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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서 재능이 쏟아져-47화 (47/445)

47화 이게 아닌데(4)

"통화 괜찮으십니까?"

"무슨 일인데? 괜찮아. 얘기해."

"강정열 어르신께서 부탁을 해오셨습니다."

상대의 발언에 의자에서 벌떡 일어날 뻔 했던 정병섭은 겨우 마음을 다스렸다.

강정열이라는 사람은 일반인은 잘 알지 못하고 부와 명예를 좇는 자들이나 잘 아는, 숨은 세력가였다.

그도 부와 명예를 좇는 자 중의 하나로, 강정열이라는 존재를 알게 된지 꽤 오래되었으나, 친분을 나눌 계기가 없어 얼굴만 몇번 본게 다였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 그는 다급히 물었다.

"무슨 부탁?"

"그, 황 피디 이번에 제작한 프로그램 있잖습니까?"

황수호를 흘깃 쳐다본 정병섭.

"있지, 그것 때문에 이놈이랑 담판짓고 있던 중이야. 그건 왜?"

"어르신께서, 거기 출연한 소리꾼 청년을 찾으시네요."

"뭐? 소리꾼? 뭔 소리야?"

그가 어리둥절한 기색으로 말이없자, 장 피디라는 사람이 묻는다.

"아직 안 보셨습니까?"

"내가 요새 시간이 어딨어? 대충 훑어봤지. 그런 장면도 있었어?"

"그건 저도 잘.... 방금 전화받고 바로 연락드리는 거라서."

"알았어. 물어보고 다시 연락줄게."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잠시 생각하던 정병섭이 황 피디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황 피디, 거기 소리꾼이 누구야?"

"네?"

"이번 프로그램에 무슨 젊은 소리꾼이 나온다며?"

"아! 산하 씨."

"산하? 박산하? 그 사람 이번 프로그램 메인출연자 아니야? 그리고 요리사잖아."

"맞습니다."

"그런데 소리꾼이 무슨 소리야?"

"아, 그 사람이 소리를 누구 뺨치게 잘 합니다."

"그래?"

"네, 갑자기 그건 왜?"

"판소리 보존협회 회장님이라고 어르신 한분이 계시는데, 황 피디도 아마 알걸?"

"아....장 피디한테 들어본 것 같습니다. 막후에서 힘이 세신 분이라고 하두 뻥을쳐서."

"하여간에 아는 게 없어요. 그게 정말 뻥이라고 생각해?"

"그럼 아닙니까?"

"됐고, 박산하 씨한테 연락해서 약속 좀 잡아봐."

"네?"

"뭘 그렇게 놀래? 회장님이 한번 만나보고 싶으시다는구만."

"안 만나실텐데."

"왜?"

"이번 프로그램도 겨우 허락받았는데요?"

"뭐? 허락? 너 출연좀 해달라고 사정하고 다녔어? 으이구 이걸 그냥."

"제가 대물 건졌다고 했잖아요. 원래 그런 거물은 쉽사리 안 움직이는 법입니다."

"또 그 소리. 일단 확인하고 다시 얘기하자."

노트북을 조작해 다큐 프로그램을 확인하던 정병섭의 표정은, 대체 뭘 얼마나 잘하길래와 같은 호기심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산하가 소리를 풀어내는 장면에 도달하자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게 변했다. 입을 헤 벌리더니 이내 눈물을 찔끔찔끔 흘리는 게 아닌가.

이 나이에 운다는 게 부끄러웠던 그는, 슬쩍 황 피디의 눈치를 봤는데 그도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얼른 눈물을 깔끔하게 닦아낸 정병섭이 자신은 안 울었던 것처럼 행세하며 말했다.

"뭐야! 너, 우냐? 왜 울어?"

훌쩍이던 황 피디가 대답한다.

"민요가 참 슬프잖아요. 소리 진짜 잘하죠? 저 이 팔에 소름 돋은 것 좀 보세요."

"으이구, 우리 황 피디 가지가지하네. 다 큰놈이 울기나 하고. 산하 씨 한테 연락이나 좀 넣어 봐. 정중하게."

"네? 정중하게요? 조금전에는..."

"내가 뭐?"

"아닙니다. 연락 넣어볼게요. 그런데 선배 우는 거 다 봤어요."

"!?"

***

어제 술을 제법 마셨더니 숙취가 올라온 산하는 따끈한 차 한 모금을 마시고 잔을 내려놓았다.

그 후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찻잔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어제 방영된 다큐프로그램에 관해 떠올렸다.

교육방송의 다큐멘터리, 그것도 향토음식을 다루다보니 주 시청 연령대는 50대 이상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 프로그램을 어제는 확인 못하고 이제서야 확인하려던 산하에게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네, 피디님. 아침부터 무슨 일이세요?"

"어....그게."

"뜸 들이시는거 보니까 곤란한 부탁이라도 하시려나 보죠?"

"역시, 산하 씨 쪽집게야. 쪽집게."

"뭐길래 그러세요?"

"방송국으로 연락이 왔는데, 판소리 보존협회 회장님이 산하 씨를 꼭 한번 만나보고 싶어 하신다네요."

"판소리 뭐요?"

"보존협회요."

"저를 왜요?"

"글쎄요. 아마 산하 씨 소리 솜씨가 너무 뛰어나서 그러는 게 아닐까요?"

검지손가락으로 볼을 긁적이던 산하가 대답했다.

"바쁘다고 전해주세요."

조금은 곤란하다고 생각하던 황수호 피디는, 이런건 내가 막아줘야지 라고 생각하며 쾌활하게 대답했다.

"그러실 줄 알았어요. 그렇게 전할게요."

"네, 그런데 시청률 나왔죠? 어떻습니까?"

"기존에 제가 제작했던 프로그램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라고 해야할까요? 일단은 첫 방영이니까 더 두고봐야 할것 같습니다. 그리고 잠시만요."

통화를 하던 중 누군가와 잠시 대화를 나누던 황수호 피디가 흥분한 기색으로 휴대폰을 고쳐 잡았다.

"산하 씨 통화중에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바쁘신 것 같은데, 이만 끊을게요."

"아니, 아니요. 잠깐만요. 산하 씨."

"네?"

"지금 프로그램 게시판 난리났답니다. 컴퓨터 앞에 있으시면 한번 보세요."

"난리요?"

무슨 일인지 궁금해진 산하는 프로그램 홈페이지로 접속해 게시판을 둘러봤다.

- 나 남해사는 이동철이라고 하는데, 아주 좋아요. 좋아. 소리꾼 청년 멋집니다.

- 이 나이에 질질 짰지 뭐야. 최고야 최고.

- 그 사람 소리 음반 같은 거 나온게 없나요? 있다면 알려주세요.

- 거 향토음식이니 그런거 말고 소리 분량이나 좀 늘립시다.

소리하는 프로그램을 따로 편성하자는 둥, 매주 한번 방영은 너무 하다는 둥, 공연 한번 하면 안 되냐는 둥. 온갖 게시글이 올라와 있었다.

대부분 자신에 관해 쓰인 게시글을 둘러보던 산하는 다시 휴대폰에 대고 이야기했다.

"방금 봤습니다. 이게 이전 프로그램하고 분위기가 많이 다른건가요?"

"다르죠. 제가 기획했던 다큐쪽은 하루에 게시글 하나 올라오면 많이 올라온다고 했는데, 지금 보세요. 하룻밤 사이에 백개 넘었잖아요. 지금 전화도 계속 오고 장난 아닙니다."

"피디님 잘 됐네요. 시청률 시청률 노래를 부르시더니. 흥행 조짐인거죠?"

"그렇긴 한데, 지금 당장은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다들 소리를 따로 편성해달라고 해서 곤란하게 됐어요. 이건 아닌데..."

이러다가 죽쒀서 다른 피디에게 다 주게 생겼다고 생각하던 황수호에게, 산하는 그게 뭐가 문제냐는 듯 태연하게 말했다.

"뭐 그런 말 다 들을 필요있나요. 분량만 조금 늘려서 두 개 같은 한 개로 가면 되는 거 아니에요? 반반 치킨도 있는데."

산하의 충고아닌 충고에 황수호 피디는 머리를 망치로 한대 얻어 맞은 것 같았다.

"반응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해봐도 되겠네요. 프로그램마다 죽쑤다 보니 머리도 굳었나봐요. 산하 씨! 고맙습니다."

"어떻게 하시게요?"

"반반치킨 하니까 생각났는데, 프로그램속의 프로그램으로 가는겁니다. 프로그램 이름은 소리꾼 박산하의 향토음식기행, 어떻습니까? 그렇게 해서 소리 부분 따로 잘 빼 봐야겠어요."

"제목이 너무 긴거 아닙니까?"

"뭐 어떻습니까. 일단 그렇게 하는 거 허락하시는거죠?"

"네, 뭐 저야 상관없죠."

"감사합니다."

그때, 산하의 눈 앞에 메시지가 하나 떴다.

[누군가에게 특별한 도움을 주자, 두 번째 미션이 완료되었습니다.]

***

산하가 출연했던 향토음식을 찾아서는 제목 변경을 비롯한 개편에 들어갔고, 프로그램 공지에는 내부사정으로 인한 결방소식이 올라왔다.

그리고 오늘.

하얗게 칠해진 외벽에 지붕이 씌워진 상가를 이리저리 둘러보던 산하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옥희 할머니가 제법 신경을 썼는지, 수리는 아주 깔끔하게 잘 돼 있었다.

그리고 내부는 기존 가게와 비슷한 콘셉으로 인테리어까지 마친 상황이었다.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좋다. 봄봄봄, 어때?"

입을 매만지며 건물을 바라보던 새봄이 신중하게 말한다.

"깔끔하고 넓고 좋아요. 특히 인테리어는 기존 가게랑 비슷하게 해서 손님들 좋아하실 것 같아요. 바에 앉아서 사장님하고 대화하는 거 은근 좋아들 하시더라고요."

"그렇지? 이거 왜 이렇게 흥분되냐. 꼭 첫 개업 하기 전 같다."

"전혀 그렇게 안 보이는데요? 태연하시기만 한데."

"그래? 아닌데. 아무튼 이삿짐센터는 예약해놨고, 원상복구업체도 점찍어 놨고, 또 뭐 있더라. 아! 주인 할아버지한테 인사도 한번 드려야지."

무언가를 관찰하듯 산하의 얼굴을 요리조리 살피던 새봄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왜?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아니요. 그게 아니라 사장님은 보면 볼수록 예의가 참 바르신 것 같아서요."

"그래? 아닌데. 원래 다 이렇게 해."

"다 그렇진 않은 거 같더라고요. 특히 건물주랑은."

"에이, 주인 할아버지 엄청 좋은분이라서 그러지."

"그래도요."

아직 시간은 충분했지만, 산하는 꼼꼼하게 이것저것 챙기고 둘러보며 가게이전 준비를 했다.

그런 그를 믿음직하게 바라보던 새봄에게 산하가 묻는다.

"아참, 곧 추석인데. 시골 내려가?"

"저요? 아니요. 전 내려갈 시골이 없어서요."

"그래? 난 할아버지댁에 잠시 다녀올건데."

"잠시요?"

"응, 금방 갔다가 올라오려고."

"뭐 하시게요?"

만물이라는 트럭의 옆구리를 탕탕 두들긴 산하가 씩 웃는다.

"우리 만물이랑 캠핑이나 한 번 갈까하고. 만두는 간다는데, 너도 갈래?"

조금전부터 눈을 반짝반짝 빛내던 새봄이 두 손을 모으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와, 저 그런거 한번도 못해봤어요."

"나도 처음이야."

"???"

***

"아우, 이게 왜 하필 지금 고장이 나."

씩씩거리며 차 바퀴를 발로 걷어차는 박상태를 바라보던 마누라 장순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그러게 진작 정비 좀 하라니까, 왜 말을 안 들어요?"

"정비 받은지 얼마 안 됐다니까. 에이 이놈의 똥차, 폐차하든가 해야지. 박산하."

"네, 아버지."

"너는 윤정이 데리고 먼저 내려가. 나는 네 엄마랑 제동이하고 갈테니까."

"차라리 윤정이가 그쪽에 끼는게 낫지 않아요? 엄마랑 아버지는 형수님이 불편해할지도 모르는데."

장순희가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말한다.

"네 형수 만삭이잖니. 지금 친정 가 있어서 제동이랑 같이 셋만 내려가면 돼."

"아 친정가셨어요?"

"그래 내가 가서 편하게 있으라고 했어."

"그렇구나. 형은 언제 가는데요?"

"글쎄다. 일이 있어서 점심때나 돼야 출발하지 싶다."

"알았어요. 윤땡 승차!""

"그놈의 윤땡 좀 안 하면 안돼?"

"응, 안 돼."

"아, 진짜!"

투덜거리며 트럭 조수석에 올라탄 윤정이 힘없이 말한다.

"가기 싫다."

"왜?"

"작은아버지네 꼴 보기 싫어서."

"그냥 없는 사람들이다 쳐."

"열받는데 어떻게 없는 사람이다 해. 오빠는 화도 안 나?"

"화나도 어쩌냐? 아버지 동생인데. 한 귀로 듣고 흘려."

"몰라."

몇 시간 후, 산하는 어느 산길에 난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불안해하던 윤정이 묻는다.

"여기로 가는 거 확실해? 아무리 밀려도 그렇지. 갑자기 여기는 왜 들어와? 길 잃는 거 아냐?"

만물이에게서 얻은 능력으로 길을 살펴보던 산하는 자신감있게 말했다.

"이쪽 맞아. 생각보다 빨리 도착할걸?"

잠시 후, 산하의 호언장담대로 시야가 확 트이더니 들판이 나타났다. 여기서 바닷가 방향을 향해 한참 달리면 할아버지 집임을 직감한 산하.

"어때? 내 말이 맞지?"

"여기가 어딘데?"

"이런 길치."

"뭐래, 허허벌판이구만. 빨리 가기나 해. 근데 아까부터 왜 이렇게 졸려. 미치겠네. 밤에 잠도 많이 잤는데."

"그냥 자."

"됐네요. 엄마한테 혼나."

한참 후 산하는 할아버지댁에 도착했다. 이미 일가친척들이 일부 와 있는지, 주변에 화려한 외제차부터 비싼 국산차까지 차량 몇대가 서 있었다.

"이번에 이 자랑쟁이들 또 그러겠지? 두고 봐. 내가 가만 안 둘거야. 어려울때는 돈 빌려 달랄까봐 모른척 했으면서, 맨날 자랑만 하고 있어."

"뭘 가만 안 둬. 상대하지 말고 그냥 냅둬. 그래봐야 자기들 입만 더러워지지. 괜히 엄마랑 아버지만 곤란해지니까 싸움 붙지말고."

"몰라."

평소 명절과 다르게 어깨를 쫙 편 윤정은, 그 자랑쟁이들이 오빠소식을 아는지 모르는지 궁금해하며 산하의 뒤를 따랐다.

그때였다.

외제차 한 대에서 두 사람이 내리더니 인사를 하는게 아닌가. 그들은 산하의 작은아버지와 사촌동생이었다.

"어, 윤정이 왔구나. 산하도 왔냐?"

"형 왔네. 누나 하이."

그들은 인사를 하면서 산하의 트럭을 바라보고 있었다.

비웃음이 잔뜩 담긴 눈빛을 감지한 윤정이 막 뭐라고 하려던 찰나, 산하가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윤정아."

"......"

산하를 우습게 보는 듯하던 사촌동생이 걱정된다는 식으로 말했다.

"형 요새도 식당한다며? 이제 그만 다른 길 알아봐야 하지 않아? 큰아버지 경비일 하시느라 힘드실텐데,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드려야..."

산하의 작은아버지가 자기 아들을 나무라는 척 한다.

"너는 형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산하가 망하고 싶어서 망하겠어?"

숫제 아비나 아들이나 쌍으로 재수없다고 생각하던 윤정이 다시 뭐라고 하려던 찰나, 산하가 그녀를 가로막았다.

"작은 아버지 잘 지내셨어요? 동호 너도?"

"나야 뭐. 형 힘내."

"그래, 산하 너 오랜만이다. 장사는 어떻게 잘 되냐?"

"그럭저럭이요?"

"그래, 뭐라도 열심히하면 된게지. 우리 동호는 이번에 아나운서 공채 합격했다. 좀 있으면 TV 나올테니 나중에 봐라."

산하는 놀라는 표정을 지어주며 칭찬했다.

"오, 축하한다. 벼르더니 결국 합격하네."

"뭘, 고마워."

이 상황을 부글부글 끓는 심정으로 지켜보던 윤정은, 어느새 눈을 게슴츠레 뜨며 희미하게 웃고 있었다.

'모른다 이거지?'

***

인사를 받은 박태산이 인자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오냐, 산하랑 윤정이 아무 일 없지?"

"네, 할아버지."

"그럼요. 아무일 없습니다. 할아버지는 어디 편찮으신데 없으세요?"

"없어."

그때, 윤정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작은 아버지와 그의 아들을 힐끔거리더니 두 손을 짝 하고 마주친다.

"맞다! 할아버지 우리 오빠 큰일났어요."

박태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아무 일 없다더니, 또 식당에 문제가 생긴건가. 그 된장찌개 맛으로 보건대, 망할 솜씨가 절대 아닌데.

그의 목소리가 떨려나왔다.

"그게 무슨 말이냐?"

이 상황이 되자 스마트폰에서 눈을 뗀 작은 아버지와 동호라는 아들이, 재미난 구경거리가 생겼다는 눈빛으로 이쪽을 쳐다봤다.

그들 말고 다른 친척 몇명도 윤정의 호들갑에 이쪽을 바라보는 중이었다.

"오빠가요...."

산하가 급작스러운 여동생의 돌발행동에 놀라, 그녀의 입을 틀어막으려던 그때였다.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가족을 보살피고 돌아온 산하의 고모 박은심이 호들갑을 떨며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우리 산하 어딨어. 박산하

- 48화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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