여자애가,"

"무슨 책을 본 거야? 너 책을 펼치니까 그 안에 들어갔었다고!"

"뭐?"

책에 들어갔었다고? 그들의 말로는 아란이 책을 펼치자 빛이 터져나오며 그녀를 집어삼켰다고 한다. 홀이 소란스러워지자 누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탈레스가 나타났다.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책 안에 들어가는 거 말인가요? 이곳 책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책을 읽는 것 뿐만 아니라 직접 들어가서 등장인물 중 하나가 되어 그 사람의 이야기를 체험해보는 거죠."

"하지만 난 누구도 되지 않았었는데?"

"체험뿐만 아니라 제 3자의 시점에서 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런 건 미리 알려달라고!"

"죄송합니다. 깜빡해서 말해드리려 했는데 여성 분이 먼저 책에 들어가버려서."

탈레스는 자신의 실수를 사과하며 그들에게 어떻게 책에서 들어가 관찰 시점과 체험 시점을 바꾸고 또 둘 다 하지않고 평범하게 읽을 수 있는지 알려주었다.

"그래서 이 책에 검호가 나왔다고?"

"응."

"그럼 이게─."

[근데 그 사람 책이라기엔 표지부터 뭔가 아닌 것 같지 않아?]

아란은 뒤늦게 들고있던 흰 책의 표지를 보았다. 화려한 눈 결정과 지팡이가 교차된 문양. 눈 결정은 둘째치더라도 지팡이는 확실히 그와 거리가 멀다.

"그는 영웅으로서 메이플 월드 곳곳을 다니며 여러 사람과 만났었잖습니까. 그 중 한 사람의 책인 모양이죠. 그 외에 누가 나왔습니까."

"검호와 어떤 여자애. 그런데 그 여자애가……."

그의 낯선 모습에 정작 책의 주인공일 여자애 쪽은 신경쓰지 못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제대로 본 건 하나 있었다.

"책사 당신이랑 리엔의 아가씨와 같은 청은발이었어."

"청은발이라면…… 설마?"

"짐작가는 이가 있나."

[왜 있잖아, 저 책사 양반 조상님이라는 마법사.]

눈꽃의 마법사 아리에스 폰 루비스타인 - 통칭 시조 아리에스. 8백여 년 전 검은 마법사에 의해 오닉스 드래곤이 멸종한 날 검호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남아 리엔에 대피한 오닉스 드래곤 마스터이자, 당시 척박한 얼음섬에 불과했던 리엔을 현재의 마법 도시로까지 발전시킨 대마법사.

청은발만으로 어떻게 그녀인 걸 확신하냐고 묻는다면, 그 머리색은 예나 지금이나 엄청 희귀한데 그런 특징을 가졌으면서 과거 검호와 인연이 있었던 이라는 조건까지 충족하는 사람은 그녀를 제외하면 없다해도 무방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의 책이 아니란 거네."

"그의 책이 아니라고 넘길 보통 책도 아니니까 일단 참고 자료용으로 읽어둬도 괜찮을 것 같아."

리엔에서 지내는 동안 그곳 역사에도 꽤 빠삭해진 아란은 당연히 시조 아리에스가 어떤 사람인지도 잘 알았다. 프리드의 선택으로 불행해지고, 자신들이 구하지 못한 사람. 검호에 의해 살았다고는 하나 그녀가 역사에 이름을 새긴 대마법사가 된 건 스스로의 굳센 의지와 기적적인 행운 덕이었지 자신들은 아무것도 못 해줬다.

"그 사람 위인전에 쓰여있던 검호는 그냥 '왜인지 몇 번이나 미안하다고 말했다'가 전부였는데, 실제론 그 외에 다른 것들도 보이더라고."

죽고싶다고 말하는 이보다 더 괴로운 얼굴은 그녀 한 명밖에 못 구했다는 자책뿐만 아니라, 정말 큰 일을 저질러버린 것처럼 죄스러움에 물들어 있었다. 그 이유를 알면 적어도 나중에 그의 책을 이해할 때 도움이 되겠지.

아란이 다시 아리에스의 책을 보기 시작하며 다른 이들도 각자 책을 잡고 읽었다. 다만 책들 중엔 아리에스의 책같은 한 사람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특정한 장소, 사건, 물건에 대한 이야기까지 있는 건 물론, 내용마저 보통 어려운게 아닌 게 적잖아 있어 몇몇은 전문 용어가 난무하는 책들에 보는 것만으로 고역을 겪어야 했다.

"야…… 에레브 책사, 이거 네가 좀 봐라. 난 해석도 못 하겠다."

"8백 년 가까이 살았으면서 책 내용 좀 어렵다고 남한테 넘깁니까?"

"내 연륜이 우리 중에서 최고이긴 해도 마법 지식은 논외지. 이거 마법 관련 책이야."

"아무리 당신이 마법사가 아니라도 대충은 알아볼 수 있지 않나요."

"근데 이거 주제가 봉인석 관련인 것 같다고."

뭐라고요?! 거의 강탈하다시피 테스가 들고있던 책을 낚아챈 나인하트는 빠르게 내용을 흝어보았다. 맙소사 진짜잖아!

"루미너스 님, 이거 좀 보십─"

"잠깐만 있어봐라. 이 책, 어떤 유적에 대한 건데 여기 그림이 노바족 놈들이 타고다니는 것과 꽤 비슷하다."

"그게 정말입니까?"

하루 이틀로 안 끝날 것 같네. 그러게. 미르와 에반은 이 책들을 빌려갈 수 없냐고 탈레스에게 물어봤으나 돌아온 대답은 역시나 '열람 이외에 자격이 없으므로 안된다'였다. 결국 그들은 미리 챙겨온 종이들에 필사 마법을 걸어 통째로 베끼기 시작했다.

이후 책의 주제나 분야에 따라 그걸 이해할 수 있는 이에게 넘기는 식으로 분류를 했고, 당장 다 보고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은 필사해 가져가기로 하며(책 자체는 가져갈 수 없지만 필사는 괜찮단다) 한 사람당 최소 손가락 2마디, 평균 3마디 이상의 두꺼운 책을 15권 이상 읽었다.

"젠장…… 프리드 이 자식 뭔 책을 이리 많이……."

"프리드치곤 적게 읽은 거다. 관장말대로 중간에 사고를 쳐서 쫓겨나기 않았으면 1백 권 정도가 아니라 수 백권을 봐야했겠지."

"대마법사 독서량 미쳤구마……."

머리쓰는 일과는 거리가 뭔 테스와 아란은 본인들 몫의 책을 절반 가량 읽었을 때부터 뇌에 과부하가 걸리더니 결국 넉다운 되었다. 팬텀은 탈수된 빨래마냥 의자에 널려있는 둘을 보며 가볍게 기지개를 켰다.

"그럼 스트레칭 좀 하고 보는 게 어때?"

"그것도 한 두번이지……."

"차라리 책에 들어가서 체험하면 지루하진 않을텐데 이놈은 인물 책보다 다른 책들을 더 많이 봐서 우리 몫중엔 인물 책도 이제 없어."

"아님 내 거 하나 볼래?"

팬텀은 '한 나라를 파멸로 이끈 마력의 보석들'이란 책을 흔들어보였다. 둘의 얼굴이 썩어들어갔다.

"치워 임마……."

"내가 그놈의 보석 때문에 악마까지 소환했다가 나라 하나 망하는 걸 봤었는데 그거까지 봐야겠냐."

"아 당신 옛날에 멸망한 빅토리아 아일랜드의 어떤 나라에 대해서 알아?"

"궁금하면 나 말고 역사책 봐. 내 경험담은 1인칭이라 큰 도움 못 돼."

연륜을 이유로 역사책 담당이 되야했던 테스는 헛구역질을 하며 '샤레니안 왕국 역사서'를 팬텀에게 휙 던져주었다.

"아란 누나, 아까 보신 아리에스 님 책 잠깐 주실 수 있나요? 스승님이 나왔다는 부분을 보고 싶어요."

"잠깐만…… 자 여기. 글로 읽기보다 들어가서 보는 게 더 좋은데 이참에 나도 같이 보자."

[아까 다 안 읽었어?]

아리에스의 책 목차를 쭉 흝어보던 미르의 물음에 아란은 당당하게 대답했다.

"읽었어. 근데 지금 머리 아파서 이거 보면서 열 좀 식히게."

"나도. 계속 역사책만 봐서 이것저것 그 시절 안 좋은 기억들도 떠오르는 중이야."

"너희들 이런 식으로 농땡이 부리지 말,"

"복습이야 복습! 그리고 뭐든 좀 쉬면서 해야지 쉬지도 않고 계속하면 할 수 있는 것도 못해!"

아란과 테스, 에반과 미르이 도망치다시피 책에 들어가는 걸 본 데몬은 한 차례 관자놀이를 주무르며 다른 이들에게 물었다.

"우리도 좀 쉬는 게 어떻습니까."

"그러지. 어차피 스무 권 정도밖에 안 남았으니 이제 쉬엄쉬엄해도 될 것 같군."

"전 별로 안 쉬어도 될 것 같은데요? 오랜만에 재밌는 걸 실컷 읽는 시간이라……."

"책사 당신이 제일 쉬어야 하는 사람이야."

활자를 너무 많이 봐서 두통까지 온 몇몇 이들과 달리 어째 나인하트만은 여기 오기 전보다 더 쌩쌩해졌는데, 그 꼴이 흡사 회광반조(죽기 전에 잠시 생기가 도는 상태)같아 메르세데스는 그의 손에 들린 책을 빼내며 휴식을 명했다.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지만 아란 말대로 사람은 쉬어가면서 일해야 한다.

***

아리에스 폰 루비스타인은 역사에 이름을 남긴 위대한 대마법사지만, 그 유년기는 지독히도 불행했다.

「엄마! 아빠!」

「도망쳐 아리! 빨리 도망, 커헉!」

원인 모를 이유로 대거 출몰한 언데드 몬스터들의 습격으로 하루아침에 고아가 되어 떠돌아다니던 중 우연히 오닉스 드래곤과 계약해 오닉스 드래곤의 영역에서 머물게 되었다. 어린 소녀의 안타까운 사연에 연민을 느낀 하프링들과 주민들이 그녀를 도와줘 풍족하진 않았지만 겨우 살만해졌다.

그러나 간신히 되찾은 평온은 오래가지 못했다.

「당신 엘나스에서 봤던 그 왕 맞지?! 분명 평범한 인간이었을텐데 왜 이런 몬스터따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 저주스러운 연합을 없애버릴 힘이 필요했단 말이다─!!」

검은 마법사의 휘하에 들길 거부한 오닉스 드래곤을 노린 군단장들의 습격. 어둠에 물든 용족 몬스터들과 군단장의 기습으로 오닉스 드래곤은 그 날 멸종했고, 소녀는 또 홀로 살아남아버렸다.

또다시, 그리고 이전보다 더 많은 걸 잃어버린 소녀는 한참을 울다 지쳐 포기했다. 행복을, 희망을, 앞으로의 삶을. 어린 아이의 충동적인 선택이라기엔 그 순간 소녀는 더없이 냉정하게 판단을 내렸다.

「미안하다.」

「부탁이니 자살만은 하지 마라.」

그러나 그녀는 살기로 했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의 부탁을 받아서,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오닉스 드래곤의 알을 지키기 위해 살이 엘 정도로 추운 얼음섬에서 살아가기로 했다.

「제발 이 아이를 받아주시길 바랍니다.」

자신과 파트너 오닉스 드래곤을 구해준 이가, 영웅이 눈 내리는 땅에 무릎을 꿇어가며 촌장의 허락을 구하는 그의 모습은 그녀로 하여금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들게 했다.

군단장에게 노려지는 그녀를 받아주는 위험을 감수해주는 대가로 촌장은 온기의 결계와 원주민들을 위협하던 몬스터들을 대신 퇴치해줄 걸 요구했고, 두 시간도 안 되 이를 깔끔히 완수한 뒤 검호는 어떤 주민이 그녀를 맡을지까지 확인하고 섬을 떠났다.

[애프터케어 개쩌네.]

"…… 미르. 제발 분위기 깨지마. 한 번 더 이러면 화낼거야."

[뭔가 있는 건 확실해보이는데 그게 뭔지는 모르겠네.]

"당신은 알 것 같아?"

"음……."

테스는 놀라움 반 떨떠름함 반의 얼굴로 저 멀리 오닉스 드래곤을 타고 날아가는 검호의 뒷모습을 보았다.

"저 양반 진짜 뭔가 저질렀던 모양인데?"

그는 오랜 경험상 검호같은 사람이 어떤 경우에 저런 표정을 짓는지 잘 안다. 본의든 아니든 어떤 사고를 쳤고, 그 일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 거기다 대화 뉘앙스로 볼때 피해입은 쪽이 아리에스인 것 같은데…… 문제는 저 인간이 괜한 사고 칠만한 사람이 아니란 거다.

"너네들 옛날에 사람들 못 구했거나 하는 일 있었어?"

"엄청 많았지. 우리라고…… 항상 군단장을 막아내고, 다 구할 순 없으니까."

영웅이라 칭송받았지만 솔직히 그들이 구한 사람보다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았을 것이다. 당시엔 그만큼 상황이 안 좋았으니까. 그가 저지를만한 사고라곤 우연이든 뭐든 사람을 구하지 못한 것 정도밖에 안 떠올랐던 테스는 일단 책이나 마저 보기로 했다. 나중에 검호의 책을 찾으면 알 수 있겠지.

그 사이 아리에스는 양부모들의 보살핌 속에 아가씨 티가 나는 숙녀로 성장했고, 리엔 일족들 사이에서 인정받을만큼 뛰어난 마법사가 되었다.

「당신은……?!」

「크흡, 너, 너 잠깐만, 이거 옮기는 거, 도와줘.」

「아, 알겠습니다.」

폴암의 정령 마하가 얼음에 갇힌 아란을 데리고 리엔에 온 건 그 무렵이었다. 마침내 영웅들이 검은 마법사를 봉인시키고, 군단장의 대부분이 쓰러진 걸 안 아리에스는 한 편으로 안도하며 아란이 든 얼음을 리엔의 깊숙한 공동에 숨겨주었다.

「검호…… 씨가?」

「네. 그분께서 저를 구해주시고, 여기에 보내주셨어요.」

「하지만 그런 말은 하신 적이 없는데……?」

「아무래도 그 분은 적을 속이기 위해 아군까지 속이신 모양이네요.」

그로부터 얼마 뒤, 그녀는 아프리엔이 오랫동안 안전히 있을 수 있는 곳을 찾기 위해 리엔까지 온 프리드와 만나게 되었다. 설령 오닉스 드래곤을 위한 것이었다 해도, 그의 결정때문에 모든 걸 잃었던 소녀에게 사과한 그는 리엔에 소중한 이들을 숨겨준 것에 대한 보답 겸 자신의 제자가 되지 않겠냐고 제의했다.

대답은 당연히 수락이었다.

「스승님, 여기 이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그 부분은 말이지─」

「오오…… 이제 알겠어요!」

오닉스 드래곤과 계약할만큼 재능은 있었지만 몇 년동안 독학만 해야했던 그녀에게 프리드를 스승으로 받들게 된 건 굉장한 행운이었고, 제자가 된 이후 그녀의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해 상급 마법사가 되었다.

「겨겨겨, 결혼이요오─?! 누구랑요? 대체 어떤 분이 스승님같은 사람이랑!」

「그거 좋은 의미야 나쁜 의미야?」

「아니 대체 어떤 성녀님이 스승님같은 마법빼면 시체이신 분을 받아주신 거에요?」

「아리 너…….」

어디까지나 농담으로 한 말이었을 뿐, 그녀는 스승의 결혼식에 참석한 이들 중 가장 열심히, 손바닥이 빨개지도록 박수를 치며 그들의 앞날을 축복했다. 동료들과 혼을 나눈 동반자까지 잃은신 저 분이 부디 앞으로라도 행복해지길. 진심어린 마음의 소리에 아란은 가슴 한쪽이 시큰거리는 걸 느꼈다.

"참…… 행복해보이네."

"그러게. 아내도 엄청 미인이고."

[페어리 퀸께선 신부를 위해 아예 얼굴 가리셨네.]

이전에 플로우라를 배려해 썼던 면사보다 더 두꺼운 천을 아리안트 식으로 얼굴에 둘둘 감아 눈만 내놓은 아마란스는 얼핏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지만, 결혼식의 가장 아름다운 꽃이어야 할 신부를 위해 최대한 배려해준 거였다.

「자아- 던집니다!」

「꺅!」

「비켜!」

신부의 손을 떠난 부케가 포물선을 그리며 하객들 위로 던져졌다. 결혼을 바라는 여성 하객들은 이를 잡기 위해 손을 뻗었고, 몇몇은 다른 의미로 살벌한 그녀들의 경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후다닥 몸을 뺐다. 그리고 던져진 꽃다발을 받은 이는…….

「어, 어?」

「아리?」

「왜 이게 저한테……?」

정작 부케를 받을 생각조차 않했던 아리에스의 품안에 들어갔다. 얼떨떨해 하는 그녀와 대조되게 부케를 놓쳐 좌절하는 하객들의 모습이 흩어지며 풍경은 또 다르게 변했다.

부케에 사랑의 신이 숨결이라도 불어넣었던 걸까, 결혼은 커녕 연애경험조차 없었던 아리에스는 연인이 생겼다. 리프레 공습이 벌어졌던 날, 빅토리아 아일랜드에 피난가다 리엔에 불시착해버린 비행선에 탔던 한 학자와 가까워져 끝내 결혼했다. 그리고 결혼으로 남편의 성인 폰 루비스타인을 함께 갖게 되었다.

"저 사람 뭔가 나인하트 씨 닮았어……."

"깐깐해보이는 눈매에 행동하는 게 딱 책사 양반이네."

[끝내주는 혈통이네. 저게 고대로 유전되고.]

행복한 결혼 생활. 가끔씩 빅토리아 아일랜드로 가 프리드에게 마법을 배우고, 리엔에선 자질있는 아이들을 뽑아 마법사들을 양성해가는 보람찬 나날. 어느 순간부터 아리에스는 많이 웃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겨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아이가 죽었다고!?」

「예에…… 실종된 지역에서 사람을 풀어 찾아보니 이미 사망한 상태였습니다」

「쉬이 죽을 아이가 아니다. 사인이 뭐였지?」

「그것이─」

고이 기른 제자들이 섬 밖으로 나가자 연이어 죽음을 맞이하고, 어째선지 기괴하게 변형된 몬스터들이 리엔 일족을 습격했다. 그녀는 왠지 이 모든 것이 우연같지 않은 것 같았고 이런 불길한 예감은 곧 사실로 밝혀졌다.

「네놈은 설마?」

「큭, 역시 용의 마법사의 제자란 겁니까.」

유령이 된 스우의 뒷공작에 제자의 반 이상이 사망하고 리엔의 경비가 허술해졌을 때, 한 제자의 몸을 뒤집어쓴 스우가 그녀를 급습했다.

다만 그가 예상못한 건 이미 아리에스의 힘이 영웅급에 도달했다는 거였고, 육신이 온전했을 때였으면 모를까 이미 죽어 유령 상태인 그로서는 그녀를 쓰러뜨리는 건 불가능했다.

「감히 죽은 망령따위가, 어딜 노리는 거냐아아아아──!!」

온도 마법의 극치라 할 수 있는 두 마법진에서 퍼부어지는 공간을 통째로 녹이는 열기와 시간마저 얼릴듯한 냉기에 스우는 급히 퇴각해야했고, 아리에스는 사람들을 지켜냈다. 과거 모든 걸 잃기만 했던 어릴 때와 달리.

「이제부터 리엔은 대륙에 나가지 않습니다.」

이후 그녀는 살아남은 군단장들을 경계해 리엔을 폐쇄적으로 운영했다. 검은 마법사로 인해 불탔던게 언제라고 다시 대륙에 감돌고 있는 전운이 결코 자연적이지 않은 걸 알지만, 이를 하나하나 해소하기엔 군단장들이 어딜 어떻게 암약중인지 알 수 없었고, 또 그녀 역시 짊어진 것들이 많았다.

그들이 리엔을 노렸던 건 검은 마법사의 역사를 지워야하기 때문. 반대로 리엔에서 발설하지 않고 정보를 통제한다면 굳이 노리진 않겠지. 다행히 이 예상은 맞았다. 그들에게 전쟁을 피해 역사를 보존중인 리엔은 거슬리지만, 자신들을 경계해 그걸 대륙에 퍼뜨리지 않으니까.

리엔이 본격적으로 마법 도시가 되어가기 시작한 건 그 무렵이었다. 살아남은 군단장들의 위협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

"저래서 리엔이 폐쇄적으로……."

"마법 도시라 폐쇄적인 성향이 된 게 아니라 살기 위해 마법 도시가 되어 다 틀어막았던 거구만."

"스우 저 새끼는 저때도 지랄이었네."

[선대 여제님이 진짜 시원하게 잘 죽였어.]

시간은 계속해서 흘렀다. 그녀가 처음 왔을 때 눈과 얼음, 추위와 몬스터로 시달렸던 리엔은 그녀의 제자들을 시작으로 마법사들이 하나 둘 늘었고, 어느새 마법의 도시라고 불릴만큼 많은 마법사들이 살게 되었다. 이 모든 변화를 일으킨 그녀를 사람들은 눈꽃의 마법사라고 칭송했다.

그렇게 그녀는 대마법사이자 드래곤 마스터로, 리엔에서 추앙받는 전설로 수 백년을 살았지만 그 끝이 다가왔다.

「할머니 죽지 마…….」

「괜찮다…… 괜, 찮아…….」

오래된 얼음색같았던 청은발은 완전히 희어버려 윤기없이 퍼석퍼석 말랐고, 한 때 요정같다는 말까지 들었던 얼굴은 자글자글 주름이 졌다. 어느 순간부턴 마법을 쓰지않으면 거동마저 불편할 정도로 건강이 나빠지더니 이젠 침상에서 내려오기도 힘들다.

자신을 걱정하며 작은 손으로 제 메마른 손가락을 잡는 증손녀와 제 건강이 위독해졌다는 소식에 급히 온 수많은 사람들을 보며 아리에스는 미소를 지었다. 몸은 점점 차가워지는데 어째선지 마음은 더없이 뜨겁게 차올랐다.

「아아…….」

나를 걱정하는 사람들, 내가 해온 일들, 내가 살아온 길.

「살다보면 언젠간 기쁜 일도, 행복한 일도 생길 거라 말해주고 싶은데…… 현실이 그렇지 않은 걸 잘 아니까, 빈말로라도 그런 장담조차 못 해주는 게 미안해서.」

아니에요.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요. 당신의 말이 맞았어요.

가족도, 친구도, 이웃들도, 고향도 모두 잃었었지만, 당신의 말에 따라 계속 열심히 살다보니 다 새로 생겼어요. 지금의 내겐 모든 게 다 있어요.

당신이 살라고 말해준 덕이에요.

「한, 번만.」

괴로워하던 그에게 지금 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내가 이토록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건 당신 덕이라고, 당신이 살라고 말해준 덕이라고.

당신이 나의 영웅이라고 전하고 싶은데.

흐릿하게 누군가의 뒷모습을 쫓던 푸른 눈이 끝내 감겼다.

***

========== 작품 후기 ==========

검호side

쳐죽일 총잡이 놈과의 싸움이 끝나자마자 쓰러지다시피 잠든지 몇 시간이 흘렀을까, 언제 옮겨졌는지 여관 침대에서 눈을 뜨자 창 밖으로 또 날이 밝아있었다.

"일어나셨습니까."

"그래…… 너희는 어떻지."

"다행히 사망자는 없지만 중상자는 2명 나왔습니다. 바로 응급처치를 했고, 그 자가 물러난 뒤 치료를 받아 목숨은 건졌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이번에도 현 상황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단서는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애초에 이곳의 거지같은 특성 상 바로 조사 결과가 나오는 건 불가능한 걸 알지만 이번에도 같은 대답에 반사적으로 침대 모서리를 으스러뜨렸다.

"괜한 곳에 힘쓰지 말고 좀 더 쉬십시오. 지금은 그 자가 행동하지 않는 낮이니 저희도 전력으로 조사를 할 겁니다."

"아니…… 상황이 이따위인데 계속 쉴 순 없어. 식사를 끝내는대로 나도,"

"당신은 그 자를 상대할 수 있는 유일한 전력입니다. 쉴 수 있을 때 최대한 쉬고, 나중에 그자와 싸우는 게 당신의 일입니다. 괜히 무리했다가 지지마세요."

크리스티네, 라는 이름이었을 여성 노바족의 말에 나는 반박할 거리를 못 찾고 다시 침대에 앉았다. 그 사이 함께 왔던 이들은 여관에서 배를 채우자마자 조사를 하러 바로 흩어지는게 창 밖으로 보였고, 침대에 누워 마저 자려다 잠도 다 날아간 걸 깨닫고 여관 1층으로 내려갔다.

"다, 당신은?!"

"영웅께서 어찌 이곳에……!"

"안녕하십니까 이오네 왕녀님."

나를 보자 당황하는 1층의 사람들을 보며 첫날부터 오늘까지 몇 번이고 쓴 거짓말을 또 입에 담았다.

"급한 용건이 있어서 왔는데, 어제 밤 늦게 도착해서 미처 못 봤던 모양입니다."

"그런 것, 같네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영웅이시여."

이젠 익숙하게까지 보이는 시종 차림의 한 이오네 왕녀와 그녀의 드레스를 대신 입은 하녀, 당황 반 안도감 반의 하녀장의 모습에 매우 오랜만에 반복 퀘스트로 인한 피로감 비슷한 걸 느꼈다.

프라이쉬츠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크리티아스에 온 지 며칠이 지난 현재, 우리는 조사에 큰 진전을 못 내고 매일 밤마다 프라이쉬츠가 왕국을 멸망시키는 하루를 반복하고 있다.

***

어... 죄송합니다.(투척 후 도주)

드디어 시작된 차원의 도서관 에피소드. 이걸 언제쯤 써볼까, 쓰기도 전에 연중하는거 아니냐 생각했는데 이제 쓰네요.

시작이 왜 본편에서 엑스트라정도의 분량 밖에 안 나온 아리에스냐고 물으신다면, 그녀는 검호의 도움으로 삶 자체가 구원받은 대표격인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는 많이 부정했지만 그가 해온 행동은 정말로 영웅다웠다고 말해주는 캐릭터가 아리에스입니다.

차원의 도서관 남은 에피는 이제 4명! 하얀 마법사, 프리드, 검호, 이데아가 남았습니다. 검호빼고 모두 마법사라니 직업 편애 쩌네요.

@XxCDCxX - 루미너스가 제 이름 그대로 발광할 장면들이 나올 예정.

@리아카에린 - 현재 검호의 상태:엔들리스 크리티아스로 환장중.

@Jeay - 하고싶은데~ 1부 리메이크가 먼저에요~

@퇴근하고싶다 - 과연 이번 편이 나올때까지 몇 번의 정주행을 하셨는지...?

@쌀벼르 - 돌아와! 스킬들을 어찌 묘사할지 몰라서 그냥 둘이 합동마법을 펼치는 정도로만 쓰는 중. 그리고 검호는 마법 고자라 무리... 이번에 나온 패스파인더는 열심히 키우는 중입니다만, 190쯤부터 렙업이 잘 안되네요.

@kjjin100587 - 의문들에 답해드리자면

1. 은월은 판테온에서 검호와 재회한 이후 다시 메이플 월드로 돌아오고나서 그란디스든 프렌즈 월드든 차원을 건넌 적 없다.

2. '군단장들은 모른다'는 건 어디까지나 검호의 생각이다. 솔직히 알면 아무리 군단장이래도 프라이쉬츠만큼 미치지 않는 이상 따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따르는 놈이 있었던 거(구와르)뿐이다.

3. 개그외전에선 나올지도...?

4. 나올 일 없다.

@빙구날동 - 메이플의 하이브리드한 세계관이 좋으면서도 운영하기엔 좀 힘듬.

@kjjin100587 - 있지만 나올 일 없음이 정답.

@시루송이 - 열심히 뛰어다니면 어떻게든 상대는 됩니다 상대는...

@시엘최고 - 너무 오랜만에 리코멘해서 뭘 물어보시는 건지 모르겠어요!

@한송이잡초 - 제성함니다.

@킴마령 - 진짜 전투입니다. 심지어 매일 밤마다 루프됨.

@연참학개론 - 작가인 저도 1빠에 실패하더라고요...

@타키타키타 - 외견상 두분 다 할머니 할아버지지만 할배쪽이 2배이상 많은 상황.

@코로미 - 대가:생오버 힘을 빌려 메이플 월드를 복원했었지만, 이 힘을 추적해온 데미안의 습격을 받고 멘탈 와장창 났던 거. 검호는 돌아가도 사람들 기억에 그대로 남습니다.

@Ratios - 스포일러라 자세히는 못 말하지만, 프라이쉬츠 입장에서 크리티아스의 현 상황은 막 팝콘 튀기려는데 방해받는 중.

@찬양천사 - 자료가 부족한게 아니라 많아서 문제.

@역십 - 코멘트에 압도적인 감사!

@랴누 - 누가 저 좀 데려가서 취직시켜줬으면...

@천궁사월 - 학원에 시험준비에 어느새 3월!

@노란우산s - 그래서 석 달만에 왔습니다(...)

@Legendssj2 - 솔직히 프라이쉬츠는 너무 쎄요. 농담이 아니라 총스탯만 보면 트립퍼 중위권인데 실 파괴력은 상위권이고, 이놈 죽이려면 이놈보다 확실하게 강한 트립퍼가 둘 이상 필요합니다.

@푸시실푸실 - 요 석 달간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습니다아.

@빨간배관공 - 열심히 해야죠-.

@mmo0522 - 늦었지만 여러분도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소라노아카시 - 여제님은 늘 그렇듯 바쁘고 플로우라님도 할 일이 좀 생겨서.

@카즈사야 - 다른 이벤트도 있었지만 스토리 다듬는 과정에서 아마란스의 비중이 꽤 날아갔습니다.

@Blake117 - 다음에 또 누가 프리드라고 부르면 아니라는 말보다 지팡이가 먼저 나갈듯.

@축배를들어라 - 잘 생각해보세요. 8백년 전에도 저랬어요.

@드라몬 - 그리고 올렸습니다!

@책벌레씨 - 거리가 얼마냐에 승패가 갈리는 더러운 상성.

@KRamiya - 나중에 본격적으로 밝혀질테지만, 프라이쉬츠는 현재 썩 좋은 상태가 아닙니다.

@인리연찬 - 프라이쉬츠는 8백년 동안 뭔 일이 있었는지 좀 패널티를 먹었습니다. 그래서 검호를 압도적으로 이기진 못하는데 또 순순히 지기엔 너무 강함.

@ReFrante - 들켰다기 보단 당당하게 나선겁니다.

@류동지 - 어... 루시드는 저기 없지만 만약 있었다면 님의 글처럼 됐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을겁니다 진짜로.

@칼크래프트 - 플로우라 할머니의 차원 마법 연구 계기가 검호와의 대화입니다!

@레볼레이션 - 다만 검호의 책은 정상 상태가 아니므로 완전히 보기엔 힘듭니다.

@오무ris - 많이 풀리지만, 또 그럼으로 많은 면들을 알게 되겠죠.

@darkniszero - 반품당하셨어요?!

@생명체는꿈을꾼다 - 몇 번의 재탕을 하셨는지...

@AbViaLectea - 사실 인게임에서 에반 얼굴이 바뀐 건 프리드와 착각되지 않기 위해서였어!(아무말)

@미카츠키아이코 - 1일 1회 무조건 싸움. 트립퍼들의 강함을 생각하면 미친짓도 저런 미친짓이 없음.

@마셜리 - 본인 나름대로 각오했으니까 알려줬겠죠...?

@대어의예감 - 프라이쉬츠가 처치되는 챕터는 개별챕터로 있습니다.

@crede001 - 그보단 현 시대가 익숙하지 않고, 그런만큼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을 원하는 거죠.

@kjjin100587 - 배신해서 아군 된 군단장(데몬, 구와르, 데미안)빼고 다 죽습니다.

@적현월 - 수정했습니다!!

@Faceless - 전편 올릴 때 정신없이 쓰다 메롱한 상태로 올려서 저지른 실수입니다! 넘어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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