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화 취미 하나 더 생겼는데 (3)
무심코 그 화면을 바라본 한대석은 어딘가 심각하면서도 어색해 보이는 여성 모델의 포즈를 보자마자 풉 하고 웃었다.
사진 속에는 산하의 여동생 윤정이 어정쩡한 포즈와 떫은 감 씹은 표정으로 담겨 있었다.
사진 구도도 제법 괜찮고, 산하라는 사람이 아마추어치고는 상당히 잘 찍었다고 생각하던 그는 모델 때문에 코미디 사진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다음 사진을 넘기더니 은근히 즐거워했다.
포즈도 웃기지만, 사진 속의 모델은 점차 표정이 흉악하게 바뀌며 카메라, 아마도 사진작가를 노려보는 듯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사진 속에는 여성 모델이 뭐라고 말하듯 입을 벌린 채로 주먹을 쥐고 흔드는 잔상이 담겨 있어, 크게 웃던 한대석은 웃음을 뚝 그치고 주변을 둘러봤다.
다행인지 아무도 없었다.
원래 무뚝뚝하기 그지없는 그가 이토록 웃는 걸 보았다면, 절친 공미숙이 깜짝 놀랐을 상황이었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한대석은 고개를 모로 틀며 생각에 빠졌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으로 언제 웃어 보았는지에 관한 기억을 가만히 떠올려 보던 그는, 최근에 혼자일 때도 제대로 웃은 적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생각이 많아진 탓인가.
어쨌거나 웃음이라는 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던 한대석은 이 사진을 맡긴 산하에게 감사하며 한 롤의 스캔을 마쳤다.
끝까지 웃음을 준 여성 모델에게 속으로 고맙다고 말하면서.
그 후 두 번째 롤을 스캔한 그는 눈을 조금 크게 떴다. 대충 봐도 대단한 미녀가 사진 속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조금 전 여성 모델과는 분위기부터 달랐다. 뭐랄까, 감히 범접하기 힘든 그런 아우라를 내뿜는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역시 연예인이라서 모델도 굉장한 연예인으로 섭외했으리라고 생각하던 그는 다음 사진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뒤로 갈수록 그의 손가락이 키보드를 누르는 속도는 점차 빨라졌다.
비슷한 배경, 똑같은 모델이었지만 모두가 전혀 다르게 느껴져서였다.
어떤 사진은 모델이 따뜻하게 웃어서 주변이 다 밝아지는 느낌이었다면, 어떤 사진은 눈물이 나올 만큼 슬픈 표정이어서 사위가 침묵한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앞선 사진과 비교하면 사진 실력이 뻥튀기라도 된 것처럼 대단했는데, 모델까지 엄청났다. 게다가 셔터스피드, 감도, 구도, 어느 하나 나무랄 것이 없었다.
그 여러 가지가 합쳐진 탓에, 한대석은 간만에 눈이 호강하는 느낌이었다.
‘이건 아마추어 실력이 아닌데……?’
놀란 눈빛으로 다음 사진을 넘기던 그는 입을 쩍 벌렸다.
옆모습만 드러낸 한 여성이 노을 져 붉게 물든 강변에 서 있었다.
여성의 커다란 눈망울 속에는 세상의 슬픔과 설움이 한데 엉켜 있는 듯했고, 그 시선은 저 강너머를 아련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그리운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저물어 가는 햇살에 투영된 머리칼은 보석처럼 반짝이며 신비감을 더해 주었고.
그 눈 아래 살짝 맺힌 눈물은 정점을 찍었다.
게다가 적절한 노출 탓에 살짝 잔상을 남기며 바람에 흔들린 스웨터와 치마까지, 모든 것이 모델을 인간이 아닌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신비한 이야기 속의 공주가 저러할까.
조금 전만 해도 산하의 사진 솜씨가 대단하다고 여기던 그는 곧장 그 평가를 수정했다.
미쳤다.
이게 사람 실력이야?
누구나 찍을 수 있는 게 사진이라지만, 같은 장면임에도 찍는 사람마다 사진의 느낌은 다르게 나온다.
그 차이는 아마추어와 프로에서 급격히 갈렸다.
같은 장면을 찍어도 예술미를 뿜뿜 내뿜는 프로의 실력.
그런데 그런 프로들조차 과연 이 실력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기함할 만큼 산하라는 사람의 사진은 압도적이라고 생각하던 그는 입을 헤 벌리고 한참이나 앉아 있었다.
“이 사람 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
얻어걸렸다기엔 전체적인 사진 수준이 무척 높았다.
그는 이내 흥분한 기색으로 스마트폰을 들어 주소록에 담긴 공미숙이라는 이름을 터치했다.
“웬일이셔? 전화를 다 하고?”
“미숙아.”
“왜?”
어느새 그의 목소리는 흥분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박산하, 그 사람 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
“말했잖아. 연예인이라고.”
“그 사람 원래 프로 사진작가였어?”
얘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나 싶어 잠시 침묵하던 공미숙이 되물었다.
“무슨 소리야?”
“이 사람이 맡긴 사진, 장난 아니다. 미숙이 너도 보면 깜짝 놀랄걸?”
미숙은 생각했다.
눈 높은 한대석이라는 인간이 저 정도로 말할 정도면 엄청나다는 건데, 저 흥분해서 떨리는 목소리 좀 봐.
대체 얼마나 잘 찍어 왔길래 저래?
고개를 갸웃거리던 그녀는 휴대폰을 고쳐잡고 말했다.
“장난 아니라고?”
“그래. 전체적인 사진 수준이 높아서 놀랐는데, 사진 한 장은 그냥 미쳤다, 미쳤어. 현실감이 안 느껴져서 질투도 안 날 정도야.”
“……그 정도야?”
“그래.”
“……이상하다. 사진 쪽으로는 그런 이야기 들은 적 없는데.”
분명히 취미라고 했는데, 이게 무슨 소리일까 하며 중얼거리던 미숙이 뜸을 들였다가 대답했다.
“알았어. 이따가 갈게. 한번 보여 줘.”
“그건 안 되지.”
“뭐?”
갑작스럽게 싸해진 분위기에 얼떨떨해하던 공미숙은 이내 깨달았다. 이 자식이 이거, 직업정신이 투철했지 참.
“개인정보라서?”
“잘 아네. 아무튼, 보고 싶으면 주인한테 허락받고 봐라. 끊는다.”
“야! 한 대석!”
귀에서 휴대폰을 떼고 이미 통화가 종료된 스마트폰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던 공미숙이 중얼거렸다.
“미쳤다고……?”
* * *
사진작가 겸 사진관 주인 한대석이 놀라워하던 무렵.
린다라는 외국 여성이 식당을 다녀간 후로 외국어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실하게 느꼈던 산하는 진지하게 생각 중이었다.
앞으로 기업이 세계에 진출하려면 외국어 몇 개는 마스터해야 할 텐데.
물론 돈으로 통역사를 고용하면 되겠지만, 사람 한 명을 거치는 것과 직접 대화하는 것은 비즈니스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도 있었다.
뉘앙스 하나, 단어 하나의 선택에도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달라지기 마련.
그래서 빠른 시일 내에 외국어 물품을 구하고 싶었지만, 구해지지가 않았다.
대체 어디서 구하지?
지난번에 여러 벼룩시장도 가 봤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하다못해 다른 능력을 품은 물품이라도 건졌으면 좋았겠지만, 완전한 허탕이었다.
오늘은 어딜 가 봐야 하나 고민하던 그는 손가락을 튕겼다.
풍물시장.
산하는 예전에 만물 시장으로 유명했던 황학동 시장에서 유래하여, 현재는 서울풍물시장이라 불리는 장소를 떠올리곤 벌떡 일어섰다.
작년 즈음 그곳을 한번 가 보긴 했었지만 딱히 건진 건 없었다.
그래도 시간이 흐른 지금이라면 뭐라도 하나 있지 않을까?
한참 후.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시장 풍경을 살펴보던 산하는 거무튀튀한 무쇠솥부터 기하학적 모양의 금속 예술품, 골프채, 화로, 고가구 등에 감탄했다.
전에도 느꼈지만 정말 다양한 물품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도 찾는 물품은커녕, 희미하게 빛을 내는 물건 하나 없어서 실망한 그는 밥이나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몸을 돌렸다.
그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네, 전화 받았습니다.”
“박산하 씨?”
“네, 맞습니다만. 누구세요?”
“대석 사진관입니다. 사진 맡기셨었죠?”
“아! 다 됐나요?”
“네, 다 됐습니다.”
한 2~3일이면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고 생각하던 산하는 곧장 대답했다.
“제가 이따가, 오후 5시쯤에 찾으러 가도 될까요?”
“네, 그럼요. 오후 7시까지는 열어 놓을 거니까, 그 시간 안에 언제든 오세요.”
“네, 알겠습니다. 이따가 뵙겠습니다.”
통화를 종료한 산하는 근처 식당을 찾아 걸음을 옮겼다. 밥을 먹고 조금 더 시장을 살펴본 후 사진관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뒷주머니에 꽂아놓은 스마트폰이 소리를 냈다. 톡이 왔다는 짧은 신호음이었다.
[사장님! 큰일 났어요.]
[왜? 무슨 일인데?]
[배고파요.]
쪼그라든 배를 만지작거리며 불쌍한 표정을 짓는 곰돌이 이모티콘이 화면에 나타나자, 산하는 그만 웃고 말았다.
‘하여간에 이런 것도 귀엽다니까’라고 생각하던 그는 이내 답장을 보냈다.
[진짜 큰일이네. 배고파서 기절하는 거 아니야?]
[그럴지도 몰라요.]
[봄봄봄, 컴 온!]
[산하네 요리 전문점으로!]
[아니, 거기 말고 풍물시장.]
[네? 거긴 왜요?]
[내가 거기 있거든. 밥 사 먹으러 가는 길인데, 올래?]
[좋아요. 잠시 굶고 기다려 주세요.]
[그래, 난 구경 더 하지 뭐.]
[네!]
새봄의 마지막 답장을 잠시 바라보던 산하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터 이 여자가 내 마음을 비집고 들어온 걸까.
그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오래전 식당을 말아먹자마자 여자친구에게 매몰차게 걷어차였던 기억까지 떠올린 산하는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언제나 사랑한다고 말했고, 빈털터리여도 좋다고 했던 그녀는 산하의 안 좋은 소식을 듣자마자 차갑게 돌변했었다.
그때부터였을까.
누군가에게 마음 주기가 힘들어진 것은.
윤새봄, 그녀는 어떨까.
아니, 그전에 그녀와 난 무슨 사이지?
잠시 고민해 보던 그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이런 잡생각은 언제 해 봐도 큰 쓸모가 없었다. 오히려 나아가는 데 방해만 될 뿐.
언제나처럼 부딪혀서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산하는 미세먼지용 마스크를 고쳐 쓰고 발걸음을 옮겼다.
아니, 옮기려다가 우뚝 멈춰 섰다.
한쪽 가판대 구석에 놓인 작은 놋쇠 그릇이 어서 날 가져가라며 희미하게 빛을 내는 중이었다.
이게 웬 횡재야?
재빨리 발걸음을 옮긴 산하는 주인에게 물었다.
“안녕하세요? 이거 얼마죠?”
그가 가리킨 그릇을 본 주인이 입을 열었다.
“그거 세트라서 다 사셔야 하는데…….”
다시 놋쇠 그릇 쪽으로 시선을 옮긴 산하는 주인의 말대로 그릇 몇 개와 수저가 나란히 놓여 있음을 확인했다.
“이거 다 주세요.”
“아이고, 고맙습니다.”
신문지로 포장된 놋쇠 그릇 세트를 넘겨받은 산하는 그걸 메고 온 가방에 잘 넣어 두었다.
“많이 파세요.”
“네, 살펴 가세요.”
뒤돌아선 산하는 조금 전 그릇을 잠시 만졌을 때 떠오른 눈앞의 메시지를 바라보았다.
[17년 전, 홍혜영은 추억이 서린 놋쇠 그릇에 배추 물김치를 담아서 먹었다.]
[과거를 읽을 수 없습니다.]
[해금 조건이 부여된 물품입니다.]
[조건 - 본인의 능력으로 배추 물김치를 만들어 부모님에게 대접하고, 자연스럽게 더 달라는 말을 들어야 한다.]
‘조건?’
이런 물품을 처음 마주한 산하는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나중에 해결해 보기로 했고, 시장을 더 구경하며 새봄과 만나기로 한 장소로 향했다.
그런데 지하철역 입구에는 벌써 그녀가 와 있었다.
오늘따라 미세먼지가 심해 마스크를 쓴 그녀였지만, 몸짓 하나 눈동자 하나로도 금세 그녀라는 걸 알아차린 산하가 손을 들었다.
“봄봄봄.”
얼른 곁으로 다가온 새봄이 말했다.
“와, 사장님이다. 배고프시죠?”
“이제 슬슬? 뭐 먹을까?”
“사장님 좋아하는 거?”
“그래? 그럼 불고기 먹으러 갈까?”
“좋아요.”
이날 오후, 새봄과 밥도 먹고 재미있게 구경도 한 산하는 대석 사진관으로 향했다. 그곳으로 들어서며 마스크를 벗자 한대석이 얼른 일어섰다.
“오셨어요……? 어!?”
그 옆에 자리한 새봄을 보게 된 그의 눈동자가 조금 커졌다. 사진에서 본 모델이잖아?
그가 넋을 놓고 서 있자니, 산하가 입을 열었다.
“사장님?”
“아, 네. 여기 필름이랑 사진 있습니다.”
받아든 사진 중에서 최대의 영감을 얻어 찍었던 사진을 찾던 산하는, 이내 생각보다 더 잘 나온 사진을 발견하고는 자신조차도 놀라 잠시 서 있다가 새봄에게 사진을 내밀었다.
“봄아, 자! 잘 나왔다.”
기념사진이 잘 나왔다는 것처럼 말하는 산하를 바라보던 한대석은 속으로 어이없어했다. 잘 나왔다고만 하고 끝난다고? 그냥 잘 나왔다기엔 사진 수준이 너무…….
한대석이 속으로 생각할 무렵, 사진관 내부를 둘러보며 구경하던 새봄이 사진을 받아들었다.
“이게 저번에 거기서 찍은…… 어!?”
사진을 확인하자마자 화들짝 놀란 그녀는 사진으로 들어갈 듯한 기세를 보이며 바짝 눈을 들이댔다.
거친 입자감이 가득한 사진 속에는 어떤 여인이 옆얼굴만을 살짝 드러낸 채로 서 있었다. 우아하고 기품 있게 서서, 강 너머 저편을 하염없이 바라보는데.
온몸에 소름이 돋을 만큼 예술성이 짙고 멋진 사진이었다.
이거 나 맞아?
찍은 사실도 있고 옷차림도 맞지만, 이 사진 속의 여성이 자신이라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았던 새봄이 고개를 들었다.
“사장님, 이거 저 맞아요?”
“당연하지.”
예쁜 눈을 동그랗게 뜬 새봄이 사진을 한 번 더 들여다봤다.
“우와…… 장난 아니다. 사장님, 저 이거 크게 뽑을래요.”
“크게?”
“네.”
[미션 - 필름 다섯 롤을 소진하여 모델이 마음에 들어 하는 사진을 건네자.]
[보상 - 이제부터 모든 사진 촬영 도구에 공민철의 솜씨가 적용됩니다.]
[모델이 크게 감동했습니다.]
[보상이 추가로 부여됩니다.]
[공민철의 사진 솜씨가 85%로 상향됩니다.]
주르륵 떠오른 메시지를 힐긋 바라보던 산하가 한대석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사장님, 여기서 크게 인화되나요?”
한대석이 한쪽 벽면을 가리켰다.
“저기 저 사이즈까지는 몇 분 내로 가능하고, 저기 대형 사이즈부터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럼 제일 빨리 되는 거로, 가장 큰 거 한 장만 인화해 주시겠어요? 액자에도 넣어 주시고요.”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이후 액자를 받아든 산하는 새봄에게 그걸 내밀었다.
“사장님, 돈은 이따가 이체해 드릴게요.”
“아냐. 이건 모델님 선물.”
“진짜요? 우와…… 감사합니다.”
해맑게 웃는 그녀를 바라보던 산하는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 함께 웃었다. 작은 것 하나에도 순수하게 기뻐하는 새봄이라면, 어쩌면…….
“가자, 봄아.”
“네!”
* * *
액자가 담긴 비닐봉지를 소중히 들고 집으로 돌아간 새봄은 집에 아무도 없다는 걸 알아 버렸다.
예전이라면 밀려드는 익숙한 외로움에 방으로 터덜터덜 걸어 들어갔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외로움은커녕.
노래까지 흥얼거리던 그녀는 사진을 어디에 걸어야 하나 고민 중이었다.
‘여기가 좋겠다.’
방 한쪽을 바라보던 새봄이 창고에서 못과 망치를 가져왔다. 그냥 집 관리하는 사람에게 맡기면 다 해 줄 테지만, 혼자 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산하가 식당 벽에 못을 박으며 가르쳐 준 것들을 떠올리던 새봄은, 펜치로 못을 잡아 벽에 댄 다음 망치를 잡았다.
이내 새봄의 방뿐만 아니라 집 전체로 커다란 망치질 소리가 울려 퍼졌고, 현관문을 들어서던 윤주상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게 무슨 소리야?’
새봄의 방에서 나는 소리임을 직감한 그가 다급히 달려가 방문을 벌컥 열었다.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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